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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의 <사하맨션>. 사실 <82년생 김지영> 을 읽고 영화도 책도 그닥 와닿지 않았던터라 나는 이 작가에 대해서도 좋고 싫음이 없고 그저 무관심했다. <사하맨션>의 영번역된 책이 <SAHA>라는 제목으로 기노쿠니아에 꽂혀있는 걸 보고 이 작품을 알게 되었는데 읽는 내내 여기서 등장하는 배경이 싱가포르 얘기를 하는건가? 여러번 갸우뚱.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작가님 정말 글 힘이 세시구나. 보통 아니시구먼. 문장이나 단어 하나하나가 세련됨이 묻오나는 것 보다도, 희안하게 작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내리 꽂히는 글을 쓰신다. 그래서 ‘꼼짝말고 네 거기 섯!!!’ 이렇게 읽는 사람을 도망가지 못하게 붙들어 맨다고 해야하나? 암튼 문자 뒤에 작가의 목소리와 고집 구슬이 가득 담겨서 묵직한 주머니가 매달려있는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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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국가를 생각하고 홍콩이나 마카오 등을 떠올렸다. 조금은 성격이 다르겠지만 그 나라들도 지도자에 따라 이 글의 도시처럼 만들어질 수 있는 소지도 있겠다. 조그만, 육지와 격리된 도시, 한 기업주가 그 도시를 구매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그들에게 자신의 땅이니까 내보낼 수도 있고, 그곳에 살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주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기업주가 도시를 구입했거나 그렇지 않았거나 상관이 없이 삶이 동일하다. 하지만 그 기업에서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문제가 된다. 기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그 땅의 잉여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필요한 인원들은 타운에 산다. 타운은 기업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삶을 누리고, 기득권을 누려나가는 공간이다. 그들은 L1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곳 원주민이면서 그 기업의 운영에 소용이 닿지 않는 사람들은 L2로 분류되었다. 그들은 원칙적으로 그곳에 머물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고향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가서 사는 것도 여의치 않기에 그곳에 머물며 2년마다 거주권을 갱신하면서 살아간다. 그들의 삶은 집단의 삶 중에서 하층민들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이 L1, L2에 해당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그 도시국가에서는 정말로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하멘션에 공간을 만들어 살고 있다. 그들은 고정적인 일자리도 없다. 순간순간 주어지는 일을 하고,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극적이다.
이 글은 사하멘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 번은 이 도시국가에 전염병이 돌고, 임산부가 병이 걸리면 그 아이는 무조건 죽는다. 그런데 병에 걸린 사람의 아이가 죽지 않는다. 그 아이는 사하멘션에 살지만 타운에 사는 사람들의 실험대상이 된다. 어떻게 해서 죽지 않는가? 낱낱이 살펴보면서 수시로 불러 검진을 한다. 인간을 마루타처럼 인식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731부대에서 행했던 여러 비인간적인 일들이 읽으면서 떠올랐다. 인권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환경이 된다. 이것이 바르지 않게 생각되어 자신이 왜 이런 상황이 되는가를 살펴보고자 반발을 하나 거대한 집단에서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도저히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공간에서 L2가 필요한 상황을 적고 있다. 타운 주민들만 하면 모든 삶이 고급스럽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살 수가 없다. 품위 있는 삶과 고급스러운 생활을 원하는 타운 주민들이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것이 쓰레기 처리 등의 일이다. 흔히 말하는 부정적인 일들이다.
이 공간에서도 생존권을 부르짖는 폭동이 일어난 일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질서에 도전해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우리의 70, 80년대 학생 운동처럼 그들은 진압되는 상황을 맞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후 이곳에서는 그러한 운동이 사전에 차단되었고, 그 뒤에 태어난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사회인 줄로 알고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처음부터 노예였다면 다른 인식 없이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같이 말이다. 지금 사하맨션에서는 그렇게 사람들이 기본권이나 인격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타운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런 상황의 부당성을 인지하고 맨션에 살고 있는 이들을 도우려고는 한다. 하지만 그들의 질서가 완전히 붕괴되는 것은 그들도 원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인격을 지켜주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진경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 그래도 회복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세상의 진면목을 알고자 한다. 자신들을 억누르고 있는 7명의 총리, 그들을 알고자 한다. 그래서 총비서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 또 살아오면서 사하의 편이 되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그들도 살아갈 만한 공간이 된다. 아무리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도 비좁은 공간 속에 그들의 살 수 있는 터전이 있음을 본다. 그것은 위의 글에서 사하들에겐 긍정의 의미로 다가오는 군상들이다. 사하를 위해 자신을 버리기까지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발생하는 가운데, 차츰 사하에 대한 인식도 변해갈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 아무리 통제와 억압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도 결국은 꽃이 필 수 있음을 얘기하고 싶어 한다.
