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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why? =철학 《일상에서 철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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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무엇인가? 고전적인 의미에서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럼 지혜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적어도 사리분별을 할 정도의 판단과 삶을 이해하는 깊은 사유를 지혜라고 하지 않을까. 요즘 부쩍 철학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유하지 않고 단순사고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철학의 필요성이 출판업계에서부터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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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무엇인가?

고전적인 의미에서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럼 지혜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적어도 사리분별을 할 정도의 판단과 삶을 이해하는 깊은 사유를 지혜라고 하지 않을까. 요즘 부쩍 철학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유하지 않고 단순사고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철학의 필요성이 출판업계에서부터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철학을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의 시작이다. 철학은 놀라움에서 시작된다는 플라톤의 말도 있듯이 모든 것은 '철학적인 탐색'에 의해 생각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 철학의 시작은 언제나 why?  에서부터 비롯된다.

이 책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왜? 로 시작하여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며 철학을 몸소 체험하는 비결을 가르쳐주고 있다.

 

 뭔가 행동할 수 있는 단초, 말의 실마리, 상상의 계기들을 새롭게 고안해내어, 철학을 탄생시키는 놀라운 결과들을 실제로 느껴보게 하고, 하나의 의문에서 비롯하는 정신적 혼란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가장 먼저 조용한 방에서 이름을 불러보기를 권한다. 스스로를 타인이 되게 하는 방법이다. 나를 타인으로 바라보는 체험을 통해 이름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사유해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체험은 계속된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이름들을 주시하며 반복해서  불러보다보면 이름이 가진 의미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낱말과 사물의 분리’ 놀이는 일상용어에  길들여진 언어일 뿐, 사물의 실체를 바라보게 하는 철학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런 식으로 일상의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보며 그 안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저자는 101가지의 철학을 일상에서 체험해보길 권한다.

 

가벼운 듯 보이지만, 저자가 권하는 철학 체험 몇 가지 적어두고자 한다.

(나중에 실험한뒤 다시 메모할 생각임)

☆나의 죽음을 상상하기

☆의혹과 불안의 불 피우기

☆리듬 타며 글씨 써보기

☆눈을 감고 상상하며 샤워하기

☆어릴 적 장소 찾아가기

☆잃어버린 추억 되찾기

☆밝은 대낮에 영화보고 나오기

 

이 책은 즐거운 책이다. 그리고 발랄하다. 하지만, 나는 읽으면서 묘하게 울적해진다. 요즘 들어 너무 바쁘게 살아서인지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들었는데 문득 판도라상자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것이 그 어떤 것도 아닌 ‘시간’이었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신들이 인간에게 내린 첫 저주의 산물로서 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일상에서 철학하기란 결국 ‘나’를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체험들이기에 앞으로는 무엇보다도 ‘나’에게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샌델은 철학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철학은 모든 사물들이 존재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일입니다. 여기에는 사회와 정치, 경제 제도들의 구성 방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철학은 사물들이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늘 암시합니다. 더 나은 방식으로 말입니다.

 

 

철학하는 것, 그것은 더 나아지기 위한 방식이라는 것을, 우리가 철학해야 하는 이유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2.09.20. 신고 공감 15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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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일상에서 철학을 체험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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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할때 철학하면 왠지 심오한 단어같다. 철학하면 떠오르는 인물들만 보아도 소크라테스나 파스칼 같은 인물들이 떠오른다. 철학서를 보더라도 난해한 낱말들이 마구 있는 그런 어려운 학문 같지만 막상 철학서를 읽어보면 마음에 와닿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십 년도 전에 난 책을 열심히 읽어보겠다고 세계문학전집도 구입했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사상문학도 전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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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할때 철학하면 왠지 심오한 단어같다.

철학하면 떠오르는 인물들만 보아도 소크라테스나 파스칼 같은 인물들이 떠오른다. 철학서를 보더라도 난해한 낱말들이 마구 있는 그런 어려운 학문 같지만 막상 철학서를 읽어보면 마음에 와닿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십 년도 전에 난 책을 열심히 읽어보겠다고 세계문학전집도 구입했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사상문학도 전집으로 구입했었다. 그때 처음 읽은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입문』이었다. 알아먹지도 못할 단어들이 잔뜩 쌓여있으면 어떡하지 하고 고민했지만 책 내용은 이렇게 재미있는 책도 다 있구나 하고 읽었다. 그 뒤로 심리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두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때문일까, 자주 읽지는 못해도 철학서적이 나오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노란색 표지의『일상에서 철학하기』란 제목을 처음 만났을때 과연 일상에서도 철학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책을 읽어보려고 펼쳐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왠지 황당하게도 느껴진다. 프랑스 <르몽드>지의 철학 칼럼을 썼던 로제 폴 드르와. 일상에서의 101가지 철학 실천서이다. 이론적이거나 논리적인 철학이 아닌 우리 삶에서 철학을 행동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첫 번째 부터 보자면 '내 이름을 불러보기'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방의 한가운데서 큰 소리로 자기의 이름을 불러보라고 권한다. 여러번 불러보다 보면 내 마음과 정신은 왠지 다른데 있는 듯하고 내가 나인 것도 같고, 두개의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질문 던져보기'도 보면 이는 과로에 시달리는 사람을 위한 체험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각자 하는 일에서 스트레스에도 시달리고 과로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과부하가 걸릴만큼 힘들었을때, 자신한테 했던 질문에 갑자기 뭘 했더라 하고 생각이 나지 않는 그 망설임의 순간. 그 멈칫의 순간을 겪다보면 그 지나간 순간이 이미 저만큼 물러가버린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101가지 철학 체험하기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이다.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다. 별로 쓸데없는 것들이지만 한순간도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는 잘 때도 꿈을 꾸는 걸 보면 좀처럼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도 힘든 것같다. 가만히 앉아 있을때면 저절로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게 되니까. 생각이란 영원과 순간 사이, 또는 침묵과 말 사이, 있음과 없음 사이, 존재와 무 사이를 이어주는 하나의 방식이다.  (135페이지)  저자도 생각이란 멈출수 없는 것이니 순간적인 사고의 멈춤은 실행이 가능하고 경험해 볼만 하다고 한다. 한순간의 생각의 멈춤. 그로 인해 우리는 텅 빈 빛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철학이라니, 우리가 생각해왔던 것보다 심오하지도 않고 이처럼 쉽게 철학을 체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소 엉뚱하고 황당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철학이다. 내 삶을 들여다 보는 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일이 진정한 철학이라고 저자는 체험해보라고 손내밀고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대화로 이 책의 의도를 말하고 있다.

