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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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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삶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들어갔을 대 그리고 그 삶이 고통스러울 때 그 고통을 준 사람이 개인이 아니라 체제나 거대한 국가일 때, 힘없는 개인은 국가에 대한 분노를 자기 자신으로 돌린다는 사실을 무해는 뒤늦게 깨달았다. 분노의 대상으로 국가는 너무 거대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자기 학대였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가혹할 정도로 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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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의 삶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들어갔을 대 그리고 그 삶이 고통스러울 때 그 고통을 준 사람이 개인이 아니라 체제나 거대한 국가일 때, 힘없는 개인은 국가에 대한 분노를 자기 자신으로 돌린다는 사실을 무해는 뒤늦게 깨달았다. 분노의 대상으로 국가는 너무 거대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자기 학대였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가혹할 정도로 엄격했다. (p.107) "

 

 백반집에 가면 식사 손님들 쪽으로 틀어놓은 텔레비전에 탈북민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나올때가 있다. 아마 주로 노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이리라. 언젠가 어떤 테이블에서 혼잣말인듯 들으라고 하는 말인듯 큰소리로 떠들어댔던 말이 문득 머리속에 박혀있다 떠올랐다.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을 당해낼 수가 없어. 북한 사람들 눈에는 독한 기가 있어.' 특히나 목숨을 내걸고 북한을 벗어나 남한까지 내려온 사람들은 다른 체제나 문화 속에서 어수룩해보일지라도 그 근본에는 더 강하고 굳은 의지가 있어서 쉽게 보면 안된다는 그런 내용의 말이었다. 그래서 북한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남한 젊은이들은 그래서 안된다고 혼을 내기도 하는 말을 두서없이 더 늘어놓았다. 확실히 어색한 방송용 화장과 차림을 하고 앉아있는 그들은 어설퍼보여도 카메라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해보였다. 목숨을 건 저마다의 탈북기도 따라할 엄두가 안나는 내용이어서 노인의 말이 불만스럽기는 해도 조용히 고개를 주억였었다.

 

 '무해의 방'을 읽고 한동안 멍하니 있다 문득 떠올린 것이 그때의 기억이었다. 바로 저 일이 내 안에서 무해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속물적이고 직설적인 경험이었다. 무해는 어떤 사람인가. 책 한 권을 그녀에 대해 읽고서도 무해는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너무나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목숨을 걸고, 삶의 어떤 큰 결단을 내려서 남한으로 온 그녀의 삶에는 확실히 커다란 굴곡이 존재했다. 그녀가 쫑의 죽음을 가장 큰 고통으로 꼽은 남편의 상실과, 소설가가 되겠다는 아들의 선언이 가장 큰 위기로 다가온 시어머니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삶이 있고 나의 상처와 남의 티끌을 비교해서 판단하여서도 안되지만 내가 보기에도 무해와 무해가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는 확연히 다른 뭔가가 존재했다. 그것은 무해의 삶을 읽어낸 나와도 너무나 먼 거리가 존재해 나는 굵고 진한 글씨로 드러날 몇가지 사실 외에는 그녀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 그저 몇번이고 무해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말 밖에 할 것이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해의 내면과 과거가 항상 이질적으로 느껴졌는데, 치매라는 병이 그녀를 무너뜨리는 과정만큼은 너무나 남들과 같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생각 품고있는 과거가 개인의 삶의 모든 과정을 무차별적으로 지우고 선별하여 재생시키는 병과 만나자 오히려 옅어진다. 법이 아니라 병 앞에서 모두가 평등해지는 것일까. 무해는 탈북 과거를 가진 여자가 아니라 주전자를 태우고 동네에서 길을 잃고 강아지 밥 주는 일을 잊는 보통의 초로기 치매 환자가 되어버린다. 그것이 무해를 조금은 가깝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구병모 작가의 '파과'를 자주 떠올렸다. '파과'의 주인공인 할머니 킬러 조각 역시 저항할 수 없는 노화를 겪으며 삶을 바라보는 눈과 태도가 점점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치매를 앓는 소설의 주인공이라 하면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이 유명하지만 어쩐지 그보다는 '파과'의 조각이 무해와 더 비슷하게 느껴졌다. 비록 무해는 조금 젊은 편이지만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들이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등장하는 것은 반가웠다.

