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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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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전래동화로 흔히 읽어줬던 이야기들. 대부분 권선징악이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그 이야기 뒤로 어두운 그림자가 보인다. “그래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옛 이야기들이 요즈음은 살아 움직인다.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들의 심리, 인물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독백, 상황들을 반짝이는 재치로 혹은 뒷골이 서늘한 다른 의미로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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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전래동화로 흔히 읽어줬던 이야기들. 대부분 권선징악이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그 이야기 뒤로 어두운 그림자가 보인다. “그래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옛 이야기들이 요즈음은 살아 움직인다.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들의 심리, 인물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독백, 상황들을 반짝이는 재치로 혹은 뒷골이 서늘한 다른 의미로 재해석한다. 몇 백 년(?)을 구전으로 혹은 글로 이어 내려온 설화나 전설. 옛 이야기를 기본으로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전설이나 설화는 읽는 내내 간담이 서늘해진다. 나는 밤에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만큼은 햇살이 가득한 낮에 읽었다. 내 주변에, 내 등 뒤로 전설이나 설화의 주인공이 함께 할 것 같은 묘한 떨림이 싫었지만 읽는 내내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쳤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전설에 새 옷을 입혔다. 장화홍련의 기초가 되는 아랑전설을 모티브로 한 영혼을 보는 형사, 금도끼 은도끼가 기초인 스미스의 바다를 헤맨 남자, 심청전에 새 옷을 입힌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 토끼전을 기초로 한 오소리 공주와의 하룻밤, 할미꽃 이야기를 기본으로 한 오래된 전화, 북두칠성 이야기를 기초로 한 29년 후에 만나요. 이 6편의 단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 편이었다.

 

심청전 하면 제일 먼저 심봉사를 떠올리고, 공양미 300석, 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사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이야기도 있다. 버들고리에는 뭐든 담아도 되지만 소원만은 넣으면 안 된다고. 연산군의 생모인 윤씨가 비상과 주문을 넣어둔 것도 버들고리였고 희빈 장씨가 인현왕후를 저주하기 위해 창경궁 통명전 연못가에 각시 인형과 붕어, 새, 쥐등을 넣어 묻은 것도 버들고리였지. (중략) 사람들은 고인 물만 보면 소원을 들어달라고 동전이며 잡동사니를 던져 넣지만 다 부질 없는 짓이야. 하지만 버들고리는 다르지. 귀신이 건넨 버들고리는 썩지도 않아. 그런 버들고리에 소원을 담는 건 자기 목숨과 소원을 맞바꾸는 거라고 했어(164)

 

혹 나의 소원이 누군가의 죽음으로 완성된다면 그래도 소원을 빌 수 있을까?

다른 옛날이야기 속의 여자들은 물에 빠지면 모두 귀신이 되어 돌아오잖아. 그런데 갠 왜 귀신이 되지 않았을까? (중략) 사실은... 심봉사가 눈을 뜨고 본 딸이 귀신일지도 모른다는 거야. 그러니까 잔치가 벌어지던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다 귀신이고. 그 잔칫날이 바로 귀신의 날이었던 거지. 심봉사의 소원은 눈을 뜨고 자기 딸의 얼굴을 보는 거잖아.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딸을 대가로 바친 거니까. (157) 생각해 보니 나 역시도 연못이나, 저수지 같은 곳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름이 끼치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생각해보면 우리에겐 옛날부터 전해오는 금기되는 행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밤에 피리 같은 걸 불면 안 되고, 밤에 손톱이나 발톱을 깎아서도 안 되고, 임신 중에 족발을 먹으면 안 되고, 문턱을 밟으면 안 되고, 자라를 먹으면 목이 짧은 아이를 낳고, 토끼 고기를 먹으면 눈이 빨간 아이를 낳고... 그냥 무심히 지나쳤고, 미신이라 생각했던 이야기, 이런 이야기와 전설 혹은 설화가 만나면 또 어떤 옷을 입게 될까? 이 책은 좀 많이 으스스 했지만, 으스스한 내용 말고 유머 있고, 코믹한 버전으로 다시 재탄생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보았다. 얼마 전 아랑사또전이 끝났다. 소재가 좋아서 호기심으로 보았지만 중간부터는 보지 않았다. 지루하고 이야기의 흐름이 산(?)으로 갔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책에 나와 있는 아랑과 관련된 설화부분에서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주인공인 장화와 홍련의 시선이 아닌 다른 이의 시선으로 전개된 이야기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오싹하다. 전래동화 주인공의 시선이 아닌 3자의 시선에서 본 사건의 본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주인공의 시선이 절대 “선”이 되었던 이전의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절대 “선”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좀 무서운 분위기지만 꼭 무섭지 않아도 좋다. 코믹하고 유쾌하게 설화나 전설을 재구성해 보는 것. 이것도 충분히 가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2.11.14. 신고 공감 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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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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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 외국의 고전을 재해석한 영화들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도 저런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한국의 온다 리쿠라는 평을 듣고 있는 조선희 작가님의 '모던 아랑전' 이 책을 미리 만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했을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심청전, 금도끼 은도끼, 토끼전, 아랑전설 등의 전래 동화를 재해석 해 놓은 모던 아랑전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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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 외국의 고전을 재해석한 영화들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도 저런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한국의 온다 리쿠라는 평을 듣고 있는 조선희 작가님의 '모던 아랑전' 이 책을 미리 만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했을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심청전, 금도끼 은도끼, 토끼전, 아랑전설 등의 전래 동화를 재해석 해 놓은 모던 아랑전을 통해서 기존의 일본소설에서 느꼈던 기괴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이고 기묘한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면서 읽었는데 어느 작품이 좋고 나쁘고가 없이 여섯 편 모두 완벽하게 나의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였다.

