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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지도속 어디에나 박물관은 있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지도속 어디에나 박물관은 있다." 내용보기
내게 있어 박물관이란 학습과 관련된 곳이었다. 마냥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사실 시골에서 자랐기에 크면서는 이런 곳을 방문해 본적은 없었다. 억지로라도 한 곳을 꼽는다면 ‘영국군묘지’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사회에 나와서도 공연장은 여러 번 가 봤지만 박물관은 별로 가보지 않았었다. 그랬었는데 엄마가 되어 아이들이 자라면서 내게도 박물관이란 곳을 갈 기회가 생겼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지도속 어디에나 박물관은 있다." 내용보기

내게 있어 박물관이란 학습과 관련된 곳이었다. 마냥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사실 시골에서 자랐기에 크면서는 이런 곳을 방문해 본적은 없었다. 억지로라도 한 곳을 꼽는다면 영국군묘지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사회에 나와서도 공연장은 여러 번 가 봤지만 박물관은 별로 가보지 않았었다. 그랬었는데 엄마가 되어 아이들이 자라면서 내게도 박물관이란 곳을 갈 기회가 생겼다. 학습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기에 눈으로만 느끼는 역사. 지나가면서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했던 장소들~ 난 반성해야 돼

이 책의 소개글을 봤을 때, 이런 내 마음을 혹하게 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생활속의 박물관이라는 말, 난 이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완전히 논리적이거나 역사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기에 사실은 조금은 더 쉽고, 조금은 더 편안한 의미에 혹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아는 그런 박물관들 말고도 얼마든지 교감하는 박물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래 그럴지도 몰라. 그런 의도로 소개글에 나의 마음까지 얹었다.  

 

} 미술관 큐레이터가 예술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전시를 기획한다면, 박물관 큐레이터는 박물관이 다루는 역사를 연구하고 이를 관람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관련 유물을 수집, 전시한다. 전공에 따라 자연사박물관, 미술관, 전쟁박물관, 과학관등 여러 분야로 나뉘는 것이다. 박물과 큐레이터는 미술관 큐레이터와 달리 학예사라고도 불린다. P004

! 그렇구나. 이로써 박물관 큐레이터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얕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흔히 생각하는 미술관 큐레이터와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전시물에 가까운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책 속에도 있듯이 비가 오면 박물관에 고인 물을 퍼내고, 철물점을 다니면서 구입한 철사등으로 직접 전시물을 전시할 수 있는 지지대등을 만들기도 한단다. 미술관 큐레이터들의 복장이라고 단정지어지는 깔끔한 정장이 아니라, ‘작업복이라고 명명할 만한 그런 복장이라도 별도로 준비해 둬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스운 생각마저 잠시 들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물관에 대한 그들의 애정이었다.

 

 

이 책에는 기억의 박물관, 역사의 박물관, 삶 속의 박물관, 작은 박물관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기억의 박물관에는 홀로코스트와 일본의 만행에 대한 내용을, 역사의 박물관에서는 근대사회로 오면서의 생활상과 교육, 그리고 DMZ,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삶 속의 박물관에서는 도심의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고, 작은 박물관 이야기에서는 TV를 통해 보았던 세계의 작은 박물관들 중에서 셜록홈즈 박물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목차를 보면서 특정 장소에 박물관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만이 박물관일 필요는 없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기억의 박물관 편에서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쇼아박물관’, ‘밀라이학살박물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박물관 이야기를 주제로 한 책이 코가 시큰하고 눈물이 왈칵하게 만드는 것일까? 어느 시대에나 전쟁은 있었고, 그와 마찬가지로 비극도 존재하고 있었다. 월남전의 비극을 보여주는 밀라이 학살도 그랬고,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사건인 홀로코스트가 그랬다. 쇼아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박물관 큐레이터들의 나름의 직업적 고민과 해석의 추구에 대해서 엿보았던 것 같다. 모든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동일한 주제와 동일한 생각하에 동일한 전시물만을 전시한다면 결국 그 후손들은 어느 한 사건에 대한 단면만을 보고 이해하며 한 가지의 해석만을 갖게 될 테니 말이다.

 

역사의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한 박물관이 소개되어 있었다. 부산근대사박물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도코모모코리아, DMZ박물관, 전쟁기념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다.

