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코믹소설의 탈을 쓴 추리소설이다. 즉 겉보기엔 코믹소설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추리소설의 형태를 띤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 책에서도 유머 본격 미스터리를 추구했고 자신의 모토를 제대로 실현했다. 이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B급 유머가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시종일관 B급 유머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다루이 쇼타로를 비롯해서 주인공의 선배이자 협력자인 고모토, 야쿠자 두목인 하나조노 슈고로 그리고 하나조노 파의 조직원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모두 독자인 우리들에게 B급 코미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난 이런 B급 유머 때문에 앞부분을 읽었을 때만 해도 이 책이 코믹소설인 줄로만 알았다. 주인공인 쇼타로부터가 선배에게 휘둘려 사기나 당하고 괜한 일에 휘말려 엉뚱한 짓을 저지르기나 하니 어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처음 이런 B급 유머를 접했을 땐 웃기기보단 그저 한심하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왜 괜히 등장인물들을 바보처럼 보이게 해 소설의 질을 낮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전작들을 섭렵한 사람들이라면 내 말에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저자의 B급 유머를 자꾸 보고 접하다보니 황당함을 넘어 조금씩 웃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의도적으로 웃기려고 이런 장치를 했다는 걸 알면서도 점점 B급 유머에 빠져들었다고나 할까? 요즘 대세이자 미국 CNN에서도 주목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뮤직 비디오를 봤다면 왜 내가 B급 유머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뮤직비디오에 나온 싸이처럼 한없이 진지하지만 엉뚱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 웃음을 유발한다. 이런 B급 유머는 웃음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잘 짜인 각본에 의해 웃기는 A급 유머도 좋지만 때론 이렇게 어설퍼 보이는 이들의 B급 유머도 현대인들에겐 필요하다고 본다. 생각 없이 웃기엔 B급 유머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나 ‘강남 스타일’의 싸이는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뭐 하나 쓸데없이 등장하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추리소설을 보면 독자를 속이기 위해 혹은 추리의 난도를 높이기 위해 쓸데없는 장치를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쪽으로 이목을 집중시켜 정작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해 독자가 추리를 쉽게 해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리는 것이 없다. 대충 등장한 것처럼 보이는 소재도 나중에 다 유용하게 쓰이고 한번 등장하고 말 것처럼 보이는 소품들도 나중에 이야기에 다 쓰여 낭비하는 것이 전혀 없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소재가 다 쓸모가 있고 나중에 추리하는데 다 쓰이는데도 난도가 제법 높다는 점이다. 퍼즐 소설은 흩어졌던 퍼즐 하나를 발견할 때마다 사건의 전체 윤곽이 어느 정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마지막에 가서야 비로소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이는 저자의 빈틈없는 준비와 치밀한 계획 덕분인데 이로 인해 이 책은 매우 높은 완성도를 갖게 되었다. 저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코믹소설에서 추리소설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이 주제는 자칫 날 스포일러로 만들 수도 있는데 읽어보면 금방 파악할 수 있는 것이기에 약간의 비난을 감수하고 이야기할까 한다. 난 앞에서 분명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코믹소설인 줄 알았다고 했다. B급 코믹이 난무하고 아슬아슬한 19금이 빈번이 나오는 걸 보고 어느 누가 이 책을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초반에 이런 광경을 보고 내가 이 책을 코믹소설로 단정했던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반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반전이 일어나 코믹소설은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변모하게 된다. 저자는 처음부터 이런 걸 다 계산하고 반전 구조를 꾸민 것이다. 즉 애초에 코믹은 추리소설을 감추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던 것이다. 저자가 정작 이 소설을 통해 추구한 것은 B급 유머가 아닌 치밀한 구조의 알리바이 트릭이었다. 이 책 내에서도 밝히지만 이 책의 핵심은 알리바이 트릭 응용이다. 저자는 이 핵심 소재를 중반까지 숨기다가 탐정에 버금갈 정도의 뛰어난 추리력을 지닌 사쓰키를 통해 이 책의 본질을 드러내면서부터 본격적인 추리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게 이 책이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는 걸 알았어도 알리바이 트릭을 깨뜨리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 책도 저자의 전작들처럼 상당히 어려운 구조로 트릭이 짜여 있기 때문에 보통 추리력으론 도저히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끝에 가서 사건의 전말과 더불어 이 모든 트릭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대충은 이해할 수 있지만 100% 공감은 힘들다. 낯선 도시와 낯선 항구 그리고 낯선 지명을 빨리 익힐 수 있고 파도와 바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충분히 있는 사람은 예외로 하겠다. 사실 금방 이해되고 금방 추리해내는 소설이라면 재미도 없을 뿐더러 그 존재 가치도 떨어진다. 저자는 이를 잘 알기에 이런 형태의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탄생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아무리 내용이 공개되고 소재가 파헤쳐져도 고도의 추리로 형성되어 있기에 단박에 이해하기 어렵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번에도 독자에게 지적 유희는 물론이고 유쾌한 재미까지 주어 성공적으로 독자를 만족시켰다고 본다. A급 유머를 통해 웃는 것도 좋지만 때론 B급 유머를 통해 생각 없이 웃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뮤직비디오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전작들에 비해 유머가 좀 더 비중 있게 다뤄지긴 했지만 추리적인 요소가 결코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저자의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유머와 추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저자의 유머 본격 미스터리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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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인생은 예상치도 못한 길을 가기도 한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새내기 대학생 쇼타로에게 그 날은 분명 그의 인생에서 특별한 운명의 날이었다. 