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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들의 자화상으로 미술사를 산책하다
뒤러의 <스물두 살의 자화상>은 저자로 하여금 미술사 공부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한다. 미술사 공부의 시작은 화가의 삶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화가의 삶이 가장 직접적으로 투영된 작품인 자화상이라는 접근과 화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는 믿음이었다. 거장들의 자화상은 물론이고, 그 당시 거장들이 대표하는 작품들을 올려놓아 시대상황과 그들이 지닌 미술사조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그들의 삶을 들려준다. 뒷장에 소개되어 있는 [거장들의 자화상 컬렉션]은 말 그대로 거장들의 자화상을 한데 모아놓은 것으로 이 책 속에, 전람회를 열어놓아 색다른 美를 추구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가장 대표적인 명화(名畫)를 떠올려 보라고 한다면, 단연 <모나리자>라고 하지 않을까? 나 또한, 유럽자유여행을 하던 시기에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이유는 관람객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모나리자>를 보기 위함이었다. 명성만큼이나 도도해서 가까이 갈 수도 없고, 그 주변에만 유독 인산인해로 둘러싸여 있어 작품을 유감없이 감상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으로나마 간직하고 싶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려 보긴 했으나, 다소 씁쓸했던 기억 저편으로만 존재한다. 방탄유리 속에 갇혀 그 위용을 드러내지 못하고 베일에 가려진 듯 작품에 대한 갈증과 허기만 불러왔던 <모나리자>. 1986년 영국의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 릴리안 F. 슈바르츠는, 컴퓨터를 이용해 <모나리자>와 다빈치의 <자화상>을 오버랩했는데 놀랍게도 두 인물의 눈, 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선, 코 등의 윤곽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모나리자>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화상이라는 것인데 상당히 서프라이즈한 발견이 아닌가!
염색공의 아들로 태어난 ‘틴토레토’는 염색공 소년을 뜻하는 별칭이자 그의 출신 성분을 나타낸다. 당시 사회가 예술가들을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으로 차용했다는 것은 그만의 저항으로 비춰진다. 10년이 넘는 무명 설움 이후, 경제적 후원자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했기에 조급한 다작주의자라는 오명과 함께 다른 화가의 화풍까지 모방하는 방식도 고수했던 틴토레토는, 베네치아파 최후의 거장이라는 평판이 무색할 정도로 후대 미술사가들 사이에서 그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논쟁은 끊임이 없다. 그러나 틴토레토의 처녀작 <성 마가의 기적>, <은하수의 기원>, <수산나와 교회의 장로> 등은 플롯이 탄탄한 한편의 희곡을 연상시키듯 서사적 구조도 뛰어나고 감춰진 예술을 향한 실험정신이 드러난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다.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세상의 흐름만이 아닌 그림에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했다. 고야의 <광상곡: 자화상1>은, 부패한 성직자와 무자비한 전제군주, 그 사이에서 기생하는 귀족들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무언의 항의를 드러낸다. 당시 프랑스 계몽주의에 깊이 경도된 고야는, 기괴한 작품들을 통해서 부조리한 사회를 꼬집는 작품들을 주로 그렸으며 이는 근대 미술로 이끄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로써 고야의 그로테스크한 판화 작품은, 인상주의 화가들에서부터 낭만주의 화가에 이르기까지 18세기 이후 여러 미술 사조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미술이란 학문 역시,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시대에 따라 그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쫓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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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만 모았다는 광고문구에, 덥썩 책을 사버렸다. 미술 관련 책을 제법 가지고는 있지만, 자화상만 모아놓은 녀석은 없다.
