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이 책을 찾게 된 것은 일단 친구의 추천이 있기 때문이었다. 평소 독서에 꽤나 취미를 붙이고 사는 나였기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검색부터 해보았고, 특이한 제목과 만족스런 독자리뷰를 보고 대뜸 주문해버렸다. 일단 배송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차례대로 읽지 않았다. 미리 읽은 사람의 말 대로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목차에서 제목을 보고 마음이 끌리는 것부터 골라서, 펼치고, 그리고 약간 당황했다. 처음 보는 생소한 내용. 제목 그대로 뱀- 너무 길다 라는 시는, 그야말로 제목이 뱀에, 내용이라고는 너무 길다 라고 쓰인 달랑 한 줄 짜리. 거기다가 대뜸 희곡식으로 쓰인 작품이 나오질 않나. 짧았다가 길었다가 분량도 이랬다 저랬다. 확실히 처음에는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하지만 일단 적응하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정독했을 때 나는 정신없이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작가가 그려낸 자연은 무조건 아름다움으로만 감싸인 허울 좋은 자연이 아니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 추하거나, 혹은 진정으로 아름답거나. 인간과 어우러지는 그 모습을 전혀 숨기지 않고 그려내었다. 망상이라던가 꿈이라던가. 뭔가 초록빛으로 반짝인다고 해야할까. 짤막짤막한 문체에 담아내어 더욱더 빛나는 그런 작품이었다고. 제대로 이해하고서도 다시 내입으로 표현해낼 수 없는 그런 아름다움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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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나비이며, 원문은 '두 쪽으로 접은/이 편지는/꽃에게 가는/연애 편지'가 다인 글을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 책, '박물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르나르의 책에는 이처럼 엉뚱한, 짧은 시서부터(제목이 뱀에 원문은 너무 길다가 다인 그 유명한 시는 정말 짜릿할 정도로 묘한 맛이지 않은가?) 꽤 긴 글들까지 '개' '돼지' '백조' '소' '두꺼비' '다람쥐' '꾀꼬리' 등의 제목을 달고 실려 있다.
이 책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어뮤즈먼트(amusement)를 위한 책이다. 또 정보가 아니라 즐거움을 얻는 책이다. 뱀- 너무 길다. 이 짧은 시 하나가 이 책의 제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가 이 책의 정수를 보여주는 시이기 때문. 바쁜 시간 쪼개어 읽을 가치는 충분히 있지만, 이런 책이 대뜸 입맛에 맞지는 않는 사람에게라면 적응을 위한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인상깊은구절] 르나르는 자연의 영혼과 언어의 빛을 접근시킴으로서, 그러나 모든 사변과 분석을 경계하고 물질과 영혼이 조우하는 순간을 포착하려고 함으로서, 자연 속에 깃들어 있는 인간적인 것과 인간 속에 살아 숨쉬는 자연을 동시에 보려고 했다. 금욕주의를 연상케하는 그의 절제의 미학과 형이상학을 경계하는 개개의 사물들에 대한 애정은 인간의 오만이 극에 달해 가는 세기말에 한 번쯤 귀담아 들을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역자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