 

아랑어전은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집착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을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영원토록 변지 않는 사랑을 가지고 산다면 그보다 행복한 삶은 없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영화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알고보면 다른 사람들은 꺼려하는 배역이였던것... 주인공 역을 맡은 남자 배우는 무조건 3년 안에 죽기 때문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역이지만 변변치 않은 자신의 삶보다는 죽더라도 한번쯤 멋진 삶을 꿈꾸는 인생의 욕망의 솔직한 감정을 가진 남자의 마지막이 안쓰럽게 느껴진 이야기였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조카를 품에 안은 외삼촌... 외삼촌의 도움으로 별탈없이 성장한 주인공은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이 위험에 놓이자 친구에게 번번히 손을 벌린다. 묵묵히 도와주던 친구도 한계를 느끼고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외삼촌이 꼭꼭 숨겨두었던 쇠붙이를 팔려고 한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는 쇠붙이... 허나 잠깐의 실수로 쇠붙이를 잃어버리고만 주인공은 노송할머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금도끼 은도끼의 결말부분은 예상 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신선하게 느껴졌다.

 

최고의 친구를 갖고 싶었던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심청전, 육손으로 태어난 것이 불행이라며 평생을 비관만 하며 사는 아버지를 대신해 오소리 공주의 남자가 되기로 한 소년의 이야기, 단지 숨을 쉬고 살고 싶어 이혼한 엄마를 외면했던 딸이 엄마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 속에 자신보다 못하다고 느낀 친구를 향한 질투가 불러 온 안타까운 사고가 숨어 있었다. 아들 딸에게 해와 달... 신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주고자 스스로 호랑이에게 목숨을 내주며 희생했던 엄마의 이야기까지 어느 하나 매혹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없었다.

 

결코 과학적인 설명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공포소설이 주는 재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느끼게 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모던 아랑전 이전에 모던 팥쥐전이 나왔다고 한다. 이 책 역시 읽어보지 못했는데 어떤 전래 동화가 새로운 버전으로 탄생했을지 무척 궁금하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전래동화를 읽는다. 나역시도 머리도 식힐겸 가끔가다 어린이 동화책을 찾아서 읽는데 예전처럼 아무 생각없이 동화책을 읽지는 못할 것 같다. 소재도 참신하고 내용도 신선하고 여기에 섬뜩한 무서움이 아니라 천천히 시간이 지날수록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는 낯설지만 공포소설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식의 새로운 버전을 가미한 이야기가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조선희 작가의 이 책에 완전 만족하며 읽었다.



q******5 2013.02.15.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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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다른 이야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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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책으로 본 적은 거의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텔레비전 방송으로 봤던가 누군가한테 이야기를 들었던가. 옛날 이야기는 판소리로 이어져오면서 누군가 글로 적어서 남기기도 했을 듯하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바뀌고 조금 다른 이야기도 생겼을 거다. 옛날 이야기에서 무엇인가 다른 것을 찾아내기도 하다니, 그것은 누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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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책으로 본 적은 거의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텔레비전 방송으로 봤던가 누군가한테 이야기를 들었던가. 옛날 이야기는 판소리로 이어져오면서 누군가 글로 적어서 남기기도 했을 듯하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바뀌고 조금 다른 이야기도 생겼을 거다. 옛날 이야기에서 무엇인가 다른 것을 찾아내기도 하다니, 그것은 누가 가장 먼저 했을까. 누군가 쓴 이야기를 모티브로 아주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이 있을 듯하다. 먼저 생각하고 글을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쓰다보니 어떤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할 것 같다. 옛날 이야기는 권선징악을 나타낼 때가 많다. 착하면 복을 받고 나쁘면 벌을 받는다. ‘권선’은 착하게 살라는 것이구나. 지금 시대는 착하면 손해본다고 한다. 흥부와 놀부도 이제는 놀부를 더 좋게 본다. 흥부는 능력없는 사람으로 아이만 많이 낳았다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착하게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정이 사라져가는 세상 같아서.

이 책을 잘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쓰지 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거의 어두운 이야기고 본래 이야기가 어떤지도 모르겠다. 본래 이야기는 생각 안 하고 보는 게 더 나을 듯하다. 이야기가 한가지가 아니고 두 가지가 있는 것도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쓰기로 하고 쓴 걸까 쓰다보니 그렇게 된 걸까. 별걸 다 생각한다. 옛날 이야기를 지금 그대로 보면 재미없을까. 그것은 그것대로 재미있고 지금 시대에 맞게 바꾸는 것도 괜찮겠지. 장화홍련이 아랑각전설에서 오기도 했다니 몰랐던 거다. 아랑도 들어봤지만 어떤 이야기인지 잘 모른다. 새로 오는 사또 앞에 억울하게 죽은 처녀귀신이 밤마다 나타나난다는 것밖에는. 그때는 여자가 억울하게 죽었다. <영혼을 보는="" 형사="">에서는 정동호 역(사또 이름)을 하는 사람이 죽는다. 그 일을 누가 해결할 수 있을까. 방해하는 여자가 있고 사람이 귀신 말을 못 알아들어서 쉽지 않을 듯하다. 정동호 역을 맡는 배우는 앞으로도 죽을 것 같다. 여자가 나이를 먹고 죽으면 어떻게 될지.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는 정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자기 마음이 무엇을 바라는지 제대로 보라고 한다. 사람이 진짜 바라는 것은 쇠도끼보다 금도끼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금도끼는 지금만 생각하는 거고 쇠도끼는 좀더 나중을 생각하는 거다고. 금을 팔아서 지금 잘사는 것보다 쇠도끼로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버는 게 더 많지 않을까. <스미스의 바다를="" 헤맨="" 남자="">는 현실인지 꿈인지. 꿈 같다. 자기가 바라는대로 살기보다 남이 바라는대로 산 남자 이야기다. 결국 남자는 그것을 놓아버리고 자유로워진다. 마지막에라도 그렇게 돼서 다행인가.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은 심청전을 가지고 쓴 건데 효녀는 나오지 않는다. 세 친구가 바람을 적은 종이를 버들고리에 넣어 연못에 빠뜨리는데, 바람이 이루어지려면 사람이 죽어야 했다. 자기 바람이 이루어지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된다. 처음에 그것을 알았다면 아이들은 바람을 적지 않았을까. 자신이 바라는 일은 누군가 이루어주는 게 아니다. 자신이 애써야 이룰 수 있다. 그것을 알아도 사람은 무엇인가에 빌기도 한다. 그것은 왜일까. 열심히 애써도 될지 안 될지 확실하지 않아서일지도. 잘 안 되면 내 바람을 이루어주지 않았구나, 핑계를 댈 수 있으니까.

