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인물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역사공화국의 세계사법정은 공소시효도 없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언제라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의 김딴지 변호사에게 어느날 잉글랜드 역사상 최악의 왕, 국토를 절반 이상 빼앗긴 왕, 마그나 카르타를 승인한 왕, 영화 <로빈 후드>에서 악한 왕으로 나온 존 왕이 찾아 온다.
언제나 김딴지 변호사를 찾아 오는 이는 바로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한다. 후대인들에게 알려진 대로의 모습이 결코 자신의 모든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에서 잘 못 알려진 부분은 꼭 오해를 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것이 그들의 바람인 것이다.
김딴지 변호사가 그동안 맡아 온 소송 중에서 처음으로 의외인의 소송 부탁을 거절할까 고민하게 만든 인물 역시 존 왕이다. 그동안 알려진 대로라면 못나고 또 못된 왕이기에 김딴지 변호사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존 왕의 의뢰를 들어 주면 자신도 욕을 먹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김딴지 변호사의 고민에 존 왕은 <로빈 후드>는 허구의 인물이며, 원작에는 자신의 존재가 아예 없으며, 그 영화의 시대 역시도 자신이 살았던 때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것은 헐리우드 영화사가 흥미를 위해서 만들어낸 부분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렇게해서 결국 존왕의 의뢰를 받아 들인 김딴지 변호사가 소송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 청구 내용을 보면 1628년의 권리 청원, 1689년의 권리 장전과 함께 영국 헌법 3대 성서로 불리는 '마그나 카르타'는 다 반란군들이 만든 무효 문서일 뿐이며, 이것은 교황도 그 무효를 확인해 주셨다고 이야기한다.
영국 헨리 2세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존 왕이 이미 형들이 영토를 나누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였기에 그에게는 땅이 없었고, 형 리처드 1세의 뒤를 이은 존 왕에 대해서 프랑스의 왕 필리프 2세는 리처드 1세의 아들 아서가 진정한 왕위 계승자라고 주장하게 된다. 결국 이 일로 필리프 2세와 전쟁을 하지만 지게 되어서 프랑스 안에 있던 영국 땅의 대부분을 빼앗이고 이로 인해서 '실지왕(失地王)'이라는 불명예까지 얻게 된 것이다.
또한 전쟁 비용 마련을 위해서 조세를 대폭 증가시키는 일로 인해서 귀족들은 물론 교회와도 싸우게 된다. 결국 파문을 당하고 1215년 마그나 카르타에 승인을 하도록 강요받게 된다. 그러니 마그나 카르타의 승인은 영토 전쟁에 있어서 도움을 주지 않은 귀족들의 잘못도 분명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세상이 간관하고 있고, 조세권이나 재판에 관련된 왕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었던 마그나 카르타가 결코 현대적 의미의 인권 선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인은 분명 열심히 해보자고 노력했지만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그 당시의 사람들과 후대인들에게 못난 왕으로 낙인 찍힌것은 분명 억울한 부분도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에서는 그런 존 왕이 캔터베리 대주교(마그나 카르타를 초안한 인물)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 훼손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는 결국 기각된다.
