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빌어먹을, 나 이건 안 해!" 린다는 펄펄 뛰며 소리치고는 배낭을 모래에 내던지고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이 연습이 마치 진짜인 듯 돌리는 전동 톱을 집어 든 다음 시동을 걸어 끝부분을 모리스의 문짝에 휘둘렀다. 셜리는 지지 않으려는 듯 돌리의 선연한 결의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린다는 저 늙은 암소가 톱을 떨어뜨려 제 다리를 썰어버리길 바랐다. 그동안 벨라는 참을성 있게 돗자리에 앉아 모든 단계의 시간을 쟀다. 톱이 금속을 써는 소리는 끔찍했다. 차량 안에서 저 소리를 들으면 보안 요원들이 겁에 질려 오금을 못 펴겠구나, 벨라는 생각했다. 마스크를 쓴 네 '남자'를 보고 나면 놈들은 독 안에 든 쥐처럼 꼼짝 못하리라. - p.230
만약, 내가 믿던 누군가가 나를 배신한다면 나는 어떤 심정일까? 물론, 나는 그런 경우를 당한 경우가 있다. 예전에 게임하다가. 믿고 있던 아군한테서 배신 당한 기억. 웃자고 한 소리는 아니다. 실제로 배신을 당한 경험은 생각보다 더 아프다.
돌리와 린다와 셜리의 남편은 모두 죽었다. 그리고, 돌리의 남편 해리는 무언가 치밀한 계획을 돌리에게도 남겨두었다. 그리고 이 계획을 돌리는 린다와 셜리, 그리고 남편이 죽지는 않은 사람이긴 하지만, 벨라까지 합세해 실행에 옮기려 한다. 이제 문제는 그들이 어떻게 뭉쳐서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느냐이고, 그리고 돌리를 어떻게 믿느냐이다. 과연, 그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
2. 돌리의 등 뒤로 문이 닫히자 벨라는 린다와 셜리를 향해 돌아섰다. "난 너희 둘과 달리 저 여자의 소중한 해리가 주도한 강도 때문에 남편을 잃지는 않았지만, 너희가 이건 알아줬으면 해. 만약에 돌리가 허튼 수작을 한ㄷ아면 내가 저 여자를 죽이겠어. 난 저 여자가 약속하는 걸 믿고, 내 인생을 이 일에 걸었어. 난 평생 이렇게 잃을 게 많았던 적이 없어. 누가 내게서 그걸 빼앗으려 한다면 그 사람은 아주, 아주 후회하게 될 거야." -p.253
사람은 가지면 가질수록, 잃을 게 잃으면 많을수록 조심스러워지는 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은 몸을 사라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때로는 가진 게 많으면 자만에 빠져 한순간에 모든 걸 잃게 되기도 한다. 그런 모든 건 순간적으로 닥쳐온다. 만약, 돌리와 린다와 셜리와 벨라가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걸 잃게 된다면? 그러나, 사실은 그들은 지금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들이 하려는 것은 치밀한 계획이 아니다. 그저, 범죄일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범죄 속에 도사리고 있는 음모들! 그래서, 빠져나올 수 없는 범죄의 늪. 그러나, 그들의 범죄는 왠지 모르게 범죄 같지가 않아 보인다. 왜 그럴까! 『위도우즈』를 읽다 보면, 이런 문제의식을 잊어비리게 된다. 왜냐하면! 『위도우즈』엔 범죄라는 인식 자체가 주는 악행의식보다 다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결국은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그 신뢰는 또다른 의심을 낳게 하여, 결국엔 불안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그들의 인생을 암시하게 된다.
3. "그 여잔 지독하게 나쁜 년이야, 벨라. 잔인하고 피도 눈물도 없어. 날 발톱의 때처럼 무시하고 그 사람을 미워하게 만들었어. 앞으로 뒤통수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 p.283
그래서 그들의 결말은 희극이면서도 또한 비극이다. 신뢰하면서도 신뢰하지 않는 관계. 이 삐걱대는 관계 속에서 그들은 저마다의 역할을 해 나가야 하고, 그렇게 저지른 범죄는 비로소..... 해피엔딩일까?