할미꽃 이야기는 효를 나타내던가. 이렇게 애매하게 쓰다니. 세 딸에서 막내딸만이 어머니를 반갑게 맞이했다. 하지만 가난해서 어머니를 모시지 못했다. 돌아가는 길에 어머니는 죽는다. <오래된 전화="">는 좀 오싹하다. 오래전에 아버지와 헤어지고 아이들을 두고 나간 엄마한테서 전화가 온다. 엄마는 자신이 아프다고 하고 딸을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한다. 딸은 엄마를 찾아가지 않다가 나중에 간다. 그날 버스에 탄 사람들은 죽어가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을 만나러 갔다. 딸은 엄마를 만났을까. 딸이 엄마 집에 가니 엄마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저세상에서 엄마가 딸을 찾았다. 그것은 정말 엄마일까. 딸이 어렸을 때 친구한테 한 잘못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 그게 자신한테 돌아온다고 말한다. 자신이 그것을 받지 않으면 자손한테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걸 알아도 사람은 잘못을 저지른다. 아니 잘 모르기 때문일까. 남을 돕지는 못하더라도 남한테 상처를 주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런 일을 했다면 너무 늦지 않게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마지막은 SF 같다. 수명을 늘리기 위해 금강산에 찾아가는 남자가 바라는대로 되지만, 그 대가로 소중한 것을 잃는다. 본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거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듯하다. 그러면 무엇인가를 얻지 않고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것은 나도 잘 모르겠다. 큰걸 바라지 않으면 될까.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구나. 무엇이 중요한지 먼저 생각하는 게 좋겠다.



희선




☆―

“아뇨, 언젠가는 돌아와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성큼 뒤에 와 있죠. 늦게 올 수는 있어도 오지 않는 경우는 없어요. 절대로요. 늦게 돌아올수록 눈덩이처럼 커지죠. 꺼리는 짓을 해놓고 뒤통수를 맞지 않았다고 좋아할 거 없어요. 그렇다면 아이한테 대물림 될 테니까. 가끔 사람들은 말하죠. 내가 지은 죄가 없는데 왜 이런 벌을 받아야 하느냐고. 그럼 그 까닭은 당신 부모 혹은 그 부모의 부모, 어쩌면 더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걸 잘 모르더라고요.” (296쪽)


“거의 모든 신화에는 초기 역사의 중요한 정보가 담겨있어. 신화란 다만 증명되지 않은 사실일 뿐이야. 내가 사실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 건 사람들이 여전히 신화 내용을 증명하고자 애쓰기 때문이지. 증명을 하려면 그것이 사실이라는 전제가 필요하거든. 그러니까 신화는 사실이야.” (335쪽)


n***8 2014.11.19.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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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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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에 인류가 발을 디뎠다는 사실조차 구닥다리 이야기가 되어버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몇백년 전의 조상님들이 지금의 이런 후손들을 본다면 아마 귀신이나 신선 정도로 여기고 무서워하거나 추앙하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정작 그 후손들은 아직도 그때 시절의 전래동화를 물려 읽으며 그리고 여전히 그 안에서 인생의 지혜와 삶의 방식에 대한 가르침를 얻고 싶어한다.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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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에 인류가 발을 디뎠다는 사실조차 구닥다리 이야기가 되어버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몇백년 전의 조상님들이 지금의 이런 후손들을 본다면 아마 귀신이나 신선 정도로 여기고 무서워하거나 추앙하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정작 그 후손들은 아직도 그때 시절의 전래동화를 물려 읽으며 그리고 여전히 그 안에서 인생의 지혜와 삶의 방식에 대한 가르침를 얻고 싶어한다. 

 

몇백년이나 묶은 다 낡아빠진 이야기가 아직까지 통용되는 까닭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 삶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어도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까지 완전히 뒤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해와 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다.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달이 지면 해가 뜨는 것도 완전히 똑같다.

 

무한한 세월의 흐름 속에서 유한한 우리의 삶은 그렇게 챗바퀴 돌듯 돌고 또 반복해서 돈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은 또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태어나서 줄곧 같은 하늘을 보고 같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시대적 배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 낮설게 느껴질리가 없다.

 

시대를 초월한 인간으로서의 보편성을 발견하는 것. 많은 이들이 예전의 이야기들을 현대판으로 각색하고 패러디 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가 그런 것일 것이다. 비틀고, 양념을 치고, 그 의미도 바꾸어 보고 해석도 달리 해보지만 어떻게 적용해도 결국 모두가 다 사람사는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하는.