그저 돈을 벌고 싶었을 뿐이었다. 선배 고모토의 타코야키 트럭을 빌려 여름 한철 학비를 벌기 위해 나섰다. 머릿속에선 이미 돈다발이 그려지고 있다. 모든 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었다면 머릿속 돈뭉치는 아래로 낙하하여 그의 수중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품으로 요란스레 진달래(에리카)가 뛰어 들었다. 검은 양복의 두 사내로부터 쫓기는 소녀, 얼떨결에 소녀를 구한 쇼타로. 둘의 앞 날이 왠지 평탄해 보이지 않는데.. 아주 유쾌한 소설이다. 장르는 청춘코믹감성추리물 정도 될까?(음~ 이 단어 개콘에 이름 특허 내봐야겠다^^;) 아쿠자의 딸인 에리카와 얼치기 대학생 쇼타로, 그리고 그를 돕는 음흉한 선배 고모토. 그들의 뒤를 쫓는 어벙한 캐릭터의 야쿠자들. 이 유쾌한 유괴극은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이고 슬랩스틱한 행동들로 인해 웃음을 자아낸다. 분명 유괴라는 혐오스런 범죄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입가엔 시종일관 웃음이 지워지지 않는다. 작가가 묘사하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행동들이 마치 연작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얼치기 야쿠자 부하들이 쓰는 사투리가 책에선 경상도 사투리처럼 표현되어 있어서 더 정감 있다. 처음엔 간크게도 야쿠자로부터 그리 많지 않은 돈을 뽑아낼 요량으로 시작된 유괴극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중반을 지나면서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고 유괴극은 위조지폐 사건과 맞물려 속고 속이는 예측 불허의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발견되는 의문의 시체. 시체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한 시트콤의 성격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된 시체는 후반부 추리 소설로서의 기본 골격을 충실하게 유지하게 된다. 게다가 의외로 책은 시종일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유지한다. 얼치기 유괴단의 클래식한 유괴방법부터 얼굴 없는 살인자의 살인 수법과 알리바이까지, 미드나 일드에서 보던 현대 감각의 범죄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성이 만나 오랜만에 배꼽 빠지게 웃었던 세로토닌 같은 소설. 무료하고, 지치고, 처지는 날 이 책 『이제 유괴 따위 안 해』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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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유머 미스테리를 표방한 소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를 아이들과 나 이렇게 셋이서 재미있게 읽었었다. 가볍고 유쾌한 작품이어서 아이들도 재미있다고 했었다. 그래서 제목부터 즐거워 보이는 그의 신작『이제 유괴따위 안해』가 나왔다는 글을 보고 몹시 읽고 싶었다. 사람들의 심리를 심각하게 다룬 추리소설을 원래 좋아하지만 이처럼 뒹굴거리면서 읽을만한 작품도 느낌이 좋은 편이었다. 가볍게 보이는 유머 미스테리 소설이라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그다지 가볍지 않다. 부모들에게는 억장이 무너질 유괴 사건을 다루었고, 모든 일이 해결될 즈음에 나타나는 반전이 놀라운 작품이었다.
야쿠자의 둘째 딸인 에리카에게는 집을 나간 엄마가 낳은 동생이 하나 있다. 야쿠자인 아빠도 모르는 그 여동생이 아파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우연히 만난 쇼타로에게 자신을 유괴해 달라고 한다. 아빠한테 유괴금을 타내자니 힘들것 같아 쇼타로의 선배인 고모토에게 도움을 청한다. 어쩐지 믿음직스러워보이는 고모토는 유괴 방법을 말하지만 너무 고전적이다. 과연 야쿠자 보스인 아버지와 하나조노 파를 실제로 이끄는 언니 사쓰키에게서 가짜 유괴를 들키지 않고 유괴금을 받을수 있을까. 고전적인 알리바이 트릭을 쓰는 이들의 유괴 방법.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 같았지만 야쿠자 하나조노 파의 2인자가 시체로 발견되고 사건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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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가 전개되는 동안에 그 모든 트릭이 숨어 있었다. 간과할 수 없는 트릭이다. 유괴 사건이나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나 탐정이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고전적인 알리바이 트릭을 발견해 내는 이 또한 전혀 의외의 인물이다. 이처럼 특별한 인물들이 나오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서 탐정못지 않는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보면 제법 날카로운 눈을 가졌다. 히가시가와 도쿠야 만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은 좀 독특하다. 일단 어리숙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동생의 병원비를 위해 유괴해달라는 에리카를 유괴해 주겠다는 쇼타로도 어쩐지 너무 어리숙하다. 과연 에리카를 유괴해 야쿠자 보스인 에리카의 아버지에게 과연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만큼 어리숙한 주인공이 나오고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로맨스도 할듯 말듯 하면서 우리를 미소짓게 만든다. 그래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키득거리며 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역시 아이들과 같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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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적인 내용에 웃음까지 가미된 소설을 한 편 읽었다. 등장인물들이 희극적이기에 내용상 무거운 일들이 모두 가볍게 다가온다. 유괴라든가, 살인 등은 정말 사람들의 삶 속에서 극악에 해당하는 요소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이 그리 험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역설적이게 따뜻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도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는 치밀한 구조는 가히 뛰어난 솜씨라 할 만하다.
