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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뿔』마음속의 나무 오두막을 찾는 남자
"『뿔』마음속의 나무 오두막을 찾는 남자" 내용보기
조힐 이라는 작가도 잘 알지 못했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한다는 기사에 이 책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그리고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머리에 뿔이 돋는 사진을 보고는 더욱 궁금해진 책이었다. 책을 읽으려고 폈을때 책 날개에 적혀진 작가의 이력을 보니 본명이 조셉 힐스트롬 킹으로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걸 숨기려고 필명으로 활동을 했다하니 책을 읽기전부
"『뿔』마음속의 나무 오두막을 찾는 남자" 내용보기

조힐 이라는 작가도 잘 알지 못했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한다는 기사에 이 책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그리고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머리에 뿔이 돋는 사진을 보고는 더욱 궁금해진 책이었다. 책을 읽으려고 폈을때 책 날개에 적혀진 작가의 이력을 보니 본명이 조셉 힐스트롬 킹으로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걸 숨기려고 필명으로 활동을 했다하니 책을 읽기전부터 왠지 믿음이 가는 책이었다.

 

 

심한 숙취로 아침에 깨어난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는 관자놀이이 익숙치 않은 무엇이 느껴져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랬다. 밤사이에 이마 양쪽에 뿔이 돋아나 있는 것이었다. 어젯밤에 술을 마시고 일년전에 죽은 연인 메린에게로 가서 신성모독 행위를 저질렀던게 생각이 났다. 뿔을 가려보려하지만 잘 안되고 어쩐일인지 주변 사람들이 이그 페리시에게 마음속 추악한 비밀을 고백하고 있다. 상대방의 몸에 닿기라도 하면 그의 과거가 한눈에 다 보인다. 어떻게 된 일일까?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는 진정 악마가 된 것일까.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어느 한 사건이 생기고 독자로 하여금 살인범을 찾는 과정들이 전개되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진짜 살인범이 나오는데 반해 조힐의 『뿔』에서는 글의 초반부터 살인범을 알려주고 있다. 살인범을 알되, 어떻게 해서 살인이 저질러졌는지, 주인공 이그는 또 어떻게 그에게 복수를 하게 되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악마로 변해가는 모습들을 우리에게 서섷 보여주고 있다. 악마를 상징하는 뿔Hornes은 이그가 천식때문에 포기했던 뿔나팔인 트럼펫을 상징하기도 한다.

 

 

십대때 모든 사건이 생겨났던 그때.

냇가에서 죽을뻔한 이그에게 리는 그를 죽음에서 건져준 은인이라고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은인이며 둘도 없는 친구라고 믿었던 이가, 또한 메린과도 가까운 친구였던 이가 메린을 강간하고 죽였다는 걸 알게 된 이그는 그에게 어떻게든 복수하고 싶었고 스스로 악마가 되었다. 점점 더 악마가 되어가는 이그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이 책은 스릴러 이면서도 젊은 연인들의 러브스토리이다.

살인범을 찾아 그에게 어떻게든 복수하려는 장면과 리의 마음속에 깃든 악. 타인들에게 순한 양처럼 보여주고 있던 리의 마음속은 악마로 변신한 이그보다 더한 악마였다. 이그와 함께 있으면서도 늘 이그를 싫어했던 리. 이그를 사랑하는 메린을 사랑했던 리였다. 이그를 사랑했던 메린. 메린을 사랑한 이그. 뿔이 돋아 있는 현재의 이그와, 성당에서 처음 황금 십자가의 빛으로 모스부호처럼 말을 걸었던 그때로부터 마음속의 나무 오두막에서 사랑을 나누었던 그때의 모습이 겹쳐 진행되고 있다. 영원히 마음속의 나무 오두막에서 어린 시절의 모습 그대로 있을 이그와 메린. 그들은 그 오두막에서,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그렇게 숨쉬고 있으리라.

 

 

 "내가 악을 통해 묻고자 한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성을 지킨다는 것, 타인을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아직 우리에게 가능한가"

 

 

조힐이 묻고자 했던 위의 질문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누군가 죽였을때, 더구나 가장 가까운 이라는 사람이 죽였을때, 그에게 인간성을 지키기는 힘들것이다.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것도 아주 많은 세월이 흘렀을때에야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전혀 용서하지 못할수도 있다. 평생토록 가슴아파하며 괴로워할 것이다.

 

 

스스로 악마가 되어버린 남자. 마음속의 나무 오두막을 간절히 찾았던 이그의 모습에서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영화적인 내용과 함께 작가의 말처럼 우리에게 질문을 건네주는 책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11.14. 신고 공감 9 댓글 16
리뷰 총점 종이책
악마가 왜 영혼을 가지려 드는지 아시나요?
"악마가 왜 영혼을 가지려 드는지 아시나요?" 내용보기
오옷! 굉장하다! 이 책의 초반부터 저는 이미 이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습니다. 사실 조 힐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가 그 유명한, 그 누구도 미국 장르 소설계의 거목임을 거부하지 못하는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건 알았지만 솔직히 아버지 덕분에 유명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이 작품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잘 한 선택일
"악마가 왜 영혼을 가지려 드는지 아시나요?" 내용보기

 

 

 오옷! 굉장하다! 이 책의 초반부터 저는 이미 이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습니다. 사실 조 힐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가 그 유명한, 그 누구도 미국 장르 소설계의 거목임을 거부하지 못하는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건 알았지만 솔직히 아버지 덕분에 유명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이 작품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잘 한 선택일까 반신반의 하긴 했었죠. 그런데 왠 걸, 명백히 카프카의 단편 '변신'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 도입부 부터 어, 이거 참신한데 중얼거리게 만들더니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가 벌레로 변했듯이 주인공 머리에 정말 악마처럼 뿔이 돋아나고 그 때문에 여자친구가 완전히 직설적으로 자신의 내밀한 속마음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장면에서 이미 저는 오래만에 물건 하나 만났다는 생각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서 그런지 정말 전성기 때 스티븐 킹 소설을 읽는 듯 하더군요. 악마라는 명백한 허구의 사실을 일상적인 일들로 자연스레 여기게끔 설득력있게 묘사하는 것도 그렇고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현재 벌어지는 이야기의 갈등이 어떻게 비롯되었는지와 주인공이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하나 둘 풀어놓아 흥미와 긴장을 끝까지 지속시키는 것도 비슷했습니다. 특히나 가장 많이 생각났던 건, 스티븐 킹의 '캐슬록의 비밀' 이었네요.


 아무튼 이 작품으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조 힐은 분명 아버지로 부터 우등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말이죠. 물론 외모가 우등 유전자라는 뜻은 아니죠.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솜씨, 인간이 가진 상식을 살짝 비트는 것만 가지고도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고루한 소재도 새로운 느낌이 날 수 있도록 빚어내는 능력. 그런 것에 있어서 UNCANNY 할 정도로 잘 물려받았다는 것입니다. 조 힐의 이번 작품 '뿔'은 그것을 입증하는 아주 좋은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뿔(THE HORNS)'은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에 두 개의 뿔이 나버린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거울을 보면 영락없이 악마 같지만 사실 처음엔 그저 악성 종양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뿔이 생기자마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자신의 여자 친구 글레나를 비롯해 만나는 사람마다 그가 아무리 처음 보는 사람이라 해도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평소에는 사람들에게 내보일 수 없는 아주 은밀한 어두운 욕망까지 다 말이죠. 그에겐 그 누구도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마치 고해성사를 받는 신부 앞에 선 것 처럼 오로지 진실만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욕망이 다 추합니다. 아름다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다 남이야 어찌되든 상관없이 자기만 잘되고 편하고 보려는 이기적인 욕망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주인공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는 알게됩니다. 자기가 지금껏 살고 있는 세상이 바로 지옥에 다름 아니었다는 것을...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이그가 세상의 진실을 알아가는 첫번째 장의 제목 역시도 '지옥'입니다.