}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초래한 6.25전쟁. 이 전쟁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전쟁사 종합 박물관인 전쟁기념관이다. 전쟁기념관은 선사시대부터 6.25전쟁까지 우리나라가 겪은 수많은 전쟁에 대한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전쟁 관련 박물관으로 세계 최대의 규모로 알려져 있다. P084

 

서울시내에 있는 박물관이야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라지만 나의 기준으로 봤을 때, 정말 앞에 있다는 표현이 딱 맞는 곳이 전쟁기념관국립중앙박물관이다. 특히 전쟁기념관의 경우 세계 최대의 전쟁사박물관이란다. 전쟁은 인류역사상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건만, 전쟁기념관 마당에 탱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눈으로 읽은 전쟁기념관은 사실은 ‘6.25전쟁기념관이었던 것이다. 아 이 생각의 얄팍함이란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운명을 같이 했던 그곳, 여러 번의 이전을 거치고, 여러 번 용도가 변경되었던 곳. 몇 해전, 일하다 말고 서러움에 빗속을 걸어 찾아갔던 곳이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너무 넓어 도저히 다 돌아볼 수 없었던 그곳. 참 우습게도 유물관람에 대한 감흥보다 위로의 장소로 내게는 먼저 떠오르는 곳이 되어 버렸다.

 

삶 속의 박물관에서는 공공미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을 설치하는데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책 속의 사진 한 장. 테헤란로의 아마벨’. 처음 포스코 건물 앞의 그것을 보았을 때 도대체 왜 저렇게 흉물스러운 것을 갖다 놓았다 했었다. 그런데 그게 다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가끔 거리에서 설치된 미술작품을 보았었다. 이젠 거리에서 그런 것들을 마주치게 되면 그들의 작품성에 대해서 한번은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일상 속 숨은 박물관으로는 문방구등 우리동네 길거리를 갤러리화하여 이야기하고 있고, 작은 박물관 편에서는 셜록 홈즈 미술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소설이 만들어낸 가상의 기억으로 걸어 들어간 관람객이 그 기억을 현실로 인식하게 만드는 묘한 체험을 전해준다는 그곳.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하고 나아가 새로운 현실을 상상하게 만드는 박물관. 물론 우리나라에도 그런 곳들이 있다. 이런 것을 봤을 때 박물관이라는 것이 반드시 역사의 증거를 보여주는 곳일 필요는 없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했다.

책 속에서 이런 저런 박물관들을 둘러보았지만 사실 꼭두박물관이 나에게는 충격이라면 충격이었다. 일단 우리가 말하는 상여라는 것의 부착물들이 꼭두라고 하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어찌보면 상당히 부정적인 느낌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죽은 사람이 가는 길이 외롭지 않길 바라는 산 사람들의 바램이 형상화된 꼭두. 그래서 여기 소개된 여러 박물관중에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의식하지도 못하는 깨알 같은 박물관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대만 여행시에 갔었던 국립고궁박물관과 그리스 중앙박물관이 생각 났다. 어느 박물관이나 외국인 관람객이 많은 것은 결국 관광객이 되어야만 빼놓지 않는 곳이 되는가 보다 하는 생각에 민망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어느 박물관을 찾아가 본다거나 하는 열정까지 느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어느 장소를 가게 될 때, 그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박물관을 제외시키지는 않겠다는 생각과, 그 전에 그 박물관에 대해서 대략적인 정보습득 정도는 하고 가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굳이 어느 박물관을 가겠다고 마음 먹지 않고서도 갈 수 있는 작은 박물관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e 2012.10.21. 신고 공감 13 댓글 34
리뷰 총점 종이책
박물관 같은 삶을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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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가지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들어간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잠든 가족들이 아닌, 큐레이터 송한나씨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가 쓴 책,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라는 길다란 제목의 책이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수다로 시간을 보내면서 모두의 생활들이 하나같이 녹록치 못하다는 씁쓸한 현실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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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가지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들어간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잠든 가족들이 아닌, 큐레이터 송한나씨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가 쓴 책,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라는 길다란 제목의 책이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수다로 시간을 보내면서 모두의 생활들이 하나같이 녹록치 못하다는 씁쓸한 현실을 깨닫고 돌아온 터라 다른 때보다도 몸은 더 피곤하기만 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택배포장 그대로 책상 위에 얹어 놓은 이 책을 처음엔 포장만 풀자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다.  포장을 풀고 드러난 흑백 표지 속의 그녀 모습에 조금 호기심이 돋은 것은 사실이다.  나는 단아한 이마에 약하니까.  그리고,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는 어떨까 여태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온 친구들과는 어떤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싶어서 첫 장을 들춘 것을 시작으로 두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외출복을 갈아 입지도 않은 채로 책의 마지막장까지 다 읽어 버리고 말았다. 

