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는 크다. 무엇보다 힙합은 거칠고 직설적이다. 욕을 섞어쓰는 갱스터 랩을 먼저 접한 사람들은 랩이나 힙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한때 힙합을 좋아했던 딸의 경우 교사가 직접 아이를 불러놓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던졌다. 급기야 딸은 학교를 뛰쳐나가기까지 했다. 치욕적인 말이라 차마 옮기진 못한다. 남자였다면 조금 달랐을 수도 있겠다. 섹스를 언급할 만큼 힙합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가진 그 교사는 나이든 꼰대도 아니었다. 젊은 미혼의 처녀였다는 사실도 실망스러웠다. 처음 나 역시 딸애가 좋아하는 힙합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나는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었다. 그날 아침 학교의 만류에도 책임지겠다며 아이들 데리고 집으로 가지 않고 시내의 서점으로 향했다. 좋아하는 책을 보고 또 힙합 씨디를 사주었다. 이후 <한국힙합>이란 책을 사 주기도 했지만 힙합이 딱 내 취향은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아쉽지만 지금은 그 책이 집에 없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분 겹칠 것 같다. 아마 딸애가 아니었다면 트렁큰타이거나 윤미래 정도만 알았지 가리온이 누군지 MC가 뭔지 그야말로 듣보잡이었을 거다. 그렇다고 잘 아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이름은 들어봤다는 거지. 도대체 MC가 뭐길래 딸애는 그것이 자신의 꿈이라 했는지 의문만 가졌더랬다. 그때는 한창 질풍노도 사춘기의 가운데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었기에 친절한 대답을 듣기 어려운 때였다. 어쨌거나 이 책으로 나는 또 딸애와의 더 많은 얘깃거리가 생겼다. 어떤것이든 열정적으로 빠진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젊음의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하고.
성적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는 현행의 방식으론 아이들이 행복해질리 없다. 또한 무거운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땅한 방법도 딱히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랩을 통해 가슴속에 쌓인 불만이나 묵힌 앙금들을 토해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랩의 가사는 솔직을 전제로 해야 하고 은유나 비유보다는 직설적인 방식으로 분노를 태워 완전 연소시키면 어떨까. 처음엔 불편하게 들릴지라도 결국은 모두 후련해지지 않을까. 오래전 DJ DOC가 부른 노래 가사 중에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 잘 먹나요'나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를 떠올려보라. 후련하지 않은가. 이들의 유쾌한 반격에 누가 태클을 건단 말인가. 제 안에 쌓인 울분이 힙합을 만나 힐링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꾼다.
낭독의 두드림을 통해 문장 속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운율과 장단을 어떻게 만드는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라임을 살려서. 잘 쓰고 귀에 쏙쏙 박히게 들리도록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할 것을 강조한다. 관심이 없을 때는 래퍼들이 발음을 흘려서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전혀 아니였다.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 작용한 듯하다. 여튼 대중문화에 주류와 비주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다양성의 인정과 유연함은 힙합이 앞서는 것 같다. 2008년 서울 강남구(갑) 국회의원 기호 8번 무소속으로 나온 김원종, 언더그라운드에서 유명세를 떨친 김디지는 비록 낙선했지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국회의원 출마하니 전직 국회의원 나에게로 다가와서 한다는 말이 "야 임마 정치가 장난이냐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국회의원 출마하는 기호 18번 김디지 궁금해서 물어보지 "그럼 전직 국회의원 폭탄주에 성추행은 장난 아니고 정치냐?" 18대 국회의원 후보 김디지 김디지를 국회로! 나이 많은 능구렁이 뇌물 받는 국회의원 꼰대들을 제끼고서 출마한다 국회의원! 어차피 또 지키지도 못할 약속인데 차라리 디지를 국회로 보내 김디지를 국회로 국회 의사당으로 다 같이 김디지를 국회로 국회 의사당으로....' 이렇듯 많은 래퍼들의 토해낸 가사는 아주 매력적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글자에 색이 입혀진 랩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랩퍼가 된 것처럼 속으로 재밌게 읽느라 속도는 조금 더뎠지만 신났다. 이 얘기를 딸에게 했더니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나도 제어가 안되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자동적으로 읽히는 걸 어째^^ 랩이 이렇게 재미난지 몰랐다. 어떤 잔소리도 랩으로 하면 통할 것 같은 착각도 일시적으로 들었으니깐.ㅎㅎ 랩의 장점을 이용하여 문학을 즐길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뒤에 실린 1318들의 랩 가사들이 바로 내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서 더 마음에 닿았을지도. 랩퍼의 가사 속에 들었다는 인문학은 차치하고.^^
한가지, 74쪽과 168쪽의 'ㅅ'인쇄가 매우 불량하다. |
|
중 고등학교 에 "랩가사 쓰기"를 정규 수업시간으로 만듭시다!!!. 청소년의 억눌리고, 답답한 마음을 "북치기 박치기" 비트박스를 하던, 랩을 흥얼거리든 힙합을 하든, 그냥 몸짓을 하든 배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컴퓨터 활용시간보다 백만배 더 필요한 시간이다.