일단,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주요 화가 25인의 자화상과 그 소개이다. 자화상을 모아놓은 책이라고는 하지만, 자화상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서양미술입문서랑 비슷한 수준으로 작가의 생애라던지, 대표작품 등도 설명되어 있다. 그래도 각 화가에 대한 설명의 첫머리는 언제나 그들의 자화상으로 시작한다. 상당부분(절반 이상?)을 화가의 자화상이나, 화가가 자화상을 대하는 태도 등에 할애함으로써 다른 책들과 차이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자화상도 한 점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자화상을 나란히 배열하여 자화상을 통해 나타난 화가의 환경, 심경변화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물론,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작자가 분노에 찼다거나 슬퍼보인다거나 등등으로 설명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은 것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 책의 두번째 부분, 약 80여 페이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 "거장들의 자화상컬렉션"이다. 앞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하지 않은 화가들의 자화상 도판이 실려있다. 페이지당 한 점씩이니까, 약 80여명 정도의 화가들의 자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화가들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없다는 것. 사실...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있는데;;)
후훗. 이제 미술책은 좀 자제해야지, 생각했지만 정말 구입하고나서 사람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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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행 티켓으 사기위해 밤낮으로 일을하며 지내기를 3년 마침내 파리로 날아와 낯선 프랑스인들에게 서툰 영어를 써가며 루브르로 가는 길을 물으며 안개 자욱한 11월의 파리를 기억하는 작가 천빈 커다란 바케트와 에비앙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사흘이 넘도록 루브르의 숲을 산책하면서 만난 뒤러의 [스물드살의 자화상] 앞에서 심장을 멈춘지 오랜시간 화가의 삶이 직접적으로 투영된 자화상에 매료되어 세계를 돌아다니며 거장들의 자기고백을 목도 하는 일이 삶의 뜻깊은 일이 되어 버렷다 한다. 그리고 거장들의 자화상으로 전람회를 열겠다는 당찬 꿈을 꾸기 시작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먼저 한권의 책으로 전람회를 시작한다. 책을 펼치면 거장들의 얼굴들이 목차에 소개 되어 있다. 이름과 사진의 컬렉션 누구를 먼저 보고싶은지 독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거 같다. 미술 전람회의 포스트 역활이라 해야 하나.. 기분이 up되는 순간 한 호흡을 하고 먼저 뒤러의 자화상으로 시작한다. 친절히 책의쪽수로 헤매지 않게 하는 센스도 기분이 좋다. 그림이나 글이나 그 속에는 항상 작가의 삶이 알게 모르게 묻어 있다. 당시의 상황까지도 알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한다. 문화예술의 중심지라 일컫는 르네상스 시대 조차 철학과 인문학 분야는 화려 했지만 미술분야는 변방취급을 받았단다. 시대별로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인문학이 뒷전으로 밀려 났다 다시 뜨고 잇다는 요즘처럼 인간들의 삶의 어떠한가에 따라 예술 분야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르네상스가 태동하기전 중세에는 화가라는 직업이 석공이나 구두 만드는 사람들과 수공업자 취급받았다는 사실은 우리네 역사와도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다. 모델료가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자신을 모델삼아 그리기 시작한데서 자화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자화상이란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맞는거 같다.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에서 시작한 책은 다빈치 라파엘로로 시작 바로크의 시작인 루벤스 자기 성찰을 위한 그림을 많이 그린 렘브란트 19세기 혼돈의 시기에 '레미제라블' 못지 않게 프랑스 사회를 섬세하게 투영한 오노레 도미에라는 작가를 알게 되는 행운도 선물한다. 귀농화가인 밀레. 자신의 고통을 그대로 화폭에 담아낸 빈센트 반 고흐의 시작도 내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때문이었고 그 감정을 그림으로 담아내다 결국은 정신분열로 '귀를 자른 자롸상'을 남기게 된다. 이후 뭉크, 마네, 드가, 샤갈,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스물 다섯명의 거장이야기와 그림들이 어느 전람회와 견주어도 부족함없이 빼곡하다. 거기에다 거장들의 인생사도 곁들어져 있고 시대와 사회이야기 작품 배경까지.. 책에서 바져 나오지 못하게 한다. 책 뒷부분에 80여 편의 자화상 컬렉션과 도판까지 더운 여름 날씨에 시원한 피서를 제공해 준거 같다. 기분 좋음이란 이런 것일거다.. 책을 덮고 여운이 가득한 채로 미소 짓는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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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그것은 화가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한 화가가 그린 여러 장의 자화상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그의 인생과 예술관의 변화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중국 중앙미술대학교 교수인 천빈은 화가의 자화상을 전적으로 연구한 학자입니다. 