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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동문예아카데미에서 주최한 팔로우 특강 “좌절+열공”의 강의 모음집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9명의 강사는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있으신 분들이기도 하다. 좌절과 열공의 상징이기도 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당시의 강의하시던 말들을 그대로 받아 적은 책이라서 현장감이 있고 내가 청중석에 앉아 있는 느낌이 많이 든다. 강의 시점이 최근이기에 아무래도 작금의 현실들이 반영된 강의가 대부분이라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경험했던 많은 절망들이 또는 좌절들이 포인트처럼 쌓여서 어느 순간 목돈이 된 적립금을 통쾌하게 쓰는 것처럼 통열한 자기 발전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갑자기 내가 성숙하고 성장할 때, 그때가 바로 강약이 다른 좌절들을 적립해놓은 결과가 아닌가 한다. 경험이 없는 것은 좌절도 없고 희열도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안전망에서 곱게 닦아 놓은 길로만 간다는 것은 ‘일상의 반복’ 수준이며 ‘생각 없는 사람’들이 타는 기차에 승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책에 실린 아홉 명의 강사 중 엄기호 씨의 이야기가 가슴 구석구석에 남는다. “진짜 경험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우연입니다. (중략) 우연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삶에 주어졌을 때 그걸 예민하게 잘 받아들여야 하는데 우리는 점점 가면 갈수록 우연을 우리 삶에서 추방하고 있습니다. 내 삶에 우연이 개입되고, 내 여행에 우연이 개입되는 걸 못 견뎌 합니다. 왜냐하면 우연이 내 삶에 개입했을 때 흐트러진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무엇이 흐트러지는 걸까요? 바로 일정, 정해진 스케줄이 흐트러집니다. 우리는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스케줄대로 움직였을 때 성공한다고 생각하고 불안해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습니다."(236-237p)
나는 위안을 얻는다. 그들이 말하는 좌절과 공부 방식에 내 삶도 비추어본다. 책이란 건 이런 역할을 해주는 때가 참 많다. 이 많은 걸 다 경험할 수도 없고 기다릴 수도 없다. 그네들의 경험과 생각을 내가 정동문예아카데미에 가서 강연을 듣지 않았다면 어떻게 만나겠는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책으로나마 압축해주어서 감사하다. 내 삶이 흐르고 이 세계가 흘러가고 있다. 흐름에 내 몸을 맡겨서 어디에 내동댕이 치던 상관 안할거면 몰라도, 당장은 이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게 편하다고 둥둥 떠밀려가면서 정작 마음에 들지 않는 곳에 그 흐름이 내 몸을 맡겨 놓아버리면 누가 이렇게 했냐고 버럭 화를 낼 자격이 없다. 당장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입으로만 잘했네 못했네 평가는 잘 내리던 사람이 막상 그 일이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누구 때문이냐며 책임 소재를 따지고 달려든다. 그 동안 편안하게 물의 흐름에 자신의 몸을 맡긴 것은 자신의 의지였다는 것은 까마득 잊어버린다.
우리는 멍석이 아니고 망부석도 아니다. 우리는 시민이며 사람이며 생각하는 주체다. 강신주 교수의 말처럼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넘어가버리면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나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 내 목소리를 내야하고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용기를 내야한다. 주어진 상황에서의 확신을 얻기 위해선 계속 생각해야한다. 생각을 귀찮아 해서는 안된다. 생각의 거듭을 통해 확신생기고 확신이 있어야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이며 행동과 실천이 있어야 바꿀 수 있다. 꼭 당장은 못바꿔도 바꾸려고 의식은 하게 된다. 그것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고 인류를 위한 시작이다.
