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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내용보기
시인들이 바라보는 시는 어떤 것일까? 나 같은 사람에게 시는 어렵긴 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기도 하고, 내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하기에 가을이 되면 시를 찾게 된다. 찬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시들의 어깨 춤. 그 안에 낙엽을 끼워 놓기도 하면서 나의 가을을 그렇게 맞이하게 된다. 나는 그렇다 치고. 그럼 시인들은 다른 시인의 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다른 시인의 천재성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내용보기

시인들이 바라보는 시는 어떤 것일까? 나 같은 사람에게 시는 어렵긴 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기도 하고, 내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하기에 가을이 되면 시를 찾게 된다. 찬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시들의 어깨 춤. 그 안에 낙엽을 끼워 놓기도 하면서 나의 가을을 그렇게 맞이하게 된다. 나는 그렇다 치고. 그럼 시인들은 다른 시인의 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다른 시인의 천재성에 질투를 느낄까 아님 시 그 자체를 느끼고 사랑하게 될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예술 하면 나는 광기가 생각난다. 남들과 다른 생각이나 행동으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그들을 보면 예전엔 냉소적으로 바라봤는데 요즈음엔 그런 생각이 든다. 자신의 천재성,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는 생각들 때문에 행동이 기이하게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세 명의 시인과 한 명의 평론가가 시와 사랑에 빠졌다. 자신이 시를 쓰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인이 바라보는 또 다른 시인의 시들. 혼란스럽고 방황하고, 아픔이 있던 시절을 함께 했던 시인이 있는가 하면, 너무 일찍 죽어 버린 시인도 있다. 그런 천재적인 시인을 바라보는 동료 시인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 시인의 능력을 질투할 시간조차 없이 한 줌 흙으로 사라져버린 동료 시인이 더 생각나 눈물 나지 않을까? 단어 하나, 문장 하나, 표현 방법 하나하나를 꼭꼭 씹어 먹을 수밖에 없는 예쁜 시들, 읽는 것만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슬픈 시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끄집어 올리는 추억 시들, 어둡고 암울한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아픈 시들 까지.. 나열할 수 없지만 시는 소설만큼이나 이 사회를 반영하는 건 아닐까 

 

누구보다 예쁜 우리말을 많이 알 것 같은 시인들도 곁에 국어사전과 식물도감을 옆에 끼고 있다는 글에 인간미를 느꼈고, 시를 쓰면서 미치는 생각에 대한 의견들은 마음에 와 닿았다.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사실 하나도 이 시에서와 같이 함부로 슬픔 같은 것을 가르치지 말 일이라는 사실. 그러나 그 사실 자체가 이미 너무나 큰 슬픔 같은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 좋은 시란 군말이 불필요한 법이다. 가까이 두고 가만가만 되뇌어 읽어볼 일이다.’ (179) 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턱 막혔다. 나는, 우리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아무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슬픔을 가르치지 않았을까? 슬픔은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지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슬픔의 순간을 만들고 슬픔의 기억을 남기는 것. 그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슬픔을 배우게 되는 것이겠지 

 

시인들의 생각은 남다르다. 시인들의 언어 습관은 나와 다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도 하지만 아주 색다른 방식으로 보는 사람들이 바로 시인 같다. 어느 계절보다 시집이 잘 어울리는 가을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이 시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어떨까?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시인은 청춘에 만들어진다는 것을. 당신의 청춘에도 시가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이미 시인이라는 것을. 꼭 시와 사랑에 빠지지 않더라도 오늘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리며, 미치도록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글을 써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시인의 마음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현재... 우리는 이미 시인의 모습으로 시집을 읽고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언급한 시들을 읽어야겠다. 시와 사랑에 빠지지는 못하더라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테니까.