“랩은. 하고 싶은 말에. 장단을 실어. 상대방의 귀를. 끌어당기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말의 기술이자 표현“이란다.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성격과 형편에 따라 하기 쉽지 않은 말에 장단을 실어 말하면 격한 말이라도 싸움이 되지 않고 상대의 귀를 끌어 당겨 듣게 랩 가사를 쓴단다. ”판사 돼야 한다 의사 돼야 한다 /명문대 꼭 가야 한다/누구의 인생인지 어디로 가는지 /나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어/어른들은 왜 모를까 내마음을 뭐가 그렇게도 문제일까 어떤 것이 옳은 건지 나쁜 건지 우리들도 생각할 줄 알지“ (버드헤드, ‘아야아야아’ 중) 라고 드러낸 그마음 그게 필요하지.. 저자의 랩에 대한 열정과 갈증이 고민과 불안에 흔들리는 청소년에게 전달되서 그들도 이야기로 장단을 실어 풀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을 권한다. 좀더 알고 싶은사람은 "위대한 힙합 아티스트/김정훈 지음, 살림에서 나왔다. 같이 보면 좋을 듯하다. |
|
랩이라... 우리집 청소년 두 아이는 핸드폰이나 엠피3를 통해 노래를 자주 듣습니다. 가끔 크게 볼륨을 높여 흥겨워하며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는데 주로 '랩'이더군요. 저처럼 고리타분한 사람은 저런게 뭐가 좋다고 저럴까? 힐끗하며 웅얼대듯, 소리치듯, 뭔가 불만이 가득한 어조가 달갑지 않았었는데요, [랩으로 인문학하기]라는 책 제목이 '랩을 제대로 알고나 말하시지~'라는 말을 걸어온듯 느껴져 읽어보리라 마음 먹었었네요. 펼쳐보니 추천하신 분이 박원순 서울 시장님이시고, 저자가 한때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했었다는 이력은 이 책의 내용을 더 궁금하게 하더군요~ 읽다 보니 그동안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랩을 폄하했나 부끄러웠고, '랩은 노래와 다르고, 래퍼는 가수와 다르다'는 말은 책장을 넘기며 자연스레 이해가 되었네요. 랩을 많이 접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거슬려 했던 이유가 너무 거친 느낌인데다 때때로 어법을 무시한 가사였었는데요, 이 책을 통해 오해를 풀게 되었네요. 요즘 아이들 예전 부모 세대들이 자랐을때와는 환경이 너무나 달라졌지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차지해 두고라도 학원 폭력, 왕따, 경제적 소외감, 진로문제, 게임 중독, 부모의 이혼 등 어린 나이에 마음의 부담을 많이 안고 살아갑니다. 어렵고 힘든 마음, 답답함을 시원하게 쏟아내는 것이야말로 건전하게 자라게 도와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저자는 ‘1318 낭독의 두드림’이라는 랩과 낭독을 접목한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과 소통한다고 합니다. '랩'은 이렇듯 슬픔과 아픔을 이겨내는 역할을 충분히 하더군요. 미화하지 않고, 속에 담아두지 말고, 절대 기죽지 않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맘껏 발산하도록 도와 줍니다. 책의 말미에 아이들이 내놓은 작품을 읽고는 가슴이 뜨거워졌는데요, 아이들과 소통하는 가장 빠르고 바른 길은 바로 '랩'임을 알게 되었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DJ DOC, MC 스나이퍼, 드렁큰 타이거, 윤미래, 리쌍 등 래퍼들의 랩을 인문학적으로 술술 풀어준 글을 읽으며 랩에 대한 그동안의 선입견이 무지의 소치임을 절절이 깨달았고 랩이 무엇이고 힙합은 대체 뭔지, 대중음악에 문외한으로. 했었던 저, 이 책을 통해 랩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고, 랩을 통해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었네요. 애써 감추고 아닌척하기 없기! 약간은 건방지게, 세상을 향해 맘껏 외쳐라! 다 덤벼, 그런 래퍼의 자세로 세상 살아간다면 두려울게 없을듯 합니다. |
|
제대로 랩을 배운 적은 없지만, 가끔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서 랩으로 하곤 한다. 그게 래퍼하고 칭하는 이들이 봤을 때는 참 조잡하고 한심한 행동일 수 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하였다. 