 

전작인 모던 팥쥐전보다 훨씬 깊이있고 재미 면에서도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조선희 작가의 모던 아랑전은 이런 즐거움에 조금은 파격적으로 음습한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오싹한 가운데에 무언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것까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제목에 모던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고 해서 단순히 옛 이야기를 현대에 적용했을 뿐인 이야기는 아니다. 완전히 뒤바뀐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지만 막상 읽고나면 원전의 장면들과 함께 사실 예전 그 이야기에도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닌 다른의미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데에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한국의 온다리쿠라고 불릴만한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도 여전하다.

p********a 2012.08.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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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와 현대 괴담, 장르를 자유롭게 변주해낸 기발하고 독특한 조선희식 기담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전래동화와 현대 괴담, 장르를 자유롭게 변주해낸 기발하고 독특한 조선희식 기담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내용보기
각 고을마다 전설(傳說)과 민담(民譚) 한 두 자락 없는 곳이 없다고 우리나라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Story)들을 <전설의 고향>처럼 원형(原型) 그대로 후대에 전(傳)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구성, 각색(Telling)하여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유럽인들의 신화와 전설로 국한되었던 전승(傳乘)을
"전래동화와 현대 괴담, 장르를 자유롭게 변주해낸 기발하고 독특한 조선희식 기담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내용보기

각 고을마다 전설(傳說)과 민담(民譚) 한 두 자락 없는 곳이 없다고 우리나라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Story)들을 <전설의 고향>처럼 원형(原型) 그대로 후대에 전(傳)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구성, 각색(Telling)하여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유럽인들의 신화와 전설로 국한되었던 전승(傳乘)을 새롭게 창조해내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이야기로 승화, 발전시킨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처럼 말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이런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설, 드라마, 영화를 통해서 우리 전통 설화와 민담을 새롭게 해석하고 각색하는 시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니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런 시도 중 단연 발군은 “콩쥐팥쥐”, “우렁각시”, “선녀와 나뭇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해낸 “조선희” 작가의 <모던 팥쥐전(노블마인/2010년 6월)>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는지 알진 못하지만 출간 이후 앱북, 라디오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로 이식되었다고 하니 우리나라 고유의 스토리텔링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에 “조선희식 전래동화 재해석 시리즈” - 이런 시리즈 명칭이 있는 것이 아니고 멋대로 붙여 봤다^^ - 2편 격인 책을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모던 아랑전(노블마인/2012년 8월)>이 바로 그 책이다.

 

 

<이하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책에는 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 첫 번째 작품이자 “아랑전설”과 “장화홍련전”을 모티브로 한 <영혼을 보는 형사>를 간략하게 소개해보자. 이 단편은 1984년 처음 개봉된 이후로 10년에 한 번씩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매 편 큰 흥행을 거두었던 영화 <네가 알려준 각색> 이라는 영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이 영화 개봉 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죽는 영화 속 스토리처럼 실제로 남자 주연 배우가 불가사의한 사고로 죽어 “저주받은 영화”로 알려진 영화였다. 2014년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제작이 발표되지만 모두들 저주받은 영화에 출연을 고사하자 제작사는 남자 주연 배우 공개 오디션을 개최한다. 지하철 환승역 내의 좁은 가판대에서 신문이며 주간지 같은 잡지를 팔았던, 한마디로 “하급인생”을 살았던 청년 “허중인”은 신문에 난 오디션 공고를 보고 응모하는데, 빼어난 용모 덕분에 덜컥 붙어버리고 만다. 대중은 전임 주연 배우들의 죽음을 떠올리며 그에게 동정과 공포의 이중적인 시선을 보내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영화 촬영에 임한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그는 기이한 경험들을 하게 되고 자신 안에 있는 또다른 존재가 자신을 대신해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198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이자 앞서 세 편의 영화 남자 주인공들의 연인이었고 특히 배우들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여자로 알려진, 쉰 살을 넘긴 여가수 “권피아”가 그에게 접근해오고, 그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푹 빠져 버린다. 영화 제작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중인에게도 운명의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과연 영화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중인은 저주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영혼을 보는 형사>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두 가지 공포 코드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새로운 공포를 선보이고 있다. 먼저 이 단편에 반영된 전래동화를 살펴보면 우선 죽은 원혼(冤魂)이 매번 사또를 찾아온다는 “아랑전설”과 “장화홍련전”의 설정을 10년 마다 제작되는 영화에 깃들어 남자 주연 배우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현대식으로 변형시킨다. 여기에 작가는 여기에 혼기(婚期)가 된 처녀가 시집을 가지 못하고 죽은 것이 한이 되어 악귀가 된다는 “손각시” 전설 또한 차용(借用)하여 반영하고, 이야기의 전개와 분위기도 전래동화 특유의 애잔함을 잘 살려 내고 있는데, 작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 괴담(怪談)으로 종종 화제가 되는 “저주받은 영화” 모티브를 결합한다. 책에서도 언급했던 영화 <폴터가이스트> 시리즈나 영화 <엑소시스트> 시리즈는 책 속 영화 <네가 알려준 각색>처럼 실제로 출연 배우들이 의문의 사고로 죽은 저주받은 영화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처럼 과거의 전설과 현대의 괴담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전혀 새로운 기담(奇談)을 창조해낸 작가의 기가 막힌 상상력과 구성력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오게 만든다. 이 외에 다른 단편들인 <스미스의 바다를 헤맨 남자(금도끼 은도끼)>,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심청전)>, <오소리 공주와의 하룻밤(토끼전)>, <오래된 전화(할미꽃 이야기)>, <29년 후에 만나요(북두칠성)> 들도 전래 동화적 모티브에 학교 괴담, 심야버스 괴담, 심지어 SF적 설정까지 현대적 괴담과 장르를 자유롭게 변주해내며 한 편 한 편 새로운 이야기들을 창조해냈다. 또한 전편과 마찬가지로 책 곳곳에 실려 있는 어둡고 기묘한 분위기의 “아이완”의 그림들은 이번에도 조선희 작가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이야기의 환상성과 기묘함을 한층 배가시켜 시각적인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이 그림 없이 활자(텍스트)로만 구성되었다면 영 심심했을 그런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무서운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무서움의 정도를 평가한다면 어느 수준일까? 아내는 꿈자리가 사나웠을 정도로 무서웠다고 하는데, 오싹하기는 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물론 혹시 몰라 늦은 밤에는 읽지 않고 아침과 오전 시간에만 읽었던 탓도 있지만(^^) 이 책의 공포는 서서히 물들어가는 은근한 무서움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피와 살점이 난무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말 그대로 나 매우 무서운 책이요 하고 대놓고 말하는 강력한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할 수 도 있겠지만 은근하면서도 등골이 서늘한, 읽고 나서 곱씹어 보면 점점 더 오싹해지는 이 책 식의 공포가 나에게는 훨씬 더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소재와 이야기의 기발함과 독특함, 그리고 은근하고 오싹한 공포 등 모든 면에서 "제대로 만든" 공포소설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처럼 책 자체가 참 재미있기도 하고, 또한 다른 나라도 아닌 바로 우리나라 작가가 쓴 책이기 때문에 별점은 만점을 준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평가이니 이 글 때문에 책을 선택해서 읽고 실망하신 분들이 혹시 있다면 이 글을 쓴 이가 우리나라 작가를 심하게 편애를 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조선희 작가가 생각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는 문구를 인용하고 이 두서없는 감상문을 마친다.

