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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적은 분량의 책이지만, 상당한 고뇌의 산물이다. 지식인 깊은 통찰 속에서 탄생한 책. <명이대방록> 여러 번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대 이후의 군주들은 천하의 이해 관계에 얽힌 모든 권한이 모두 다 자기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천하의 이익은 모두 자신에게로 돌리고 천하의 손해는 모두 다른 사람에게 돌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사적인 소유를 함부로 허락하지 않았고 제멋대로 자기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게 막았다. 또한 자신의 사적인 이익만을 크게 넓히는 것을 천하의 가장 큰 공(公)으로 여겼다.(군주란 어떤 인물이어야 하나. 56쪽) … 학교란 과거 시험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 그리고 부귀영화의 꿈을 불태우는 곳이 되었고 마침내 조정 내에서 일어나는 세력과의 이해 관계에 따라 그 본령이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선비들 가운데 재주와 덕 있는 학자들은 더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덕을 닦고 학교와는 처음부터 간여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학교는 그나마 인재를 길러내는 마지막 남겨진 기능마저 상실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학교의 설립 취지는 서원 형태로 변하였다. 그러므로 자연히 조정의 생각과 노선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만약 서원에서 그르다고 말하면 조정에서는 반대로 반드시 그것을 옳다고 주장하고, 서원에서 옳다고 말하면 조정에서는 반대로 반드시 그것을 그르다고 비난하였다. 서원에서 주장하는 일이라면 그 진실이야 어찌 되었든 무조건 거짓된 학문이이라 하여 배우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리거나 서원을 철폐하거나 탄압하였고, 어떻게 해서라도 조정의 권력을 동원해서 이기려고 들었다. 그래서 벼슬하지 않는 자에게는 형벌을 가하면서, “이 자는 천하의 사대부들을 선동하여 조정을 배반하는 자이다”라고 하였다. 당초에 학교는 조정과 각별한 관계는 없었으나, 후대로 갈수록 조정과 학교는 대립하면서 마침내 인재를 길러내는 일조차 체대로 할 수 없었을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인재들을 해치며 탄압하기까지 하였다.(학교, 86-8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