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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김지혜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김지혜" 내용보기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그 울적함을 다독여주는 음악과 책의 만남을 너무나 좋아한다. 책에 집중하기 위하여 보통 튀지 않는 조용한 음악을 듣는 편인데,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에 수록된 CD에 담긴 음악을 들으니 동시에 두 개의 책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마치 저자의 생각을 글과 더불어 음악으로 담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니 말이다. 김지혜가 아닌 독일에서 이방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김지혜" 내용보기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그 울적함을 다독여주는 음악과 책의 만남을 너무나 좋아한다. 책에 집중하기 위하여 보통 튀지 않는 조용한 음악을 듣는 편인데,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에 수록된 CD에 담긴 음악을 들으니 동시에 두 개의 책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마치 저자의 생각을 글과 더불어 음악으로 담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니 말이다. 김지혜가 아닌 독일에서 이방인 안겔라로 살아가는 책의 이야기가 다소 무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쳐갔지만, 음악을 듣는 순간 이 책은 낯선 곳에서 다정하게 살기라는 설명에 곧바로 수긍하게 된다. 실제로 남편의 유학 및 직장 때문에 독일에 아들과 함께 정착한 저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적응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간의 삶을 돌아보면서 동시에 한국이라는 우리 사회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에 이내 책에 몰입하게 된다.

 

 "난 평생 결정적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하길 바랐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라는 유명한 사진 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말에 공감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각 순간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삶은 정해진 기준, 그것도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는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애쓰고 있을 뿐, 정작 만족하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그런 짜여진 틀에 있다보니 우리는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며, 심지어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는 경우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저자가 독일에서 낯선 이방인으로서 겪게 되는 그 고독함은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이라는 사회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기에 삶에 있어서 또 하나의 기회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국을 벗어나지 못했더라면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몸소 체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 그랬기 때문에 바로 이 책과 음악이 우리와 만남을 갖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목숨을 갈아 넣은 편리함은 과연 우리에게 안락함만을 가져다줄 것인가? 누군가의 저녁 시간을 빼앗고,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과 맞바꾼 신속하고 편리한 시스템으로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런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안전할 수 있을 것인가?

 - p. 98 中에서 -

 현재는 발도르프 학교에서 피아노 반주 교사로 활동하면서 뒤늦게 갖게 된 음악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학도 출신다운 그녀의 이러한 생각은 우리로 하여금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오히려 명확하게 보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을 독일이라는 거울을 통하여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편리함을 충분히 누리면서 정작 편리함을 위한 희생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스템의 부조리한 면을 외면하는 우리의 모습은 그러한 거울 앞에서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과거의 잘못을 지적당한 정치인이 언론의 카메라 앞에 당당하게 "웃기고 앉아 있네."라는 말을 내뱉는 것도 어쩌면 우리의 그러한 외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이방인의 눈에 비치는 독일이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 트리어라는 독일의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에서는 그러한 이방인의 존재가 많지 않았기에 저자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독일인도 있었고, 공공연하게 '중국놈' 또는 '동양인'이라는 말과 함께 악의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전후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더불어 최근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독일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이러한 모습은 분명 독일 역시 이방인이라는 거울을 통하여 비춰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에게 손을 내밀어 준 이웃을 통하여 저자가 점차 트리어에서의 삶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본다면 우리 역시 자체적으로 부조리함에 대하여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불협화음 속에서도 부조리를 개선하려는 독일의 모습은 그들이 원래부터 선진국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랬기 때문에 선진국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학생들에게 정치적 견해와 더불어 역사에 대한 의식을 어떻게 함양시킬 것인가에 대한 1976년의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그러한 독일의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즉, 그들은 '스스로 생각핮 못하는 다수'를 '스스로 생각하는 시민'으로 바꾸고자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피상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일을 직접 경험해보니까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라는 저자의 말이 이방인으로서 독일에 정착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으로 들릴 수 있지만, 어쩌면 한국이라는 사회의 기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쉬운 일이 아니었음으로 본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완벽한 세상은 만들 수 없어도 최소한 야만은 벗어던진 세상 정도는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돈이 아니라 인간이 기준이 되는 공정함과 잣대로 굴러가는 세상 정도는 꿈꿔볼만 하지 않겠는가?

 - p. 162 中에서 -

 누구나 한국 사회에 대하여 이러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왠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여 우리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저 현실에 적응하려고 애쓸 뿐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그대로 통용되고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이러한 생각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아님을 우리는 자각해야 할 것이다. "같이 건너보자"라는 이탈리아어 '아트라베시아모(Attraversiamo)'가 독일에서 통용되는 것처럼 우리 역시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된다.

 

 무조건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향에 맞게 인문계와 실업계로 진학을 하고, 그에 따른 차별적인 시선이 없는 모습,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과 오히려 함께 생활함으로써 보다 시야를 넓히려는 모습이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같지만, 이는 독일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하여 깨닫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그들은 선진국이니까라는 말로 애써 억누르거나 외면하기보다는 우리 역시 그들을 통하여 지향해야 할 부분은 적극 수용해야 한다. 물론 저자의 시선에 비춰진 그들의 모습 역시 완벽한 것이 아니기에 지양해야 할 부분은 분명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얼마전 한 명문 사립대생이 고소득을 올리는 유투버를 보면서 불만을 내비친 이야기를 접하였다.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은 죽어라고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콘텐츠를 통하여 고수익을 창출하는 그들을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가려는 길을 타인과의 비교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왜 자신의 길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타인의 선택을 폄하하려는 것일까? 거꾸로 그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에 매진한 것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던 것일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하나의 기준에 의거하여 거기에 집착하고 또 그것으로만 모든 것을 보려는 것 같아서 씁쓸함이 밀려온다.

 굳이 한국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우리 자신이 이방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면 과장된 생각일까?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한국 사회의 기준에 부합되는 경우가 성공의 표본이 되는 현재의 사회에서는 그 누구라도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제 우린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진심의 공간'으로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를 듣게 될 때, 우리는 지금보다는 더 나은 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g*******7 2019.07.15. 신고 공감 11 댓글 18
리뷰 총점 종이책
[관계/에세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이방인 안겔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
"[관계/에세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이방인 안겔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 내용보기
"일면식 없이도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에게 기댈 어깨를 내어주며 힘이 되어주는 것,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숨구멍이 되어주고, 난로가 되어주며 살아가는 것이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p5그 어떤 철학 혹은 인문을 주제로 한 책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에세이를 읽었다. 나이를 알 수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 같
"[관계/에세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이방인 안겔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 내용보기



"일면식 없이도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에게 기댈 어깨를 내어주며 힘이 되어주는 것,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숨구멍이 되어주고, 난로가 되어주며 살아가는 것이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p5


그 어떤 철학 혹은 인문을 주제로 한 책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에세이를 읽었다. 나이를 알 수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 같은 안겔라를 알게 돼서 기쁘다. 지구 반대편에 있다는 게 아쉽다. 때로는 가볍고 경쾌하게 때로는 무겁고 진중하게 그녀의 멜로디가 떠다니는 것처럼 그녀의 활자가 내 공간에 쿡쿡 박히는 기분이 든다. 어쩜 이리 글을 잘 쓰는지.


