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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말을 건네는 감독 8 폴 그린그래스 - 액션 영화에 생각을 입히다
"조용하게 말을 건네는 감독 8 폴 그린그래스 - 액션 영화에 생각을 입히다" 내용보기
한국드라마 <쓰리 데이즈>를 보면 이 영화가 떠오른다. 누구인가를 묻는 대신 왜 그래야 했는가를 찾아다닌다는 점을 제외하면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그들 속에 본이 연상된다.         어떤 영화를 보고 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찾아서 어느 하루에 그 감독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하는 힘. 영화학과 출신이 아니라서 그의 영화 속 숨은그림찾기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사실적 영
"조용하게 말을 건네는 감독 8 폴 그린그래스 - 액션 영화에 생각을 입히다" 내용보기

      한국드라마 <쓰리 데이즈>를 보면 이 영화가 떠오른다. 누구인가를 묻는 대신 왜 그래야 했는가를 찾아다닌다는 점을 제외하면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그들 속에 본이 연상된다.

 

      어떤 영화를 보고 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찾아서 어느 하루에 그 감독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하는 힘. 영화학과 출신이 아니라서 그의 영화 속 숨은그림찾기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사실적 영상미는 기본이고 수시로 대사나 상황을 통해 던지는 질문들 덕분에. 옥스퍼드에서 어떤 생각을 배우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을까? 영화학과 출신의 감독이 찍을 수 없는 영화 '이야기'가 그의 영화에는 있다. '영상'은 정직하고.


      액션 영화는 볼거리 위주라고 생각했다. 스피드와 활동폭이 전부였는데 폴 감독의 본 시리즈를 보고나서 처음으로 액션에 생각이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 영화라고 하는데 실제로 임무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본의 특성상 고요함과 정신적인 혼돈이 들어있고, 바로 그 순간에 배우의 생김새와 움직임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새롭다.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에서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를 물으면서 자신의 과거를 찾아다녔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의 액션을 보는 것은 이 영화의 큰 축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폴 감독이 작품속에서 말하고 싶은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 혹은 조직 전체의 이익과 그 속에 포함된 개인의 권리 혹은 생존의 무게추를 두는 방식이 전작보다 좀 더 세밀하다.


      정보력 하나는 뛰어난 버지니아의 CIA 본부의 움직임은 기민하고 폭넓다. 휴대폰 음성으로 들린 블랙브라이어, 단어 하나만으로도 전세계 범위에서 사람을 찾아내는 능력을 보는 순간 영화지만 미국이란 나라의 정보력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하다. 그런데 궁금함을 계속 유지할 틈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냉전시대의 산물인 비밀요원 양성소 트레드스톤이 국방부 산하 조직으로 재편되면서 블랙브라이어 역시 핵심 역할이 된다. 조직이 해체되면서 제1호 인간병기인 제이슨 본은 최우선으로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다. 본과 본을 제거해야 하는 CIA내부 세력과 정확한 정보를 지니지 못한 채 본을 찾는 CIA 요원들의 세 축이 긴밀하게 엮인다. 여기에 블랙브라이어의 실체를 제보한 내부고발자와 신문기자가 엮이면서 조금 더 이야기가 세밀해진다.


      본의 시각에서 나는 누구인가로 시작된 질문이 과거를 잊고 조각난 기억만 갖고 살아가는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만든 사람들을 찾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인데 마지막에 보는 사람의 마음이 흔들릴 정도로 본의 정체성에 대한 답은 충격이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였으므로. 훈련받은 기계같은 본이 동료를 이유없이 죽일 수 없다는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눈동자로 차 안의 요원을 바라보는 장면은 그 부분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보드를 타는 것처럼 중앙분리대를 미끄러지는 NYPD차량에서 순간적으로 안전벨트를 감아쥐는 본과 차량 운전석에서 피흘리는 암살요원과 본의 눈이 마주치는 그 장면까지가 이 영화의 압권이기도 하다.


      니키 파슨스(줄리아 스타일스)가 마드리드 은행에 나타났을 때 이미 그녀는 조직구성원이면서도 본을 돕는 선택을 한다. 파멜라 랜다(조앤 알렌)가 전화로 알려준 데이비드 웹이라는 본의 본명과 생일로 감춘 훈련장소 주소 역시 조직보다 본을 더 먼저 생각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들이 이렇게 선택한 까닭은? 전작과 이 영화를 통해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일을 했는데 정보접근권의 제한과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조직의 누군가를 완전하게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이 생긴다. 여기에 감독의 질문이 담겨있다.


      블랙브라이어 관계인인 알버트 허쉬 박사(앨버트 피니)와 노아 보슨(데이빗 스트라탄)은 같은 동료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과정을 보며 명령을 받고 죽이는 요원보다 훨씬 잔인하게 보인다. 자신들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일도 꺼리낌없이 하는 그들을 보며 CIA 직원들과 다른 요원들, 본의 연속적인 대면 끝에 만나는 마지막이 통쾌하다.


      런던의 워털루 공항, 마드리드의 경찰을 이용해 요원들을 따돌리는 장면, 모로코 탕헤르의 도시구조 속의 치밀하고 정직한 액션 장면, 뉴욕 시내의 자동차 추격전은 도시 전체의 구조와 본의 움직임, 만나는 사람들과 액션의 다른 집중도로 영화를 종합선물세트처럼 꾸렸다.


      진짜 나를 찾는 한 사람의 이야기, 그와 반대에 있거나 그를 돕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여러 측면의 질문을 던진다.



YES마니아 : 골드 n********y 2014.03.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