 

"결국 어쩌자는 겁니까?"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10.15. 신고 공감 11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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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와 분열을 통해 나를 찾아 떠나는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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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든지 다른 누구일 수 있고, 이 세계는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을 수 있고, 시간은 신기루일 수 있고, 언어는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을 가까스로 덮고 있는 껍데기일 수 있고, 깍듯한 예절은 냉혹한 이빨을 잠시 감추고 있는 것일 수 있고, 쾌락은 하나의 윤리일 수 있고, 애정은 유일한 미래일 수 있다.     오랜만에 가져본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함과 재기 넘치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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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든지 다른 누구일 수 있고, 이 세계는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을 수 있고, 시간은 신기루일 수 있고, 언어는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을 가까스로 덮고 있는 껍데기일 수 있고, 깍듯한 예절은 냉혹한 이빨을 잠시 감추고 있는 것일 수 있고, 쾌락은 하나의 윤리일 수 있고, 애정은 유일한 미래일 수 있다.

 

 

오랜만에 가져본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함과 재기 넘치는 유쾌한 문장으로의 여행이었다.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프랑스의 철학교수이다. 이 책과 유사한 내용의 책을 여러 권 써낸 유명 저술가이기도 하다.

이 책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철학이 어렵고 고루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강타하였다. 저자는 일상에서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년에 걸쳐서 실행할 수 있는 생활 속 철학 탐구를 제안하고 있다. 이 철학탐구라는 것이 전혀 어렵거나, 너무 진지하거나, 부담스러운 내용이 아니라는 것에 묘미가 있다.

이를테면, ‘낱말의 의미에 구멍내기’ 편에서는 물건과 그 물건의 이름을 분리하는 실험을 한다. 손가락 사이의 연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계속해서 불러본다. “연필, 연필, 연필, 연필, 연필...”지칠 때까지 불러본다. 어느 순간 친숙했던 낱말이 사물과 분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연필이라고 불러주고 있는 《작은 나무토막 가운데 흑연이 들어 있는 물건》은 우리가 연필이라고 불러줄 때에만 ‘연필’인 것이다. 또한 우리가 이 연필을 ‘연필’이라고 부르지 않고 ‘바나나’라고 부른다고 해서 ‘연필’의 속성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이 ‘낱말과 사물의 분리’ 놀이는 끊임없이 계속될 수 있다. 매끈한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실체를 들여다보자. 의미와 낱말의 관계란 소름끼치도록 재미난 일이 아닌가?

사물의 이름을 말할 수 있다고 자만하는 우리를 살짝 덮고 있는 얇은 막. 그 막에 구멍을 내는 일은 단 몇 분이면 충분하다.

 

위의 시도와 같이 이 책에는 101가지 체험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나는 이 체험거리를 ‘놀이’로 승화시키고 싶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변화 없는 삶, 느는 건 몸무게요, 주는 건 총명함인 내 삶에 이 놀이를 통해 긴장감과 흥분을 맛보려 한다.

그럼 이 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낯섦의 틈새로 전화 걸기’ 편이다. 제목에서 벌써 감이 오지 않는가. 맞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해 보았을 장난 전화의 철없는 어른 버전이다. 일단 아무 전화번호나 눌러본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정중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이것이 장난 전화가 아님을 이해시키고 진지한 대화를 시도한다. 잘만 하면, 좋은 친구 한 명을 얻는 것이고, 실패하면 상대방이 욕 한마디 던지고 전화를 끊을 것이다. 어렵지는 않지만, 시도하려면 꽤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외에도 ‘오줌 누면서 물 마시기’, ‘나의 죽음을 상상하기’, ‘천까지 숫자 세어보기(한 번 시도해 보시길. 생각보다 어렵다.)’, ‘공원묘지에서 달려보기’, ‘꾸며낸 인생 살아보기’, ‘방 안에서 동물이 되어보기’,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 ‘어울리지 않는 옷 입어보기’, ‘모든 전화 차단시키기’ 등등 난이도 별로 일상에서 다르게 생각하고, 나의 참 모습과, 미처 몰랐던 나의 다른 모습을 찾아가는 작은 모험들이 곳곳에 넘쳐난다. 각 주제에는 이 주제의 효과와 영향에 대해서 저자 나름의 해석을 달아 놓았다. 하지만 모든 이가 똑같은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진 않는다.

