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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경력 교사로서 나의 지난 몇 년의 수업을 되돌아보면, 강의식 수업이 약 7~80퍼센트 비중으로 주요한 부분이었고 한편으로 활동식 수업을 더 늘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몇 차례 시도를 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학 때 들은 교수학습방법 강의에서는 협동, 토론, 프로젝트, 탐구 등의 학생 주도형 활동 방법이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는 좋은 수업이라는 이야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전까지 학생으로서 수업을 실제로 경험한 것은 강의식이 대부분이었고, 그게 나에게도 익숙했다(심지어 활동 수업이 좋다고 말하는 대학 강의도 '강의식'이었다!). 교사 임용시험에서의 수업시연을 위해서 활동수업을 숙지하고 연습하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적용할수 있을지 의아했다. 교직 생활을 시작하니, 당면한 21세기에 맞는 학생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육과정이 곧 개정되고, 이에 학생 참여식 수업이 늘어나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왔다. 지금 학생들은 현재 없는 직장을 가질것이고, 미래사회에 필요없는 지식을 학교에서 기계적으로 배우면 안된다는 류의 무서운 이야기도 꼭 수반되었다.그럼에도 초창기 나의 실제 교직생활에서는 지금까지의 관성, 또는 수업방법 개발 부족으로 인해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역량'. 이 교육과정은 올해부터 일부 학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래도 최근 2년 동안에는 나의 활동 수업에 대한 관심 증가, 학생 구성원 조건 및 학교 업무 등이 수업 연구에 더 시간을 할애할 조건이 되었다. 그래서 학생 참여식으로 일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실천하고 평가 및 기록을 실시하는(소위 '교수평기: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것을 몇 차례 시도해 보았다. 학생들이 강의식 수업 때보다 더 많이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있었다. 학생들도 다양한 활동 수업이 재미있었고 나중에도 수업했던 기억이 오래 남는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한정된 시간에 내용과 활동을 동시에 잡는게 쉽지 않아서 내용지식을 가르치는 강의식 수업을 조금 줄일 수밖에 없었다. 또 처음 시도하는 수업방식으로 인해 생각처럼 진행이 안되서 수업효과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진도 나갈 것을 미뤄두고 활동을 하다 보니 정작 지필평가를 쳐야 할 내용을 시험 전에 급하게 외워야 했다는 한 학생의 피드백은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있다. 그래도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개별 서술식 평가(학교생활기록부 내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가 중요하기에 앞으로도 이 정도의 비중은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떤 교사들은 나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한학기 내내 활동 수업을 실시하기도 한다는 말도 들려와서,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도 없잖아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런 나의 수업 실천을 되돌아보고 교수학습방법과 관련한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일곱 가지 교육 미신>이다. 영국에서 교사 생활 및 교육 연구자로서 활동해 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여러 사례에 빗대어 영국 교육의 최근 변화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쓴 책이다. 최근 영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교육 패러다임이 21세기에 맞는 역량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저자는 여기서 '미신', 즉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 교육 신념을 발견한다. 형식주의적 특징을 지닌, 포스트모더니즘을 기반으로 한 교육 미신이 어느새 학교 현장에 만연했다는 것이다. 학생 참여식, 역량 강화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은 정작 배워야 할 지식은 물론 역량마저도 습득하지 못하는 교육적 실패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교육 미신 7가지를 서론에서 제시하고 각 교육 미신이 형성된 나름의 근거를 추적한 뒤, 그리고 그것이 교육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이것이 왜 미신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짚어 본다. ![]() *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지리 교과 사례가 눈에 들어온다. 지도에서 런던도 못찾고, 영연방을 구성하는 4개 지역도 모르는 영국 학생이 있다니! 하긴 나도 한국지리 수업 때 우리나라 8도의 위치를 당연히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수업한 적이 있어서, 학생의 출발점 수준을 살펴보지 않았던 것 같아 뜨끔했다. 이러한 미신들의 배경이 되는 지식 이론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단어나 구절을 찾는다면 교육적 형식주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미신들이 내용보다는 형식이 더 중요하다는 가정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미신들을 뒷받침하는 지적 조류는 진보주의가 아닌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진리나 지식의 가치에 회의적이며,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미신들은 본질적으로 지식의 가치에 대해 강한 회의감을 표시한다. (p.26~27)