내용은 조그만 소도시 야쿠자의 18살 난 딸(에리카)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 아버지의 명령으로 뒤를 따르던 두 명의 조직원을 따돌리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 따돌리는 과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쇼타로)을 만나게 되고, 그 대학생의 도움을 얻어 두 사람을 따돌리게 된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다른 자신의 어린 동생이 병으로 입원하고 있는 곳에 문안을 가게 되고, 그 아이가 수술을 해야 하는 입장이란 것을 안다. 그런데 돈이 없어 수술도 못 하고 죽어가는 상태라는 사실도 안다.
그녀는 동생을 도와주기 위해서 뭔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을 도와준 대학생을 그 일에 끌어들인다. 즉 자신이 유괴되었다고 하고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몸값을 받아내자는 제안이다. 그 일에 대학생의 형(고모토)을 끌어드리게 되고, 그들은 가짜유괴를 실천에 옮긴다.
그녀의 아버지가 보스인 야쿠자 조직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렇게 힘이 있는 집단도 되지 못한다. 한 마디로 가난한 야쿠자 조직인 셈이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보단 20세 중반인 언니가 실제 훨씬 더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다. 조직은 그들의 차기를 언니(사스키)가 이끌어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그의 남자가 되길 모두 소망한다. 그러기에 조직원 모두 호시탐탐 사스키를 마음의 정처로 삼고 그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한편 사스키는 위조 지폐를 발견하고 그것을 만들어낼 만한 폐허가 된 인쇄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인쇄소의 주인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서랍장 속에 위조지폐가 가득 놓여 있는 것을 안다. 그것이 나중 사건을 진행시키는데 중요한 몫을 한다.
에리카, 쇼타로, 고모토는 계획을 세워 에리카의 아버지에게 3천만 엔의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 돈을 받기 위한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고모토가 가지고 있는 배를 이용하기로 하고 그들의 계획을 차근차근히 전개해 나간다. 그 대책을 세우는 하나노조파(에리카 아버지의 야쿠자 조직 이름)는 일단 돈을 마련하여 주자는 논의를 한다. 그리고 보스가 돈을 구하게 되고, 그 돈은 같은 지역 다른 조직의 손에 의해서 준비되어 진다. 그 조직에선 큰 딸(사스키)을 탐내어 빌려준 것이다.
가짜유괴팀은 여러 경로를 통해 그들이 틀키지 않도록 교묘하게 돈을 요구해 나간다. 사스키는 혹시 위조지폐가 쓰일 일이 있을까 생각하여 3천만 엔을 인쇄소에서 꺼내온다. 가짜유괴팀은 사스키에게 돈을 가져올 것을 요구하고, 다리에서 아래로 던질 것을 요구한다. 물론 그러한 과정이 그때그때 지정되어 들키지 않도록 해나간다. 사스키는 지정된 대로 돈을 가지고 그들과 조우를 하기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장소에 나간다. 그리고 그들이 현장에서 명령한 대로 돈을 다리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리고 도망가는 배를 발견하여 사진을 찍는다.
사건이 종료되고 고모토는 쇼타로와 에리카를 수면제로 잠 재워 놓고 돈을 500만 엔만 남겨두고 사라진다. 에리카와 쇼타로는 이튿날 일어나 그 사실을 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고모토를 찾아 나선다. 그런 상황에서 배 안에 하마노조파의 제 2인자가 살해되어 놓여 있다. 힘겨운 상황을 만난 에리카는 똑똑한 언니인 사스키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만나 모든 가짜유괴에 대해, 그 이후의 현재진행형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스키는 총명함으로 사건의 과정을 추리하게 되고, 하나노조파에 닥친 문제의 범인에 대해서 추리한다. 그 추리 과정에 조수와 배의 속도를 면밀하게 조사하여 에리카 일행이 움직인 시간이 자신이 생각한 시간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한 쪽에서는 쇼타로가 자신의 형인 고모토가 잘 가던 곳으로 찾아가서 그곳에서 고모토를 만난다. 고모토는 멍석말이가 되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고모토를 그렇게 만든 사람은 그 집의 주인 하나노조파의 한 사람(야마베)이다. 그래서 고모토의 입을 통해 모든 실상이 밝혀진다. 고모토는 야마베의 사주에 의해 가짜유괴에 가담하게 되었고, 자신이 가진 모든 시계를 3시간 앞당겨 놓고 일을 추진했다. 가짜유괴를 한 팀이 받은 돈은 위조지폐였고, 그 위조지폐를 받은 그는 둘을 재워 놓고 다시 진짜 돈을 받으러 간다. 그리고 아마베에게 갔다가 그에게 그렇게 당했다는 이야기다.
아마베가 그의 미래의 보스인 사스키에게 당일 돈을 건넬 때 찍은 사진이라고 사진을 건넨다. 그 속에는 한 사람이 배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찍혀 있다. 쇼타로는 그것이 자기라고 증언한 바 있다. 갑자기 출발하는 바람에 넘어져 그런 몰골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스키는 자신의 옆에 있는 아마베에게 조직의 2인자를 죽인 것은 아마베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자신이 추리한 내용을 자세하게 전한다. 아마베가 3시간 전에 다리에 와 그들 유괴조직에게 가짜돈을 건네주고, 떠나는 배의 사진을 찍어 두었다. 지금 이 시간은 그때의 사진이고, 아마베가 일이 있기 3시간에 그곳에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사진이 되어 버렸다.