그냥 내 속에 있는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뱉어내면서, 뭔가 가슴속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엉터리 랩을 하던 행동들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저자가 생각하는 랩과 내가 생각하는 랩이 닮아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랩은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의 한 영역이 아니라, 우리 생활속에 깊숙히 들어온 삶의 양식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판소리를 하는 사람들이나 창을 하는 사람들이 리듬감 있게 맛깔나게 말을 하는 것이 이미 랩을 문학화 되어진 형태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리듬감있게 외칠때 그거야 말로 가장 훌륭한 작품이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길르 랩 가사로 책에 적어 놓았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가수들의 랩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랩이 가수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들도 하고 있고, 또한 어려움없이 해 나갈 수 있는 소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학력에 연연하지 않고, '아름다운 가게'에서 취직하여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을 잘 살리며 생활했던 저자를 보면서, 일상에 찌들린 듯 살아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해 보았다. 개그맨들이 힙합노래를 하면서 하는 우스꽝스러운 랩들도 생각해 보았다. 멋스럽지 않아도, 때론 장난스럽더라도, 자신의 진실성이 담긴 랩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자신의 삶에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래퍼가 쓴 책이라는 사실에 흥미가 있는 분들께도 꼭 권하고 싶다. |
|
랩과 인문학? 그게 대체 무슨 관계지? 요즘 인문학이 너무 뜨니까 다들 인문학과 어떻게든 연결지어보려고 하는건가? 조금은 삐딱한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랩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일부러 찾아서 들을만큼 매니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랩음악을 좋아하고 어릴 때 가사를 옮겨 적으며 따라해 본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서.. 암튼 이 책, 여는 글부터 너무너무 재미있다.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며 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은 여느 소설보다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의 살아온 이력이 특별하다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달려온 그 열정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글솜씨가 빼어나서 그런 것 같다. 랩을 사랑하고 오랜시간 랩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공연은 물론 발표회, 수업까지 하게 된 그. 본래의 글솜씨에 랩 가사를 쓰고 강연을 하며 다져진 말솜씨 덕분인지 책이 너무너무 재미있다. 그가 말하는 랩은 '하고 싶은 말에 장단을 실어 상대방의 귀를 끌어당기며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말의 기술이자 표현' 살짝 리듬을 타며 빠르게 말하는 것이 랩이라 생각했는데, 조금은 삐딱하게 상대방을 헐뜯는 것이 진짜 랩이라 생각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으면서 랩이 무엇인지, 랩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랩을 어떻게 써야 하는 지, 우리나라 랩음악은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랩퍼들이 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이야기 사이사이 등장하는 다양한 랩음악 가사들 또한 이 책의 매력! 특히 한국 다양한 한국 래퍼들과 그들의 음악을 알게 되어 너무나 좋았다. 책에 소개된 가사를 보고 흥미로운 곡들을 인터넷으로 찾아 들어보았는데, 아- 이렇게 멋진 곡들을 모르고 살았다니...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행복하다. 지금 듣고 있는 건, MC Meta의 '무까끼하이' 경상도 사투리가 완벽하게 랩으로! 언어미학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 이 책을 오랫동안 사랑하게 될 것 같다. |
|
요새 즐겨 듣게 된 노래에는 이상한 것인지 당연한 것인지 꼭 랩이 들어가 있다. 한 노래에 꽂히면 100번이고 200번이고 무한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그렇게 듣다보면 랩이 아닌 부분은 자연스레 외어지는데 안타깝게도 랩 부분은 아무리 따라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 얼추 가사가 머릿속에 그려지더라도 리듬을 맞추는 게 엉성하고 촌스러워서 도저히 중얼거리면서 혼자 듣기도 민망할 정도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랩을 하는 사람들은 구관구조가 남다른 특별한 사람들이겠거니 하면서 합리화하고 내 자존심을 지키기도 한다.