YES마니아 : 로얄 k*****3 2014.10.30. 신고 공감 7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나도 시를 사랑하고 있었다.
"나도 시를 사랑하고 있었다." 내용보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세명의 시인- 안도현, 정호승, 장석남과 평론가 하응백이 사랑하는 시에 대한 이야기 이다. 앞의 세명의 시인들은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세분의 시는 친숙할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이세분이 주축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왜? 어떻게 , 시를 쓰게 되었고 어떤 시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서나 안내서는 아니다. 맨처음 읽다 보면 "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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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세명의 시인- 안도현, 정호승, 장석남과 평론가 하응백이 사랑하는 시에 대한 이야기 이다. 앞의 세명의 시인들은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세분의 시는 친숙할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이세분이 주축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왜? 어떻게 , 시를 쓰게 되었고 어떤 시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서나 안내서는 아니다.

맨처음 읽다 보면 " 잉 시에 관한 이야기야? , 인생에 관한 이야기야? 하면서 어리둥절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찬찬히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될것이다.

 

어릴적 교과서로 배웠던 시들은 너무나 어려웠다. 은유법, 비유법, 함축적의미를 찾아야 했다.

시험에 나오는 시만 알고 지냈던 나에게 시를 사서 본다는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친구랑 같이 살게 되면서 그친구가 어느날 기형도 시인의 책을 들고 왔고 시라는 것을 만나게 되었다.

시란 나에게 어느날 불현듯 찾아온 사랑과 같은 존재였다.

대비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느끼지 않을때 조심스럽게 살며시 내가슴을 두드렸다.

사랑과 시는 그렇게 나에게 왔다.

그래서 이책의 제목도 "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때 " 일지도 모른다.

 

" 좋은 시는 사람을 변화하게도 하고, 추억의 등불에 사로잡히게도 하고 , 울분의 눈물을 반짝이게도 하고, 때로는 마음의 날카로운 칼이 되기도 한다."  책중에서

 

세분의 시인들의 시의 색깔을 말할정도로 그분을 알지 못하기에 읽으면서 배우고 읽으면서 느낄수 있었다. 짧게 알던 이세분의 시인들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이야기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시를 바라보고 있다.

 

정호승은 시는 기다림으로 시작해서 어머니로 귀결되는 이야기이다. 어머니를 통해 시를 알게 되었고 그의 어머니의 시를 통해서 세상에 살아남는 법은 시가 있어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안도현 시인의 무제에 관한 무제 , 제목을 무제라고 붙인 작품치고 제대로 된 작품이 없다고 여겼던 그

예술가의 허위의식으로 인해서 ,작품의 미숙함, 상상력부족을 가리려할때 붙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의 생각을 바꾼 시 박제삼의 (무제)라고 한다.

 

대구 근교 과수원

가늘고 아득한 가지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아침을 흔들고

 

기차는 몸살인듯

시방 한창 열을 올린다

 

애인이여

멀리 있는 애인이여

 

이럴 때는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

 

박제삼(1933~1997)

 

안도현시인은 습작시설을 대구에서 보냈다 그래서 더욱더 이시인의 시가 맘에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안도현에게 시의 처음은 기차소리로 부터다 . 고향에 가고싶고, 외로움을 알리는 기차소리때문에 그는 시를 끄적거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듯 세명의 시인과 한명의 평론가가 사랑하는 시들에는 그들이 사랑한 인생들이 있다.

무엇을 사랑하든, 누군가를 사랑하던지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순간 시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시는 먼이야기가 아닌 우리 가슴속깊이 숨겨둔 비밀이야기같은 것이다.

숨바꼭질하듯이 사랑하는 인생, 사람,사물에게 우리자신이 시인이 되어 시어를 붙이자.

그시어속에서 우리는 또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용기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를 사랑해야한다.

 숨바꼭질에서 계속 술래가 되기 싫다면 ...