사실 그 시간 두 사람(쇼타로와 에리카)은 이미 잠 들어 있는 시간이었다. 그곳에 진짜 돈을 받으러 나온 사람은 고모토 혼자였던 것이다. 이런 추리에 걸려든 아마베는 자신이 2인자를 죽였음을 시인한다. 그리고 이유를 말한다. 자신의 가장 적이 2인자라고. 그를 제거해야 사스키의 남자가 되어 다음을 잇는 자가 될 수 있다고 혼자 생각한 것이 그런 일 저지르게 된 이유라는 것이다.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게 이루어져 간다. 치밀한 구조도 보기가 좋다.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범인에 대해 드러나지 않고,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도 세밀한 관찰로 이루어진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를 만든 분의 치밀한 생각이 마음에 흡족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부정적인 인물들을 그리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 놓고 있다. 야쿠자라고 하면 폭력과 무서움으로 표현할 수 있을 듯한데, 이곳은 정감 있는 사람들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그들이 저지르는 폭력적인 일들이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해학성이 두드러진, 그러면서 밀도 있는 추리소설 한 편을 즐겁게 읽었다. 시간을 예쁘게 사용해야할 때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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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위트 속에 살벌한 살인사건을 결합한 유머 본격 미스터리 소설, 히가시가와 도쿠야만의 독특한 작품이 또 다시 출간되었다. 선의의 피해자가 될 위기에 놓인 쇼타로는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사쓰키가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은 곳곳에 숨겨진 트릭 뒤에 예상치 못한 야쿠자의 비극적 삶을 조명한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기발한 활약상은, 단순무식한 듯 보이나 보편성을 뛰어넘는 그만의 재치 있는 작품을 구사하고 있다. 전지적 작가시점을 활용하는 동시에 쇼타로와 사쓰키의 시선을 번갈아 서술하고 있다. 유머라는 장치에 숨겨진 논리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코믹 요소들이 흥미로운 사건의 핵심으로 급물살을 탄다. 거스름돈으로 우연히 발견된 위조지폐, 다케무라 인쇄소, 본텐마루, 디지털 시대에 시도된 아날로그적 접견, 로프웨이 방식, 카메라에 담긴 사진, 아카마 진구의 교통안전 부적 키홀더, 해협의 조류를 나타내는 전광판, 그리고 알리바이 트릭 등은 사건의 연관성을 가질 수 없다고 느꼈던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장치들이 사건 배후에 모습을 드러내고 합리적인 논리와 이론으로 설명된다.
경찰이나 형사가 개입되지 않은 아마추어 탐정 이 책의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쇼타로와 사쓰키의 기지가 넘치는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로 볼 수 있다. 코지 미스터리란, 작은 공동체(지방 소도시와 같은), 아마추어 탐정, 해피엔딩 등의 특징을 가진 미스터리 소설을 뜻한다. 대부분의 미스터리 소설이 심각한 수사관이나 어둡고 기괴한 사건 현장을 강조하는 반면, 이처럼 유쾌한 시트콤 같은 기분 좋은 미스터리 소설도 있다. 시간의 함정, 절대강자 알리바이 트릭 ‘시간차 트릭’이나 ‘시간차 공격’은 스포츠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미스터리 사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미 그의 작품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결정적인 사건의 기술로 쓰인 전례가 있었고, TV만화 『명탐정 코난』에서도 사용한 바 있다. 눈에 보이는 시계를 임의로 조정하여 상대방이 그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목적이 있었지만, 그 시간의 함정과 알리바이 트릭의 상관관계를 꿰뚫어 보는 진정한 능력자가 있었으니, 비자상유과자[飛者上有跨者:나는 놈 위에 걸터앉는 놈이 있다]라~
다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착한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긴 하지만, 유괴 사건 이후 여동생 시오리의 생사여부는 물론, 병의 위중함을 따로 다루고 있지 않은 점이다. 신장 이식수술 외엔 달리 방법이 없어 유괴사건까지 선동하고 막대한 자금까지 동원됐는데, 생각지도 않던 살인사건의 여파로 정작 중요한 사안인 여동생의 생사는 수면 밑으로 사라져버렸다. 또한, 시오리의 엄마와 슈고로의 재혼 성사여부 역시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만 자아내고, 하나조노 파의 앙숙 내지는 혈맹관계로 보이는 야스카와 다다오의 실체도 너무 싱거운 잠깐 등장에 아쉬움을 감출 길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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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괴따위 안해>는 오랜만에 서평단 신청을 하여 받은 책이다. 우연히 구한 여고생이 야쿠자 보스의 딸이고, 그녀의 요구에 넘어가 엉겁결에 유괴를 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어디에선가 야쿠자 보스의 딸을 구해주면서 얽히는 이야기를 본 듯도 한데, 과연 이 책은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전에는 과연 추리와 코믹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자칫하면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했는데, 그 생각은 소설을 읽으면서 점차 사라졌다. 대신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결말을 맺을까 하는 궁금증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처럼 사건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게 흥미진진했고, 중간 중간 등장하는 웃음코드는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가난한 스무 살의 대학생인 쇼타로는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가 선배 고모토가 하고 있던 타코야키 노점 트럭을 반강제적으로 떠맡게 된다. 시모노세키에서 장사가 되지 않자 간몬 교를 건너 모지 항에서 장사를 하던 쇼타로는 두 명의 야쿠자에게 쫓기던 예쁜 여고생 에리카를 구해주게 되면서 일이 꼬이게 된다. 야쿠자 하나조노 파 보스의 딸인 에리카가 자신과 아버지가 다른 여동생 시오리의 수술비를 구할 수 없어 걱정하자, 쇼타로는 가짜 유괴를 제안하게 되고 망설이던 고모토까지 마음을 굳혀, 세 사람은 야쿠자를 상대로 한 바탕 사기극을 벌이기로 한다. 