 그런데 안 그래도 이그에게는 세상이 지옥이었습니다. 몇 년 전 이 세상에서 유일한 사랑이었던 여자 친구가 처참하게 살해당했고 그 누명을 자기가 뒤집어썼기 때문입니다. 집안이 그대로 꽤나 잘나가는지라 어떻게든 형벌을 받는 건 피했지만 세상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사랑을 그렇게 잃어버린 상처만 해도 스스로에게 버거운데 거기다 세간의 시선마저 의혹 일변도인지라 견디지 못했던 그는 스스로 나락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는 그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그가 그녀를 죽이지 않았지만 그녀가 그렇게 죽도록 내버려둔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죄책감이 세상을 지옥으로 여기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세상은 깨끗한데 자기만 더러운 죄를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자각에서 느끼는 지옥이었습니다. 그런데 뿔이 돋아난 뒤로 그게 완전 뒤집어 집니다. 세상이 선이고 자기가 악한게 아니라 알고보니 세상 자체가 악이고 오히려 선한 건 자기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뿔'은 그런 '전복(SURVERSION)'의 소설입니다.



 


 


 

 그러니까 흔히 씨름판에서 보듯 호쾌한 뒤집기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이 소설엔 그런 전복성들이 넘쳐납니다. 지금 말한 주인공 이그의 세상에 대한 인식의 전복은 그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다른 또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악마'라는 존재의 전복입니다. 앞서 우리의 상식을 약간 비트는 것만으로도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이란 얘기를 했었죠. 그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조 힐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악마의 모습과 특성을 충실하게 재현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그 앞에 서면 자신의 어두운 욕망을 숨김없이 이야기 하는 것, 그들의 욕망이 통제를 받지 않고 활짝 피어나도록 돕는 것, 그리고 뱀들이 따라오거나 목소리로 유혹하는 것. 이런 건 모두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악마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유발하는 효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지금까지 악마가 가진 그러한 특성들은 오로지 대상의 파괴를 위해 쓰였습니다. 롤링스톤즈의 '악마를 위한 동정(SYMPATHY FOR THE DEVIL)'이라는 노래 가사에서도 잘 드러나듯 사람들의 영혼과 믿음을 훔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OST로 이 노래만큼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 것 같네요



그런데 이 소설에서 그러한 악마의 특성들은 세상이 감춘 비밀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된 모습을 드러내게 합니다. 아니 세상 뿐만이 아니라 이그를 파괴시켜버렸던 저 과거의 비극에 숨겨진 진실마저 알게 합니다. 악마의 계교는 어디까지나 거짓에 거짓을 더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이 소설에서만은 다릅니다. 여기서 악마가 가진 모든 계교는 오로지 진실에 진실을 더하는 것 뿐입니다. 바로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조 힐은 주인공 이그가 점점 악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묘하게도 성자가 되어가는 과정과 비슷하게 그립니다. 특히나 이그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오는 뱀의 무리가 인상적인데요. 사실 그 뱀들의 존재는 소설에서 정작 사족에 불과합니다. 이그가 보여주는 능력중 그것만이 아무런 맥락도 효과도 가지지 못합니다. 뱀은 그저 이그를 따라올 뿐입니다. 그 뱀들이 모이고 모여서 뭔가 하는 건 없습니다. 다만 이그가 점점 악마로 완성되어간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 말고는 말이죠. 바로 여기서 우리는 조 힐이 왜 아무 의미도 없는 뱀 장면을 구태여 반복적으로 묘사하는 것인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독자인 우리들에게 뱀이 하나의 신도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죠. 점점 많은 뱀이 무리지어 이그를 따라오는 것이 그의 악마성이 완성되는 것을 뜻하듯, 예수가 나오는 4복음서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름처럼 따라다니는 신도의 수가 그의 성인됨을 완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네, 그 뱀은 이그의 그러한 성인됨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쓰인 것입니다. 그는 악마이지만 조 힐의 소설에서는 성인(SAINT)입니다. 그건 왜 일까요? 이그의 뿔이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듯이 세상은 오로지 자기만 위하는 이기적 욕망들로 넘쳐나는 지옥인데 오직 악마인 이그만은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타자를 위해 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이기적인 존재인 악마가 이 소설에서는 가장 이타적인 존재인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것이 이 소설이 가진 가장 커다란 전복성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애마 그렘린이 불에 탄 채 절벽에서 떨어지고 그로 부터 탈출하는 이그의 이야기는 이그가 악마로써 진정한 각성을 하게 되는 계기인 것 같더군요. 해서 그려봤어요 하하^ ^;



  이건 그냥 헛소리가 아닙니다. 조 힐이 작정하고 그것을 지향했다는 것은 주인공의 이름에서 부터 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인공 이름을 풀 네임으로 다시 한 번 말해볼까요? 그건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 입니다. 영특하게도 조 힐은 이 이름을 소설의 첫 시작으로 삼아 독자의 관심을 유도합니다. 그건 왜 일까요? 단적으로 바로 이 이름이 이 소설 '뿔'이 말하려는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의 시작은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패러디였습니다만 그 여정은 초대 교회 한 사도의 여정에 대한 오마쥬입니다. 그 사도의 이름이 바로 '이그나티우스' 입니다. 뭐야! 이름만 같은 거 아냐? 하실수도 있는데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는데 뒤에 나오는 이 '마틴'이란 이름 때문에 더욱 확증하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이 이그나티우스는 로마로 압송되어 사자 먹이가 되어 순교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것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 시절, 그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키다가 결국 황제의 명령으로 안디옥에서 로마로 끌려가 순교당하기 까지, 그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기록의 제목이 바로 이그나티우스의 순교, 즉 'Martydom of Ignatius' 입니다.


 이것으로 확실해지지 않을까요? 주인공 이그의 저 마틴이란 이름이 바로 '순교'를 뜻하는 단어 'MARTYDOM'에서 왔다는 것이 말이죠. 물론 이름의 마지막 부분인 '페리시' 또한 죽음, 특히나 비명횡사를 뜻하는 'Perish'이니 이그나티우스의 비극적 순교를 나타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즉 조 힐은 이 이그의 이야기를 그야말로 '이그나티우스의 순교'를 염두에 두고 거기에 빗대어 써내려 간 것입니다. 악마의 여정이 사실은 가장 죄 없는 자의 순교 여정인 것이죠.(아마 그래서 이그의 힘이 유독 십자가 앞에서는 발휘되지 못하는 것일 겁니다. 이그가 사탄이라서 하나님의 물건 앞에서 무력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십자가 역시도 사실은 아무런 죄 없이 순교나 마찬가지인 죽음을 당했던 이의 물건이었기 때문에 말이죠. 즉 이그나 그 십자가 주인이나 사실은 동류이기 때문에 이그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 '오두막'에서의 일로 더욱 확실히 증명됩니다.) 이것이 이 소설이 마치 수수께끼처럼 은밀하게 감추어 놓은 가장 커다란 반전입니다. 하면, 그는 왜 이런 반전을 마련해 둔 것일까요?