 

 

 



m******6 2012.10.31. 신고 공감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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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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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나는 골목 어귀의 작은 문방구에서 100원에 몇 장쯤 주던 정갈한 편지지와 편지 봉투를 사겠습니다.  그 편지지의 긴 여백에 그리운 마음을 이만큼 풀어내면 가을 하늘이 한뼘쯤 높아질 듯합니다.  '툭'하고 떨어지는 알밤 소리에도 온 세상이 흔들리는 그런 고요 속에서 속절없이 까르르 웃던 유년 시절의 한바탕 웃음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낙엽 타는 내음이 온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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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나는 골목 어귀의 작은 문방구에서 100원에 몇 장쯤 주던 정갈한 편지지와 편지 봉투를 사겠습니다.  그 편지지의 긴 여백에 그리운 마음을 이만큼 풀어내면 가을 하늘이 한뼘쯤 높아질 듯합니다.  '툭'하고 떨어지는 알밤 소리에도 온 세상이 흔들리는 그런 고요 속에서 속절없이 까르르 웃던 유년 시절의 한바탕 웃음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낙엽 타는 내음이 온 몸 구석구석 배일 듯합니다.  서늘한 밤이 오면 싱거운 사랑 얘기에도 찝찌름한 눈물을 한 종지쯤 흘릴 듯하고, 연애편지 한켠에 즐겨 쓰던 사랑시 한 소절을 나즉나즉 읊어봅니다.

 

매년 가을이면 꼭 그래야 할 것만 같은 그런 예감이 들곤 한다.  그리운 사람에게 꼭꼭 눌러 쓴 손편지를 서너 통쯤 부쳐야 할 것같고, 갈대밭에 누워 살가운 바람결을 한나절쯤 느껴야 할 것같고, 재래식 화장실의 칸막이벽에 누구와 누가 사귄다더라 하는 유치한 낙서를 한 줄쯤 남겨야 할 것 같고, 계집애들 떼를 지어 다니는 어느 길목의 벤치에 앉아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시집을 펼쳐 읽어야 할 것같고...

그런 날이면 하늘은 유난히 높고 푸르렀다.

 

이제 세월의 무게를 어깨에서 반쯤 덜어낸 나는 여전히 어린애같은 감상과 아날로그식 DNA를 품고 산다.  철부지 어린애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랴.  천성이 그런 걸.  언제였는지 기억도 없지만 아마 신혼초였지 싶다.  한번은 아내가 창고에 꽁꽁 숨겨두었던 내 노트 상자를 들고 나타나서는 이게 뭐냐고 물었다.  필요없는 거라면 버리자는 제안에 나는 펄쩍 뛰었다.  쓸모를 따져 가치를 매기는 요즘에 곰팡내 풀풀 나는 그 상자는 아내의 눈에 쓰레기도 그런 쓰레기가 아닐 수 없었으리라.  그러나 내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의 상자였으니 그걸 버리라며 선뜻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시를 좋아한다.  그런 까닭에 누렇게 바랜 시집들도 버려지지 아니한 채 책꽂이 한 칸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시를 읽고 있으면 여백을 스쳐가는 아스라한 세월이 있고, 수런거리는 목소리가 있다.  요즘 시인들은 더이상 시집을 내지 않는다.  써도 읽히지 않기 때문이리라.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는 시는 그대로 박제된 채 세월만 지키게 된다.  그런 모습이 가끔은 서럽다.

 

정호승, 안도현, 장석남, 하응백 시인의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는 시집은 아니다.  젊은 시절 시를 사랑하여 결국 시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추억과 그들 자신이 좋아하고 흠모했던 시인과 아끼는 시에 얽힌 이야기들을 실타래처럼 풀어가고 있다.  시인의 마음에 별처럼 박혔던 시의 제목을 좇아 그 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떨 때는 이 책보다 그들이 인용한 시에 더 마음을 뺏기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나의 낙서는 요즘 노트에서 블로그로 그 장소를 옮겼다.  나의 낙서본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언젠가 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옮긴다.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는 그런 책이다.  지난 흔적을 되새기게 하는.  이 가을에.

 

 

블 로 그

 

나는 너를 모른다

너도 나를 모른다

모르는 나와

모르는 너는

백지처럼 하얀 인연에

그렇게 편지를 쓴다.

 

네가 있는 자리에

또는 내가 있는 자리에

낯선 언어가 배달되던 날

평면의 일상에

숨죽인 메아리로 살아있느냐

 

오늘이 그리운 이에게

어제의 흔적은

습관처럼 메마른 자판을 스치운다.

