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테마는 어둠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 어둠은 종종 아주 중요한 장소이자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루키 소설 속의 어둠 속에는 시간도 형태도 존재도 불확신한 상태이다. 그 상태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일시적인 존재인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소설적 메타포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하루키가 대단한 것은 그의 소설 안에서의 상징이나 메타포를 쉽게 현실에 반영하여 유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바람처럼 옷깃을 스쳐지나갈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