통제된 공간, 억압된 공간에서 그들이 어떤 억압을 당하고 어떤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보면서 그들도 결국 해방의 길을 가고 인격이 회복되는 세상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북쪽을 생각해 봐도 무방하리라. 아니면 광주를 생각해도 될 듯하고. 이 글 속의 사하는 그렇게 억눌리면서도 억눌리는 것조차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 사하맨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하맨션에는 육지에서 살인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숨어들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그들끼리는 따뜻하고 서로 돕는 공간이다. 그러기에 현실적으로 물리적으로는 어려울 지라도 충분히 살만한 곳으로 인지하고 있다. 어려운 공간의 얘기가 넉넉하게 펼쳐져, 내 삶을 회억해 보는 기회를 가진다. 난 이런 공간에서 참 아무것도 모르고 자란 세월도 있다. 하지만 나의 사하맨션은 지난한 세월 속에 허물어 졌고, 이젠 사하맨션이나, 타운이나 심리적으론 대동소이한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만난다. 물질적인 궁핍을 열외로 치면. 저자는 가난하고 정의를 위해 어려운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사회도 있는 듯하다.
부족한 듯 보이는 사람들의 삶, 그 속에서 인권과 경제의 이중성을 만나면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 저자의 참신하고, 신이한 세상 속에 머물러 있다. 빨리 그 모호한 세계에서 떠나야 하겠다는 생각이 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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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경악할 만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는 건 사람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가난을 비관해 온 가족이 죽음을 맞이하는 건 그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가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는 그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일까?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지금의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 많다. 기득권층은 자신의 것을 놓기 싫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모든 탓을 돌려버린다. 너희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더 열심히 일하라고, 더 열심히 일하면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열심히 일했지만 더 가난해지는 이 구조적 문제에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기업이 한 도시를 인수한다. 도시는 본국으로부터 독립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이상한 도시 국가가 되었다. 안에 있는 사람누구도 나가지 않고, 밖에 있는 사람 누구도 들어 올 수 없는. 안전하고 부유하며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하는 타운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주민 권을 가진 사람과 체류 권을 가진 사람. 경제력과 전문 능력. 이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은 주민 권을 얻고 주민 자격에는 못 미치지만 범죄 여력이 없고 간단한 자격 심사를 통과하면 체류 권을 받을 수 있다. 체규 권을 받은 사람은 2년 동안 이곳에서 살 수 있지만 힘들고 보수가 적은 일을 하며 산다. 주민 권과 체류 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바로 사하 맨션에 산다.
본국에서 살인을 저지른 도경과 그의 누나 진경은 사하 맨션에 들어오고 이곳에서 살게 된다. 그러던 중 도경과 사랑에 빠진 타운 주민 ‘수’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도경은 자취를 감춘다. 경찰은 수의 죽음이 강간, 살인에 의한 것이라 발표하고 도경을 찾는다. 제각각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사는 사하 주민들. 본국에서 낙태 수술을 하다 사고가 발생해 이곳 사하로 도망친 꽃님이 할머니, 관리실 영감, 오른 쪽 눈이 없는 사라 등. 타운은 왜 사하맨션을 철거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사하 주민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사회. 그리고 범죄를 일으키게 만드는 구조적 시스템. 가난은 가난을 대물림한다고 했던가? 부의 사다리를 다 끊어놨기에 올라갈 수 없다고 하는 요즈음 사회 구조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다. 먼 미래, 아니 어쩜 얼마 지나지 않은 미래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면... 나는 아니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큰 아이가 고3인데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의사가 많다고 한다. 그게 정말 아이의 꿈인지 부모의 꿈이 구분 못할 정도의 희망 사항. 의치한(의대, 치대, 한의대)를 묶어서 말하는 요즈음 대입을 보며 나는 허망하기까지 하다. 난 우리 아이들에게 ‘의치한’을 이야기해 본적이 없으니까.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보다 울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가 더 어려울까? 