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박물관을 보는 새로운 눈 '런던 박물관 기행'
"박물관을 보는 새로운 눈 '런던 박물관 기행'" 내용보기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이들의 상당수가 영국 런던을 리스트에 올릴 것이다. 그리고 런던의 박물관들은 방문 필수 코스! '런던하면 박물관, 박물관하면 런던'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런던에 등록된 박물관이 2016년 기준으로 250개인 것도 모자라 계속 증가 추세라니 말이다. <런던 박물관 기행>은 그 중 5개의 공공 박물관인 영국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
"박물관을 보는 새로운 눈 '런던 박물관 기행'" 내용보기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이들의 상당수가 영국 런던을 리스트에 올릴 것이다. 그리고 런던의 박물관들은 방문 필수 코스! '런던하면 박물관, 박물관하면 런던'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런던에 등록된 박물관이 2016년 기준으로 250개인 것도 모자라 계속 증가 추세라니 말이다. <런던 박물관 기행>은 그 중 5개의 공공 박물관인 영국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모던을 중심으로 박물관의 탄생과 성장을 그리고 있다. 박물관이 유물을 모아놓은 역사 공부하는 곳이지 뭐 별 거 있겠냐는 생각을 하는 나 같은 박물관 초보들에게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의 시작과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며 또 앉은 자리에서 런던의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첫 방문지는 영국 박물관. 전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인 영국 박물관은 많은 개인 컬렉터들의 기부로 시작되 '모두에게 열린' 박물관으로 시각 장애인이나 발달 장애인 같은 박물관 서비스를 접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체험 이벤트를 하는 배려가 돋보였다. 한 공간에서 전 세계를 만날 수 있게 계획된 개관부터 박물관에 소장된 상당수의 다른 나라 유물 반환 소송 문제에 이르기까지 박물관과 관련된 다양하고도 속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영국 박물관에 있는 한국관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나도 10년 전 실제 영국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한국관을 발견하고 반가웠지만 너무나 작은 규모에 허무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났다. 과거의 국가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전시와 소장품 수집 방식이, 전 세계 보편적 역사와 미의식을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기에 어쩌면 한국관이 마지막 국가관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작지만 의미있는 공간이란 생각도 든다. 앞으로 국내 박물관에 대한 관심도, 외국 박물관에 있는 국가관에 대한 국민들과 정부 차원의 관심도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더라는.

1838년 완공된 내셔널 갤러리는 계층 구분 없이 런던 시민의 취향 향상을 위해 설립된 진정한 의미의 열린 미술관이라고 한다. 12세기 중세 이콘화부터 19세기의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서양 미술사의 온갖 양식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규모는 작아도 실속있는 갤러리로, 저자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도 살짝 보여 주면서 시대별 미술사를 간략하게 정리해준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서는 영국 역사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 인물들을 만나는 동시에 매체의 발전도 함께 탐험할 수 있다.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와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에 있는 또 하나의 <암굴의 성모> 이야기와 2차 세계 대전 중에 한 달에 한 번씩 단 한 점의 작품이 걸렸지만 더 많은 런던 시민들이 미술관을 방문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준다. 작품의 보존 연구를 이른 시기부터 해온 오늘날 최고의 회화 전문 보존 기관인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온전하게 넘겨주기 위해 보존 기술을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까지 철저한 모습에서 참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세계 최초의 산업 미술, 공예, 그리고 디자인 박물관인 V&A 박물관은 영국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다순한 산업 미술 전시관을 뛰어넘은 대중이 미술과 디자인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서 '모든 사람을 위한 교실'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세기 예술가들과 기술자들의 디자인 교육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모두에게 열린 교육을 제공하는 원본의 석고 복제품 전시실인 '캐스트 코트'와 패션쇼, 웨딩, 시상식, 프라이빗 파티 그리고 요가 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는 '라파엘로의 방'은 꼭 방문해 보고 싶다. 누드색의 고정관념을 깬 크리스찬 루부탱의 2013년 힐 컬렉션과 난민들의 용기와 희생자들을 의미하는 난민기 같은 사회적으로 화자되고, 현대인의 삶을 반영하는 신속 대응 컬렉팅과 더불어, 스테인리스 컵과 데이비드 보위 그리고 크리스챤 디올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대중문화 요소들을 예술적인 전시로 선보이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곳에도 소박한 한국관이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일본의 속국이라는 일본이 만든 목가적이고 원시적인 이미지로 서양에 소개되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그러나 더이상 국가의 특징을 부각시키는 전시 방식을 넘어 세계를 아우르는 디자인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V&A 박물관에서 한국의 미감을 드러내며 보편적인 공예 기술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하니 참 기특하고 고마운 장소란 생각이 든다.