마그나 카르타를 인정하고 칭송하면 할수록 침해되는 존 왕의 명예는 인정하지만 그것의 제정으로 귀족이나 성직자들이 얻는 것이 크지 않다는 것과 이후 인류가 취하게 된 이득이 더욱 고려되었다는 것이 이유이다. 다만 피고측도 마그나 카르타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에 소송을 청구한 인물들 중에서 가장 아쉬운 판결을 받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존 왕이지만 이번 소송을 계기로 존 왕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이나 그를 둘러싼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고, 그것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책의 말미에 수록된 '한 걸음 더 역사 논술'을 통해서 소송 내용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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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존 왕은 마그나 카르타를 승인했을까? : 존 왕 VS 스티븐 랭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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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재미나게 읽어왔던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시리즈와 달리 <세계사법정>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 탓에 읽어가기가 조금 힘들었다.《왜 존 왕은 마그나 카르타를 승인했을까?》지금까지 읽어왔던 '세계사법정'의 원고와 피고가 사람 대 사람이었다면 이번 법정은 특이하게도 사람이 아닌 '대헌장'으로 널리 알려진 '마그나 카르타' 체결을 둘러싸고 벌어진 존 왕과 귀족 세력 간의 논쟁을 원고 존 왕이 마그나 카르타 서명자의 대표였던 스티븐 랭턴 대주교를 명예 훼손죄로 법정에 세우면서 벌어지게 된 것이다. 당시 문서가 반란군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불법 문서라는 것을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조차 인정했다고? 자~ 이제 우리는 배심원이자 관객이 되어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어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랜만에 김딴지 변호사와 이대로 변호사가 등장했다. (와 반가워라~) 그런데 판사로는 공정한 판사가 유능할까, 명판결 판사가 유능할까? 역사 관련 서적을 읽을때면 항상 따라붙는 말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승자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역사를 고쳐 써왔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역사상 최악의 왕이라 평가받는 존 왕, 국토의 절반 이상을 프랑스에 빼앗긴 왕, 마그나 카르타를 승인한 왕 등 김딴지 변호사로서는 패배할것이 분명한 절대 변호를 맡고싶지 않은 그런 왕이 존 왕이다. 존 왕의 말에 의하면 그의 조상인 윌리엄이 1066년 프랑스에서 잉글랜드로 건너 온 이래로 잉글랜드에서 살다 그곳에 묻힌 첫 번째 왕이 바로 자신이란다. 다른 조상들은 잉글랜드를 점령하고 다스리기만 할뿐 프랑스에서 살다 죽었고 무덤조차 프랑스에 있다고.
자유의사가 아닌 강압에 의해 체결된 '마그나 카르타'는 무효라고. 딸이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세계사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인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단순히 역사를 외우라면 힘들겠지만 법정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통해 재미와 공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헨리2세와 엘리노어 사이에서 태어난 헨리와 리처드(사자심왕), 제프리 그리고 이번 재판의 원고인 막내 존 왕이 있다. 형제들은 상속을 이유로 아버지 헨리2세에게 반란을 일으켰지만 실패하고 헨리는 잉글랜드와 노르망디 그리고 앙주를 상속받았고, 리처드는 아키텐을 제프리는 브르타뉴를 상속받는다. 그런데 막내 존만은 유산을 상속받지 못했다고? 하지만 아내와 자식들의 반란을 매번 겪어야 했던 헨리2세 또한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역시 권력 앞에 부자나 형제간의 정리란 없는 것이야.
아키텐의 엘리노어는 서유럽의 중세 전성기 시절 가장 부유하고 가장 큰 권력을 지녔던 여성이다. 아키텐 공장 기욤의 딸로 태어나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왕비가 되었다 이혼 후 잉글랜드의 왕 헨리 2세의 왕비가 된다. 헨리 2세는 엘리노어와의 결혼으로 프랑스 지방의 넓은 땅을 영토로 소유하게 된다. 책을 통해 알게되는 또 다른 재미로는 '열려라 지식 창고'에 있다. 영국 내에 미국 영토가 존재한다고? 탬스 강변 러니미드 평원에는 자유, 정의 해방을 기념하는 두 개의 기념물이 있으는 영국 하원이 1963년 11월 22일 암살된 미국의 36대 대통령 케네디를 기리고자 건립한 존 케네디 기념비와 미국 변호사회에서 기증한 원형 건물로 법률로 보장된 자유를 상징하는 마그나 카르타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기념물이 그것이다. 그런데 영국 내에 미국 영토가 생겨난 사연은?
[판결문]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은 잉글랜드의 존 왕이 캔터베리 대주교 스티븐 랭턴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 훼손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를 기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