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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현은 배우나 관객이 아닌 순수한 독자로서 희곡을 읽은 게 얼마만인가라며 이 책의 추천사에서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배우 조재현이 이렇게 밝힐 정도라면 벽안의 독자인 나는 어떻겠는가?
잘 쓰지는 못했지만 한때 나도 연극 대본을 썼더랬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독자로서 희곡을 선뜻 뽑아 읽기에는 주저되는 게 많았다. 다른 읽어야할 책도 수두록한데 희곡집은 워낙에 알려진 게 없으니 어떤 걸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출판대국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출판의 편중화는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책을 고르라고 하면 소설이나 에세이, 인문 관련 책들이 선택된다. 리뷰를 읽어 봐도 이 범주의 리뷰들이 워낙 많으니 아무래도 따라서 읽어줘야만 할 것 같지 희곡을 읽는다는 건 감히 상상할 수 없고 생뚱맞기까지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극을 보지 왜 읽는단 말인가? 그러려면 공연장까지 가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연극은 종합예술인만큼 모든 그것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걸 선택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더구나 나는 예전 같은 시력이 아니다 보니 이제 눈으로 읽는 독서 행위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니 희곡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희곡이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희곡은 시와 함께 가장 오래된 문학 형태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날 희곡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정말 스스로 나에게 묻고 싶다. 희곡도 소설이나 에세이 아니면 다른 인문 도서처럼 조명을 받게 된다면 그래도 안 읽을 거냐고. 그건 명백히 아닐 것이다. 희곡도 마케팅이든, 입소문이든 나 좀 봐달라고 난리굿을 한다면 나는 못해도 일년에 한 두 권을 읽을 것 같다.
그렇다면 감히 말하고 싶다. 독자로서 희곡을 읽지 않는 것이 독자 자신의 문젠가 아니면 그렇게 난리굿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할 생각을 못하는 출판 관계자 및 각 언론사 출판 담당 기자의 책임인가? 왜 희곡은 소설이나 에세이 읽는 것만큼이나 독자들이 친근하게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언제 한 번 희곡이 자기 경쟁력을 가졌던 때가 있었나?
연극 작품을 활자로만 읽으면 그건 다 본 것이 아니다. 3분의 1정도까지만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희곡도 문학의 한 장르인만큼 읽는 행위 하나로만 볼 때 소설이나 에세이 보다 더 간결하고 더 의미 깊게 읽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책은 바로 이것을 선언하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 책을 읽으니 우리가 연극 보는 또는 책을 읽는 인식이 달라져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연극이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일년에 몇 백 편의 희곡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그것이 실제로 공연되는 것은 몇 십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그것도 관객의 눈에 띄고 실적을 낼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우리나라 공연계는 웬만한 큰 기획사에서 이름있는 배우들을 내세워 주관하는 뮤지컬이 독식을 하다시피 한다. 그러니 쏟아지는 희곡을 공연이 소화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극작가들의 숨통을 조인다는 게 말이나 되겠는가?
모르긴 해도 그들도 푸른 꿈이 있었을 것이다. 또 때로는 소설의 유혹도 있었을 것이다. 극작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가며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설을 쓰는 웬만한 전업작가도 글만 써서 벌어먹고 살기가 힘들다는데 하물며 극작가가 그럴 수 있을 거라곤 감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나야말로 얼마만에 희곡을 읽어 본 것일까? 지면상 26편의 단편 희곡을 일일이 다 평할 수는 없지만 정말 어떤 작품은 번뜩이는 재기가 느껴지는 작품들이 꽤 있었다. 물론 또 개중엔 단편이라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마무리된 작품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9명의 작가들은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썼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희곡이 시나 소설을 읽는 것만큼이나 독자에게 읽히려면 몇 가지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어 보인다. 우선 작가 스스로가 더 재밌고, 즐겁고, 의미 있는 작품을 기죽지 말고 써야 한다. 이땅엔 만화나 그래픽노블 매니아가 있는 것처럼 희곡 매니아도 분명 어디엔가 존재할 것이다. 요즘엔 장르와 장르 간의 교류가 워낙에 빈번해, 소설이 영화화 되고. 만화가 드라마 되기도 하고,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희곡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겠는가? 희곡은 꼭 연극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누가 그러던가?
