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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의 귀신ㅣ최인석 | 문학동네
"아름다운 나의 귀신ㅣ최인석 | 문학동네" 내용보기
올해가 시작하면서 난 올해는 좀 더 많은 한국작가의 작품을 읽자라는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그런 이유로 백민석을 다시 읽으며 괴괴함에 전율했고, 배수아의 훌을 읽으며 나=타인=나 라는 방정식을 세웠으며 김연수를 만나 따스함을 읽었고, 이기호의 아이러니에 혼자 킬킬거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최인석. 아름다운 나의 귀신속 그의 문장들은 오랜만에 나를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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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가 시작하면서 난 올해는 좀 더 많은 한국작가의 작품을 읽자라는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그런 이유로 백민석을 다시 읽으며 괴괴함에 전율했고, 배수아의 훌을 읽으며 나=타인=나 라는 방정식을 세웠으며 김연수를 만나 따스함을 읽었고, 이기호의 아이러니에 혼자 킬킬거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최인석. 아름다운 나의 귀신속 그의 문장들은 오랜만에 나를 전율 하게 만들었다. 정말 오랜 만에 만난 나를 소름 돋게 만드는 그의 문장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1999년 초판본이 2008년 7월 귀퉁이가 벌써 노래지기 시작하는 녀석이 내게 온 걸 난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범람하는 그렇고 그런 입심 좋은 책들의 범람 속에서 이런 멋진 문장이 누렇게 바래가는 게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나 또한 사기를 저어하다 친구를 졸라 얻은 책이었으니 혹여 친구를 조르지 못했으면 정말 언제 만날지 기약하기 어려웠던 책인지라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작가 중에도 이런 환상 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처절한 삶의 환멸의 정점에서 최인석이 그려내는 환상은 그 처절함을 위로하는 살풀이이며 현실이 신화로 승화되는 한스러운 굿판이다.

 12살 가지지 못하는 사랑을 속에 품은 죄로 욕망이 한 마리 시커먼 두꺼비로 화해버린 소년이 마지막 삽차를 압에두고 벌이는 굿판, 무참히 삽차 앞에 허물어지는 나의 집을 보며 절규하다 경찰차에 태워진 염소할매앞에 처음과 같은 모습으로 홀연히 검은 염소를 이끌고 나타난 염소 할배는 염소들을 몰아 염소 할매를 염소등에 태워 할매를 구해 낸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할배는 향그러운 들꽃을 한아름씩 안기고 사라진다. 최인석이 어루만지는 환멸의 삶은 결국 유토피아를 꿈꾸는 욕망으로 위로하고자 하는걸까? 유토피아를 꿈꾸는 욕망의 꿈틀거림은 결국 나를 프래닛X로 보내며 그들 하나하나는 하나의 별이 되고 서로의 인력에 따라 움직이는 하나의 우주가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우주를 지나 나의 세계로 돌아가는 한 마리 솔개가 된다.

 

 현실과 환상이 포개지는 순간을 빚어내는 최인석이 벌인 굿판은 현실의 환멸을 넘어 서고 하나의 우주가 되어 책장 밖으로 팽창 했다. 1990년대를 그려낸 회색빛 리얼리즘을 마술같이 뛰어 넘은 그의 글에 빠진 듯 하다. 

Ps. 최인석을 만나게 해준 나의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나또한 그의 책을 네게 보낸다.  

 

책속으로

 

 측량하려 하지 말라. 당신들의 그 지루한 속도, 그 지루한 시간, 치욕 덩어리가 되어버린 나의 몸뚱이에서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낼까 말까를 궁리하는 그 지루하고 무의미한 계산은, 그것을 계산하는 그 지루하고 무의미한 시간은 나에게도 당신들에게도 시간이 이니라, 우리 모두에게 치욕이다. 나는 꿈의 속도로 날아간다. 어처구니 없는 명칭의 공간,코스모스란 어디에도 없는 이 광막하고 황량한 코스모스에서 나의 꿈이 현실과 화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유일한 위성 플래닛 X를 향하여.--- p.101


사람이 살기 위해 만들어진 동네가 아니라 망가지기 위해, 서서히 죽어가기 위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세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곳인지를 입증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네였다. 이사온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나는 그곳이 싫어졌고, 아비 어미가 싫어졌고, 형도 누이도 싫어졌고, 사람이 싫어졌으며, 살기가 싫어졌다.