 

모르던 사람들은

모르는 우리들로 남아있다.

   

s*****l 2012.10.12. 신고 공감 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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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랑했던 시에 얽힌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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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애송하는 시 몇 편이 없었던 사람들이 있을까? 마음속에 자리잡는 시는 그 시를 읽는 순간 그냥 좋아서 가슴 속에 담겨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시를 배우는 시간을 더 좋아했다. 시 속에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좋았고,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내둘러서 마음을 표현하는 은유의 표현이 더 좋았다. 이 책 속의 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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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애송하는 시 몇 편이 없었던 사람들이 있을까?

마음속에 자리잡는 시는 그 시를 읽는 순간 그냥 좋아서 가슴 속에 담겨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시를 배우는 시간을 더 좋아했다.

시 속에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좋았고,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내둘러서 마음을 표현하는 은유의 표현이 더 좋았다.

이 책 속의 저자들은 난해한 시는 전문가용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연구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학창시절에 배우던 난해한 시도 시라는 것만으로도 좋았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린 손편지를 쓸 때에는 꼭 사연과 함께 한 페이지 정도는 내가 좋아하는 시를 담아 보내곤 했다.

그런 편지를 받았던 제자들 중에는 내가 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아끼고 아낀 용돈으로 시집을 사서 선물로 건네 주던 학생들도 있었다.

그 시집 중의 3권은 아직도 책장 속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쓰고 퇴색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책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버릴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다. 쓰레기통까지 갔다가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다시 가지고 왔지만....

그 시집 속에는 지금은 연락은 안되지만, 그래도 그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고,  그 시집을 나에게 주던 그 수줍은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되기에 차마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푸근해지는 시인, 안도현, 정호승, 장석남 그리고 평론가 하응백이 그들이 시와 사랑에 빠졌던 날들의 기억을 더듬어 가는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시를 사랑하고 시에 빠지게 되면 시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아마도 나는 시를 사랑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는가 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도 자신의 학생들을 모두 시인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물론, 등단한 시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시를 지을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 어린이들로 자랄 수 있게 하지 않았던가.

" 시를 사랑하게 되는 계기는 다양하다. 시를 완전히 이해해야 시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우연한 계기로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불꽃처럼 사랑하듯이 시도 우연히 다가올 때가 있다. 굉음을 내며 몰려 올 때도 있고, 고양이처럼 소리 없이 다가올 때도 있다. 둔중한 아픔으로 올 때도 있고, 스치는 바람처럼 가볍게 올  때도 있다. " (p. 6)

이 책의 저자 중에 정호승의 작품으로는 동화 <연인>, < 항아리>를,

안도현의 작품으로는 <연어>를 읽었다.

그들의 동화가 순수하고 아름답기에 그들이 시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그것이 시인의 눈과 일치하는 것이 아닐까.

정호승, 안도현, 장석남, 하응백은 각자 오랫동안 그들이 사랑했던 시에 대한 사랑고백을 이 책 속에 담아 낸다. 그리고 그 시들에 얽힌 사연들을 소개한다.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 암울했던 시절의 이야기, 학창시절의 이야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물론, 시와 함께~~

시인 정호승 고향은 하동이다. 그래서 섬진강에 대한 기억이 있다.

 

어느날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이란 시를 읽으며 마치 자신이 쓴 듯한 착각을 일을킬 정도로 공감을 했다고 하니...

기차역은 그리움의 장소, 눈물이 많은 곳, 그래서 우리 인생을 기차에 비유하곤한다. 인생이란 기차를 타고 거쳐 가야하는 역.

" 기차역은 늘 그리움의 장소다. 삶의 웃음보다 눈물이 더 많은 곳이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기차를 타고 각자 거쳐가야 할 역을 거쳐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p. 29)

그리고 김지하 시인을 생각한다. 그가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이던가?

시인 안도현 문학청년 시절 그에게 " 문학은 끊을 수 없는 마약. 구원의 종교, 삶의 모든 것"이었다고 술회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시에 자주 쓰이는 나무와 꽃이름에 대한 이야기이다.

