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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저리썼지만, 아직 유치원 다니는 녀석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입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본다. 조기교육 같은거 할 생각도 없고... 기껏해야 한달 정도 미술학원 다녀봤고, 얼마전에 태권도장 시작한 녀석에 대해 뭔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내후년 입학을 생각해서, 혁신학교를 알아봐야 하나 등의 고민을 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어쩌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선배를 만나본 지도 20년은 넘은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종종 소식이 들리던 유명인이니 뭔가 그럴듯한게 있겠지, 그리고 예전에 종종 봤을 때 이 선배가 보여주던 논리정리에서의 탁월했던 역량에 대한 기억으로 책을 골라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편집이 이 책의 백미인 것 같다. 누가 학원가의 경력자 아닐까봐, 간략간략하게 구분한 개별 주제들별 챕터, 그리고 그 끄트머리다가 3문장 정리. 이건, 뭣보담도 요점정리의 고갱이를 담아놓은 편집이 아니던가? ㅎㅎㅎ 이런 편집을 통해서 좀 더 평이하게 책을 읽어나간 것 같다. 내용적으로는 저자가 서두에 표방했던, 실용서로서의 가치를 인정할만하다고 본다. 나 역시 학력고사 세대이고, 복잡하다고만 하는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해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 그리고 교사들이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있는/있을 문제점들을 잘 지적해 놓은게 아닌가 싶다. 물론, 내가 이런 고민을 직접하게 되려면 10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때는 뭔가가 또 바뀔 수도 있겠지만서두. 하여간, 이 사회에서의 교육의 몇몇 핵심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왜 이런 불합리함이 발생하는냐 하면, 교육과정을 만들 때 수능제도를 함께 고려해서 설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과 수능제도를 설계하는 곳이 바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인데요, 말 그대로 '교육과정'과 '평가(수능)'을 함께 만들라는 뜻에서 설치한 국가기관인데, 실상은 교육과정을 따로 만든 다음에 한참 있다가 그 교육과정에 맞춰 수능을 손봅니다. 그러니까 교육과정을 만들 때에는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3년 분' 교육과정을 만들게 되는 거지요."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게 소득이랄까? 왜 이리 커리큘럼의 분량이 많은가? 과목 수도 그렇지만, 수학이나 과학의 범위는 왜 넓은가? 3학년 2학기때 배운 내용을 바로 시험에서 접하게 되는 것이 비현실적이니 않은가? 이런 의문들을 가져왔는데, 그 이유는 이따위에 있었다니... 헐~ 그래 상식은 정말 상식이어야 할텐데, 정말 교육과정을 만든다는 이들이 한심하단 생각이 들게 된 장면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학교가 열심히 가르치면 된다'고 이야기해요. 물론 열심히 하긴 해야겠지요.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라는 문제를 빼먹은 채 '열심히 가르치면 된다'고 말하면, 결국 학교 교사들에게 주입식 수업의 최고 '달인'들인 인터넷 스타강사들과 경쟁하라는 얘기밖에 안되는 거에요. 그 결과는 학교의 참담한 패배일 수밖에 없고, 결국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제 부딪히게 됩니다." 이 문장과 함께 소개된 미국의 내신은 철저히 논술식, SAT만 객관식이란 사례가 참신했다. 유럽의 내신과 입시 모두 논술식이란 예는 더 이상적이고... 결국 교사, 그리고 학교 조직의 존재이유에 대해 현실적인 상황(인터넷이 기본이 되어 버린)을 고려한 냉정한 인식이라고 본다. 난 중고생 시절에 별로 공부에 요령은 없었던 것 같다. 대체로 학습머리는 괜찮았고, 학교에서 지시하는 대로(그 흔한 단과학원 한번 안다니고) 교과서 보고, 문제집 풀고... 그러면서 대충 상위권을 유지했으니까. 종종 공부 열심히 하는데 성적 안나오는 애들을 보면서, 그런 애들일 수록 학원이 어떻고 학습방법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때론 무시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대학 이후에도 그랬는데... 사실, 정리를 별도로 못했으나, 나만의 학습법은 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걸 다듬지는 못했지만. 다만, 성인이 되어 어학을 주로 하는 인터넷 강의들을 몇몇 접하면서, 그리고 현실의 학교에서 교사들이 선행학습에 의존하며 애들을 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막연히 '왜 선생들이 더 열심히 가르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해 본적은 몇 번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비로소, 현대 선생의 역할은 '학습'을 더 효율적으로 전달/주입시키는 것은 아니어야 하는 것이란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EBS 이야기도 이미 나온지 몇십년이 되는데, 뭐하러? 인성교육이고 뭐고 다 포함해서, 수십년 인생경험을 가진 선배로써 학생들에게 다양한 조언들과 이야기를 해주는 그런 교사들을 기대하게 된다. 나의 아이를 위해서는. 내 나름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할 자신도 있으나, 그래봤자 엄마 아빠는 달랑 두명 아닌가? 수십명의 인생선배와의 대화, 멘토링... 그런 교육이 간절해지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원들이 어떻게 승진하냐고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교육공무원 승진 규정' 및 '평정업무 처리요령'이라는 것을 찾아보셍. 거의 난수표입니다. 더구나 여기 적히지 않은 기기묘묘한 세부 정보들은 연줄을 통해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어요. 담당과목도 중요합니다. 교장까지의 승진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체육인데, 체육교사가 대회 이상 등을 통해 승진 가산점을 딸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다가 과목 특성상 수업준비 부담이 적어 행정업무를 수행하거나 연수실적, 연구성과를 축적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됩니다. ... 우리나라 학교의 리더십은 이런 식으로 결정됩니다. 절망적이죠. 민간에서라면 절대 용인되지 않을법한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건 정말 충격이었다. 그리고선, 정말 혁신학교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더라. 저자는 반복적으로 교사들에게 수업편성권 및 학생평가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12년 교육과정에 만나는 교사들이 수십명 될텐데, 그 모두가 훌륭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하지만,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진도를 나가는 교사 100%보단, 꼴통을 포함하더라도 멘토역할을 하는 교사들 몇명을 만나는 것이 나의 아이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 저런 승진체계에서 내 스스로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승진을 위한 행정에 매몰되는 교사들을 만나게 하기 싫어졌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의 대학입시에 대해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나름의 대안을 가지고 있다. 나름 한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경험 돌이켜 볼때, 아이가 하고 싶은 전공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흔히 말하는 학벌은 대학원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다. 고등학교때 양호한 성적이 나와 명문대를 가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적절한 전공의 다른 학교를 가게 하고, 스스로 그 분야에 대해 공부의 의지가 계속 있으면 국내 대학원은 명문대 급으로 진학하는 거... 정말 어렵지 않더라는 걸 많이 봤다. 쉽다는게 아니라, 살인적이고 비인간적인 고등학교시절의 절차보다 훨씬 합리적으로 말이다. 그거 하나 믿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기에 가능하면 고등학교때 니가 하고싶은 분야와 관련된 국내 교수진을 조사해서 원하는 학교와 과를 찾아보라고 주문할 생각이다. 이 정도를 수행할 수 있을 능력을 나도 도와줘야겠으나, 학교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학교... 그게 이 사회에서 간절해진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언제 이 선배를 만나볼 기회가 있을라나 모르겠으나, 이 선배가 자기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도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