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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혁신가의 딜레마를 경제학으로 풀다] 혁신의 경제학
"189. [혁신가의 딜레마를 경제학으로 풀다] 혁신의 경제학" 내용보기
혁신의 경제학. 이가미 미츠로. 더봄.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남편과 대판 싸웠다. 아니 너는 사람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놓아야 속이 시원하냐는 남편의 말에, 네가 곱게 말해서 들은 적이 있기는 하냐. 아니, 내가 시험 공부한다고 머리 싸매고 있으면 네가 오히려 사고치고 오잖아. 너는 때와 장소도 못 가리냐. 화내며 응수했다. 하여튼 참 구질구질하게, 타인에게 못 보여줄 정도로
"189. [혁신가의 딜레마를 경제학으로 풀다] 혁신의 경제학" 내용보기

 

혁신의 경제학. 이가미 미츠로. 더봄.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남편과 대판 싸웠다. 아니 너는 사람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놓아야 속이 시원하냐는 남편의 말에, 네가 곱게 말해서 들은 적이 있기는 하냐. 아니, 내가 시험 공부한다고 머리 싸매고 있으면 네가 오히려 사고치고 오잖아. 너는 때와 장소도 못 가리냐. 화내며 응수했다. 하여튼 참 구질구질하게, 타인에게 못 보여줄 정도로 싸워댔다.

 남편은 부모님의 잔소리가 무서운 거다. 그러니 남편은 부모님 눈치를 보며 내게 있는 눈치 없는 눈치 다 준 거고. 나는 그 눈치를, 남편이 나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걸로 받아들인 거고.
 고로 합의 봤다. ‘너 한 번만 더 그러면 너네 부모님과 연 끊어 버린다’로. 아니. 부모님이 싫어하실 여자를 선택했으면, 부모님께 당당하게, ‘저는 이 여자가 아무리 글러 먹었어도 이 여자 아니면 안 됩니다. 제 행복을 원하신다면 부모님이 포기하십시오.’ 이 정도는 항변하는 기개는 있으라고. 그 정도 기개도 없을 거면 애초에 내가 ‘너 부모님은 절대 나 인정 못 하신다’ 이렇게 말할 때 포기하든지.
 일단, 부모님이 왜 쟤는 늦잠 자니, 이 소리 듣기 싫다고 사람을 6시에 깨우는 건 아닌 듯하다. 평소에는 8시에 아침 달라고 해도, 귀찮아하면서 자면서. 
 
 너덜너덜한 채로 일요일에 당직을 서기 위해 회사를 갔더니, 이번에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전부 늘어놓는 고객 전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와 관련된 것도 아니고, 내가 뭘 말하길 바라는 게 아닌 듯하기에, 이 책을 펴놓고 읽으며 건성으로 ‘네’, ‘네’, ‘네,’만 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좀 더 쉬운 책 읽으며 전화받을 걸.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고객 불만 들어주며 책을 읽었더니 내용이 정리가 안 돼서, 이 책 결국 다시 읽었다. 내 시간 돌려줘!

 하여튼, 그리하여 혁신의 경제학. 다행히 경제학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고, 예시도 좋게 말하면 재미있었다. 당신이 고등학교 때 경제학을 전공했다면 아마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을 터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건, 경제학이 아니다. 응. 경제학 아니다. 중요한 건. 왜 잘 나가던 기업이 계속 잘 나가지 못하고 주저앉는가. 그 문제이다. 아니 왜. 그들이 무능해서? 그들이 혁신적이지 않아서?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린 건, 예전에 읽은 라이트노벨이었다. 카야타 스나코의 스칼렛 위저드 마지막 권. 쿠어는 원래 우주 여행에 사용되는 게이트 독점으로 돈을 번 회사인데, 직원 중 한 명이, 게이트가 쓰지 않는 우주 여행 방법을 개발해버린다.
 회사는 뒤집어진다. 이것 그냥 묻어야 한다. 지금 현재 회사에서 일하는 인력 어떻게 처리할 거냐. 그렇게 반발하는 사람들을 달래고, 신사업을 육성하면서, 현재 사업은 차근차근 정리하며 신사업으로 사람들을 재배치하는데.

 거의 행성 하나를 지배하는 기업이다보니 가능한 이야기지, 만약 저게 현실에서 터지면, 아마 머리 터질 게 뻔하다. 우리 기업이 아니어도 분명 누군가는 저 기술을 개발할 테니 어떻게든 손은 써야 하지만, 이미 재직하고 있는 직원들은 대체 어떻게 한단 말인가. 거기다 현재 돌아가는 공장은? 협력 회사는? 
 그러니 기술 전부 개발하고도 제대로 처리 못하는 우울한 일이 생기고. 기존 인력 걱정해서 우물쭈물하는 일 생기고. 이 책에서는 자기잠식이라는 말로 표현하더라. 
 즉, 무너져내리는 회사는, 단순히 회사가 관료화가 되어 버려서, 이미 현실에 안주해서, 그렇게 무너져내리는 게 아니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면 다른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뭐, 그런 책이다.

 다른 대답이 나와서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생각하고도 싶겠지만. 다른 대답이 나오면 다른 식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볼 수 있으니 나름 유리하다.
 이 책 의외로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어려울 것 같은 내용은 ‘몰라도 돼’ 이런 식으로 마음도 편하게 만들어주므로, 흥미 있으면 읽어보든지 말든지. 아마, 읽는 시간이 아깝진 않을 것이다. 교수님의 재미없는 유머에 웃어주는 것 빼고. 분명 쉽게 읽게 하려고 쓴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손발이 오글거릴까. 

 

t*******s 2019.06.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