어떤 주제는 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어떤 주제는 시도하는 것에 상당한 용기와 가면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목차를 읽어 보니, 이건 꼭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따로 없다. 멈추어 있으면 발전하지 못한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이 책은 우리 뇌를 보다 활성화시키고, 우리 삶을 더욱 액티브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다만 책을 읽는 것으로 그치면 아무 효과도 없다. 책 속 주제들 중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부터 한 번 도전해 보자. 의외로 재미있고, 보람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k*****m 2012.10.07. 신고 공감 11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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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유쾌한 철학 실천서 (일상에서 철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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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학문은 참 설명하기 힘든 추상성이 있다. 보통 사람의 생각 있는 말은 개똥철학이 되고, 인지도 있는 사람의 개똥같은 허접한 말은 뭔가 있어 보이는 철학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잠시 철학이란 단어로 서핑을 해 보니 역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개념이 잡힌다. 인용해 보면, 소크라테스 및 플라톤은 철학을 단순한 “지식의 전달” 내지 “지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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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학문은 참 설명하기 힘든 추상성이 있다. 보통 사람의 생각 있는 말은 개똥철학이 되고, 인지도 있는 사람의 개똥같은 허접한 말은 뭔가 있어 보이는 철학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잠시 철학이란 단어로 서핑을 해 보니 역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개념이 잡힌다. 인용해 보면, 소크라테스 및 플라톤은 철학을 단순한 “지식의 전달” 내지 “지식의 과시”로 보는 소피스트들과는 달리 철학을 참다운 앎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정의하였으며, 이를 얻기 위해 대화를 통한  비판적 자기 검토를 통해 올바른 실천적 행위를 중요시했다고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인간 바깥의 자연세계 및 우주에 대한 이론적 앎, 그리고 인간의 올바른 행위를 다루는 실천적 앎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렇게 적어 봐도 '철학은 이런 것이다'라고 딱 와 닿은 것은 아니지만, 대략 철학이란 '왜 사는가.'와 같은 원천적인 문제를 짚어보는 학문이라고 어림짐작은 된다.

 

이렇게 철학의 개념이 언제나 확실히 정립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한창 생각하고 배울 시간에 소크라테스니 플라톤이니 철학의 이론적 접근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사유(思惟)의 시간을 가진 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늘상 시험용 영어문법만 배우다보니 정작 외국인 만나 말 한마디 못하는 거와 같은…. 그래서 회화를 중시하는 실천적 영어교육이 도입되는 것처럼, 철학도 언어가 아닌 '체험'으로 느끼게 하는(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에 배이게 하는) 책들을 근자에 많이 보게 된다. 체험은 생각의 바탕에 자신만의 형상을 만들고, 이것이 정립되어지는 과정에서 창조적 사유가 이루어지고 이는 곧 자신만의 철학이나 예술로 승화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일상에서 철학하기 : 101 Experience de philosophie quotidienne》는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문자화되어 고리타분하고 잠만 오는 철학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행동하고 생각함으로써 사유를 체화(體化)하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비트겐슈타인)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마음이 마치 개구쟁이 같은가 보다. 이 책에 제시하는 101가지의 철학 체험이 공부라기보다는, 일종의 엉뚱하고 이상한 '웃기는 짬뽕' 같은 놀이에 가깝다.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로운 책인지 바로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낱말의 의미에 구멍 내기(일상용어라는 그 가느다란 그물 밖으로 빠져나가자마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낯선 존재로 변해 버린다)', '풍경을 그림처럼 접어보기(접히는 세상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오줌 누면서 물 마시기(돈 한 푼 안들이고 새로운 발견과 경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꼭 실천!)', '상상으로 사과 깎아보기(이거 쉽지 않다. 엄청난 훈련과 특출한 자제력이 필요하다)', '공원묘지에서 달려보기(이건 소싯적에 밤낮으로 해봤는데 정말 시간과 삶, 움직임과 멈춤의 경계가 없어진다)', '우연히 낯선 여인 발견하기(오해받기 십상이지만, 아무 일도 없는 일상이다)', '죽은 새를 무심하게 쳐다보기(오로지 현재만 있다)', 파란색 음식물 찾기(파란색이여, 너의 이름은 수수께끼!)', '순간적인 것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기(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삶의 한 조각을 기록하려 한다면, 그것은 시간 속에서 아주 작은 삶의 파편을 도려내는 행위임을 기억하라.)' 등이 인상적이었다.

 

 

추석 때 고향에 가면서 이 책을 가지고 갔다. 집안 자랑 같지만 이번에 중3 조카 녀석이 서울과학고에 합격을 했다(한국과학영재학교에도 1차 되었는데 부산에 안내려 오려고 해서… 음... 자랑 맞구나.^^...). 요 녀석에게 이 책을 던져주면서 퍼뜩 읽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고 부담(?)을 좀 줬더랬는데... 반응이 의외로 '자신이 원하던 책이다.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이러는 거 아닌가. 그래서 현실에서 이런 행동을 실제로 하면 남들이 어떻게 보겠냐? 물었더니 '아마도 4차원 인간' 취급받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였다. 그래서 '철학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에서 스스로 느끼는 것'이라고 결론 내려주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책의 독자층이 중학생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어쩌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즈음에서 읽어줘야 할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작은 그릇 속에 많이 담는 용도의 책이 아니라, 많이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드는 게 목적인 책이기 때문이다(이건 딸 아이와의 논쟁에서 아이가 한 말이다). 이래저래 지각(知覺)있는 학생들에게 권장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꼭 그런 목적을 따지지 않더라도 학습하고 이해해야하는 철학이 아닌, 지쳐가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쾌한 철학실천서가 분명하다.