 

 " 되돌아가봤자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도 이미 혜산에는 없었다. (p.118) "

 

 '무해의 방'에서 가장 눈을 끌었던 문장이다. 무해가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할 때 나온 문장이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의 시인의 유명한 시처럼 어떤 의미가 된다는 것이기에, 그녀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이 없어지자 무해가 떠날 수 있는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일까. 혜산에 그녀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이 없다면 무해가 떠나가는 곳 어디에도 그녀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이 없는 건 마찬가지이다. 무해는 그녀가 탈북자이기 때문에 이방인인것처럼 느낀다고 했지만 어쩌면 그녀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녀는 어디에서도 심지어 혜산에 남아있었어도 뿌리없는 흔들림을 느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그 흔들림을 중국 어딘가의 콩과 카스테라 냄새가 나는 아이 페이도 느낄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쯔와 두 다리가 없는 그녀의 아들이 페이의 뿌리가 되어줄 수 있었을까. 무해가 떠난 곳에서 여자로 태어난 페이는 카스테라 대신 할머니가 사온 색색의 사탕과 초콜릿을 먹으며 무사히 뿌리내릴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그 아이의 이름을 불러줄 사람도 없었을 것 같다.

 

 남겨진 페이를 떠올리면서 무해가 모래에게 하는 말들, 특히 차조심해야 한다고 하는 잔소리가 한참 애틋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무해의 기억이 더 깊고 복잡하게 뒤섞이면서 모래대신 '페이'하고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는 날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해의 방은 그녀의 세계를 축소시킨 모습으로, 또 기억의 여러 부분들을 각기 따로 나누어 둔 내면의 공간으로 해석되었다. 굳게 닫아 잠가두었던 수많은 방 중 어떤 방이 열릴 것인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다가, 그녀의 세계가 한칸짜리 방 안에 집어넣어진 듯 갇힌 기분으로 머물기도 했다. 모든 방을 열어본 들 또 한 방에 오래도록 머문 들 그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무해와 그녀 뿐 아닌 그 누구라도 영영 이해할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방이 행성처럼 멀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m******j 2019.06.17.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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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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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제목만 읽었을 때 '해를 끼치지 않는 방?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가무해가 한 사람의 이름이란 걸 알고 이유없이 그냥 가라앉았다. 사람 이름이 책 제목일 경우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기 전에 각오해야 할 것들이 있어 그렇다. 그 있음으로 오래 아플 것을 알기에 그랬다. 권정생 선생님의 <몽실 언니>를 읽었을 때도 많이 오래 아팠었는데……. <무해의 방>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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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제목만 읽었을 때 '해를 끼치지 않는 방?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가

무해가 한 사람의 이름이란 걸 알고 이유없이 그냥 가라앉았다. 사람 이름이 책 제목일 경우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기 전에 각오해야 할 것들이 있어 그렇다. 그 있음으로 오래 아플 것을 알기에 그랬다. 권정생 선생님의 <몽실 언니>를 읽었을 때도 많이 오래 아팠었는데……. <무해의 방>은 또 어떨런지.


무해는 50대 초반에 초로기 채매에 걸렸다. 남편은 위암으로 먼저 죽고 모래라는 딸과 친한 친구 영주와 함께 지낸다. 평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던 그녀가 치매에 걸린 후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던 꽁꽁 숨겨 놓았던 그녀의 과거는 기억이 지워지면서 오히려 또렷이 되살아난다.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밝혀지는 그녀의 과거는 예상했던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비참하고 잔인하고 공포스럽다.

굶주림으로 아버지 어머니를 잃고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압록강을 건넌 무해는 탈북자였다. 중국인도 조선족도 아닌 탈북자. 국적없는 난민. 대한민국에서 더 천대받는 탈북자. 무해는 천시받는 탈북자였다.

그녀는 자신이 살던 북한에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인민들과 아이들이 단지 먹기 위해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짓까지 하는지, 인간이 배고픔 속에서 품위를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일인지, 배고픔은 인간을 밑바닥까지 어떻게 끌어내리는지를 힘겹게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자신이 고향에서 즐겨 먹던 추억 속의 음식 농마국수와 인조 고기밥과 카스텔라 냄새에 실어 내어놓는다. 

겉모습은 평온한 그녀. 그 겉모습에 감춰진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하는 그녀의 내면은 활활 타오르는 불구덩이다. 입벌려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을 과거의 기억은 왜 지워지지 않고 남아 그녀를 두 번 세 번 후벼파는 것인지, 어차피 사라질꺼면 그런 더러운 기억부터 사라져 버리지 왜 끝까지 남아 그녀를 괴롭히는 것인지, 이젠 그녀의 기억에 소환된 내 마음이 지옥이다. 그러나 그보다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그녀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점점 더 무서운 것은 그녀의 기억이 사라져간다는 사실이다. 기억이 사라지면서 그녀의 육체도 점점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치매라는 현실이 그 무엇보다 두렵고 절망적이다.