인간을 향한 통찰과 이해 그리고 따뜻함, 담을 수 있는 건 다 담아낸 손에 꼽을 만큼 좋은 책이다. 아니 좋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책이다. 아주아주 오래 기억될, 기억해야 될 책이다.



저자가 10여 년을 낯선 독일이라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찾은 행복이라는 깨달음 그리고 그렇게 낯선 이에게 내어준 행복은 다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에 공감하기를 주저한다. 그랬던가? 대한민국에서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낯선 이에게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의 정도를 베풀고 있을까? 낯선 경계 혹은 날선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우린 길가에 누워있는 누군가의 아들이자 혹은 딸일지도, 아버지나 어머니였을 사람들을 냄새나고 더러운, 패배자고 기피해야 할 인간이 아닌 별개의 종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또 곳곳에 보이는 힘없는 약자와 장애인들에게 그들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어깨를 내어줄 용의가 있을까. 대한민국에서는 던진 부메랑이 있다 해도 그 부메랑은 돌아올 방향을 여전히 찾지 못해 날고만 있는 건 아닐까. 씁쓸하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장애이해교육을 나간 적이 있다. 사실 용어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애를 이해하는 교육이라니. 아이들은 이미 누구나 다르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 다만 공감을 못하는 것일 뿐. 나와는 별개고 상관없는 사람들의 삶일 뿐.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린 다 그렇게 살고 있다.


어쨌거나 대한민국의 장애 출현율과 복지국가들의 장애 출현율을 비교하며 아이들에게 "왜 우리나라보다 핀란드가 장애인이 더 많을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이 거침없이 손을 번쩍 들었다. 딱 봐도 자유분방하고 까불까불할 것 같은 아이.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다 그리로 이민을 가서요."


뒤통수를 맞을 것처럼 눈이 번쩍 띄었다. 저 아이의 눈에는 대한민국의 복지란 형편없음을, 인간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는 없이 그저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듯이 시혜적이 복지가 최선인 것처럼 포장하고 선거철에만 유용한 복지라는 걸 다 들켜버린 듯했다.


인권은 더 이상의 힘을 가질 수 없는 가장 약한 자의 수준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처럼 복지는 가장 약한 자가 살기 위해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함께 나누는 것이다. 누구나 늙어가고 노동력을 잃고 장애가 생긴다. 너 나 할 것 없이. 그래서 복지는 사회보장은 필요하다. 다만 누구는 인생에서 조금 먼저 시작하고 좀 더 필요할 뿐이다. 예외 없다. 나는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님에도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 "공부 안 하면 저 사람들처럼 돼." 다 함께 행복해질 수 없는 우린 정말 부메랑을 던지고나 있을까. 갑자기 독일이 '구경'하고 싶어졌다.


참을 수 없었다. 혼잣말로 하기에는. 그냥 활자로 지워지지 않을 만큼 꾹꾹 눌러 기록하고 싶었다. '대구, 서울 그리고 코스닥'을 씨부린 그 인간에게 또라이 새끼라고 말이다. 에이, 기분 더럽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잊지 않기 위해 한 번씩 감기 몸살을 앓으며 복습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p35


알까? 안젤라를 안겔라로 발음하는 그녀가 자기가 한 저 말에 한참이나 울컥해진 지구 반대쪽 행성에 사는 외계인도 있다는 것을? 그 외계인이 어쩌면 친구가 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내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말들>을 읽으며 얼마 전, 아니 그전에도 종종 그랬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옷이 배달되었다. 한참을 기다린, 마음에 든다며 몇 번이나 나에게 어떠냐고 묻던 옷. 한데 입어 보고는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며 반품을 해야겠다고 하길래 핀잔 겸 타박을 했다. "또? 이게 몇 번째야? 사는 것보다 반품 비용이 더 들겠다."라며 가뜩이나 기분 상해있는 아내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살을 빼서 입지 그래?"라고까지 했었다. 근데 옷이 사람이 삼킨다는 말에 반성했다.




제목을 보면서 어쩌면, 나는 어쩌면 이 책이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사람이나 애초에 그렇게 태어나지 못한 사람 그러니까 장애인이나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면 하고 바랐는지 모른다.


지구 반대편에서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담은 그녀의 사이다 같은 발언은 여기,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란 얼마나 힘겨운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솔직히 이 책은 예상 밖의 책이다. 피아노 연주자의 이야기겠거니 혹은 인간 탐구에 대한 가벼운 개인적 철학 이야기겠거니 했다. 그래서 초반 펼쳐지는 안겔라와 함께 사는 화성인 남자와 그들의 아들 다니엘의 이야기에 10여 년의 이민자 혹은 이방인으로 행복의 부메랑을 날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이야기고 따뜻하고 재치 있고 인간적 '끈'을 놓지 않는 그녀의 이야기 정도, 딱 그 정도인 줄 알았다. 가볍고 기분 유쾌해지는 이야기. 그런데 가면 갈수록 궁서체에 가까워지는 것처럼, 그것도 아주 두꺼운 궁서체. 진지해지고 강렬해진다.


"왜 독일에 왔어요?” 보통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서 먼저 인사라도 하고 난 다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물어보기 마련인데, 그렇게 대뜸 약간 화난 듯한 표정으로 고향을 묻는 사람을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고 얼떨결에 그녀의 질문에 답을 하고 말았다. 그 질문에 답하기 이전에 그녀의 무례한 태도에 대해 먼저 언급했어야 했다는 후회는 총총히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뒤늦게 밀려왔다. 남편의 유학 때문에 독일로 오게 되었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중얼거리던 혼잣말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우리 동네에 왜 자꾸 중국놈들이 오는 거야…." p254


사실 그녀가 가자마자 이방인의 삶이 아니라 원주민의 삶을 산 건 아니다. 중간중간 그녀가 겪었던 편견과 차별에 대한 이야기로 '나 사실은 조금 상처도 받았어.'라는 하소연도 있다. 동네 마트의 빨간 머리 아줌마나 뾰로통 해서 왜 우리 동네에 왔냐고 날을 세우는 사람들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예의를 잃지 않고 다가서려 노력했던 그녀가 견뎌내는 이방인의 삶을 응원한다. 그녀의 말처럼 우린 모두 이방인이 아닌가. 제주도에서 3년 살았던 나도 '육지 것들'이란 말을 자주 들었더랬다.


