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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쓰여진, 우리나라 최초의 법의학자 문국진 교수가 한국 검시제도 및 법의학의 현재와 문제점을 낱낱이 짚어내는 책이다.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다가 검시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좀 더 알고싶어져서 찾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책이 나온 후로 6년이 지난 시점에 보는 것이라, 책에서 검시 제도의 문제점이나 부족하다고 설명된 부분이 지금은 어느정도 발전됐을지는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독한 후 최근의 검시제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안타깝게도 책 내용과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하다.(세세한 부분은 내가 못 찾았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검시제도에 있어서는 안타깝게도 후진국 수준이라고 한다. 저자는 검시제도가 제대로 발전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먼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설명한다. 의외의 사실인데, 조선시대에는 우수하고 민주적인 검시제도가 잘 갖춰져 있었다고 한다. 관리들이 현장에 나가 반드시 사인을 확인했다고 하며 사인을 무려 42가지나 나누고, 정확성을 위해 검시를 6번이나 실시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부검은 실시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일제강점기하 경성제국대학 의학부에 법의학 교실이 생겼지만 한국인은 수학을 하지 못했으며, 광복 후에는 미국의 의학교육이 들어오게 된다. 미국은 법의관 제도가 따로 있어서 의과대학에서 법의학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의사들은 법의학을 따로 공부하지 않게 되었고, 이들은 또 영미법이 아닌 대륙법을 따라 검시를 했기 때문에 법의학의 발전이 더뎌지고 말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개인이 어떻게 하기 힘든, 안타까운 시대의 흐름이 계속된 결과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 조선시대가 무사하지 못했고, 일제 강점기에서도 한국인은 교육에서 차별을 당했으며, 광복 이후에는 미국의 제도 일부만이 들어왔다. 이후 또 다른 대륙법계의 제도를 따르게 되면서 우리나라에 검시제도, 법의학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가 몹시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대륙법계의 행정검시(국민의 보건정책 및 의학교육, 민사적 책임 분배의 정확성을 기함)보다는 사법검시(사회질서 유지 및 사법작용의 정확성을 기함)제도를 택하고 있어 검시에 검사, 의사, 경찰관, 판사가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신속성, 전문성, 책임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날이 갈수록 강력범죄등이 만연하고 있고 그로 인한 피해자들이 늘어나며 법의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검시제도 역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과거 50년간 한국의 검시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왔지만, 이는 어떤 개인이나 학회 또는 대학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적인 해결밖에 없다는 것을 통감했다고 하며, 검시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데 앞장설 정치인(대통령 포함)의 출현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하니, 하루 빨리 이가 실현될 날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도 이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래야 죽은자의 권리를 바로 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권리 보호 역시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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