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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그리운 여우
"(창비) 그리운 여우" 내용보기
가을(?)이 왔으니,시를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건 아니다.^^오래전 지인으로부터 받았던 편지에서 '가을욕심1' 을 읽고 나니, 안도현시인의 <그리운 여우>를 다시 읽고픈 마음이 든거다.이미 <그리운 여우>는 품절.시집 뒷장에 빼곡히 시집을 구입한 이유(?)가 담겨 있어 다시 한 번 미소가 났고..그때도 좋았고,다시 읽으니 또 좋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 나갔다.무엇보다 가을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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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으니,시를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건 아니다.^^

오래전 지인으로부터 받았던 편지에서 '가을욕심1' 을 읽고 나니, 안도현시인의 <그리운 여우>를 다시 읽고픈 마음이 든거다.이미 <그리운 여우>는 품절.시집 뒷장에 빼곡히 시집을 구입한 이유(?)가 담겨 있어 다시 한 번 미소가 났고..그때도 좋았고,다시 읽으니 또 좋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 나갔다.무엇보다 가을에 관한 단상과,나무에 관한 시들이 많았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고전' 과 '시'가 좋은 이유!^^

 

 

가을의 욕심1

내 눈이  내 눈이라면/오동나무 오돌오돌 소름 돋는 것 보아라.

/내 귀가 참말로 내 귀라면/가래나무 가랑가랑 천식(喘息)앓는 소리 들어라

 

편지에 소개된 시는 '가을의 욕심1' 이었다.아주 짧은 시라 외울수 있다며 보내온 시.시를 읽는 순간,거돈사지에서 보았던 느티나무..풍경이 따라왔다. 노란은행을 볼때마다,김진경님의 시를 떠올리 듯,거돈사지에서 본 천년가까이 된 느티나무..를 볼때마다 떠올리게 될 시. '가을의욕심1'덕분에 나와 느티나무 사이에 연결고리 하나 만들어진 셈이다.세상에 우연은 없다지만,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지인의 편지를 읽은 덕분이다.(아니 찾게 된 덕분이다). 폐사지가 된 터에서 천년을 지켜온 느티나무..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을,시인은 이것 조차 욕심일지 모른다고 했지만..그래도 욕심 좀 내보고 싶어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니까...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로 시작하는 시의 제목이 '사랑'이였다는 걸 이제사 알았고,봄이 오면 '냉이꽃'을 보며 냉이꽃을 읽겠다는생각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시 읽게 된 시집 <그리운 여우>는 최근 자연에서 얻게된 감상과 닮은 시를 읽을 때의 즐거움이 컸다. <가을의 욕심>을 읽으며 느티나무를 떠올렸고,<바람이 부는 까닭> <나뭇잎 하나> 그리고 <이 가을에는> 까지가...

 

 

바람이 부는 까닭

바람이 부는 까닭은/미루나무 한 그루 때문이다/미루나무 이파리 수천,수만 장이/제 몸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흔들고 싶거든/자기 자신을 먼저 흔들 줄 알아야 한다고

 

법천사지 가는 길 가을 바람 소리는 얼찌나 황홀하던지,바람에도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몰랐던 것처럼 햇빛을 머금은 가을바람은 좋았다.시인은 그 이유가 미루나무때문이라고 했고,나는 바람의 진동이 잠을 잘(?)자게 하는 이유인냥,꿈쩍 하지 않고 자는 개구리를 바라 보았다. 거센 태풍은 재앙이겠지만,나무에게도,단잠에 빠진 개구리에게도 바람이 불어줘야 할 이유가 있다는 사실...(바람에도 끄덕 하지 않고 잠을 잤던 개구리로만 기억되었을지 모를 추억은,시를 읽은 덕분에 바람은 개구리 단잠에도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시인은 흔들리기 전에 먼저 흔들릴 줄 도 알아야 한다고...그러나 나는 흔들림 속에 흔들리지 않는 개구리의 묵직함이 부러웠다.^^

 

 