 그 이유란 간단합니다. 홀연히 우리를 저 경계 바깥으로 데려가기 위함입니다. 악마가 되기 전의 이그는 지금의 우리들 모습과 같습니다. 세상의 진실을 모르는 우리들은 지금의 모든 어려움과 아픔이 모두 우리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고 그 때의 이그처럼 스스로를 세상의 오점으로 여기고 괴로워하지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꾸며진 모습을 진짜 모습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계 안에 있는 우리들은 그 진실된 모습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우리의 눈이 그것에 의해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자아, 여기서 조 힐이 왜 하필이면 우리를 경계 바깥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서 악마라는 소재를 택했는가가 드러납니다. 그건 악마가 주로 하는 일 때문이죠. 네, 바로 사람들의 혼을 빼앗는 것 말입니다. 악마가 이 혼을 빼앗는 일을 주로 하기 때문에 조 힐은 경계 너머로 나아가고자 하는 주제를 위해 특별히 그 소재로 악마를 택했던 것입니다. 쉽게 말해 '혼'이 가진 상징 때문이죠. 그런데 '혼'이란 무엇인가요? 영혼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왜 악마는 그 영혼을 그토록 가지려고 하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는 거기에 대해 어떤 의문을 품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우리 안에 있는 진짜 존재라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는 정도죠. 하지만 그건 종교적 시각에 불과합니다. 조 힐이 여기서 추구하는, 그리고 오래도록 계속되어온 악의 상징에 따르면 악마가 영혼을 빼앗으려 하는 건 그게 진짜 존재라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거기에 대해선 미셀 푸코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는 영혼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하나의 체제 안에서 '신체를 규범화하고, 신체를 사회적 존재로 물질화 하는 역사적으로 특정된 사변적 관념'이라고 말이죠. 즉 악마가 영혼을 취한다는 것은 그것이 진짜가 아니라 이 푸코의 말처럼 그것이 경계 안에 있는 이들의 몸을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게끔 강제적으로 주입된 특정된 규범적 관념이라서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여기게끔 주입되었을 뿐인 관념말이죠. 악마가 취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을 가져가 홀가분하게 비우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를 억누르고 있던 돌을 치워주는 것과 같은 것이죠. 그러므로 악마는 사실 우리의 영혼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이그에게 돋아난 뿔이 그랬듯이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여 오히려 우리를 그 거짓의 관념으로 부터 자유롭게 해준다고 보아야 할 것 같네요. 물론 여기서의 악마 개념은 종교적 의미가 모조리 탈색된 개념입니다. 조 힐이 그리는 악마는 바로 그러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조 힐은 우리를 저 경계 바깥으로 데려가 세상의 진실을 보게 만들 메신져로 악마만큼 적당한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조 힐의 '뿔'은 이런 소설입니다 재미로도 물론 탁월하지만 거기에 담겨진 전복성이 더 놀라운 소설입니다. 사실 그가 이것을 위해 악마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창조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약간 살짝 비틀었을 뿐인데 이토록 커다란 반전을 맛보게 되니 더욱 놀랍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 두 눈에 세상이 아무리 굳건하게 보여도 이 정도의 시차 교정만으로도 전혀 다르게 보일만큼 사실은 허약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까요?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이 사회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든, 보이든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지 말고 늘 경계 저 바깥으로 넘어가 보다 객관적으로 음미해 보아야겠다는 다짐은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것도 보다 새로운 진실을 위해 경계 안에서 형성된 나를 죽이는 일이니 일종의 순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다 자유로운 우리를 위해 그런 매일의 순교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l****1 2012.10.16. 신고 공감 4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절망과 저주의 세상 속에 애틋한 사랑이...빼어난 다크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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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 선과 악, 그 경계를 찾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을 말하려는 것이었을까? 소설은 삶의 실제와 몽상적 시공을 오간다. 그런데 그 구분이 지극히 모호하다. 이승과 저승의 이원적 경계를 오락가락하는데, 그것이 대체 현실인지 죽음의 세계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나치게 은유의 세상을 살아 온 탓에 순수하게 바라 볼 수 없을 만큼 내 관념의 세계가 불순해졌기 때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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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 선과 악, 그 경계를 찾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을 말하려는 것이었을까? 소설은 삶의 실제와 몽상적 시공을 오간다. 그런데 그 구분이 지극히 모호하다. 이승과 저승의 이원적 경계를 오락가락하는데, 그것이 대체 현실인지 죽음의 세계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나치게 은유의 세상을 살아 온 탓에 순수하게 바라 볼 수 없을 만큼 내 관념의 세계가 불순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표의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을 혹여 정말의 의미는 따로 있다고 억척스레 해석하는데 익숙해진 이유일 것이다. 자고 일어나니 양쪽 관자놀이에 뿔이 자라나 있다면 이미 현실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게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뿔은 그저 심상(心象)일 뿐인 것인가? 악(惡)이 깃든 마음의 표상의 수단으로서? 아니 이 둘 모두는 아닐까? 현실의 악이자, 저승의 세계를 모두 포함하는 모순된 기표로서 말이다.

 

소설은 이처럼 모순의 세계를 넘나든다. 삶과 죽음, 선함과 악함이 마구 뒤섞여 살아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사람인지, 악마인지 분간할 수 없다. 이렇게 분간하려는 것이 오류는 아닌지, 사실 그 구분이란 본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악이란 것이 오롯이 악이지만은 아닌 것처럼. 그래서인지 뿔이 솟아난 남자‘이그’는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악인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인물이다. 사랑하던 연인‘메린’의 처참한 죽음이라는 상실을 지우지 못하고 있음에도 세상은 그에게서 메린의 살해용의자라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미래의 아이들을 말하던 두 사람의 사랑, 그 사랑을 앗아간 세상은 그에겐 이미 지옥이다. 지옥 같은 현실, 바로 죽음의 세계 아니던가?

 

소설은 사랑을 만들고 우정을 키워가며 사람의 본성을 알아가던 과거의 시간을 통해 인간에 내재된 악마성의 실체를 탐색한다. 자기중심적 사고, 오해, 잃을 것을 가진 자의 두려움, 집착, 소유욕..., 하찮은 욕망들이 발산하는 터무니없고 또한 형편없는 산물들. 뿔은 메린이 살해되는 현장을 들려주고, 살인자와 희생자, 동행자인 오랜 지기인 ‘리’와 연인 ‘메린’, 형 ‘테리’와의 기억들을 통해 신(神)의 자리를 대신한 악마의 선의를 역설(逆說)한다. 선과 악의 혼화(混和) 그리고 순환. 그런데 더럽게 종교적이다. 이 뿔 달린 악마가 죽은 연인의 십자가 목걸이에는 무력화하고 순화된다. 굳이 평하자면 이 소설의 오점이랄 수 있는데, 관대하게 보아 넘기려면 연인의 순결한 영혼의 상징이라고 할까? 결국 조금 유치하게 되어버리긴 하지만 아무튼 이것은 소설에서 중요한 중의적 도구로 사용된다.

 

십자가가 달린 메린의 목걸이, 이것은 사랑의 매개이며 또한 욕망의 매개체로 이그와 리, 메린의 육신을 돌아다닌다. 우상이다. 그러면서도 본질은 영원성을 말하는듯하다. 이들이 모두 이승을 떠났을 때에도 지상에 남아 누군가를 또 기다리는 걸 보면. 물질이 영원이라는 정신을 대체하는 것 아닌가? 사랑하는 여인이 어느 날 서로 다른 이성과의 경험을 위해 자신들의 사랑이 변하지 않는 것인지 확인하는 이별의 시간을 갖자고 한다. 분노한 남자는 그런 여자를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여자의 살에 대한 집착을 가진 이그의 친구, 리는 여자가 자신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이별이라고 여기지만 여자에겐 사랑하는 연인 이그를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서의 이별일 뿐이다. 여기서 세상의 악은 자라난다. 분노는 살인을 부르고 거짓과 위선, 기만, 도피를 만들어낸다. 그리곤 세상은 저주와 죽음의 욕망만이 부글거린다.

 

소설은 또한 피살된 여자의 죽음에 기묘한 필연을 엮어 넣는다. 암(癌)에 점령당한 육신의 부패를 사랑하는 이에게 부담시키지 않기 위한 절절함의 당위성으로 말이다. 이렇게 되면 살인자의 행위는 악행이면서도 선행이기도 한 것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선악의 구분이란 것이 얼마나 인간적인 오류이자 얼토당토않은 것이냐고 묻는 것일 게다. 삶이란 이렇듯 규정지을 수 없는 무엇들일 것이다. 분노와 악의가 설설 끓어댈 것 같은 악마가 더없이 인간적인 행보를 하는 것도 이미 분간 할 수 없는 본성의 본질을 역설(力說)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캄캄한 절망의 세계, 저주가 너울거리는 지옥의 세상에서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가 흐느끼는 절묘한 이야기에 인간의 본질을 탁월하게 담아낸 다크 판타지(Dark Fantasy)의 수작이다.