그들의 삶의 방식이 나에게 안맞을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겠다.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지식채널e의 김진혁 PD의 말처럼 “생각하지 않고 내린 결정의 악순환은 인간을 노예로 만든다.”(276p)는 것을 기억하련다. 우리는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끊임없이 의심하자. ★오타가 아닐런지 의심되는 부분 148p, 청중D : ...진보하지 않아서... ---> 진부하지 않아서 (가 아닐까??) 내용은 좋았으나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편집에 별 네 개 주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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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좌절했다. 물론 지금도 좌절 모드로 일상은 혼란스럽다. 지난주 금요일 최종 정리해고 소식을 접했다. 일일이 대응할 여지도 없이, 직원(임원 9명, 직원 31명) 40명 중에 직원만 10명이 해고 통보를 접한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난 정말 좋은 회사에 다녀요. 튼실한 재무 구조는 물론이고 직원들을 끔찍히도 아끼는, 그래서 장밋빛 미래만 그리고 있어요'라고 말했었다. 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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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의 편의성을 좇아 움직이며 결핍됨 없이 지내는 현대인들이지만 일상 속에 갈증을 느끼며 그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살아간다. 여러 가치관이 혼재하는 다원화 시대에 중심을 잡고 제대로 살기 위한 방편으로 평생 교육이 시대의 풍조로 자리한 지 오래다. 결핍의 시대를 지나 영양 과잉 상태에 이르러 몸집은 커졌으나 정신적인 성장까지 담아내지 못한 탓에 사회 문제를 초래하는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일은 많은 가르침을 담은 책을 읽으며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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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들다. 7~80년대에는 아무리 가난해도 부지런히 일하면 돈도 벌고 집도 사며 자수성가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늘 그자리다. 한 번 알바는 영원히 알바만 해야 하고, 한 번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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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제목을 보면 어떤 사람은 수능을 앞둔 고등학생들에게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책인 줄 알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본 학생들이 빌려달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그래 다 빌려줄게 시험 끝나고^^) 제목부터 독특한 이 책 <@좌절 + 열공>은 '정동문예아카데미의 팔로우Follow 특강'의 강연들을 모은 강연집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우리는 누구나 좌절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좌절'에서는 '좌절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주제로 다섯 분의 강연이 있다. 가끔씩은 그 좌절의 무게가 나의 힘으로 이겨낼 수 없을 만큼 무거워서 정말 확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이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그게 다 옛이야기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희망 곱빼기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좌절'이라니요. 의아하게 바라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주변에 만연한 이 좌절 바이러스의 근원을 먼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으니까요. 일단 두려움을 몰아내면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머리말 6쪽)" 라는 머리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좌절이라는 것의 원인과 실체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그 다음의 희망을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우리 시대의 성공 멘토라 해도 과언이 아닌 다섯 사람의 좌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회구조적인 좌절인 좌절시스템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하고 젊은이들의 미래를 암담하게 하는가를 이야기하는 법학자 조국 교수는 그 좌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시민사회의 실천이라는 주문을 한다. 한 때 가장 핫한 인물로까지 주목을 받았던 조국 교수의 강연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우리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그 해결책으로 이끌어낸다. 해고노동자의 집단 트라우마를 연구하는 정신분석학자 정혜신,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노동운동가 김진숙, 우리 시대의 시인 도종환, 그리고 인기 웹툰 작가인 강풀까지 내로라하는 유명인사인 그들의 좌절 이야기는 책으로 읽는 내게도 그 강연장의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진지하고도 재미있었다. 특히 도종환 선생님의 '이이러니한 좌절의 연금술'은 함께 공감하는 부분이 더욱 많아서인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최고의 교육은 좌절하는 아이들을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라는 말은 가슴이 아프게 들렸다. 학교 교육의 실종과 교실 붕괴라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만 탓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잘하는 아이들만 끌고 가고, 나머지는 버리면서 가자는 시스템입니다. 그렇게 버려진 아이들이 받은 상처, 울분, 분노, 상실이 폭발할 때 사람들은 큰일이 났다면, 아이들이 달라졌다며 떠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잘못 만든 구조 속에서 아이들이 견딜 수 없어서 내는 비명 소리일 겁니다."(본문 135쪽) 버릇없고 이기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어쩌면 갈 데 없어서 내지르는 비명일 수도 있다는 말은 교실의 아이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말이었다.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초등학생까지도 장래 희망이 안정적 직업이어야 하는 우리 사회는 정말 잘못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힘이 빠진다. 이 역시 나의 좌절이 아닐 수 없다. '@열공'에서는 '이 시대 우리가 진짜 열나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서는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원하는 사랑의 철학자 강신주, 여성주의 인문학자(??이런 말도 있을까?) 