나뭇잎 하나

나뭇잎 하나가/벌레 먹어 혈관이 다 보이는 나뭇잎 하나가/물속이 얼마나 깊은지 들여다보려고/저 혼자 물위에 내려 앉는다/ 나뭇잎 하나를/이렇게 오도마니 혼자서 오래오래 바라볼 시간을 갖게/ 된 것이/도대체 얼마만인가

 

도서관 가는 길 한참동안 시인의 말처럼 나뭇잎을 바라봤다.벌레를 먹은 것인지,이제 막 가을물을 먹기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다.그냥 길가는  이에게 자신좀 보고 가라느 사인을 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뿐... 시집은 소설과는 또 달라서,언제든 마음 가는대로 꺼내 읽을수 있어 좋다.가을엔 가을을 노래한 시가 더 크게 들어오고,봄엔 또 봄을 노래한 시가..마음으로 들어올게다.(품절 상태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w*******i 2020.09.23.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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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그리운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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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되어 돌아온 친구 이야기          이렇게 눈 많이 오시는 날 밤에는   나는 방에 누에고치처럼 동그랗게 갇혀서   희고 통통한 나의 세상 바깥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 세상에도 눈이 이렇게 많이 오실 것인데   여우 한 마리가, 말로만 듣던 그 눈도 털도 빨간 여우 한 마리가   나를 홀리려고 눈발 속을 헤치고   네 발로 어슬렁어슬렁 산골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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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되어 돌아온 친구 이야기

 

 

 

 

  이렇게 눈 많이 오시는 날 밤에는

  나는 방에 누에고치처럼 동그랗게 갇혀서

  희고 통통한 나의 세상 바깥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 세상에도 눈이 이렇게 많이 오실 것인데

  여우 한 마리가, 말로만 듣던 그 눈도 털도 빨간 여우 한 마리가

  나를 홀리려고 눈발 속을 헤치고

  네 발로 어슬렁어슬렁 산골짜기를 타고 내려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 산길에는 마을로 내려갈 때를 놓친 산수유 열매가 어쩌면 붉어져 있기도 했을 터인데

  뒤도 안 돌아보고 여우 한 마리가, 우리집 마당에까지 와서

  부르르 몸 흔들어 깃털에 쌓인 눈을 털며

  이 집에 사람이 있나, 없나 기웃거릴 것이라 혼자 생각하고

  메주 냄새가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사타구니 속에 두 손을 집어넣고 쪼글쪼글해진

  그리하여 서늘하기도 한 불알을 한참을 주물러보는 것인데

  그러면 나도 모르게 불끈 무엇이 일어서는 듯한 생기와 함께

  나는 혹시나 여우 한 마리가,

  배가 고파서 마을로 타박타박 힘없이 걸어내려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사람 소리 하나 안 나는 뒤꼍에서

  두리번두리번 먹을 것이 없나 하고 살피다가

  일찍 군불 지펴 넣은 아랫방 아궁이가에 잠시 쭈그리고 앉았다가

  산속에 두고 온 어린것들을 생각하고는

  여우 한 마리가, 혹시라도 마른 시래기 걸린 소도 없는 외양간 뒤벽에

  눈길을 주다가 코를 벌름거리며

  그 코끝에는 김나는 이슬 몇 방울이 묻어 있기도 할 것인데

  아 글쎄 그 여우 한 마리가, 아는 척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야속해서

  세상을 차듯 뒷발로 땅바닥을 더러 탁탁 쳐보기도 했을 터인데

  먹을 것은 없고

  눈은 지지리도 못난 삶의 머리끄덩이처럼 내리고

  여우 한 마리가, 그 작은 눈을 글썽이며

  그 눈 속에도 서러운 눈이 소문도 없이 내리리라 생각하고 나는

  문득 몇 해 전이던가 얼음장 밑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진

  동무 하나가 여우가 되어 나 보고 싶어 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자리를 차고 일어나 방문을 확 열어제껴보았던 것인데