'박용래'의 <구절초>를 읽으면서 그 꽃을 알지 못했단다. 어느 초가을날 산비탈에 무리지어 핀 구절초.

그동안 안도현은 그의 시에 알지도 못하는  꽃이름을 집어 넣었기도 했는데, 그때부터 그는 꽃이나 나무 이름은 식물도감을 찾아 보고 시 속에 담아 놓는다고 한다.

그래서 쓴  참회의 시가 <무식한 놈>이라고 한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안도현의 사 <무식한 놈 > p.82 )

 (사진검색: 네이버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 죄송합니다)

 

시인 장석남이야기 속에 나오는 시인의 장례식이야기.

대학교 1학년때인가 어느 겨울날 우연히 신문에서 김종삼 시인의 죽음을 읽게 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시인이었건만, 그는 그날의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에 비쩍 마른 몸에 헌혈을 하고, 책방에 들러 <북치는 소년>이란 책을 구입한다. 그리고 훗날 황동규의 <점박이 눈>이란 시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시는 김종삼의 장례식에 관한 시였다고 한다.

시인의 기억에도 그날은 눈이 내렸는데, 황동규 시인은 그 눈마저 까만 눈으로 표현을 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시인이란 원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시와 사랑에 빠졌을 때에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시인이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은 문인 중에서도 돈벌이 안되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지만, 그래도 시인들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고, 시인이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그들이 시에 심취하게 된 동기나 시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들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시인의 시 사랑의 마음을 엿 볼 수 있었다.

" 시인은 '낙엽이 지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마저 먼 일처럼 생각된다. 낙엽이 진다는 것은 세월이 흐르는 것,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이란 인간에게는 절대적인 것. 세월과 죽음보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더 있단 말인가. (...)  " (p. 189)

한때는 그리도 좋아했던 시.

그러나 언제부턴가 차츰 삶 속에서 잊혀져 가는 시.

이 책을 읽으면서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시들이 있었고, 그 시들에는 내 젊은 날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n******5 2012.10.12. 신고 공감 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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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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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를 읽다 보면, 시적인 산문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시적인 산문? 산문 느낌의 시라면 몰라도, 시적인 산문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시적인 감성, 시적인 느낌이 문장 하나, 글자 하나마다 담뿍 묻어나온다. 그러면서도 산문이라는 형식이 시에서 비어 있을 수밖에 없는 공백을 보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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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를 읽다 보면, 시적인 산문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시적인 산문? 산문 느낌의 시라면 몰라도, 시적인 산문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시적인 감성, 시적인 느낌이 문장 하나, 글자 하나마다 담뿍 묻어나온다. 그러면서도 산문이라는 형식이 시에서 비어 있을 수밖에 없는 공백을 보완하는 역할까지 해 주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를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남은 것은, 시가 무슨 엄청나게 어마어마하고 거창한 존재가 아니라, 일상에서 항상 보는 것을 평범해 보이는 단어로 읊은 것도 얼마든지 아련한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항상 보는 것을 일상적인 단어로 묘사하는 데에서도, 그것도 산문으로 풀어내는데도 시적인 정취가 담뿍 묻어나오는 광경을 보면,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고는 한다.

 

제목만 보고 좋은 시에 대한 영감을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읽게 된 책인데, 그런 쪽의 구체적인 경험담은 별로 없지만, 대신 진정 좋은 시상이란 어떤 것이고 어떤 마음가짐에서 떠오르는지에 대해서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어떻게든 무얼 해야 한다고 초조해하며 안달복달해서는 시란 쓸 수 없다는 요지의 이야기였다. 초조함과 긴장이 도움이 되는 일이 있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일이 있다면, 시는 전적으로 후자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작은 것에 상처받으면 좋은 시를 쓴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진정한 시란 작은 것에 상처받아서가 아니라, 작은 것에 받는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고 바라볼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자신의 경험 등을 에세이처럼 엮어낸 글이 많은데, 그런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다루면서도 시적인 느낌이 진하게 묻어나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개인의 경험에 구구절절 해설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 심정에 독자가 읽다 보면 저절로 공감이 가게 하는 필치도 인상적이었다. 시를 쓰는 사람은 평소에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구나, 이런 느낌을 여러 번 받은 것이 이채로웠다.

