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의 사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공 사례다. 1956년 호세 마리아 신부가 그의 제자 5명과 함께 석유난로를 생산하는 울고(ULGOR)생산협동조합을 만든 이래, 몬드라곤은 현재 8만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협동조합 그룹으로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몬드라곤은 사업체, 대학교, 연구기관을 자신들의 협동조합 은행과 함께 하나의 유기적 운영체로 연결함으로써 신규 사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매우 효과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왔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에서 펴낸 <협동조합으로 지역개발하라>는 몬드라곤 모델에 대한 집약적인 보고서다. '협동조합 연대형 지역사회 공동체 경제 개발' 성공 사례로서 몬드라곤의 가치와 이념, 기술, 지속가능성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개별 협동조합을 꾸리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경제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협동조합 사업체 연대가 지역공동체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보여준다.
몬드라곤의 시작
몬드라곤이 5명의 모임에서 출발했듯이 항상 시작은 기본 가치와 더 나은 삶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몇몇 사람들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즉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다.
몬드라곤처럼 성공사례의 대부분은 하향식 전략보다 지역사회의 자체 구상에서 나오며, 비영리단체를 통해 개발된 것들이다.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적 요소다. 자신은 물론 자신의 지역사회 공동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 내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효율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사례들은 어려운 영역에서 성과를 내는데 필요한 사회적 비전, 조직 능력, 정치적 안목과 민첩성, 사업 경영 기술을 겸비한 '사회적 기업가', 대부분은 지역 지도자들에 의해 지도되었다.
초기 자본 없이 시작한 몬드라곤이 자본을 조성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었다. 자본을 조성하기 위해 그들은 지역사회 공동체에 의존했으며, 이제 세계적인 수준이 된 첨단 기술 협동조합 회사 법인을 보유하게 된 비범한 사례를 이룩했다. 이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도덕적 지원이 가진 힘을 보여준 국제적으로 기념비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몬드라곤의 강점
몬드라곤은 특히 기술을 강조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경쟁력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드라곤은 '기술이란 원칙과 가치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본다. 원칙과 가치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며 몬드라곤 250여개 사업체 전체를 전략적으로 통합하는 핵심 기술인 셈이다.
몬드라곤의 사명(Mission) 선언
몬드라곤 협동조합 회사법인(Mondragon Cooperative Corporation : MCC)은 사업 세계에서 사회 경제적 실험의 구현체이며, 그 사명은 재화를 생산, 판매, 서비스, 분배하는 것이다. 회사법인의 조직 구조가 토대로 삼게 되는 통제와 관리 기관을 선출학 위해서는 민주적 방법이 사용되며, 발생된 물질적이고 사회적인 자산들은 단결의 수단으로서 그 구성원과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분배된다.
운영방침
1. 고객 만족
2. 인격 중심
3. 재화와 서비스
4. 협동
5. 지속적 개선
6.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헌신
협동조합 회사법인은 자본주의형 기업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보유할 뿐만아니라, 협동조합 원칙이라는 도덕적인 힘까지 갖추고 있다. 몬드라곤은 토대를 이루는 사명과 가치가 시장에서도 탁월하게 실용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해왔다. 뿐만 아니라 수익의 일부를 내부 유보함으로써 협동조합 안에서 향유하게 되었을 때 발생할 소지가 있는 '이기주의'를 일찌감치 차단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헌신이라는 사명에 복무해왔다. 몬드라곤의 장기적인 방향 또한 이 철학을 조절함으로써 결정될 것이다. 몬드라곤의 비법은 '비전'에 있다.
몬드라곤 모형의 특징
몬드라곤의 조직구조는 복합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회사법인으로서 많은 상호의존적 부분과 부문들이 함께 기능하고 있는 형태다. 협동조합 관련한 여러 흥미로운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몬드라곤이 가지는 중요성은 신용조합, 생산자협동조합, 연구센터, 대학이 하나의 통합된 기능단위로 작동하도록 구성된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 있다. 각 부문은 자신의 정체성을 갖지만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여전히 더 커다란 전체의 부분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뿐이다.
사회 일반의 축소판으로서 기업체는 조합원에 대한 경의, 자기 계발, 교육 프로그램, 사회 보장, 분배 정의 등 전체 사회에서 요구되는 모든 덕목을 실행해야만 한다. 몬드라곤 복합체의 협동조합 회사법인 각각은 '연합체 계약'에 명시된 공동 철학을 공유한다. 연대의 원칙은 조합원들에게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모두 공유하도록 요구된다. 연대를 단순히 이론적으로서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기업체들은 공동의 근로 정책을 개발하고, 자본을 공유하며, 구매와 판매 기능을 공유하도록 요구 받는다.