리뷰 총점 종이책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만의 공포와 재미의 가능성을 보여준 조 힐의 멋진 소설 "뿔"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만의 공포와 재미의 가능성을 보여준 조 힐의 멋진 소설 "뿔"" 내용보기
록(Rock) 밴드나 헤비메탈(Heavy Metal) 밴드 공연에 가 보면 이상한 모양의 손짓을 자주 볼 수 있다. 검지, 새끼손가락은 치켜세우고 나머지 엄지, 중지, 약지손가락은 굽혀 손바닥에 대는 모양의 손짓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해방”,“일탈”,“자유”라는 “록 정신(Rock Spirit)”이나 “놀아보자”라는 의미의 “Rock On"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는 아무 의미 없는 손짓에 불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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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Rock) 밴드나 헤비메탈(Heavy Metal) 밴드 공연에 가 보면 이상한 모양의 손짓을 자주 볼 수 있다. 검지, 새끼손가락은 치켜세우고 나머지 엄지, 중지, 약지손가락은 굽혀 손바닥에 대는 모양의 손짓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해방”,“일탈”,“자유”라는 “록 정신(Rock Spirit)”이나 “놀아보자”라는 의미의 “Rock On"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는 아무 의미 없는 손짓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일부에서는 치켜세운 검지와 새끼손가락이 사탄의 상징인 염소의 뿔을 의미하기 때문에 록과 헤비메탈은 악마의 음악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록과 헤비메탈의 직설적이고 강렬한 가사와 연주,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로 자극적인 퍼포먼스에 너무 과장되게 의미 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아뭏튼 소, 염소, 사슴 등 동물에게는 흔하지만 사람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뿔”을 악마의 상징으로 여긴다는 사실만큼은 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는 정말 뿔이 없을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머리에 뿔 난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뿔이 난 사람들 사진이 실려 있는 어느 블로그 글에서는 이웃 중국에는 고령층의 노인들 중에 뿔이 난 사람들의 사례가 여럿 있으며, 예멘에서는 102살 먹은 노인의 머리에 45cm가 넘는 큰 뿔이 달려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뿔이 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에 따른 피부 변형으로 여겨진다고 하며, 보기가 흉한 것 외에는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런데 이런 노화나 피부 질환이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머리에 뿔이 자라나 있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속내(眞心)를 털어놓게 만드는 악마적인 능력이 생긴다면 과연 어떨까? 언뜻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뭔가 기이하고 신비로우면서도 왠지 우스꽝스러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지금부터 소개할 “조 힐(Joe Hill)”의 <뿔(원제 Horns / 비채 / 2012년 8월)>이 바로 이런 상상을 활자로 담아낸 소설이다.

 

 

 밤늦게까지 술을 진탕 마셔대고는 1년 전 애인인 “메린 윌리엄스”가 살해된 곳인 주물공장 너머 숲 속에 가서 누군가가 추모하기 위해 세워 둔 십자가와 성모상을 짓밟고 오줌까지 눠 버리는 온갖 추태를 부린 “이그”는 아침에 일어나 변기 앞에 놓인 세면대 거울을 보고 그만 움찔하고 만다. 관자놀이에 두 개의 뿔이 자라나 있는 것이 아닌가. 어제 밤에 한 짓 때문에 벌어진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 이그는 같이 동거하고 있는 “글레나”에게 얘기해보지만, 글레나는 도넛만 먹어대며 자신의 친구인 “리”와 주차장 한복판에서 노골적인 애정행각을 벌였다고 횡설수설해대기만 한다. 그런 글레나를 뒤로 하고 머리에 난 뿔 때문에 병원에 가보지만 대기실 앞 접수원은 자신의 뿔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기실에서 울부짖는 아이와 엄마를 심하게 욕해대고, 아이의 엄마나 진찰하는 의사와 간호사도 묻지도 않았는데도 자신의 불륜 행각이나 마약 복용 등 감히 남에게 밝힐 수 없는 속내들을 이그에게 술술 털어놓고 시시콜콜히 털어놓으며, 손끝만 스쳤는데도 과거의 행각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대로 머리에 떠오르는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사실 이그는 1년 전 메린을 살해한 범인으로 오해를 받아 구속까지 되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었는데, 메린을 잃은 슬픔과 자신에 대한 따가운 눈총을 견디지 못해 어젯밤에 그렇게 과음하고 추태를 벌이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과 마주치는 사람마다 자신이 메린을 죽였다고 대놓고 말하고, 심지어 자신의 무죄를 믿어줄 줄 알았던 할머니와 부모님마저 이그가 죽였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가족들의 말에서 심한 배신감을 느낀 이그는 자신을 아끼고 사랑했던 형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메린이 죽던 날 밤 형은 그 현장에 있었으며, 범인의 정체가 다름 아닌 이그와 가장 가까운 “누구”라는 사실을 말이다. 어느날 갑자기 돋아난 두 개의 뿔의 악마적인 능력으로 메린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고 이그는 메린이 죽었던 옛 주물공장 창고에서 범인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머리에 두 개의 뿔이 갑작스레 자라나 있다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말미에 실린 옮긴이의 말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호러, 추리(스릴러), 판타지, 연애소설, 성장소설, 거기에 간간히 터져 나오는 유머에 이르기까지 대중소설의 모든 요소와 장점들이 잘 혼합된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악마의 상징인 “뿔”이 머리에 돋아나면서 주인공은 여러 가지 초자연적인 능력을 펼쳐 보이는 데, 사람들의 속내를 털어놓게 하고 신체 접촉만으로 과거의 일들을 알아내며, 태곳적부터 악마의 시종으로 잘 알려진 “뱀” -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유혹했던 악마가 바로 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들을 불러 모으고, 역시나 악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불(火)”에 휩싸여서도 어디 한 곳 화상 하나 입지 않고 입었던 상처마저 깔끔하게 치유되는 능력을 선보인다. 즉 앞서 록 공연에서의 손짓은 오해이겠지만 여기서 뿔은 악마의 상징, 그 자체인 셈이다. 작가는 이런 호러와 판타지 소설적 요소를 주요 뼈대로 하되, 주인공의 애인인 메린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는 추리 소설적 요소와 이그와 메린, 리의 첫 만남과 성장과정, 그리고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성장소설과 연애소설적 요소를 가미하고, 주인공에게 자신의 비밀을 술술 털어놓는 주변 인물들의 장면들에서는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의 유머까지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요소들을 억지로 끌어 맞추다 보면 요소들끼리 겉돌아서 이야기가 들 떠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전혀 그런 억지스러움과 부조화를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각 요소들과 이야기를 절묘하게 융합시켜 여느 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참 독특하고 이색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개인적으로 이런 독특함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바로 공포소설의 제왕 “스티븐 킹”인데 아니나 다를까 작가 “조 힐”이 바로 스티븐 킹의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읽은 것이 아니라 다 읽고 책 표지에 나와 있는 작가 소개글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스티븐 킹 소설과 닮았구나 하고 생각했던 내 느낌이 그대로 맞아 떨어져 마치 반전(反轉)을 맛보는 것처럼 놀라고야 말았다. 작가는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 힐이라는 필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런 작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버지 이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독특한 소재와 상상력 만큼은 결코 감출 수 없었던 것 같다.

 

 

책은 500 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책인데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우선 이 책의 가장 큰 소재인 “뿔”의 초자연적인 능력이 기대했던 것 보다는 밋밋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주인공이 각성(覺性)하면서 점점 능력이 커지기는 하지만, 위에서 소개한 정도의 능력에 그치고 말고, 특히 범인과의 마지막 대결 장면에서는 오컬트(Occult) 영화에서 볼 법한 불가사의하고 공포스러운 위력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했지만 실소를 자아낼 정도로 영 싱겁게만 느껴졌다. 이왕 사실성을 버린 판타지적인 설정이었다면 악마적인 능력으로써 뭔가 좀 더 거창하고 치명적인 능력을 선보였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뿔이 돋아난 현재와 주인공들이 처음 만났던 청소년 시절, 메린이 죽던 날의 상황 등 빈번한 시점 변환 등은 각각의 상황과 내막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효과가 있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면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갈등이 막을 내리고 이제 악마가 되어 버린 주인공이 사라져 버리는 결말 또한 불명확하고 모호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선한 품성과 함께 마음 속 깊이 잠재되어 있는 악마성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인간의 본질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 등 이 책의 주제 의식들도 책의 재미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들이라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지만 그랬다가는 글이 쓸데 없이 더 길어질 것 같으니 이 글에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이런 주제의식들을 제대로 평가할 능력이 없다는 게 맞겠지만 말이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독특하고 이색적인 소재, 대중 소설의 재미와 장점들의 적절하고 절묘한 조화, 극적인 이야기 전개와 결말 등 이 책, 분명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재미있는 책이다. 요즈음 스티븐 킹이 전성기 때만큼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쉽게까지 느껴지는데, 이제 아들이 이 정도 성취와 재미를 선보이고 있다니 한때 스티븐 킹 식 공포와 상상력에 푹 빠졌었던 나로써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재미 면에서는  분명 훌륭하지만 약간은 아쉬운 점도 있어 별점을 어떻게 평가할 까 살짝 망설였는데 아버지를 능가하는 조 힐 만의 공포와 재미를 선보일 그의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에 기꺼이 별 다섯개 만점을 준다 . 작가 이력을 보니 이미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에 올린 작품도 여럿인 작가의 미래를 위한다니 영 멋쩍기만 하지만^^ 아뭏튼 조 힐, 분명 이름을 기억해 둘 작가 임에는 틀림이 없다.