 

 

무서운 이야기에는 대단한 힘이 있죠. 다른 어떤 것보다 집중하게 만들거든요.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는 온 신경이 곤두섭니다. 무서운 것과 대치한 시선은 보이는 너머 어둠 속까지 살피게 되죠. 무서우니까요. 때문에 절로 오감이 밝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보지 못하고 놓친 것들이 눈에 띄게 되는 거죠. -P.96



a*****7 2012.08.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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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멋진 전래동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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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읽었던 전래동화는 재미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어른이 되어 읽어도 재미있다는 거다. 그 내용의 황당함에 코웃음을 치고 말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들을 보면서도 그다지 싫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사실 전래동화는 권선징악의 구도다. 모진 풍파를 헤쳐가며 살아가야하는 어른들의 세계는 그 단순한 구도가 먹히지 않는다. 착하게 살면 나중에 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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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읽었던 전래동화는 재미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어른이 되어 읽어도 재미있다는 거다. 그 내용의 황당함에 코웃음을 치고 말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들을 보면서도 그다지 싫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사실 전래동화는 권선징악의 구도다. 모진 풍파를 헤쳐가며 살아가야하는 어른들의 세계는 그 단순한 구도가 먹히지 않는다. 착하게 살면 나중에 복을 받는다? 그런 결말을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어린시절에 나쁜 역할을 맡았던 놀부와 팥쥐같은 캐릭터가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데는 더 긍정적이었다는 말이 나올까? 같은 이야기라해도 순수하게 받아 들였던 어린 날의 마음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 처절한(?) 어른의 세계도 저렇게 권선징악의 구도로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숨겨두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래서일것이다. 여전히 고전에 이끌리는 이유는.

 

모던보이나 모던걸과 같은 수식어처럼 새롭게 옷을 갈아입은 전래동화의 모습은 이채로웠다. 그냥 뒤집기정도려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단순하게 어떤 반전만을 기대했다는 것이 부끄러워지고 말았다. 하나의 동기가 되어준 우리의 고전은 옛맛과 현대의 맛이 어울려 묘한 느낌을 내게 전해주었다. 아하,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는거였구나 싶었다. 여기에 인용된 전래동화는 금도끼 은도끼, 심청전, 할미꽃전설, 토끼전, 북두칠성, 아랑전이다. 제목만 들어도 다 알 수 있는 어린시절의 향수다. 그런데 작가는 그 향수속으로 빠져들게 하지 않는다. 이것이 네 도끼냐? 하고 묻는 연못속의 신령님 물음에 제 도끼는 쇠도끼입니다, 라고 대답하는 건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하지만 그 도끼를 통해 우리가 한번 더 생각해야 할 메세지는 분명히 달랐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싯점에서 인간의 수명조차 태어날 때 유효기간이 정해진다는 설정이 오싹하게(?) 느껴졌던 북두칠성은 오래전에 보았던 어떤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의 복제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시설을 탈출하는 그 영화는 보는 내내 껄끄러웠었다. 인간의 오만이 어쩌면 저런 세상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겠구나 싶어서. 하지만 우리의 전래동화가 어떤 것인가? 단순히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별을 노래하고 함께 나눈 정을 그리워하는 마지막 설정은 못내 안타까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동화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슬프다. 그 슬픔을 '아름답다'는 틀에 가두어 그것을 '바보같다'고 느낄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전혀 아름답지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찾는 동화는 여전히 아름답다. 한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 형제의 동화는 원작과 다르다는 말과 함께 무서운 동화, 잔혹동화라는 말이 떠돌았던 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것'에만 촛점을 맞춘 탓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동화도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옛날이야기라는 것이 굳이 윤리적이고 교육적이어야만 한다는 규칙은 없는 까닭이다. 옛날 옛날에~~~ 라는 말 뒤에는 어떤 내용이 따라붙어도 괜찮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은 온전히 듣는 사람의 몫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무섭고 잔인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기대하시라, 짜자잔~~ 하고 나타날 그 어떤 것에 대한 설레임은 누구도 만들어낼 수 없는 나만의 것이기에.