한편 하나조노 파는 무능력한 보스인 슈고로보다 그 딸인 사쓰키가 실질적인 리더라 할 수 있는데, 첫째 딸보다 둘째인 에리카를 예뻐하는 보스는 연락도 없이 집에 돌아오지 않은 에리카 때문에 노심초사한다. 고마쓰의 계획 아래 쇼타루와 에리카는 전화로 유괴를 알리고 하나조노 파는 혼란에 빠지는데, 딸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생각하는 보스는 유괴범의 지시에 따라 3천만 엔을 준비하기로 한다. 한편 사쓰키는 우연히 입수한 위조지폐의 출처를 찾아 인쇄소에 갔다가 사장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데, 혹시나 필요할지 몰라 3천만 엔을 챙겨오게 된다. 이제 쇼타로와 에리카는 자신들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돈을 무사히 받아내야 하고, 사쓰키를 비롯한 하나조노 파는 에리카를 무사히 구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데 사건은 이번에도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과연 가짜 유괴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인쇄소 사장을 죽인 범인은 누구이며 왜 죽인 것일까? 추리소설이라 하면 밀실 트릭이나 완벽한 알리바이와 같은 것을 내세워 독자들로 하여금 수수께끼 풀이에 몰두하게 하며, 그러한 도전을 무색케 하는 멋진 반전이 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유괴따위 안해> 역시 에리카의 가짜 유괴를 둘러싸고 어떻게 무사히 돈을 받아내는가 하는 쪽과 반대로 에리카의 안전을 지키며 한편으로는 유괴범의 정체를 밝히려는 쪽의 두뇌 대결이 펼쳐진다. 애당초 가짜 유괴이기에 인질의 안전에 대한 염려는 없지만, 야쿠자를 상대로 한 아마추어들의 작전이라 오히려 유괴범이 위험해지지 않을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것도 일종의 아이러니랄까! 걱정과 달리 기막히게 몸값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게 되는데, 작가는 여기에 기막힌 반전을 준비해 놓고 있다. 가짜 유괴 사건이라는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중심사건에, 연이어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긴장감은 후반부로 가면서 점점 고조된다. 그리고 쇼타로 일행과 하나조노 파의이야기를 교차로 배치하는 구성을 통해 단조로움을 피하면서도 가짜 유괴를 둘러싼 양쪽의 심리와 두뇌 대결을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 소설은 중반부까지 살인사건이 한 차례 벌어진 것을 제외하면 가볍고 경쾌하며 코믹한 느낌을 주는데,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어 그 자체로도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순진하면서도 에리카의 미모에 반해 엉뚱한 사건을 벌이게 되는 쇼타로, 열일곱 살답게 상큼하지만 어느 순간 야쿠자의 딸답게 당차 보이는 에리카, 차원이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하면서도 유괴 계획을 치밀하게 진행하는 고모토, 야쿠자 보스지만 무능력하기 짝이 없어 부하들로부터도 은근히 무시당하는 슈고로, 20대 중반의 미모에 뛰어난 추리력과 거친 매력을 갖춘 사쓰키, 그런 사쓰키와 잘 어울리는 세련된 회사원 같은 외모에 날카로움을 숨기고 있는 야마베 세이지, 마치 만담 콤비 같은 얼뜨기 야쿠자 구로와 시로 그리고 간다와 히로다 등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을 만나는 것은 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이야기는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해피엔딩이라 할 만하다. 일단 쇼타로와 에리카가 무사하고, 또 쇼타로는 바라던 대로 에리카의 마음을 얻은 듯 보이니 말이다. 그런데 가짜 유괴를 계획했던 에리카가 모르고 있던 사실은, 아버지인 슈고로가 에리카의 어머니인 교코와 결혼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슈고로는 시오리가 자신이 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수술을 준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만약 하루만 먼저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라도 가짜 유괴라는 엄청난 사건은 터지지 않았을 테지만, 어찌 우리가 내일 아니 불과 5분 뒤에 벌어질 일인들 알 수 있겠는가? 앞일을 알지 못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한계와 아무리 수많은 변수를 생각하고 세운 치밀한 계획이라도 단순한 우연만 주어져도 180도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인 것을…. 덕분에 우리는 쇼타로와 에리카가 벌이는 흥미롭고 알콩달콩한 모험을 즐길 수 있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어가면서도 추리소설의 긴장감과 유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설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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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는 성공하기가 어려운 범죄다. 이 범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중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를 납치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몸값을 받아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유괴범이 몸값으로 얼마를 원하건 간에, 그 돈을 마련할 만한 능력이 없는 집의 자식을 납치한다면 돈을 받아내기는 그만큼 힘들어진다.
그렇다고해서 너무 유명한 사람 또는 재벌의 자식을 납치하는 것도 위험하다. 유명인사가 관계된 사건이라면 사람들의 관심이 몰릴테고, 그러면 경찰 측에서도 사건해결을 위해서 한층 더 노력하게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도 않고 너무 유명하지도 않은, 적당한 가정의 자식을 선택하는 것. 유괴를 성공시키기 위한 첫번째 조건일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돈을 받을지도 중요한 문제다. 많은 유괴범들이 돈을 건네받으려다가 꼬리를 밟힌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현장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돈을 받고 사라진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여고생과 대학생의 만남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이제 유괴 따위 안해>에서 한 청년은 야쿠자 보스의 딸을 유괴한다. 주인공은 스무살의 대학생 다루이 쇼타로. 그는 방학을 맞아서 학비를 벌기 위해 타코야키 노점 운영을 시작한다.