저자는 일곱 가지 미신 중에서 첫번째(지식보다 역량이 더 중요하다)와 두번째(학생 주도의 수업이 효과적이다)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것으로 보았다. 첫번째 미신(지식보다 역량이 더 중요하다)과 관련하여 루소, 듀이, 프레이리 등 저명한 교육학자들이 사실적 지식을 경시한 교육 이론을 주창한 것을 언급하고, 또 영국의 국가교육과정이 1999년과 2007년에 개정될 때 교과 내용을 축소하고 사실적 지식을 경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의 경시 풍조는 교육심리학 이론인 정보처리이론, 지식과 역량이 상호작용한다는 관점 등에 비추어 볼때 잘못되었다고 본다. 학생들이 활동 수업에서 역량을 함양하고 창의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그 바탕에는 장기기억에 지식이 많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저자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줄이면서 창의성, 글쓰기 능력, 고차 사고력 수업을 한다면, 결국 지식과 역량 모두를 놓치고 만다고 역설한다. "지식과 역량이 스크램블과 같이 섞인다"고 말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상 여행기 쓰기' 수행평가를 실시한 경험이 떠올랐다. 교과서 전체의 내용을 활용하여 글을 쓰도록 안내했음에도, 학생들이 쓴 여행기에는 진도가 나간 내용에 국한하여 글이 쓰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진도를 나가지 않은 부분도 글에 포함시켜도 된다고 안내했지만, 그렇게 한 소수의 학생은 개인적인 지식과 경험을 쓴 경우여서, 학생의 '글쓰기 역량'이 성장한 활동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이 책의 첫번째 미신을 읽으면서 나의 가상 여행기 쓰기 활동에 대해 반성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음에 가상 여행기 쓰기 활동을 다시 한다면 진도를 어느정도 나간 뒤 글쓰기 방법에 대한 안내를 하고 실시해야 하겠다고 다시한번 생각해보았다. ![]() * 내용지식과 관련한 진도를 나간 후 이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연계 활동을 해야 의미가 있다. 열대우림의 기후, 토양 특성도 모르는 학생이 어떻게 열대우림에 대한 의미로운 느낌을 말할 수 있겠는가? * 한편 위에 인용된 글의 저자인 윌링햄의 책이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 학교수업이 즐거워지는 9가지 인지과학 처방>로 번역되어 있다. 전에 연수에서 추천받은 적 있었는데, 이것도 읽어봐야겠다. 앞에서 제시한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교육과정에서 교과 내용을 삭제한 목적이 내용을 줄여 적게 가르치도록 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교육과정의 주된 의도는 지식 전수를 축소하고 개념적 이해를 확대하기 위해 활동과 학습경험을 권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은 지식 전수가 지식의 이해에 방해가 된다는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p.43) 에릭 허시는 지식과 역량의 관계를 스크램블과 같이 보았다. 계란에 버터 등 여러 가지 재료를 휘저어 만든 계란 스크램블을 다시 분리할 수 없듯이 지식과 역량도 분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나는 지식과 역량의 관계를 이중나선 구조라고 한 동료 조 커비의 표현을 좋아한다. 그는 지식과 역량이 짝을 이뤄 표층학습(surface learning)에서부터 심층학습(deep learning)까지 나란히 발전한다고 본다. (p.50) 그리고 두번째 미신(학생 주도의 수업이 효과적이다)에서도 앞서 언급한 유명 교육학자들의 '암기식' 수업 반대 및 학생 주도 장려 이야기를 인용하고, 이를 적극 수용한 영국 교육 당국에서 실시하는 수업장학 자료 및 우수 수업사례를 살펴본다. 교사주도식은 찾아볼 수 없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발견하는 모습이 나타난 수업을 우수하다고 장려하는 분위기를 지적하면서, 여기에는 교사의 역할을 과도하게 줄여야 한다는 미신이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저자는 교사가 주도하여 의미있는 지식을 직접 전달하는 강의식 수업이 여전히 학생에게 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식이라고 역사적, 이론적, 경험적 근거를 든다. 교사주도 수업이 여전히 근거가 타당하고, 학생주도 수업이 좋다는 것은 미신이라는 점이다. 이런 얘기를 한번정도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요즘같은 시대에 이런 얘기를 대놓고 하면 뭔가 트렌디하지 않아 보이고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 특히 젊은 교사가 벌써 교사주도형 수업만 하냐는 비판이 왠지 모르게 두려웠는데... 저자는 대놓고 교사주도형 수업이 과학적으로 옳다고 말하니 뭔가 뒷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다. 영국의 교육당국에서 학생 참여식 수업을 장려하는 모습은 현재 우리의 교육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놀라우면서도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특히 최근에 혁신학교 증가, 수업연구 교사공동체 활동 장려, 배움 중심 수업의 강조 등과 관련하여, 수업장학을 받거나 우수수업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최근 '유행하는' 학생 참여식 수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아니, 학생 참여를 반영한 수업으로 하지 않으면 지적을 받는 교조적인 분위기를 보이기도 한다. 우수 수업사례에서 강의식 수업을 본 적이 없다는 점, 그리고 공개수업을 할 때는 '무조건' '유행하는' 학생 참여식 수업을 실시해야 하는 암묵적 룰 말이다. 이게 바로 서론에서 언급한 '교육적 형식주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 참여식 수업이라는 껍데기만 취하고 정작 학생 입장에서 지식이 함양되고 역량이 키워지는 것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 참여식 수업이라면서 정작 학생이 소외되면 안되지 않겠는가? 물론 저자도 무의미한 암기학습은 경계하고 있다. 교사가 유의미한 방식으로 직접교수법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게 핵심이다. 우수 수업사례나 학교 대표 공개수업으로 유의미한 강의식 수업을 하면 안될까? 하긴 수업 잘한다는 이들이 모이는 EBS 수업은 다 강의식 수업이니, 우리도 경험적 증거는 충분하다. 