정희진, 청춘의 인문학자 엄기호, 지식 채널e PD 김진혁의 강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철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려운 학문을 공부하는 강신주 선생의 강연은 생각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어서 철학을 한 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인생의 가장 짧은 순간인 1초마저도 어떤 경우엔 가장 긴 시간처럼 느껴지는 '지식채널'의 내레이션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우주의 시간 150억 년을 1년으로 축소할 때 인류가 역사를 만들어 간 시간은 1초(science)". 아무리 잘난 체 해도 우리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 말이다. 지식채널의 프로그램들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우리를 겸허하게 한다. 그의 강연 역시 따뜻하고 차분했다. 누구나 좌절하고, 누구나 쓰러지지만 누구나 다시 일어난다. 우리의 영원한 언니 캔디도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듯이 말이다. 우리 시대의 훌륭한 이분들과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이 세대는 살 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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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문예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여러 인사들의 강연을 모든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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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좌절을 하거나 실패를 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 시간들을 통해서 성장을 하기도 하고, 그 무게로 인해서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시간들에서 도망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좌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또 가능하다면 마주보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은 좌절 앞에서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무기력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리고 공부는 하고 있지만 무엇을 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읽게 되었던 책이 <@좌절+열공>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우선 좌절에 대한 강의로 시작한다. 사회적으로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 불합리한 현실을 마주하며 느끼게 되는 감정들과 생각들, 그 구조로 인해서 느끼게 되는 좌절로 인해 형성되는 무기력함과 결국에는 또 다른 시도나 노력조차 무색하게 만들게 되는 현실에 대해서 좌절하지만 말고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부딪혀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좌절 앞에서 우리를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누군가가 있음으로 인해 살아갈 수 있음을, 그렇기에 좌절의 순간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또 우리 또한 그런 존재가 되어야함을, 그리고 그럴 수 있는 방법들을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좌절의 실체에 대해서 보다 실질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마주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좌절에 대한 살아있는 그리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삶의 필요성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다. 이어 열공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알아가고 마주보기 위한 다양한 공부를 통해서 나 스스로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면서 이해해나가기 위한 공부의 필요성과 내 스스로에 대한 인식과 이를 표현하는 것, 또 다른 이의 시선에서 맞추어진 내가 아니라 내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야 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지식이라는 것 그리고 공부라는 것이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과정이자 경험해보는 것이라는 점, 그렇게 깊이 각인되고 실질적으로 인식하게 됨으로 인해 진정한 공부를 하게 되며 그것이 결국에는 인생에서의 방향을 결정하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토대가 되어 준다는 것에 대해서 알고는 있는 듯 했지만 정확하게는 와 닿지 않았던 것들을 보다 분명하게 알아가게 되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화적인 혹은 구조적인 한계라는 것만을 보면서 스스로 좌절을 만들어냈던 부분들도 없지는 않았으며, 이로 인해 시작조차 해보지 않은 채 무기력했던 부분들을 보다 가까이에서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좌절을 하게 된 순간, 그리고 누군가의 좌절에 대해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과정에 앞서 무조건 견디라고 채근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또한 내 인생이며 내가 주체라고 생각했던 인생 속에서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내 모습과 내 선택이었는지, 내 스스로의 삶을 살고 있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자, 경험을 하는 것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하게 다가왔던 부분들이 있었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을 테지만, 진정으로 살아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만은 분명하지 않을까 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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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정혜신, 김진숙, 도종환, 강풀. 다섯 명은 '좌절'에 대해, '나는 가수다'를 보는 느낌이다. '알던 가수 = 좋아하는 가수'는 아니었는데 '나는 가수다' 끝나면 이 책을 읽고 고마운 점. 나가수 출연한 가수 중엔 두 사람을 좋아한다. 『@좌절+열공』을 읽고 마음에 남은 강사는 정혜신, 엄기호, 김진혁.
덧) 책은 처음 서점에서 봤고 알라딘에서 사려고 보관함에 넣어뒀다가 강사별로 인상깊은 구절 몇 개씩 베껴쓰기하고 책은 사지 말까 하다가
사람이 진짜 좌절을 느끼는 때가 언제인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을 정신의학적으로는 1차 트라우마, 2차 트라우마라고 구분 합니다. 제가 실제로 상담한 케이스를 예로 들어 볼게요. 한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1차 트라우마입니다. 이 사실을 혼자 끙끙 앓다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서 엄마한테 털어놓았어요. 그런데 엄마가 깜짝 놀라면서 하는 말이 앞으로 이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2차 트라우마입니다. 그 여대생을 결정적으로 좌절시킨 것은 성폭행을 당한 사실보다 엄마가 한 말이었습니다. 며칠 후 그 여대생은 자살 시도를 했어요.