또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책이 좀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뚝빼기 보다 장맛이라고는 하지만 책표지가 마음에 안 들면 독자는 다른 샤방한 책에 눈이 간다. 그런 점에서 이책은 표지가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솔직히 난 그런 취지와 여기 실린 작가와 작품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 책으로 나온 희곡은 공연으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용을 보니 제작비를 최소화하며 꼭 공연장이 아니어도 어디에서든 공연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작품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북콘서트 개념으로도 얼마든지 할용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다. 지금까지는 일정 정도 공연으로 성공해야 출판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독자가 먼저 희곡을 접하고 공연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려면 희곡을 먼저 띄우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야 작가들도 글 쓸 의욕이 생길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도 이 책이 나왔을 것이고.
나는 최근 시나리오를 써야할 사람들이 소설을 쓰겠다고 했다가 이도저도 아닌 경우를 종종 본다. 시나리오로 밥 벌어 먹기가 어려우니까 소설을 써 보겠다고 하다 그런 것 같은데 그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민폐 아닌가? 소설도 시나리오 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건데 만만이 보는 저자세가 있는 것 같아 독자로서 좀 씁쓸했다. 무엇보다 그 작가가 자기 전공의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는데 과연 기대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야 독자의 혼란도 줄어들고. 선택의 폭도 넓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이런 프로젝트가 계속 나올 모양인데 일단은 환영하고 기대를 해 본다. 잘 됐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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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잃어버린 것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로 직조해낸 하나의 세계 창작집단 독 제대로 된 희곡집을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희곡은 학창 시절 국어를 공부할 때 읽은 이후로는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연극을 보러 몇 번 다닌 적은 있어도 희곡을 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읽은 적이 언제 였던가. <당신이 잃어버린 것>을 읽으니 희곡의 재미를 오랜만에 느낀 것 같다. 짧은 단편들이라서 읽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희곡들을 연극 무대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연극으로도 보고 싶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작가들이 쓴 희곡들을 읽어보니 작가들의 개성이 느껴졌다. 소설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희곡을 읽어보니 연극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책은 총 3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아홉 명의 극작가가 희곡을 썼다. 1부는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는 사이렌, 3부는 터미널이다. 1부인 당신이 잃어버린 것의 주제는 크리스마스에 들리는 매미소리이다. 어떻게 보면 독특한 주제라 생각이 드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신기 했다.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에 따뜻하고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지만 작은 대한민국 안에서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2부의 주제는 사이렌 소리와 똥 마려운 택배기사가 공통주제 인데 코믹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 3부의 주제는 터미널이다. 그들은 각자 떠나고 싶은 곳이 있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작가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자 시도이다. 26편의 희곡 작품을 읽는 동안 TV에 나오는 막장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창작집단 독의 두번째 희곡집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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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잊고 살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많구나...