500년 영국 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영국의 현대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과 국제적인 현대 미술의 경향을 한 공간에서 읽을 수 있는 테이트 모던. 영국 대표 낭만주의 화가 윌리엄 터너의 유산과 사업가 헨리 테이트의 기부로 설립된 미술관이다. 테이트 브리튼이 과거에 악명 높은 죄수들을 호주로 이송하기 전에 가둬두던 밀뱅크 감옥이었고 지금도 죄수 유령이 출몰한다는 이야기는 흥미롭고도 오싹하다. 늘어나는 소장품을 처분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며 공공기관이지만 미술관 자체가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고 이사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테이트 미술관만의 운영하는 방법(우리나라의 국립현대 미술관과 테이트 미술관의 운영 도표가 그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다.)은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아직 우리나라 박물관은 소장품과 연구 수준 등이 부족하고 그 역사도 짧기에 내실화가 먼저라는 작가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장기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테이트 모던과 런던의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보며 정부 주도 문화 프로젝트가 한 정권을 넘기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고 그들의 지속가능성이 부러워지기도 한다. 테이트 모던을 삶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예술을 즐기는 놀이 공간으로, 미술 작품 외에도 참여 미술과 연극, 무용, 그리고 음악이 곁들여진 다양한 예술 장르를 즐기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프랜차이즈화하고 있는 점이나, 터바인 홀 프로젝트라는 미술관과 기업 그리고 예술가 모두에게 득이 되는 새로운 방식의 아트 마케팅도 흥미로웠다. 미술계에 떠오르는 여성 이슈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여성 작가의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고,  문화적 다양성이 경쟁력으로 부상한 세계화된 사회에서 테이트 미술관은 영국을 넘어서 전 세계의 지역과 문화를 넘나드는 소장품,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많은 사람에게 현대 미술을 접하게 한다는 설립 목적은 동일하지만 연대기 순으로 현대 미술을 전시하는 뉴욕 현대 미술관과 주제를 나누어 현대미술을 보는 개념을 확장시키는 테이트 모던의 전시 방법의 차이를 비교해준 것도 재미있었다.

5개의 박물관을 돌아보고 저자는 박물관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건넨다. 이들 박물관의 전시를 자세히 살피면 상당히 정치적으로 과거에 옳다고 믿어진 분류 방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옳지 않음이 증명되고 변화한 것처럼 지금껏 우리가 수용해 온 전시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는 여지껏 봐왔던 박물관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물관하면 함께 따라다니는 또 하나 문제인 유물 반환과 관련해서는 현재 문화재 반환 요청으로 소송 중인 소장품들이 무수하지만 유물의 역사적 범위와 문화적 맥락에 따른 해석부터 보존상의 문제 등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원래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은 것이 사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은 유물 반화에 있어 좋은 사례로 국민들의 열성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 국제적 소통과 상호적 연구를 바탕으로 독적적 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해 박물관의 내실을 다지고 성장한다며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 또한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오늘날의 박물관은 문화적 우월성의 단순 비교를 벗어나 전 인휴가 공유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찾는 공간으로, 모두에게 진정으로 열려있는 진리의 공간이 되리라 믿는다는 작가의 말에 무엇보다 지금껏 바라보던 박물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영국 런던에 갈 예정이 있는 여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누군가, 혹은 여행은 꿈도 못 꾸는 당신이라도 이 책은 전자에게는 더 깊이있고 풍성한 여행을 후자에게는 가보지 못했지만 가본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또 박물관이 역사를 박물해 놓은 그저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나 하는 옛날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해 왔거나 전혀 관심이 없던 당신이라도 이렇게나 흥미로운 곳이었어라며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비행기 안 타고 책 한 권으로 만난 런던 박물관 기행이라니 이보다 더한 이득이 어디있을까? ^^ 지금 당장 런던으로 떠날 수 없다면 이 책만 펼치면 된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박물관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런던 박물관 기행을 읽었을 뿐인데 이번 주말에 가까운 박물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일 년 중에 손에 꼽을까 말까 할 정도로 가는 그런 곳이 아니라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누구나 찾아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된 사람들로 가득한 그런 우리들의 박물관도 함께 꿈꿔본다. 어쩌면 <서울 박물관 기행> 이런 제목의 책이 나오길 기대해도 좋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i****g 2019.10.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