 내가 적어도 한 가지 위로를 발견한 것은 몇 달이 지난 뒤였다. 언젠가는 나는 죽을 것이다. 그것은 처형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곳에서의 삶은 이미 처형을 위한 심판이니까. 나는 생일을 축하한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내가 태어난 날이 저주스러웠고, 나를 낳은 아비와 어미가 원망스러웠으며, 내가 태어난 이 세상에 염증이 났다. 나는 여기 사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주 받은 한 마리 짐승에 불과했다.--- p. 27


 꿈의 속도를 아는가? 혼의 속도를, 생각의 속도룰 아는가? 슬픔의, 욕망의,사랑의 속도를 아는가? 희망과 환희와 그리움과, 아아, 사랑하는 이의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의 속도를 아는가?"

YES마니아 : 로얄 g******k 2008.07.14. 신고 공감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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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 꾸는 꿈들이여
"한이 꾸는 꿈들이여" 내용보기
참으로 오랜만에, 전율하며 읽은 책.  어느 한 계층의 희망없는 삶들, 그 희망없는 삶이나마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들, 그리고 힘, 힘에 눌려 터져버리는 의지들, 그러나 끈질긴 생명력, 그러나 인간 앞에 개미같은 생명력, 인식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힘 앞에 그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개미의 생명력, 개미집은 무너지고, 개미는 죽어가고, 죽어가는 개미는 꿈을 꾸고, 죽어가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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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오랜만에, 전율하며 읽은 책.

 어느 한 계층의 희망없는 삶들, 그 희망없는 삶이나마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들, 그리고 힘, 힘에 눌려 터져버리는 의지들, 그러나 끈질긴 생명력, 그러나 인간 앞에 개미같은 생명력, 인식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힘 앞에 그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개미의 생명력, 개미집은 무너지고, 개미는 죽어가고, 죽어가는 개미는 꿈을 꾸고, 죽어가는 개미의 꿈은 현실로 넘어오나 그렇게 넘어온 꿈은 귀신일 뿐, 귀신은 현실 앞에 아른거리는 허상일 뿐이며 그저 지켜보고 울부짖을 수 있을 뿐, 또는 죽어가는 개미를 현실에서 허상으로 끌어낼 수 있을 뿐. 

 죽어서 사라져버린 귀신들이여, 살아서 아른거리는 귀신들이여, 한, 한이여, 한이 꾸는 꿈들이여.

 

 

 

[인상깊은 구절]

 

한 여자아이가 사이다 병을 깨뜨려 두 팔목을 베고, 허공을 껴안으려는 듯 피가 쏟아지는 두 팔을 내밀었으나 아무것도 껴안지 못한 채 고스란히 밑으로 떨어져내리는 것을 보았다.