그냥. 이런 책을 읽으면 답답하면서도 소름끼친다. 이런 모습이 먼 미래가 아닐 것 같아서. 인간이 인간으로 귀히 여기지 않고 소모품으로만 취급되는 세상이 올까봐 무섭다. 아니 어쩜 벌써 그런 세상이 도래되었는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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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하맨션'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장소가 아이러니했다. 작가는 '사하'라는 이름은 러시아 사하 공화국에서 따왔다고 한다.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의 연교차가 100도나 되는 곳, 가장 추운 그곳의 지하에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절반이 매장되어 있다고. 영하 70도의 추위에 사람이 견딜 수나 있을까 싶은 그곳에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어 있다는 얘기에 어떤 모순을 느꼈다.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은 그곳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의 존재는 무슨 의미를 가질까. 그리고 '사하맨션'은 홍콩의 구룡성채를 떠올리며 그렸다고 한다. 청나라 국경의 요새였다가 치외법권으로 남겨져, 홍콩의 옛 거주지로 무법지대였다고.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이 모여 생활했던 장소라고 하는 그곳의 설명이 딱 사하맨션이었다. 이렇게 우울하고 아프게만 느껴지는 곳이 역사상 실제 존재했던 곳이라는 게 놀랍기도 하면서, 현실의 세상과 또 얼마나 다를까 싶은 씁쓸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기업이 한 도시를 인수했다. 본국으로부터 독립해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시국가로 변모한다. 사람들이 타운이라고 부르는 그곳은 상당히 비밀스럽다. 타운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과 타운에서 인정하는 전문 능력을 갖추어 주민권을 가진 L, 주민의 자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범죄 이력이 없고 간단한 자격 심사로 체류권을 가진 L2. L2는 2년 동안 타운에서 살 수 있고, 타운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리고 주민권과 체류권 밖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하'라고 불리며 사하맨션에서 산다.
사하맨션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비밀스럽고, 드러내지 못하는 과거가 있다. 주민권과 체류권을 갖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앞으로도 타운에 소속되는 존재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피신하듯 모여든 사하맨션의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규칙과 예의를 지키며 살아간다. 고립된 사하맨션은 타운 안에서도 독립된 공간처럼 보였지만, 타운의 분위기를 해친다면 바로 조치가 취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 날, 타운에 살던 한 여자의 죽음에 사하맨션에 사는 도경을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한차례 소란스러워진다. 예상했던 것만큼 길게 끌지 않은 사하맨션의 감시와 경계가 오히려 수상할 지경이다. 그리고 사하맨션의 사람들은 고요하게 자기 몫의 하루를 견디듯이 지낸다.
인도를 따라 심긴 벚나무 가지가 자연스럽게 늘어지며 초록 잎들이 터널을 만들었다.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잎들은 초록색으로도, 연두색으로도, 때로는 흰색이나 황금색으로도 보였다. 빛나는 벚나무 터널을 지나는 어린 연인. 꽃이 지고 열매가 떨어진 여름의 벚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봄이 아련한 줄 몰랐고 여름이 반짝이는 줄 몰랐다. 가을이 따사로운 줄 몰랐고 겨울이 은은한 줄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 이렇게는, 살았다고 할 수 없겠지. 살아 있다고 할 수 없겠지. 진경은 혼자 중얼거렸다. (325페이지, 701호 진경)
가상의 도시국가라는 데에서 SF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상상 속의 국가에서마저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그대로 비춘다. 최근 여러 작품으로 만난 작가의 글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고발하듯 적어간 이 소설에서 마주하는 또 하나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편하지는 않았다. 본국에서 떨어진 작은 타운에서마저 등급이 나뉘듯 사람을 나누는 세상의 방식에 울컥하기가 여러 번, 그 계급의 격차를 줄일 수도 없다는 불행은 죽어서야 벗어날 수 있다. 애초에 왜 그런 계급이 존재해야만 하는지 알 수 없던 답답함은 이 소설에서 더 심각해지는 것만 같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장 논리를 거부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그렇게 나뉘어가는 차이가 점점 커진다는 걸 지켜봐야만 하는 서글픔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계속 달려가도 안 되는 목적지를 오늘도 의미 없이 계속 가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다. 애초에, 살면서 주어져야 할 어떤 기회도 만나지 못하는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인가 싶은 마음에, 소설이 소설로만 보이지 않은 까닭에...