 

덧붙임 : 사실 이 책은 오래 전에 읽은 적이 있다. 찾아보니 2003년에 출간된 《101가지 철학 체험》의 개정판이었다. 그래도 몇몇 내용만 기억날 뿐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고 흥미로웠다. 

e***i 2012.10.04. 신고 공감 9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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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로제 폴 드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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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로제 폴 드르와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개똥 철학도 철학이다.” 이라고 표현한다. 이 말은 자신만의 경험인 일상생활이 갑자기 낯설게 다가올 때 그에 따른 상황 및 변화된 감정에 대해서 사색을 함으로써 형성된 철학을 의미한다. 일부 사람들은 위와 같은 방식(자신만의 체험을 통해서)으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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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로제 폴 드르와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개똥 철학도 철학이다.” 이라고 표현한다. 이 말은 자신만의 경험인 일상생활이 갑자기 낯설게 다가올 때 그에 따른 상황 및 변화된 감정에 대해서 사색을 함으로써 형성된 철학을 의미한다. 일부 사람들은 위와 같은 방식(자신만의 체험을 통해서)으로 철학 공부를 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텍스트(책)을 통해서 철학을 배우고 있다. 우리는 위대한 위인들이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려고 기술한 책인 소크라테스의 <국가론>, 스피노자의 <에티카>, 데카르트의 <방법서설>등을 통해서 철학을 배우고 있다. 이들 책의 경우 저자의 주관적으로 사색한 결과물이여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며 외계인의 말과 같다고 여길 것이다.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에게 책으로 철학에게 접근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다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철학에 접근 할 때 책을 통해서 철학을 배우지만, 이 책은 실생활에서 체험을 통해서 먼저 경험(낯선 경험)을 한 다음 고민을 하게 만든다. 즉 낯익은 세상 속에서 살면서 낯설게 하는 행동을 추구함으로써, 본인 스스로 사색을 하게 되며, 철학을 배우는 것이다. 본문을 보면서 내 무릎을 “딱” 치면서, ‘이거 대박인데.’ 라고 마음속으로 외친 실험이 있다.

 

영화를 보면, 해변 가에서 휴식을 보내는 장면이 간혹 연출이 된다. 그 장면에서 보면, 해먹에서 편안히 즐기기고 있는 사람들이 연출된다. 그렇지만 영화와 실제는 다르다. 해먹을 경험한 분들은 아실 것이다. 생각보다 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조그만 방심해서 균형을 잃어도 바닥에 뒹굴어 지게 된다. 매순간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해먹이 갑자기 끊어질 수도 있음을 항상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언제든지 끊어질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야 하고 늘 염두에 두면서도 너무 연연하기 않아야 한다.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쫓아 버릴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언제라고 추락할 수 있음을 의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방심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해먹 체험을 통해서 비관주의에서 비롯하는 극단적 안도감이다.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다 보면 결국 현실은 꽤 가벼워 질수 있다 라는 체험을 겪는 다고 말한다. 덧붙여서 말하면, 추락은 언제나 가능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 위험에 몸을 맡기는 것이 결국은 자기를 보호하는 길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를 우습게 여기는 대담한 태도가 필요하다.

 

요즘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그 속에서 대다수 지원자들은 ‘어차피 떨어질 확률이 높으니깐, 스펙을 쌓아서 내년 상반기에 도전을 해야겠어.’ 라는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응시조차 하지 않고 있다. 분명 이와 같은 생각대로 하면, 예전에 비해 스펙을 더욱더 쌓았으니, 예전에 비해서 뽑힐 확률이 조금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 보면, 떨어질 확률이 조금은 줄어들 뿐 여전히 떨어질 확률은 존재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위험에 몸을 맡기는 것이 결국은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어차피 떨어질 확률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지러 겁먹지 말고, 입사지원서를 작성 해서 계속 기업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누가 아는가? 나를 뽑아 줄지 말이다. 지금 나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a*******2 2012.10.03. 신고 공감 8 댓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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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 로제 폴 드르와, 시공사, 2012.
"[일상에서 철학하기], 로제 폴 드르와, 시공사, 2012." 내용보기
책의 처음을 시작하는 '추천의 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철학'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또는 공자나 맹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로부터 출발한다. 책 제목에 철학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턱을 괴고 앉아서 심오한 인생철학을 논의하고자 하는 책은 아니다. 표지에 적혀있는 글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일상에서 철학하기], 로제 폴 드르와, 시공사, 2012." 내용보기

책의 처음을 시작하는 '추천의 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철학'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또는 공자나 맹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로부터 출발한다. 책 제목에 철학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턱을 괴고 앉아서 심오한 인생철학을 논의하고자 하는 책은 아니다. 표지에 적혀있는 글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은 '엉뚱'하고 '이상'하고 '웃긴' 철학이다. 내가 하나 덧붙이자면 '골때리는' 철학이다.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심심할 때 가볍게 뒤적여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제안한 철학적 구도의 방법은 '놀이'이다. 하지만 심심풀이 놀이를 통해서 시각의 변화를 유도하며 더 나아가 우주의 정체성, 우주의 영속성 등을 고민하게 만들고자 했다.

 

 

 

내 이름을 불러보라는 제안으로 시작하여 하나하나가 전부 골때리는 이야기들이다. 일단 첫 사례를 읽고 난 느낌은 약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 든다. 골방에서 내 이름을 부르다 보면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것이라는, 내 이름은 주로 타인이 부르기 때문에 내 스스로 내 이름을 부르다보면 나 자신이 둘이 된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심오한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단 넘어가자.

 

두번째 사례는 나도 많이 경험했던 사례이다. '낱말의 의미에 구멍내기'라는 제목인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자주 반복하다보면 그 단어의 의미가 헷갈려지기 시작한다. 책은 '연필'이라는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연필, 연필, 연필 계속 반복하다보면 왜 '연필'의 이름이 '연필'이 되었는지 생소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저자는 '낱말과 사물의 분리'라고 설명한다. 이런 놀이를 통해 사람들은 낱말과 사물을 이어주는 끈이 생각보다 너무 허약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p.22).