탈북자로 대한민국으로 넘어와 대한민국 사람으로 살지 못하고 배고팠던 북한 혜산에서의 음식을 삶을 그리워하며 살았던 그녀에게 하늘이 준 선물이 치매라는 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이 억울하다. 그녀에게 닥친 가혹한 운명이 너무 억울하다.

그녀의 입을 통해 알려진 여인들 또한 그녀 못지 않게 천시받으며 그저 살아온 방식에 순응하며 살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핍박받고 유린당하고 있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생각하니 불을 뿜듯 튀어나오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 나 또한 핍박받는 불특정 다수에 속한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불평등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시간을 죽이며 사는 약자들의 무지한 삶은 언제 끝날 것인지, 도대체 끝이 있기나 할건지, 비단 무해의 이야기로 끝나 버릴 비극이 아니기에 답답한 숨을 몰아쉬며 책을 덮었다. 불평등한 현실의 악순환에 욕지거리가 치민다.   

 

한줄생각

김동인 소설 <감자>의 복녀. 

권정생 동화 <몽실 언니>의 몽실이.

진유라 소설 <무해의 방>의 무해.

이름만 다른 그녀들의 삶에 천착하다.


발췌 196~197쪽  

무해는 유독 횡단보도 건너는 일에 강박증을 보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왔다. 남편 역시 출근할 때마다 그녀에게 들었던 말이었다. 대개 사람들은 무단횡단하지 말고 차 조심하라는 보행자 위주의 말을 하지만, 그녀는 신호를 잘 지키지 않고 사고를 내는 운전자들을 두려워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잘못해서 운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부주의로 인해 운명이 바뀌는 일을 두려워했다. 가족 중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도 없었다. 예전에 모래는 그녀가 유별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모래는 그녀를 이해한다. 압록강을 건너는 일이 횡단보도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일까? 등 쪽에서 언제든지 총을 쏠 수 있는 국경 경비대 군인들이 신호를 지키지 않고 횡단보도를 향해 돌진해버리는 운전자들로 재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서 두려움과 분노를 가지고 있었다.

→살기 위해 조국을 버린 도망자로 살아온 그녀를 잠식하고 있던 공포가 그녀의 일상을 어떻게 갉아먹고, 그녀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 문장이다.    


그녀는 늙음과 굶주림은 마지막 인간의 자존심마저 깡그리 버려야 하는 거라고 강조하듯 말했다.  

→인간 본성 밑바닥의 추악함을 경험한 무해가 남긴 이 말이 아프게 읽혔다. 그리고 남았다.

 


 

h******s 2019.06.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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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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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무해라는 한 여인의 인생 역경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그 여인은 북한에서 태어났다. 북한의 주민으로서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나날,그 나날은 어떤 고통일까, 쌀이 지급되지 않는다.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매일 넘쳐나는 음식속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은 그 고통을 알수가 없다.살을 빼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회피하는 우리 국민이 무해의 인생사를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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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무해라는 한 여인의 인생 역경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그 여인은 북한에서 태어났다. 북한의 주민으로서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나날,

그 나날은 어떤 고통일까, 쌀이 지급되지 않는다.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매일 넘쳐나는 음식속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은 그 고통을 알수가 없다.

살을 빼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회피하는 우리 국민이 무해의 인생사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중국과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었던 무해,

중국에서 건너오는 맛있는 음식의 향이 매일 강을 건너온다.

강을 건너면 중국인데, 중국에서는 밤만 되면 황홀한 빛의 조명이 빛난다.

 

당신도 이 강만 건너 중국으로 오면 황홀한 음식과 빛의 주인공이 될수 있다고

매일 북한 주민들을 유혹한다. 굶어 죽는 것보다 그 유혹을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죽는 게 낫겠다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을래, 물어보는 브로커들,

그 브로커는 북한 주민을 유혹해 중국으로 인도하고,

곧바로 동포들을 중국 인신매매 조직원들에게 팔아버린다.

무해 또한 인신매매 조직단에게 인계되고

중국 산골짜기 몸에 장애가 있는 농사꾼에게 팔려가게 된다.

무해 자신을 지켜줄 남편과 가족이 생겼지만

무해는 여전히 중국 인민이 아닌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이다.

 

무해는 페이라는 딸을 낳게 된다.

무해의 시어머니는 딸을 무시한다.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딸로 취급한다.

무해는 결국 딸을 버리고 대한민국으로 오게된다.

 

무해는 60대가 되기 전에 초로기 치매 판결을 받게 된다.

무해는 중국에서 버리고 온 페이를 잊기 위해 치열하게 살지 않았을까,

그 치열함이 어쩌면 치매를 불러오지는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탈북자의 이야기 무해의 방

대한민국으로 오기 위해 죽음과 맞바꾼 그 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다른 나라 사람으로 인정해야 할까,

남한과 북한은 동포가 맞나,

의심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죽여야 하는 존재가 북한인가,

 

무해과 강은석은 부부다.