무의미한 암기학습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를 교사 주도 활동 전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과민반응이다. 무의미한 암기학습을 피할 수 있는 대책은 교사의 지도 활동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암기가 아닌 방식으로 교사의 수업지도를 내실화하는 것이다.(p.78) 자기주도 발견학습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을 가진 학생들에게 더 적합한 방식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항상 이 방식으로 학습한다면, 그들은 그 주제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학생들은 결국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모르는 것과 같이 배경지식이 없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없거나 자기주도적으로만 학습함으로써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없게 된다.(p.80) 세번째 미신(21세기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네번째 미신(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은 미래사회의 변화와 관련하여 최근 교육계에서 강조하는 '트렌디'한 이야기이다. 19세기 산업 사회에서 필요했던 지식을 21세기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쓸모없고, 21세기의 새로운 경제와 산업의 변화와 관련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각종 지식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모두 알 수 있으니, 굳이 지식을 가르칠 필요 없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스스로 탐구하는 역량을 키우는 수업을 장려한다. 미래 사회와 교육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교육계 인사들, 심지어 교육계 외부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꽤 많이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류문명의 발전상이 축약되어 있는 지식을 홀대하면서 새로운 발견을 한 경우는 없고, 인터넷에 있는 여러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도 결국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존 지식을 숙지하는 것을 등한시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역량을 키우도록 장려하는 교육은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나도 인터넷으로 지역 조사를 하여 보고서를 제출하는 식의 과제를 내 준 적이 꽤 있다. 내 생각에는 키워드를 검색창에 쳐서 훑어보고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편집하여 붙여넣으면 금방 할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생들도 이렇게 인터넷 세계에서 수많은 정보를 얻는 역량을 가지길 바라면서 과제를 내 주었다. 하지만 보고서를 보면 형편없는 것들도 꽤 많았다. 인터넷 정보활용 역량은 학생들이 나보다 훨씬 뛰어날지도 모른다(개인적으로 기계 만지는 것을 안좋아한다;). 문제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일천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도 옳은 지식인지, 무엇이 보고서에 넣을 만한지를 가릴 힘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정보화 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와도 기존 문명사회의 지식을 많이 가진 이가 역량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본문 p.94에 나오는, 현재 학교교육은 미래 사회, 직업과 관련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유투브 영상 화면 캡쳐. 정말 우리는 미래에 쓸모없는 지식을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걸까? 이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는 현실 교육에 환멸을 느끼고 있진 않을까? 사람들은 새로운 발견을 계속하지만, 새롭게 발견된 것들 중 대다수는 기존에 존재한 것들과 전혀 다르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새로운 발견은 기존의 발견을 기반으로 하여 나타난 것이며, 기존의 발견을 잘 알고 있었기에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 교과목들의 근본적인 학문적 토대는 부분적으로 수정되기는 하지만 완전히 부정되는 경우는 없다. 어떤 과학적 발명이 기존의 근본적인 틀을 완전히 반전시켰다고 하는 것은 다소 과장하여 표현된 것이다. (...) 아르키메데스의 부력의 원리는 2000년 동안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는 현재도 변함없이 인정받고 있는 지렛대의 원리를 당시에 정리했다. 또한 뉴턴 역학의 법칙은 당구공의 움직임을 설명해 주는 이론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p.100~101) 교육연구단체 퓨처랩도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이용하여 조사하라고 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음과 같이 인정하고 있다. "교사들로부터 많이 듣는 이야기인데, 의미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부적절하고 때로는 틀린 정보를 복사하거나 짜깁기하여 보고서를 만든 후 대단한 연구를 한 것으로 착각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탐구과제를 제시했을 때 나 역시 이와 거의 동일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왜 이렇게 할까를 생각해 보자. 학생들은 교사를 골탕먹이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의미를 따져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 맞는 것과 틀린 것을 모두 활용하여 작업하기 때문이다. (p.121) 다섯번째 미신(전이 가능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여섯번째 미신(프로젝트와 체험활동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일곱번째 미신(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의식화 교육이다) 이 부분도 앞선 미신들과 연결되면서도 또다른 형태의 미신이었다. 