그는 전세계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자화상들을 찾아보았답니다. 그의 꿈은 거장들의 자화상을 한데 모아 전람회를 열어 보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꿈만 꾸다 그만둘지도 모르지만, 그는 먼저 한 권의 책 안에 전람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자화상 展」은 거장들의 자화상과 함께 화가의 여러 작품과 미술사적 의미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어떤 미술전람회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훌륭한 미술 공부를 하게 됩니다. 자화상전(自畵像展)답게 자화상만큼은 한 페이지 가득 풀 컷으로 수록해 놓아서, 작품을 직접 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달랠 수 있습니다. 자화상 하면, 알브레히트 뒤러를 빼놓을 수 없겠죠. 저자도 뒤러의 자화상을 제일 먼저 수록해 놓았습니다. 오래전 나는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을 보고는 예수상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 작품에는 아름다움과 고귀함이 풍겼습니다. 이 자화상에는 ‘화공’이라는 기능인이 아니라 ‘화가’라는 예술가로서의 뒤러의 자존감이 가득 담겨 있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그리고 5년 후에 그린 <나체의 자화상>에 대해서는 이런 평가를 했습니다. “<나체의 자화상>은 우아함과 자신감으로 대표되던 이십 대의 자화상과 크게 다르다. 비록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내적 성찰이 자신 앞에 놓여 있음을 깨닫은 것이다”(p. 26). 통찰력 있는 해석입니다. 마지막에 뒤러의 서명에 관한 풀어 놓은 이야기도 훌륭합니다. 자신의 작품에 최초로 서명을 남긴 화가, 자신의 이름 이니셜 A와 D를 가지고 복합적인 문양을 만들어 분명한 자의식을 드러내며 작품에 최초의 서명을 남긴 화가! 뒤러의 많은 작품과 함께 뒤러의 미술사적 위치를 너무나 선명하게 배운 뒤러 전시실이었습니다. 이런 소 전시실이 이 책에는 자그만치 25개나 있습니다. 자화상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가들, 렘브란트,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쿠르베, 그리고 피카소 등의 작품에 대한 해설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미술사적 의미, 미술작품 감상법 등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이 책 마지막에는 저자가 일일이 설명할 수 없었던 수많은 거장들의 자화상을 한 곳에 모아 놓았습니다. ‘거장들의 자화상 컬렉션’(Self-Portraits Collection)! 와, 굉장합니다. 액자에 담긴 수많은 자화상들, 처음 보는 화가도 있지만, 유명한 화가들의 자화상도 많습니다. 이런 자화상들을 보면서, 이 화가들의 다른 작품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처럼 나름대로 자화상의 의미를 해석해봅니다. 즐거운 미술관람전이었습니다. 책은 덮은 뒤에도 몇몇 자화상들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특히 피카소가 아흔이 넘은 나이에 그린 <자화상>은 극도의 추상적인 기법의 초상화로서 강렬한 기하학적 형상이지만, 그 안에는 직선으로 그린 열 아홉 살의 <소묘 자화상>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자의 지적대로 “화가의 부리부리한 눈은 무한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예술의 미래를 비춘다”(p. 328)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에 자주 가고 싶지만 나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세상 그 어떤 갤러리에서도 경험하지 못할, 예술적 안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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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양미술사 수업중 자화상을 그려보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고흐와 램브란트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교수님이 자화상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자신의 모습을 실제로 그려보는것이라며 내주신 과제였지요. 쉽게만 생각했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작업이였습니다. 계속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잡아낸다는것이 가만히 멈추어 있는 사물을 그릴때와는 다른 기분이였거든요. 삐뚤삐뚤 나 자신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동안 스스로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작품은 졸작이였지만 나름의 뿌듯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요. 예술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 생각되는 제가 이렇게 느꼈는데 과연 그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작업을 했을지 그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2.
<자화상 展>은 위와같은 궁금증에 시원한 해답과도 같은 책이였습니다. 파리 루브르와 오르세, 런던 내셔널 갤러리, 피렌체 우피치, 뉴욕 메트로폴리탄,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 마드리드 프라도등 세계적인 미술관이 소장하고있는 거장들의 자화상 200여 점의 도판이 한권에 책에 수록되어 있고,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함께, 작가가 태어난 환경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등 쉽게 듣지 못하는 미술사의 정보들도 풍부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3.