 

'시인은 청춘에 만들어진다'라는 부제가 책을 보기 전에는 좀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부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청춘에 만들어진다는 말뜻을 그냥 젊게 살라는 의미 쯤으로 넘겨짚었는데, 실제로는 청춘 시절의 감성을 간직하면 비로소 시를 쓸 수 있게 된다는 뜻에 훨씬 더 가까운 것이었다. 세상은 밝지만은 않지만, 희망은 있다고. 사람이 희망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더 좋아질 희망은 있는 것이라고. 시인은 바로 그것을 포착해, 시 형식으로 다듬어내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p*******1 2014.10.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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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러 시인들이 들려 주는 '그것'의 참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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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한 건 사랑이다.아마 도킨스 같은 이에게 물어 본다면, 정체 모를 그 불 같은 느낌으로 他에 대한 맹렬한 집착에 빠지는 걸 두고 '사랑'이든, 혹은 그 무엇을 입으로 소리내는 명사로 칭하는 무익한 작업에 대해 동의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유전자의 자기 증식을 위한 알 수 업는 그 맹목의 대리 레이스에 대해, 어떤 기만적이고 피상적인 집합적 통칭을 행한들, 그 의미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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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한 건 사랑이다.

아마 도킨스 같은 이에게 물어 본다면, 정체 모를 그 불 같은 느낌으로 他에 대한 맹렬한 집착에 빠지는 걸 두고 '사랑'이든, 혹은 그 무엇을 입으로 소리내는 명사로 칭하는 무익한 작업에 대해 동의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유전자의 자기 증식을 위한 알 수 업는 그 맹목의 대리 레이스에 대해, 어떤 기만적이고 피상적인 집합적 통칭을 행한들, 그 의미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모두가 부질없을 뿐이다(라는 건 내 말이 아니고, 그 쌍통 드러운 늙은이의 추정적 입장).

그러나 시인들은 다만 이 점에서, 무지한 우리 대중들의 철저한 옹호자다, 그들은, 사랑이야말로 무릇 생명의 존재 이유이자 권리라고 주장한다. 혹은, 시인에 가장 가까운 타 직종인인 가수, 예컨대 한대수 같은 이는 그렇게 말했다.'왜 빨리 에이즈 퇴치약을 개발하지 않습니까? 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길을, 태만으로 이토록 오래 가로막습니까?' 가장 히피적 의미에서의 아나키스트였던 그는 이로서 권력에 대한 혐오라는 원초적 스탠스를 정열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 鬪士적 嶺南人과 생김새는 많이 다르지만(?), 나는 이 책에서 시인 안도현이 그 입장과 가장 근접해 있지 않나 판단도 들었다. 안도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제 입장을 거침 없이 내어 놓는, 어쩌면 자신의 詩風에 걸맞은 직설적 성품의 소유자다. 그가 실제 걸어 온 길을, 그간 내놓은 작품들이나, 혹은 간간이 들려 오는 개인적 소식을 통해 이미 알아 온 소치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리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이 책 내의) 그의 기여분을 통해서도, 나는 '인간 안도현'과 '시인 안도현'을 고루 느낄 수 있었다.

