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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생산주체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
"이제는 생산주체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 내용보기
문화수도라는 지방대도시, 그러나 책 읽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도심 번화가의 오래된 대형서점은 최근에 문을 닫았고, 대신 지하에 문구점을 겸한 학습관련 서적 위주의 동네 서점으로 전락해버렸다. 수도권만이 아니라 지방대도시들도 구도심을 신도시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구도심은 이른 밤에도 옛날의 화려한 조명은 불 수 없으며 인적마더 드물러 쓸쓸하
"이제는 생산주체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 내용보기

문화수도라는 지방대도시, 그러나 책 읽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도심 번화가의 오래된 대형서점은 최근에 문을 닫았고, 대신 지하에 문구점을 겸한 학습관련 서적 위주의 동네 서점으로 전락해버렸다. 수도권만이 아니라 지방대도시들도 구도심을 신도시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구도심은 이른 밤에도 옛날의 화려한 조명은 불 수 없으며 인적마더 드물러 쓸쓸하기 그지없다. 이와 달리 신도시는 화려한 불빛 으로 빛나는데 자세히 살피면 유흥업소들로, 오일장 만물장사의 좌판에 깔린 물건들처럼 널브러져 있다. 그러한 풍경에서 만난 서점 하나, 규모는 상당한데 예의 학생들의 교재 중심으로 인문학 서적은 물론이고 분야별로 찾는 책은 없는 것 더 많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은 예술공연 분야의 책들이 알차게 꼽혀 있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이는 연예인을 비롯해서 예술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꿈나무 학생들의 장래설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는데, 규모가 큼에도 종수가 부족한 지방도시의 한 서점에서 뮤지컬 관련 책들을 만났고, 그 가운데 하나가 <공연예술의 꽃, 뮤지컬  A to Z>이다.

 

대중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뮤지컬, 그러나 우리나라 뮤지컬 공연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저자 한소영도 말하듯이 '빨리빨리'에 익숙한 그럼에도 그 속도에도 적절한 콘텐츠를 채워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력이, 뮤지컬 소비와 생산에도 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들과 경쟁해서 자생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국내영화 못지 않게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놀라게도 활성화시켰다.  이런 흐름의 반영이라고 할까, 뮤지컬 관련 서적들이 상당히 많이 출판되었는데, 이 책을 펴낸 숲 출판사에서도 이번 책에 앞서 뮤지컬 관련 서적이 몇 권 나온 상태이다. 아마도 그런 인연으로 한소영의 책도 출간하게 되었으리라. 최근에 또 한 권의 뮤지컬 관련 책이 이 출판사에 출간되었는데, 뮤지컬 중독이라는 박돈규 조선일보 기자의 책으로, 내가 사랑한 뮤지컬 20이라는 부제의 <뮤지컬 블라블라블라>다. 그런데 한소영과 박돈규가 펴낸 책들은 뮤지컬 생산주체와 그 뮤지컬의 소비주체가 뮤지컬을 각각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은 러브스토리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한소영의 책을 읽으면서 떠올린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필자]뮤지컬 제작 분야에서 잔뼈가 굳은 국내의 몇 안 되는 전문가이다. 작업과정에서의 노하우를 담은 자료를 제공하는 점만도 감사한 일인데, 뮤지컬은 쇼비지니스로 흥행해야 하는 예술, 투자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듯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는 글들이 돋보인다. 뮤지컬이 뭔가요, 라는 질문에 답하는 3면 남짓한 글에서부터 현장실무다운 심플한 정의를 만날 수 있다(출판사리뷰 참고, 음악극과 달리 자체가 스토리인 뮤지컬의 음악들)

 

[구성]뮤지컬, 만나기(1장), 뮤지컬 만들기1,2,3(2장 프리 프로덕션-3장 프로덕션-4장-포스트 프로덕션),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5장 인터뷰 5장), 성공 원칙(작품사례, 6장)로 짜임새가 있다. 특히 5장 뮤지컬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 이가운데 배우는 없다. 배우 중심의 홍보마케팅(보도)으로 중첩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뮤지컬 생산주체가 되려는 이들에게는 무대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더 목마르기 마련이다. 뮤지컬 생산자로 참여하려는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한 단락이다.

 

[활용Tip]모든 공연은 규모가 크건작건 제작비가 많고적고를 떠나 작품을 올리고 공연을 마감하고 결산하기까지 프로세스는 큰 차이가 없다. 분담한 이들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하모니를 이뤄내느냐, 곧 협동의 꽃을 피워냈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제작시트, 집행 비용 등 곳곳에 공개한 자료들이 유용할 것이이다. 이것들은 크고작은 뮤지컬을 직접 제작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팁이다. 학교에서 학예회 정도의 자리에 뮤지컬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과정을 제대로 밟는 것이 중요하다.

 

[편집]책에서 정보와 감동을 찾는 건 독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색을 지정한다거나 활자체를 강조한다거나 정보서적들이 범하는 오류가 있다. 편집자들이 너무 친절해서 생기는 문제이다. 검은 건 글씨 흰 건 종이이면 충분하고 그러한 심플한 조건에서 독자들은 정보와 아이디어라는 곡식을 수확해야 한다. 여느 정보서적과 달리 심플하게 모든 텍스트를 동등하게 제시하고 있는, 가공할 수 있음에도 가공하지 않은 자제력이 돋보인다. 프리젠테이션 장면들을 옮겨놓았나 싶은 정보서적류들이 너무 많기에 하는, 역설적인 칭찬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한다. 공연할 때마나 다른 관객과 함게 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뮤지컬 공연이야말로 생명을 창조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작업이며, 그 소멸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참여주체들이 가진 저마다의 재능을 잘 조직하여, 더할 덧도 뺄 것도 없이 그 재능들이 몸안의 피처럼 순환하게 만들 때라야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낸다. <42번가>처럼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것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곧 자본의 시장에서 예술을 꽃을 피워내기가 쉽지 않아, 한 편의 뮤지컬을 만드는 일 자체가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리라.

세계지도와 천체망원경(한 어린이잡지에서 받은), 그리고 '주말의 명화' '삼중당문고' 초중등 시절 세상과 만나는 몇 안 되는 문(門)이었다. 이상은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의 이야기. 그리고 "어린 시절 KBS의 명화극장과 MBC 주말의 명화는 나에게 그야말로 꿈의 공장이었다."고 저자 한소영은 자신의 뮤지컬 첫사랑을 얘기를 시작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서 국내의 <명성황후> 등 요즘 학생들은(대부분의 지방도시들은 좀 어려움이 있지만) 주요 뮤지컬을 직접 접할 수 있기 문이 활짝 열려있다. 소비에서 생산으로 뮤지컬과 관련된 일을 하고자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단비와도 같으리라.

f******p 2012.12.2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