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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도시, 이곳의 라이프 스타일을 주목하라
"내가 사는 도시, 이곳의 라이프 스타일을 주목하라" 내용보기
출근하던 길, 지하철 역에서 직장동료를 만났다.책을 들고 있던 나를 보더니 그 친구 왈,"이번달 책 저자가 일본사람이던데 안 읽어야 되는거 아닌가요?"란다.으이구.. 아무리 책 안 읽고 싶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핑계를.직장에서 함께 읽자고 선정한 책, 뭐 딱히 나도 끌리는 건 아니지만그런 이유를 대며 책을 읽지 말자는 건 좀 그랬다.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요즘 워낙 양국 관계
"내가 사는 도시, 이곳의 라이프 스타일을 주목하라" 내용보기

출근하던 길, 지하철 역에서 직장동료를 만났다.

책을 들고 있던 나를 보더니 그 친구 왈,

"이번달 책 저자가 일본사람이던데 안 읽어야 되는거 아닌가요?"란다.

으이구.. 아무리 책 안 읽고 싶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핑계를.

직장에서 함께 읽자고 선정한 책, 뭐 딱히 나도 끌리는 건 아니지만

그런 이유를 대며 책을 읽지 말자는 건 좀 그랬다.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요즘 워낙 양국 관계가 나쁘다보니

일본에 관한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눈치보이는 일이긴 하다.

지난달에 의도치않게 "일본"관련 책을 많이 샀는데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한 책이 유난히 많이 나오기도 했고

지난번 읽었던 도쿄의 디테일이 좋았기 때문에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 책 도쿄X라이프스타일도 그 중의 한 권.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과정을 도쿄에서 찾는다는 명제가 마음에 들었다.

노출바인딩의 감각적인 책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고.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도쿄의 핫 플레이스를 소개하는 소개 책자로 비춰질 수 있다.

무치와 츠타야, 이카분코, 트래블러스 팩토리와 같이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이제 막 각광받기 시작한 곳들도 꽤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이런 곳들을 소개한 의도가 다르다.

그들은 왜 이런 특별함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특별함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들어있는 책이다.

일본에서 이러이러한 것들이 유행하니 곧 우리나라에도 상륙하겠구나 하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이면 곤란할 것 같다.

그곳은 도쿄고 여기는 한국. 장소와 사람이 다른 곳이 아닌가.


서점에 관한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더 이상 책만을 팔아서는 서점이 유지될 수 없다는 "서점의 근본"을 흔드는 결과의 반복이었다.

"책을 산다"는 기본적인 욕구는 인터넷 쇼핑으로 이미 만족스러울 터.

직접 책을 만나는 경험을 어떻게 다양하게 제공할 것인가가 오프라인 서점의 숙제로 주어졌다.


이전의 소비자들에게는 '쓸모 있는 것'으로 어필했다면 이제 '매력적인 것', '의미있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화두를 생산하고 확산해내는 주체는 소비자다.

지금도 여전히 공급자들은 주도권을 끌고 가고자 애쓰고 있지만

결국 가장 큰 변화의 흐름, 즉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해나가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필요한 것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매력을 팔아야하는 시대.

이런 시대적 배경의 이야기는 책 전체에 걸쳐 반복되어 강조된다.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은 시대의 마케팅'이라는 문장은 필자의 전작 맥락을 팔아라의 부제였다.

이 부제에 끌려서 책을 읽게 되었다는 의견이 꽤 많았던 걸로 판단하건데,

독자들이 우리가 실제로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수긍하거나

최소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이 한 문장 속에는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물자가 풍부한 시대지만 그중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내게 가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것, 아름답지만 어색하지 않은 것,

단순하지만 고급스러운 것, 디테일하지만 복잡하지 않은 것, 실용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것"을 찾아나섰다.


도쿄뿐 아니라 세계적인 미식의 도시들에서는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식에 대한 경험이 쌓여갈수록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감흥이 줄어드는 시대,

이제 손님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분명 새로운 메뉴 그 이상이 필요하다.


이제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아버린 일본 만화 심야식당>.

작은 심야식당을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워

21권이 나온 지금까지 나도 꾸준히 보고 있는 책인데

아마 마스터의 음식솜씨도 어느 정도는 기여한 바가 있겠지만

분명 그 식당이 의미있는 장소가 된 것은 관계의 지속성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최첨단 IT기술이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단골가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

내가 고른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주는 가게라니,

자신의 컨디션을 말하면 그것까지 맞춰 요리해주는 가게라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루이비통뿐만이 아니다. 현재 무언가를 가장 잘한다는 브랜드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이 지점일 것이다. 변화의 시대에 변화가 시작되는 예민한 부분을 짚어내고

그것을 현재의 언어, 시각, 문화적 언어로 해석하고 소화하는 것 말이다.

성공하는 마케팅의 핵심은 '현재성'에 있다. 변화의 속도나 강도가 남다른 지금,

'우리가 대체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세밀한 관찰과 날카로운 판단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실험해보는 호텔 코에의 사례는 다소 충격적이다.

사람들이 현재 좋아하는 것을 직접 해 보는 것.

저자는 "호텔 코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죽는 것이 확실하다'

거침 없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어떤 기업이나 이런 실험을 해볼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업종 중 하나, 또는 수많은 가게 중 하나는 가능하지 않을까 

고객의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만 보인다면 말이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다'라는 말처럼,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없애면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브랜드 무지.

심심하다 싶은 브랜드 스타일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매력이다.

필요한 것만 팔겠다는 판매자의 의지 덕분에

구매자 역시 차분하게 쇼핑이 가능하고,

싸고 유행을 타는 제품보다는, 제대로 된 물건을 사서 오래 쓸 수 있다.

그들이 경영하는 호텔 역시 그런 맥락을 충분히 따르고 있다.

인색하지 않게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는

그 어려운 일을 그렇게 해내고 있었다.


싱글 주거형 소셜 아파트먼트는 가장 관심있게 본 부분이었다.

노후를 보내는 이상적인 방법은 "적당한 개인생활이 보장되는 단체생활"이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영화관이 집으로 들어왔다는 필름 와코는 상당히 비용이 드는 곳이긴 했지만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했다.

내가 사는 공동주택에 정말 영화관이 있다면!

이 공간은 흥미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공간으로 변주가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공간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곳 역시 비용이 너무 비쌌다. 5평 정도의 개인공간에 월세가 119만원.

셰어 하우스와 일반 아파트의 장점만 취했다고는 하지만

비용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가 관건이지 싶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더 이상 필요한 물건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이다.

이미 물건은 차고 넘치고, 기업이나 소비자나 흥분할만한 신제품은 등장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도쿄의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봤다면,

이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볼 차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내가 몸담은 업계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생각해볼 시간이다.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도시의 브랜드 이야기들

도쿄X라이프스타일이다.

 


YES마니아 : 골드 s****b 2019.07.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