랩이 대중에게 무척 익숙해진 것이 바로 이 시대가 아닐까 싶다. 이 시대의 화두인 ‘인문학’ 역시 ‘랩’과 연관 지을 수 있다는 착안이 신선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랩을 즐겨 들었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는데 전혀 다른 인생이었던 것 같아서 신기해 보이기도 했다. 이제는 랩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치기도 하고, 강좌를 기획해서 전국 순회를 하듯 랩 공연을 하기도 했다.
랩에 대한 저자의 철학, 저자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랩을 가사와 함께 소개해 주는 부분도 있다. ‘사적인 인터뷰’라고 하여 래퍼 두 사람의 생생한 인터뷰도 싣고 있다. 사진과 인터뷰를 보니, 인간미가 느껴졌다. 또한 랩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식으로 부르는 것인지 맛배기를 보여주고 있다. 랩에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지식일 것 같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동서양 고전음악이나 가곡 중심으로 배웠던 기억이 있다. 요새 음악 교과서는 본 적이 없지만 랩이 대중에게 친숙해진 이제는 랩도 교과서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발산하는 방식 중의 하나인 랩. 나와 세상을 긍정하며 성장해가는 발판이 되는 랩. 그 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
|
랩이란 끄덕이는 긍정이다. 랩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되는 책이었다. 랩이라고 하면 음악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걸로 미미하게 생각했었다. 사실 음악에 한 부분 나오는 말들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고 그냥 그냥 들었었다. 많은 랩 가사들이 마음속에 와 닿는다. 전혀 예상 못했던 낱말들이 가사로 표현되어 불리고 있었는데, 사실 관심 밖 멀리 있었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는 내용들이 관심을 불허 일으킨다. 랩으로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 글쓰기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글쓰기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심지어 일기쓰기조차도 말이다. 랩 가사를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와 에너지 분출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회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걸 찾는 사람이 갖는 것이다. 란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우리 아이 랩 인문학 선생님이 쓰신 책이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랩은 생소하기도하고 말을 주절 주절대는 것처럼 느껴져서 별 느낌을 갖지 못했었다. 아마 이런 것도 편견에 하나일 것이다. 인권, 환경, 역사, 사회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시원하고 통쾌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풀어내시는 분이란 생각이 든다. 무거운 이야기들도 랩으로 풀어내니 짧은 이야기지만 가슴 뭉클해진다. 알아야 관심이 간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랩으로 풀어내는 인문학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랩에 대해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씨앗을 뿌리면 땅 아래로 뿌리가 나고 가지를 뻗어 열매를 맺는다. 이제부터 랩을 한번 들어 볼까나...ㅋㅋㅋ |
|
어쩜 우린 선입견으로 세팅되어 있는 자동기계가 아닐까 싶다. 뇌리에 붙박여 있는 관념들에 얽매어 사고의 유연성을 스스로 차단하곤 하니까 말이다. 랩(Rap)에 대한 생각도 예외가 아닐 터. 랩뮤직이라 하면 으레 파괴와 반항, 청소년기의 데카당스부터 떠올린다. 그러니 자연 백안시할 밖에. 하긴 갱스터랩, 디스(dis)랩 같은 장르도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박하재홍의 [랩으로 인문학 하기]는 이런 통념을 일거에 깨뜨리고 있다. 혼란스럽다. 랩이 성찰과 존중을 담고 있다니. 하지만 랩을 문학에, 래퍼를 작가에 비유하며 풀어나가는 얘기를 얼마쯤 듣고 있으려니 절로 무릎을 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쿠웅 ~ 딱의 리듬으로, 따라 읽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래퍼들 간 다툼으로 두 명의 생명을 잃은 다음 반성과 성찰의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디스(dis)보다 피스(peace)를 외치는 쪽으로 랩의 트렌드가 선회하였음을 얘기한다. 