일을 시작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쇼타로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 에리카와 만나게 된다. 그녀는 나쁜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다며 쇼타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쇼타로는 우여곡절 끝에 여학생과 함께 도망치는데 성공하지만, 에리카의 신분을 알고나서 깜짝 놀라게 된다.
에리카는 바로 야쿠자 보스의 막내딸이었던 것이다. 보스는 에리카의 안전을 위해서 그녀가 등하교할 때, 그리고 외출할 때 그녀에게 경호원을 붙여주었다. 에리카는 이런 경호원의 존재를 성가셔했고 결국 그들을 떼어내기 위해서 한바탕 쇼를 벌였던 것이다.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쇼타로와 에리카는 함께 범죄를 구상한다. 쇼타로가 에리카를 유괴한 것으로 가장하고 그녀의 아버지에게서 돈을 뜯어내자는 것이다. 실제로 유괴하는 것이 아니라 '가짜 유괴'이지만 에리카의 아버지는 사실이라고 믿고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가짜 유괴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쇼타로는 선배 고모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고모토는 고민 끝에 공범이 되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해서 가짜 유괴 작전이 시작된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유괴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심각한 범죄와 코믹한 인물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심각한 범죄이지만, <이제 유괴 따위 안해>의 분위기는 아주 가볍고 코믹하다. 주인공인 쇼타로와 조직의 보스 모두 나사가 몇 개 빠진 듯이 말과 행동이 어리숙하다. 보스의 주변인물들도 마찬가지다. 한편의 시트콤처럼, 작가는 작품 속에서 심각한 범죄와 코믹한 인물을 뒤섞은 것이다.
실제로 조직폭력배 보스의 자식을 유괴한다면 여기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다. 장점이라면 폭력배라는 특성 때문에 이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경찰이 수사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유괴범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또한 조직폭력배들은 일반인들에 비해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현금을 준비할 수 있다. 이들의 돈은 십중팔구 깨끗한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이 아닐테니 유괴범은 양심의 가책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다.
대신 단점도 있다. 그것은 유괴범이 발각되면 형사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폭력배들에게 잔인한 방법으로 보복당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주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아무리 돈이 필요하더라도 정말 유괴 따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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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코지 미스터리들은 아주 가볍고 발랄한 느낌이라 상업성이 뛰어난 영화로 만들어도 인기가 좋을 것 같다. 이번 책은 거기에 장르 하나를 더 더했다. 유머 미스터리에 로맨스까지 추가요.
어? 책을 다 읽고 검색하다보니, 이미 드라마로는 만들어졌구나.
그의 작품 첫 부분에는 대개 지명 등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등이 히가시가와 식으로 첨부가 된다. 음, 히가시가와 뿐이 아니었나? 암튼 이런 플롯 여러번 접한 것 같은데.. 어쨌거나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모노세키의 적당한 마을 크기(?)에 대한 설명이 작품의 큰 흐름을 잡아주는데 좋은 배경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방학이 되어도 놀러갈 궁리는 커녕 학비를 벌어야 하는 가난한 학생 쇼타로는 수입이 짭짤하고, 편하고, 식사비와 교통비를 전부 지급받고, 자유롭게 휴가를 낼 수 있고.. 예쁜 여자애들과 한여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9p현실에 없을 아르바이트를 꿈꾸며 구인정보지를 뒤적여본다. 아무리 찾아도 그런건 나올 턱이 없겠지. 별 기대 없이 물었던 한 선배에게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는데, 그게 바로 다코야키 장사였다. 찜통같은 더위에 다코야키를 파는 일이 수월할리는 없을 터, 너무 더워 포기하려는 찰나, 주인인 선배가 먼저 두손두발 다 들며, 은근슬쩍 쇼타로에게 트럭을 넘긴다. 단기 임대형식이라며 계획적인 자기 휴가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렇게 나홀로 다코야키 장사를 하게 된 쇼타로가 장사를 위해 시모노세키 건너편 모지항에 건너간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해프닝을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덤덤한 말투, 이것이야말로 히가시가와 도쿠야 식 매력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그런 건데, 그런 마음을 숨기려는 듯, 숨겨지지 않는 눈에 빤히 보이는 것들. 쿡. 그래도 재미나다. 가벼운 유머가 난무(?)하는 이런 책, 금새 술술 잘 읽힌다.
다시 중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갑자기 양복쟁이 두 남자에게 쫓기는 세일러 복의 미소녀 발견. 게다가 그녀는 쇼타로에게 매달리며 도움을 요청하였다. 쇼타로는 우선 둘을 혼자 상대하기에 역부족임을 깨닫고, 먼저 발을 걸어 둘을 넘어뜨린 후에, 니 드롭, 엘보 드롭, 코코넛 크래시, 플라잉 보디 시저스 드롭, 러시안 레그 스윕, 이어서 러닝 넥 브레이커 드롭 등 마치 자이언트 바바의 재림을 연상시키는 레슬링 기술을 날리며 우위를 점했다. 18p 이런 기술이 다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만, 어쩐지 슬로모션처럼 제작해도 좋을 이 장면이 말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걸. 어찌하나.