엄마 입장에서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여대생은 엄마의 말을 듣고 남들도 자신을 그렇게 바라볼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세상 누구도 내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면서 손을 놓게 되는 겁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상처도 받을 수 있고 패배할 수도 있고 모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앞서 빨갱이로 몰려 끔찍한 고문을 받은 분들도 말씀드렸지만, 그런 분들도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사람이 언제 살 수 없냐면 내 주변 사람들이, 내 아내가, 내 자식이 자신의 경험을 부정적으로 손가락질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2차 트라우마에 결정적으로 무너지는 겁니다. 우리는 가까운 친구들이 취업도 안 되고 노력해도 되는 일이 없다며 좌절감을 털어놓을 때 솔직히 난감하잖아요. 도와주고 싶은데 도와줄 방법도 없잖아요. 하지만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그런 도움이 아닙니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65p.) <정혜신_좌절의 심리학> 자살하러 옥상에 올라가는 사람 있죠? 그 사람은 수만 가지 생각을 할 겁니다. 그 사람에게 누군가가 "저 아저씨 이 짐 좀 들어 주실래요?" 라고 묻는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무관심 때문에 자살하는 겁니다. 어쩌면 자살이라는 건 마지막 외침 같은 것입니다. "나 있었다"라는 마지막 외침이라서 절망스럽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수 없습니다. '저 사람을 내가 업고 가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있으면 죽을 수 없습니다. 자식이 자살 안 하게 하는 방법이 뭔지 아세요? "야, 짐 좀 들어 줘라. 엄마 힘들어 죽겠다." 이러면 자살하려다가도 짐 들어 줘야 되기 때문에 못 죽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처럼 강한 건 없습니다. 누군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자기 연민에 빠집니다. 자신한테 존재의 이유를 찾으면 찾을수록 나는 가벼워집니다. "나는 왜 살까? 왜 살지?" 이것만 반복하면 단순해지고 가벼워집니다. 그럴 때, 자살하러 올라가는 사람한테 "오늘은 스킨 냄새가 참 좋아요" 라는 한마디로도 안 죽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이렇게 됐다는 건 심각한 일입니다.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관계로 안 만들어 놨어요. 신자유주의가 경쟁만 만들어 놨습니다. 사실 '모든 자살은 타살이다' 라는 얘기는 의미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꼭 얘기하고 싶은 건 그래도 모두 죽지 않는 것은 바로 사랑 때문입니다. 카이스트 학생이 성적이 떨어져 자살했을 때 내 성적이 최악으로 떨어져도 품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자살 안 합니다. 1등이 갑자기 50등 되었을 때, 나의 존재가 날아가 버렸을 때 안아 주지 못한 사람이 죽인 거고, 카이스트 총장이 죽인 거고, 사회 구조적으로 보면 이명박이 죽인 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자살하게 만드는 대통령이 존재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인간이 사회를 만드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바로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경쟁을 통한 효율은 몇몇 자본가들이나 원하는 거죠. 살아가는 사람의 행복은 사랑 때문입니다. (95~96p.) <강신주_철학하는 즐거움> 제가 지금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우리 사회의 지식인, 혹은 오피니언 리더라고 할 사람들의 사고 체계가 산업혁명 이전에 있다는 말입니다. 공간적 사유가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사고방식은 한국이 아니라 산업혁명의 발원지인 영국 리버풀에 부근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지금 언어로 지금 현재 현상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서구의 시각으로 차근차근 서구가 거친 단계를 우리도 밟아야 한다는 주장 역시 근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얘기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를 설명해야 하는데 저쪽의 시각으로 여기를 설명하는 건 식민성입니다. 