 

한마디로 말해 <모던 아랑전>은 은근히 오싹하다. 군데군데 이야기의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는 공포스런 분위기의 그림도 단단히 제 몫을 한다. 하도 강한 것들이 많이 나오는 세상이다보니 그 그림을 보고 겨우 이런걸 보고? 라고 말할런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새로웠다. 작가의 전작이라는 <모던 팥쥐전>도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다. 어떻게 그렸을지 궁금하다. 아울러 그림형제의 잔혹동화 역시 그 본모습이 궁금해진다. 편협된 나의 개념에 한방 먹인 책이다. 아우를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아이비생각

 

i****9 2012.08.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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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에 새로운 이미지를 씌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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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가라. 이제 주인공도 새로운 시대에 맞춰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를 이기기위해 악랄해질 필요가 있다. 조선희 씨의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우리에게 아름답게 인식되어져 오던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의 새로운 이미지를 볼수가 있다. 아랑 전설을 모티브로 하는 <영혼을 보는 형사>, 금도끼 은도끼의 <스미스 바다를 헤맨 남자>, 심청전의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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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가라. 이제 주인공도 새로운 시대에 맞춰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를 이기기위해 악랄해질 필요가 있다. 조선희 씨의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우리에게 아름답게 인식되어져 오던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의 새로운 이미지를 볼수가 있다. 아랑 전설을 모티브로 하는 <영혼을 보는 형사>, 금도끼 은도끼의 <스미스 바다를 헤맨 남자>, 심청전의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 할미꽃 이야기의 <오래된 전화>, 토끼전의 <오소리 공주와의 하룻밤>그리고 북두칠성의 <29년 후에 만나요>가 있다. 원하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나만 안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세상이다.

 

조선희 작가의 소설들은 나와 코드가 잘 맞아 그녀의 책이라면 읽고 싶을때 언제든지 읽을수 있도록 가까이 두고 싶다. 예전 우연한 기회에《모던 팥쥐전》을 읽고 동화에 새로운 반전을 안겨주는 그녀의 글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 또한 동화를 수없이 읽어왔음에도 그녀처럼 동화에다 새로운 생명을 심어줄 생각은 못했었다. '아랑 전설'이나 '장화 홍련'은 동화이면서도 읽는 동안 소름을 돗게 만들기도 한다. 아랑 전설을 모티브로 한 MBC드라마 <아랑사또전>이나 영화 <장화, 홍련>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대가 원하는 것은 착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 좀 살자. 숨 좀 쉬어야겠다. …… 나, 네 아버지랑 안 살란다. 더는 같이 살기 싫어. 진저리가 나.' (p.246) 전래동화 속의 '할미꽃 이야기'가 어떠했던가?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혼자 된 몸으로 딸 셋을 키워내고 자식들을 출가시킨 늙은 어미가 힘이 없어 큰 딸 집에 몸을 의탁하러 갔다 쫓겨나고 둘째 딸의집에서도 같은 일을 겪고는 막내딸 집으로 가던 도중 딸의 집이 내려다 보이는 고개마루에서 지쳐 쓰려져 숨졌다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다. 그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 할미꽃이다. 그럼 저자가 이 시대에 맞게 그려낸 새로운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선(善)은 권장하고 악(惡)은 징계한다'는 뜻의 권선징악(勸善懲惡) ,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의 사필귀정(事必歸正) 등. 지금까지 알아왔던 동화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전부가 아니라 잔혹함이 숨겨져 있다면? 전래동화에다 지금까지 숨겨져 왔던 진실(?)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행인가 보다. 그럼에도 착하고 아름다운 동화보단 새로운 이미지를 뒤집어 쓴 새로운 이미지의 동화가 더 재미있는 이유는 뭘까? 허중인은 주인공 역을 맡으면 3년안에 죽는것이 확실한데도 주인공 역에 도전한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어한다. 그런데 왜 그는?  

 

6편의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 중 가장 내 눈길을 끈 것은 아랑 전설을 모티브로 한 <영혼을 보는 형사>다. "현실은 현실이되, 현실 뒤에 감춰진 또 다른 현실이죠. 사람들은 감춰진 뒤를 알고 싶어 해요." (p.14) 영화나 책을 볼때 너무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것은 독자나 관객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다. 그들은 영화나 책을 보며 스스로 보이지 않는 이면을 찾아내길 바라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이 책이나 영화를 보는 재미가 아닐까. <네가 알려준 갈색>은 1984년 처음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했지만 주연을 맡았던 배우 이단강은 자동차 폭발사고로 희생되는 불운을 맞는다. 

 

단지 그것뿐이라면 이슈가 될리 없겠지? 10년 후인 1994년에 다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했지만 다시 주연배우가 죽는 불운을 겪게 된다. 1984년 주인공 역을 맡았던 이단강을 시작으로 1994년 오정모가, 2004년 최브레인이 영화에 출연하지 3년안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이제 <네가 알려준 갈색>이란 영화에 출연한다면 흥행은 보장되지만 주연배우는 죽음을 당해야 하기에 출연하고자 나서는 배우는 없었다. 영화사는 이제 네번째 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공개모집을 하고 허중인이 최종적으로 뽑혔다. 그런데 왜 영화에 출연했던 주인공은 3년 안에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되는 것일까?