  눈 내려 쌓이는 소리 같은 발자국 소리를 내며

  아아, 여우는 사라지고―

  여우가 사라진 뒤에도 눈은 내리고 또 내리는데

  그 여우 한 마리를 생각하며

  이렇게 눈 많이 오시는 날 밤에는

  내 겨드랑이에도 눈발이 내려앉는지 근질근질거리기도 하고

  가슴도 한없이 짠해져서 도대체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안도현, 「그리운 여우」

 

 

눈이 많이 오는 밤이다. 아이들은 눈이 오면 팔짝팔짝 뛰며 좋아한다. 눈에 대한 낭만이 마음속에 살아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어떨까? “나는 방에 누에고치처럼 동그랗게 갇혀서”라고 시인은 쓴다. 시인은 희고 통통한 방안에서 바깥에 있을 또 다른 세상을 상상한다. 그 세상에도 여기처럼 눈이 많이 내린다. 그곳에는 누가 있을까? 시인은 여우 한 마리를 상상한다. 그냥 여우가 아니다. “말로만 듣던 그 눈도 털도 빨간 여우 한 마리”가 하얀 눈발을 헤치고 네 발로 어슬렁어슬렁 산골짜기를 타고 내려온다. 시인을 홀리기 위해서이다. 한밤에 눈을 맞으며 산에서 내려온 눈도 털도 빨간 여우 한 마리를 떠올려 보라. 시인은 눈 내리는 밤에 설화 속 세계로 들어선다. 그는 방안에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방안에 있는 게 아니다. 상상은 시인을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집 마당으로 들어온 여우가 부르르 몸을 흔들어 깃털에 쌓인 눈을 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품새가 집에 사람이 있나 없나 탐색하는 눈치다.

 

시인은 무엇을 할까? 방안에서 메주 냄새가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 춥다. 두 손을 사타구니 속에 집어넣어 쪼글쪼글해지고 서늘해진 불알을 한참이나 주물러본다. “나도 모르게 불끈 무엇이 일어서는 듯한 생기”가 느껴진다. 그 생기로 시인은 다시 상상을 펼친다. 여우 한 마리가 배가 너무 고파 타박타박 마을로 걸어내려온다. 사람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 뒤꼍에서 두리번두리번 먹을 걸 찾는다. 배가 고픈 것도 고픈 거지만 여우는 또 한없이 춥기도 할 것이다. 일찍 군불을 지펴 넣은 아랫방 아궁이가에 여우는 잠시 쭈그리고 앉는다. 따뜻한 기운이 몸을 데운다. 산속에 두고 온 어린 것들을 생각하고는 이내 여우는 몸을 일으킨다. 먹을 걸 찾아 빨리 산속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먹을 건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여우는 사람들이 원망스럽다. 마른 시래기가 걸린 외양간 뒤벽에 눈길을 보내다가 여우는 이내 코를 벌름거리며 “아는 척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야속해서” 세상을 차듯 뒷발로 땅바닥을 탁탁 쳐보기도 한다.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은 없다. 산속에 있는 새끼들을 먹여야 하는데 먹을 걸 전혀 찾을 수 없다. 여우 눈이 흥건히 젖는다. “지지리도 못난 삶의 머리끄덩이처럼” 내리는 눈을 보니 여우는 저 깊은 곳에서 서러움이 밀려온다. 겨울에 내리는 눈만큼 산속 동물들을 서럽게 하는 게 있을까? 눈이 내리면 움직이기가 힘들고, 움직이지 못하면 먹이를 얻기도 어렵다. 시인은 상상 속에서 배가 고파 서럽게 우는 여우를 떠올린다. 그러다가 문득 시인은 몇 해 전에 얼음장 밑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진 동무 하나를 기억 속에서 불러낸다. “동무 하나가 여우가 되어”라는 시구에 드러나는바, 시인은 상상 속 여우를 죽은 동무와 연결시키고 있다. 설화=상상이 현실로 들어오는 지점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상상이 현실이 되자 시인은 자리를 차고 일어나 방문을 확 열어젖힌다. 죽은 친구가 살아있는 친구가 보고 싶어 오지 않았는가? 처음부터 반갑게 맞아야 할 상황인데, 시인은 지금까지 상상에만 빠져 미처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하지 못했다.