 



a*****7 2012.08.28.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느날아침 머리 위에 뿔 두개가 났다
"어느날아침 머리 위에 뿔 두개가 났다" 내용보기
미국 고딕, 호러문학에 있어 엄청난 대중적 성공을 거둔 작가로서 현재 스티븐 킹만한 사람이 있을까? 그랑 비견만 되도 영광이지만, 그의 아들로 태어나서 게다가 똑같은 작가, 그것도 동일한 장르의 글을 쓰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이다 (흠, 앞으로 뭔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때 조 힐을 한번 생각해보면 위안이 되겠다. 플러스, 조 힐만큼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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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딕, 호러문학에 있어 엄청난 대중적 성공을 거둔 작가로서 현재 스티븐 킹만한 사람이 있을까? 그랑 비견만 되도 영광이지만, 그의 아들로 태어나서 게다가 똑같은 작가, 그것도 동일한 장르의 글을 쓰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이다 (흠, 앞으로 뭔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때 조 힐을 한번 생각해보면 위안이 되겠다. 플러스, 조 힐만큼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작가의 길을 걷는 그의 형제 오웬을 생각하거나).

 

(원래 이름이 조셉 힐스트롬  킹이라 조 힐로 바꾸었는데, 성 안붙여도 얼굴 보면 딱 아빠가 누군지 다 알겠다)

 

(10살인 1982년 조지 로메로 감독의 [Creepshow]에 아빠랑 같이 나왔다. 어쩜 인중이 그리도 닮았니? 어려서부터 그래선가 장면들이 꽤나 영화보는 것 같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동일한 장르임에도 스티븐 킹와 조 힐의 작품은 세대와 취향의 차이가 꽤 재미난 차이를 보이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않고도 구별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티븐 킹이 중서부의 자연과 인간, 공포의 원형적인 두려움을 다룬다면, 조 힐은 록, 인터넷, 코믹스, 재즈 등 청년기의 정서에 호소하는 발랄함을 가진다.

 

 (2005년 단편집, 2007년 장편)

 

 

이상하게도 스티븐 킹의 작품은 일찌기 영상화에 성공적인 경우가 없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잭 니콜슨의 [샤이닝]도 말초적 공포만 담았지 원작의 깊이를 담지 못했다), 조 힐의 두 장편은 영화 제작중이고 이 [뿔 (Horns)]은 읽고있는 내내 눈앞에서 영상이 그려지면서, 영상화된 것을 보면 정말 사람들이 대박 좋아할거란 기대감이 커져갔다. 진짜 영화되면 꼭 보러가야지.

 

 

 

 

 

(원래는 [트랜스포머]의 샤이어 라보프가 주연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다가 [해리 포터]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맡게 되었다는데, 후자의 캐스팅이 훨씬 더 맞는 것 같다. 주인공 이기의 캐릭터에..라고 생각했따가 영화촬영장의 다니엘 사진을 봤는데...음, 넌 키말고 머리만 자란거니? 쿨럭. 뭔가 그리스신화속의 반인반수스러운, 뭔가 코믹하게 님프랑 뛰어다니다 자빠질듯한 분위기..ㅋㅋㅋ)

 

이야기는 크게 5개의 파트로 구분이 되고,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 ('이기'라 불리움)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절망적인 상황의, 그의 나이 26세와 10년전 순수하고 행복했던 16세의 시간대를 오간다.

 

일년전 사랑하는 여자친구 메린 윌리엄스가 강간, 살해당한채 발견되고, 그전날밤 술집에서 그녀와 큰 싸움을 벌이고 먼저 가버렸던 이기가 강력한 살인용의자로 의심받았다. 하지만, 엄청나게 유명한 재즈뮤지션인 아버지의 영향인지 그의 결백을 증명할 법의학 증거가 불타사라지고, 이기는 결백을 증명할 수 없이 모든 이들속의 의심과 증오 속에 찬란해보였을 미래를 접어버린채 바닥으로 굴러떨어진다. 품행이 그리 방정하지 않은 글레나의 염려를 받지만, 자기보다 못한 누군가가 있어야만 위안을 받을 수 있으므로 경멸하면서 그녀의 아파트에 살며 술로 보내는 이기. 그는 일년전 메린이 살해당한 장소에 가서 마구 헤집고 마리아상에 오줌을 싸는 등 신성모독을 저질러서인지 다음날 머리에 뿔이 난 채 일어난다.

 

이건 무슨 몸이 변하자 겉으로 멀쩡하던 사람들이 어두운 속내를 털어놓는, 카프카의 [변신]인지, 아니면 악마를 물리칠때 십자가를 드는 [드라큐라]가 아닌, 호러보다 꽃미남이 중요한 [슈퍼내추럴]의 그닥 절박하지않은 정서인지, 그의 뿔은 대단한 초능력을 그에게 가져다 준다.  그를 마주대하는 이들은 자신 속의 가장 어두운 고백까지도 말하고 (여기서 살자쿵, 네이버 웹툰 김선권작가의 [후유증]이 떠올랐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471284 사고후 주변인물들의 입냄새를 통해 진심을 알아간다) 그의 말에 세뇌당하고 또 그가 가면 그를 만났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린다. 뿔은 상대에 맞춰 이기가 평생 배워보지않은 외국어를 말하게 해주고, 명탐정 코난의 보이스체인지 머신없이 성대묘사도 가능하게 해준다.

 

맨처음 전형적인 소도시의 범죄소설에서 시작되어 청소년성장소설과 같은 면모를 살짜쿵 보이다가 (여기서 쬐금 졸면서 진도가 안나갔음;;;) 초자연스릴러가 되더니만, 이젠 독자에게 하나의 충격을 가져다주는데...범인이 초장에 드러난다. 먼저 범인을 알고 어떻게 그를 잡는지를 차근차근 추론을 밟아 보여주는 도서추리물(inverted mystery)가 아니라, 이제는 열정적인 복수의 국면이다! 여기서부터 아~ 정말 엔딩이 복수라는 건 알지만, 그 복수의 카타르시스에 퐁당 같이 빠지고 싶은 마음에 밤새 읽었다. 경고! 후반부는 밤에 잡지마세욧!

 

이기는 순수하게 사랑에 빠졌던,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메린의 16세의 추억을 곱씹으며, 이제 혼란스러움을 정리해간다. 할머니, 유명재스뮤지션 아버지, 라스베가스 댄서출신의 어머니, 자신에게는 능력이 없는 트럼펫을 불며 유명인사가 된 형 테리, 어린시절 자신을 구해준 친구 리와 커서도 여전히 힘을 자랑하는 에릭 등을 만나 속내를 듣지만, 메린을 죽인 그 범인은 뿔의 영향을 받지않는다.....

 

관현악기와 뿔 (horn; 천식으로 악기연주는 불가능하지만 특이한 능력의 뿔을 가지게 된 이기), 폭탄과 처녀 (cherry; 폭탄에 눈멀고 처녀성에 집착하는 리), 16살과 26살에 각기 물에 빠졌다가 나오면서 생각하는 재탄생(rebirth)등의 모티브와 함께, 중반에 모든 파충류를 유인하며 신과 악마를 논하는 장면(p.300~303)은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중 대심문관 (Grand Inquisitor)를 말하는 이반을 생각나게 하며 보다 깊은 의미를 던져준다.