s*********7 2007.07.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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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음 뒤에 남는 미학.
"낯설음 뒤에 남는 미학." 내용보기
귀에 익기는 했지만 아직 눈에는 익지 않은 작가, 몇번 이 책을 뒤적이긴 했지만 여전히 눈에는 잘 스며들어와 있지 않음이 내겐 다소 어려운 책이라는 평판아래 책장 한 모퉁이에 빨간 딱지(?) 를 뚤러 쓰고 한동한 방치되었지만 늘 읽을 거리를 구하는 시점에서 책을 꺼냈다 다시 밀어넣었다, 적잖은 망설임을 가져가 준 책. 하지만 이 책을 온전하게 읽을 수 있다면 든든할 것이라는
"낯설음 뒤에 남는 미학." 내용보기
귀에 익기는 했지만 아직 눈에는 익지 않은 작가, 몇번 이 책을 뒤적이긴 했지만 여전히 눈에는 잘 스며들어와 있지 않음이 내겐 다소 어려운 책이라는 평판아래 책장 한 모퉁이에 빨간 딱지(?) 를 뚤러 쓰고 한동한 방치되었지만 늘 읽을 거리를 구하는 시점에서 책을 꺼냈다 다시 밀어넣었다, 적잖은 망설임을 가져가 준 책. 하지만 이 책을 온전하게 읽을 수 있다면 든든할 것이라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어 아주 오랫만에 꺼내든 책, 두려움이 앞서인가, 예상외로 꾸욱 꾹 하루반 나절에 다 읽어 버린 책. 역시 그 낯설음 뒤에 남는 미학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 아름다운 나의 귀신, 묵직한 책의 제목이 좋았다. 구구절절한 사랑이야기에서 벗어난 것 그 한가지로 이 책을 구입하는데 별 망설임은 없었다. 웬지 사랑을 담은 이야기는 아주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라면 꽤 망설여지기 때문에 솔직히 최인석씨의 소설 중에는 ' 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를 읽어 보기는 했지만 그것 역시 꽤 오랜 시절에 읽은 책이라 그 내용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그래도 그 책 한권으로 이미 낯을 익힌 작가였고 다소 괴기한 제목과 함께 연작이라는 점이 마음에 퍽 와 닿았다. 익숙하지 않음에 몇 번의 시행 착오 거치고 나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죽은 사람의 혼을 담은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 공포에 대한 섬뜩함이 아닌 강한 메세지. 환상을 담고 사는 책 속의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 환상이 그들이 살아 가야 할 이유가 되어 있음이 그들의 고통이였지만 그들의 그 고통스런 몸짓뒤에 늘 도사리고 있는 환상이 어쩌면 아름다울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주의와 환상의 교묘한 조화. 그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그려낼 수 있는 최인석씨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천천히 천천히 느끼면서 읽을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측량하여 하지 말라. 당신들의 그 지루한 속도, 그 지루한 시간, 치욕 덩어리가 되어버린 나의 몸뚱이에서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낼까 말까를 궁리하는 그 지루하고 무의미한 계산은, 그것을 계산하는 그 지루하고 무의미한 시간은 나에게도 당신들에게도 시간이 이니라, 우리 모두에게 치욕이다. 나는 꿈의 속도로 날아간다. 어처구니 없는 명칭의 공간,코스모스란 어디에도 없는 이 광막하고 황량한 코스모스에서 나의 꿈이 현실과 화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유일한 위성 플래닛 X를 향하여.
5***1 2001.1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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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황당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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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늘 있던 것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싶어 질 때가 있다. 좋게 말하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현실 도피 격으로 난 이 책을 읽었다. 우선은 이 작가에 대해서도 생소하였고 생소하니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접하는 것도 요즘의 내 기분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반전 시킬수 있을 것 같았다. 아름다운 나의 귀신. 이 책에 등장하는 건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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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늘 있던 것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싶어 질 때가 있다. 좋게 말하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현실 도피 격으로 난 이 책을 읽었다. 우선은 이 작가에 대해서도 생소하였고 생소하니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접하는 것도 요즘의 내 기분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반전 시킬수 있을 것 같았다. 아름다운 나의 귀신. 이 책에 등장하는 건 귀신이 아니다. 귀신보다는 어느 몽환적 존재. 이야기의 줄거리도 늘 환상을 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가? 