현실에서 마주치는 너무나 닮은 이야기에 마치 지금 내가 사하맨션에 사는 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다. 두렵고, 우울하고, 절망적인 오늘을 간신히 견디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나마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되는 건 사하맨션의 사람들 때문이다. 주류에서 밀려나고, 사회적 약자들의 집합소 같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음은, 한 번씩 끝에 다다르려는 마음을 붙잡는 힘이 된다. 이렇게 저렇게 꾸려온 사하맨션의 40여 년 세월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면서 만든 인간적인 방식들 말이다. 꽃님이 할머니가 사하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을 받아주고, 관리실의 영감님은 은근하게 사하맨션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힘이 된다. 조금씩 변해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내일을 바꿀지 기대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들은 견디는 것 이상의 오늘의 살아가고 있다. 상처받으면서 사하맨션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 그들을 차별하는 시스템에 맞선다는 것, 그들이 이룰 수 있는 공동체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희미한 모습들이 긴장된다. 마치, 내일 있을 시험을 잘 통과하고 싶어서 오늘 한 문제라도 더 풀고 싶은 간절함 같은 게 밀려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간절한 마음들이 묶이면서, 더 단단해지는 구성원으로 조금씩 거듭나는 걸 보면서, 이들이 언젠가 다시 일으킬 나비 혁명을 기대한다.
"괜찮아?" "난 이제 지렁이나 나방이나 선인장이나 그런 것처럼 그냥 살아만 있는 거 말고 제대로 살고 싶어. 미안하지만 언니, 오늘은 나 괜찮지 않아." (112페이지, 214호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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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읽게 된 책이네요!두번 읽으니 더 내용이 쏙쏙 와닿고 좋네요!제 개인 카스에 정리한 후기 캡쳐해 옵니다! 요즘 현실을 반영한 느낌으로 소설인데 소설같지 않아 더 여러 생각이 드네요!ㅠㅠ 많은분들이 읽으시고 함께 토론해보고 공론화해봐도 참 괜찮겠다 싶습니다. 극심한 빈부격차, 낙태 문제, 가정폭력, 소외되고 힘없는사람들, 인간의 부품화 등등에 대해 다루는데 이책으로 인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회가 발전했다는건 단순히 경제지표로만 볼수도 측정할수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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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도시를 사들여, 독립한 가상의 국가 를 무대로 ,
여자가 죽자 도망친 남자 이야기, - 신분이 다른 사람과 사랑하다 몰락 , 로 시작해서...,
엄마의 죽음을 자살로 몰아 , 돈을 안주려고 했던 사장을죽이고 , 타운으로 도망친 남매 이야기 ,
30년전의 천안문사태 나 광주 민주화 운동 같은 이야기라던가, -평화 시위 과한 진압 " 전염병 때문에 사람들이 죽은 이야기라던가,
같은 사하맨션 주민들의 이야기를 볼수있었음.
뭐랄까 ...., 진실을 알게된 여자가 , 진실을 밝힌 대변인을 공격하는것으로 끝나서.., 음.. 영화 마지막에 보여주는 짧은 ' 쿠키영상' 같다는 느낌을 받았음.
양장판 도서라, 좋았고 둘다 리유저블컵 이라고 써있는데, 사하맨션 컵 vs 바닷가 작업실 컵을 직접 비교 해보세요 ![]() 속았다고 , 불만 댓글단게 이미 지워진 ㅋㅋㅋㅋ 참고로 바닷가 작업실 컵은 뚜껑이 돌리는건데 이건 일체형 (구멍 두개가 한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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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의 전작인 '82년생 김지영'이 현실적인 소설이었다면 '사하맨션'은 비현실적인 세계안에서 극도의 현실을 투명하고 견고하게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소설 '사하맨션' 첫 시작은 도경과 수, 수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한다. 어딘가 낯선 장르, 조남주 답지 않은 시작은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흡입력있게 나를 끌어당겼다. 지자체로부터 분리된 도시국가와 타운의 사람들, 그리고 '사하'라 불리우는 이름도 정체도 불분명한 그들은 '사하맨션'이라는 한 공간안에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해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사하맨션안에서 그들은 나름의 윤리를 지니고 있으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안정된 사회공동체다. 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을 아무 조건없이 받아들인다. 다만 맨션의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조건일 뿐이다. 결코 타운의 주민이 될 수도 없고 힘든 노동과 타운 주민의 배설물을 치우는 역할에 그치지 않으나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츰 그들이 부딪히는 현실은 끔찍함 그 자체다. 제각기 사하맨션안에서 그 나름의 행복을 누리면서도 우리는 누구인가의 의문에 봉착하고 그 해결점을 찾는 과정은 한명한명 쓰라린 고통과 힘듦의 여정이다. 