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시대에 앞선 생각을 했던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대개 선각자라고 불리면서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대개 시대와 불화한 탓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신 꿈꾸었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과연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
늘 역사에서 그 결과까지 지켜보았던 후대의 사람들은 그런 부분이 때로는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인물들 중에서 시대와 불화했던 인물들의 삶을 재구하고 있는데, ‘역사의 선각자로 부활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대체로 당대의 주류적 가치에 대항하는 담론을 펼치거나, 혹은 그러한 행동으로 맞서 역사에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1부에서는 ‘틀을 깨다’라는 제목 아래 정도전과 조식 등 모두 8명의 사람과 그들의 행적에 대해서 조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조선의 체제에 맞서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정하상과 김개남 등 5명의 삶에 대해서 ‘죽음으로 맞서다’라는 제목으로 서술하고 있다.
3부에서는 ‘가난을 구제하다’라는 제목으로, 민중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때로는 그러한 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했던 김육과 이익 등 4명의 지식인들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마지막 4부는 당대 주류의 권력에 대항하며 자신들의 삶을 지키고 살고자 노력했던 5명에 대해서, ‘절개를 지키다’라는 제목으로 논하고 있다.
저자는 ‘천재란 대다수 사람이 상식이라고 믿는 개념과 구조에 반기를 들고 싸운 사람들’이라는 관점에서, 이 책에서 다룬 인물들이 모두 ‘조선이 버린 천재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상 인물들이 모두 천재이면서, 조선에 의해 버려진 인물들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견지하면서, 때로는 세상과 불화하며 삶의 원칙을 지키며 살고자 노력했던 인물들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하겠다.(차니) |
조선이 버린 천재들은 정도전, 조식, 이경석, 윤휴, 박세당, 정제두, 유득공, 이긍익, 이징옥, 허균, 홍경래, 정하상, 김개남, 김육, 이익, 유수원, 박제가, 김시습, 김일손, 유몽인, 강홍립, 이광사 22명이다. 저자의 말대로 신념을 위해 닫힌 시대를 살면서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들의 결기는 새로운 인식 하에 재 조명되어 새롭게 탄생되었다. 저자가 기술한 천재란 대다수 사람이 상식이라고 믿는 개념과 구조에 반기를 들고 싸운 사람들이고 그 반기가 나중에는 주류의 깃발이 된 것이 인류 발전의 역사이며 지동설, 상대성 원리, 민주주의 역사가 그 예라고 주장했다. 조선이 버린 22명의 천재들이 모두 살았다면 조선의 역사가 어떻게 바뀌어졌을지 작가나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나는 이들 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발해사를 우리 나라 역사로 인식한 유득공을 말하겠다. 부여씨가 망하고 고씨가 망하고 김씨가 그 남쪽을 차지했고 대씨가 그 북쪽을 차지했으니 이것이 발해다. 이것이 남북국이니 마땅히 남북국사가 있어야 하는데 고려가 이를 쓰지 않았으니 잘못이다. 신라 통일 이후 통일신라 시대라고 인식하던 시절에 유득공은 그 역사를 남북국 시대하고 인식했다. 우리 나라의 땅인 북방 강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한 유득공은 고려를 위한 계책으로 발해사를 지어서 이를 가지고 가서 여진을 꾸짖어 발해의 영토는 곧 고구려의 영토라고 말한 후 장군 한 명을 보내어 거두어 들였으면 토문강 이북 지역을 가질 수 있었고 마찬가지로 거란을 꾸짖어 장군 한 명을 보내서 거두어 들였으면 압록강 서쪽을 다 소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발해사를 짓지 않아서 토문강 북쪽과 압록강 서쪽이 누구의 땅인지 알 지 못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서얼 출신인 유득공은 정조 3년에 규장각 검서관에 임명된다. 유득공, 이덕무, 박제가, 서리수는 서얼 출신으로 규장각 사검서로 불리며 조선의 지식계를 주도한다. 갑작스런 정조 사후, 그가 발탁해 성장한 세력들에 대한 정치 보복이 자행되어 유득공과 가까웠던 박제가는 유배를 가게 되었고 유득공은 풍천부사에서 파직됐다. 조선은 다시 주자의 나라로 회귀했고 유득공은 더는 관직에 등용되지 않았다. 유득공은 농사일을 하면서 나같은 사람이야 물러나 거처하며 몸소 밭을 갈아 시인이 읊조리는 작품 속의 한 농부가 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라는 글을 썼고 순조 7년에 사망했다. |
어릴때는 천재란 천하에 재수없는사람이나며 우스개 소리를 하곤했다.난 천재도 아니고 살아온 발자취를 누구에게도 내세울만한 사람은 못 되니 말이다.요즘 티비에 영재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영재를 만들면 그 애들은 행복할까 생각해 본다.적어도 이책에 나온 인물들은 말년이 편한 편이 아닌것 같아 꼭 권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시대를 앞어간다는 것은 등에 질 짐도 그만큼크고 무거운 것이 되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 이덕일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이미 일부 책에서 나왔던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나온 것 같네요. 이덕일 작가의 글을 보면 늘 냉정하면서도 기존에 저희가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과는 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배울수 있어서 참 좋네요. 이번 책도 어김없이 그렇네요.
그래서 좋으면서도 이덕일 작가의 글을 읽다보니... 편식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또한 이번 책은 내용디자인에서도 신경을 많이 신경을 쓴 흔적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