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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세미 시인의 첫 시집 등단하고 나서 오직 시로만 무르익었을 시간을 지켜왔던 결과물 '내가 나일 확률' 견뎠을까? 버텼을까? 절대 누리지는 않았을 것 같은 시간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그냥 평범한 시간이었을까? 시가 모여 시집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고통도 있었을 것이고 환희도 있었을 것인데 우리는 세상에 나온 결과물로만 그들을 인지하기에 그 시간이 궁금해진다. 시집의 시간, 탄생의 기간, 시를 쓰고 관련 있는 시들을 묶고 따로 나누고 만들어져 내놓은 시집, 그 정성들,, 소설을 읽으면서는 나의 일상을 더 깊게 들여다 볼 수가 있다면(실행의 삶) 시는 읽으면서 나의 마음 저 깊은 곳을 보는 능력이 생길 것만 같다(가능성) 지금 당장 살아지는 삶과 앞으로의 가능성이 있는 삶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능성의 삶을 선택할 테지만 소설과 시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쉽지가 않다. 이 시집은 4부로 나뉘어 있는데 각 부의 제목들은 시의 제목일 때도 있고 시의 문장일 때도 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시같다.
1부 : 아프고 나면, 정말 아플겁니다. 2부 : 벽과 종이와 액자로 태어납니다 3부 : 나의 어린 하마는 허우적대지 않는다 4부 : 기분은 디테일에 있다
빛나는 나의 돌
발밑을 지키는 것이 나의 사명입니다 돌이 빛나는 유일한 자리죠
인어가 끝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것은 인간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발바닥으로 돌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사명을 배반합니다 내 손으로 내 돌을 깨뜨려 옆 사람을 겨냥했다가 수면제를 삼키듯 증거를 인멸하면 새까맣게 타버린 돌은 잠 속으로 들어와 주로 악몽을 짓는 데 쓰입니다
기도의 형식은 맞댄 두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꿇어앉아 하늘을 향해 포갠 발바닥에 있습니다 거기엔 빛나는 돌이 놓여 있죠
하지만 누군가 내게 와서 서로의 발바닥을 맞댐으로 사랑에 빠지자, 말한다면 나는 기꺼이 졸도할 것입니다 두 발바닥을 활짝 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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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시리즈를 좋아해서 대체로는 신작 시집이 나오면 구매하는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