차마, 결말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남편을 잃은 그들의 삶은 슬픔 속에 묻혀 있지 않다. 오히려 당당하게 해리가 남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그녀들. 권선징악 같은 현실에 맞지 않는 주제는 이제는 그만, 이라고 외치듯, 이제는 과거의 일반적인 주제가 통하지는 않을 것만 같은 시대. 여전히, 블록버스터에서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가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문제의식 없는 권선징악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 시대.
그렇게 『위도우즈』는 선과 악의 어느 중간쯤에서 멈춰 서 있다. 흥미진진하게, 정말로 재미있게, 이 책까지 읽고 나니, 나도 이젠 알겠다. 스릴러의 참맛을. 가끔씩, 나를 죄어 오는 불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은 역시나 책 속에 있고, 스릴러는 나의 삶을 더욱 더 즐겁게 해주는 가장 강한 요소다. 그 강한 맛에 나를 파묻어본다. 아주 조금만, 아주 조금만, 아주 조금만, 지금보다 더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은 채, 오늘도 나의 리뷰에 강한 소망을 던져본다. 인생, 참 스릴 있어서, 그래서 오히려 좋다는 느낌으로.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문학수첩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1차 리뷰를 먼저 작성한 후, 최종적으로 작성하는 완전체리뷰임을 밝힙니다. -
|
|
1, 구토할 것만 같아서 그녀는 천천히 장부를 덮었다가 몇 초만에 다시 펼치고, 이번에는 해리가 그들의 미래를 위해 게획한 것을 보기 위해 빠르게 페이지를 넘겼다. 사랑했던 남자에 관해, 가능한 한 모든 비밀을 필사적으로 알아내고 싶었다. "세상에." 그녀는 그가 쓴 글을 읽으며 뇌까렸다. "2년 뒤까지 범죄를 계획했구나!" 해리가 짠 계획의 범위를 깨달으면서 돌리는 시계를 보았다. 미용실에서 나온 뒤로 한 시간이 지났으니 돌아갈 때였다. - p.48
나는 요즘 계획을 짜는 재미로 산다. 일일계획을 짤 때도 있고, 주간계획을 짤 때도 있고, 월간계획을 짤 때도 있다. 이번에는 휴가계획이다. 휴가래 봐야 별다를 거 없다. 어떤 책의 리뷰를 언제 쓸 것인지가 주요 계획이다. 그러나 매번 계획대로 되는 법은 없다. 『위도우즈』도 1차 리뷰가 아니라 다 읽고 난 다음 쓰려 했는데, 계획이 또 틀어졌다. 읽기를 차일피일 미루다 마감일이 가까워진 탓이다. 뭐, 가까워졌다기보다는 딱 오늘이 마감일이다.
해리가 세웠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돌리의 남편인 해리는 무슨 계획인가를 세웠는데, 그 계획을 실행하기 전에 미리 죽었다. 그렇다면, 해리는 죽을 걸 예상하고 무슨 계획을 세웠던 것일까. 돌리의 남편 해리, 린다의 남편 조셉, 셜리의 남편 테리. 남편 셋이 모두 죽었다. 대체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 실은 그가 죽은 뒤에도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자신에게 총을 남겼다는 생각에 심장이 뛰었다. 하지만 이 총은, 이 총들은 달랐다. 이런 총은 호신을위해 쓰이지 않는다. 이총은 강도를 위한 무기였다. 그 순간 돌리는 해리가 죽은 뒤로 그와 가장 가까워진 듯했다. 그는 이곳의 열쇠를 주었고, 마침내 그녀가 모든 걸 알 수 있게 허용했다. 돌리가 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무얼 할지는 그녀에게, 오롯이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 - p.60
모든 계획은 치밀하게 짜여져 있을 때 가장 효과가 있지만, 그 계획 속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것이 바로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플랜 B라는 것이다. 돌리는 해리가 계획한 무언가를 실행에 옮기려 한다. 그런데 그것이 정상적인 계획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돌리는 이제부터 무엇을 하려 하는 것일까.
