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The Dark: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The Dark: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내용보기
레모니 스니켓은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로 익히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아마 그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 10대였던 사람이라면 영화와 함께 원작도 원서나 번역서로 접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뭐랄까. 전반적으로 좀 어두운 정서를 담았다고 할까요. 영화에서는 짐 캐리가 분했던 울라프 백작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악을 이분법적으로
"The Dark: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내용보기

레모니 스니켓은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로 익히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아마 그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 10대였던 사람이라면 영화와 함께 원작도 원서나 번역서로 접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뭐랄까. 전반적으로 좀 어두운 정서를 담았다고 할까요. 영화에서는 짐 캐리가 분했던 울라프 백작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악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방식을 취했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렇습니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어둠'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 역시 존 클라센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래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책 전체의 그림과 글을 모두 볼 수 있는데, 이 책의 그림에서도 유감없이 존 클라센의 미덕을 볼 수 있습니다.

 

가로, 세로로 단순하게 면을 분할하는 게 아니라 사선 등으로 과감하게 면을 분할하면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레모니 스니켓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랜턴 불빛의 끝부분을 둥그렇게 처리해서 따뜻하고 다정다감하게 접근하기도 하지요. 직선과 곡선, 빛과 어둠, 면 분할을 잘 활용하여 책 내용을 전혀 몰라도, 그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친구의 블로그에서 이 책의 일부를 그림으로 접하고, 이 책에 완전히 매료되었었거든요. 그리고 바로 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존 클라센이 그림을 그린 책들을 검색했죠.

그래서 빌려온 책이 이 책 이전에 소개해드린 두 권의 책이었습니다.

 

- <I Want My Hat Back> 존 클라센이 보여주는 그림책의 미덕

 

- <This is Not My Hat 바다 속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거죠?: 존 클라센이 보여주는 그림책의 미덕

 

존 클라센이 태어나고 자란 캐나다의 온타리오는 해가 일찍 져서 어느 곳보다 어둠이 일찍 찾아오는 곳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존 클라센의 그림 속에선 어둠이 아주 자연스러워요.

가령 <This is Not My Hat>에서 보여준 검은 바다 역시, 그런 그의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에서도 그는 '어둠'을 매우 자연스러운 친구처럼 제시합니다.  

 

 

음... 아마 아이가 자라면서 어둠을 가장 무섭게 여기는 건, 엄마 아빠와 떨어져 가게 되면서부터가 아닐까 해요. 자기만의 방을 갖고, 혼자서 자게 될 때, 그 전엔 별스럽지 않게 느껴지던 사물이나 소리들에도 덜컥 겁을 집어 먹게 됩니다. 일종의 분리 장애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어린 친구들에게 읽혀주면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어둠이 무서워지지 않는다거나, 혼자서 잘 수 있을 만큼 용감해지거나 씩씩해지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한 번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맨 처음 영화를 보러 간게 일곱 살인가 여덟 살 때였던 것 같아요. 극장에서 <십계>를 상영해서 교회에서 단체로 가는 틈에 함께 묻어갔는데, 어린이에게 극장이란 공간은 매우 무섭고 숨막히는 공간이었어요. 사방이 꽉 막혀 있고 어둡고 여러 사람들이 들어차 있어서 산소도 부족한 것 같고. 암튼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공포로 여겨졌는지, 자꾸 숨이 막힌다며 밖에 나가고 싶다고 칭얼거렸어요.

 

그때 제 손을 잡고 나와준 사람이 있었는데, 우리가 보고 있던 영화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극장이란 곳은 전혀 무서운 곳이 아니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줬어요. 쥐포인가 오징어인가도 사줬는데, 일일이 먹기 좋게 찢어서 하나씩 입 안에 쏘옥 넣어주기까지 했죠.

"극장 안에 고래 뱃속처럼 깜깜한 건 사실이지만 (저는 그때 이미 요나 이야기를 알고 있었거든요), 깜깜하기 때문에 영화라는 걸 볼 수 있는 거야. 환한 곳에서는 그 그림들을 볼 수 없거든. 어두워야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까맣게 해놓는 거야."

 

거의 1시간 30분 동안을 어린 소녀 곁을 지켜줬던 그 사람은, 남자 고등학생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겨우 열일곱, 열여덟 정도의 어린 하이틴이 그렇게 의젓할 수 있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아요.

꽤 장시간을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둠에 대한 공포를 갖지 않도록, 매우 쉽고 간결하게 극장이랑 영화에 대한 설명까지 해준 셈이니깐요.

그때 제 장래희망이 '고등학생'이었다는 거 아니에요. 제 눈에는 그때 그 오빠가 아빠만큼이나 멋져보였거든요.

 

그런 계기, 그런 한 번의 경험이 결정적이라고 본다면, 이 책의 효용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모니 스니켓의 메세지가 아니더라도, 단지 존 클라센의 그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그림책'입니다.

아마 제가 유아일 때 이 책을 읽게 됐다면, 곰돌이 인형이나 베개처럼 가슴 속에 꼬옥 품고 다녔을 것만 같은, 매우매우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이제 막 어둠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된 아이에세 이 책을 읽어주세요.

라즐로처럼 어둠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맨 처음 극장에 갔던 날 그랬던 것처럼, 어둠이 있기에 가능한 것들이 있다는 걸, 어둠이 반드시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아이가 자연스럽게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게 될 겁니다.

 

 

 

 [덧붙임]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았던 이 그림을, 이 책의 존재를 알게 해준 내 친구에게 선물합니다.

그리고...

 

The dark kept on living with Laszlo, but it never bothered him again.


  

 
 
YES마니아 : 로얄 c*****g 2014.02.22.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