그러면서 랩이 원래 약자들의 평화로운 항변을 담은 온건한 담론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공격적, 마초적이지 않고 존중과 성찰의 가치, 긍정의 미학을 노래하고 있다고 밝힌다. 필자를 통해 눈뜨게 된 사실은 래퍼들이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와 음악을 통해 인문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흥겨우면서도 진지하게 펼치는 랩 속에는 철학, 문학, 역사, 예술 등 온갖 인문학의 정수들이 담겨 있다. 랩으로 하는 인문학.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이처럼 절묘하게 어울릴 줄이야. 환경캠페인에 참여하여 테마에 맞는 힙합 공연을 하고, 전쟁 반대 시민운동가들의 거리 퍼포먼스에 참여하여 관심을 고조하기도 하였으며, 인문학 책방 전국 순회공연으로 동네 책방 활성화를 기하기도 하다가 공정 여행으로 팔레스타인 추수 캠프에 참석하여 랩으로 평화를 노래하기까지 했으니. 이 책의 압권은 크게 두 부분. 하나는 국내 래퍼들의 글을 소개하고 인문정신으로 해석한 대목이고 다른 하나는 랩의 형식에 근접한 포이트리 슬램(poetry slam)이라는 장르를 청소년들에게 적용하는 방식을 소개하고 또 실제 창작된 작품을 보여준 것이다. 국내 래퍼들의 작품은 재기발랄하고 의미심장한 것 투성이였고 그 속에 잠재된 인문학적 의미를 밝힌 필자의 혜안 또한 경탄할 정도였다. MC sniper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에서 전태일을 떠올리며 역사성을 일깨우고, 개인의 방황, 도전, 불만, 열등감, 순수, 포용, 관찰 등 깊은 내면을 탐색한 랩의 의미도 읽어내고 있으며 사회와 환경을 노래한 작품도 언급하였으니. 필자가 쓴 <순이 베러 블루스>에 붙인 글에 담겨있는 포용심, 정의와 인권에 대한 인식과 감성 앞에선 아득했다. 21세기의 정의는 동물의 권리까지 포용할 것이다. 정의는 여성을 포용하지 않으려는 남성과, 흑인을 포용하지 않으려는 백인을 설득했다. 이제는 동물을 포용하지 않는 인간을 설득할 차례다. 이미 준비는 되었다.(147쪽) 사회적 이슈에 대한 주장을 랩으로 펼치면 이슈의 쟁점도 또렷해지고 논쟁의 강도나 성격도 감정적 비난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 논술 수업에 적용하면 딱 안성맞춤일 대목이 있다. 랩으로 한판 뜨는 건 이럴 때 하는 거다. ‘MC 부르카’와 ‘MC 안티부르카’의 프리스타일 대결! 누구의 불만이 더 정의로운지 관중이 평가한다. ‘MC 부르카’는 ‘종교의 자유’에 대해 늘어놓을 테고, ‘MC 안티부르카’는 인간의 ‘신체의 자유’에 대해 내뱉을 것이다.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지만 둘 다 ‘자유’를 써먹는다. 정의를 논할 때 ‘자유의 가치’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본인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정의를 논할 수 있다.(131) 포이트리 슬램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당장 사용해도 될 법한 장르라 하겠다. 세미 랩이랄까? 작법 강좌도 흥미롭다. 아이들의 단순하고 성의 없는 토막글에서 랩에 버금갈 정도로 정선된 글이 탄생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학교 책상에 앉으면 졸린다.’는 푸념을 살짝 손을 보았더니 어느새 ‘네모난 학교 책상에 털썩 앉으면 나도 모르게 남태평양 나무늘보처럼 잠이 쏟아져.’라는 생동감 있고 공감 가는 글로 탈바꿈. 여기에 운율과 장단을 넣고 라임(압운)을 덧붙이면 화룡점정, 랩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터. 하여 이 책은 랩이 파괴와 반항 일색의 저질 음악 장르가 아니라 삶의 결과 생각의 깊이를 담아 인문 정신을 일깨우는 수단이 되기도 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덧붙여 학교나 도서관 등, 청소년 대상 기관에서 어떤 강좌를 열어야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하겠다. |
|