 

이 책은 크게 네 가지의 큰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그 첫번째가 기억의 박물관이라는 주제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좋은 기억만을 가질 수 없는 존재이다.  이것은 비단 인류 전체에게도 그대로 해당되어 기억의 박물관에서는 생존자들과 관람자들에게 고통의 기억을 생생하게 일깨워주는 박물관 - 큐레이터 송한나가 직접 참여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홀로코스트를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기억하는 '쇼아 기념관', 베트남의 미군학살사태를 기억하는 '밀라이학살박물관' - 들이 등장한다.  내가 책의 첫장을 펴면서부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던 그녀가 안내하는 기억의 박물관들은 피곤했던 내 정신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박물관이라면 그저 역사속의 고대 유물들을 주루룩 전시해놓는 것만을 쉽게 떠올리던 나에게 이러한 박물관들은 내 뒷통수를 탕탕탕 내려치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이 번쩍 든 나는 그녀가 인도하는 나머지 박물관들은 아주 가뿐한 마음으로 따라나설 수 있었다.  박물관하면 모두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역사의 박물관'과 서울시내 거리에서도 종종 마추치는 미술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 '삶 속의 박물관' 그리고 똑같은 유물이라 하더라도 그 의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목적으로 전시된다는 것을 알기쉽게 도와준 '작은 박물관 이야기'까지.  우리 주위에 이처럼 많은 박물관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나에게는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것은 바로 이 문장 속이었다. 

 

박물관은 인류가 남긴 흔적을 모아 공공의 기억을 만드는 공간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순간도 언젠가는 박물관의 한 부분을 이룰 것이다.  '박물관 같은 삶'을 산다는 게 별건가.  나날의 삶을 의미있는 기억으로 채워나가는 일이다.  그런 박물관 하나쯤 가진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147페이지

 

하루 하루가 일상의 연속으로 일주일이 한 달이 눈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린다고 생각하던 나로서는 이 글을 읽고서 일상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의미깊은 기억 하나, 그 기억을 기록하는 공간인 이 블로그가 어쩌면 나에게는 내 삶 속의 박물관이 아닐까.   그녀의 박물관 이야기를 읽는 것 만으로도 이토록 많은 의미있는 기억을 채울 수 있다는 것도, 그 의미깊은 기억들을 이 리뷰를 통해 다시금 기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박물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정말, 맞는 말이다.  '박물관 같은 삶' 산다는 게 별건가.

 

h****i 2012.09.30.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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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나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았습니까?
"송한나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았습니까?" 내용보기
당신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았습니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많은 한국인들이 놀랍게도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을 비롯한 세계적인 박물관에 가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까이에 있는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아직' 못 가본 사람이 많다. 나 역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자연사 박물관, 미국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뮤지엄, 피츠버그 앤디 워홀 뮤지엄 등 미
"송한나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았습니까?" 내용보기

당신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았습니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많은 한국인들이 놀랍게도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을 비롯한 세계적인 박물관에 가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까이에 있는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아직' 못 가본 사람이 많다. 나 역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자연사 박물관, 미국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뮤지엄, 피츠버그 앤디 워홀 뮤지엄 등 미국을 비롯한 해외여행 시 투어 리스트에 유명 박물관이 있지만, 부끄럽게도 국립중앙박물관조차 가 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은 지금에서야 아니 한국사에 관심을 가지던 얼마 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발걸음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국립민속박물관에도. 가야 할 데가 많다!!

 

사실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영상 자료, 소장품의 정보화, 박물관 종합정보시스템 등 첨단 유비쿼터스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행사도 연중 끊이지 않는다. 2010년에는 세계 박물관 중 관람객 수 아시아 1, 세계 10위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p. 106)

이처럼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 혹시 나와 같이 안타깝게도 아직 못 가본 분들이 계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꼭 다녀오기를 권한다.

 

 

 
 

세상의 모든 박물관은 나란 존재가 오늘 여기에 있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잘 찾아보면 그곳에 숨어 있던 내가 보인다. 세상에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과연 누가 지루하다고 할 수 있을까? 박물관은 주인공은 유물이 아닌 인류, 곧 나다.

이 책에 나오는 박물관은 모두 내가 실제로 보고 느끼고 걸었던 곳이다. 국가대표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수도박물관 같은 작은 박물관까지 각각의 박물관에 깃든 재밋거리를 찾아 소개하고자 했다. 공공미술작품이 놓인 거리도, 북적이는 시장도 소중한 삶의 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박물관은 세상을 담고 세상은 박물관을 닮아간다. (머리말)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는 국내 주요 박물관을 비롯해 작은 박물관, 거리의 공공미술작품, 해외 이색 박물관, 본받을만한 다채로운 박물관들을 소개해 준다.

 

처음 소개되는 박물관은 2012년 5월 문을 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다.

몇 년 전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할머니들의 수요시위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나는 대학교 과제때문에 고작 한 번 갔던 것이지만, 피해 할머니들은 1992년 1월부터 현재까지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온갖 궂은 날씨에도 매주 수요일이면 휠체어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라도 모인다. 열다섯,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감당치 못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당하고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을 되살려 진실을 위해, 또 미래 평화를 위해 여전히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그녀들.

큐레이터의 어원인 라틴어 쿠라cura’돌봄, 치유라는 뜻이다. 좀 아득하지만 무척 사랑스럽고매력적인 어원이라고 생각한다. (p. 15)


 

 

어렸을 적 <안네의 일기>를 통해 홀로코스트라는 세계 역사 중 가장 끔찍한 그 일을 처음 알게 되었다.