제가 말하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건 다른 말로 하면 재현의 위기 혹은 언어의 위기입니다.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고 혼란에 빠진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게 촛불 시위 때입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촛불 시위 때 여러 사람들이 엄청나게 혼란에 빠졌죠.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정신이 멀쩡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완전 혼란에 빠졌습니다. 촛불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70퍼센트 이상이 이명박 씨를 찍었는데 그 사람들이 왜 반정부 시위를 하냐는 겁니다. 그리고 진보 진영은 "아니, 이명박 찍은 사람이 왜 데모를 하는 거야." 내지는 "어, 왜 기존의 시민들은 안 나오고, 왜 여고생하고 아줌마가 유모차 끌고 나온 거야. 도대체 이게 뭐야?" 암도 해석을 못했습니다. 우파, 좌파에 따라서 한쪽은 국민, 한쪽은 시민으로 정체성을 한정하니까 혼란에 빠진 겁니다. 제가 생각할 때 촛불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기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의 시민이자 소비자로 생각했다고 봅니다. 글로벌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이명박 정부는 일종의 도매상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도매상의 역할이 뭘까요? 좋은 고기를 뗴다가 파는 것은 굉장히 기본적인 상도덕이고 경제의 기본 원리죠.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너희들은 우리 무기를 많이 사고, 우리 핵우산 아래에 있으니까. 3년 이내에 도축한 것 줄게." 이렇게 얘기를 하자 우리 대통령은 "아니에요. 우리는 3년 지난 것도 잘 먹어요." 이렇게 얘기를 했단 말입니다. 당연히 소비자는 화가 납니다. 종간에서 좋은 물건으로 무역을 해야 되는데 이건 상도덕의 기본이 안 되었잖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항의를 하는 건데 이걸 반정부 데모로만 해석해서는 절대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지금 시대에서는 국가의 역할도 고정된 게 아닙니다.(213~214p.) <정희진_'인문학 위기 '담론'의 위기> 우리나라 학생한테는 학교 다니는 게 억압입니다. 자살까지 하게 만들 정도로 심한 억압이죠. 그런데 어떤 제3세계 어린이한테는 교육이 욕망입니다. 이 두 가지를 똑같이 일률적으로 강요할 수 있을까요? 억압으로 느끼는 아이한테 제3세계 어린이의 예를 들이대면서 "어떤 애는 공부를 못 해서 카펫 짜고 있는데 너는 복 터진 거야."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게 바로 인문학의 위기, 소통의 위기입니다. (219p.) <정희진_'인문학 위기 '담론'의 위기> 우리가 학생들한테, 자녀들한테 노동을 시키는 이유가 뭘까요? 돈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고 하는 것이지만 사실 돈의 소중함만 꺠우치는 것이 아니라 돈이 폭력이라는 걸 깨우치게 만듭니다. 돈이 사람의 노력을 완전히 무화無化시켜 버리는 거죠. 돈은 돈의 뒤에 있는 인간들의 역사, 각자 개인들의 역사와 각자 개인들의 수고와 눈물과 땀과 기쁨을 가려 버립니다.
원주에서 제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이 이걸 재미있게 설명하더군요. 군대에서 주는 월급 몇만 원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 안 했는데, 군대 마치고 복학하기 전에 등록금을 모으려고 막노동을 해 보니 돈 만 원이 같은 만 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학생이 끝까지 주장한 게 뭐냐면, 그때 돈 만 원과 엄마한테 받은 돈 만 원은 절대 같은 만 원일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학생이 돈 만원을 받아서 은행에 예금하러 가서 보니까 너무 허망한 거예요. 자기는 그렇게 열심히 해서 땀에 젖은 돈을 딱 보냈는데 통장에는 '10,000원' 이렇게 찍혀 나옵니다. 숫자잖아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하는 게 사라져 버립니다. 내가 누구랑 관계를 맺고 있었던 건지 이 돈을 준 사람은 누구인지 어떻게 그 돈을 번 건지 다 감추어져 버립니다. 이 학생이 '이 만 원이 그 만 원이 아니다'라는 표시를 하고 싶어서 입금할 때 입금자 이름을 '수혈'이라고 했습니다. 내 피라는 거예요. 대단하지 않나요? 그걸 통해서 아무도 모르지만 자기가 봤을 때는 이때 찍힌 만 원은 완전히 다른 만 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겁니다. (............) 