자유를 상징하는 랩과 가장 신사답다고 하는 인문학이 합쳐진다면 몇 년 전부터 흥행을 하고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고 책장을 열었다. 랩이 문학이면 래퍼는 작가라고 하며 래퍼의 여러 이야기를 통해 랩이 어떻게 인문학과 비교되는지 이야기 해주고 있다. 대략적인 힙합의 뿌리를 우리나라와 미국에 대한 변천사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들 알고 있는 가수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있었다. 또한 책장 옆에 그들의 가사와 랩을 별도로 써두기도 했다. 또한 문화대통령이라 일컬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말썽꾸러기로 알려진 DJ.Doc가 그들의 가사에 학력에 대한 압박, 사회에 대한 불만과 열등감등을 표출함을 어떻게 하였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인 DK타이거의 노래를 통해 일상적인 이야기가 랩이 되는 과정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식으로 랩을 만들고 거기에 래퍼들이 어떻게 담아내는지 직접해보고 낭독하고 발표회를 하게끔 되어있다. 처음 서태지와 아이들이 랩을 들고 나왔을 때 그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도 보고 있었다. 뭐 저런 걸 노래라고 들고 나왔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문화가 되고 또 다른 시작이 되었다. 학창시절 매일 틀에 박힌 생활을 하던 우리에게 유일하게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소리 쳐주던 이 또한 그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때 그 외침이 왜 그렇게 그리웠는지 같이 소리 지를 수 있고 같이 동화 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시작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에 나처럼 이 책이 조금 다른 인문학의 해석이길 바라는 이들에겐 주제에 맞지 않고 엉뚱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인 박하재홍은 사회적 활동가이며 거리에서 랩을 공연해오다가 자신의 랩을 발표회처럼 하는 포이트리 슬램이라는 장르를 발견하고 이를 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낭독의 두드림이라고 하는 발표회를 선보이고 있다 한다. 시도에 시도를 하는 그가 과연 또 어떤 래퍼 정신을 보여 줄지 기대해본다. 어쩌면 나도 내 삶에 대해 멋진 랩을 쓰고 열심히 발표회를 할 수 있는 래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
|
언뜻 보기에는 무슨소리인가 싶을 수 있다. 우리에게 랩은 힙합 하는사람들이 이런저런 말들을 빠른 비트위에 실에보내는 어둡고 음침한 것으로 비춰진다. 그래도 요즘은 아이돌가수들의 노래에 랩 파트가 많이 들어가있어 우리에게 친숙했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오기 전에는 어땟을까? 흑인들로부터 시작된 힙합의 요소중 하나인 랩은 그저 반항적이고, 어둡고, 공격적인 사람들이 즐기는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랩은 그 나름의 문학적인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고싶은 말을 시를 써내려가는 것처럼 풀어내고 그 말들을 규칙적인 박자에 맞추어 풀어나가는것이 랩이다. 랩에도 시의 운율과 같은 '라임'이 있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혼이 깃들어 있다. 박하재홍은 아직 랩에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혹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랩의 탄생부터 우리나라의 힙합의 역사, 그리고 랩이 가진 문학적 요소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랩을 모르는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우리에게 친숙한 주제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이 남자 참 친절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힙합에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있기도 하지만 랩, 혹은 힙합을 저항적이고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랩과 힙합은 우리를 거부하지 않는다. 오는 사람 말리지 않고, 떠나는 사람을 구태여 붙잡지도 않는다. 그저 자유롭게 왔다가 자유롭게 가도록, 단지 랩을 통해 즐거움과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랩으로 인문학 하기』라는 제목과 걸맞지 않게 거창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단순히 인문학적일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을 무너트리는 좋은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삶의 즐거움을, 사는게 힘들고 우울한 젊은이들에게는 기쁨을, 자녀들과 멀어져만 가는 부모님들에게는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가져다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