열세 살 안네, 또래인 그녀의 일기를 읽으며 웃기도 울기도 참 많이 했다.

이후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에 적지 않은 관심이 생겼고 혼자 미국 홀로코스트 뮤지엄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세계 곳곳에 이렇게 많은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있는 줄은 몰랐다.

 

다윗의 방패라는 의미이자 유대인 공동체의 상징인 다비드 별 뒤로 유대인을 기리는 시와 히브리어로 잊지 말아라라는 말이 새겨진 기념관의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여러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답사한터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잊지 말아라라는 단어에는 나름의 절박한 울림이 있었다. 나는 새로운 세대가 70여 년 전의 사건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세계 곳곳에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2,600개 이상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지를 새기며 관람을 준비했다. (p. 34)

 

박물관은 단순히 기억을 보존하는 곳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말 그대로 화석화된 역사에 대한 집착일 뿐이다. 기억을 넘어 기억하는 행위까지 담기 위해 애쓰는 쇼아 기념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p. 40)


외국인들은 한국을 여행할 때 필수 코스로 판문점과 DMZ박물관을 방문한다고 한다. 한국인들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에 대해 더 관심이 지대한 외국인들.

군대에 다녀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6 25일이면 어김없이 방송되는 6.25전쟁에 대한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서도, 북녘 땅의 가족을 찾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도 나는 우리가 분단국가라는 것을 잊고 살았다. 분단된 땅에서 태어나 일생을 살아온 내게 6.25전쟁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p. 83-85)

 

나 또한 평소 우리나라가 휴전상태이며 내가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때로 외국인이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것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그제서야 '아... 그렇구나... 무서울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쩌면 한국 관광을 온 외국인들보다 사실은 더 안 가본데 많고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참 가보아야 할 곳이 많다...

 

 

그렇다고 이 책에 전쟁과 같은 어두운 역사에 대한 박물관만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내 꼭지 박물관이나 해외 셜록홈즈 박물관 같은 귀여운 곳도 많고, 공공 예술 작품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일명 ‘1퍼센트 법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우리나라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 건축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화·조각·공예 등 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데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문화예술진흥법 제2 9).

거리의 조형물은 예술 작품으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작품이라는 것을 깜빡 잊는 것이다. 하지만 거리에 설치된 공공미술 작품은 거리에 생기와 표정을 불어 넣어주는 일상 속의 예술 작품이다. (p. 113)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는 단순히 박물관 안내서가 아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쩌면 지루한 안내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감히 얘기하자면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에도 상당한 재주가 있다. 에세이 같은 면도 이 책을 읽으며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큰 요소다.

 

박물관은 인류가 남긴 흔적을 모아 공공의 기억을 만드는 공간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순간도 언젠가는 박물관의 한 부분을 이룰 것이다. ‘박물관 같은 삶을 산다는 게 별건가. 나날의 삶을 의미 있는 기억으로 채워나가는 일이다. 그런 박물관 하나쯤 가진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p. 147)

 

y****j 2012.10.1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역사가 숨쉬는 박물관 이야기-[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역사가 숨쉬는 박물관 이야기-[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내용보기
큐레이터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전시예산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면 다리를 걷어 붙이고 지하 전시실에 고인 물을 양동이로 퍼내야 하는> 고단한 현실 앞에 이상과 실제의 간극을 분명하게 느낄 것이다. 이 책은 내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작품집이다. 학고재 책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늘 그래서인지 읽고 나면 지루하지도 않고 읽고 난 후에
"역사가 숨쉬는 박물관 이야기-[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내용보기

큐레이터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전시예산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면 다리를 걷어 붙이고 지하 전시실에 고인 물을 양동이로 퍼내야 하는>

고단한 현실 앞에 이상과 실제의 간극을 분명하게 느낄 것이다. 이 책은 내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작품집이다. 학고재 책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늘 그래서인지 읽고 나면 지루하지도 않고

읽고 난 후에도 다시 들여다 보게 되곤 한다. 그 이유는 여기 송한나 씨의 진정이 가득 담긴

역사, 여성, 전쟁, 인권, 시장까지의 사람들을 아우르는 포용력 덕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저자의 좌우명은 "박물관 같은 삶을 살자"라고 한다.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매일의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 역사의 한 장면 못지 않는 시간들로 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일상속의 도깨비 시장이나 허름한 동네들 역시 오랫동안 들여다 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 점이 이 책이 가진 강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셜록홈즈 박물관

이야기도 무쳑 재미있었고 수록된 사진들도 잘 정리되고 빛도 밝아서 화보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편집을 자랑하는 책이다. 역시 큐레이터라 다르긴 하네! 하는 칭찬이 나온다.