어쩌면 무해의 삶과 은석의 삶은 북한과 남한의 삶은 아닐까,

이 소설로 인하여 탈북자에 대해, 굶주림에 대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약자에 대해,

깊이 있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k******2 2019.08.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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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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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무해의 방? 뭔가 무해하다는 뜻의 무해로 받아들였는데, 그것보단 주인공이 무해라는 탈북자여성이다. 힘든 나날과 배고픔...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목숨을 걸고 넘나드는 국경. 중국으로 넘어가 밀수를 하고, 마약등으로 돈을 벌고, 약도 없고, 병원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그들의 상비약은 마약일뿐이었다.  북한의 국경너머로 보이는 중국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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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무해의 방? 뭔가 무해하다는 뜻의 무해로 받아들였는데, 그것보단 주인공이 무해라는 탈북자여성이다. 힘든 나날과 배고픔...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목숨을 걸고 넘나드는 국경. 중국으로 넘어가 밀수를 하고, 마약등으로 돈을 벌고, 약도 없고, 병원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그들의 상비약은 마약일뿐이었다.

 

북한의 국경너머로 보이는 중국의 땅은 불빛들이 반짝이는 동경하는 모습이었지만, 무해는 탈북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 남자에게 속아(?) 그녀는 정든 고향을 버리고, 국경을 넘게 되었다. 그리고 무해를 비롯해 그렇게 넘어간 여성들은 결혼하지 못하는 중국 남자에게 팔려가는 것이었다. 무해의 운명도 그러했다.

 

그렇게 지난한 삶을 살아왔던 탓이었을까.... 그녀는 초로기 치매에 걸리게 되었다. 점점 기억들이 하나하나씩 지워져간다. 무해도 그것을 알기에 기록으로 남겨 두려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현재의 이야기와 그녀의 과거의 이야기들을 밟아 간다.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무해의 기록들.... 실제 탈북 여성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둔 책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지난했던 무해의 삶의 이야기가 허구의 소설이 아니라 정말 있었을 탈북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다움에 관하여나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생각을 하기도 하고, 기억에 대한... 그리고 삶과 기억을 잇고 있는 음식등에 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꽤 뜻깊은 책이었고, 어쩌면 정말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l*******0 2019.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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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한 상실감의 깊이가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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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에게는 사람들이 붙여놓은 표현들이 많았다.반역자, 환향녀, 탈북자, 후이구가, 무국적자, 난민, 불법체류자.그리고 무해 자신이 심적으로 느끼는 이름은 이방인, 외국인이었다.그저, 강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무해에게 달라붙은 이름은 이렇게도 많았다.                                                  - 카스텔라 _177  탈북에 성공한 그녀의 이름은 무해이다.그녀는 남한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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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에게는 사람들이 붙여놓은 표현들이 많았다.

반역자, 환향녀, 탈북자, 후이구가, 무국적자, 난민, 불법체류자.

그리고 무해 자신이 심적으로 느끼는 이름은 이방인, 외국인이었다.


그저, 강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무해에게 달라붙은 이름은 이렇게도 많았다.


                                                  - 카스텔라 _177 

 

탈북에 성공한 그녀의 이름은 무해이다.

그녀는 남한의 남편과 결혼했지만 남편을 암으로 잃고 초로기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다.

사별 후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해 그녀는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심지어 언어능력까지 떨어진다.

딸 모래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엄마가 탈북자의 고통을 가슴속에 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남편과의 첫 만남. 그립지만 배고픔에 고통스러웠던, 하지만 다시 가보고 싶은 고향의 기억.

탈북하는 과정에서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아픔이 그녀를 가득 채운다.

무해의 상실감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어둡고 축축하고 진득하게...ㅠ


북한의 실상에 대한 참담한 모습과 자세한 심리묘사는, 마치 탈북자의 실제 경험담을

보는 듯 생생하게 다가왔다. 맨 뒤편에 나오는 참고 자료를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도였다.



압록강을 건널 때는 절반의 행운과 절반의 불운이 있었다.

사느냐, 죽느냐.


하지만 치매는 압록강을 건널 때와는 달리, 명료했다.

매일 기억을 잃어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병. 절반의 행운 같은 건 없고, 확실하게,

흔들림 없이 죽어가는 병. 그게 바로 치매였다.


                                              - 농마국수 _30


인간의 존엄과 윤리는 '의지'가 아닌 '식량'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그녀.

삶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은 거대한 국가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을 향해 소리치지만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상실감이

가득 채우고 있지만, 또한 살고자 하는 간절함도 가득하다.