실제 세계의 모습과 유사한 과제를 주어 학생 주도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프로젝트 학습이 학생의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수업방식으로 장려된다. 게다가 현재 학교는 중류층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식을 주입함으로서 기존 질서를 재생산하기에, 중하위 계층에게 필요한 역량을 가르쳐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가자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지식은 19세기 백인 중상층에 맞춰진 것들이기에 필요없다는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역량을 키운다는 대안적 수업방식이 정작 사회적 자본 등과 관련하여 오히려 중상류층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을 한다. 프로젝트형 수업이 만능은 아니고, 기존 교과 체계와 지식들도 다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정작 지식을 습득하지 못하면 오히려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소름돋는 이야기였다. 가르쳐야 할 지리 지식 전달 수업을 조금 축소하고 여행상품 제작 프로젝트를 수업시간에 실시한 적이 있었다. 실제 세계에 적용가능한 방식의 과제여서 학생의 역량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스스로 내렸지만, 한편으로 소수의 여행경험이 많은 중상류층 학생에 국한된 평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뜨끔했다. ![]() * 학생에게 실제 상황과 같은 복잡한 과제를 내주기보다 학생 수준에 맞는 과제를 내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성인 축구와 풋살에 비유했다. 분명한 것은 역량을 가르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역량 있게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지식의 구성요소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 사실 앞에서 살펴보았던 대부분의 수업 사례들에서 학생들은 역량을 배우는 활동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역량 습득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지 못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에 대하여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이러한 수업으로 인한 손실, 즉 기회비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p.149) 부유한 가정 출신 학생들은 이러한 종류의 프로젝트에서 불리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보다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불리한 여건의 학생들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족한 지식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대안적 수단에 접근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p.175) 많은 학자들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란 본질적으로 빅토리아 시대 중류 계층의 가치를 강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고안된 발명품이라고 여겼다. 이것이 사실일까? 그런데 조금 이상하게 생각될 만큼 문화가 매우 다른 다수의 국가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교과들과 빅토리아 중류 계층의 문화를 가진 국가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교과들이 매우 유사하다.(p.205) ![]()
![]() * 역자인 김승호 박사는 책 말미에 역자 후기를 약 20페이지 가량 썼다. 원서가 영국의 내용이다보니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내용을 보완하는 글이어서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엘빈토플러의 한국교육무용론, 클라우스의 소프트 스킬 강조 등이 오용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을 비롯하여, 혁신학교 운동, 개정교육과정이 놓치고 있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보완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영국이 1999년~2012년까지 강조하던 교육과정의 흐름을 바꾸자는 책이 이 책인데, 정작 우리는 그 영국의 1999년~2012년의 흐름을 이제서야 받아서 개정하고 있는 셈이라니... 이 책에서 저자 및 역자가 지적하는 점들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내 과거 얘기인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했다. 물론 저자도 자신의 포지션에서 할 수 있는 주장을 강하게 한 것이어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모든 역량중심 교육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도 너무 극단적인 결론이다. 분명 앞서 내가 언급한 내 활동 수업들도 학생들의 흥미 및 동기유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도 여러 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하여 수업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교사들이 많은데, 그들의 노력이 다 '적폐' 취급되어 바뀌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개정교육과정의 흐름에 맞추어 갑자기 강의식 수업이 '적폐' 취급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학생 참여식으로 개선한 교사들이 다시 이 책을 보고 좌절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저자도 이 책에서 거론한 미신들이 취지라는 측면에서는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고 책 곳곳에서 언급한다. 