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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는 빨리 '망년忘年'하고 싶을 정도로 나를 힘들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몇 가지 했는데, 그러한 경험을 통해 배운 점도 많았다. 2학기에 좋은교사 교육정책아카데미를 들으면서 교육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읽었는데, 올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고민의 깊이가 비교적 얕았을 듯하다. 그래서 그 또한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고난이었으리라 생각하는 중이다. 교육정책 아카데미에서 꾸준히 배우고 있는 점은 사회 운동(교육 정책 운동)은 가장 고통 받는 약자를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 역시 교육 주체의 고통 해결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세련된 문서 사역을 한다는 점이다. 양질의 잡지와 책을 통해 기독교사 연합에 속한 교사들의 소명 의식과 전문성을 높이고자 한다. 그래서 항상 내가 여기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곤 하다. 저자(정리자??) 김진우선생님은 2011년 초 북유럽 교육탐방 때 처음 뵈었는데, 이번 학기 교육정책 아카데미를 통해 좀 더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다. 나와 김진우선생님은 내향인으로서 동질감을 확인했는데 그만큼 선생님은 온유, 차분, 성실, 꼼꼼하시면서 치밀하고 합리적이시다. 아카데미를 준비하실 때도 조용히 모든 이를 배려하려 하시면서도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게 느껴지곤 했다. 저자 소개를 이렇게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이런 분이 정리하신 책이라는 점을 알아야 이 책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굉장히 구조적이고,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알맹이 없는 유머나 식상한 조언으로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알차다.
연구년 중 6개월을 오롯이 쏟아부어 정리하셨다는 이 책은 구조적인 책의 끝을 보여준다. 책 한 권의 내용을 이렇게 한 눈에 볼 수 있다. 교육에 대한 고민 없는 사람이 혼자 다 읽어내기에는 생소해서 벅찬 면이 있겠지만, 교육 정책에 관심 있는 교육 전문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안이 많고 학교 가까이에서 교육 고통을 체감하고 있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읽기에 공감 가는 부분 또한 많다. 정책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스터디 형식으로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우리 아카데미에서도 한 학기 동안 읽는 게 과제였다. 정책이라는 주제가 시의성이 있는 만큼 이 책에 관심이 생긴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얼른 구입해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책은 교육 고통의 문제, 원인, 해결 방향, 정책 대안, 정책 추진 방법이라는 소주제들을 순서대로 '토론회' 형식의 대화체로 제시하고 있다. 아래 사진 나무 속 글씨가 위 소주제들을 이끌어 가는 방향성이다. 저자는 오랜 고민과 교육정책위, 토론회들을 통해 이 다섯 가지 방향이 우리 교육 고통의 문제이자 해결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책에서 제안하는 구체적인 정책들은 교사나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는데 명쾌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하다.
1. 배움의 기쁨: 학벌로 처우가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한국 사회이다보니 고입, 대입과 같은 입시 체제가 서열화와 극도의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상대평가와 사교육은 배움 자체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앗아간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부하고 있고 실력도 좋지만 행복 지수는 가장 낮다. 졸업장을 따고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새로 알게 되는 그 자체의 기쁨을 경험하게 하는 학교가 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제안한다. 고입 선지원 후추첨제나 수능 자격고사화는 절대평가가 가능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과 평가 방법을 혁신하도록 도울 것이다.
2. 평화적 관계: 올해에는 '평화로운 힐링 캠프'를 급훈으로 삼고 1년 내내 교실에서 서로로 인해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강조했지만, 사람이 둘 이상 모인 곳에서 갈등이 전혀 없을 수는 없기에 교실 밖에서 힘든 경험을 했다. 평화롭지 않은 학교 분위기나 (좋든 나쁘든) 이미 작동하고 있는 제도, 가치관이나 입장 차이와 소통의 미숙함은 서로를 비방하고 원망하고 책임을 미루게 만드는 것 같다. 그 속에서 관련자들은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그들을 돕고 싶어하는 교사들이든 모두가 상처를 입고 있었다.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평화를 추구하는 분위기 조성과 숙련된 중재 전문가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던 경험이었다.