읽는 내내 그녀가 겪은 일들이 먹먹하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삶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똑같은 삶이 아니기에, 상대를 위로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삶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해'의 마음을 읽다 보면, 탈북한 그녀가 다정했던 남편에게서 느껴야만 했던

분노가 무엇인지를 알고 놀라게 된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그래서 온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삶도 존재한다는 것.

시작이 다르다는 것은... 생각보다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도.



무해는 그때 남편에게 했던 말을 후회했다. 그 당시, 그녀는 자신이 겪은 경험들은

대단한 일들이며,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은

다 하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편은 독서, 글쓰기, 산책으로 이루러진 단순한 삶을 원했다.


                                           - 카스텔라 _176


은행나무에서 <극해> 다음으로 두 번째 만나보는 소설이다.

깊이와 먹먹함이 인상 깊게 남는 작품들이다.


i***o 2019.06.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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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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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무해.. 탈북해 남한에서 정작하며 살다 몇해 전 남편을 잃었다. 친 언니처럼 잘 따르던 영주가 먼저 무해의 이상함을 알아차렸다.딸 모래는 아빠를 잃은 엄마의 우울증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초로기 치매로 판명난 무해, 홀로 남겨질 딸을 위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먼저 떠난 남편을 보낼 때도 울지 않았다. 그 후로 뭔가 많이 달라진 것 같은 그녀지만 모래는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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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무해.. 탈북해 남한에서 정작하며 살다 몇해 전 남편을 잃었다. 친 언니처럼 잘 따르던 영주가 먼저 무해의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딸 모래는 아빠를 잃은 엄마의 우울증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초로기 치매로 판명난 무해, 홀로 남겨질 딸을 위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먼저 떠난 남편을 보낼 때도 울지 않았다. 그 후로 뭔가 많이 달라진 것 같은 그녀지만 모래는 우울증일거라 생각했다. 자신의 기억이 사라져 간다는 것을 느낀 무해는 레시피도, 그녀의 기억도 기록하기로 했는데 농마국수는 감자 전분으로 만드는 국수라 질기지만 결혼식을 하는 이들이 먹는 국수다. 농마국수를 시작으로 그녀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하나 둘 수면위로 드러난다.

탈북자..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다. 언젠가 지금 하는 일 첫 직장에서 새터민 2세를 만났다. 새터민이라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겐 놀라움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 그들이 남한을 택하고 죽을 고비를 겪으며 내여왔지만 돌아가는 것은 차가운 시선이 아니었을까 한다.

자유를 찾아 떠나오면서 그곳에 남겨야 했을 과거..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넀을까....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탈북자들이 겪었을 과정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뭔가 희망의 빛이 보이는 요즘 현실이지만 언제 통일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다. 목숨을 걸고 경계를 넘어온 많은 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가까운 미래로부터의 기록 <무해의 방>

담담한 듯 이야기하는 그녀의 과거에 귀 기울여보자.

a*******7 2019.06.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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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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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진유라 작가님의 장편소설 [무해의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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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진유라 작가님의 장편소설 [무해의 방]입니다.


 

2019 한경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이라고 해서

더더 기대에 부풀어 읽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무해는

양강도 혜산시 출신의 탈북자로

가족도 모두 잃고, 배고픈 현실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너 북을 탈출하게 되지요.

이후 탈북 사실을 딸 모래와 가장 가까운 친구 영주에게조차 숨기고

평범한 가정을 꾸린 채 생활하던 중 53살에 초로기 치매 진단을 받게 됩니다.

압록강을 건널 때는 절반의 행운과 절반의 불운이 있었다. 사느냐, 죽느냐.

하지만 치매는 압록강을 건널 때와는 달리, 명료했다.

매일 기억을 잃어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병. 절반의 행운 같은 건 없고, 확실하게, 흔들림 없이 죽어가는 병.

그게 바로 치매였다. 죽을 날을 받아놓고 보니, 그제야 인생이 막 작동되었다

p30

남편과도 얼마전 사별한 그녀는

홀로 남겨질 딸을 위해 기록을 시작하다

자신 안에 차마 기록이 되지 못한 기억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말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기억'들이 있었다.

말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감정'들이 있었다.

p36

그것은 바로,

탈북 과정에서 겪은

누구에게도 한번도 입 밖으로 꺼내 말한적 없는

험난난 고난과 가슴 아픈 이별의 고백이죠.