인간이 왜 인간인지에 대한 나름의 정의와 그렇지 못한, 인간 같지 않은 인간에 대한 안쓰러운 질책. 그렇게 그녀는 김기춘을 가르치고 있다. 그가 인간다움이 뭔지 배울 의지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304개의 우주를 지워버린 그것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


한참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를 두고 옥신각신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복지수준에서야 당연 보편복지는 꽤 여러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나 국가의 재정이나.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복지일지 모른다.


"부모의 소득이 다 다른데 같은 학비를 내는 게 오히려 공저하지 못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복지를 우리나라 국민 수준으로 잣대를 들이대면 그저 미친놈 소리만 들을 게 뻔하다. 하지만 진짜 복지는 불공평을 정당하게 여길 줄 아는 수준은 되어야 할만하다. 똑같은 교육을 받는데 "왜 나만 더 내?"라는 부당함을 내세운다면 애초에 그 교육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게 진정 배제되는 것인지 관심에서 사라지게 된다.


누구나 공정한 보편 복지를 알지도 못하면서 입으로만 떠드는 정치인이 많아도 너무 많다.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여타 공화나 사회, 공산주의 등 여러 이념을 거쳐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민주주의 역시 부의 집중으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이 도를 넘었고, 그로 인한 사회구조적 부조리는 하늘을 찌를 정도다. 이처럼 다양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에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이념이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 안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힘없는 소수의 생각이 무시되지 않고, 특히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독일 사람들을 보면서 민주주의는 생각보다 좀 더 오래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불평등하지 않은 세상.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근로를 하는 사람은 임금의 격차나 인간적 대접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당연한 것들이 슬프게 부러웠다.


그리고 이제 막 유치가 빠진 유나가 안겔라에게 했던, 안겔라가 허를 찔린 듯 받아야 했던 "아줌마는 요즘 무슨 일이 제일 재밌어요?"라는 질문에 가슴이 저 만큼 내려앉았다. 아주 오래 생각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도대체 나는 무얼 재미있어하는지. 재밌어했던 것들을 찾는 동안 나는 점점 어려지고 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c********u 2019.07.1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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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함과 다정함을 느꼈다.일에 치이는 직장인들, 가사와 육아에 치이는 주부들, 이중노동을 하는 워킹맘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삶에 햇살처럼 녹아들어 있는 작은 행복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따뜻한 책이다.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은 다정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는 책이며, 저자의 아들 다니엘이 등장할 때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사회생활에 찌든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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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함과 다정함을 느꼈다.

일에 치이는 직장인들, 가사와 육아에 치이는 주부들, 이중노동을 하는 워킹맘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삶에 햇살처럼 녹아들어 있는 작은 행복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은 다정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는 책이며, 저자의 아들 다니엘이 등장할 때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사회생활에 찌든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간접 경험할 수 있음은 물론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사는 저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국에 녹아들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책에 저자가 작곡한 곡의 CD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는 것, 

글의 중간중간 창작의 순간들과 계기가 설명되어 너무 흥미로웠다. 

책을 읽을 때 CD에 수록된 곡을 틀어놓으니 예술가의 창작의 순간에 함께 한 느낌!

태어나 처음 해 본 경험이라 신기하고 설렜다. 

상처를 주는 것이 사람이지만 또한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도 사람이라는 것, 인종이나 재산과 같은 표면적인 요소들로 한 사람을 판단하고 일반화하는 것을 매우 위험하다는 것.

새삼스러울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강요없이 따뜻한 이야기들을 통해 천천히 스미는 배움을 얻었다.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지만, 독일의 현실과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교하며 우리나라 문화의 비인간적인 면모에 대한 비판도 다수 수록되어있다.

굉장히 공감이 되고 뼈아팠다. 지금 우리나라는 과도기인 것일까? 아니면 인간으로서 인간을 대우할 줄 모르는 천박한 문화가 고착되고 심화되고 있는 과정일까?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민성을 근면, 성실한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상은 성실과 근면 이데올로기가 살인적인 노동환경과 복지가 부재한 현실을 포장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안다.

빠른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을 부정할 마음은 없으나 국가주의적, 민족주의적 사상을 토대로 개인인 국민을 착취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실에 지쳐 소확행이 유행하고(물론 이것 또한 기업의 마케팅으로 이용되고 있다), 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 젊은 세대를 보며 이기적이라며 손가락질하는 기성세대들도 있지만, 그분들에게 그 이기적인 젊은 세대의 1인으로서 요즘 젊은 세대는 우리라는 울타리를 느끼면서 살아온 적이 별로 없으며 무한 경쟁으로 인한 파편화된 개인들로 존재하는 순간이 무수히 많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연대의 중요성을 깊이 통감했으며, ‘같이 건너보자는 말 속에 녹아있는 연대에 대해 함께 고민한 밀도있는 시간들이 느껴졌다.

국가의 복지를 확충할수록 국민들이 게을러진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표어는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개인적으로(가정안에서)’로 바꿔야 할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존중받고 살기 위해선 연대와 합의가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이번달 내내 휘몰아친 일상 속에 지쳐가던 마음을 위로받았다.

대한민국에서 삶에 염증을 느끼고 번아웃을 느끼는 이들에게 당신의 탓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d********5 2019.07.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낯선 사회에서 따뜻하게 살아가기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낯선 사회에서 따뜻하게 살아가기" 내용보기
독일에서 10여 년을 살면서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작가이자 음악가 김지혜가 독일에서 살아가며 느낀 여러 이야기가 담긴 책. 단순히 독일 생활 적응기가 아닌, 독일 혹은 한국사회에 대한 사색, 낯선 곳에서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함께 하는 가족들, 독일에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 이방인의 시선으로 보는 독일 사회, 저자가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낯선 사회에서 따뜻하게 살아가기" 내용보기

 

독일에서 10여 년을 살면서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작가이자 음악가 김지혜가 독일에서 살아가며 느낀 여러 이야기가 담긴 책. 단순히 독일 생활 적응기가 아닌, 독일 혹은 한국사회에 대한 사색, 낯선 곳에서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함께 하는 가족들, 독일에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 이방인의 시선으로 보는 독일 사회, 저자가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크게 4장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전체가 모두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글들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타인의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기에 나의 겉치장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독일 사회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나라가 얼마나 남들의 시선을 중시하는지 다시 깨달았다. 예전에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늘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 하는 선생님께 치마를 자전거를 타면 다른 사람들이 쳐다봐서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그녀가 한 말은 내 예상과 전혀 달랐었다. “치마를 입고 타고 자전거를 타는 게 잘못이 아니야, 치마를 입고 자전거 타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잘못 된 거야.” 그때 그 얘기를 듣고 얼마나 스스로가 부끄러웠는지. 그렇게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그날 이후로 아마 나는 타인의 시선을 덜 의식해도 된다는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 


우리는 흔히 복지국가 하면 북유럽을 떠올리지만 책을 통해서 독일의 복지도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훨씬 더 발전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복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사회가 내가 원하는 한국사회와 비슷하여 공감이 많이 되었다. 단점도 있겠지만 일찍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하는 독일 사회가 부러웠다. 아이들에게 종종 공부는 왜 할까라고 물어보면,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업 가지려고요.”라는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대답을 들을 때마다, 또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그 공부를 강요해야하는 내 스스로가, 한국 사회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저런 교육을 위해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결국은 어떤 종류로든 차별과 편견 없는 사회이기에 아직 한국 사회가 나아가길 길은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어느 사회든 세상에 완벽한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경쟁’ 속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며 달릴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닐까.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당신이 있어 제가 있습니다’라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인사말 우분투(Ubuntu) 일화를 읽으며,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타인에 대한 배려, 존중, 그리고 연대의식을 생각해 본다. 


