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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바람의 기억>은 지독히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개인적이지
않은 책이다. 작가는 비와 바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색을 풀어낸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로 비와 바람에만 관련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비와
바람에 대한 22가지 사색을 챕터별로 나누어서 전달하고 있다. 작가가
지나온 인생의 경험들과 깨달음들이 각 주제에 들어있다. 각 챕터는 2~4페이지
분량이다. 그러므로 자투리 시간만으로 이 책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분량이 적다고 내용이 마냥 가벼울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비와 바람을 가지고
풀어내는 작가의 사색은 실로 엄청나다. 왜 사는가,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왔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읽고 있노라면 독자는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밖에 없다. 삶의 진리 앞에,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이 책은 날카롭다. 일상에
치여 사느라 중요한 가치들을 잊고 살았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작가는 독자가 날카로움에 베이기 전에
부드러운 손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덕분에 독자는 비와 바람을 지나면서도 감성적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 감성적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듯하다. 그
방법은 이 책을 ‘몸’으로 읽는 것이다. 추상적인 지식들과 타인들의 시선들은 잠시 내려놓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이 책은 시를 닮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비와 바람은 정말 비와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비와 바람을 제대로 읽어내려면 몸의 구체적인 경험과 스스로를 오롯이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각자가 지닌 비와 바람의 기억에 따라 이 여행은 다양하게 감성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처럼 작가가
풀어내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인생을 통해 읽는다면 이 책은 우리를 촉촉하게 만들 것이다. 감성이 촉촉해지는
것을 넘어서 삶 자체가이 촉촉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고민을 마주할 텐데 종종 이 책을
꺼내어 보면 해결책이 다가올 것만 같다. 힐링이란 많이 너무 자주 쓰이는 요즘, 진짜 힐링을 찾은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