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 빨간 아이를 보면서 요즘 나의 모습이 떠 오르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화는 늘 내 곁에 있는 것이고 이유가 있을 때도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을 때도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른이 된 나조차 화가 나면 때로는 누르면서 배운데로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통제가 안 되어 큰 실수를 하기도 한다. 볼 빨간 아이는 볼 빨간 어른인 나와 동일시가 되었다. 그러면서 내 안의 화를 돌아보고 그 옆에 있어주는 가족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른인 나에게도 화는 솔직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다치게도 할 수 있는 감정이다. 화가 난 것을 표현하되, 그것을 누군가에게 상처주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하는 법을 나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화 내면 안되지가 아니라 화가 정말 많이 났겠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를 함께 고민해 가는 것이 어른인 부모의 역할 같다. 이 그림책에서도 부모는 화에 대해서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한다. 그러나 사랑으로 기다려주는 모습은 부모도 성장하고 볼 빨간 아이도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희망적으로 생각되었다.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아이는 화가 가라 앉고 자기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는데,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를 돌아보고 부모의 역할을 돌아보고 아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준 그림책이었다. |
|
볼 빨간 아이
에마뉘엘 트레데
빨간콩
화가 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하는 그림책.
모든 이들은 화를 냅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분명하게 표시를 내는 이들과 자신의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어린아이들은 무엇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바로 드러납니다. 이 책 제목처럼 우선 '볼이 빨개'지지요. 얼굴에서부터 감정이 드러나니까요.
책에 등장하는 아이는 먹기싫어하는 음식이 자신앞에 놓였을 때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 가재처럼 얼굴이 빨개지고, 눈도 빨개지고, 때로는 눈에서 레이저를 쏘기도 하는 모습까지! 글이 그림으로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서, 화가나면 어떤모습이 되는지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도 저런 모습일까 하구요.
화가난 모습을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거울을 통해 바로 그 때의 모습을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상대방에게만 보여줬던 그 미운 마음이 들 때의 얼굴을 내가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 지, 그림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슬그머니 거울앞에 서있는 아이를 보게되지요.
화가 나는 이유는 참 다양합니다. 단지, 그 조그만 강낭콩이 먹기 싫었을 뿐인데, 그렇게 화를 불같이 내지 않아도 되었는데.. 불도저 처럼, 공룡처럼, 가재처럼 하지 않았어도 되었는데... 화를 낸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본 듯,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이 그림책을 보면서 '나도 그랬는데, 나도 그런데'라고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화를 내면 나빠, 화를 내면 안돼' 라고 다그쳤던 모습에서, 화를 내면 어떤모습인지, '너도 화를 내고나서는 이런마음이지 않았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곁으로 다가와 아이를 다독여주며 묻는 듯한 그림책. 빨간콩에서 나온 [ 볼 빨간 아이 ] 였습니다. |
|
볼 빨간 아이는 바로 주인공의 분노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분노와 감정의 하나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인의예지와 관련된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 어떻게 인간의 칠정, 희노애락애오욕과 관련되었는지 굉장한 논쟁거리였습니다.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주인공인 아이는 화가 나면 장난감도 망가뜨리고 소리도 지르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시키다 보면 부모님께서도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부모님이라면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 난처하기 마련입니다. 볼 빨간 아이의 부모님께서도 지진이 일어났는지, 공룡이 나타났는지 놀랩니다. 언젠가 다른 책에서 분노를 조절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마음의 분노, 즉 화가 사람들의 행복을 방해한다는 것이지요. 글을 쓰신 분은 인간의 행복에 있어 화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이이지만 어른 역시 기분에 따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또 다른 책에서 하정우라는 영화배우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걷기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화를 컨트롤하는 한 방편으로 걷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볼 빨간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화가 가라앉고 기분이 풀리면 우리는 다시 화를 내었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옵니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감정을 다스리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
|
교사로서 교실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은 상당수가 '화'로부터 생겨난다. 아이들은 혼자 골이 나기도, 친구와 다투기도, 교사에게 불만을 가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갈수록 다스리기 어려워하는 화를 더욱 지혜롭게 마주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서, 화가 난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그림책을 신청하게 되었다. 서른 여명의 아이들이 함께하는 교실을 이끌어가는 교사로서 아이들의 '화'는 서둘러 잠재워야 할 감정이 되어버리곤 한다. 분노가 폭력으로 발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빨리 밀린 진도를 나가야 하니까, 반복되는 비슷한 갈등을 중재하기가 지쳐서. 이유야 많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화가 나는 것 자체는 전혀 나쁜 것도 아니고, 또 비난해야 할 것도 아닌데 나는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그 감정을 충분히 수용할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머리카락도, 눈썹도 삐죽삐죽 솟을 만큼 화가 잔뜩 난 '볼 빨간 아이'를 보는데 화로 가득했던 우리 반 아이들의 눈물 고인 얼굴들이 겹쳐보였다. 그 아이들도 이런 마음이었겠지. 바쁜 일과에 쫓겨 찬찬히 들여봐주지 못했던 그 날카로운 마음들이 맘에 걸려왔다. 물론 오늘날 교육 현장에는 타인의 감정에는 공감하지 못한 채 그릇된 방법으로 화를 표출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긴 하다. 그럼에도 그로 인한 무력감에 지쳐 아이들 마음 속의 불에 서둘러 소화기부터 들이대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화를 현명하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자연스러운 나의 감정 중 하나라는 것부터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터인데, 이 사랑스러운 책은 나와 아이들 모두에게 그 기회가 되어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