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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soccer)도 그렇지만 미식축구 역시 개인의 기량도 뛰어나야 하나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고 팀 동료와 정확한 호흡을 맞출 줄 아는 능력이 몹시 중요한데, 이 둘이 어찌 보면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 같아도 그렇지가 않다. 즉, 개인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은 대개 분위기 파악도 서툴러서, 성과를 내어야 할 팀웍 발휘에조차 서투르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결국 '남한테 베풀 만한 위치라야(꼭 베푼다는 소리는 아님, 그럴 수 있는 능력이나 가능성)' 전체 판국을 읽을 능력도 함께 생긴다는 뜻이다. 자기 형편이나 기량이 옹색하면 모든 걸 거기에 맞춰 해석, 결국은 왜곡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과는 업무 능력뿐 아니라 모든 게 맞지 않아 다른 팀원들이 그를 경원하게 된다는 뜻도 된다. 나는 한국에서 이런 룰이 대개 더 잘 들어맞는다고 보는 편이다. 실제로 회사에서 정치력 하나만으로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없고, 대개 일도 잘하는 사람이 (에고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비슷비슷하게 유능한 주변에 잘 융화하면서) 높은 직급까지 따 내는 결과를 더 많이 본다.
드웨인 존슨은 실제로 천부적 조건을 모두 갖춘 듯 보이는 체격이지만, NFL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했는데(캐나다 리그에서 고작 두 달만 뜀), 이걸 보면 직업 운동 선수의 기량이나 경쟁이 얼마나 살인적인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이 사람은 여튼 선수로 뛴 경력이 있어서 아메리칸 풋볼을 주제로 다룬 영화에 몇 번 출연했는데, 그 중 하나는 교정담당 공무원으로서 소년원의 가망 없는 흑인 죄수들에게 풋볼을 가르쳐 성취감, 소속감을 느끼게 돕는다는 내용의 <그리다이언 갱>이 있다.
무책임한 가장, 팀웍에 눈을 감은 풋볼 플레이어로 코믹한 모습을 보이는 드웨인 존슨인데, 사실 코믹 포인트는 이런 것 말고도 초반부에 마구 드러나는 그의 '무지함'에 있다. 조금 조심스럽기도 한데, 드웨인 존슨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많은 캐릭터들이 돈만 어디서 급히 벌어 흥청망청 써 대어도 기초적인 소양이 전혀 없는 무지함을 입만 벌렸다 하면 폭로하는 모습이기 때문에(예: 샤넬을 채널이라고 읽는다든가. 그래도 드웨인 존슨은 그 정도까지 가망 없는 건 아니라서 이걸 고쳐 주긴 함), 이런 쪽 영역에 종사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비었다는 선입견을 퍼뜨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은 개인을 비난할 때보다 자신이 속한 영역 전체의 긍지를 훼손하는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예를 들면 지난 금요일에 내가 리뷰한 <록키 발보아>에서도 안토니오 타버가 어느 기자(극중 설정으로)의 '당신네 둘은 말할 것도 없고 복싱 자체가 한물간 종목인데 무슨..' 같은 질문에 발끈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가 연기를 겸업하는 유명인이긴 하나 표정에서 저게 과연 연기이기만 할까 싶은 진지함과 실감이 드러나기도 했다.
드웨인 존슨(물론 배우 실물이 아니라 배역 조 킹맨)의 천박한 교양 수준을 드러내는 장면으로는 자기 딸(전혀 그런 애가 있었던 줄 몰랐던 혼외자)이 바흐 등의 음악을 듣고 아침을 시작한다고 하자 막 비웃는 모습('그런 걸 음악이라고') 같은 게 있고, 그 에이전트인 스텔라(여자임)의 한심한 수준은 다음과 같은 대화 장면에서 보여진다.
이름이 페이튼이라고? 페이튼 매닝에서 따온 거니?
아니지. 월터 페이튼이겠지. (둘 다 NFL 레전드)
꼬마: 아뇨. 페이튼 라우스(노벨의학상 받은 의사)에요.
여자애 이름이 '페이튼'인 건 물론 이상하긴 하다. 페이튼 라우스는 전공인 바이러스학에 남긴 업적으로 로리트가 되었지 평화상을 받은 게 아니지만, 꼬마애의 엄마(즉 드웨인 존슨의 극중 전 부인)는 아프리카의 불우한 민중에 대한 봉사 차 해외로 출국한 후 애를 아빠(존재도 몰랐던)한테 무작정 한 달을 떠맡긴 상황이다. 이제 극의 진행은, 재수없이 유능하긴 하나 자기밖에 몰랐던 이 킹맨 캐릭터가 '철든 가장으로, 책임감 있는 팀원으로 거듭나는' 감동적인(...) 과정을 다룰 게 뻔해짐을 관객 누구나 알 수 있다. '게임 플랜'은 물론 풋볼에서 전략을 뜻하지만 당연히 중의적으로 주제(가족애)를 부각하며, 모든 걸 풋볼의 세계로 치환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되는 킹맨이 손에 들고 설치는 건 이른바 '플레이북'인데, 이건 내가 지난달 초에 리뷰한 리언 레더먼의 고전 <신의 입자>에도,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한 예로 (도판과 함께!) 등장한 적 있다(풋볼 관심 없는 사람이 보면 대체 뭐하는 기호 뭉치인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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