 

다급한 마음에 문을 열어젖힌 것인데, “눈 내려 쌓이는 소리 같은 발자국 소리를 내며/ 아아, 여우는 사라지고―”로 시인은 그 상황을 표현한다. 여우는 상상 속에만 존재해야 한다. 죽은 친구가 여우로 변하는 상황 또한 상상 속에서만 일어난다. “아아,”라는 감탄사로 시인은 현실과 설화=허구 사이에 놓인 거리를 확인한다. 여우가 사라진 뒤에도 눈은 내리고 또 내린다. 눈이 내리는 건 현실이다. 이야기 속 공간에서 내리는 눈은 여우를 불러들이지만, 현실에서 내리는 눈은 여우를 불러들이는 주술성을 내보이지 못한다. 설화 밖으로 뛰쳐나온 여우가 죽은 친구가 되어 시인 앞으로 오면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시인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시를 쓴다.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일을 그는 시 언어로 만든 공간에서 이루려고 한다. 시인에게 시는 꿈을 실현해 주는 장소이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밤이면 시인은 시를 쓰며 여우를 그리워하고, 죽은 친구를 그리워한다. 눈 내리는 밤이면 죽은 친구는 여우가 되어 마을로 내려온다. 시인이 어떻게 밤에 쉽게 잠을 이루겠는가? 죽은 친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시인은 여우가 사는 설화 세계를 경유해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여우가 사라진 마당에 시인은 우두커니 서 있다. 겨드랑이에 눈발이 내려앉는지 그쪽이 근질근질하다. 가슴도 한없이 짠하다. 죽은 친구를 다시 볼 기회를 놓쳤으니 밤에 잠을 자는 건 이미 글렀다. 죽은 친구는 자꾸만 떠오르고, 밖에서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시인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다른 세계에 있는 여우는 서러운 마음으로 배를 곯는 새끼들을 찾아 산속으로 들어가고, 살아있는 친구를 못 만난 죽은 친구는 쓸쓸한 걸음으로 제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식민지 시대 시인인 백석의 시법(詩法)을 빌려 시인은 여우 한 마리가 마음속에 일으키는 물결을 잔잔하게 표현한다. 서러움이 순간적으로 치솟는 순간이 있지만, 시인은 잔잔한 마음 물결을 따라 시를 쓴다. 그리움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않은가? 어느 순간 화산처럼 터져 오르다가도 이내 가슴 한켠으로 내려앉는 게 그리움이 아닌가? 죽은 친구를 갈무리한 자리에 시인은 그리움을 묻는다. 마음이 짠해도 어쩔 수 없다. 그리운 누군가를 가슴에 묻어야 눈 내리는 밤에도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o*****s 2018.08.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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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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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출판사(왕문용 외)>중학교 1학년 2학기 생활국어교과서와  <창비(김상욱 외)>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들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 내용보기
 

<대교출판사(왕문용 외)>중학교 1학년 2학기 생활국어교과서와  <창비(김상욱 외)>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들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 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름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오 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 두고 가거든

 

 

------------------------------

 

 * 목연 생각 : 안도현 시인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분입니다.  

노래화 되어 불려지는 시도 많이 있고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더니

시인들은 모든 사물을 삶의 이치와 진실을 연결시키는

뛰어난 재능이 있는 듯하네요.

 

봄에 지천으로 피는 제비꽃을 보고도

시인은 사랑을 발견했군요.

 

그래요. 제비꽃을 알거나 모르거나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봄은 오고 가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녀를 알기 전과 뒤의 봄이 다르고,

같은 오솔길이라도 홀로 걷는 길과 함께 걷는 길이 다르듯이

봄은 언제나 오고 가고,

길은 늘 그 자리에 있었어도

사랑을 알기 전과 뒤에 느끼는 봄과 길은

분명이 다를 것입니다.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제비꽃이 보이듯이

사랑의 마음을 품는 사람에게만 그녀의 아름다움이 보일 테고요.

 

어찌 사랑뿐이겠습니까?