서로 사랑했지만 타운의 여자를 성폭행하고 스토킹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도경과 그의 누나 진경. 조산사로 어린 여자아이의 낙태를 하다 그녀를 죽인 죄책감에 사하맨션으로 도망쳐 온 꽃님이할머니.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채 이용만 당하는 우미와 애꾸눈 사라. 그리고 과거를 숨긴채 맨션의 관리인으로 살아가는 영감. 핵심부품을 위한 소모품. 그리고 그 소모품보다 못한 폐기물 취급을 받는 사하. 그들은 언론과 국가, 소위 상위계층을 위해 돌아가는 사회구조안에서 우리가 제대로 이 사회를 알고 있는가, 이 사회를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사회구조의 부조리를 알지도 못한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잘못을 알고도 삶에 안주하고 단지 입에 풀칠하는 것에 급급하지 않은가 하는 내면의 질문들이 수차례 던져지곤 했다. 그런 내게 진경의 총리단 침입은 잔잔한 호수에 파동을 일으켰다. 그녀는 부조리에 그저 무력하게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진경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디스토피아의 거대한 유리감옥안에 한 인간은 저항은 나약하다. 그럼에도 진경과 같이 한걸음 한걸음 더디지만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 눈 아래 상처가 있는 소장이 그러했고 진경이 그러했다. 그 몸부림 하나하나가 모여 진정한 인간으로써의 삶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고 차별이 배제된 진정한 유토피아, 건실한 사회, 정당한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실천하지 않는 몽상가보다 행동하는 실천가가 세상을 뒤집을 수 있듯,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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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에는 L1과 L2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주민권인 L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L, 또는 주민으로 불린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과 타운이 필요로 하는 전문 지식 혹은 기술을 가진 이들이다. 주민 자격은 갖추지 못한 L2 체류권을 가진 L2는 2년동안 타운에서 살 수 있다. 일자리는 대분분 건설 현장, 물류 창고, 청소업체같이 힘들고 보수가 적은 곳 들이다. L2 대부분은 L2 체류권을 연장해 가며 타운에 남은 원주민과 L2들이 낳은 아이들이다. L도 L2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이들은 `사하`라고 불리었다. 타운은 공동총리제를 도입, 전문분야마다 한 명씩 일곱 명의 총리단이 꾸려졌다. 총리들의 정체는 비밀에 붙여졌고, 타운(도시)를 인수한 회장조차도 총리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회장은 총리단 대변인 한 사람만을 임명했다. (결말에 보면 총리단 대변인이 key-person^^) 총리들은 불안과 혼란을 덮기 위한 임시법안을 `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별다른 절차없이 제정, 타운의 모든 부문을 제한하고 감시하였다. 사하맨션에는 주민이 될 수도 없고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일부가 숨어들기 시작했다. 수도는 앞마당에만, 가스는 끊기고, 전기는 태양광 발전 덕분에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다. 공식적인 입주민 모임이 시작되고, 세대별로 관리비를 걷어 관리인을 고용하고 시설을 보수했다. 그렇게 40년이 지났다. 폐쇄적인 타운에서 사하맨션은 유일한 통로 혹은 비상구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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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현실과 밀접해서 우울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사회와 굉장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등장인물들 모두 사연을 갖고 있어 집중해서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힘이 조금 약해지는게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왠지 영화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그리고 표지가 예쁩니다. 사실 표지때문에 샀습니다. 사하맨션에 사는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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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분위기가 물씬 나는 SF인데, 다 읽고 나니 초반의 세계관 설정이 좀 아쉽게 다가오네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난민들이 무법 지대에 둥지를 틀고 서로를 보듬어 간다는 시작은 좋았으나 그 세계관에 대한 허술함이 이들이 왜 이렇게 절박하게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지 못합니다. 또한, 이런 독재적인 국가(?)가 운영되는데 다른 나라에서 제재가 하나도 없다는 게 일단 말이 안 돼요. 왜 이렇게 답답하고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이 부족하니 등장 인물들의 절박함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사하맨션이 무너지면 어딘가에 또 제 2의 사하맨션이 생기겠죠. 그런 가능성을 전해주는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