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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는 시각은 다양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미술사학자이자 장식미술 감정사인 이지은이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는 프랑스 귀족 사회의 화려했던 모습을 그려낸 이 책은 그 다양성의 측면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러나 단지 많은 역사책에 좀 색다른 책 하나를 보탰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가치를 셈할 수는 없다. 어떻게 다 찾았는지 궁금하기까지 한 수많은 도판은 물론 그것들을 소개하고, 또 역사적 의미까지 나아가는 이지은의 글쓰기는 매혹적이다. 역사적 사실을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게 아니라 그 시대에 살아가는 이들(주로는 귀족)의 곁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게 한다.
16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구성은 다소 공식적이다. 각 장의 맨 앞에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드러내는 그림 하나를 크게 제시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 혹은 장소나 사건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그 인물이나 상황에 해당하는 도판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단순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전공 분야로 들어간다. 즉 오브제에 관해서, 나아가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게 한 장을 마치면 그 장에 해당하는 당시의 물건에 대해 보강 해설이 이어진다(이 부분이 저자의 진짜 전공이다).
그런데 이 다소 공식적인 구성이 전혀 답답하거나 딱딱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각 장과 장은 서로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각 장마다 이야기의 흐름이 따로 있다. 실려 있는 도판들을 보면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다. 글자가 있기에 읽지만, 글자만 읽는 게 아니라 글과 사진이 어우러져 보게 된다. 루이 14세, 루이 15세, 루이 16세, 마담 퐁파두르, 마리 앙투아네트, 나폴레옹과 같은 왕실의 인물들, 푸셰와 같은 화가나 화려한 공방을 이끈 장인들, 그리고 그들이 활동한 베르사유 궁전 등이 호기심을 사로잡으면서, 화려한 로코코 시대의 미술과 책상과 의자를 비롯한 각종 소품들이 눈길을 붙잡고, 그 미술을 향유하고, 물건들을 사용한 당시의 귀족들의 삶이 선연하게 펼쳐졌다 지워지기를 반복한다.
저자는 이 책을 시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썼다고 했다. 그림과 물건에 드러나는, 혹은 뒤에 숨은 당시 사람들의 숨결을 함께 느끼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을 느끼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이런 책을 이렇게 읽고나면 단지 그 시대에 국한되어 이런 방식으로 파악하는 게 아니라 다른 시대는 어땠는지 알고 싶어진다. 앎의 의욕이 고조되는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고 위로 올라간다. 정말 그런 느낌이 들게 한다.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은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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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에서는 주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에서는 주로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따지고 보자면 모두 그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에서는 17세기, 18세기 귀족 문화가, 도판들과 함께 더 눈에 들어온다면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은 19세기의 특징이 더 많이 읽힌다. 미묘한 것 같지만 분명하다.
19세기는 부르주아의 시대였다. 부르주아의 시대라는 얘기는 이제 귀족이라는 태어나면서 부여받는 신분보다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직업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얘기다. 물론 여전히 어떻게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상당 부분 규정하는 시대였지만, 귀족도 그냥 귀족으로서 인정받는 시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직업을 통해서 사회 생활을 하고 인간 관계를 맺느냐가 관건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 시대를 우리는 ‘근대’라 부른다. 그리고 그 근대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발명’된 것이었다. 현대의 과학 기술의 기초가 그 근대에 발견되고 발명되었다. 대표적으로 열역학이 그렇다. 자동차, 전화, 기차 등이 바로 그 시대에 발명되었다. 우리가 문명의 이기라고 하는 것들이 이미 그 시대에 등장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과학의 진보에 환호하며 미래에 대해 밝은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바로 19세기였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이다. 부르주아의 시대에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주로 번듯한 직업을 가진 남성들이었다. 여성들은 여전히 뒤에서 남성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신분을 가지고 있었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다. 또한 참혹한 생활을 하는 노동자와 빈민들이 쏟아지는 시대이기도 했다. 백화점이 등장하면서 소비 사회의 태동을 알렸지만, 백화점에서 소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앉지도 못하고, 아주 저렴한 임금을 받고서 일을 해야 하는 공장의 노동자와 백화점의 점원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이들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에 대해 남겨진 것도 별로 없다. 