비참하게 오직 생존해야 했던 굶주림을 겪은 혜산에서의 삶,

그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어가는 사람들,

끝내 탈북을 결심하고 홀로 삶과 죽음의 경계인 검은 압록강을 건너던 밤,

중국 브로커의 집에서 팔리기만을 기다리며 지낸 불안과 초초의 시간,

무릎아래로는 다리가 없는 시골의 한족에게 팔려간 기억,

그리고 자신의 어린 딸 페이,

자고 있는 페이에게 노란 실팔찌를 둘러주고 탈출을 위해 들판을 내달렸을 때의 두근거림..

이 모든 기억과 감정들이

치매라는 병을 통해서야

너무나 고통스러운 기억마저도 소중해지는 망각의 순간을 앞두고

무해의 가슴속에 되살아나고

비로소 모래, 영주와 그 아픔을 공유하게 되지요.


 

읽는 내내

무해라는 여인의 삶이

그저 먹먹했습니다.

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정말 국가를 탈출할수 밖에 없었던 그 고통의 역사,

그리고 그 고통을 간직한채, 어떻게 다시 타인을 신뢰하고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통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것의 버거움과 무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무해와 같은 또 다른 이름의 무해가 있다면

진심으로 평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습니다.


b*******6 2019.06.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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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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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는다는 건 시간 감각을 잃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시간과 함께했던 그 모든 사건을 잃는다. 잊는 게 아니라 잃는다. 마치 검은 구멍 속으로 시간이 쑥 빠져서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처럼, 잃는다. 점점 시간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다가, 앞뒤가 없는 시간속을 떠돌게 되고, 그러다 영원히 시간 속의 미아가 되는 것이 치매 환자들이었다.   탈북자 무해에겐 4년 전 위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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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는다는 건 시간 감각을 잃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시간과 함께했던 그 모든 사건을 잃는다. 잊는 게 아니라 잃는다. 마치 검은 구멍 속으로 시간이 쑥 빠져서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처럼, 잃는다. 점점 시간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다가, 앞뒤가 없는 시간속을 떠돌게 되고, 그러다 영원히 시간 속의 미아가 되는 것이 치매 환자들이었다.

 

 

 

탈북자 무해에겐 4년 전 위암으로 죽은 남편과 하나뿐인 딸 모래.

그리고 친구 영주가 있다.

탈북자란 신분을 숨기고 살았던 무해에게 어느 날 병이 찾아온다.

초로기 치매라는 이름으로.

 

 

무해의 병은 매일 조금씩 구체적인 얼굴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집요했고, 은밀했으며, 야만스러웠다.

 

 

 

알 수 없는 길에 대한 이야기이자.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이야기다.

치매라는 병도

탈북자라는 신분도

아무나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늙음과 죽음을 배운 자만이 인생의 절정을 배울 수 있다.

 

 

점점 기억을 읽어갈 무해는 모래를 위해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에 대한 기록.

혜산.

무해의 고향 압록강 어귀에서 바라보던 창바이는 빛의 도시였다.

그곳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냄새는 굶주린 혜산 사람들을 강으로 이끌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 속에 무해도 있었다.

대기근으로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나가는 혜산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이 그려져 있다.

가보지 못한 곳.

가볼 수 없는 곳에 대한 묘사가 소름 돋게 한다.

무사히 강을 건넜지만 무해에게 무해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혜산 보다 더 깡촌으로 팔려간 무해는 다리 없는 남편 대신 고달픈 농사일을 떠맡아야 했다.

아들이 아닌 딸을 낳은 무해는 그 아이의 앞날에 자신이 설자리가 없다는 걸 깨닫고 탈출한다.

카스테라의 달콤한 내음을 담고 있는 아이를 남겨두고.

 

늙기도 전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어버린 그녀는 누구나 쉽고 당연하게 노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노인이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무사히 행운이 지속되어야만 노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치매는 무해를 급격히 늙게 만들었다.

기억의 어귀에서 멀건 눈으로 헤메이는 무해를 보며 이제 갓 대학생이 된 모래는 두려워진다.

무해의 방.

이곳엔 우리가 가보지 않은 곳과 갈 수 없는 곳이 존재한다.

환영처럼.

무해를 통해 나는 그 길을 미리 가 보았다.

해맑은 정신으로 온전히 나이 들어간다는 자체를 당연시 여기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해처럼 갑자기. 한순간에. 인지하지도 못한 채로. 그렇게.

2019년 한경 신춘문예 장편소설 당선작이다.

가까지만 절대 갈 수 없는 나라의 사람이었던 그녀 무해.

언제든 코밑으로 은밀하게 스며들어 기억을 갉아먹을 수 있는 기생충 같은 치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조합이었는데 마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처럼 써 내려간 글들이 사무치게 절절하다.