다만 지나치게 기존 강의식 수업과 학교교육을 무의미하다고 공격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과 무기력으로 빠뜨리면서, 정작 지식교육을 홀대하여 역량도 함양하지 못한 채 형식에 치중되어 버리는 교육 분위기를 비판하고 있다고 보였다. 결국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형식보다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수업에서의 내용이란,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통한 배움이다. 학생이 수업을 통해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다면 된거다. 그게 강의식 수업인지 학생 참여식 수업인지는 부차적인 이야기다. 수업의 껍데기를 두고 왈가왈부하기보다, 그 속을 깊이 들여다보고 반성 및 발전해야 하겠다. 이 책이 어떤 교사들에게는 뼈아플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강의식, 학생참여 중에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책은 아니다. 학교급, 교과목, 학생 특성 등에 맞추어 강의식과 학생참여 수업의 정도를 배분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고 전문성이다. 그 전문성 향상에 여러 학생참여 수업과 관련한 책은 물론, 이 책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통해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건설적인 토의를 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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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목차와 책 소개를 잘못 보았을 때는 7가지 목차에 언급된 내용이 이 책의 주장인 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살펴보니 놀랍게도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7가지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이다. 사실, 최근 학교 교육은 학습자 중심, 학생이 중심이 되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여 지식교육이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까지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진로를 찾아가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설명식 강의수업보다는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 등의 비중을 늘려나가야 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지식이 없는 창의력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또한, 인류 공동의 가치와 공동체에 있어서 공유해야 할 지식과 유산들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의 주체적 학습으로 그런 것들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고 얼마나 공유할 수 있을까. 당연히 일제시대와 같은 주입식, 강압적, 획일화된 수업에서는 벗어나야겠지만 그렇다고 지식교육, 설명식 강의 자체를 청산해야 할 옛날 수업방식이라고만 해서는 오히려 미래 사회에 대비하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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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 우리 사회는 그동안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지식보다는 역량 중심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학생 주도형 교육이 교사 주도형보다 훨씬 낫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미신에 대해 논박하고 있는 책이다. 과연 지식 위주의 수업이 나쁜 것인지, 교사 중심의 수업이 나쁜 것인지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판단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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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이라고 하면 비과학적이고 근거가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이라고 국어사전에 되어 있다.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서도 알게 모르게 미신을 신뢰하기도 하고 또는 절대적으로 믿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 생활 중 교육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미신이 아니고, 요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믿기 시작한 미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영국의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교육평가연구소 교육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2013년에 전자책으로 이 책을 먼저 출간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7가지의 교육 미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론적 배경 - 적용 사례 - 왜 미신인가?>의 흐름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론적 배경'에서는 철학적 근원을 이야기 하고 있고, '적용 사례'는 이제까지 영국의 교육계에서 어떻게 진행이 되고있는지에 대해, '왜 미신인가?'는 저자가 생각하는 현실 교육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교육 미신 일곱 가지는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내용들이 실제로는 그 바탕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의 흐름으로 학생 참여 수업이나 프로젝트형 수업이 많이 이야기 되고 있다. 