계층, 성별, 인종 등 여러 기준으로 차별하지 않는 사회, 평등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살아가는 그런 사회. 이를 위해 나부터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같이 공감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서로 존중할 줄 아는 공동체, 이곳에서 옷과 가방이 사람을 삼키는 일은 없어 보인다. - 79쪽


복지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국가의 기반이 되는 모든 가정을 보호하고 뒷받침하는 일이고, 따라서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게 이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 뒷받침으로 인해 독일 사회가 건강히 순항하고 있다고 느낀다. ‘건강한 사회는 아이가 처한 환경이 어떻든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사회’라는 말을 이곳에 살면서 실감하고 있다. - 91쪽


인지학은 몰라도 만 다섯 살까지의 아이들은 ‘노는 게 공부’라는 걸 알고 있고 자신 역시 그렇게 자라온 사람들, 함께 노는 것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영어 유치원 같은 건 더더욱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지구 한편에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만든,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이 의외로 꽤 괜찮으며, 그런 부모들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만들어갈 세상도 꽤 기대가 되고 믿음이 간다는 것을 말이다. - 153쪽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웃고, 같이 울며 공감해 나갈 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힘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 나갈 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 295쪽


#아직독립하지못한책방 #아독방 #아독방서평단 #앙겔라킴 #AngellaKim #발도르프 

l*****z 2019.07.0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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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소설위주로 읽었다. 그것도 사람이 죽어 나가고 범인을 추리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위주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책읽기였다. 이 무더운 날씨도 한 몫해 좀 더 자극적이고 반전이 있는 소설을 선호하게 되었다. 오늘 만난 에세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에세이지만 너무나 재미있고 신선했다. 제목에서는 뭔가 인문학적 생각거리를 던지는 철학책이라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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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소설위주로 읽었다. 그것도 사람이 죽어 나가고 범인을 추리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위주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책읽기였다. 이 무더운 날씨도 한 몫해 좀 더 자극적이고 반전이 있는 소설을 선호하게 되었다.
오늘 만난 에세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에세이지만 너무나 재미있고 신선했다. 제목에서는 뭔가 인문학적 생각거리를 던지는 철학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자신의 삶에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한 편의 동화같은 잔잔한 감동도 있고 때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도 던지는 인생 강의학같은 책이기도 했다.

"소박한 식탁,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옷차림, 평범하고 소소한 일살들. 아무리 보아도 특별할 것이 없는데, 이들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할 것 같은데, 왜 이곳은 지옥이 되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이들은 왜 행복할까? 궁금증을 품은 채 저는 이들이 바라보는 곳을 천천히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수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또는 당연하지 안핟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때론 저를 당황스럽게 때론 슬프게 때론 행복하게 했습니다. . . 다만 한가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타인의 고통과 행복에 무뎌지지 않고 살아갈 때 그 행복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p5

그녀가 낯선 타국에서 삶에서 느낀 모든 것을 때론 슬프고 외롭고 힘든 경험도 있지만 가족과 함께 견디며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에 눈을 돌리며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물 소개라는 장이 있었다. 산소통이자 난로였던 내 친구들이라며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하면서 글이 시작하는데 색다르면서 얼마나 그들이 그녀의 낯선 독일 생활에서 큰 위로가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같은 엄마 입장이라 아들의 성장 일기가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 호텔 선인장이라는 동화책을 읽고 아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나도 같이 눈물이 났다. 200년을 사막에서 살며는 동물들에게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죽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선인장을 삶을 그린 동화책에서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질문을 받고 눈물 흔릴 작가. 어쩜 나도 어린 딸에게 죽음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는데 같은 입장이라 나도 감정이입이 되어 그만 먹먹해졌다. 이렇게 아들과 나누는 대화며 함께 하는 시간 모두 소중한 시간을 함께 느끼게 되어 감동이 느껴졌다.
오타쿠 남편의 에스프레소 이야기에서는 글에서 작가의 위트가 느껴져 재밌게 읽었다.
"연애 기간 2년, 신혼 6개월, 나한테 꽂혀서 미친 듯이 잘해주던 시간이 딱 2년 하고도 6개월이었다. 그래도 내가 에스프레소 기계보다는 유통기한이 6개월 더 긴 셈이다. 위로가 된다. 아주."p53
음악 창작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일상에서 느끼는 이야기와 그녀의 직업과 관련있는 전문적인 음악 이야기가 잘 어울려져 새로운 곡의 영감이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적었다. 부록으로 있는 CD를 들었으면 더 잘 이해되리라 생각된다.
10여 년 독일에서의 삶에서 그녀는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이 겪은 일들을 통해 인간으로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게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알려준다.



o***6 2019.08.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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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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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일이라는 나라를 얼마나 알고 있지?책을 읽기 시작하며 나의 배경지식을 점검해본다.너무나도 무지하여 깜짝 놀란다. 히틀러, 베를린(장벽, 우중충했던 영화?), bmw, 괴테, EU의 대표국가! ,이히리베~정말 이 정도인데 읽기 시작해도 되는걸까?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일고있는 나를 발견~ 이거 웬일이지? 잘 익힌다! 저자의 배려에 감사했다. 평소 에세이 집 등 수필류를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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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일이라는 나라를 얼마나 알고 있지?

책을 읽기 시작하며 나의 배경지식을 점검해본다.

너무나도 무지하여 깜짝 놀란다.

히틀러, 베를린(장벽, 우중충했던 영화?), bmw, 괴테, EU의 대표국가! ,이히리베~

정말 이 정도인데 읽기 시작해도 되는걸까?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일고있는 나를 발견~ 이거 웬일이지? 잘 익힌다! 저자의 배려에 감사했다. 


평소 에세이 집 등 수필류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랬을까?

이 책 정말 재미있고 그러면서도 의미있게 읽었다.