나는 공연보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때는 행복하고 또 어떤때는 무척 외롭다.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가는 길이 행복하고 보는 것도 좋고 그런 공연을 같이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가 어느땐 혼자 볼 수 밖에 없을 때는 무척이나 허허로와서 외롭다.그러나 그 외로움보다는 공연이 주는 감동이나 감정이입이 가슴에 더 오기 때문에 그것을 놓치고 싶지가 않다. 특히나 좋은 연극 공연은 무척이나 더욱 좋다. 작년 초겨울에 아홉개의 시선이란 부제가 있던 연극"터미널"을 보았고 그 중에 네개의 에피소드를 관람했다.이 연극은 친한 분과 같이 보게 되었고 보고난 후에도 나름 둘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한번만이 아니라 나머지 에피소드도 다 보고 싶었던 기억도 난다. 연극이 주는 여운이란 것이 특히나 이런 좋은 연극이라면 보고난 후에 더욱 그러하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사이렌,터미널...이렇게 세가지 주제로 무려 26편의 희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희곡집이다... 짧지만 각기 다른 느낌으로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한다는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 같은 주제지만 어떤때는 아프고 어떤때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삶이란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도 나로 하여금 여러 상상을 하게 만들고 있었다. 여러 작가들의 상상이나 의식이 독특하면서도 무척이나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배경이 어떠하든 상황이 현실적이지 못하더라도 이상하리 만큼 지금의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은 서글프다가 희망이란 것을 품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하고 자위도 해보게 된다. 그렇게 외롭다가도 외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반문도 들게도 하고 스스로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자책도 하게 되기도 했다. 그런 사실을 인지해 나가는 것을 두려워 했나 하기도 해 보았다.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해 보는 시간이였다.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 희곡의 한부분을 이야기 하면서 참 별거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삶을 사랑하면서 살았구나 하는 말도 오고 가기도 했다... 희곡이라는 장르로 새로운 상상을 하고 그 속에서 나의 삶을 만나보는 순간들이 참으로 많았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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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해 보는 희곡집...희곡에 대해서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26편의 단편 희곡집에서 우리의 인생 모두를 할 수 는 없지만 인생의 순간 순간 스쳐가는 어떤 하나를 희곡을 통해서 표현함으로서 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았으며 상상할 수 있었다..그리고 그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었을 때 공감을 하게 된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띄었던 건 은하철도 999였다..메텔과 철이 그리고 역무원이 등장하는 그 장면들..꽤 오래전에 나온 만화여서 등장 인물의 모습은 기억 나지만 그 안에 담겨진 내용들은 까먹어 버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희곡집에 담겨진 단편은 나의 추억이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관계로 그냥 읽어갈 수 밖에 없었다..그리고 책에서 관심이 갔던 것은 <두통:고재귀> 와 <하이웨이:김태형> 이었다... 희곡집 두통은 72살 한 노파의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직업을 가진 세사람이 나오고 있다..현장 감식반 팀장인 이석호와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 혼자가 된 차유진,그리고 두사람과 같이 일하는 박형태가 나오고 있었다...크리스마스 다음날 노파의 죽은 원인을 밝히려던 세사람의 대화 속에서 차유진의 모습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국과수 6년차이지만 아직도 자신이 일하는 일에 대해 적응을 못하는 여자 주인공...그런 모습을 못 마땅해하는 박형태의 모습과 차유진이 없는 그 사이 차유진에 대해서 뒷담화하는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다...이렇게 세사람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차유진이 이 팀에 들어온 이유는 바로 이석호와 불륜관계였으며,남편이 죽은 뒤 펑펑 울었던 그 이유가 담겨져 있었다...누군가는 슬퍼서 울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상황에서 차유진은 남편이 죽음으로서 6년동안 시달렸던 두통이 말끔히 사라져서 울었다는 그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차유진의 대사에서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우리가 운다는 것은 기쁘거나 슬픈 그런 상황만 아니라는 걸...그것을 알려주고 있는 희곡이었다.. 희곡집 하이웨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 안개낀 국도변을 배경으로 45살 여인과 18살 소녀가 등장한다..여인은 동화작가이고 소녀는 공부와 담 쌓은 철부지..그렇지만 소녀는 동화작가로 나오는 여인의 동화책을 다 읽었다는 걸 알 수 있으며 두 사람의 모습은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라는 말이 딱 맞는 그런 조합이었다..여인이 신간 동화책 <하이웨이>를 읽고 인터넷 서점에 리뷰를 올렸던 소녀의 이야기..그 소녀는 그 동화책을 읽고 올린 리뷰에서 '후지다'는 악평을 올려놓았다는 사실과 여인은 그 사실을 소녀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된다...거기서 갈등의 양상이 드러나야 하지만 두 사람이 헤어지기 직전 동화책과 펜을 여인에게 들이밀며 사인을 부탁하는 그런 모습..그것은 어처구니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인터넷에 악평을 썻으면서 사인을 부탁하는 그런 당돌함...여인은 그런 당동할소녀의 모습에 대해 자신의 과거를 느끼게 된다. 희곡을 읽고 보는 것은 현실속에서 드러내면 지탄밭을 수 있는 그런 것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비밀을 드러날 수 있으며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으며,감추어진 속살을 드러내는 것..그것이 희곡이 가지고 있는 그런 장점이었다..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모습을 찾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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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집은 처음 읽게 된 것 같다(예전에 시극(詩劇)은 읽은 적이 있지만). 그러니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내 인생에 처음 만난 희곡집이다. 그 첫 선택, 첫 만남이 왠지 탁월한 선택, 행복한 만남이라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아직 잘 모르긴 하지만, 소설집과는 또 다른 희곡집만의 맛이 있구나 싶은. 그래서 앞으로 희곡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어질 것만 같은 만남이었다.
