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웠던 점은 책의 주제인 언제 참을까, 때려치울까를 고민했냐는 질문 외에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굴곡과 그때의 감정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힘든 시기였을 것 같다. 그때는 어땠나?' 라는 질문에 그때의 감정을 설명.) 그래서 인지 다른 인터뷰 기반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한 명당 할애하는 지면이 많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읽다보니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성격과 스타일이 다르니 살아온 과정과 함께 직업을 연결해 짚어본 후 '이 사람은 이런 스타일이라 이런 게 잘 맞아.'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을 넓고 깊게 생각하게끔 만든달까. 인터뷰 후 작가의 리뷰가 하나씩 있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 처음에 얼핏 보면 이게 인터뷰와 무슨 상관이 있는건가 싶다가도 조금 보다보면 '아, 이래서 그랬구나.' 무릎을 탁 치게 되는데 예를들면 옷과 악세사리를 좋아하던 소녀가 커서 패션사업을 하다가 빵을 만든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일 에 무슨 상관이 있길래 둘다 좋다는 걸까? 소녀가 좋아하던 것은 단지 옷과 패션 (눈에 보이는 어떤 사물)이 아니라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창조해 하는 과정 자체가 아닐까. 에 이어지는 리뷰는 연애가 끝나 괴로워 하는 남자 사람 동생을 향한 작가의 말. 그는 한 여자를 사랑했고 이별했다. 그리고 앞으로 그런 여자는 못 만날 것 같다고 내 인생 최고의 여자를 놓쳤다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여자를 또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모조품을 찾는 게 아니고서야 그런 여자를 만날 수는 없기도 하지만, 그런 여자를 만나냐, 아니냐가 그의 인생에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뒤덮었던 '사랑'이었다. 그의 감정을 흔들고 사랑 안으로 들어와 자리 잡았던 그녀. 그녀가 떠나고 주인 없이 남아있는 사랑을 마치 그녀인 것처럼 느끼고 그녀만을 바라보며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심리치료사라더니. 직업의 선택에 대한 접근도 경영쪽 기반 작가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나에게 이 책은 가장 나다운게 가장 좋은 것,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 이런 흔해빠졌지만 그게 뭔지 제대로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듯한 세상에 다른 여러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나에 대해 깊이 생각 해 볼 기회를 줬다는 점. 내가 나를 바라보는 필터가 실은 왜곡되어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는 점이 가장 의미가 깊었다. 나빼고 남들은 다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나는 이 나이에 어쩌려고 이러고 있나.... 한심했는데 자기계발서 라서 기대도 안한 이 책을 보고 조금은 위로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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