남편의 에스프레소 예찬, 늦은 나이에 배운 자전거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무엇이 중요한지 금방 알게되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택배기사들의 삶을 느린 나라의 시각에서 해석한 '누군가의 목숨을 위험하게 만드는 간편함'

68혁명과 과거청산, 홀로코스트 기념비,  따돌림과 편견 그리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

타지에서 아들과 '호텔 선인장'을 읽는 모습은 특히나 보기 좋았다.

(물로 내가 아는 그 책이 아닌거 같기도 해서) 과연 어느 나라 책이려나 궁금한마음도 있었지만

함께 책을 읽는 그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부러운 마음이 앞섰다.

그런데 그 후를 장식한 아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부럽다 못해 내 심장에 콱 와서 박혔다.

죽어도 나의 유전자를 아들에게 남기고 갈 수 있으니 완전히 죽었다 할 수 는 없다.

비단 유전자 뿐이겠는가? 아마 평생 엄마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겠지?


그나저나 언젠가는 천문학을 꼭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겸손함의 미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 마음이 반영되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렇게 하나하나 책을 통해 재인식 하는 작업은 정말 좋다.


처음에 우려했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다해도 당초의 이 책을 읽으려 했던 나의 목표는

독일의 생활, 문화, 경제 등 그곳 전반에 대해 느껴보는 것이었다.

솔직 담백하고 재미있기까지 한 저자의 기록에서 독일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괜찮은 곳이었다!

나의 편견이 많이 깨지는 기분이었다.

현재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그들의 국민성으로 충분히 이겨내겠지?

꼭 잘 이겨내서 그들이 생각하는 동정의 복지가 아닌 당연한 복지가 맞음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가 더 걱정이 되었음을 밝힌다.

물론 촛불혁명을 이끌어 낸 현명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두가 함께라는 사실을 잊지 않을것이라 믿는다.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타인의 고통과 행복에 무뎌지지 않고 살아가기를......

f******7 2019.08.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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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단하나의이유(파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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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간이라는단하나의이유 소개시켜드리도록 할께요 ~♡ 만 15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유학길에 함께 올라 독일에서 지낸지 10여 년, 200년 역사를 지닌 독일 카를스루에서의 2년, 그리고 2,000년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트리어에서 지금 생활하고 있으며, 곧 트리어를 떠나 독일 다른 도시로의 이사를 앞두고 있다는 저자 김지혜, 독일식 이름 안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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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간이라는단하나의이유 소개시켜드리도록 할께요 ~♡

 

만 15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유학길에 함께 올라 독일에서 지낸지 10여 년, 200년 역사를 지닌 독일 카를스루에서의 2년, 그리고 2,000년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트리어에서 지금 생활하고 있으며, 곧 트리어를 떠나 독일 다른 도시로의 이사를 앞두고 있다는 저자 김지혜, 독일식 이름 안겔라.

 

 

사회학을 전공하고 한때 노찾사 멤버였다는 저자 김지혜.

요즘 세대들에게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를 아냐고 물어보면 노찾사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세대 차이를 실감하며, 조앤의 경우 노찾사 공연을 보러 갈 정도로 노찾사를 무척 사랑했던 1인이라 저자 김지혜가 노찾사의 멤버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동기가 충분했던 책~~~!!!

 

 

노찾사 출신답게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 세상을 향한 외침들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겨지는 이 책은 독일의 문화, 교육 시스템, 장애인 복지 제도 등과 같은 독일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 책이었기도 했는데요 ~

특히, 장애인 복지제도는 우리나라가 많이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독일 여행을 아직 안 해보았기에 독일 가면 2000년 역사를 가진 트리어에도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 이방인, 안겔라의 눈으로 바라본 독일 사회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책이었던 거 같습니다.

 

 

책속 인물에는 독일에서 육아와 가사로 10년을 보내다 지금은 발도르프 학교에서 반주자로 일하면서 글을 쓰고 있는 주인공 안겔라, 미디어 아티스트인 남편 정호, 고양이 '미니'를 모시고 있는 아들 다니엘, 그리고 산소통이자 난로였던 친구들 비비아나, 비올라, 아나, 코니, 한나가 함께 등장하며 독일에서 10여 년 생활하며 집에서, 학교에서, 동네에서 겪은 평범하고 작은 일상들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잔잔하게 울리다가도 가끔은 베토벤의 운명 같은 강렬한 멜로디가 함께 하는 책입니다.

 


 

때로는 육아를 담당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때로는 오타쿠 같은  남편과 사는 아내의 입장에서, 때로는 동네 친구들과 수다 떠는 아줌마의 입장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보며,


기억해 두고 싶은 책 속 내용 정리보았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트리어, 나의 고향

 

 

트리어는 2,000년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도시 전체가 그림책에서 바로 튀어나올 듯한 고풍스럽고 아기자기한 건물들로 가득했다...

 

오래전 로마의 도시가 있었던 이곳엔 아직 로마의 유적이 거리에 곳곳에 남아 있고, 독일 땅에 남은 로마의 흔적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머물렀던 도시 카를스루에에서는 '시작하는 사람의 행운' 같은 게 따랐던 거 같다. 언어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큰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그때 알았다.

 

 

그렇게 2년 동안 정든 이웃들과 친구들을 두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트리어에 도착했는데... 참으로 예쁜 이 도시의 모든 집과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게 손을 뻗어도 만져질 것 같지 않은. 그저 하나의 풍경이었다. _P.11


 

¶1장 나 그리고 파밀리에 Park

음악창작노트1 ♪숨박꼭질도 하고요, 잡기 놀이도 하고요 ♪고양이랑 놀아요

 

내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말들

 

 

문득 내가 이제 더 이상 쓰지 않는 표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적어도 몇 번씩은 썼던 말들, '이쁘다''날씬하다''키가크다''살이쪘다','빠졌다' 같은 표현들을 독일에 온 뒤로 써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누군가의 외모에 대해 저런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_P.77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

내가 맡은 3학년 수업 시간에는 담임선생님 말고 또 한 명의 선생님이 들어온다.

 

그 이유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이가 서 있어서인데, 오로지 이 친구만을 위해 한 명의 교사가 특별히 수업에 더 참여한다. 한 아이만을 위해 특별히 파견된 보조교사.

 

'세금은 이렇게 쓰여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모차와 휠체어가 갈 수 없는 곳은 없다.' 독일에서 10여 년째 생활하면서 느낀 점이다. 이곳에 와서 제일 처음 놀란 것은 버스였는데, 계단이 없고 바닥이 매우 낮아서 유모차를 밀고 그대로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버스 뒷문 쪽에는 아예 유모차와 휠체어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사람이 뒷자리까지 꽉 찬 경우에도 유모차나 휠체어가 버스에 오르는 순간이면 사람들이 양쪽으로 쫙 갈라지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을 매번 보게 된다. _P.102


 

행운의 동전

할머니 한 분이 동전을 떨어뜨렸다. 도와드려야겠다 싶어서 허리를 굽히는데, 할머니는 웃으며 그런 나를 말렸다.

