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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프로파일링을 보여주는 책
"한국형 프로파일링을 보여주는 책" 내용보기
이 책은 우리나라 1호 프로파일러였던 저자가 현재는 대학(원)에서 교편을 잡으며 그 간의 경험을 녹여 만든 일종의 프로파일링 교과서이다. 대게 교과서라고 하면 벽돌 같은 두꺼운 교재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은 채 30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각 기법에 해당하는 실제 사례를 일부 컬러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 생각만큼 내용면에 있어서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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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1호 프로파일러였던 저자가 현재는 대학(원)에서 교편을 잡으며 그 간의 경험을 녹여 만든 일종의 프로파일링 교과서이다. 대게 교과서라고 하면 벽돌 같은 두꺼운 교재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은 채 30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각 기법에 해당하는 실제 사례를 일부 컬러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 생각만큼 내용면에 있어서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저자가 이 책을 내기 전에 특강을 포함해 2~3차례 그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잔인한 강력범죄자들의 이야기다 보니 강의를 듣는 대상이나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에 따라(예: 수사관 대상이냐, 대학(원)생을 포함한 일반인이냐) 관련 기법이나 사례 소개에 있어서 경중을 둘 수 밖에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조정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시작은 저자가 경찰을(프로파일러)를 그만두게 된 이유와 우리나라에 프로파일링이 도입된 시기와 과정 그리고 미국의 FBI보다 도입시기가 30년이나 늦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소개한다. 그리고 프로파일러와 범죄심리학자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개념이라는 점 하지만 서로 협력관계여야 된다는 점을 제일 먼저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부분은 아직도 언론 보도시에 혼용되고 있는 부분이라 명확히 구분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1장과 2장에서는 프로파일링의 개념과 학자별 정의, 대상 범죄, 종류(기법), 국내외 프로파일링 조직과 운영체계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동기, 범죄수법, 시그니처와 같이 프로파일링 대상 범죄를 범한 범인에게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용어 설명과 그러한 단서들을 가지고 어떠한 절차와 방법을 가지고 실제 운영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확실히 저자의 전작인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3장 프로파일링의 방법에 따른 분류 에서는 귀납적/연역적 프로파일링, FBI의 프로파일링 사례, 범죄현장 재구성을 통한 프로파일링을 설명하고 있다. 체계형 범죄자와 비체계형 범죄자로 구분하여 'FBI의 이분법'이라고도 하는 귀납적 프로파일링은 미국 FBI 행동과학부의 주요 기법이기도 하다. 이 분류법은 범죄의 목적과 동기가 범죄자의 공격성이나 이상심리에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책에는 이 두 유형의 특징과 차이점을 도표를 통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FBI 로버트 레슬러의 4가지 범죄 과정, FBI 수사관 로이 헤이즐 우드의 범죄자 사체처리의 3가지 방법, 행동조직성 요인과 집착요인에 의해 4개 범죄로 범죄자 유형을 분류한 고드윈 체계를 매트릭스 표와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와 달리 연역적 프로파일링 부분에서는 어떠한 기법 소개 보다는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주요 사건들의  과정을 앞서 귀납적 프로파일링 부분에서 소개한 기법을 활용해 수사하고 범인을 검거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범죄현장 재구성에는 4가지 법칙이 있는데, 그 법칙들은 주장하는 학자에 따라 그리고 현장에 남겨진 증거나 흔적, 시간, 환경적 요인, 행동의 연속성 등이 그 법칙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 들이다. 예를 들면 프랑스 범죄학자 로카르드의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범행 현장에 뒤엎혀진채 쌓여 있는 물건들이 쌓이는 과정을 역으로 추척하며 거슬러 가며 풀어갈 수도 있다. 이러한 범죄현장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임장한 과학수사 요원들에 의해 채취된 증거들을 분석 대상이나 방법에 따라 생물학적, 물리학적,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이 분석 자료들은 또다시 사건에 맞게 분류하고 기록화하게 된다. 이렇게 갖추어진 기록물들에는 과학적 방법에 의해 분석되어진 기록뿐만 아니라 현장 상황 촬영 등에 의한 기록물도 포함이 되며, 이 기록들을 가지고 시간 순으로 배열하며 범죄를 재구성하게 된다. 이 자료들은 범인을 만나 프로파일링을 시작하기 전 일종의 준비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분석자료와 기록을 모아놓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그 모아진 자료를 통해 그 정보들이 범행의 어떠한 부분을 가리키고 있는지 또는 뭐가 부족한지를 알게 해주는 1차적 평가 단계이기도 하다. 프로파일링 까지의 과정이 꽤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지만 매번 장기전인 싸움을 해야 하는 과정 같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법 중에는 '행동증거분석 기법(BEA)' 이 있는데, 이 기법은 과학적 단서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행동과 법과학적 단서를 귀납과 연역적 방법을 융합하여 분석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여기에도 구체적인 분석기법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혈흔형태 분석' 기법은 이미 한국의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하는데, 예전에 표창원씨가 나레이터로 등장하는 과학수사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영상을 통해 접한 적이 있다. 이 기법을 크게 수사국면과 재판국면으로 나누고 이 두 가지 방법은 또 각 각 네 가지 주요 단계로 분류된다고 한다. 전자가 전체 수사 방향 설명이 목적이라면, 후자는 증거에 대한 본질과 가치평가를 위한 정보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의 대게에 등장하는 범죄인 성범죄자  프로파일링 기법도 소개하고 있다. 