막노동으로 번 돈을 통장에 '수혈'이라고 입금한 학생은 몇 년이 지나고 통장을 버릴 수가 없을 겁니다. 통장에 '수혈, 수혈, 수혈' 이렇게 되어 있으니 어떻게 버리겠어요? 나중에 자기 부인이나 자식한테도 그 통장을 보여 주며 말하겠죠. 할 말이 생기잖아요. 내가 해 줄 이야기, 이 이야기가 바로 경험입니다. 경험은 전수될 수 있을 때, 이야기될 수 있을 때, 남에게 전달될 수 있을때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학생이 왜 필사적으로 '수혈'이라는 단어를 썼겠어요? 자기의 경험을 삭제당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즉 경험이라고 하는 건 보편화, 일반화되는 것에 굉장히 격렬하게 저항하는 걸 말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걸 경험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 삶에서 이런 경험이라고 하는 게 가면 갈수록 점점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삶에 경험이 남아 있나요? 극단적인 인문학자들은 현대를 '경험이 죽은 시대'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경험은 우리 스스로 죽여 버린 겁니다. 내가 들려줄 이야기가 없는데, 내가 들을 이야기가 없는데, 세계가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럼 경험은 왜 죽어 버렸는가? 그렇다면 경험의 자리를 대체한 것은 무엇인가? 이게 지금 제가 '열공'하고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엄기호_인문학, 길 잃은 세상에서 길 찾기>
그러나 분명한 건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최소한 내 자신이 의식적으로 내린 판단의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면 그것이 어떤 결정이 되든 나의 결정이라 할 수 있고 다라서 거기에 대해서책임을 지는 것도 내 책임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내려진 결정은 내 결정이 아니기에 책임도 안 지려고 합니다. 향후 어떤 결정에 대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사람은 자기가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속아서 이렇게 했기 때문에 이건 내 책임이 아니야'라고 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자기가 생각하지 않은 결정을 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도 지지 않고 다시 결정을 하고, 다시 책임 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됩니다. 흔히 이런 상태로 평생을 사는 걸 노예라고 합니다. '지식'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권한도 책임도 행사하지 않는 건 지적인 노예라고 할 수 있죠. (276~278p.) <김진혁_지식채널e 탄생과 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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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좌절하는 시대에 젊음으로 살고 있는 나 또한 많은 좌절을 한다. 개인적으로 좌절하고 시대에 좌절한다.
세계적인 교육열
우리때는 공부잘하는 아이들만 다녔던 학원을 요즘은 거의 모든 학생이 다니고 있다. 성적이 좋지않은 아이도 다른 아이들이 다 다닌다는 이유로, 다니지 않으면 친구를 못사귄다는 이유로 다닌다. 서울 강남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사는 경기도 양주의 아이들의 직장동료 학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누구에겐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겠지만 평생 학원이라곤 해동검도와 태권도 2달, 주산학원 1달 밖에 다녀본적이 없는 나로선 놀라운 이야기였다. 심지어 학교 담임으로부터 왜 학원에 보내지 않느냐는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교육열이 높은 시대가 되었지만 과연 그 효과도 높을지는 의문이다.
몇평에 사는지, 부모의 직업이 뭔지, 무슨 아파트에 사는지에 따라 친구 할지 안할지를 결정한다는 놀라운 이야기도 들었다. 내 초등학교때의 단짝은 반에서 일이등을 하는 키가 큰녀석 이었다. 하위권을 멤돌던 나는 그놈 덕분에 덩달아 공부를 잘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수학성적이 전체 공개되기 전까지. 중학교때는 전학오자 마자 전교일등을 한 녀석과 친했는데, 녀석은 내 덕분에 친구를 가려 사귀라는 담임의 친절한 조언을 들어야 했다. 중학교때까진 그런 구분이 크지 않았다. 적어도 부모나 교사가 간섭하기 전까진.