 

《모던 팥쥐전》《모전 아랑전》《거기 여우 발자국》를 읽어왔고 아직 접하지 못한 저자의 다른 소설들도 찾아서 읽어볼 계획이다. 어쩌면 그 안에서 내가 쓰고싶어하는 글의 가닥을 잡게 될런지도. 동화를 모티브로 거기에 새로운 이미지를 씌우는 일은 딸과 내가 장난삼아 한때 해왔던 일이다. 2002년 뜨인돌에서 출간된 바바라 G.워커의《흑설공주 이야기》를 읽고 생겨난 습관이었다. 하긴 딸의 한때 소원이 동화작가가 되는 것이었으니 딸의 실력이라면 나보다 일찍 단편소설을 써낼지도. 난 지금도 딸이 나를 위해 써주는 그런 단편소설을 읽고 싶다.



s*******1 2013.07.04.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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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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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온다리쿠라는 작가가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혹은 판타지와 호러가 뒤섞인듯한 장르의 모호함을 멋진 글솜씨로 빚어내는...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그작가의 팬이 상당한걸로 아는데..이 책 `모던 아랑전`을 쓴 작가역시 띠지에 쓴 문구처럼 온다리쿠적인 내용의 글을 쓰는것 같다.뭐..달랑 이 책 한권만 읽고서 그런말을 하기엔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6편의 이야기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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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온다리쿠라는 작가가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혹은 판타지와 호러가 뒤섞인듯한 장르의 모호함을 멋진 글솜씨로 빚어내는...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그작가의 팬이 상당한걸로 아는데..이 책 `모던 아랑전`을 쓴 작가역시 띠지에 쓴 문구처럼 온다리쿠적인 내용의 글을 쓰는것 같다.뭐..달랑 이 책 한권만 읽고서 그런말을 하기엔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6편의 이야기 모두가 고전을 재해석하고 현실과 환상의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인데다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이 녹여있어 충분히 그런말을 들을만하다고 생각한다.고전을 재해석했다는 설명을 읽지않았다면 감히 그 이야기와 결부시킬 생각도 못했을 정도로 하나의 모티브를 이용해서 전혀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작가의 힘은 인정해줄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릴때부터 읽히 들어오고 읽어보기도 했던 여러 고전들속의 핵심내용을 모티브로 해서 현대에 맞게 무섭게 혹은 잔인하게..때로는 애절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던 아랑전`

인상적인 것은 심청전을 모티브로 한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이랑 토끼전의 또다른 해석인`오소리 공주와의 하룻밤`이었다.남들과 다른 환경에서 외롭게 생활하던 친구 혜지의 죽음은 남은 두친구들로 하여금 왠지 모를 불안과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다.셋이서 한 일련의 행동때문인데..단순히 원하던 것을 소원하며 빌었던 것이 세사람에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남은 아이는 진실과 마주하며 공포에 떨게 된다. 혜지의 잃어버린 눈이란 것에서 겨우 심청전의 심봉사를 떠올릴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였다.오소리 공부와의 하룻밤에서는 아픈 아비를 간호하며 그의 간을 이식해서 아비를 살리기로 결정했을 정도로 재준은 효자였는데..그런 제준이 아비의 간이식 수술 하루전에 말도 없이 사라지고 행방이 묘연하다.그리고 그가 사라지고 난 이후 병원에서는 그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이 떠도는데 그가 오소리 가죽을 입고선 오소리로 변해 떠났다는...말도 되지않은 흉흉한 소문..그리고 오소리 공주에 대한 전설까지..과연 제준은 왜 사라진걸까..?

 

읽으면서 느낀것은 난 역시 현실적인 사람인것 같다는 것이다.현실과 환상의 모호함 그리고 그 경계라는 설정은 내 머릿속을 뒤집기 충분하고 그래서 스스로 몰입하는게 힘든것 같다.그렇지만 초현실적이거나 이런 경계적인 설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크게 어필할만한 작품인것 같다.아랑전설을 모티브로 한 `영혼을 보는 형사`에서는 자신의 억울한 죽음과 주검을 찾아달라고 원님에게 매번 와서 읍소하며 청하던 아랑의 이야기와 그런 아랑의 몰골에 두려움을 가지고 매번 죽어나갓던 원님들의 이야기가 제법 많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모든 작품이 이런식으로 고전의 핵심을 살짝 비틀거나 그 핵심을 가지고 즐겁게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 내는 작가의 솜씨가 놀랍다. 단지 이렇게 완전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놓고 왜 굳이 고전에서 따온것이라는 소제목을 달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굳이 그런 소제목을 달지않아도 충분히 작품으로 어필해도 될것 같다고 생각한다.여름밤...현실속의 이야기가 싫증나거나 뭔가 기묘하고 오싹한 이야기가 궁금하신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y******0 2012.08.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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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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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공포 드라마의 대명사는 바로 '전설의 고향'이였다. 머리를 풀어헤지고 새햐얀 소복을 입고 어두운 밤에 불쑥 나타나 깜짝 놀라게 하고, 무덤이 갈라지면서도 나오고, 내다리 내놔하면서 쫒아오기도 했었다. 하도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그 사이로 TV를 봤다. 지금이야 귀신이야기도 많이 알려줬고, 이렇게 환한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어 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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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공포 드라마의 대명사는 바로 '전설의 고향'이였다. 머리를 풀어헤지고 새햐얀 소복을 입고 어두운 밤에 불쑥 나타나 깜짝 놀라게 하고, 무덤이 갈라지면서도 나오고, 내다리 내놔하면서 쫒아오기도 했었다. 하도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그 사이로 TV를 봤다. 지금이야 귀신이야기도 많이 알려줬고, 이렇게 환한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어 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그 시절의 밤은 깜깜하고 무서웠다. 특히 화장실이 멀리 떨어져 있던터라 무서운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꼭 같이 가자고 떼를 쓰던 기억이 새롭게 난다. 바로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바로 이책이다.