 

"고맙지만 그냥 두세요. 나중에 누군가 그 동전을 발견하겠지요. 그 작은 동전 하나가 누군가에겐 행운의 동전이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_P.118

 

¶ 3장 독일, 이방인이 들여다본 세상

음악창작노트 ♪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노는 게 공부인 독일 유치원

트리어에 30년째 살고 계신 할머니가 알려준 '좋은'유치원의 기준은 선생님이 얼마나 자상하고 친절한가, 아이들이 잘 뛰어놀 수 있는 곳인가였다. 독일은 연방국가라 주마다 제도가 조금씩 다르기 마련인데, 유치원 프로그램은 비슷했다. 일단 가장 놀랐던 건 한국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시에서 운영하거나 개신교나 가톨릭 등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유치원만 있었다._P.153

 

 

독일의 학교 그리고 사회

 

 

만 다섯 살까지 글의 가르치지 않고 뛰어놀게 하는 유치원 교육은 아주 훌륭하지만 4년의 초등 교과과정 이후 바로 실업계와 인문계로 나뉘는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좀 빠르다는 생각을 하는데, 독일 사람들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마련해 놓은 제도적인 장치도 있다...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학교 수업은 오후 1시면 끝난다. 한국 나이로 중학교 2~3학년 정도 되는 상급생이 되면 이제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오후 3~4시까지 남아 수업을 더 받게 된다. .. 대학을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임금 차이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 틈을 메워주는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_P.156

 

아이를 낳으면 양육비를 받고, 실직할 경우 실업수당을 받고, 소득이 충분치 않을 때는 주택수당도 받을 수 있고, 자립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수당도 따로 있다. 자신이 낸 세금이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아는 국민들은 세금 납부에 대한 거부감이 업고, 기업은 자기가 고용한 사람들을 위해 보험금(의료, 연금, 실업 보험 등)의 반을 책임지고, 정부는 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처리한다. 그러니 이곳 사람들은 질병이나 실직, 퇴직 같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큰 어려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살기 위해서 대학을 가는 일 또한 없다._P.157

 

모든 직업이 각각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것, 그러므로 모든 직업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존중이 말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정당한 대가가 꼭 포함되어야 한다는 게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상식 이하의 갑질을 이곳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 내가 보기엔 그 사회적 합의와 그 합의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법이 지금의 도일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듯하다. 그들의 교육과 입시제도가 아이들에게 지옥이 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기반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_P.158

 

발로르프 이야기

 

건물은 낡고 후지고 인터넷은 느려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 공감이 제도와 법으로 뒷받침된 사회, 그래서 서로가 공존 가능한 사회 말이다. _P.162

 

파업 같지 않은 파업

 

그리고 아트라베시아모

"아트라베시아모 Attraversimo!"

이탈리아어로 "같이 건너보자"라는 말이다... 누군가의 머리를 짓밟지 않고 손을 잡고 함께 강을 건너는 사람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아는 사람들. 인간 세상에서 천국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해도 최소한 지옥을 면하는 길은 가능해 보인다. 그저 서로 손을 잡는 것만으로 말이다._P.167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

 

이곳 사람들은 말 그대로 '예술'을 즐긴다. '나는 음대도 안 다녔는데 무슨 작곡을 하고 무슨 음반을 내겠어' '전공자도 아닌데 무슨 그림 전시회를 하겠어. 내가 그럴만한 깜냥이 되나'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예술이 생활의 일부다..... 누군가 내게 '음악가' 혹은 '작가'라는 직함을 주든 말든 그것과 상관없이 나는 김지혜이고 글을 쓰고 음악도 만든다. 나는 그저 그런 사람이다. _P.171

 

 

어디로 가세요,

 

낭떠러지 그 앞에 서서

 

독일 아이들은 보통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글을 배운다.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알파벳 하나, 숫자 하나를 쓰고 읽을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문자와 숫자에 관한 개념을 잡아 나가야 하는 것이다...독일의 학교 성적표에는 석차가 없다. 초중고 다 그렇다. '누구보다 더 잘해야 한다'라는 이야기 대신 아이가 받은 점수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석차는 없지만 유급 제도가 있어 성적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면 한 해 더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한다. _P.194

 

 

4장 어깨를 부딪친 모두가 삶의 스승

음악창작노트4 ♪숲,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잃었던 ♪비가 내려요

 

 

'한국과 핀란드 교육의 차이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게 경쟁이냐 협력이냐 하는 것이다. 경쟁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 명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든다는 것에 있다. 학습 과정에서 경쟁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_.P195. _핀란드 움직이는 학교 혁신, 피터존슨.

 

 

에필로그 우리는 결국 모두 이방인입니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웃고, 같이 울며 공감해 나갈 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힘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 나갈 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제가 겪은 일들을 있는 힘을 다해 털어놓는 이유입니다...

 

 

살던 곳을 떠나는 순간 누구나 이방인이 되는 것이겠지요. 아니, 어쩜 우리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조차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매 순간 사람들은 서로 같은 점을 찾기보다는 다른 점을 찾아 분류하고, 분류되고, 차별받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 '다르다'라는 잣대.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늘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_P.295

 

"Attraversiamo~!!!"

"같이 건너보자~!!!"

 

 

우리 함께 ~ !!!

 

 

내가 조금 더 손해 보더라도 조금 더 양보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꿈꿔 보며, 떨어뜨린 동전 하나가 누군가에겐 행운의 동전이 될 수 있는 거처럼, 만남이라는 자체 또한 누군가에게 행운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더운 날씨 속에 오늘도 승리하는 삶 살아가시길 바래요 ~~~♡

 

 

 

 

 

 

 

 

 

 

 

 

 

 

 

i*******n 2019.08.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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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저의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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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저의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를 읽고사람이 한곳에 계속 생활하게 되면 그곳이 모든 것임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물 안 개구리'라는 폐쇄적인 사고와 함께 좁은 생활패턴을 지닌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방적인 사회변화나 여러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회피나 거부하게 된다. 솔직히 세계화 시대에 있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정에서 교육 환경이나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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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저의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를 읽고

사람이 한곳에 계속 생활하게 되면 그곳이 모든 것임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물 안 개구리'라는 폐쇄적인 사고와 함께 좁은 생활패턴을 지닌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방적인 사회변화나 여러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회피나 거부하게 된다. 솔직히 세계화 시대에 있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정에서 교육 환경이나 여러 여건 개선 등을 통해서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체험을 통해 적응을 하기 때문에 변화 속도가 빨라서 다행이라 생각은 한다.

또한 각종 정보통신기기 발달로 인하여 스스로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세상이다.

개인적인 도전으로 유튜브, 기사 자격증 획득도 가능하다.

