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수와 정우는 부부이다. 그러나 희수가 생각하기에 자신과 남편의 관계는 뭔가가 빠진 듯하다. 고장난 희수의 차를 봐주면서 알게된 남자, 상우는 다큐멘터리PD로 방송사의 간섭이 싫어져 뛰쳐나온 자유인. 희수의 친구인 경애는 이혼녀이고, 선주는 남편의 부도를 계기로 남편과 이혼한다. 희수는 언제나 선주가 부럽다. 결혼전에도 결혼중에도 언제나 남편과 티격태격싸우던, 그리고 열렬히 사랑하던 선주부부를 부러워하는 희수는 언제나 예의바른, 어떤 막이 쳐져있는 듯한 남편 정우와의 관계가 불만족스럽다. 희수가 본 남편-정우-는 '망각, 단절을 두려워하는 남자'이고, 상우는 '잃어버리는 것에 익숙한,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이다. 친구 경애가 본 희수는 '사랑이란걸 해본적이 없는 친구, 만약 사랑이란걸 하게 된다면, 한번 빠지면 위험한 여자'이고, 남자, 상우가 본 희수는 '추운 여자, 가슴속이 추워보이는 여자. 그러나 자기가 추운줄도 모르는 여자'이다. 작가는 정우(남편)-희수-상우와의 관계를 철저하게 희수의 입장에서 풀어간다. 희수에게 굉장한 호의를 가진것을 느끼게 한다. 정우와 희수와의 관계보다 희수와 상우와의 관계를 좀더 올바른 관계로 보는 작가에 나는 공감하지는 않는다. [나쁜여자]라는 책과 이책 [여자]는 약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나의 감정은 정반대이다. '나쁜여자'에서 나는 자연스레 여자주인공의 입장에 서있었지만, '여자'에서는 여자주인공 희수의 입장에 서지지가 않는다. 글쎄, 아마도 '나쁜 여자'는 스스로 나쁜 여자임을 되풀이했었고, '여자'에서는 희수의 자기합리화가 있어서 그런걸까. 나쁜 여자임을 되풀이해 말한 것도 일종의 자기합리화고 방어기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나는 '여자'의 희수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
| 오랜만에 만난 그 녀석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니 조금 더 밝아졌다고나 할까? 사랑이란 미명아래 했던 결혼 생활을 2년만에 종결짓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녀석이 잠시 귀국을 했다 화사한 봄날을 닮은 베이지색 정장을 한 그 아이는 처녀적 모습, 그대로였다.. 여전히 밝은 미소. 후훗 녀석은 나에게 책 하나를 선물했다 "이 책을 보면 형하고 닮은 사람이 나와.. 그러고 보니 이름도 비슷하네.. 이상우! 형은 이상민.." 그렇게 나는 이 소설을 만났다. 김정현님의 [여자] 희수라는 여인이 있다.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고, 부유한 시댁..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삶은 실제로는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이었다. 아무일 없는 것에 대한 안주함이랄까?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나타난다. 이. 상. 우. 웃으면 먼지냄새가 나는... 금속성의 완벽함을 풍기는 남편과는 다른. 어느 비오는 날, 희수의 차가 고장이 나고.. 두 사람은 만난다. 남자의 친절함(?). 아니 몸에 베어있는 그 무언가가가 끌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렇게 희수의 식어버린 가슴에서 잊혀졌던 '여자'찾기에 들어간다... 소설은 사뭇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작가 특유의 깔끔하고 맛깔스런 문체가 책장을 넘기는 데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준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남녀관계의 완결편을 결혼이라 단정짓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잃어가는 그 무엇을 말이다. 소설이 내게 흥미를 끄는 대목은 남자 주인공인 상우의 태도였다. 기존의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들에선 보기힘든 타입이다 기다림,, 그는 적극적인 구애보다는 기다림을 택한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의 상우의 말이 아직도 가슴 안에서 울림으로 남아있다 "여자는 끝이 보이는 사랑 앞에 걸음을 멈추지만 남자는 끝이 보이는 사랑에도 목숨을 걸어요 죽음보다도 사랑의 격정을 이기지 못하는게 남자죠 나도 그렇게 살아요"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또 하나의 그림자를 만날 수 있있다... 그들의 결혼은 행복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