얼떨결에 구출한 소녀. 알고 보니 야쿠자 두목의 딸이다. 이를 어쩌나. 게다가 그녀에게 이끌려 시모노세키에서 이상한 개구리 인형을 뽑아, 병원에 누군가를 면회하러 다녀오다 보니 그녀에게는 아버지가 다른 여동생이 하나 있고, 여섯살 난 그 여동생이 수술비가 없어 신장 이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배반하고 떠난 여자의 아이를 거두어줄 것 같지는 않았기에 쇼타로와 하나조노 에리카는 '가짜 유괴'를 감행하고, 인질 협상금으로 동생의 목숨을 구하기로 결의하였다.
아, 여기는 무시무시한 하나조노파의 본당. 야쿠자 하면 무조건 다 어마어마 으리으리한 규모만은 아닌가보다. 우리나라 조폭들도 규모가 큰 것만 있는게 아니듯. 하나조노파는 지금 거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어서 전 조직원을 모두 합해도 7명 남짓한 정도에, 현 보스를 맡고 있는 슈고로는 조직원들과 딸 둘의 신뢰마저 잃을 정도로 보스 자격에는 좀 미달인 감이 있는 사람이다. 사실, 스스로도 인정한, 보스들의 구심점이 될 사람은 바로 큰 딸 사쓰키.
"그러면 안되는거야? 저기, 아버지. 야쿠자의 보스는 자기 딸만큼은 일반인하고 결혼해서 정상적인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게 보통이라고. 감동적이잖아. 자신이 해온 고생을 딸만은 겪지 않기를 바라는게 부모 마은 아니야?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유? 그렇게 나를 야쿠자의 여자로 만들고 싶어?" "네가 하는 말은 잘 알겠다. 나도 딸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하지만 말이다. 하나조노 파에는 하나조노 파만의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허어? 무슨 사정인데?" "잘 들어라. 일반적으로 야쿠자 집안이란 보스의 기량에 따라 성립하는 법이다. 즉 하나조노 파는 하나조노 슈고로란 보스의 기량으로 유지되지. 부하들은 하나조노 슈고로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때로는 목숨도 바친다." "물론, 다들 그러잖아." "그게 아니라고오~~~!" 슈고로는 눈 앞의 테이블을 분한 듯 두번 내리쳤다.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아! 하나조노 파는 내 기량으로 유지되지않아. 하나조노 파는 너의 기량으로 유지되고 있어. 사쓰키! 부하들의 충성심은 내가 아니라 너를 향하고 있어!" 60.61p
오호. 슈고로. 무기력해보였지만 실상은 현실을 뚫어보는 통찰력(?) 정도는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아뭏든 예사롭지 않은 이 하나조노 파의 두 딸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이야기는 흘러간다. 게다가 알고 보니 그 유괴 사건이란, 사실은 일어나지 않아도 될 사건이었는데, 가족간에 충분한 대화가 미처 진행되기도 전에, 에리카의 독단과 혼자만의 오해에 의해 그렇게 진행이 되었다.
사쓰코에게는 늘 함부로 대하면서, 에리카는 예뻐서 좋아한다는 철부지 아버지 슈고로는 에리카의 유괴에 정말 정신줄까지 놓아버렸다. 감히 야쿠자 보스의 (아무리 쇠락하였다 해도) 딸을 유괴한 간 큰 녀석들. (들이 된 것은 하나 더 추가요. 바로 쇼타로의 그 어이 없는 선배까지 가짜 유괴범으로 추가가 되었다.) 의 이야기가 얼마나 더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것인가.
거기에 자꾸만 미소녀 에리카를 향하는 음흉한 (?) 진심의 쇼타로 군까지. 사실 여자가 두명 등장하다 보니 로맨스도 꼭 한커플 이야기만은 아니구나. 뭐 이건 이 정도로만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야기는 가짜 유괴에 살짝 로맨스라 하기엔 궁상맞은 이야기까지 가미가 되어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잡자마자 아무리 피곤해도 끝을 보게 만드는 필력.
기분이 꿀꿀할때 가벼운 오락영화 한 편 보면 기분이 좋아지듯, 이 책을 읽고 그런 기분전환이 되었다. 아자아자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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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가와 도쿠야와 네번째 만남'이다. 그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밀실 미스터리' 시리즈와 최근 그 두번째 이야기가 국내에서 출간된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후에', 그리고 <이제 유괴따위 안해>까지... 왠지 그 이름만으로도 즐거움이 느껴지는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벌써부터 설레임이 시작된다. 본격 미스터리에 유머를 결합한 히가시가와 도쿠야식 미스터리로 일본에서는 그의 작품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한다. 물론 이 작품 <이제 유괴따위 안해>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쾌, 통쾌, 상쾌 미스터리의 세계로 Go Go Go~~!!