읽을수록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어갔다. 현실 세계와 환상 세계의 결합, 지금으로썬 보기 힘든 어떤 예전의 모습을 환상적인 기법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글쎄, 내게는 황당하다는 느낌만이 가득했다. 좀 버겹다고 할까? 단순 내 기분 전환을 위한 내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측량하려 하지 말라. 당신들의 그 지루한 속도, 그 지루한 시간, 치욕 덩어리가 되어버린 나의 몸뚱이에서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낼까 말까 궁리하는 그 지루하고 무의미한 계산은, 그것을 계산하는 그 지루하고 무의미한 시간은 나에게도 당신들에게도 시간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치욕이다.
i****h 2002.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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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름다운 귀신'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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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시골마을에는 "신곡이"라 불리던 중년의 바보 총각이 있었다. 열 댓살 쯤 되던 해의 어느 여름에 갑자기 마을에 들어온, 그래서 아무도 그의 이름도 몰랐고 나이도 몰랐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빼고는 일도 잘했고 성실한 터여서 그나마 살림살이가 괜찮았던 어느 집에 머슴으로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을 만나면 헤벌슴하니 사람좋은 웃음도 곧잘 짓고 누구에게나 꾸벅
"그가 "아름다운 귀신'이었을까" 내용보기
어렸을 적 시골마을에는 "신곡이"라 불리던 중년의 바보 총각이 있었다. 열 댓살 쯤 되던 해의 어느 여름에 갑자기 마을에 들어온, 그래서 아무도 그의 이름도 몰랐고 나이도 몰랐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빼고는 일도 잘했고 성실한 터여서 그나마 살림살이가 괜찮았던 어느 집에 머슴으로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을 만나면 헤벌슴하니 사람좋은 웃음도 곧잘 짓고 누구에게나 꾸벅꾸벅 인사도 잘했는 데 그가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부탁하곤 하던 게 있었다. 며칠씩 갈아입지 못해 때가 꼬질꼬질한 바지 주머니에서 언제나 "호랑이 마크" -그랬다. 월남전이 한창이었을 그 무렵, 아이들 옷가지, 특히 바지 뒷주머니 부분에는 호랑이 얼굴이 크게 그려진 마크가 붙여져 있었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건 그 때 월남에서 용맹을 떨치던 맹호부대를 이용한 그 시절에 사용했을 법한 선전의 한 방편이었지나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가까운 소읍에서도 40여리나 떨어진 시골마을에 살던 아이들에게는 한 철에 한 번 새옷을 얻어 입는 것도 대단한 호사였지만 어쩌다 부모들이 닷새 장에 가서 사다주는 바지에는 어김없이 그 "호랑이 마크'가 붙어 있곤 했다. -를 꺼내보이면서 아이들의 옷에 붙어있는 "호랑이마크"를 사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가 부르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어서 그가 주인집에서 새경으로 받는 돈은 다 그 "호랑이마크'구입대금으로 쓰고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당시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액수인 반짝이는 100환짜리 동전을 내밀곤 했으니까. 그것은 아이들에게는 물리치기 어려운 커다란 유혹이었고 아직 멀쩡한 바지를 두고 호랑이 마크가 있는 새바지를 사달라고 간혹 부모에게 졸라본 애도 있을 터였지만 영문을 모르는 부모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애꿎은 이마에 와 박히는 알밤과 철없음에 대한 타박뿐이었고 더우기 호랑이마크가 붙은 사내애바지와는 애시당초 인연이 없는 게집애였던 나로서는 그저 부러울 뿐인 거래였다. 그보다는 짖궂은 머슴애들이 일 없이도 지나가는 신곡이더러 '신곡아, 신곡아, 호랑이 줄게'하며 빈 손을 낼름낼름 펴보이며 달아날 때마다 어딘지 어눌하고 부자연스런 동작으로 따라가던 신곡이를 바라 보는 일이 별 다른 놀이감이 없이 무료하던 차에 즐겁기도 한 반면에 어린 마음 한 켠에 싸아하니 깔리던 형언하기 어려운 어떤 느낌들을 지금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왠지 그에게는 그런 단순함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맑은 눈빛 너머로 언뜻 비춰보이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내가 해석해내기에는 너무 어렵고 외로운 느낌이었다고 할까. 최인석의 "아름다운 나의 귀신"을 처음 대할 대 왜 내 마음속에 "신곡'이가 떠올랐는 지 모르겠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 설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갖지 못해 서럽고 외로운 이들, 생각해보면 그 시절들이 비록 내게는 철철이 꽃피고 열매 맺는 시골마을의 풍요함속에서 보낸 것이었다 해도 가난은 언제나 꽁무니를 따라 다녔고 여름 한 철 긴긴 해를 한 끼는 감자삶은 것으로,한 끼는 콩가루냄새가 풀풀나도록 콩가루배합율이 월등히 높은 밀가루반죽으로 끓여낸 국수, 그것도 자주감자와 배추잎들이 반 넘어 섞인 국수가 정해진 저녁메뉴였던 시기였기에어린 마음에도 그 가난의 무게가 힘겨웠던 적이 많았기에 그가 풀어내는 가난의 이야기가 공감대를 갖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해서일까. 