이 책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창작집단 독이란 모임에 속한 아홉 명의 극작가들이 각기 별개의 이야기들을 따로 그리고 같이 써내려간 작업의 결과다. 따로이지만, 결코 따로가 아닌 이야기들 26편(세 개의 테마를 가지고 각기 한 편씩(2부에선 여덟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그래서 26편이다.).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모두 어느 크리스마스 다음날 오후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2부 「사이렌」은 모두 서울 외곽에 자리한 어느 동네의 오래된 5층 빌딩의 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리고 3부 「터미널」은 다양한 터미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민들의 아픔과 슬픔, 고단함을 느끼게 하기도 하며, 또한 그 가운데서 유쾌함을 전해주기도 한다. 1부인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 나오는 9편의 이야기들은 그 시기는 같지만 각기 별개다. 물론, 별개의 이야기 속에서도 등장인물이 까메오로 등장하기도 하고, 연결되는 내용들이 있기도 하다. 특히, 한 겨울임에도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마도 매미 울음소리를 통해, 짧은 생을 보내기 위한 7년의 시간, 그 잃어버린 시간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 이야기들은 모두 뭔가 상실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물론, 그렇다고 분위기가 모두 어두운 것은 아니다.
2부 「사이렌」의 경우 8편의 이야기 모두에 등장하는 택배 기사의 존재는 너무나도 웃겨서 읽는 내내 웃음 빵빵 터지게 만든다(똥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는 택배 기사의 모습이 처절하면서도 너무나도 유쾌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까지 웃긴다.). 또한 3부 「터미널」의 경우 만남과 이별의 장소답게 이별, 떠남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으면서 그 안에 정치적 내용들도 언뜻 비춰주고 있음도 눈에 띤다(댓글 사건, 세월호 사건, 평화의 댐 건설, 4대강 정비 등).
이 책을 읽으며 희곡의 매력은 무엇보다 대사로만 내용을 전하기에 간결함에 있지 않은가 싶다. 물론 지문을 통해 상황 설명을 하기도 하고, 긴 내용의 대사들도 있지만, 소설처럼 다양한 내용이나 상세한 설명을 곁들일 수 없다는 한계가 오히려 절제됨 가운데 이야기 속으로 더욱 몰입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짧은 내용들이지만, 각각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치 연극을 직접 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문득문득 느끼기도 한다. 아울러 금세 끝나버리는 이야기들이지만, 책읽기 후에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힘이 담겨져 있다. 소설과는 또 다른 희곡만의 매력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해준 참 고마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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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잃어버린 것
젊은 창작 집단인 ‘독’ 에서 희곡집을 내었다. 이 책은 2015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9인의 작가가 써낸 스물여섯 개의 이야기가 촘촘히 그려져 있고 연결되어져 있다. 총 3부작으로 인간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내용의 메시지는 내면의 언어를 읽어야 함을 보게 된다.