 

전쟁기념관 DMZ박물관 이야기는 특히 더 인상적이었던 것이 피난을 가는 사람들의 모습,

전쟁터에 난리난 상태에서 맞딱드리게 되는 비참한 현실들이 그 안에 고스란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자가 가진 관심은 사회적 약자나 조명받지 못하는 이들의 삶에 그대로 투영

되어 있는 것 같아서 큰 힘을 얻었다. 그렇지, 이렇게나 똑똑하고 재기발랄해 보이는 여성이

인생의 어두운 면을 깊이 알고 있고 그것을 직업의 연상선이 아닌 폭 넓은 미술과 회화,

나아가 박물관 스토리로 엮어 갈 때 독자로서 책을 읽는 희열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니까.

 

배운 자는 하인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고, 홀로코스트와 프레모 레비까지의 모든 것들을

망라해 체계적이고 심도 있게 들려 주는 뮤지엄 스토리는 말 그래도 벅찬 감동일 밖에.

추석 명절에 대 이동하는 차량행렬을 보면서 이 책 속에 나오는 전쟁피난민들이나 억압

받았던 유대민족들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나는 미술관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가는 편인데 이미 지나가 버린 시대의 유물들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

숨쉬고 있는 사람들도 같이 보여서 오랜 시간 생각에 잠기곤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지적

여행기이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박물관 스토리이다. 그렇지만 내용은 무게감이 있다.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시각의 책을 아주 편하게 조용히 만날 수 있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k******r 2012.10.0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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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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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 자라면서 교육에 의하든 환경에 의하든 마침내 직업에 의하든 제각각의 시선 하나쯤을 갖게 될 것이다. 어떤 수필에서 읽었던 것처럼 모자를 파는 사람은 모자로 사람을 평가하고 구두를 파는 사람은 구두로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고 하던데, 이 책의 작가는 박물관이라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 박물관에 무지한 나로서는 그 자체가 신기하고 대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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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 자라면서 교육에 의하든 환경에 의하든 마침내 직업에 의하든 제각각의 시선 하나쯤을 갖게 될 것이다. 어떤 수필에서 읽었던 것처럼 모자를 파는 사람은 모자로 사람을 평가하고 구두를 파는 사람은 구두로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고 하던데, 이 책의 작가는 박물관이라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 박물관에 무지한 나로서는 그 자체가 신기하고 대단하게 보인다.

 

박물관 기행, 교육적 차원에서 어지간히 유행하기도 했다. 나도 덩달아 꽤 다닌 편이고, 이름 있는 박물관이라면 일부러 가서 보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가 보기나 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뭔가 잘못된 것이리라. 박물관만큼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관심도 덜한 데다가 이상하고 허황된 의무감으로 다녔으니, 박물관인들 나에게 은혜를 베풀 수 있었겠는가.

 

작가의 고충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이렇게 애정으로 가꾸고 있는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나같은 관람객은 도리어 이해가 안 될 것이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재미없다고 말하거나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것처럼,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답답하리라. 어떻게 이 사람들에게 박물관의 유용함과 가치로움을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이 책도 그런 의도에서 쓰여진 것 같은데.

 

시장을 보는 새로운 시각, 꼭두박물관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 새롭게 얻었다. 박물관 교육만 잘 이루어져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가르칠 수 있다고 했는데, 공간에 대한 소중함도 저절로 깨닫게 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제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제법 많이 생겼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가서 보고 배울 일만 남았나. 누가 먼저 가서 배워야 하나. 부끄럽다.    

 

40

희생자들이 겪은 고통을 보여주고 그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남겨진 우리가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정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보존하는 것도 역시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쇼아 기념관은 훌륭히 보여준다. 박물관은 단순히 기억을 보존하는 곳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말 그대로 화석화된 역사에 대한 집착일 뿐이다. 기억을 넘어 기억하는 행위까지 담기 위해 애쓰는 쇼아 기념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125

공공미술 작품은 단순히 도시 미관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공간을 기억하게 하고 공간과 소통하게 하는 기능을 지닌다. 작품을 통해 공간과 소통을 하면서 우리는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닌 능동적인 관람객의 위치에 서게 된다.

법 규정에 의해, 혹은 아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공공미술 작품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공공미술의 가치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이들 간의 소통에서 비롯된다. 눈을 크게 뜨고 거리의 미술관을 마음껏 즐겨보자!