 

세번째 사례도 읽다보면 뭔가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를 찾는 작업에 관한 이야기인데, 결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답하기 위한 작업이다. 생각해보자. '나'는 누구인가? 홍길동의 '나'는 홍길동이고, 홍길순이 말하는 '나'는 홍길순이다. 각자 1인칭 대명사로서 '나'라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 본인을 말한다. 결국 전부 다른 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건 그렇다치고, 그렇다면 10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같은 사람인가? 책의 표현대로라면 1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 몸속 세포 중에서 살아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측면을 '나'라고 부를 것인가? 결국 저자의 생각은 바로 '생각'이다. 우리의 생각, 기억, 이미지, 추억, 욕망들이다. 하지만 그 생각 역시 변한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너무나 허무하게도 정답은 '정확한 나는 절대 찾아낼 수 없다'이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행동과 사고의 경험을 통해 철학적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책을 계속 읽다보면 '뭐 이런게 다 있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래서 어쩌자고?'라는 질문이 저절로 나온다. 제목만 읽다보면, 정말 이대로 따라하기만 한다면 엽기적이라는 소리, 변태라는 소리를 절로 들을 것 같다. 오줌을 누면서 물을 마셔 보라니? 차안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기어가는 개미를 따라가보라니? 햇살속의 먼지를 관찰하고, 과식으로 정체성을 탐험해보라니? 이 얼마나 엽기적이고 변태스러운가.

 

 

 

가끔은 이러한 일탈행위를 통해 뭔가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다 생각은 들지만 제목만 봐서는 정말 '아니올시다'이다. 하지만 저자의 장난스러운 제목에 따른 전체 101가지의 놀이방법을 읽다보면 '아니올시다'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냐는 생각은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남아있다. 그래서 저자는 친절하게도 제일 앞페이지에 이러한 생각의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어쩌자는 겁니까?"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k******1 2012.10.29.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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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의 '어디든지 문'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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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생각만해도 왠지 벌써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고 마음이 부담으로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다. 그만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던 철학.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꼭 한 번 벗해야 한다고 현인들은 말씀해 오셨지만 살아보니 일부러 그런 복잡한 생각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길을 가다 아주 예뻐보이는 철학책들이 내 옷깃을 부여잡아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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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

생각만해도 왠지 벌써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고 마음이 부담으로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다.

그만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던 철학.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꼭 한 번 벗해야 한다고 현인들은 말씀해 오셨지만 살아보니 일부러 그런 복잡한 생각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길을 가다 아주 예뻐보이는 철학책들이 내 옷깃을 부여잡아도  '도를 아십니까' 묻는 사람들을 피하듯  일찌감치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기 바빴던 철학...

 

 하지만...

삶이 예상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거나 예기치 않았던 삶이 준비한 반전을 맞이하다 보면 도대체 사는 것의 의미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날이 사소한 불운들과 커다란 불행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겪다보면 도대체 이 모든 것들에 의미는 있기는 할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만 생각하는 삶은 근시안적이다. 그 때 그 때 닥친 일들을 헤치울 수 있을 뿐 보다 높은 곳에서 멀리 헤아리게 하지는 못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철학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부담스럽다. 뭔가 쉽게 철학이라는 것을 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라면 좋겠는데....

 

그런 당신을 위해 툭 떨어진 책...

 

 

 

 

 

 

 

 그것이 바로 로제 폴 드르와의 '일상에서 철학하기'이다.

 

 프랑스의 국제철학학교 교수를 역임했던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철학에 관련된 책을 펴냈는데 그 철학책들에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철학을 난해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 알고보면 철학이란 그렇게 어렵지 않고 현실과 단단히 결부되어 있으며 현실을 보다 더 생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이는 로제 폴 드르와가 항상 책을 쓸 때 염두에 두는 점이기도 한데 그렇게 한결같이 이어져 온 로제 폴 드르와의 주제 의식이 가장 잘 나타난 책이 바로 이번에 나온 '일상에서 철학하기'이다.

 

 

 웃! 왠지 제목에서 부터 뭔가 난해한 게 느껴져... 하는 당신을 위해 책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자면...

 

이 책은 절대로 우리가 흔히 떠올리게 되는 그런 이론서가 아니다. 이 책에 가장 합당한 정의는 아마도 '놀이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자 그대로 여기에는 모두 101가지의 일상에서 별다른 노력없이 즐길 수 있는 철학 놀이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밑줄을 그어야 할 부분은 '별다른 노력없이'란 부분이다. 정말로 이 책에 실린 놀이들을 하는데는 별로 힘들일 필요가 없다. '상상으로 사과 깎아보기'라든가 '반짝이는 별 내려다 보기' 혹은 '소리를 줄인 채 TV 화면 보기' 같은 것이 부담을 줄 리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별 것 아닌 것으로만 보이는 이런 경험들이 과연 철학과 무슨 관계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

 로제 폴 드르와는 정말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별 것 아닌 것으로만 보이는 이러한 101가지의 경험적 놀이를 통해 분명히 철학적 경험으로 인도하고 있으니까.

 

 

 

이를테면 '상상으로 사과 깎아보기'를 보자...

로제 폴 드르와는 101가지 모든 놀이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항상 그 놀이에 걸리는 시간과 필요한 소도구 그리고 그 효과까지 미리 설명해 두고 있는데  '상상으로 사과 깎아보기'에 걸리는 시간과 필요한 소도구 그리고 효과는 그에 따르자면 이렇다.