서양 미술사'에서 자화상으로 대표되는 작가는 크게 고흐와, 램브란트를 들수 있는데요. 사실 말만 들었지 그들이 자화상을 왜그리 많이 그렸는지 뒷 이야기는 쉽게 알 수 없습니다. 램브란트의 경우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자기성찰에 바탕을 두고 일생동안 자화상을 그린 화가입니다. 한 때 부와 명예를 누렸던 렘브란트는 규모 없는 생활로 1656년에 파산을 하고 맙니다. 집과 작품, 수집품들을 처분해야 했고, 자기 그림을 맘대로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던 말년의 십여 년 동안 렘브란트는 정면을 향하고 있는 자화상을 집중적으로 그렸는데요. 그림속 사내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초년의 자화상이 두려움과, 자만심이 공존한 표정이였다면 노년의 자화상은 삶을 이해하고 그 모든것에 수긍하며 웃을수 있는 표정입니다. 이렇듯 한작가의 작품이라도 시기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게 전해지기도 합니다.
4.
미술사에서 빠지지 않는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 역시 책속에 담겨 있습니다. 고갱이 고흐를 그려준 자화상과 고흐가 그린 본인의 자화상. 화풍이 다른 두명의 거장의 이야기는 종장에 이르러 비극적인 끝을 맞이합니다. 책은 이런 추측 위주의 가쉽거리 보다는 좀 더 객관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정확한 정보를 얻을수 있어 좋았습니다.
5.
한권의 책으로 25명 거장의 인생을 훔쳐볼수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자화상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반영하며 독특한 향기로 자신의 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있는 자화상. 멀게만 느껴졌던 그림들이 조금은 가깝게 다가올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양 미술사>를 읽고 미술사에 흥미가 생기신 분들이라면 <자화상 展>을 보는 시간 역시 즐겁게 느껴지실 겁니다. 책 한권으로 즐기는 멋진 전시회 <자화상 展>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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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그림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12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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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술사연구가가 쓴 중세 서양 거장화가들의 자화상이야기다.
미술사 전공자가 엄청나게 많아진 지금, 각자 나름대로 자기 전문분야를 특화해야 하는 데 이사람은 화가들의 자화상을 택했다.
거장들, 대표적으로 유명한 귀를 자른 고갱부터, 희화화 된 고갱, 멀쩡한 얼굴의 뭉크, 루벤스,장 생긴 미남형의 자크 루이 다비드, 별로인 앵그르, 소묘만이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의 남성성, 고장된 구스타프 쿠르베, 평범한 밀레 등 여러 자화상이 나온다.
저자는 나름 화가들의 자화상에서 그들의 일생과 그림을 평가하려 하는 데 좀 해석이 과장되게 느껴진다. 일부 화가들 정도만 공감이 갈 뿐, 대부분은 비싼 모델료대신 자기를 모델로 그렸거나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후대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혹은 자기만족용 그렸다 할 까. 저자가 주장하는 화가의 화풍에 대한 해석이나 시대상하고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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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미술수업시간에 자화상을 그린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한시간 수업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생각하셨었는지 여름방학동안 자화상을 그려오라는 숙제를 내고 그것으로 실기시험을 대신하겠다 하셨었다. 솔직히 아무리 거울을 쳐다봐도 나 자신을 그린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는 그냥 자화상의 흉내를 낸 그림을 후딱 하나 그렸고 반 친구들도 대부분 그저그런 자신의 모습이라는 그림을 들고왔다. 그때 선생님이 유일하게 칭찬한 그림이 한 점 있었는데, 아무런 과장없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솔직하게 정성들여 그린 그림이라는 평을 하셨었다. 자화상...이 그런거였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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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자화상으로 미술사를 산책하다>라는 표제가 딱 들어 맞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인데, 사진이 나오기 전에는 그림이 아니라면 자신의 모습을 후대에 남기는 방법이 없었겠다 싶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니고 자기 자신이 화가라면? 자신을 그리는 것이야말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아니었을까. 일단 모델료가 공짜인데다, 내킬때마다 아무때나 그릴 수 있으며,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라고 까다로운 주문을 할 필요도 없고, 완성이 되고 나면 자신에 대한 선물이 될터이니 말이다. 다른 직업군과는 달리, 그들의 얼굴이 영생을 얻는다는 점에서는 어쩜 화가라는 직업이 갖는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후대에까지 얼굴을 남긴다는건 지극히 한정된 사람에 한해서나 가능했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자기 자신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니, 얼마나 잘 알고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그렸겠는가. 