처음에는 시골 당집 앞을 지나칠 때의 두려움섞인 호기심으로 그가 풀어내는 세계가 내 것과 통하는기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었는 데, 어느 순간 정상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이 한데 엉켜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난해함에 갇혀 한참을 허덕거려야 했음을 또한 고백해야겠다. 그렇지만 적어도 60년대의 궁핍함을 아는 사람들과 지금 도시를 가득 메운 현란함 이전에 그 터에 자리잡고 살던, 가난과 결핍속에서 부대껴야 했던 삶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한 순간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듯 과거로의 여행에 출구가 될 성 싶은 이야기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한 빈민의 터에 몸담아 아프고 고달픈 영혼들에게는 그 예측을 불허하는 환상에의 넘나듬이 오히려 절망적인 위안이 될 성 싶기도 한 이야기들이 이 책안에는 존재한다. 어린 주인공의 친구엄마에 대한 사랑이 "사랑을 짓눌러두면 그 자리에 열정이, 어두운 열정이, 짐승으로 친다면 아마 두꺼비나 뱀, 지렁이나 지네 따위를 닮았을 그늘진 열정이 생긴다는 것을, 그 어두운 열정은 사랑이 짓눌릴수록 더욱 크게, 더욱 어둡게, 더욱 음침하게, 저 민둥산 꼭대기에 자리잡은 거대한 철탑처럼 거대하게 자라난다는 것을, 그리고 유일한 위로란 그 어둡고 음침한 짐승과 친해지는 길뿐이라는 것을. 나는 그것을 두꺼비라 부르기로 했다......"라고 비약해가는 것을 보면서 내 안에 있는 '두꺼비'에 대한 코드를 다시 한 번 끄집어 내보기도 하면서...... 기껏해야 독이 깨어져 울고 있는 콩쥐에게 다가가 자신의 등으로 그 구멍을 틀어막아주는, 그래서 콩쥐가 그 독에 물을 채우고 외삼촌댁 잔치에 가게끔 도와주던 착한 두꺼비를 말이다. 그러면서 점점 전생과 이생을,그리고 우리가 영영 알 수 없을 새로운 세계 "플래닛x"까지 주저없이 넘나드는 그의 작중인물의 세계가 결국은 낙원에의 동경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달을 듯도 하다. 또한 우리가 살아온 한 시대를, 그 시대가 가진 그로테스크함을 덧칠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비릿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풀어내어가고 있음과 절망적이고 폭력에 맞닿은 세계를 우화적으로, 때론 환상을 차용하여 표현해 내는 힘이 놀랍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직녀 내 사랑에서 "-꿈의 속도를 아는가? 혼의 속도를, 생각의 속도룰 아는가? 슬픔의, 욕망의,사랑의 속도를 아는가? 희망과 환희와 그리움과, 아아, 사랑하는 이의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의 속도를 아는가?" 라는 물음은 결국 그가 찾아내고 싶은 아름다운 귀신이란 좀 더 많이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이런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우리 모두의 것으로 함께 누릴 수 있는 이들이 아닐까. 나는 또 얼마나 내 삶이 막막할 때마다 꿈이며 혼들, 사랑과 슬픔, 희망과 환희와 그리움과 사랑하는 눈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지를 스스로 물어보면서 그래서 그런 '아름다운 귀신'들이 많이 존재하는 세상이 결국 그가, 혹은 그대와 내가 꿈꾸어야 할 "유토피아"임을 역설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사이 슬며시 내 기억속에서 빠져나가고 말았던 "신곡이"가 "호랑이마크"를 통해 얻고자
s***2 2000.05.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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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하고 우울한 어두운 터널 속...
"침울하고 우울한 어두운 터널 속..." 내용보기
'최인석'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에 대해선 무지했는데 우연히 아사다 지로(난 이 작가의 열렬한 팬이다) 작품들의 서평들을 읽다가 아사다 지로의 팬인 한 독자가 이 책을 추천해 놓은 것을 보고 과감히 주문했다. 주문 결과는? 실망이었다. 내 체질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어둡고 침울한 문체에 내용 자체도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리게 하는 현실과 유리된(적어도 내 눈에는)
"침울하고 우울한 어두운 터널 속..." 내용보기
'최인석'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에 대해선 무지했는데 우연히 아사다 지로(난 이 작가의 열렬한 팬이다) 작품들의 서평들을 읽다가 아사다 지로의 팬인 한 독자가 이 책을 추천해 놓은 것을 보고 과감히 주문했다. 주문 결과는? 실망이었다. 내 체질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어둡고 침울한 문체에 내용 자체도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리게 하는 현실과 유리된(적어도 내 눈에는) 주제, 황당하고도 어처구니없는 - 예를 들어 태어날때부터 솔개였다든가 하는 - 이야기 전개. 책 제목에 '귀신'이 붙어있지만 덮어놓고 귀신들이 우르르 등장하는 여름 피서용 호러 소설은 아니다. 철거촌 주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가령 귀신들의 기이한 행태에 천착한 엽기 소설도 아니다. 독특한 주제와 엽기적인 내용, 암울한 문체(혹은 배수아처럼 탁탁 끊어지는 호흡이 짧은 문체)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이 선택하면 좋을 책이다. 덤으로 책의 글자들이 너무 빽빽하게 배열되어 있어 읽기에 좀 불편했다.
e******3 2001.07.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