 

소요시간 20 ~ 30분 / 도구 없음 / 효과 집중력

 

 내가 이 놀이를 택한 건 리뷰를 쓸 때마다 내가 늘 겪었던 경험이기도 해서이다. 나는 리뷰를 쓰기 전에 보통 먼저 머리로 대강의 윤곽을 그리고 나서 실제 글로 옮긴다. 그런데 머릿속으로 글의 분명한 세부까지 다듬고 나면 슬며시 꾀가 생긴다. 이 정도로 마무리 해 놓았으면 그냥 글로 옮기기만 하면 되니까 나중에 써도 상관없겠지 하고 말이다. 그래서 미루다가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데 그렇게까지 세부적으로 다듬어 놓았던 내용이 막상 글로 옮기게 되자 여지없이 허물어지는 걸 많이 경험했다. 그건 결코 내가 잊어버렸기 때문이 아니었다. 다듬어 놓은 그 상태 그대로 옮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글로 실체화되려는 순간에는 뭔가가 맞지 않고 앞과 뒤가 틀어지며 균형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블럭처럼 위태위태 하기가 일수였다. 이런 반복된 경험들이 내게 있었음은 로제 폴 드르와의 바로 이 글을 읽고서야 생각났다.

 

 우리가 머릿속에서 현실을 쉽고 분명하게 재현해낼 수 있을거라는 믿음은 상당 부분 착각일 수도 있다.(p. 67)

 

 경험상 이 말은 진실이었다. 그저 옮기기만 하면 될 정도로 다듬어 놓았는데도 막상 글로 그대로 옮기기조차 쉽지 않았다. '상상으로 사과 깎아보기'란 놀이는 바로 이러한 떠올리는 것과 현실로 하는 것과의 괴리라는 재현의 어려움을 체험하는 놀이다. 그러면 이 놀이를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철학적 경험은?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의식에 혹은 마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착각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다. 우리는 마음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가 서슴없이 남들 앞에서 남의 말을 듣기도 전에 우리가 생각하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카메라처럼 정확히 현실을 모사하고 또 재현해낼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상상으로 사과 깎아보기'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로제 폴 드르와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당신이 이 체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우리의 정신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현실에 얼마나 불충실한지, 현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재현하는 데에 얼마나 취약한지에 관한 것이다. 평소에는 "현실? 그쯤이야 뭐..."라고 생각하는, 유난히도 잘난척하는 우리의 정신이 말이다.(p. 70)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에 대해 겸허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아니라 사과를 먹기 쉽게 조각내는 것처럼 각자의 마음이 소화하기 쉽게 잘라내고 다듬고 더러는 왜곡시킨 현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다 온전히 총체적이고 진실된 현실을 담고자 한다면 우리는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야 한다. 신이 입은 하나요 귀는 두 개를 만드신 것도 마음에 본래적으로 각인된 그러한 한계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로제 폴 드르와의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별 거 없어보이는 그런 경험들을 통해 철학적 경험들로 인도하는 책이다. 정말 놀이처럼 즐기다가 어느 순간 '돈오점수'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상식적인 견지에서 철학은 언제나 일상의 경계 바깥에 존재한다고 생각되어왔다. 일상이 멈추는 곳. 철학은 일상에서 뚝 떨어져 나온 공간에서나 가능한 사색적인 활동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로제 폴 드르와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의 일상이야 말로 철학적 사색을 위한 더없이 훌륭한 공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특별한 공간을 선택할 필요도,   별다른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없다. 그저 한번쯤 상상해 보는 것, '뜨거운 태양 아래 배깔고 한숨 자기'나 '아무에게나 미소 짓는 것' 혹은 '헌책방에서 탐닉하기'나 '밤거리를 하염없이 돌아다니기'와 같이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비유는 도라에몽이 가지고 있는 '어디든지 문'일 것 같다.

 

 

 

 아무리 당신이 지루한 일상 속 공간에 있다고 해도 로제 폴 드르와의 이 문을 꺼내고 들어가기만 하는 새로운 경험과 의미로 채워지는 일상을 만나게 되니까...

 

 