그렇다 보니, 이 책의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거장들의 자화상 컬렉션>을 들여다 보는데, 감탄이 절로 흘러 나왔다. 그 다양한 얼굴들에, 생동감 넘치는 표정들, 그리고 화가 개인들의 특성에 따른 화법들이 사진에선 볼 수 없는 진정성과 동시에 개성을 느끼게 해줬다. 재밌는 것은 자화상을 그렇게 늘어 놓으니 화가 자신의 화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고 해도 화가 자신의 서명이 그림 안에 들어있는 듯 했으니 말이다. 저자가 책 권두에 자화상만으로도 미술사를 한 번에 흝어볼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갔다. 한마디로 자신의 화풍과 개성을 전력을 다해 불어넣은 것이 자화상이었다. 그들이 그것들을 그릴 적에 어떤 의도로 그렸는가는 화가가 아닌 나로써는 짐작 못하겠지만서도, 적어도 한가지만은 분명했다. 그들이 그린 것은 비단 자신의 얼굴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마치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이게 내가 가진 모든 것이야. 어때? 괜찮지 않아? " 라고... 표제에 쓰인 미술사를 산책하다라는 말에서 보듯, 거장이라 불릴만한 화가들의 자화상을 두루두루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거기에 약간의 살을 붙여, 그 화가에 대한 이력이나 화풍, 그리고 인생사까지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어, 그를 전혀 모른다고 해도 이해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었다. 많은 화가들을 소개하려다 보니, 그들 각자의 약력이 간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긴 했지만, 만약 진지하게 파고 들었더라면 아마도 이 책 두께로는 바로크 시대도 넘지 못했을 것이다. 페이지의 압박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타협이었을 것이라는 뜻. 등장하는 화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화가들이 주르르 이어진다. 저자가 자화상에 빠지도록 이끈 장본인이라는 알브레히트 뒤러부터 시작해서, 현자에 가장 근사치로 보이는 다빈치, '초상화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고 있는 한스 홀바인 2세, '플란더스 개' 의 화가 루벤스, 읽히는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철학하는 화가 푸생, 말년에 돈이 떨어지자 궁여지책으로 자화상을 주로 그린 렘브란트, <만종>의 주인공 답게 화려하지 않은 자화상을 남긴 밀레, 자화상을 무대 삼아 연기를 하고 있던 구스타프 쿠르베,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그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반 고흐, 죽음의 그림자를 달고 다닌 뭉크, 몽환적인 화풍이 그대로 드러나던 샤갈, 창작에 있어서만큼은 치열했던 피카소, 그리고 미친것이 확연히 드러나는 그림을 그리던 달리까지...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미술사 전체를 한번 휙하고 둘러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림을 이해하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화가들마다 자화상을 그린 시점들이 제각각 달랐기 때문에 자화상을 통해서 그들의 인생을 개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인간으로써,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풀려 나갔는지 그림만으로도 추측해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고난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화가들은 천재다! 라는 것? 어쩜 그리도 그림을 잘 그리는지, 그들의 섬세한 표현과 무자비한 개성들, 도저히 인간이 그려낸 것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은 완벽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런 재능들이 별다른 교육 없이도 붓을 잡은 지 수년만에 만개해서 자신만의 족적을 남긴다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 없었다. 우리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그들의 그림을 보면서 절로 경배하게 되는 게 바로 그때문이 아닐런지. 도무지 감출 수 없는 , 아니 감춰지지 않는 재능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거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음악적 재능과 마찬가지로, 회화적인 재능도 남자 뇌와 관련이 있는가 보다 싶어서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집안에 화가나 음악가가 많으면 자폐아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던데, 아마도 필시 그런 연관이 있는게 아닐까 한다. 미켈란젤로가 자폐아의 전형적인 증상을 갖고 있었고, 아마도 사방트였을 거라 추측하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그럴듯하다 싶다. 아,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 하여간 그림들이 너무 아름답다. 다른 미술사 책을 보면 그림들이 흐릿해서 알아보기도 힘들다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일단 도상들이 뚜렷해서 좋았고, 저자가 선택한 그림들이 다들 각각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녀서도 좋았다. 이 저자의 의도대로, 가장 적은 가격에 거장들의 자화상 전람회를 관람하시고 싶으신 분들에게 안성맞춤일듯... 왜 이 저자가 다른 것도 아닌 자화상에 매료되었을지 이해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아마도 저자에 공감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걸 아시게 될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