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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님의 글은 [귀엽진않아]가 처음인것 같은데 나름 무난하고 재미있게 읽히는 편이라 앞으로 나오는 책들에는 조금더 많은 관심이 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침마다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출근시간 전 가끔씩 아무런 생각없이 그 프로그램을 보곤 한다. 성우의 더빙과 함께 사고가 나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어이없어 하면서 보는데 사고가 발생할때 당부하는 멘트중에 안전거리 확보가 들어있다. 안전거리확보..사고가 나기전에.. 그리고 그 안전거리 확보유지에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 등장한다. 상처입지않을 거리..딱 그만큼의 거리..버려질것이 두려워 가까이갈 수 없는 거리..
주차된 차안에 있던 태진의 귀에 여자들의 날 선 대화가 들려온다. 툭툭 끊기는듯한 대화, 일방적으로 퍼붓는 여자에 비해 대답하는 여자의 말에서는 힘이 느껴지지않고 얼핏 그여자의 얼굴에서 물기를 본 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오래지않아 그여자 바로 기은과 함께 일하게 될 것을 태진은 그때는 몰랐었다. 자꾸만 은연중에 시선이 가는 여자..아무런 사심없이 한마디 툭툭 던지는것을 보았을뿐인데도 기은에게로 시선이 향한다.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는것이 무작정 싫을만큼. 아파트주차장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기은을 보고 태진은 선뜻 도움을 주기위해 내리고 그런 태진의 친절을 받아들이는 기은..아파트주차장에 버려진 고양이두마리중 한마리가 죽었다. 상처입을까 두려워 가까이 가지못하는 사이에 한마리는 죽고말았다. 그래도 여전히 버림받는것이 두려운 기은이 고양이곁에 가지못하고 사료와 물을 주는것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있는데 기은의 안전거리확보에 비상등이 커졌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태진이란 남자..그리고 장마철 하마터면 잃을뻔한 고군덕분에.
사람들 모두 자기를 위주로 세상을 산다고 하지만 태진에게 수란의 그런 응석은 정말 반갑지않은 일이었다. 형인 세진이 사랑하는 여자..수란은 외형적으로는 분명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자였지만 태진에게는 딱 형의 여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를 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수란은 태진의 그 무심함이 거슬렸고 세진을 부추겨 그들의 자리에 태진을 끼워넣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진의 출장길..세진은 수란을 태진에게 부탁했고 화려한 공간에 익숙한 수란은 금방 세진의 부재대신에 곁에 있어준 태진에게 마음이 흔들렸다. 그런 수란의 말에 가차없이 냉담한 태진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수란은 세진에게 이별을 말했고 그 이별의 여파로 세진이 사고를 당하면서 의좋던 형제간의 우애는 금이 가고 말았다. 오기로라도 세진이 이 악물고 살아주기를 바라던 태진은 기꺼이 악역을 맡았다.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졌던 아이..기은을 처음 버린 사람은 바로 기은의 첫아버지였다. 그다음에는 유명여배우로 이름을 알린 어머니..그리고 어린 손녀를 기어이 찬물에 빠뜨려 죽이려고 했던 외할머니..상처입지않기위해서라면 감정을 흘리는 일 따위는 없어야했다. 사랑해달라고 눈길한번 보내달라고 칭얼댄다면 이번에도 거침없이 버려질테니까..아파도 참고 슬퍼도 참고 참고 참고..그런 기은의 일상에 태진과 고군이 들어오면서 기은은 사랑이라는 감정들이 주는 행복에 익숙해지게된다. 귀엽진않다고 말하면서도 사랑해주는 남자..그남자 태진.
기은과 태진의 주고받는 대화들은 오글거림대신 담백함이 넘치지만 그안에 사랑이 있다는것이 잘 표현된다. 꿀돼지라고 불러주는 태진과 그런 태진의 말에 화답하는 기은의 얼굴들이 그들이 사랑하는 사이라는것을 잘 말해주는것 같다. 기은의 엄마에게는 별로 공감이 가지않았지만 나중에 인터뷰에서 한 말은 이해가된다. 불특정다수와 공유하고 싶은 기억이 아니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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