l****1 2012.09.16. 신고 공감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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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황당한 ‘철학’놀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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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국어사전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인생관, 세계관 따위를 탐구하는 학문. 원래 진리인식(眞理認識)의 학문 일반을 가리켰으나, 중세에는 종교가, 근세에는 과학이 독립하였다.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 미학 등의 하위 부문이 있다.” 라고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설명하고, “자기 자신의 경험 등에서 얻어진 세계관이나 인생관”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의 철학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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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국어사전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인생관, 세계관 따위를 탐구하는 학문. 원래 진리인식(眞理認識)의 학문 일반을 가리켰으나, 중세에는 종교가, 근세에는 과학이 독립하였다.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 미학 등의 하위 부문이 있다.” 라고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설명하고, “자기 자신의 경험 등에서 얻어진 세계관이나 인생관”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면 <철학>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난해한 학문이라는 인식보다는 우리의 일상의 삶 자체가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쉽게 생각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개똥철학’이라는 우스개 말도 나온 모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 철학자 로제 폴 드르와가 쓴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전혀 철학 같아 보이지 않는 일상에서의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서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철학에 대한 짧은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알만한 위대한 철학자들의 철학적 경구는 한 구절도 볼 수 없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소한 계기들을 일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꼬아서 생각하도록 만들어서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낯설게’ 보게 하거나, 전혀 생소한 질문에 답을 강요하고 있어 새로운 철학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과제는 다르지만 접근하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즉 소요시간을 두고 있고, 작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제시되며 과제수행에 따르는 예상효과를 요약하여 모두에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교의 진리를 수행하는 분들이 공부하는 방식으로 101가지의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이미 경험한 것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선뜻 실행에 옮기겠다고 나서기가 쑥스러운 것들도 있습니다. 오래 전 경험하면서 그때는 당혹스러웠는데 여기에서는 거꾸로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싶은 경우를 소개하려 합니다. ‘낯섦의 틈새로 전화걸기(49쪽)’입니다. 무작정 전화번호를 누르고 상대와 통화하기인데 “인간 세상이 얼마나 ‘두꺼운지’, 얼마나 가깝고도 먼지를 느껴보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낯섦, 꽉짜인 일상 속에 느닷없이 끼어든 균열, 낯섦이라는 작은 틈새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를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전화를 받는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더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지낼 때 늦은 밤에 전화를 건 중국여성이 대화를 요청하는 상황이 영 불편하였던 까닭에 다시 전화를 걸지 말아달라 간청했던 경험이 생각나서인지 제가 선뜻 이 과제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기호학의 개념을 연상하게 하는 과제가 몇 개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면 ‘44번째 리듬타며 글씨 써보기’의 경우 “우리가 평소에 쓰는 글자들은 단어가 갖는 의미와는 전적으로 무관하다. 사상이나 정보, 감정 따위를 다루는 텍스트가 전해주는 것들과도 글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글자는 글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154쪽)” 즉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글자가 담고 있는 기호학적 의미를 완전히 배제하고 글자를 객체화하는 상황을 경험해보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고 상상하기’라는 과제에서는 전쟁터가 아니면 실제로 볼 수 없어 상상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상상하기도 역겨울 것 같습니다. 판타지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3; 불을 다루는 도깨비; http://blog.yes24.com/document/4123700>편에서 두억시니족의 신전에서 제각각인 신체조각들이 모여들어 폭포를 따라 흐르면서 새로운 개체가 만들어지는 광경을 연상하면서 끔찍한 기분을 느꼈는데, 이 과제에서 우리는 전쟁의 끔찍함 등을 연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간혹 의학적 사실과 다소 다르다 싶은 점들도 있었는데, 예를 들면, “당신 몸속 세포 중에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살아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26쪽)”는 인용같은 경우 뇌신경세포를 뇌조직이 만들어지는 순간 출현하여 내외부로부터의 위해요인이 작용하여 죽을 때까지 존재하며 세포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영구세포라는 점에서 정확하지 않은 인용으로 보입니다. 하지에서 허벅지 위쪽이 무엇에 부딪히면 제일 아프다는 것도 옳은 것인지 한참 생각을 했습니다. 허벅지 위쪽에는 근육이 넉넉하여 부딪히더라도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정강이뼈나 무릎관절을 덮고 있는 슬개골 부분이 호되게 부딪히면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이라는 부제처럼, 지극히 평범한 일상 행위들로부터 출발한 것이 우리에게 의외의 놀라움을 안겨주고 이 놀라움으로부터 철학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자의 바램대로 손에 집히는 대로 어디를 읽어도 무방하고 두세 쪽에 불과한 과제를 수행하다보면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y*****2 2012.09.08.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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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 - 로제 폴 드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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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혼자 놀기를 잘 한다는 말을 수없이 많이 했건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혼자 논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 더 이상 그것은 혼자 노는 것이 아닌 게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혼자 논다는 것은,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어 이야기할 만큼 대단한 놀이가 아닐지 모릅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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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혼자 놀기를 잘 한다는 말을 수없이 많이 했건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혼자 논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 더 이상 그것은 혼자 노는 것이 아닌 게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혼자 논다는 것은,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어 이야기할 만큼 대단한 놀이가 아닐지 모릅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어쩌면 ‘혼자’라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혼자 논다는 말이 만들어내는 어떤 유별난 느낌이란 것이 존재하는지, 세상은 계속해서 우리를 혼자 놀게 합니다.

 


    혼자 놀기를 할 때면 무언가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자기 암시, 혹은 최면 비슷한 것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붕 떠있어 기분 좋은 느낌. 현실처럼 생생한 상상, 혹은 환상의 느낌. 그러나 보통의 환각이 만들어낸 세계와 달리, 혼자 논다는 것은 동시에 묘한 불안감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남들과 비교해서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란 것.

 

 


    하지만 우리는 로제 폴 드르와『일상에서 철학하기』를 통해 일종의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증명할 수 없었던 자신의 존재 이유를 명쾌하게 정리해 줍니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적 사고와 행위들은 꽤 재미있는 놀이와 닮은 듯해 보여 따뜻한 위로와 함께 유쾌한 감정을 만들기도 합니다.

 


    보통 철학하면 굉장히 딱딱하고 날카롭게 곤두선 차가운 이미지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몰캉몰캉하면서 동글동글한 느낌의 철학도 있었습니다. 딱히 이 책이, 여러분, 철학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철학은 여러분을 물거나 해치지 않아요, 쉽고 재미있으니 한번 따라 해보세요, 라는 말로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강요하려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은근히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끌림, 저절로 공감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신비로운 힘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우리 머리 위에 떠있는 전구가 계속해서 깜박거릴 수 있도록 지식과 지혜의 양분을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책은 일상에서 철학하는 방법 101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런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화장실이란 공간에서 1~2분의 소요시간이 필요한 이 철학하는 법을 통해 확 트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조금 웃기지만, 오줌이 나오려는 신호가 감지되면 물 한 잔을 준비하고서 화장실 변기로 향합니다. 그러다 오줌이 나오기 시작하면 준비했던 물을 벌컥벌컥 마십니다. 이때 우리는 식도와 요도가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비현실적이지만 추호의 의심도 갖지 않을 생리학적 구조를 고안해냅니다. 무언가 말로 표한하기 힘든 우주의 흐름과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순환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이런 경이로운 철학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혼자 놀기입니까!

 


    평소에 이렇게 혼자 노는 철학을 행위하며 즐겼던 편은 아니지만, 소극적인 상상만으로 간직했던 이상한 생각들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철학적인 해석을 통해 들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무언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사실을 누군가가 옆에서 대신 설명해준 명쾌함이 있습니다.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 미리 가려운 곳을 긁어준 고마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을 통해 이제는 무언가 대단히 적극적인 모습으로 스스로를 철학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합니다. 희미하고 흐릿한 이미지였던 자신의 존재가, 이 책을 통해 이토록 확실하게 글의 형태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느낍니다.