재벌 2세 여형사와 까칠한 독설 집사, 자칭 명형사 콤비와 역시 자칭 명탐정 우카이 모리오 사립탐정, 작품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미스터리의 재미와 코믹한 상황들을 연출했던 작가는 이번에도 색다른 캐릭터로 승부한다. 이번엔 야쿠자다! 실제 야쿠자가 사건을 풀어내는 주인공이 아니라 야쿠자 보스의 딸이 사건을 이끌어간다. 더욱이 이번 작품에는 로맨스까지 살짝 어깨를 드리운다. 가짜 유괴로 시작하는 <이제 유괴따위 안해> 이제 시작해보자. 스무살 대학생 다루이 쇼타로! 여름방학을 맞아 학비를 벌기위해 알바 자리를 찾아 헤맨다.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쇼타로가 사는 이 자그만 마을에서 타코야키 노점상을 하는 선배의 덕분?으로 알바를 시작하게되지만 선배는 여름동안 이 노점을 쇼타로에게 떠넘기고 만다. 시모노세키시 바다 건너편 모지항 근처에서 장사를 하던 쇼타로는 어느날 야쿠자에게 쫓기는 여학생을 구해주게 되고... 그렇게 의도치 않았던 어마어마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유괴해줄까?'
열일곱살 하나조노 에리카! 야쿠자에게 쫓기던 이 소녀의 정체는 모지항을 관리하는 하나조노파 보스의 막내 딸이었다. 에리카는 아버지가 다른 여동생을 병문안 가기위해 도망쳤던 것이고 거기에 쇼타로가 끼어들게 된것이다. 여동생 시오리의 병원비를 걱정하는 에리카의 따스한 맘을 헤아리고 도움을 주고 싶은 쇼타로는 자신이 에리카를 유괴해 동생의 병원비를 마련하자는 제안을 하게되고 노점주인인 선배 고모토와 함께 가짜 유괴 계획을 세우게된다.
스물다섯살 하나조노 사쓰키! 하나조노파의 큰 딸 사쓰키, 명탐정 사쓰키의 활약이 펼쳐진다. 쇼타로 일행의 가짜유괴와 협박전화로 하나조노파는 노심초사하고 에리카의 몸값 3천만엔을 지불하기로 결정하고 사쓰키와 하나조노파의 넘버3 야마베 세이지와 함께 전달 장소로 이동한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순조롭게 몸값을 손에 쥔 쇼타로 일행, 하지만 선배 고모토의 배신으로 쇼타로와 에리카는 예상치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고 사쓰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는데...
'이놈들이 겁도 없이 야쿠자 보스의 딸을 건드려?'
야쿠자라고는 하지만 하나조노파는 단 일곱명이 전부인 몰락해가는 조직이다. 의리와 인정과 유머?를 중시 한다는 하나조노파, 보스인 하나조노 슈고로 역시 괴짜에 정에 약한 인물이다. 큰딸 사쓰키와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웃음이 나서 견딜수가 없다. 사쓰키에겐 매몰차게 대하고 에리카만 예뻐하는 이유가 그저 에리카는 예쁘고 사쓰키는 안 예뻐서라는데... 빵~ 터진다. ^^ 만화속에서 튀어나온듯한 이 캐릭터들의 어이없는 대화에 실소를 금할수가없다.
'유머 미스터리'라고해서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허술하다거나 절대 가볍지만은 않다. 물론 위조지폐와 관련된 부분에서 여러가지 짜맞추기식의 부자연스런 면이 있기도 한것이 사실이지만 미스터리적 요소를 가벼운 유머로 커버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본격 미스터리의 견고함과 살아 숨쉬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쇼타로와 에리카의 좌충우돌 티격태격 로맨스, 그리고 유머와 적절히 버무려진 사건과 그 해결... 스무살 쇼타로의 여름방학은 그렇게 영글어간다.
이번엔 한번 이겨보겠다고, 더이상 뒤통수를 맞는일을 없을거라고, 절대 한눈 팔 수 없이 집중 집중을 외치며 미스터리의 세계에 열중하는 청춘들에게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그런 미스터리의 세계에 작은 쉼표,를 던져준다. 읽을 수록, 만날 수록 히가시가와 도쿠야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된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그 두번째 이야기도 조만간 만나봐야 할것 같다. 조금은 가볍게, 가끔은 즐거운 미소로 만나는 속도 빠른 미스터리, 지금이 바로 히가시가와 도쿠야식 유머 미스터리와 만날 시간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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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작가의 출세작에 비슷한 트릭이 사용된 예를 접한 터라 야쿠자 큰딸에 의해 유창하게 밝혀지는 전말은 다소 식상했다. 절묘하지만, 이미 과거에 접한 터라 뻔하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름 치밀하게 계산된 트릭을 선보여서 독자의 허를 찌르는 작가의 장점이 이 작품에서도 십분 발휘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독자의 뒷통수를 치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듯 하다. 정말 범인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는 설마설마 했다. 왜 애꿏은 사람을 떠보는 건가 어리둥절했고, chapter를 달리해서 다른 이야기를 펼쳐지는 순간 곰곰 생각하고, 추리하고 하면서 설마 작가가 이 사람을 범임으로 지정하진 않았겠지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아슬아슬하게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근데, 그 설마설마가 들어 맞아서 싫었다. 속상하고, 작가가 야속했다. 난 내심 러브라인을 기대하면서 훈훈한 결말을 기대했다. 위조지폐 발행조직과 얽힌 좀 더 거대한 집단과의 트러블을 예상했는데, 그부분은 초반에만 거창하게 묘사되고, 흐지부지. 결국 예상밖의 인물이 살인자로 급부상하고, 처참한 말로를 보이면서 아쉽게 결말........ 정말 정말 유감이다. 이사람만은 범인이 아니길 기도한 인물이 범인이라 속상하다. 할수만 있다면 작가가 다른 인물을 범인으로 해서 후반부를 다시 써주었으면 좋겠다. 핑크빛 기류를 뭉게뭉게 일게하고, 이렇게 파토를 내다니 정말 악취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