26개의 이야기를 다 소개할 순 없고, 각 각 하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알려드리면 이 책의 가치가 소중하리라 생각된다. 먼저 이 책에 대한 소감은 희곡집이 참 재밌고 매력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청소년, 청년 시절 교회에서 성극을 해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예수 역할도 해보았고, 다양한 역할을 통해 단막극이나 짧은 희곡 같은 성극을 교회에서 해 보았다. 그 때 생각이 나면서 더욱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첫 희곡이 나오는 '소녀가 잃어버린 것'의 등장인물들은 여고동창생들이다. 그 중 한명은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렸다가 13년만에 기억을 찾아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떠는 장면이다. 여기서 나는 희곡의 장점과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짧지만 어느 소설이나 드라마 못지 않게 여러가지 생각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적인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특히 끝날 무렵 지희의 의문형 대사는 잃어버린 것이 없으면 얼마나 무의미 할 것인지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 들게 된다. 그러나 그 자체로서 인생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살든 이제 다시 그 자리에서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다 간 사람들은 위대한 사람들도 있었고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나름의 사연과 후회가 있다.
그리고 아직 등장 인물들의 나이는 33살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이 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련지 아무도 모른다. 여기서부터 읽는 이의 몫이 함께 들어 있음을 눈치챈다. 이제 3명의 여고동창생들로 각자가 이 세상을 살아간다. 이야기는 계속되는 것이다. 잃어버린 그 무엇을 걱정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연결점들이 이 책속에서 많은 등장인물들로 연결되어지는 것이다. 박춘근의 '우리가 헤어질 때'가 그것이다. 이 희곡을 읽으면 다시 하루는 시작되고 반복되는 일상은 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허무주의라고 생각해도 괜찮다. 어차피 인생은 허무하다. 허영심으로 살아도 자신이 만족한다면 괜찮다. 헤어지면 우린 서로가 모르는 사람들처럼 살 것이기 때문이다.
희곡 '거짓말'에서 두 남녀의 상황을 통해 내가 잃어버린 것을 잡으려고 하는 순간과 가면을 쓰고 내가 아닌 것처럼 살아가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모든 것은 내 선택이고 책임인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다음 가면을 쓰던지, 돌아가지 않을 것인지는 그 때 가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그렇다.
내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래서 이 희곡집이 주는 메시지는 상상하게 만들어주고,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별거 아닌것이 나를 잡아 놓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하나의 세계속에서 펼쳐진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든 편안하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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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낙 다양한 컨텐츠로 세분화된 미디어가 있기에 이전과는 다른 부류의 스토리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배우가 글속에서 움직이고, 무대가 그려지는 '잘 쓴 글'은 뇌리에 남기 마련이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희곡집이다. 창작집단 독에서 26 편의 이야기로 풀어낸 이야기집이다. 심지어 잘 썼다. 취향에 맞는 글은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잘 썼다. 희곡집이라고 해서 멀게 느껴진다면 셰익스피어를 떠올리면 좀 가깝게 느껴질까? 아, 대사를 외우고 싶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을 읽고 나니 희곡속에서 움직이고 싶다. 살아 있음이 느껴지는 호흡이 들린다. 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전체가 시처럼 다가오는 작품도 있다. 신기하다. 희곡은 무대를 위한 글이 아니던가. 삶의 곳곳에 편견이 산재해 있구나. 26 편의 단편은 단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할 법 하다. 형식의 차이만 있을 뿐, 이야기의 구성이라는 맥락은 같기에 읽는 내내 선물 포장을 풀어 보는 기분이다. 작가 한 명이 써내려가지 않았지만 관통하는 느낌은 유사한 부분이 있다. '크리스마스'처럼 매 작품마다 등장하는 아이템이 있기에, 한 그루의 큰 나무의 가지들을 찬찬히 살피며 타인의 삶을 보는 듯하다. 