간혹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 몇몇 작가의 작품과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쪼가리들을 모아, 혹은 귀퉁이에 겨우겨우 남겨진 것들을 통해 그 시대 밑바닥 삶을 재구성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도시(파리)가 건설되고, 근대의 예배당이라 일컬어지는 기차가 유럽의 각 지역을 연결하고, 백화점이 탄생하고, 만국박람회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높이는 진취의 시대였지만, 예술적 감각은 어쩌면 퇴보했다고도 볼 수 있는 시대가 19세기였다. 이른바 ‘절충주의’, 혹은 ‘매너리즘’이라고 뭔가 있어보이게 부르지만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에서 보았던 루이 14세에서 루이 16세 시대에 이르는 과거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변형을 가하는 스타일이었다. 루이 14세풍의 다리에 고딕풍의 등판을 단 의자는 우스꽝스럽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들의 ‘모던’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창조적이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곤란한 복고주의였고, 과거 지향적었다. 역동적인 세상에서 보수적인 취향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19세기 말에 등장한 예술운동 아르누보 역시 실패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모순적인 19세기를 정치가 아니라 문화를 통해서 뜯어보고 있노라니 사실 현대를 기록하는 방법도 이렇다면 과연 어떨까 싶다. 진짜 19세기의 모습이 19세기 중반 이후에야 등장하듯, 우리의 21세기도 사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모습과 문화적으로 그닥 다를 게 없다. 후에 우리의 21세기를 어떻게 부르고, 또 무엇을 특징으로 여길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20세기와 달라진 바 없는 20세기의 딸린 시대처럼 기술하면 상당히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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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요사 출판사에서 이지은 작가님의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2세트>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예민하신 분은 주의 부탁드립니다. 평소 이런 장르에 관심이 많았는데 해당 책을 접하게 되어 고민 없이 질렀습니다. 고급스러운 표지와 양장제본도 그렇고 내용도 전부 마음에 쏙 듭니다ㅎㅎ 작법에도 유용할 것 같구요! 좋은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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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혹할법한 제목과 세련된 책표지입니다. 오래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었는데 이렇게 다시 재발간되니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ㅎㅎ 표지가 예쁘고 책의 내용이 깊이가 있어 선물하기에도 마땅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학자도 아닌 미술과 문화를 담당하시는 분이 쓰신 역사서이기에 오히려 더욱 재미있고 두루두루 많은 것을 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번 빌려보고 말 책이라기보단 두고두고 보아야 할 책인것같아 절판에 눈물 흘리다가 구입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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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근대 도시와 생활용품을 오브제 중심으로 풀어낸 문화사 도서. 파리 도심, 기차, 백화점, 만국박람회 등 일상의 사물 속 근대를 생생하게 복원하며, 풍부한 이미지와 문체로 지적 만족감을 준다. 근대 유럽사를 알고 싶다면 좋은 책 같음. |
| 모요사에서 출간된 이지은 작가 저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2 세트> 리뷰입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내용인 것 같아서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다가 마침 기회가 닿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도판도 풍부하고 소장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
| 명화를 보며 인물도 인물이지만 그들과 함께 놓인 물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역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함. 귀족들이 사용하던 부채, 의자 등등 소품들이나 가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을 자세하게 알려줘서 문화사 및 세속사적 측면의 재미가 쏠쏠했음. 원래는 로판소설을 좀 더 잘 이해하보고 싶어서 구매했던 건데 책 자체가 넘 재밌고 그림과 사진이 많아 재밌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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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세트 유럽 역사에서 가장 탐미적인 시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역사의 이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고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자못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흥미로운 소재가 많아서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라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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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발견, 탐미의 시대를 잘 봐서 이것도 구매. 16세기에서 19세기 초까지의 시대를 담은 이야기로 사진과 함께 서술된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온다. 19세기인들의 발명품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서 현대에 이르렀는지도 알 수 있다. 도시, 기차, 가구, 백화점, 레스토랑 등 19세기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굵직한 테마들을 볼 수 있고, 그러면서도 19세기 초 악취와 오물로 즐비한 파리가 어떻게 현재의 파리가 되었는지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