3. 소명의 발견: 올해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획일화된?) 진로 동아리가 운영되었고, 내년에는 (진로 체험을 목표로 하는)자유학기제가 운영될 것 같다. 급히 밀어붙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으나 취지에는 공감한다. 아직 중학생인데 단순히 구체적인 직업을 정하라는 이야기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보다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크게 어떤 일을 하는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앞날을 잠정적으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꽤 긴 호흡으로 자연 안에 있는 기숙학교에 머물며 다양한 연령과 성격의 친구들과 깊이 만나며 인문, 예술, 종교적인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자유학교가 부러웠다. 지금 추진하려고 하는 자유학기제가 덴마크의 자유학교를 모방하려는 듯하다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제발 급히 획일적으로 모든 학교에 업무를 던져놓지 말고 합리적인 검증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이 정권 안에서 큰 사업을 추진해 승부를 보고 싶어하는 욕심 때문에 좋은 제도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4. 자율과 책무: 올해 정보부장을 해보니 업무가 행정실무사님들께 많이 넘어갔다고 하나 여전히 교육청이 요구하는 보고 공문이 꽤 많았고, 밀레니엄 꿈나무 같은 복지 업무나 정보화 기자재 관리 같은 예산 업무는 행정 쪽에서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을 업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강조하는 정보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업무 역시 이런 방법으로 정말 '보호'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었다. 오늘 당장 내놓으라는 국회의원 요구 자료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생긴 일은 잘 없어지지 않는 게 관료주의의 가장 큰 폐해인데 그 가지치기를 합리적으로 잘하는 게 자율과 책무를 갖게 하는 핵심이 아닐까 한다. 업무의 양은 제쳐놓고, 관료주의의 윗부분에 위치한 분들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몸에 밴 권위주의는 교육 주체에게 자율과 책무를 부여하는데 가장 큰 독이다. 교원평가나 학교평가가 승진이나 성과급이 아닌 건전한 동기 부여와 전문성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돈 같은 얄팍한 보상으로 사람을 움직이려고 하는 행태에 대해 반감이 들곤 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교원 정책이나 교사의 연구, 연수에 관한 제안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학교 차원에서 유명한 강사를 초청해 일회성 강의를 듣기보다는 소규모의 교사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쪽으로 연수를 운영했으면 한다.
5. 교육 기회의 균등: 형식적, 실질적 기회 균등을 위해 해야할 일이 아직도 많다. 교육 불평등으로 인해 출발점이 다르다는 박탈감은 무리한 사교육으로 연결되거나 '개천에서 용'나는 일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좌절감을 불러온다. 저자는 형식적 기회 균등을 위해 무상의무교육(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거나 매우 급진적으로는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에게 1억씩을 학업 혹은 창업 비용으로 나누어주는 방법을 제안한다(반값등록금은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불평등하므로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공평하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실질적 기회 균등을 위해 학습 부진아를 되도록 빨리 찾아내어 적절한 시기에 도움을 주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에게 (산발적이지 않고 통합된, 효율적인) 교육 복지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학교 외부 기관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과후 바우처 등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복지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종종 네모칸 안에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미래의 학교 모습을 제시하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이 책은 대선 전에 나왔다. 진보 보수 스펙트럼 중 어디에 위치해 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대선 공약으로 교육 정책을 잘 제시해서 실천할 의지를 가진 후보를 뽑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뽑히고 1년이 지났다. 대선에 대한 의혹들은 미루어두고 그가 '교육대통령'인지 평가한다면, 여전히 반쪽 짜리라는 느낌이다. 예전 교육 정책 운동들과 관련해 좋은교사운동이 쌓아온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그의 측근 중 교육 전문가들은 이 책을 접했을 듯하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으면서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일 만한 정책을 일정 부분 실현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어보인다. 