누구에게나 역사는 흐르지만,

촛불을 들고 진리를 밝히는 사람과

개스통을 들고 들고 폭력을 외치는 사람에게

그 역사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가 발전한다는 것을 믿어 봅니다.

어둠이 덮인 이 나라에도

해마다 잊지 않고 제비꽃이 피듯이

역사의 푸른 꽃은 이 나라를 지나치지 않고 피어나겠지요.

뜻이 있는 누군가가 그 꽃을 보고

이 나라를 밝힐 횃불을 밝혀 주겠지요.  

 

* 안도현(1961~ )  : 시인.  경북 예천에서 태어남. 원광대 국문학과 졸업.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간절하게 참 철없이> 등과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을 펴냄.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대교> 생활국어교과서와 <창비>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y******3 2010.08.1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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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여우'를 읽고
"'그리운 여우'를 읽고" 내용보기
안도현의 작품은, TV 광고에 나온 적이 있는 '너에게 묻는다'라는 작품에 강한 인상을 받은 이후 접해보고 싶었다. 그의 작품은 읽어나가는 내내 지루함 없이 기대감만 들게 만들었다. 짤막하면서도 시시하지 않다. 그의 문장[시구]은 마치, 풀잎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울 하나에 눈물을 담고 혹은 찬바람 타고 산뜻하게 증발되어버리는 느낌. 시를 길게 쓰진 않으나 인간의 심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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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작품은, TV 광고에 나온 적이 있는 '너에게 묻는다'라는 작품에 강한 인상을 받은 이후 접해보고 싶었다.


그의 작품은 읽어나가는 내내 지루함 없이 기대감만 들게 만들었다. 짤막하면서도 시시하지 않다. 그의 문장[시구]은 마치, 풀잎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울 하나에 눈물을 담고 혹은 찬바람 타고 산뜻하게 증발되어버리는 느낌. 시를 길게 쓰진 않으나 인간의 심리와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갈등을 은행잎에 아카시아 꿀로 적어넣은 듯 오묘하게 감칠맛이 돈다.


민중 시인이라 불려도 무방할 만큼 자신의 주위lt;배경gt;들을 소재로 주로 삼아서 명작 드라마를 보듯 집중할 수 있었다. 그가 추구하는 것도 인간 내부에 있다 해야 할 것이다. 그의 시구는 화려한 포장도 사치로 생각함을 드러내지만 현실의 사건과 삶의 모습을 배경화하면서도 소박한 인간성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편하고도 재미있게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u*****4 2012.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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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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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는 안도현의 시는 내가 첫장을 들춰보다가 끝장 까지 모조리 읽어버린 시다. 시에서 느껴지는 따듯함이 무엇보다 나를 감동시킨다. 작가는 시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눈을 갖게 해주었다. 그건 분명 작가가 가진 힘이다. 그의 시를 보고 나서 연탄재를 함부토 발로 차는 이가 있을까? 이 책 '그리운 여우'를 보고나면 이번엔 거세게 흐르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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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는 안도현의 시는 내가 첫장을 들춰보다가 끝장 까지 모조리 읽어버린 시다. 시에서 느껴지는 따듯함이 무엇보다 나를 감동시킨다. 작가는 시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눈을 갖게 해주었다. 그건 분명 작가가 가진 힘이다. 그의 시를 보고 나서 연탄재를 함부토 발로 차는 이가 있을까? 이 책 '그리운 여우'를 보고나면 이번엔 거세게 흐르는 물소리가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소리가 따듯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시 한편으로 인해서 시에 대한 재미를 느꼈고, 새로운 눈까지 선물로 받게 된다면, 한번 쯤 읽을만 하지 않을까?
p********o 2003.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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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된 책이죠! 하지만 지금 읽어도...
"참 오래된 책이죠! 하지만 지금 읽어도..." 내용보기
오래된 시집이다. 안도현씨의 라는 책이 나온지도 벌써 4년이나 흘렀으니까. 하지만 이 시집은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이의 가슴을 울려줄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 '퇴근길' 이 시는 짧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다. 샐러리맨의 이런 느낌을 안도현씨의 시가 아니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시집에 나와있는 짧은 시들이 대체
"참 오래된 책이죠! 하지만 지금 읽어도..." 내용보기
오래된 시집이다. 안도현씨의 <그리운 여우="">라는 책이 나온지도 벌써 4년이나 흘렀으니까. 하지만 이 시집은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이의 가슴을 울려줄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 '퇴근길' 이 시는 짧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다. 샐러리맨의 이런 느낌을 안도현씨의 시가 아니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시집에 나와있는 짧은 시들이 대체로 이렇다. 짧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고, 시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나, 시가 말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핵심적인 표현을 해주고 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샐러리맨에 대한 시는 아직도 가슴을 찌릿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시가 왜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고, 많은 시가 나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안도현씨의 이런 관찰력과 감성은 오래됐지만 아직도 유효한 시의 기능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염소는 고삐에 묶여서 한평생 또 한평생 고삐의 길이만큼 멀리 나갔다가 밤에 집으로 돌아간다네'(봉급 받는 날)