 

147

박물관은 인류가 남긴 흔적을 모아 공공의 기억을 만드는 공간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순간도 언젠가는 박물관의 한 부분을 이룰 것이다. '박물관 같은 삶'을 산다는 게 별건가. 나날의 삶을 의미 있는 기억으로 채워나가는 일이다. 그런 박물관 하나쯤 가진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YES마니아 : 로얄 j***6 2013.05.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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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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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같은 삶을 살자... 하루하루를 의미있는 기억으로 채워 내 역사의 한장면으로 만들어 가고 싶어하는 큐레이터 송한나씨의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나만의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보여주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과거.. 나의 현재.. 나의 미래가 흐르는 그 공간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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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같은 삶을 살자... 하루하루를 의미있는 기억으로 채워 내 역사의 한장면으로 만들어 가고 싶어하는 큐레이터 송한나씨의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나만의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보여주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과거.. 나의 현재.. 나의 미래가 흐르는 그 공간들이 다 박물관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린시절 할아버지의 무릎위에서 핫코코아를 마시고 있는 꼬마아이를 기억하는 찻집할머니가 훌쩍 커버린 나를 알아보시는 그 공간도.. 또 얼마전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꽃상여와 장례의식을 열심히 영상으로 담아낸 것도.. 모두가 나만의 박물관이 되는 것이다. 많은 감정이 담겨있는 의미있는 나의 하루이기도 하지만 몇십년을 이어온 한 찻집의 역사이기도 하고 잊혀져가는 우리의 풍습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니..
사실, 나는 박물관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외국여행을 할때면 박물관과 미술관과 서점은 꼭 찾아갈 정도이다. 하지만 박물관은.. 하루에 모든 걸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 그래서 갈때마다 또 가게 되는 곳이 박물관이고 평생을 걸쳐 수백번 찾을 곳이라는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당연히 그러하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그 곳 자체가 우리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국립박물관 뿐 아니라 부산근대역사관 역시 그 존재 자체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나간 역사.. 화석화된 역사를 담은 공간이 아니라 기억하는 행위마저 담고자 하는 쇼아기념관이나, 밀라이 학살의 진실을 보여주는 밀라이 학살박물관,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의 역사를 담아놓은 셜록홈즈 박물관, 그리고 꼭 한번 찾아가보고 싶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정말 다양한 박물관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 작은 박물관 이야기를 보면서 일본에서의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 그 곳에 있을때는 정말 다양한 박물관을 찾아다닐 수 있었다. 여러가지의 테마로 만들어진 곳도 훌륭하지만, 자신의 집에 만들어놓은 작은 개인 박물관들도 흥미로운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물관을 어렵게 생각하고 딱딱하고 공부해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이렇게 다 함께 즐기고 나누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우리나라에도 작은 박물관들이 더 다양하게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주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한다.

a******e 2012.10.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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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내용보기
박물관은 죽은 자의 기록이 담긴 집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큐레이터 송한나의 소개를 받고 보니 박물관엔 살아있는 큐레이터와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이 담긴 집이었다. 결코 그들은 죽지 않았다. 우리가 그들을 찾아가는 한.   통통하고 앳되고 어리게만 보이는 그녀는 의외로 당찬 모습으로 자신이 아는 박물관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전하고 있다. 때로는 슬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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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죽은 자의 기록이 담긴 집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큐레이터 송한나의 소개를 받고 보니 박물관엔 살아있는 큐레이터와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이 담긴 집이었다. 결코 그들은 죽지 않았다. 우리가 그들을 찾아가는 한.

 

통통하고 앳되고 어리게만 보이는 그녀는 의외로 당찬 모습으로 자신이 아는 박물관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전하고 있다. 때로는 슬픈 마음으로, 때로는 재미난 눈으로 구경하게 되는 박물관은 무덤 속의 부장품만 가득 채워놓은 곳은 아니었다. 세계 속엔 좀 더 다양한 박물관들이 세련되게 지어져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전하고 있다.

 

눈물 그렁그렁하게 구경하게 만든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삶의 기록이 담긴 곳이다. 초대 정대협 대표인 윤정옥 이화여대 영문과 교수는 "꽃분이"라는 어린 시절 동무를 정신대 때문에 잃고 평생을 가슴아파하다 은퇴 후 정대협을 위해 여생을 바쳤다고 한다.

 

나는 알지 못했다.

위안부 할머니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그저 열두살, 열 다섯살 무렵에 일본에 끌려가 몹쓸 짓을 당하고도 평생을 숨어살아야했던 고통받은 여성의 모습으로만 기억되었을 할머니인데, 강덕경 할머니가 그린 위안소는 알록달록한 색채로 예쁘게 그려져 있었다. 줄서있는 일본병사들이 보이고 앉아 있는 어린 날의 자신의 모습도 그려져 있지만 그 슬픈 풍경이 화사하게 색칠되어 있어 더 슬프게 만든다. 인생에 있어 이처럼 꽃같이 예쁠 시기에 그녀는 전쟁터로 끌려갔다. 타의에 의해.

그림을 보면서 깨닫는다. 더 많은 것들을 꿈꾸고 이루고 누리고 살 수 있었을 그녀들의 인생과 하늘로부터 받은 재능에 대한 보상은 늦은 사과와 금전따위로 결코 메워질 수 없음을.