 






    이 놀이의 핵심은 일상의 사소한 계기들을 들추어내고 촉발시키는 데 있다. 뭔가 행동할 수 있는 단초, 말의 실마리, 상상의 계기들을 새롭게 고안해내어, 철학을 탄생시키는 놀라운 결과들을 실제로 느껴보게 하고, 하나의 의문에서 비롯하는 정신적 혼란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7쪽)

 


    우리가 영원하다는 것은 신념 같은 것이 아니다. 그건 하나의 사실이다. 어쨌든 우리의 영원성은 논리로 증명할 수는 없어도 이해할 수는 있는 하나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렵고 장황한 말들을 늘어놓는다고 해서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실험을 해봐야 자신이 영원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엉뚱한 짓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 시도해보라. (46쪽)

 


    이 체험을 통해 적어도 당신은 객관성이라는 것에 대해 약간의 의문을 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이런 확신을 얻을지도 모른다. 즉 순간적이긴 하지만, 우리 몸을 통해 세계를 꿈꿀 수 있다는 확신 말이다. 이건 결코 사호한 발견이 아니다. (77쪽)

 


    냉소와 비난과 조롱의 시대이니만큼, 자유롭게 그리고 고의적으로 선량한 감수성들을 아무 계산 없이 그냥 재미로 체험해보는 것은 꽤 즐거운 경험이다. (163쪽)

 


    즉 상상력이란 현실에 덧붙여지는 것, 혹은 현실과 대립되는 것, 현실과 모순되는 것, 현실을 감추는 것이 결코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현실 그 자체를 상상계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178쪽)

 


    아마 당신은 당신 행위에 대한 몇 가지 원인을 나름대로 주워섬기기 시작할 것이다. 그냥 재미로라도, 당신 행위의 목적과 효과를 납득시켜줄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280쪽)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i*******y 2012.10.0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에서 철학하기 - 혼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
"일상에서 철학하기 - 혼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 내용보기
원제 - 101 Experience de philosophie quotidienne   부제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작가 - 로제 폴 드르와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아하, 일상생활에서 철학가들의 생각을 연결시킨 것이겠구나’였다. 나에게 철학이란, 다른 누군가가 생각하고 정리해놓은 수많은 이론을 다룬 학문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걸 읽으면서 현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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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101 Experience de philosophie quotidienne

  부제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작가 - 로제 폴 드르와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아하, 일상생활에서 철학가들의 생각을 연결시킨 것이겠구나’였다. 나에게 철학이란, 다른 누군가가 생각하고 정리해놓은 수많은 이론을 다룬 학문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걸 읽으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어떻게 적용시키고 떠올릴 수 있는가가 생활에서의 철학 발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훼이크다, 이 어리석은 인간아!’ 라고 웃으면서 내 뒤통수를 후려 갈겼다. 아, 첫 장을 펼쳤을 때의 놀라움이란…….

 

 

  이 책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정리한 철학 이론을 풀어놓지 않았다. 대신 우리 스스로 생각하게 도와준다.

 

 

  고대에 철학이 시작된 것이 바로 자신과 주변에 대한 고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는 101가지 다양한 철학 체험은 바로 고대의 철학가들이 고민했던 그 문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내가 속한 이 세상은 과연 어떤 곳인가도 고려해보게 한다.

 

 

  일상에 아주 작은 변화를 가하여,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깨닫게 한다. 익숙한 생활에 약간의 틈이나 균열을 만들어, 익히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람들은 종종 가면을 벗어던지라고 말한다. 내면의 자신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사물을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믿지 말라고도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냥 위선과 가식을 던지라고만 한다. 그래서 상대와 세상에 대해 느낀 그대로 말하면, 사회성이 부족하다거나 상대에 대해 배려와 예의가 없다고 하기도 한다. 불평불만만 많다고 하기도 하고.

 

 

  이 책은 혼자서 내면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사물의 표면을 살짝 들춰보는 기술도 알려준다. 그 중 몇 개는 재미있게도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해봤을 그런 것들도 있었다. 역할극을 하는 것이 그랬다. 혼자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거나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는 상황 내지는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이 된 것을 상상하는 것 말이다.

 

  어릴 때는 그냥 혼자 심심할 때 하는 놀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걸로 나와 세상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철학 체험이라고 들고 있다. 오, 난 어릴 때부터 생각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었어! 갑자기 이런 자화자찬의 시간도 가졌다. 그런데 곧 ‘왜 지금은 유치한 인간이 되어 가는 걸까’라고 한숨의 시간도 뒤따라 왔지만…….

 

 

  물론 어떤 것은 ‘이러다가 미치는 거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예를 들면 조용한 방에서 자기 이름을 부르다가 분리가 되는 느낌이 드는 체험이 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심화되면 안 좋은 게 아닐까?

 

 

  어디선가 거울이 앞에 두고 말을 걸다가 정신이 이상하게 되었다는 괴담이 떠올랐다. 음, 이 책에서는 거울 얘기는 없었으니까, 그럴 염려는 없다고 봐야 하나. 하지만 역시 어딘지 시도해보기에는 조금 겁이 났다. 난 의외로 소심하니까.

 

 

  그런 몇 가지를 빼고는, 심심할 때나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아무데나 책을 펼쳐서 따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굳이 모 노래의 가사처럼 지하철역에서 스트립쇼를 할 필요 없이, 방에서 혼자 여유롭고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v********0 2012.09.30. 신고 공감 2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