기업관에 따라 몬드라곤은 사회에 제공된 효용에 대해 받은 대가를 이윤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고용을 사회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직업 창출을 기업 미션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는 '지역사회 발전'을 사업의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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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5인 이상의 조합원 자격을 가진 자가 발기인이 되어 정관을 작성하고 창립총회의 의결을 거친 후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12월 1일부터 5명 이상이 모이면 협동조합을 하나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주식회사들이 야기한 각종 경제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한 편으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존재하는 지금이지만, 법 시행 첫날 총 16개의 협동조합 신고가 이어지는 등 그 동안 법이 없어 조합 설립을 하지 못하고 있던 이들의 설립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에서 최초로 협동조합 설립 신고를 내는 영예(!)를 안았다는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이나 전남 다문화협동조합 등이 어떠한 활동을 통해 성장을 할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겠으나, ‘협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분명 의미가 있다. 우리에겐 이처럼 낯선 것이 협동조합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대안경제를 고민하면서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등과 함께 떠오른 것이 협동조합이다. 그러나 스페인 특히 몬드라곤 지방을 살펴보면 지역 경제의 다수를 협동조합이 장악하고 있을 정도다. 속된 말로 “협동조합을 배제하면 시체”라고 할 만하다. 책의 앞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데이비드 쉬바이카르트 교수의 몬드라곤 회사법인 협동조합(MCC)을 방문한 후 남긴 편지에 따르면 1994년에 MCC는 이미 3만명 이상의 인력과 80억 달라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다. 세탁기와 식기 세척기, 냉장고 등의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Caja노동금고와 Eskola공과대학 등 우리의 사고를 뛰어넘는 영역에 걸쳐 있었으며, 심지어 Ikerlan 의 경우 콜롬비아 우주선 프로젝트에까지 참여했다고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6개의 기업체로 구성된 금융업 그룹과 총 67개의 기업체가 모여 구성한 제조업 그룹, 8개의 기업체가 모여 형성한 유통업 그룹 그리고 지역사회 공동체 일반에게 봉사하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한 15개의 기업체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말이지 마을 전체를 아우르고도 남을 법한 규모로, 이 즈음되면 ‘협동조합’이라는 가운을 걸치기에는 너무 커버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이러한 협동조합 돈 호세 마리아의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프랑코 독재정권 하에서 바스크 지역의 파괴됨을 목격하며 살았던 그였기에 지역 내에서의 자급자족이라는 현실적인 필요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버림받고 사람이 파괴를 당하는 시대인 만큼 적어도 사람만은 지켜내야만 한다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든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가 한창 활성화되었던 시절에 비하면 협동조합도 고용인원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직장을 잃고 갈 곳이 없어 죽음으로 사회에 가장 큰 저항을 하는 것이 오늘날 노동자들의 삶이라면, 협동조합 체제하에서는 사람을 극단으로 몰고가는 형태의 해고는 존재치 않는다. 재교육을 통해 또 다른 협동조합에 재취업이 가능한 분위기가 보편적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귀하게 쓰임 받는 존재로 존중 받을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이 높은 생산성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굳게 믿어온 사람들이 오늘날 느끼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염증이다. 간과 쓸개까지 모조리 비틀어 짜내면서까지 회사를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감봉과 비정규직화, 해고 등 밖에 없다면 어느 누가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자본주의의 질서만 놓고 보았을 땐 낙후되었고, 게다가 다소 의아하다 싶은 형태였을 협동조합 체제를 택한 스페인에 대해 처음에는 모두가 무시하고 비웃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바스크 지역의 부흥을 뛰어넘어 이제는 스페인 내의 다른 지역은 물론 최근에는 공동체 문화가 일천한 미국 등지에서도 새로운 경제를 형성하는 데 활용 가능한 틀로 여겨지고 있다. 만일에 돈 호세 마리아가 이 시대에 살아 있다면 과연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평가할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우리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지 않은 부분 협동조합에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법 시행을 앞두고는 각 지자체가 앞다투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관련 강의를 개설해 운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 역시도 개인적인 관심을 충족시켜보고자 관련 강의를 하나 수강했는데, 이미 협동조합의 기틀을 어느 정도 마련해놓고는 법이 시행되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예상 외로 많아 놀랐었다. 자생력은 관이 일방적으로 심어준다고 하여 형성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제도가 없으면 그것 역시 문제긴 하겠으나 인간을 중시하는 사상을 구현하는 일을 오로지 제도에만 기대어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자신들의 지방경제(local economy)에 대한 통제권을 더 많이 확보하고 그 통제권을 근로 생활의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하기를 원해온 것은 관이나 지역사회 내 숱한 공동체나 마찬가지일 게다. 이제는 일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고, 그 결과 모두가 살기 좋아지는 지역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가야 할 때가 도래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다소 구시대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눔과 상호책임이라는 전통가치를 토대로’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것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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