희곡이기에 굳이 내용을 축약하여 서평에 남기고 싶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희곡인데 읽는 재미까지 빼앗는 건 치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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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극단 맨씨어터의 옴니버스 연극 '터미널'을 관근했다. 9개의 에피소드 중 4개의 에피소드를 보았는데, 짧지만 그 안에 담겨진 다양한 삶의 주제들이 참 마음에 들어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으로 다시 한번 작품을 접해보았다. 처음 희곡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연극 '레드'를 보고 난 뒤,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바로 '희극집을 사서 읽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보통의 경우, 희곡집을 읽어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 원작이 있는 경우라도 각색한 희곡집을 접하기가 쉽지않은데, 몇권의 희곡집을 읽어보고 나니, 극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특히 작품을 먼저 보고, 희곡집을 읽으면 장면과 대사들이 새록 새록 떠오르며, 극에 대한 기억이 더 좋아지곤 한다.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창작집단 독에 속한 아홉 명의 극작가들가 쓴 희곡을 모은 책이다. 처음에는 연극 '터미널'에 대해 궁금해 읽기 시작했는 데, 읽다보니 익숙한 이야기들이 함께 수록되어있다. 수현재씨어터에서 관극했던 연극' 〈the LOST〉 Part 1. 그때를 잃어버렸습니다, Part 2. 당신을 잃어버렸습니다'다. ![]() ![]() 희곡의 매력은 지문없이 대사로 이어지는 간결함이다. 처음, 희곡을 읽었을 때는 어떤 상황적 설명없이 오로지 대사로만 이어지는 이야기가 낮설고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느꼈는데, 대사에 조금씩 익숙해지게되면 인물들과 상황에 대한 상상이 더해지면서 읽는 재미가 한층 더해진다. 희곡집이라 그런지 내가 연출가라면 어떻게 동선을 짜고, 어떤 무대를 만들까~를 상상하니 짧은 희곡이지만 그 안에 담겨진 삶의 이야기들은 결코 짧지 않다. 소설도 치면 밀도 높은 단편을 읽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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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랜만에 보는 희곡집으로 정말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다.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희곡집은 ‘장진’의 작품들이었다. 장진 감독은 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사람이다. 무한한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희곡이라는 것이 이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희곡 작품을 읽을 때는 준비단계가 필요하다. 머릿속을 비우고 희곡 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들을 내 머릿속에 만들어 내야 한다. 이 희곡이라는 내용으로 극이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과 장면이 내 머릿속에 생동감 있게 만들어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창작집단 독’의 희곡집으로 9명의 작가가 만들어 낸 26개의 작품들을 싣고 있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창작집단 독’은 아홉 명의 극작가로 만들어진 연극 집단이다. 아홉 명의 작가들은 희곡뿐만이 아니라 시, 소설 등의 작업도 하고 다양한 연극 작업을 해 오고 있단다. 9명이 함께 작업을 해 내는 것도 부러워진다.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 모아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은 나도 언젠가 해 보고 싶은 작업이다. 그런 작업을 통해 엄청난 작품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3장으로 나눠져 있다. 1장은 당신이 잃어버린 것, 2장은 사이렌, 3장은 터미널로 나눠 작품을 써 두었다. 26편의 작품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제목이 ‘은하철도 999’였다. 어릴 때보던 만화영화의 제목과 같아 호기심이 갔다. 역시나 등장인물은 ‘메텔’과 ‘철이’그리고 ‘역무원’이다. 짧은 이야기였는데 열심히 은하철도를 기다리고 있는 메텔과 철이의 초지일관한 생각과 대사. 그리고 역무원의 자신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은하철도 999’는 우리들이 자라면서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 영화로 주제가는 누구나 따라 불렀었다. 대사 안에 들어가 있던 주제가의 가사는 보는 순간 반가움이 왈칵 느껴졌다. 메텔의 까맣고 기다란 모자와 코트, 철이의 산초 같은 복장까지 옛 추억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희곡이었다. 비정규직의 설움, 방사선 검사를 해 가면서 생선을 먹어야 하는 환경적인 문제 등 고발성 내용도 조금씩 들어가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곳이 얼마나 살기 힘들어 졌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어 마냥 흘려 넘기기에는 뭔가 생각해 볼 거리를 만들어 내어 인상 깊었다. 26편의 희곡들이 이렇듯 각자의 아이디어와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어 볼 수 있어 행복했다. 더불어 26편의 연극을 보고 난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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