 

...오로지 악마만이 있는 그대로 인간을 사랑하고....신은 인간을 사랑한다고 우리는 배웠지. 하지만 사랑은 추론이 아니라 사실에 의해서 증명되어여만 하는거야...신이 죽었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어. 신은 아주 멀쩡히 살아있지만 구원을 해줄 위치에 있지않아. 범죄에 가까운 무관심으로...p.302

 

작가는 크리스챤을 포기한 학자 바트 어만 (Bart Ehrman)의 [God's problem:how the Bible fails to answer out most important question - why we suffer]를 참조했다고 한다. 이 책이 무지하게 궁금해서 아마존 가서 리뷰를 읽었는데, 매우 신학적인듯. 결론은....여전히 욥의 고난이나 천사같은 메린 등에 대해서도 회의가 가득하지만, 머리말고 마음으로는 '대심문관'속의 그리스도가 악마에게 해준 키스로 위안을 삼아야할 듯. 그처럼 머리로 이해되지않아 절망적인 말과 다르게 가슴으로는 위안을 얻고싶어 작가는, 그 세대에 맞는 SF적 장치 트랩을 만들어놓은거 아닐까.

 

 

 

공포와 복수를 간편히 즐기려는 순간에, 생각외의 질문을 던져놓고 작품은 순간 엄청난 멜로를 던져놓는다. p.429~431의 편지씬은 참 마음에 들었는데 (편지를 적는 방법과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에서 완전 울컥했어 ㅜ.ㅜ 그동안 차곡차곡 챙겨두고 시간나면 생각하는, 가장좋아하는 문학속 편지씬 베스트에 들어갔다. 1위부터 조지 엘리어트의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오만과 편견], [위대한 유산]), 아마도 그파트가 '대심문관'이야기에서의 그리스도의 키스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뿔을 통해 보다 극적으로 나타나지만, 모든 인간이 가지는 이중성이 어쩜 그 어떤 범죄보다도 더 인간을 절망시키게 하고, 다른 이중적인 사람들이 속세적으로는 많은 힘과 존경을 받지만 보여지는 것으로 경멸당하는 글레나가 실제로는 겉과 속이 같으며, 제대로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머리속의 틀에 맞춰보는 범인의 악마성, 구원은 신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순수성으로 하는 것 등을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는 신이 한쪽문을 닫을 때 한쪽문을 열어놓는다고 하고, 누구는 신이 한쪽문을 닫을때 꼭 손가락 끼게 문닫는다고 (ㅋㅋㅋ) 하는데, 신이 문을 닫으면 네가 열면 될거 아니냐..는 거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k*****k 2012.09.22. 신고 공감 2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악마가 악마를 처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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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입니다! 완벽해요! 짝짝짝! 예전 조 힐의 작품을 읽었을 때는 그 기괴함에 놀라서 다시는 보지 못할 작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스티븐 킹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평가 기준이 더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작품의 분위기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었어요. 영화 <드래그 미 투 헬>같은 그런 분위기라고 할까요. 그래서 [뿔]도 그런 성향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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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입니다! 완벽해요! 짝짝짝! 예전 조 힐의 작품을 읽었을 때는 그 기괴함에 놀라서 다시는 보지 못할 작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스티븐 킹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평가 기준이 더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작품의 분위기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었어요. 영화 <드래그 미 투 헬>같은 그런 분위기라고 할까요. 그래서 [뿔]도 그런 성향이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NO!! 어느 부분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해도 이번 작품은 구성이나 인물, 이야기 전개 그 어느 것 하나도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조 힐은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스티븐 킹의 아들다운- 굉장한 작가라고 할까나요. 역시 사람은 오래 두고 볼 일입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벌레로 변해 있었다는 카프카의 [변신]과 유사한 첫 장입니다. 술에 취해 잠들었다 일어나보니 머리에 뿔 두 개가 생겨난 남자,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 약칭 이그 페리시라 불리는 남자는 어느 날 아침 세면대 거울을 통해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 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사람들로부터 듣기를 원하지 않았던 온갖 더럽고 추악한 말들을 뱉어내게 할 수 있거든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 안에만 담아놓고 타인에게는 절대 밝힐 수 없는 어두운 비밀들을요. 이그는 여자친구 메린을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풀려난 전력이 있는 남자로, 그 일로 인해 매우 오랫동안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이그는 뿔을 통해 사람들로부터 진실을 듣고 기묘한 체험을 하며 진범을 처단합니다. 신이 아닌 악마의 이름으로.

 

이 작품은 섬뜩한 스릴러이자 굉장한 러브 스토리입니다.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고 있는 감독 알렉산드르 아야도 -세상의 모든 죄와 벌에 대한 가장 신선한 접근이며 인간의 악마성을 드러내는 폭로이자 마음을 울리는 러브 스토리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마음을 울리는 러브스토리-라는 부분에서 절대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이그의 살해된 여자친구 메린으로 완성되죠. 반전으로 밝혀지는 그녀의 사랑 앞에 저는 그만 별 다섯 개를 미련없이 주었답니다.

 

어떻게 보면 기독교인이나 천주교인들에게는 신성모독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이 작품은, 과연 우리 세상에서 진정한 악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뿔이 자라나고 코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불에 타도 죽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한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그가 정말 악마인지, 악마보다 더한 악마같은 인간성의 사람이 사실은 진짜 악마가 아닌지에 대해서요. 때문에 -그렇게 인간과 악마가 같이 누워있는 잠시 동안 옛날 주물 공장은 고요했다.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악마인지는 아마도 신학적 논의의 문제가 되겠지만-이라는 문장은 굉장히 의미심장합니다.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당연히 이그가 행복해지기를 바랐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꿈이고 한순간 꿈에서 깨어나보니 메린은 여전히 이그의 곁에서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내고 있고, 이그가 그 미소를 보며 행복해하는 장면이 마지막이 아닐까 조금 기대했어요. 그런데 역시 조금 뻔했는지, 색다른 결말을 보여주네요. 어쩌면 해피엔딩일 수도 있고 어쩌면 아닐 수도 있는. 저는 나름대로 이그에게 있어 해피엔딩이라 결정지으렵니다. 굉장한 재미와 울림을 주는 [뿔]. 이제 스티븐킹의 아들이라는 수식어 없이도 혼자서 훨훨 날게 된 조 힐의 다른 작품들을 주시해야겠습니다. 



y********j 2012.09.16.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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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 조 힐 (박현주 옮김,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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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었던 메린이 살해당한지 꼭 1년이 되는 날,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이하 이그)는 머리에 작은 뿔이 자란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내 뿔이 가진 초능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의 과거사를 꿰뚫어보게 되는 사이코메트리로서의 능력은 물론, 타인으로 하여금 감추고 싶은 속내를 모두 털어놓게 만들기도 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타인의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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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었던 메린이 살해당한지 꼭 1년이 되는 날,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이하 이그)는 머리에 작은 뿔이 자란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내 뿔이 가진 초능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의 과거사를 꿰뚫어보게 되는 사이코메트리로서의 능력은 물론, 타인으로 하여금 감추고 싶은 속내를 모두 털어놓게 만들기도 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타인의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까지 갖춥니다. 그 능력을 통해 이그는 메린의 죽음의 진상을 조금씩 알아내게 됩니다. 한때 메린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받기도 했던 이그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살해당하기 직전 메린이 겪었던 모든 일은 물론 진범의 정체까지 파악합니다. 사랑을 위해 기꺼이 악마의 삶을 택한 이그는 복수를 위해 그만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을 원작 삼아 영화(제목 ‘혼스’)로 만든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은 “인간의 악마성을 드러내는 폭로이자 마음을 울리는 러브스토리.”라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오랜 사랑과 갈등, 증오와 분노, 그리고 파국에 이르는 여정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 소감입니다. 여기에 ‘어느 날 갑자기 뿔이 튀어나오면서 악마가 된 남자’라는 판타지를 설정함으로써 조 힐은 다양한 코드들 - 사랑, 증오, 살인, 복수, 그리고 실존하는 악마 - 이 뒤섞인 독특하고도 거대한 서사를 완성시킵니다.