수준별 맞춤 교육
조기 수준별 인간관계 교육을 철저하게 받는 아이들이 커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게될까? 이미 시대를 앞서나간 오렌지 교육을 받고 자란 강남의 엘리트 어른들이 서민들을 무시하고 계시는데서 영감을 크게 얻으셨는지, 강남도 아니고 강북도 아닌, 지방의 소도시 양주에서조차 수준별 단계별 인간관계교육을 도입하여 조기부터 받고 계시니. 강남에 계신 분들의 자본 수준에는 턱도 못미치니 흉내라도 열심히 내면 잘살게 될거란 부푼 꿈을 안은 것처럼. 중산층도 안되시는 서민들께서도 수준을 스스로 생성해 주셔서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면 무시해 주시니 이러다가 위에서 부터 아래로 세부적 다단계 계급이 생기고 노비제도라도 부활하시는건 아닌지. 조기 교육을 받고 자란 수준 높으신 자제분들께서 자본의 잣대로 수준낮은 사람들을 모아 인간이 아닌 신종족이라도 생성시켜 주시려나?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 예의가 없다며 혀를 찬다. 하지만 아이들이 문제는 아이들의 탓일 수 없다. 아이는 어른들에게 배울 수 밖에 없는 거니까. 보금자리주택, 장애인 복지 시설 건설을 집단적 필사적으로 막는 어른들의 행태를 보고 집단 따돌림을 배우며, 가난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으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으며 수준의 의미를 익힌다. 차별과 냉대, 멸시를 실천한다.
이것이 단군이래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는 시대의 현실이다. 공부는 역사상 최고로 잘할지는 모르나 과연 인간의 기본도 모르는, 알려고 조차 하지 않는 이들을 학문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차라리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처럼 어랄때부터 경제공만 시키는게 자본주의사회의 성공 지름길 일것이다. 이런 행태들을 보면 이민을 가고 싶다. 한땐 민족주의자라는 소리도 들은 내가. 주류에 속할 수도 없고 속하기도 싫은 난 앞으로 결혼하면 생길 아이들을 이런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지 않다. 그곳에서도 차별은 있겠지만 적어도 동족끼리의 차별은 없을테니. 가까운 사람들의 차별이 더 서러운 법.
하지만 이민을 가기엔 영어 실력이 딸린다. 또 학창시절 공부와 절교했던 덕택에 뒤늦은 공부를 어찌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관계로 공부법에 관한 책을 찾아 읽는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히 '열공'이란 단어 때문이었다. 표지에 거론된 조국교수, 정혜신, 철학자 강신주 등 유명인들의 공부 비법이라도 알 수 있을까 해서.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다.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라도 이 책을 만나게 된걸 감사한다.
이 책은 …
내 필살기인 책과 크게 관계없이 떠들어 대기를 하다보니 이제야 책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 책은 정동문예아카데미라는 곳에서 두번에 걸쳐 열린 강연들을 모은 책이다. 우리시대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깨어있는 지식인들의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주옥같은 강의들을 한권에서 접할 수 있다. 강신주나 조국, 정혜신 엄기호등은 베스트 셀러 혹은 추천/권장 도서들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대 하던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공부가 될, 지침으로 삼을만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어떤것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며 뜻깊게 살아가는 것인지, 이래라 저래라 설교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각을 갖고 스스로 생각해보게끔 해준다고나 할까? 이론적으로 어려운 말을 써가면서 떠들어 대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참신한 시각을 제시한다.
이미 이름이나마 들어 보았던 강사들의 강연도 물론 좋았지만, 생견 이름도 듣다보다 못했던 강사들의 강연도 무척 좋았다. 그들의 저서를 찾아서 죄다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정도로. 좋은 강연들이 무척 많지만 -나는가수다- 에서도 뒤에서 노래부르는 가수의 공연이 기억에 남듯, 지금 가장 인상이 깊은 뒷부분의 인문학자 엄기호님의 강연을 소개해 본다. 자세한 것은 역시 본문을 읽어야 쉽고 재밌게 이해되며 내 글은 무척 허접한 것이어서 저자가 말하는 것에 대한 맛보기 체험일 뿐이니, 관심있는 분은 직접 책을 읽으며 경험하시길.
경험과 체험
경험과 체험, 언듯보면 비슷한 말 같지만 크게 다른 말이다.
해병대 캠프를 2박 3일 갔다오거나, 면제받은 사람이 한달 훈련을 받은 후 '제대했다!', '나도 군대를 갔다왔다-!' 하면 그 즉시 날때부터 개념을 안가지고 태어난 인간으로 인증받는것-으로도 경험과 체험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겠다.
