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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한국소설입니다. 해마다 부산이 배경인 소설을 자의반타의반 읽습니다. 김언수 작가님의 「뜨거운 피」, 김영탁 작가님의 「곰탕」, 이번에는 김주영 작가님의 「완벽한 생존」입니다. 부산에서도 해운대, 동남쪽 부산입니다. 저는 부산출생은 아니지만, 부산이 배경인 소설을 좋아합니다. 헐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이 뉴욕, 혹은 LA배경이지만, 시애틀이나, 아틀란타같은 도시가 배경이 되면 왠지 알 수 없는 친근감이 옵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입니다.
해운대를 배경으로 1999년 열 두명을 죽이고 목을 맨 범인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스릴러 소설의 핵심은 범인 찾기이지만, 이 책은 공범자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추적하던 신문기자 미희의 시간은 흘러, 공범자를 추적하다 보니, 연쇄살인의 기록들을 발견합니다. 사람을 한 번 죽이는 것이 어렵지, 그 다음에는 연쇄로 이어지나 봅니다. 한국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에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연쇄살인범들이 나오듯이, 여기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연쇄의 희생양이 됩니다. 이런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99년의 범인은 이미 목을 메고 자살했다고 했는데, 그럼 미희가 추적하는 공범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공범자가 진짜 범인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을까요..... 소설은 마지막 열 페이지를 남기기 전까지, 독자들의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모든 것을 마지막에 쏟아 붓습니다. 하지만, 구성이 조금 아쉽습니다. 영화로 치면 반전영화, 엄청난 클라이막스가 되겠지만, 소설에서 몰아붙이는 힘은 조금 약합니다. 전체적으로 소설을 받치는 힘도 부족하고, 구석구석의 디테일도 부족합니다. 더욱이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것치고는 부산의 색깔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냥 바다가 보이는 도시 어디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범인, 공범자, 연쇄살인, 오두막등의 키워드에 신경을 쓰다 보니, 놓친 부분들이 드러납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소설들이 있는데, 「완벽한 생존」은 영화에 가깝습니다. 디테일보다 스토리에, 스토리보다 마지막 반전 한방에 비중이 실려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부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곰탕」도 영화가 연상되는 스토리 구성이였고, 「뜨거운 피」는 실제로 현재 천관명 작가님의 감독데뷔작으로 영화제작중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다와 산이 있는 큰 도시라는 게 매력일까요. 아니면 우연일까요.
부산 배경의 소설, 영화로 만들기에 적절한 스토리, 왜 그런지 궁금하신 분들 포함, 한국 소설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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