[인상깊은구절]
섬 섬, 하면 가고 싶지만 섬에 가면 섬을 볼 수가 없다 지워지지 않으려고 바다를 꽉 붙잡고는 섬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는 것을 보지 못한다 세상한테 이기지 못하고 너는 섬으로 가고 싶겠지 한 며칠, 하면서 짐을 꾸려 떠나고 싶겠지 혼자서 훌쩍, 하면서 섬에 한번 가봐라, 그 곳에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드는 민박집 형광등 불빛 아래 혼자 한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봐라 삶이란 게 뭔가 삶이란 게 뭔가 너는 밤새도록 뜬눈 밝혀야 하리
YES마니아 : 로얄 k******2 2001.11.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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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안도현님의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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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여우 내가 약5년전에 처음 마주했던 시집이다. 안도현님의 시를 처음 접했던 시집은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다. 책책책책을 읽읍시다에서 많이 알려진 '너에게 묻는다'란 시가 여기 나온다. 안도현님의 시는 안도현님의 자라난 배경이나 공부한 학교 그리고 어떤일을 했는지를 알면 그래도 공감할수있다. 만약 그 배경을 모르더라도 안도현님의 서정시는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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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여우 내가 약5년전에 처음 마주했던 시집이다. 안도현님의 시를 처음 접했던 시집은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다. 책책책책을 읽읍시다에서 많이 알려진 '너에게 묻는다'란 시가 여기 나온다. 안도현님의 시는 안도현님의 자라난 배경이나 공부한 학교 그리고 어떤일을 했는지를 알면 그래도 공감할수있다. 만약 그 배경을 모르더라도 안도현님의 서정시는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시들이다. 그리고 안도현님께서 항상 강조하는 말이지만 언어를 혹사시키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언어는 있는 그대로 표현할때 아름다운 것이다. 다른 시집도 마찬가지이고 이 시집도 그렇다.. 안도현님의 맘을 옅볼수있다. 자신의 이 나이를 먹도록 애기똥풀도 몰랐다고.. 그런 자신이 인간세계에서 시라는걸 쓴다구... 끝없는 앎에 대한 욕구를 표현한다.

[인상깊은구절]
사랑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d******3 2002.08.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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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느낌은 '참 차분하다' 이다.   전체적인 특징은 '의인법'과 '일상적임'이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보는 풍경 (예를 들어, 강이나 호수가 가에서부터 어는것)을   이 사람은 마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낸다.   시 자체를 이해못하는 것도 있다.   그냥 글을 읽고 이해가 안된다는 게 아니라 뭘 말하려는지 모르겠는것 말이다.   왜 이런 제목일까 고민하게 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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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느낌은 '참 차분하다' 이다.

 

전체적인 특징은 '의인법'과 '일상적임'이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보는 풍경 (예를 들어, 강이나 호수가 가에서부터 어는것)을

 

이 사람은 마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낸다.

 

시 자체를 이해못하는 것도 있다.

 

그냥 글을 읽고 이해가 안된다는 게 아니라 뭘 말하려는지 모르겠는것 말이다.