무심한듯한 글 속에 담긴 무심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읽고 있을 때 보다 읽고 나서 더욱 마음에 스며든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해는 이제 살아온 인생과 전혀 다른 인생 계획을 세워야 했다. 상상하지 않았던 삶. 기정사실화된 삶. 순식간에 모든 것이 정해져버렸다.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사라졌다.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아무것도 지킬 수 없는 삶을 살아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무해는 잊어 가겠지만

모래는 고스란히 기억하게 될 시간들.

 

병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요란한 파편을 남겨두고 사라진다.

삶을 살면서 가장 잘 준비해야 하는 일이 죽음인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노인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거라는 걸 여지껏 생각해 보지 못했다.

무해와 함께 미리 체험한 것들을 깊이 되새기며 살아야겠다.

결국 삶에 대해 겸손한 마음만이 행복한 죽음을 가져올 테니 말이다.

 

여운이 남아서 자꾸 뒤돌아 보는 이별처럼

나는

무해의 방에서 걸어 나와야 했다...

 

 

 

 

 

 

 

 

 

 

 

 

 

w******2 2019.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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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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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참 멀고도 가까운 나라, 같은 민족이라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다른 곳의 사람들, 생활과 문화, 정치와 사회, 이념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쉽게 함께하지 못하는 관계. 현재 남북한의 관계가 화합을 다져나가지만, 서로 견제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속내는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남한내 탈북자 또한 다르지 않다. 목숨 걸고 넘어온 핏줄의 땅이라지만, 남한사람과 북한사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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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참 멀고도 가까운 나라, 같은 민족이라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다른 곳의 사람들, 생활과 문화, 정치와 사회, 이념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쉽게 함께하지 못하는 관계. 현재 남북한의 관계가 화합을 다져나가지만, 서로 견제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속내는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남한내 탈북자 또한 다르지 않다. 목숨 걸고 넘어온 핏줄의 땅이라지만, 남한사람과 북한사람 이렇게 갈리는 것은 당연지사고, 때론, 적대적인 시선과 불공평한 잣대, 열등하다는 무시를 경험하기도 한다. 2019년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분 당선작 진유라의 무해의 방은 그런 탈북자의 삶을 치매를 통해 되짚어 낸다. 남북한 관계를 예민하게 포착하면서도, 한 여성이 탈북이라는 생존의 위협을 견뎌온 수많은 고비의 순간을 담담하나 처절하게 그려낸다.

 

 

압록강을 건널 때는 절반의 행운과 절반의 불운이 있었다.

사느냐, 죽느냐.

하지만 치매는 압록강을 건널 때와는 달리, 명료했다.

매일 기억을 잃어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병.

절반의 행운 같은 건 없고, 확실하게, 흔들림 없이 죽어가는 병.

그게 바로 치매였다. 죽을 날을 받아놓고 보니, 그제야 인생이 막 작동되었다

 

 

- 경계를 넘어온 당신의 기억을 듣고 싶습니다

2019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 진유라의 무해의 방

 

나이 쉰 셋, 중년에 접어든 나이다. 젊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병에 걸린 것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무해는 그 병에 걸린다. ‘초로기 치매’. 환갑도 아닌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지만, 무해는 자신의 머리 속, 그 수많은 을 들여다보며, 기억의 파편들을 떠올리고 꺼내놓기 시작한다. 딸 모래에게 드디어 말할 때가 온 것이다. 자신이 탈북자라는 사실을. 무해는 북한에서 자주 먹던 감자 전분으로 만든 담박한 농마국수 한 그릇을 놓고 고백을 시작한다. ‘엄마는 북한 음식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잘 알아?’딸의 물음에 자신이 북한에서 즐겨먹던 국수였다고 나지막히 말한다.

 

과거 무해는 북조선 혜산에 살았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무시되는 곳. 기근으로 인한 배고픔은 인간을 짐승보다 못한 존재로 만들었다. 극심한 굶주림으로 가족을 잃고, ‘좀 더 잘 살기 위해가 아닌, ‘죽지 않기 위해, 오로지 살기 위해탈북을 결심한다. 북한의 삼엄한 감시속에 시커먼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간다. 탈북을 도운 브로커는 중국에서 새 삶을 시작하게 해준다고 했지만, 인신매매범이였고, 무해는 장애를 가진 한족에게 팔려간다.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는 절대 하지 못할 그 뒷이야기를, 마음에 묻은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주기 시작하는데...


 

- 고통으로 가득찬 기억, 그 기억마저도 잃고 싶지 않은 상황.

기억의 상실과 생명의 상실을 겪어가는 무해, 딸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는...

