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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의 소설 읽기는.....짠하고 찡하다는 것. 짠한 마음과 찡한 마음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기까지. 덕분에 소설들을 읽는 새벽이 즐거웠다. 단편의 첫 페이지를 펼치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게 되는 경험을 참 오랜만에 했으며, 그 경험을 매일 반복할 수 있었다. 훗날 이 작가의 장편소설이 나온다면? 며칠 밤을 새게 될 지도. 깊고 내밀하고 중요하고 진정성 있는, 또는 한국소설을 읽는 기쁨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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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전체에 잔인한 표현이 일상처럼 퍼져있다. 그런 문장들은 책의 끝 장을 넘길 때까지 적응되지 않는 불쾌를 맛보게 해준다. 공포 소설의 하이라이트에 나올법한 묘사가 전개 중간중간 튀어나와 구체적인 괴로움을 전달한다. <2077년, 여름방학, 첫사랑>에서는 모든 인물이 62년 전 혜화동에 살던 한국 남자 소설가의 얼굴로 변한다. 얼굴이 똑같은 사람들끼리 갈등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들은 한사람에게서 분열된 자아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기 얼굴을 한 상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소설의 결말은 기묘한 여운을 남긴다. 나를 상처입히는 것도 속이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전부 나 자신이라는 의미일까. <초여름>, <졸피뎀과 나>는 승훈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현실 배경이라 자전적 이야기인지 소설인지 헷갈리는 상태에서 읽어나가게 된다. 소설의 재미와 몰입감을 더해주는 요소였다. <초여름>에는 목을 매단 채로 살아있는 승훈이 나온다. 전개는 마치 주마등을 보여주듯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다.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 속에서 그는 자신이 외계인에게 개조당했다는 주장을 펼친다. 지구의 상식을 넘어섰기 때문에 지구인이 알아봐 주지 않는 존재. 그런 존재가 마지막에는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진다. 차라리 개조당한 거라면 좋겠다는 인물의 소망이 느껴졌다. 어떻게든 현실의 고통을 납득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 절정의 고통을 보여주는 건 첫 번째로 실려 있는 단편 <졸피뎀과 나>였다. 다른 단편은 어느 정도 환상성을 가지고 있어서 현실과 이야기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반면에, 이 단편은 이야기의 배경이 진짜 현실 같고 승훈이 겪는 모든 게 실제처럼 느껴진다. 자학에서 시작해서 외부 세계에 대한 분노로 번지는 감정을 따라가며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의 뒷면을 엿볼 수 있다. 기괴할 정도의 적나라함이 일상을 후벼판다. 쉽게 읽히는 문장 안에 결코 쉽게 소화할 수 없는 내용이 담긴 단편이라 중간중간 쉬어가며 읽어야 했다. 이 소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몇몇 단편에 나오는 승훈은 모습을 바꾸지만, 고통의 감각을 간직한 채로 등장한다. 작가는 다른 인물을 묘사하고 세계를 구축하다가도 다음 소설에서 자신을 소설 속 인물로 던져버린다. 소설집 전체가 작가님의 극기 훈련장처럼 느껴진다. 구르고 굴러서 결국은 한 권의 책으로 엮인 이야기들이 더욱 가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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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작가이다. 순전히 제목때문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목차를 보고는 평범한 소설을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너는 키우기 쉬운 애가 아니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