또한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역량이라는 의미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흐름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필요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즉, 지식 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이 제대로 형성이 되지 않은 아이들은 인터넷 검색을 해도 제대로 된 내용을 찾기가 어렵고, 내가 찾은 내용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프로젝트 수업도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나라의 예전 교육 방식인 일방적인 암기 위주의 지식 중심 수업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수업을 학생 중심이나, 프로젝트형으로 진행하지 않고, 전체적인 수업의 흐름에 알맞게 교사 주도의 수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사 스스로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 가면서 그와 함께 지식 중심의 수업을 하게 된다면 아이들의 배움은 더욱 많이 일어날 것이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영국의 상황과 현재의 우리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영국은 역량 중심의 접근이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키게 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과의 핵심적인 내용 지식을 명료하게 제시하된 과다한 처방은 축소하는 것을 내세웠다고 한다. 영국의 상황이 현재의 우리 상황과 부합된다고는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지만,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아 잘못된 접근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역량과 관련된 기반 지식이 충분할 때 그 역량이 너무 크게 발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에서는 역량이 아닌 지식 중심의 교육을 하기 위해 교육 과정을 수정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제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니 조금은 늦은감이 있다. 지식 중심의 교육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우리 나라에서는 이 책을 통해 한 번쯤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교육에 대해 더욱 곰곰히 고민해야할 시기인 듯 하다.
학습 피라미드 이론은 에드가 테일의 ‘경험의 원추’를 오용한 것으로 10퍼센트 단위로 실험 결과가 제시된 근거가 없을뿐더러 과학적인 실험 연구에서 나올 수 없는 통계라고 한다. - 요즘 교육에서 얼마나 많이 인용하는데... 학습 피라미드 이론...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역량은 중요하지만 지식이 없으면 역량을 개발할 수 없다고 본다. 다양한 교수법 중에서 교사가 설명해 주면서 질문과 확인 그리고 환류해 주는 직접교수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찾고자 하는 영역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어야 정확한 정보를 찾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학생들은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교사로부터 먼저 배우고 있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저자가 용약한 내용... 교사와 학생의 역할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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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느끼기에는 그냥 일반적인 통념을 늘어놓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따로 이렇다할 혁신적인 관점도 없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세세한 점을 비판한 듯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현실과는 맞지 않은 것 같아요. 사례로 드는 영국의 경우에는 작가의 설명대로라면 거의 자유방임주의인데 우리나라와는 너무 완전히 다른 국가 교육 시스템이기때문에 얻어갈 건 없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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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교육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본인이 교육에 1%라도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면 학생들을 위해 스스로를 계속 갈고 닦아야 함이 당연하다 그런 사람은 학교 일선 교육자는 물론 사교육이나 방과후 학교, 교회의 주말 선생님, 혹은 아이들의 부모까지도 다 포함 되는 것이다 그들의 갈고 닦음에 하나의 도구가 될 만한 책이다 꼭 읽어보아야 할 훌륭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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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육이 지향하는 것들이 꼭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던 것들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것 같아요 교실에서 아이들의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교사의 방향성 없는 활동은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교사를 자괴감에 이르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교사가 중심을 잘잡고 바로 서 있는 것이 엄청 중요한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