‘뿔 달린 초인적 악마’라는 설정을 걷어낸다면 이 작품은 ‘연인을 살해한 진범을 찾는 한 남자의 목숨을 건 복수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할리우드의 복수극을 연상시키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아버지(스티븐 킹)에게 물려받은 우수한 유전자를 나름의 방식대로 확장하고 변형시킨 조 힐은 누구도 생각하기 어려운 독특한 설정을 가미함으로써 사랑, 악마, 신화, 스릴러가 혼재된 훨씬 더 중층적인 이야기를 창조해냈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읽은 탓에 첫 페이지부터 관자놀이에 뿔이 난 남자가 등장하는 순간 무척 당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조 힐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이그의 캐릭터를 다져나갔고, 다분히 풍자적인 재미를 동반한 ‘뿔의 위력’에 관한 설명과 함께 1년 전에 벌어진 참혹한 살인사건의 진상, 15년 전에 시작된 사랑과 우정에 관한 묘사를 꼭 필요한 만큼씩 독자에게 전달하면서 첫 페이지의 당혹스러움을 지워나갔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커져가는 악마적 능력보다도 이그 본인의 선택, 즉 신에 대한 저주와 악마로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진화 과정입니다. 메린에 대한 사랑과 함께 이그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인 ‘악마성’에 관한 그의 설명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을 법한 공감 가는 내용들입니다.


“신은 아주 멀쩡히 살아있지만 구원을 줄 위치에 있지 않아. 범죄에 가까운 무관심으로 저주받을 처지지. 보호를 제공하기 전에 충성의 맹세와 숭배를 요구하는 것은 깡패들이나 할 거래지. 반면 악마는 절대로 무관심하지 않아. 악마는 항상 죄악을 지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을 도우러 이 자리에 있지.”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상징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징부터 언뜻 봐서는 금세 눈치 채기 힘든 꽤 의미 깊은 상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품이나 의상, 물과 불, 색과 빛이 등장하는데 이런 점들을 눈여겨보면서 읽다보면 작가가 공들여 세운 서사의 무게와 깊이를 좀더 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메린을 살해한 범인은 초반에 공개되고, 적잖은 분량을 통해 이그와 메린, 주변 인물들의 인연과 악연을 설명하다 보니 독자에 따라서는 500페이지가 살짝 넘는 분량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시간과 공간을 교차시키고 사건과 상황을 알맞게 배분한 조 힐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저력 덕분에 휴일 하루면 충분히 마지막까지 달리며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로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소설에서 표현된 다양한 상징들이 얼마나 관객에게 어필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소설이든 영화든 특정 매체를 통해 재미있게 본 작품은 다른 매체로는 잘 안 보게 되는데, ‘뿔’의 비주얼이 구현된 결과가 궁금한 나머지 영화로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왠지 올드한 느낌이 나는 제목이라 언뜻 손이 안 갔던 ‘20세기 고스트’가 조 힐의 작품이란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매력적인 중단편이 실렸다는 서평들을 보니 기회가 되는 대로 얼른 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h****s 2015.02.2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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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악마가 된 남자 [뿔] - 조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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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눈을 떴는데 관자놀이에 솟아난 뿔이 내 손에 만져진다면? 후아, 상상만으로도 아찔 그 자체인듯 한데요, 그래도 어쩌면 한번쯤은 상상해 봤음직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여기 그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많이 읽어보았고 소장도 하고 있을, 비채의 모중석 스릴러 클럽으로 출간된 <뿔>입니다. 삼지창을 들고 뿔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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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눈을 떴는데 관자놀이에 솟아난 뿔이 내 손에 만져진다면? 후아, 상상만으로도 아찔 그 자체인듯 한데요, 그래도 어쩌면 한번쯤은 상상해 봤음직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여기 그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많이 읽어보았고 소장도 하고 있을, 비채의 모중석 스릴러 클럽으로 출간된 <뿔>입니다. 삼지창을 들고 뿔이 달린 전형적인 악마의 모습을 한, 한 남자의 붉은 그림자와 뿔이 없었던 본인 모습 그대로의 그림자가 얽혀있는 표지에는 영혼이 자기 육신에 닻을 내린 악마에게서 빠져 나오려고 하는 한남자의 처절한 몸부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평범하고 심성이 약했던 이그. 그에게는 그만을 아껴주었던 메린이라는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메린이 변사체로 발견이 되고 이그는 당연히 용의자가 되었지요. 부모에 의해 풀려나긴 했지만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그를 멀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 후 일년이 된 날 술에 취해 메린이 죽었던 장소를 다녀왔던 그 다음날 이그의 관자놀이에서는 악마의 뿔이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악마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이그에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추악한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감춰두었던 속마음을 마구 표현하기 시작한 거죠. 부모님, 할머니, 친구들, 심지어 신부님에 수녀님까지.

 

 

사람들이 자꾸 제게 말을 걸어요. 끔찍한 얘기들이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누구도 하고 싶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만한 일들을 얘기해요. 어떤 꼬마애는 방금 자기 엄마를 침대에서 불태우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여기 간호사는 불쌍한 여자의 차를 망가뜨리고 싶다고 털어놓았죠. 좀 겁이 나요.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29쪽)

 

 

이그는 뿔의 힘으로 메린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누가 죽인건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처절한 복수가 시작되지요.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그자신과 친구, 그리고 가족들의 속마음까지 오가는 꽤나 섬세한 묘사들이 이어집니다. 호러, 스릴러, 멜로까지 여러장르를 아우르는 작가의 필력에 처음 접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푹 빠져들었습니다. 조금은 판타스틱한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말입니다.

 

 

윈드브레이커를 목까지 올린, 야위고 땀을 뻘뻘 흘리는 남자.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온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뿔이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뾰족한 양 끝은 관자놀이의 피부를 둟고 나왔고,아래의 뼈는 피로 붉게 얼룩졌다. 하지만 뿔보다 나쁜 것은 씩 흘리는 웃음이었다. 입장바꿔서 자신이 문 반대편에 있더라도 자기 같은 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곧장 빗장을 걸고 911에 전화를 걸 것 같았다. (221쪽)

 

 

티비에서 보면 흔히 마음의 갈등을 표현할때 자신속에 있는 천사와 악마를 나타내 보이곤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안에 선함과 추악한 욕망이 공존하고 있을것입니다. 인간은 대부분 그 악을 드러내지 않고 안고 살아가지요. 책을 읽으며 차라리 "이그" 같은 존재가 있어 내 속에 똬리를 튼 악을 한바탕 표출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역시나 위험한 발상이겠지요. 작가는 그 유명한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힐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꽤나 평이 좋았던 그의 장편 데뷔작 <하트모양상자>도 지금 제 옆에서 대기중입니다. <뿔>은 곧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해리 포터"의 히로인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을 맡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역시나 다니엘은 판타지와의 인연을 끊을수는 없나 봅니다. 뿔달린 다니엘의 사진을 보니 너무 잘 어울리더구만요. 참, 모클책으로는 처음 시도 한듯한 소프트한 반양장표지가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h******1 2012.08.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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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 조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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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어떤 누나를 만나고 블라블라는 그냥 어린시절 치기어린 그런 홍역같은 경험이라 치부하고 진정한 사랑이라는 느낌으로 나이 사십이 넘어가버리는 현재까지 머리속이나 가슴속에 그대로 각인된 기억의 첫사랑은 대학교때의 그녀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렇게 오래 사귀지도 못했군요.. 막 입학하던 시절부터 군대를 가서 상병이라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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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어떤 누나를 만나고 블라블라는 그냥 어린시절 치기어린 그런 홍역같은 경험이라 치부하고 진정한 사랑이라는 느낌으로 나이 사십이 넘어가버리는 현재까지 머리속이나 가슴속에 그대로 각인된 기억의 첫사랑은 대학교때의 그녀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렇게 오래 사귀지도 못했군요.. 막 입학하던 시절부터 군대를 가서 상병이라는 계급을 달아서 헤어졌으니 뭐 삼년도 채 안되는 시절동안 미친듯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보고싶고 그리워하던 사랑입니다.. 흔히들 보아오는 그런 만남과 헤어짐에 불과하지만 그렇게도 아픈 사랑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전 왜 그녀가 저에게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두번 다시 절 보질 않았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었을텐데요.. 제대후 그녀를 만났지만 분노만 남았었고 증오의 눈길로 그녀를 바라 볼 뿐이었죠.. 그렇게 그녀는 떠나버렸고 지금도 그녀의 이별의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근데 책 내용이랑 전혀 무관하지않냐고 물으신다면  뭐 내가 읽고 떠오른 이야기니 크게 무관하진 않겠네요.. 자꾸 쓸데없는 이야기 지껄인다고 태클걸면 니 엉덩이에 뿔난다아 