 

《모던 아랑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옛날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장화홍련 이야기, 아랑 전설,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 심청전, 토끼전, 할미꽃 이야기, 북두칠성 이야기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 이야기가 주소재이다. 그래서 전체적인 전개는 비슷하지만 좀 더 현대적이면서 세련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하나 예를 들면 금도끼 은도끼를 바탕으로 지은 '스미스 바다를 헤맨 남자' 이야기를 보자. 옛날 이야기는 연못에 도끼가 빠졌는데 산신령이 나타나 금도끼를 보여주며 이 도끼가 니 도끼나고 묻자 아니라고 말하면서 제 도끼는 헌 쇠도끼라고 정직하게 말한다. 그러자 산신령이 정직하게 말했다고 금,은,철도끼를 전부 줬다는 건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적으로 각색한 '스미스의 바다를 헤멘 남자'에서는 도끼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가기고 등장한다. 정직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금도끼는 현실과 타협하면서 어쩔 수 없이 버린 개인의 잠재적인 소망을 뜻하고, 쇠도끼는 현실적 삶을 위한 실질적 도구를 의미한다.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욕망과 어쩔수 없는 현실적인 삶 사이에서 과연 무엇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바다에서 헤메는 것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전작인 《모던팥쥐전》을 지었던 조선희 작가가 두 번째로 지은 책이 바로 《모던 아랑전》이다. 전작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볼 때 괜찮을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모티브만 따와서 그런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같지가 않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서운 공포 영화를 봤을 때 느껴지는 그런 무서움과 서늘함이 같이 느껴진다. 아직 피서를 가지 못하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서 피서 한 번 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o 2012.08.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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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전래동화 2탄! 그 미스터리함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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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팥쥐전]에 이어 조선희 작가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색 동화 어른버전입니다 (처음에 성인버전이라 썼더니 이미지가;;). 전래동화, 참 매력 있어요. 전래동화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어릴 때 글자로든 이야기로든 가장 먼저 접하는 문학의 세계가 바로 전래동화였으니까요. 이미 알고 있는 결말, 권선징악의 교훈, 익숙함. 작
"모던 전래동화 2탄! 그 미스터리함 속으로." 내용보기

[모던 팥쥐전]에 이어 조선희 작가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색 동화 어른버전입니다 (처음에 성인버전이라 썼더니 이미지가;;). 전래동화, 참 매력 있어요. 전래동화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어릴 때 글자로든 이야기로든 가장 먼저 접하는 문학의 세계가 바로 전래동화였으니까요. 이미 알고 있는 결말, 권선징악의 교훈, 익숙함. 작가는 이런 요소들을 뒤집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옛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결말은 모호함으로 바꾸어버리고, 권선징악이 통용되지 않는 낯선 세계를 들이밀죠. 한국의 온다 리쿠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조선희 작가. 그녀의 다른 작품들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만약 또 후속작이 나온다면 기쁘게 기다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완님의 일러스트 또한 작품의 분위기를 그려내는 데는 일품.

 

이번 작품집에서는 총 6편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요즘 M본부의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아랑 전설의 <영혼을 보는 형사>, 금도끼 은도끼의 현대판 하룻밤 꿈 <스미스의 바다를 헤맨 남자>, 소녀들의 알고보면 무서운 소원빌기 <버들고리에 담긴 소원>, 토끼전에 등장하는 약속을 소재로 한 <오소리 공주와의 하룻밤>, 안타까운 할미꽃의 공포 <오래된 전화>, 소원을 들어주는 북두칠성 <29년 후에 만나요>. 전편인 [모던 팥쥐전]을 토대로 영화 <무서운 이야기> 중 <콩쥐, 팥쥐>가 만들어진 것처럼, 각각의 이야기 모두 영화로 만들어져도 괜찮을 이야기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름 한 시즌에 옴니버스 형식의 특별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던 전래동화의 특징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분명 전래동화에는 착한 일을 하면 상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규칙이 있었잖아요. 설사 나쁜 일을 한 사람이라도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면 착한 주인공이 용서해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모던 전래동화는 이런 규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두려움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며 독자가 생각한 해피엔딩이 이루어지지 않기도 해요. 엄마의 생각지 못한 한 마디로 딸이 공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모던 전래동화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요. 예전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결말을 제시하면서, 책을 읽는 내내 독자만의 결말을 만들어보게 하는 점. 작가의 말처럼 신화, 민담, 전설에 담긴 이야기들은 변주가 가능한 수많은 상징과 숨겨진 진실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앞의 다섯 이야기는 [모던 팥쥐전]에 실린 이야기들과 분위기가 비슷했던 반면, <29년 후에 만나요>는 조금 분위기가 색달랐습니다. SF물인 것 같으면서도 휴먼 드라마같기도 하고, 공포스러움보다 어쩐지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과연 앞으로의 지구가 어떻게 될지, 2012년 종말론 속에서 새로운 시각의 종말 SF 휴먼드라마라고나 할까요.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지만 소재와 결말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그나저나. 아이완님의 그림은 도저히 밤에 못 보겠더군요. 이미 귀신을 무서워할 나이는 지났으나 저는 아직도 귀신이 무섭거든요. 우리나라의 귀신은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 지론을 이 작품이 깨버렸으니 그림 또한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답니다. 꿈에 나타날까 봐. 조선희 작가와 아이완님 콤비. 앞으로도 계속되면 독자로서 즐거울 것 같습니다.

 



y********j 2012.08.18. 신고 공감 1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