그리고 좋은 책이 나오면 책을 통해 각종 앞서가는 정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드는 노력도 기울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우리 한국인에게 여러 의미를 던지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에만 살고 있다고 하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외국(독일)에서 살면서 느낀 여러 감정들을 저자가 직접 표현하여 발표한 글이다.

저자가 페이스북 편지글로 한국 사회에 뼈아픈 질문을 던진 음악가 김지혜의 지극히 사적인 공존법 인간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 김지혜가 한국을 떠나 머나먼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산지도 벌써 10여 년. 한국인과 독일인 사이에서 다양한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과 여유를 선물 받았다는 그. 그런 그가 말하는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상위 몇 퍼센트를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다수가 아닌 소수가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다수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갖추고 있는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을 향한 음악가 김지혜의 당찬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인간 세상에서 천국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해도 최소한 지옥을 면하는 길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가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들을 수 없는 귀한 이야기다.

그래서 듣고 새길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세계는 닫힌 세상이 아니다.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방인으로서 아들과 함께 독일에서 10여 년을 살면서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작가이자 음악가 김지혜가 살아가며 느낀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다.

단순히 독일 생활 적응기가 아닌, 독일 혹은 한국사회에 대한 사색, 낯선 곳에서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함께 하는 가족들, 독일에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 이방인의 시선으로 보는 독일 사회, 저자가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크게 4장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전체가 모두 이방인 안겔라 저자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글들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저자의 마지막 글귀가 마음을 울린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웃고, 같이 울며, 공감해 나갈 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힘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 나갈 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제가 겪은 일들을 있는 힘을 다해 털어놓는 이유입니다."(296p)

그렇다.

우리는 결국 이방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오늘 하루도 인간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감사하면서 함께 살았으면 한다.

m***3 2019.08.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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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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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라는 나라는 참 살기 좋은 나라 중에 한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이제 15개월 된 아기가 있다면 이 낯선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녹록했을까 싶다. 아무리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더라도 '이방인'은 이방인이다. 그런 저자가 독일에서 적응해 가는 생활을 담고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이다. 남편이 유학을 가게 되어 어린 아이와 함께 독일에서 생활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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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라는 나라는 참 살기 좋은 나라 중에 한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이제 15개월 된 아기가 있다면 이 낯선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녹록했을까 싶다. 아무리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더라도 '이방인'은 이방인이다. 그런 저자가 독일에서 적응해 가는 생활을 담고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이다. 남편이 유학을 가게 되어 어린 아이와 함께 독일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낯선 외모의 동양인, 트리어라는 마음에서는 그런 동양인을 보기 힘든 곳이었다. 그런 이방인은 다른 독일인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저자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아들인데 처음 독일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 아들의 친구 엄마들이었다. 아마 아이의 부모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친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15개월에 한국을 떠난 아이는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된다. 여전히 아들 친구의 엄마들과 친구로 지내며 독일 생활을 이야기 해준다. 한국에서는 스펙도 없는 피아노 연주자였고 독일에 와서는 전에 해 보지 못한 일들을 해 보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전거 타기인데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자전거를 탄다는 독일인들에 비해 타고난 몸치에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던 저자는 마흔이 되어서야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것도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고 나중엔 가족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장을 보러 가는 실력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독일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독일에서는 사람의 체형을 평가하는 듯한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쁘다, 날씬하다, 키가 크다, 살이 쪘다, 빠졌다'와 같이 한국에서 하루에도 여러번 사용하는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외모에 큰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신경쓰지도 않는다. 검소하고 합리적인 독일인의 모습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이웃에 살고 있던 싱글맘의 이야기도 나온다. 싱글맘의 몸이 아픈 것 같아 아이들을 함께 놀게 한 이후 친해지게 되었는데 싱글맘을 통해 독일 사회의 워킹맘의 현실을 알게 된다. 독일에서는 사회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일을 쉬더라도 1년 정도 실업 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도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짧다. 하루에 7시간 일했다고 푸념하는 이웃 싱글맘의 이야기는 정말 한국의 워킹맘들과는 비교되는 시스템이다.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에서는 부러운 독일의 제도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선진국이라고 알려져 있고 이미 많은 제도들이 국민을 위한 제도들 같아 부러운 점들이었다.



   

s********3 2019.08.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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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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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안젤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다름과 부족함의 경계에서우리는 결국 모두 이방인이다저자 김지혜가 한국을 떠나 머나먼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산 지도 벌써 10여 년.한국인과 독일인 사이에서의 다양한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과 여유를 선물 받았다고 말한다.한국을 떠나 머나먼 독일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 때, 소박한 식탁,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옷차림, 평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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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안젤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

다름과 부족함의 경계에서

우리는 결국 모두 이방인이다

저자 김지혜가 한국을 떠나 머나먼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산 지도 벌써 10여 년.

한국인과 독일인 사이에서의 다양한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과 여유를 선물 받았다고 말한다.

한국을 떠나 머나먼 독일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 때, 소박한 식탁,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옷차림,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들, 아무리 보아도 특별할 것이 없는데,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할 건데, 왜 이곳은 지옥이 되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이들은 왜 행복할까?

궁금증을 품은 채 그들 속으로 들어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수많은 질문과 마주해보니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른 모습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타인의 고통과 행복에 무뎌지지 않고 살아가노라면 그 행복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더란 것이다.

낯선 언어, 다른 문화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해도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기댈 어깨를 내어주며 힘이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것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그들을 통해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헬조선에서 인간으로 살기도 힘들다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최소한 인간으로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그곳….

몸이 아파도 출근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노동자, 인간의 기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인들, 파업이 정당하지 못한 일이 되는 모습, 한 부모 가정이 국가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되려 손가락질 받는 행태 등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들.

매 순간 사람들은 서로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기보다는 단점을 찾아내는 데만 급급하고, 너와 나를 나누고, 분류하고, 차별하는 사회는 '다름'과 '부족함'이라는 잣대 안에서 누군가를 이방인으로 만들거나,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규정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 세상에서 천국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해도 최소한 지옥을 면하는 길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한국이라는 사회가 가진 이기적이고 권위적인 단상들과 학벌과 능력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그들만의 세상을 사는 소수 상위 몇% 부류들에 의해 다수의 사람들이 정신적, 육체적 상대적 박탈감으로 고통받는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같이 공감해주며 나아갈 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힘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나갈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 함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의 유학으로 생후 15개월 된 아들과 함께 독일 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독일과 한국의 다른 모습과 다른 생각들을 생활 속 에피소드들을 저자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에 음악가 특유의 감성과 부드러움을 더해 잔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리 살기 좋고 행복해 보이는 독일이라도 이방인을 향한 그들의 경계와 인종차별은 그를 숨 막히게 만들었지만 그녀가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부터 였단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고향인 한국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을 머나먼 독일에 와서야 깨달았다고....