 

박물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세계인들에게도 알려져서 그들이 찾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홀로코스트박물관들처럼 알려져서 자신들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인들이 머리 숙여 사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는 알지 못했다.

반나절 만에 민간인 504명이 학살될 수도 있음을. 미군이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 전부인 손미마을 사람들을 학살했을 때 종군기자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물론 그 사진이 있어 오늘날 밀라이 학살 박물관에 기록사진들이 전시될 수 있었겠지만.

 

사진이 실사이기에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예를 갖춘다고 바지를 꿰 입으며 나오는 노인의 사진 뒤에 바지를 다 꿰 입은 노인을 사살한 사진이 이어지고, 헬기로 공습하는 미군을 피해 바닥에 납작엎드려 동생을 감싸 앉은 꼬맹이 사진 뒤에 그들이 죽었는지 확인 사살까지 해대는 사진은 인간이 아니라 악마의 소행이라해도 믿을만큼 잔인한 행위였다. 그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긴 박물관을 베트남 여행길에 꼭 들러봐야되겠다 싶어진다. 송한나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가슴아픈 역사의 기록을 모르고 지나칠뻔 했다. 숙연한 마음으로 둘러보게 되리라.

 

한군데 더.

이 책에 등장하는 박물관 중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존재하지 않는 그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소개된 셜록 홈스 박물관이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홈스가 톡 튀어 나올 듯한 곳이기에 더 궁금하고 솔깃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보통의 박물관은 살아있던 이의 기록이 담긴 곳이며 감탄하거나 숙연해지거나 둘 중 하나의 마음으로 둘러보게 되는 것과 달리 이 곳은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둘러 볼 수 있는 박물관이라 더 끌리는 곳이다. 홈스는 코난 도일의 작품 속 인물이다. 책 속 캐릭터가 실제 생가(?)처럼 꾸며진 박물관도 가지고 주소지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근사하지 않은가.

 

 

큐레이터의 어원은 라틴어 "쿠라"라고 한다. "돌보다, 치유하다"라는 뜻이라는데 지하 전시실에 물이 고이면 양동이로 퍼내고 예산이 부족해 철물점에서 구입한 재료로 전시대를 직접 만들어야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를 보면 딱 들어맞는 단어같기는 하다. 우아하게 보이지만 열심히 발을 놀려야하는 백조처럼 "큐레이터 송한나"는 전시를 준비하고 강의하고 박물관들을 소개한다. 더 사랑받고 알려지기를 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을 알기에 서평을 쓰면서도 그녀의 마음이 되어 보고자 했다.

i*****i 2012.09.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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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는 이야기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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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송한나가 안내하는 박물관들을 함께 순례하고 온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호주 유학시절 여러 큐레이터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그는 실내건축학이란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큐레이터라면 고고학이나 역사학,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일거라는예상을 벗어난 전공인데,"박물관의 큐레이터는 공간,사람,사물의관계를 이해하고 전시물을 가장 적절하고 풍부한 담음새로 표현하는 사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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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레이터 송한나가 안내하는 박물관들을 함께 순례하고 온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
호주 유학시절 여러 큐레이터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그는 실내
건축학이란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큐레이터라면 고고학이나 역사학,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일거라는
예상을 벗어난 전공인데,"박물관의 큐레이터는 공간,사람,사물의
관계를 이해하고 전시물을 가장 적절하고 풍부한 담음새로 표현
하는 사람인 것이다."(pp.60-61)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된다.


 화려한 모습으로 비쳐 선망의 대상이 되는 미술관의 큐레이터와
달리 박물관의 큐레이터는 박물관이 다루는 역사를 인식하고 이를
관람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관련 유물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일을 하며,학예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에게 박물관이란 수학여행이나 현장학습,외국 관광을 갔을

때 특별히 가는 조금은 특별하고 꽤 먼 장소이다.
책을 읽고 나니 아주 가까운 곳에 우리가 가볼만한,그리고 가봐야
할 박물관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본문은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각각의 특성을 지닌 다양한

박물관들을 만날 수 있다.
건물로 세워진 박물관 외에도 거리에서 만나는 공공미술작품과 재래
시장과 길 등 샐활 속에서 만나는 박물관들이 함께 소개되고 있고,
각각의 박물관과 연관된 역사적 사실이나 중요한 인물들의 얘기를
만날 수도 있다.


 첫 장인 '기억의 박물관'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픈 사연이 담겨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파리의 "쇼아
기념관",베트남전쟁의 비극을 보여주는 "밀라이 학살 박물관"을 보여
준다.