문제는 저자가 조언한 것처럼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정책의 시급함과 우선 순위를 합리적으로 고려해 점진적으로 검증해서 예상되는 문제를 보완하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획일적으로 적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제도를 잘 만드는 일과 함께 교육 주체들이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꼭 새겨둘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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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시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개정에 대한 논의는 벌써 수년전부터 이루어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 경쟁에 내몰려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깝고 비극적인 소식이 뉴스상에 자주 보도된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이제는 정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한국교육의 문제점으로 다양한 원인을 제시한다. 교사의 문제, 학생의 문제, 정책의 문제 등 각 영역이 포함하고 있는 문제가 존재하지만 어느 한 분야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방향이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사고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나와라 교육대통령>의 저자 김진우 선생은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세 부류의 독자를 염두해 두고 썼다고 밝힌다. 첫째는 대통령 후보를 포함한 정치권, 둘째는 일반 학부모들과 국민들, 셋째는 교사들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한 개인이나 단체가 나서 교육정책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크게는 나라와 국민이, 그리고 학교와 교사가, 가정과 부모님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그리고 협력하에 우리 교육을 바꿔가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 한다. 이어서 책은 교육문제를 다섯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교육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배움의 기쁨의 상실이다. 학교에서 배움의 기쁨은 어떻게 사라지게 된 것일까?, 무엇이든 새로 알아간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몰랐던 사실을 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감을 주고 제대로 알고 제대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때 큰 성취감,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자율적인 배움이 아닌, 선발 경쟁의 압력과 시험의 중압감에서는 배움의 기쁨을 느끼기가 어렵다. 학생을 평가하기 위해 점수 위주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시험을 위해 암기식 수업, 완전한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어렵고 과다한 교과내용에서 그 원인을 찾을수도 있다. 이처럼 어렵고 함축적인 내용들을 완전하게 가르칠 수 없다보니 선생님들은 개념만 전달하게 되고 시험 위주의 획일적이고 표피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고 그 가운데 가르치는 사람도,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도 지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배움의 기쁨이 상실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할 평화적 관계가 깨지게 된다. 학생과 교사사이에 '존중'이란 단어는 잊혀진지 오래이며,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도 '왕따'라는 이름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와 괴롭히며 즐거움을 찾으려는 아이들이 구분된다. 그렇다고 괴롭히는 아이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오히려 그런 아이들은 더 큰 관계의 파괴를 경험하게 된다. 주변사람과의 관계 뿐 아니라 스스로와의 관계 또한 파괴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로는 입시교육이 중심을 이루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소명에 대한 발견또한 이루어질수가 없다. "학벌주의는 개인의 능력보다 출신 학교나 높은 학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73쪽)로 그런 배경가운데 아이들은 세속적인 목표 달성이 꿈으로 변질되게 되고 직업으로 인생의 가치를 판단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전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교육환경에 관계없이 꾸준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배움에 임하면 어느 가정, 어느 지역에서든 능력있는 아이들이 환경을 극복하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기가 어렵다. 입시위주의 시스템 교육이 정착되면서 사교육 시장이 확장됐고, 사교육을 통해 시스템화 된 교육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율적이고 책무가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고 교사들도 행정적인 업무과 평가제도에 묶여 관료화된 조직에 사로잡히게 된다. 책은 교육고통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진단한 후에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교육해법 36가지를 제시하며 추진방안을 모색하는 저자의 논의에서 대한민국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 깊이 고민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당장 한국교육의 문제를 해결할수는 없겠지만 이제라도 차근차근 저자가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교실 안에서 다시금 배움의 기쁨이 살아나고, 입시교육이 아닌 참으로 인간으로서 태어나 배워야 할 참 가치와 교육이 회복되길 원한다. 그 가운데 아이들의 인간다움은 꽃피워지고 생동감 넘치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누군가 나서 주기를 기다리고 주저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입시경쟁에서 돌이켜 참다운 교육의 회복을 위해, 참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배움을 위해 모두가 행동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