大選을 앞두고 그는 현실 정치에 대해 또 한 번의 파장 컸던 언급을, 세상을 향해 내놓은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의 '출판일'은, 그가 그 언급으로 세간의 화제에 다시금 올랐던 그 시점과 상당히 근접해 있다. 물론 책이 실제로 세상에 나오는 시점과, 책에 적힌 '형식적 출생신고일'은 차이가 있다(일종의 선일자 표기인 셈). 하지만 나는, 격정적 어조에 미묘하니 가려진 그 배경 아닌 배경색에서, 그의 심성이 아주 여린 본체와 경도를 지니고 있음을 직감한다. 하긴 어디 안 시인뿐이겠는가. 많은 시인들, 문인들이 그래서 권력자의 따뜻한 악수 한 번에 훼절도 하고, 먼 예전 친일이라는 치욕의 매춘 길에도 그릇된 발길을 디딘 것이다. 파스칼도 이야기했듯, 섬세한 정신은 올곧은 길을 가기가 의외로 힘든 법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과연 시를 읽어 주어야 할까? 나는 이에 찬성하기도 하고, 극렬히 반대하고 싶은 기분도 든다. 이는 기실 모순은 아니다. 詩를, 내 사랑하는 이에게 읽혀 줄 수 없다면, 대체 詩의 용도가 무엇일까? 시는 연인이 제 지향과 열정의 대상에 대해 전달되고 수용되라고 애초에 탄생한 medium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청춘의 열정은 기관차의 엔진과 달라서, 폭주할 때 제동해 줄 엔지니어(영어에서는 특히 철도 기관사를 '엔지니어'라고 칭하기도 한다)가 동석해 있지 않은, 태생적 결함의 에어백과 같다. 너무 사랑해서 애틋하고, 과도한 애무로 오히려 민감한 곳이 헐어 버린 사이에, 굳이 달아빠진 과당을 처방해야 옳겠느냐는 말이다. 그런 대응은 설사 세속의 결합으로 골인한 후에도 몰입 후의 허탈을 안길 수 있으며, 자칫 성숙하지 못한 abortion으로 귀착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차라리 황막한 반도체 공학 매뉴얼을 읽어 주든지, 아니면 둘이서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누워 '행렬의 대각화' 문제를 풀어 보는게 때에 따라 현명할 수 있다. 단 것에 단 것을 또 더하지 말고, 대양에 떠도는 배의 갑판 위에서 굳이 아래에 땀 한 방울을 더 떨굴 이유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세 명의 시인과 한 명의 평론가라고 소개에 나왔는데, 물론 그 '평론가'는 하응백 씨이다. 이분은 작은 출판사를 직접 꾸리는 사장이기도 하고, 언젠가 내가 직접 강연 자리에서 보기도 했지만 만만찮은 격정 속에 날카로운 분석의 칼날을 표표히 갈 줄도 아는, 진득한 내공의 소유자다. 이분이 이 책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건, '돌아오지 않던 어느 날의 어머니'겠다. 우리는 예컨대 고대 교수 김종길 시인(아직도 생존해 있다)의 '성탄제'에서, 내 뺨을 부빌 서늘한 소매를 하고 드디어 귀가하는, 그래서 우리의 갈증을 풀어 주고 겨울밤의 안도를 찾아 줄 아버지상 같은 걸, 어느 문학 작품에서건 익히 찾아 본 바 있다. 그러나 '예정된 시각을 넘기고도 쉬이 귀가하지 않는 어머니'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보지 않을까.

그는 이 글에서, 자신이 기다린 게 진짜 어머니가 아닌 '달빛에 어린 감빛 그림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다소 귀여우면서도(헉! 그 얼굴을 보면...) 불안한 토로와 고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하 사장 자신도, 그리고 그의 글을 여러 매체에서 보아 와 어느덧 그의 스타일과 페르소나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 독자들 모두가 잘 아는 바이다. 사실 어머니와, 어머니가 만들어 놓으신 냉장고 속의 고등어, 그리고  서늘한 달빛에 제 빛깔을 줘 버리고, 어느 새 그믐밤에 도로 속박 그 빛깔을 챙긴 감이란, 서로 다른 개체가 아닌 혼연의 한몸이다. 어머니의 발그레한 볼은 이미 가을의 홍시이며, 색은 곧 혀끝이 느끼는 청각과도 같다. 시는 이처럼 우리에게, 오감 이전의 공감각을 느끼게 해 주는 하늘의 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시를 읽고 나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그 불가해한 '사랑'이 아닐까.


s****o 2014.10.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