 

왜 이런 제목일까 고민하게 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가볍게 접근하여 쉽게 읽을 수 있는, 그치만 뭔가 여운을 남기고, 날 차분하게 만드는, 때론 일상적으로 스쳐가는 그런 시집이다.

 

시라는 게 왠지 모르게 함축적이고 숨은 뜻을 잡아내는 작업이 많아 접근하기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이 시도 '발문'을 읽어보면 충분히 숨은 뜻이 있지만, 굳이 찾지 않아도 상관없다.

 

부담감이 없이 쉽게 읽히는 시집이다.

s*******6 2008.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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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따라가서 산에 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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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서의 시골중학교에서 3년을 보낸후 학교를 그만두고 전주로 이사를 하고, 전업시인의 길을 걸어가는 시점에서 그 생활을 정리한 보고서이며 일기이며 명상록 같은 시집이었다.   좀 늦었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는법이라 나는 이제야 이 책을 만났다. 가끔 짧고 농담스러우며 촌철살인의 비수를 들이대거나 혹은 나즉하고 길게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들로 가득하다.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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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서의 시골중학교에서 3년을 보낸후 학교를 그만두고

전주로 이사를 하고, 전업시인의 길을 걸어가는 시점에서

그 생활을 정리한 보고서이며 일기이며 명상록 같은 시집이었다.

 

좀 늦었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는법이라

나는 이제야 이 책을 만났다.

가끔 짧고 농담스러우며 촌철살인의 비수를 들이대거나

혹은 나즉하고 길게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들로 가득하다.

 

자연의 속살에 맞닿으면서 사는 냄새도 좋고

좀 촌스러워보여도 마지막 한구절을 덧붙이고야 마는 투박스러움이 있어서 좋았다.

 

제비꽃에 대하여,봄비,애기똥풀,여치,가을욕심등

하나같이 공짜이면서도 가득 충만하고 무한행복하며 소중한 자연을 향해

가슴을 열어 그 창으로 온갖 날짐승에 물것까지도 다 받아낼듯한 감동이 좋았다.

 

나와 잠자리의 갈등에서처럼

그러다가 그만 깊은 산속에서 면벽수도하다 할! 한소리 듣고서

세상으로 나왔다는 말씀인지...?

 

2008.7.9-11일서점에서 사서 읽다 2008년사과나무아래의 책읽기56권째.

o***n 2008.10.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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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간명해진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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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그의 시가 짧아졌다. 조금은 장황하고 조금은 감정이 과잉되게 노출되었던 그의 시가 간명하고 보다 아름다워졌다. 그의 탁월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란... 더 뜨겁고 더 솔직하게 이 삶을 살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솔직한 일상생활의 고백이나, 백석에서 신경림으로 이어지는 서사시 형태의 시도 보인다. 이야기가 있는 시, 그 이야기가 옛날 할머니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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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그의 시가 짧아졌다. 조금은 장황하고 조금은 감정이 과잉되게 노출되었던 그의 시가 간명하고 보다 아름다워졌다. 그의 탁월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란... 더 뜨겁고 더 솔직하게 이 삶을 살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솔직한 일상생활의 고백이나, 백석에서 신경림으로 이어지는 서사시 형태의 시도 보인다. 이야기가 있는 시, 그 이야기가 옛날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전래 동화보다 더 구수할 때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러운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고, 바른 삶을 살고 싶어하는 젊은 그의 혈기가 느껴진다. 그의 어른을 위한 동화도 좋지만 역시 그의 시가 더 좋다. '바닷가 우체국'보다 '그리운 여우'의 작품이 훨씬 마음에 든다. '그리운 여우'가 보다 우리 삶에 우리 사회에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인상깊은구절]
지상의 방 한 칸 내 키만한 슬레이트 지붕 아래 한 달에 3만원 내는 방 한 칸을 얻다 외로움도 오래 껴안고 자다보면 애첩이 되리 봉급 받는 날 염소는 고삐에 묶여서 한평생 또 한평생 고삐의 길이만큼 멀리 나갔다가 밤에 집으로 돌아간다네
j*****8 2001.01.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