사람을 알아기 위해 필요한 건 그 사람 그 자체이지, 사람의 조건이 아니다.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누군가를 미워하고 특정 나라나 종교에 선입견을 갖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없고, 한정된 경험과 부족한 정보에서 오는 편견만큼 사람의 성장을 가로막는 게 없다는 것 또한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P. 24~25

사람들은 '학벌'을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에만 쓰지 않는다.

서로 좋아서 결혼하려는 사람들을 두고 '어느 쪽이 더 아까운가' 저울질하는데 쓰기도 한다.

결혼 전, 남편의 지인들과 함께한 자리에서였다.

남편이 화장실에 간 사이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정호가 정말 아깝다고 생각해요. 알아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재빠르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미국엔 가봤어요?"

"아니요."

내 대답을 듣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하긴, 대구에서 서울까지 왔으면 멀리도 온 거지. 코스닥이 뭔지는 알아요?"

미국과 대구, 서울 그리고 코스닥에 이르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 머릿속을 마구 헤집고 다닐 때, 남편이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남편을 본 그분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남편에게 말했다.

"정호야! 제수씨가 사람이 아주 좋아."


p.66

“정말? 정말 그것만 받아?”

유디트의 생각에 내가 받는 월급이 너무 적은 액수였던 모양이다.

나는 말했다.

“나는 선생님이 아니라 피아노 반주자니까 그렇겠지.”

내 말을 듣던 유디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독일 공립학교의 경우는 달라. 학교라는 틀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받아야 하는 기본급이 있어. 수위실에서 일하는 사람이든 교사든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든 말이야. 아, 정말 말도 안 돼.”


P. 67

이곳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돈을 얼마나 버는지' 물어보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한다.

그런 걸 묻는 것 자체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른가 이야기하기는 힘들겠지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이런 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걸 물어보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사람 옆에서 나는 인간으로서 조금 더 배려 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P.68

독일에서는 대학을 졸업하는 것 자체가 엄청 어려운 일이라 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 나는 내가 그렇게 대단하거나 똑똑하지 않은 인간이라는 걸 말해주어야 할 의무 같은 걸 느꼈다.

"한국은 독일하고 상황이 달라서 대학 간 격차가 있어. 미국처럼.

내가 나온 대학은 그렇게 좋거나 유명한 대학은 아니야."

내 말이 끝나자 한나는 잠깐 내 얼굴을 말없이 몇 초 동안 응시하더니 조용히 내게 말했다.

"너랑 나랑 친구가 되는데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말문이 막혔는데, 희한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늘 나이, 출신 학교, 직업, 가족 관계를 묻는 호구조사부터 시작하고, 배우자나 부모의 직업부터 사는 곳, 사는 정도까지 탈탈 털어놔야 관계가 시작되던 한국에서 30년 살다 온 내게 조금은 낯선 풍경이었다.


P.76

문득 내가 이제 더 이상 쓰지 않는 표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적어도 몇 번씩은 썼던 말들, '이쁘다', '날씬하다', '키가 크다', '살이 쪘다, 빠졌다'같은 표현들을 독일에 온 뒤로 써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누군가의 외모에 대해 저런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살 때 나는 겉치장에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얼굴에 자신 있나 보지?"하는 농담을 가장한 비아냥거림이 날아들거나 자기 관리에 철저하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일이 많았고, 사람들은 옷과 화장, 날씬한 몸을 잣대로 누군가의 삶의 태도를 아무렇지 않게 논했다.

몸매나 옷차림에 대한 강박관념이 사라진 건 이곳에 오고 난 뒤부터다.

한국에선 어떤 스타일의 옷이 유행하면 거리 전체가 그 옷으로 물결치는 경우가 많은데. 독일에서는 그런 경우를 볼 수가 없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옷을 입거나 똑같은 가방을 드는 일은 자기만의 취향과 색깔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는 의미고, 따라서 그런 일을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골라 당당하게 입고 다닌다.

옷에 의해 인간이 선택당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옷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서로 존중할 줄 하는 공동체.

이곳에서 옷과 가방이 사람을 삼키는 일은 없어 보인다.


p. 80

독일에서는 경제가 불황이든 호황이든 상관없이 벼룩시장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상위 10%, 하위 10%가 아이들 옷차림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회.

최소한 이곳에는 옷과 가방의 가격으로 '계급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없다.

구별과 차등이 없을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들이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P. 85

그 친구와 니야기를 나누며 나는 또 그 '먼 나라'이야기는 꺼내지 못했다.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녹초가 된 엄마에게 아이를 돌보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사회.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기는커녕 무자비하게 짓밟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사회가 그 친구에겐 정말 상상하기 힘든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p. 98

누군가의 목숨을 갈아 넣은 편리함은 과연 우리에게 안락함만을 가져다줄 것인가?

누군가의 저녁 시간을 빼앗고,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과 맞바꾼 신속하고 편리한 시스템으로 우리는 언제까지 안전할 수 있을 것인가?

이길현 씨가 남긴 마지막 말이 자꾸만 생각난다.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

영화 <일 포스티노> 속 집배원 마리오가 감명받았다며 읊조리던 네루다 파블로의 시 한 구절을 탄식처럼 내뱉는다.

"인간으로 살기도 힘들다."


p.153

인지학은 몰라도 만 다섯 살까지의 아이들은 '노는 게 공부'라는 걸 알고 있고 자신 역시 그렇게 자라온 사람들.

함께 노는 것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영어 유치원 같은 건 더더욱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지구 한편에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만든,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이 의외로 꽤 괜찮으며, 그런 부모들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만들어갈 세상도 꽤 기대가 되고 믿음이 간다는 것을 말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이 세상엔 대치동 말고 이런 동네도 있다.


p. 161

10년 넘게 독일에 살면서 느끼는 건데, 이곳에서는 최소한 돈이 없다고 다른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무시당하거나 목숨을 위협받는 일 같은 건 없다.

그런 게 '야만'이라는 것 정도는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다.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없어도 최소한 야만은 벗어던진 세상 정도는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돈이 아니라 인간이 기준이 되는 공정함과 잣대로 굴러가는 세상 정도는 꿈꿔볼 만하지 않겠는가?

건물은 낡고 후지고 인터넷을 느려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 공감이 제도와 법으로 뒷받침된 사회, 그래서 서로가 공존 가능한 사회 말이다.


p. 167

아트라베시아모!

이탈리아어로 "같이 건너보자"는 말이다.

독일 사회에서 흘러나오는 온갖 이슈들을 지켜볼 때마다 매번 이 말이 생각난다.

누군가의 머리를 짓밟지 않고 손을 잡고 함께 강을 건너는 사람들,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아는 사람들.

인간 세상에서 천국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해도 최소한 지옥을 면하는 길은 가능해 보인다.

그저 서로 손을 잡는 것만으로 말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작곡, 연주한 피아노곡이 담긴 CD가 별책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

YES마니아 : 로얄 q******h 2019.08.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