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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귀로 웃는 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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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제목이 왜 으로 붙여진 줄 아십니까? 들어보시면 아주 놀라실 겁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하나는 한 학기 동안 시인을 찾아가 직접 보고, 듣는 그런 수업이었습니다. 시인론을 쓰고 발표하는 수업이었는데 시인을 찾아가서 보고오면 점수를 더 주었지요. 그래서 난생 처음 시인이라는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찾아가서 보고 온 시인이
"왜 <귀로 웃는 집>일까?" 내용보기
시집 제목이 왜 <귀로 웃는="" 집="">으로 붙여진 줄 아십니까? 들어보시면 아주 놀라실 겁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하나는 한 학기 동안 시인을 찾아가 직접 보고, 듣는 그런 수업이었습니다. 시인론을 쓰고 발표하는 수업이었는데 시인을 찾아가서 보고오면 점수를 더 주었지요. 그래서 난생 처음 시인이라는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찾아가서 보고 온 시인이 바로 고인이 된 임영조 시인이었습니다. 그때가 1997년이었으니 한참 전의 일이군요. 사당동에 위치한 [耳笑堂-귀로 웃는 집]은 임 시인의 작업실이었습니다. 시인은 오 십 대였고, 찾아간 저는 20살이었습니다. 둘이 앉아 시에 대해, 사는 일에 대해 이것저것을 주거니 받거니 했지요. 처음 찾아간 시인의 작업실이라 전 음료수를 사들고 갔습니다. 임 시인은 그런 제게 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 음료수를 사왔느냐고 나무라셨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아껴먹던 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아 주셨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쪽쪽 빨아드셨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시인이란 참 아이같은 심성을 가졌구나, 저런 행동도 서슴없이 할 수 있고...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본 시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게 제가 느낀 임 시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임 시인의 시를 알기도 전에 말입니다. 그분의 시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마음이 아이처럼 맑고 순수하기에 시도 그려려니 했는데, 시는 너무나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귀로 웃는="" 집="">은 임 시인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 시집이기도 합니다. 4부로 나뉘어진 이 시집은 각각의 부마다 다른 느낌으로 읽혀 시집 4권을 읽는 듯합니다. 임 시인은 주로 동식물의 특징을 세상 사는 일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어떤 평론가는 임 시인을 '음유시인'이라고도 했지요. 아주 날카로운 시선과 임 시인의 특유의 시쓰기...제가 지금도 부러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귀로 웃는="" 집="">이란 제목이 왜 붙여졌는지에 대해서 말해보려던 참이었지요. 그건 바로 제가 직접 듣기도 했고, 시집에도 나와 있습니다. 이소당 시편 1을 보면 이런 귀절을 만납니다. "대학 때 미당 선생이 주신 아호에 堂자 붙여" 이소당이라는 공간을 만들었다고요. "귀가 웃는 집인가?/ 귀로 웃는 집인가?" 시인은 귀로 웃는 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쪽 귀가 잘 안 들리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잘 못아듣는 것 때문에 웃음도 많이 만드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붙여진 아호가 바로 耳笑입니다. 만약 어떤 시집을 읽어야 할지 고민인 사람이 있다면...이 시집 한 번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인상깊은구절]
'시인이긴 한데/ 진실되지 못한 사람'/ 그 대목에 이르러 그만/ '책장을 덮는다'는 시인과/ '가슴 뜨금했다'는 시인이/ 아직 세상에 있다니/ 천만 다행이다 고맙다/ 나 이제 배고파도 되겠다/ 좀더 순진해도 되겠다.// -<이소당 시편="" 7="">
m*****1 2003.07.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귀로 웃는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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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조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표현이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귀로 웃는 집에서』제일 첫 장에 있는 「겨울 산행」에 ‘흰 방석 깔고 좌선하는 산’, 「익명의 스냅」에서 ‘손주 같은 햇살이 아장아장’이라는 구절을 읽으때 나는 어쩌면 이렇게 새롭고 살아 있는 것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는 걸까. 그런 마음에 무릎을 쳤다. 시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호흡
"귀로 웃는 시들" 내용보기
임영조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표현이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귀로 웃는 집에서』제일 첫 장에 있는 「겨울 산행」에 ‘흰 방석 깔고 좌선하는 산’, 「익명의 스냅」에서 ‘손주 같은 햇살이 아장아장’이라는 구절을 읽으때 나는 어쩌면 이렇게 새롭고 살아 있는 것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는 걸까. 그런 마음에 무릎을 쳤다. 시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사상이 전개되는 방식도 급하지 않고 고요하다. 불교적인 관점도 보이는 것 같다. 사물을 보는 눈이 따뜻하고 부드럽다. 또 임영조 시인의 시에는 전체적으로 인생과 자신에 대한 그리고 사물과 생명에 대한 성찰이 묻어나는 것 같다.「곤충채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거미」,「장수 하늘소」,「사마귀」등의 시만 봐도 시인의 그런 특징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들여다보고 차근히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시인의 시에서도 몇 가지 재미있는 시가 눈에 뜨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학 강의」였다. ‘-시가 무엇인가?/ -그건 알아서 뭐하게!/ 그게 정 알고 싶으면 너 혼자/ 열심히 쓰면서 터득하라!/ 그게 바로 답이니……/ 오늘 강의 이만 끝.’ 이것이 시의 끝 부분인데 얼마나 재치 있고 유쾌한가. 하지만 이렇게 재치 있고 유쾌한 시인의 어투 속에서도 시인은 절대 무게를 놓지 않고 있다. 시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시인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 같다. 이 시는 가벼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시인 것이다. 가벼우면서도 가볍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임영조 시인의 시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에서 쓰는 언어도 쉽지만 그 의미를 알고 나면 그 언어는 결코 쉽지 않은, 가볍지 않은 것이 된다. 이처럼 임영조 시인의 시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동시에 지닌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2 2004.06.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