 

글쎄, 이 소설의 서평은 쓰기 참 난감하다. ‘북한치매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두 소재가 극을 끌어가는 요소이며, 남한인 본인이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북한의 삶과 탈북해온 땅에서의 북한인으로써의 삶은 모두 낯선 부분을 넘어 결코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어가는 엄마가 딸 아이에게 고백하는 순간, 그 모정의 진실함에 끌려 집중하게 되고, 저자의 세밀한 묘사와 감정적인 심리상태를 예리하게 그려내 독자의 이입을 도와줌은 물론, 그 참담하고 울분섞인 무해의 삶에 안타까움을 넘어선 분노와 슬픔 그 격정의 감정들을 차분하게 쌓아올린다.

 

무해의 방을 읽어보자라는 추천은 못하겠다. 그녀의 삶이 너무도 버겁고 격해 온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읽어보길 바란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가 당면해야할 남한과 북한간의 이야기이며,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떄문이다.

 

 

h*****h 2019.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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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방 / 사투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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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도 안 된 겨우 쉰세 살의 무해. 그녀는 '초로기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다.?"그녀는 세상 풍경 밖으로 저만치 밀려나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21-22쪽)?무해의 방, 그곳 깊고 깊은 어딘가 존재하고 있었던 기억의 파편들을 기록한 책이다. 단순한 '사건'의 기록이 아니다.?극한의 상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스토리'다..책을 좋아하지만 소설은 읽지 않았다. 소설을 읽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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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도 안 된 겨우 쉰세 살의 무해. 그녀는 '초로기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다.?"그녀는 세상 풍경 밖으로 저만치 밀려나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21-22쪽)?무해의 방, 그곳 깊고 깊은 어딘가 존재하고 있었던 기억의 파편들을 기록한 책이다. 단순한 '사건'의 기록이 아니다.?극한의 상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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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지만 소설은 읽지 않았다. 소설을 읽는 것은 헛된 일이라 여겼으니. 그저 드라마를 챙겨보듯 유흥을 목적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깨달았다. 오해였음을. 어쩌면 나는 그동안 소설다운 소설을 만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그녀는 기억은 왜곡되고 재구성되기 때문에 기록보다 진실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기억이 만들어낸 허구는 기록보다 훨씬 진실했다. 기억 중에서 왜곡된 바로 그 지점은 결국 자신이 대상과 사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싶은지에 대한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170-171쪽)?저자의 글을 빌려와 말하자면,?이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진실했다. 현실보다 더 현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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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탈북', 이 조합이 신선했다. 하나의 음식을 완성하듯 각각의 재료로 스토리를 만들어낸 저자의 요리솜씨는 탁월했다. 특히?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도려내는 저자의 날카로운 필력은 탐이 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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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무해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상실의 종류를 안겨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211쪽)고 고백한다. 저자는 '무해(誣害 : 거짓으로 꾸며 해롭게 함. 또는 그런일)'로 자신의 지독한 상실감을 견뎌낸 것은 아닐까.?소설을 쓰면서 저자의 삶은 더 단단해졌으리라. 이 소설을 읽는 이들의 삶도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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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 그녀는 하루하루 투쟁하듯 살아왔다. 무해(無害 : 해로움이 없음)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찬 삶이었다. 잔혹하게도. 삶의 나침반은 이미 죽음을 향하고 있지만 삶의 끝나는 순간까지 그녀는 사투를 벌일 거다.?"압록강을 건널 때는 절반의 행운과 절반의 불운이 있었다. 사느냐, 죽느냐. 하지만 치매는 압록강을 건널 때와는 달리, 명료했다. 매일 기억을 잃어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병. 절반의 행운 같은 건 없고, 확실하게 흔들림 없이 죽어가는 병. 그게 바로 치매였다. 죽을 날을 받아놓고 보니, 그제야 인생이 막 작동되었다."(30쪽)?어쩌면 노년은 쇠퇴기가 아닌 절정기일지도 모른다.?인생의 클라이맥스?(climax : 갈등이 최고조로 이르는 단계).?이 늙음과 죽음은 우리에게 그리 멀지 않은 미래다. 무해의 방을 통해 우리는 그 미래를 엿볼 수 있다.?삶의 '예고편'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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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마따나 무해의 '완벽한 이야기'는 경험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공감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인간의 보편성 덕분인지 그녀의 방은 낯설지 않다.?"당시, 그녀는 자신이 겪은 경험들은 대단한 일들이며,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다 하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176쪽)?이와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녀의 방을 들여다 보길.?연민을 갖든 위로를 받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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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상실의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말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기억'들이 있었다. 말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감정'들이 있었다."(36쪽)?당신에게도 그런 기억, 그런 감정이 있지 않은가.?당신의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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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방 #진유라 #은행나무출판사 #장편소설 #한경신춘문예당선작 #치매 #탈북 #노년 #죽음 #상실 #서평 #책리뷰 (원문: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565332128)
c********9 2019.06.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