 

    일단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넘어갑시다.. 작가는 자신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판단해주길 원하시겠지만 후광이라는 것은 없애고 싶다고 쉬이 사라지는게 아니니 후광운운한다고 삐져서 뿔나며 곤난해, 아시겠지만 아버지라는 분이 스티븐 킹쌤이십니다.. 조셉 힐스트롬 킹은 아버지의 이미지가 자신을 옭아맬지도 몰라 필명인 "조 힐"로 영국에서 먼저 작가 인생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단한 아버지니까요..  왜 굳이 들먹이느냐면 개인적으로 조 힐의 작품들을 볼때 아버지인 스티븐 킹의 감성과 이미지적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물론 제 선입견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읽은 선 단편인 "20세기 고스트"를 읽어보았을때도 그랬고 장편소설인 이번 "뿔"에서도 그런 감성을 저는 떠올렸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느낌들이 아버지의 작품들에 대한 모방이나 일종의 카피적 개념으로 생각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뿔"만 가지고 보면 스티븐 킹쌤의 느낌보다 더 즐거운 독서의 집중도를 줘서 만족하니까요..

 

    이그나티우스 페리시는 전날밤의 폭음으로 숙취에 시달리며 깨어나서 거울을 보니 머리에 뿔이 자란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아주 매력적인 도입부죠.. 그리고 뿔난 자신의 머리에 대해 병원을 찾게 되면서 뿔이 안겨주는 능력에 대해 알게됩니다.. 뿔이 난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는 판이한 속마음들이죠.. 충격적입니다.. 아주 충격적입니다.. 이그 페리시는 자신의 머리에 뿔이 자라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전날 밤 일년전 강간살인을 당한 연인인 메린 윌리엄스의 살해장소인 오랜 주물공장 주변에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지옥같은 현실에 대한 신의 무관심에 복수하고 싶어 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전히 이그는 자신이 연인인 메린을 강간살해했다는 주변의 의심스러운 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죠.. 다만 자신만 그리고 자신의 형인 테리만 자신의 무죄를 알아 줄 뿐입니다.. 그런 그의 머리에 뿔이 나서 주변의 사람들이 속마음을 털어놓고 보니 일년 전 벌어졌던 메린의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게 됩니다..  진실을 알게된 이그 페리시는 단순하게 뿔만 난게 아니라 진정한 악마성에 자신을 던져넣게 됩니다.. 물론 인간이 악마보다 더 무섭다는 진실과 함께 말이죠.. 진실은 그를 무너뜨리고 주변을 무너뜨리고 이기의 삶 전체를 뒤바꿔 버립니다.. 그리고 이기는 진실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죠.. 무섭도록 잔인한 진실에 대해 말입니다..

 

    초반부의 충격적이면서 독창적인 집중도가 대단한 지점을 지나고 나면 과거와 현재가 엮이고 얽히면서 상황적 긴장감과 감정적 이입을 안겨줍니다.. 초현실적이면서 환상적 잔인성과 상황적 파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대중적 흥미거리를 자극적으로 보여주고자하는 의도적이라고는 느껴지지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묘사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해결부로 넘어가게 되죠.. 재미지네요.. 상당히 재미집니다.. 분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하게되는 마력은 역시나 아버지의 능력을 많이 배우고 닦고 기름치고 조였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유전적으로 바탕에 깔리는 글쓰는 능력적 후광도 있으니 대단한거죠..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단순하게 보면 사랑과 살인과 배신과 복수를 다룬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그 주변장치로 초현실적 환상의 덮개를 기분나쁘게 혹은 좋게 입혀놓은거죠.. 현실속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이면서 아픈 상황적 모습을 감성적으로 환상이라는 개념으로 공감시켜내기에는 웬만해서는 쉽지 않을터인데 그걸 아주 잘 이끌어낸 듯 싶습니다.. 아주 공감이 잘되었구요, 특히나 이그 페리시가 행하는 모든 행동의 이유와 상황적 묘사들은 나라면, 나같아도, 나역시라는 생각으로 다가서게 만들어주는 듯 싶더군요.. 사실 제가 "20세기 고스트"라는 단편을 보면서 조금은 지루하고 잰체하면서 똑똑한 척 현학적인 개념을 환상이라는 매개로 만들어 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상황의 의도를 표현해내서 한마디로 재미가 별로였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죠.. 단편이라 뭐 이 독후감도 좀 우습기는 하지만서도 여하튼 전반적으로 별로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도 그런 전반적인 구성은 비슷합니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주변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환상적 개념을 대입을 시켰고 스릴러적인 긴장감과 자극적이고 파괴적인 모습까지 엮었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집중하고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없이 서사가 흘러가게 만들어주는걸보니 와우, 아직도 젊을텐데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영화가 만들어진답니다.. 지금 촬영중이라니 조만간 개봉을 하게 되겠죠.. 우습게도 악마의 뿔을 가진 주인공이 우리의 해리 포터인 다니엘 래드크리프라는군요.. 소설속에서도 해리 포터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당히 대비적이죠, 진정한 악마에 대항해 세상을 구한 해리가 자신 스스로 악마가 되어버린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나타나니까 말입니다.. 이 작품 "뿔"은 아주 단순한 내용이고 이야기지만 환상과 초현실적인 철학적 선과 악이라는 개념의 모호성과 종교적이면서 도덕적 사회와 인간의 본능적 감성들을 너무나도 적절하게 잘 표현해서 비주얼적인 측면도 상당히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봐야겠지만 일단 소설에다가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땡끝



n********s 2012.11.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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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카프카 변신의 새로운 변신,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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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 짓을 하고 난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이그가 세면대 거울에서 자신의 머리에 뿔이 난 것을 보는 이 소설의 첫 대목은 마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가 한 마리 흉칙한 갑충으로 변신해 있는 자신을 보는 그것과 매우 닮아 있다. 자신의 신체 변화에 놀란 이그는 예약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매디컬 프랙티스 클리닉으로 달려가고, 그곳에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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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나니 짓을 하고 난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이그가 세면대 거울에서 자신의 머리에 뿔이 난 것을 보는 이 소설의 첫 대목은 마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가 한 마리 흉칙한 갑충으로 변신해 있는 자신을 보는 그것과 매우 닮아 있다. 자신의 신체 변화에 놀란 이그는 예약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매디컬 프랙티스 클리닉으로 달려가고, 그곳에서 진찰을 받는다. 병원 의사는 제대로 된 병명도 알려 주지 못한 채, 횡설수설하고 이그는 정신이 몽롱한 채로 빠져 나온다. 사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에게 뿔이 난 사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건이 바로 일 년 전에 일어났다. 이그의 여자친구인 메린 윌리엄스가 강간 살인을 당했고, 그 범인으로 이그가 몰렸던 것이다. 무혐의로 풀려 났지만 이그가 사는 마을에서는 권력과 돈을 이용해서 풀려 나게 한 것이라는 루머가 파다하게 돌았다. 어쨌든 그런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그 자신은 물론 이그의 주변 사람들과도 소원해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년 째가 되는 날 주인공 이그에게 뿔이 생겨났고 그와 더불어 놀라운 힘까지 생겼다.

 

 굳이 작가의 소개를 읽지 않더라도 이런 초자연적인 서스펜스와 인간 내면 심리를 조우시킨 작가의 스타일은 미국의 한 유명 작가를 저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되었지만, 어쩐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느꼈다. 물론 작가 자신은 그의 아들이라는 사실로 인해서 괜한 오해나 편견을 살가봐 이름까지 바꿨다지만 재능을 이어받았다는 것은 저주가 아니라 선물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작가인 조 힐이 스티븐 킹의 아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스티븐 킹에서 느낄 수 없었던 남자와 여자의 사랑, 그 로맨스적인 느낌이 조 힐의 소설에서도 더 강하게 느껴졌다. 한마디로 온갖 추악한 인간 본성과 범죄의 혐오감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한 사람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재확인 시켜줬다고 해야 할 것이다.

 

y****7 2012.10.0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