저자는 경험과 체험의 차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그중 하나만 이야기 하자면 동물원과 사파리의 차이다.
동물원에서 사자를 보는 것은 체험이고 사파리에 직접 호랑이를 만나는 것이 경험이다. 경험에는 위험과 우연성이 존재하며 진짜 경험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위험요소가 숨어 있다고 한다. 경험에서 우연성과 위험을 제거하면 체험이다. 호랑이를 만나 물려죽을 위험, 언제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를 우연성을 제거 하고 언제나 호랑이를 볼 수 있는 동물원이 체험인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위험의 핵심은 호랑이를 보러 갔다가 아무것도 못보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에서 우연이 열려 있을 때 우린 극단적으로 경험이 없는걸 경험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그걸 통해서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건 '경험' 그 자체 입니다. 아무것도 못했다는 것에서 경험이라는 게 무엇인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건 사실 두려운 일입니다. - 240p -
우리는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고 그렇기에 안정된 공무원의 경쟁률은 치솟는다. 불안하기에 우연성을 싫어하고 위험을 두려워 한다. 그렇기에 위험과 우연성을 제거한 체험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체험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틀안에서 움직인다. 반대로 경험은 자신의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진정한 공부를 경험하기 위해서, 왜 공부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로 공부를 경험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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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열공>은 이 시대의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아홉 사람들의 강연을 엮은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겪은 좌절과 치열했던 그 이후의 시간을 다룬 책일거라 막연히 짐작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개인적인 좌절과 극복을 다루는 것을 넘어 시대의 좌절과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희망을 위한 열공에 대한 뜨거운 토론의 장이었다. <@좌절+열공> 강연은 '@좌절'과 '@열공'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좌절은 서울대학교 교수인 조국, 심리학자인 정혜선, 노동운동가 김진숙, 시인 도종환, 만화가 강풀 이렇게 5사람이 좌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 서울시장 후보였던 이계인씨의 말처럼 우리는 사교육, 청년실업, 집, 노년이라는 네 개의 개미지옥 굴레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3동생을 두고 있으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나 역시 이 삶과 맞닿은 이 4가지 문제를 비껴갈 수 없다. 그래서인지 사회적으로 좌절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조목조목 짚어준 조국교수의 강연을 보면서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고, 촌철살인의 한 마디가 마음 속을 후련하게 해주기도 했다. 좌절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할 수 있다. 바꿀 수 있다라는 신념과 의지에 더 나은 내일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학문, 마음, 실천, 교육,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현실의 고단함과 이를 극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보는 내내 마치 그들의 강연을 직접 듣는 것같이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도종환 시인은 시인답게 시를 통해 인생의 고단함과 희망을 들려주었다. 특히 도종환 시인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를 하며 읊은 <담쟁이> 시는 마음에 작은 감동을 남겼다. '나 혼자 백 발자국 달려가기보다는 백 개의 이파리들과 손에 손을 잡고 한 발자국씩 나아가면서 끈기 있게 포기하지 않으면서 절망적인 환경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꾸어 놓는 담쟁이(113쪽)'처럼 우리가 겪는 좌절도 함께 손을 잡고 끈기있게 조금씩 이겨내고 바꿔나간다면 물과 토양도 없는 척박한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처럼 결국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보였다. 앞의 5연사가 좌절을 이야기했다면, 후반부에서는 행복하기 위해 열나게 공부해야 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철학자 강신주, 인문학자 정희진, 엄기호 그리고 지식채널e 의 PD인 김진혁 이렇게 4사람이 아는 것,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를 강연하였다. 지식채널e를 즐겨보고 책으로도 보면서 내가 모르는 것이 이렇게도 많구나하는 생각을 자주 해서인지 강연의 맨 마지막을 맡은 김진혁 PD의 강연을 인상깊게 읽었다. '모른다'는 것과 '모르는 것도 모른다'는 것의 차이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고, 나 역시 내가 만든 '프레임'에 갇혀 살고 있지는 않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강연이었다. 우리는 좌절의 시대에서 세상의 신화를 믿고 살지는 않는가? 그의 말처럼 주어진 것을 맹목적으로 믿지 말고 항상 의심하고 생각하면서 진실을 위해 그리고 좀 더 행복한 우리를 위해 열나게 공부해야 할 것 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