먼저 범죄자의 동기에 따라 4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있고, 범죄자의 심리사회적 특성에 따라 5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아동 성 범죄의 경우 별도로 구분하여 국내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사례로 들며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실종 아동의 경우도 상황에 따라 위험성을 평가하는 도표를 만들어 그에 적절한 현장 대응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프로파일링은 범죄자에 대해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측면에서의 프로파일링도 필요하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에는 심리적 부검이라는 기법도 등장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피해자는 물론 심리적 부검에서의 피해자도 대게는 범죄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들을 말한다. 물론 강력 범죄 피해자라고 해서 반드시 '피해자=사망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러하다. 범죄 통계를 보아도 생존자는 찾아보기가 드물다. 전자가 강력범(성폭력, 살해 등)에 의한 피해자라면, 후자는 주로 자살자와 그 가족 혹은 지인 등의 심층적 인터뷰를 통해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자의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피해자 프로파일링 기법도 프로파일링의 필연적인 요소라고 한다. 이는 초기 분석 단계에서 범죄자의 행동과 범행동기가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 혹은 피해자의 방어 부분 등 상황 재현에 있어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법최면’ 또는 ‘최면수사’ 라는 기법도 프로파일링 기법 중 하나이다. 흔히 ‘최면’이라고 하면 최면에 걸리는 대상의 눈앞에 흔들리는 회중시계를 두고 숫자 세며 주문을 거는 듯한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지만 이 기법은 엄연한 과학수사 기법 중 하나이고, 실제로 국과수와 경찰청에는 이 기법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연구원과 수사관들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최면’에 대한 오해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저자는 최면가와 피최면자와의 상호작용의 형태가 아닌 최면가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일방적인 행위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기법에서의 ‘최면’은 피최면자들의 활동성이 감소된 것일뿐 의식을 상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최면수사관에 의해 유도된 주의 집중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상황(예: 은행 강도 실험)을 가정하고 목격자의 기억 소환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기법을 한 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언어적 자극과 정서적 자극을 통한 왜곡된 기억 속에서 최대한 진실을 이끌어 내기 위한 기법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이 기법은 실제 정남규 사건 피해자들에게 적용하기도 했던 기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프로파일링 범죄의 핵심 이라고 할 수 있는 '묻지마, 무동기 범죄'와 프로파일링을 설명한다. 먼저 이러한 범죄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던 시기에 '묻지마, 무동기, 우발범, 분노충동' 등과 같이 이러한 범죄에 대한 용어들이 다양하게 사용되며, 한 단어로 혹은 유영화 하거나 정립되지 못한 사회적 이유들을 설명해준다. 3가지를 들고 있는데, 첫번째는 범죄자 직접 면담하여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 두번째는 언론에서 다양한 용어로 보도되고 있는 범죄들로 검거되어도 입건시에는 형법상 범죄로 입건되어 추후 범죄통계에서 해당 유형의 범죄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점, 세번째는 연구자, 연론, 수사관 등 각 기관에서 지칭하는 용어의 개념등이 모두 다르고 실무에서 상호간 의사소통의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첫째와 셋째 이유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지만, 특히 2번째 문제는 용어 정의에 있어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이러한 범죄자들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상심리학과 연관해서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주요 사건들을 앞서 설명한 기법이 적용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처음 받기 전에는 어려운 심리학 책 처럼 두꺼운 교과서를 생각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3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에 놀랐던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어찌보면 적당한 분량의 이 책에는 생각보다 한국의 프로파일링에 관한 내용이 꽤 알차게 들어있다. 심지어 국내에서 발생한 사례 분석까지 꼼꼼하게. 다만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사건들이기는 하지만, 내용상 미리보기를 통해 보여주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이기는 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강의를 통해 들은 바로 추정해보면, 아직까지 국내 실정에 맞는 프로파일링에 관련된 제대로 된 책이 없다고 했다. 그나마 참고하는 해외 수입 원서들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다고 했었다. 그래서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범죄심리학자들과 함께 연구해왔던 결과들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구성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런면에서 프로파일링에 관한한 아직까지는 이 책을 따라올 책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의 의도대로(개인적인 추정이지만) 국내의 사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관련 유사 해외 사례가 필요하다면 우선은 저자가 현직 시절 교과서 처럼 참고했다(저자의 전작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에 따르면)는 '마인드헌터'나 '프로파일러 노트'를 함께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로얄 k*****7 2020.08.25. 신고 공감 8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