 일제강점기나 유태인 학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밀라이
마을의 학살은 너무도 끔찍하고 믿을 수 없는 내용이어서 충격적이었다.
반나절만에 504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미군의 작전은 어떤 말로도 변호될
수 없는 잔인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이 참전한 전쟁이었는데,너무 무지했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이은 둘째 장은 '역사의 박물관'들이 등장한다.
근대 교육의 자취를 만날 수 있는 "배재학당교육사박물관",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근대를 다룬 "부산근대역사관",수 많은 전쟁의 기록으로 채워진
"전쟁기념관"과 "DMZ박물관",역사의 흐름 속에서 잦은 이전과 변화를
겪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실려 있다.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떠돌이처럼 이 곳 저 곳으로 옮겨 다녀야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역사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는 관람객 수로 세계 10위에 들만큼 자리를 잡았으니,과거에 겪었던
설움은 다시 없기를 바란다.


 세번째 장인 '삶 속의 박물관'편에는 도심 곳곳에서 만나는 공공미술품이
소개되는데,너무도 친숙한 광화문의 "해머링 맨",강남 포스코 앞의 "아마벨"
같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또한 근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정동거리와 버려진 공간을 재활용하는
동네의 작은 갤러리 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 근대사와 관련해서 기억해야 할 장소가 많이 자리하고 있는 정동거리는
덕수궁과 미술관도 있어서,여유를 갖고 걷기에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네번째 '작은 박물관이야기'장에는,실존 인물이 아닌 소설 속의 인물을 기념
하는 "셜록 홈즈 박물관",우리의 수도 역사를 담고 있는 뚝섬의 "수도박물관",
고대 유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다룬 "울산 암각화박물관"과 "장생포 고래
박물관",죽음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해주는 "꼭두박물관"의 얘기들이 담겨 있다.


 암각화에 대한 박물관이 여러 개 있어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는 것도 흥미롭고,대학로에 공연을 보러갔을 때 지나쳤던 곳에 그렇게 다양한
목우들이 전시되어 있는 "꼭두박물관"이 있다니 꼭 들러봐야겠다.


 앞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한 가볼만한 박물관들은 책의 마지막에 정리되어
있다.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이나 기념품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관람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고 후대에 전하는 곳이다.
이 책을 통해,박물관은 그렇게 지루하고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곳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박물관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거의 가보질 않았었다.
지금부터는 가까운 곳부터 박물관 순례에 나서봐야겠다!

 

y******5 2012.10.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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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다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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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물관 대 뮤지엄   박물관:  딱딱하고 무겁다. 과거가 담겨 있다. 박제된 동물 느낌. 뮤지엄: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유럽의 미술관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정감 안 가는 도시깍쟁이 느낌.   2. 학예사 대 큐레이터   학예사: 안경 쓰고, 학구적이다.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연구에 골몰한다. 헌책방 공기 느낌. 큐레이터: 고상하고 부내난다. 무대위 발레리나 같은 느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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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물관 대 뮤지엄

 

박물관:  딱딱하고 무겁다. 과거가 담겨 있다. 박제된 동물 느낌.

뮤지엄: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유럽의 미술관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정감 안 가는 도시깍쟁이 느낌.

 

2. 학예사 대 큐레이터

 

학예사: 안경 쓰고, 학구적이다.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연구에 골몰한다. 헌책방 공기 느낌.

큐레이터: 고상하고 부내난다. 무대위 발레리나 같은 느낌.

 

같은 내용을 담았더라도 선택한 단어에 따라 독자가 미리 그려보는 글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황학동 도깨비 시장까지"라는 그 부제를 보지 못했다면 나는 쉽사리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표지에 있는 곱상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젊은 여성의 옆얼굴이 담긴 흑백사진과 영어 가득한 제목이 탐탁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세 또는 겉멋 든 소위 "쉽게 쓰여진" 책 같은 느낌이었다. 엄친아가 가득한 이 세상 예쁘고 잘나가는 그 누군가에 대한 치졸한 질투일 수도 있겠다.

 

책을 읽어보니 지은이 송한나의 박물관 사랑과 열정이 느껴진다. 박물관을 업으로 사는 사람으로, 일반대중의 머릿속에 고정된 박물관의 이미지를 넓히기 위해 고민한다. 때로는 우리가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 기억이기도 하고, 무심코 지나쳐버린 도심의 건물과 공공미술, 시장까지도 우리 곁으로 박물관의 또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특별한 재미가 느껴지는 박물관을 소개하기도 하고, 울산 반구대 암각화처럼 주제에 따라 박물관을 즐기는 법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책 자체가 두껍지 않은 편인데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담다보니 전반적으로 약간 구성이 산만하고, 삽입된 일부 사진은 아마추어 느낌이 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읽는 동안 박물관의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어느순간 말랑말랑하고 궁금해지는 우리의 이야기로 변신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한 이 책을 쓴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공공미술작품이 놓인 거리도, 북적이는 시장도 조중한 삶의 밝물관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박물관은 세상을 담고 세상은 박물관을 닮아간다."

l****a 2012.10.0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