3. 돌리가 백을 향해 아래로 손을 뻗치는 동안 린다와 셜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눈알을 굴렸다. 두 달이고 넉 달이고 여섯 달이고, 돌리는 정말로 그녀들이 무장 강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돌리가 커다란 갈색 봉투 두 개를 손에 들고 허리를 곧추세워 앉았다. "차를 사." 그녀가 봉투를 내밀며 지시했다. "현금으로 사고, 세금도 내고, 등록도 한 다음에 작업이 마무리되면 버려." 린다는 제 봉투를 열어보고 눈을 반짝 빛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전율이 일었다. 적어도 2000파운드는 들었다! 돌리가 창고 열쇠를 건네며 회의를 마치자 린다의 입이 찢어졌다. "지금부터 여기가 우리 본부야. 오갈 때 조심해." 돌리는 셜리에게 다른 열쇠 꾸러미를 들어 보였다. "셜리, 지금이 기회야. 같이 할 거야, 말 거야?" - p.84
결국은 셜리까지 끌어들인 계획. 아직까지는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 건지 감은잘 잡히지 않지만,분명한 것은 이 계획 속에는 무언가 서늘할 만한 계획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나에게 딱 이틀이라는 시간이 더 있었다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고 1차 리뷰를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기 때문이다. 아아! 요즘 왜 이렇게 스릴러들이 땡기는 거야!
4. 서평시청한 나의 댓글 : 유쾌하지만 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을 듯한 이 느낌은 여성의 거대한 성공스토리인 듯 하지만 사실은 없는자나 또는 밑바닥인생에서 사는 사람들 (저같은 사람이라고는 차마 말 못하지만)에게 뭔가 쾌감과 희망을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그 희망에 도달할 수 있는 비장하지만 유쾌한 서평 소망합니다~~!!!
아마도 그렇겠지!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그때의 리뷰는 진정한 의미가 있을지니. 지금 이 리뷰는? 그냥 즐기셈!
지나가다 발췌한 문장의 즐거움을 즐기고, 지나가다 걸려 넘어진 리뷰의 유혹을 즐기고, 새롭게 던져진 화두가 무엇인지 궁금한 것을 즐기고, 다음번 완전체 리뷰는 어떨지 기대하는 걸 즐기고, 그냥 즐기세! 그러니까,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휴가를 보내도록 하세.
이 여름, 스릴러와 함께. 더위는 작년에 비한다면 별것도 아닌 것 같이 생각되는 더위지만, 그래도 더운 건 더운 거니! 스릴러와 함께 즐기세. 위도우즈도 더위를 물리치기엔 충분한 스릴이 있으니, 한판 놀아보세. 그래서, 리뷰가 이 모양 이 꼴로 써 놓았느냐고? 맞아, 맞아! 나, 오늘 되게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썼어. 그러니까, 가벼운 마음을 즐기라고..후후훗! 위도우즈, 한마디로 말할께. 나 정말 재밌게 읽고 있어. 그것 말고 더 이상 중요한 게 뭣인디?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문학수첩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
![]() 하지만 우리가 아는 통속적인 미망인이 아닌 이 책의 그녀들은 특별하다. 왜? 바로 남편들이 실패한 범죄를 완성해 나가는 미망인들이라니! 이 책이 더 새롭게 다가오는 건 이 작품이 먼저 드라마화된 시기가 무려 1983년이라면 이 시도가 얼마나 파격적이었을지 짐작케 한다. 소설의 시작은 현금 수송 차량을 털다가 사고로 죽게 된 세 남편의 부인, 돌리, 린다 셜리가 큰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더구나 자신의 남편이 범죄자였다니.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당장 생계는 막막하고 어찌할 바를 알지 모르던 이 세 명의 미망인들이 돌리의 제안으로 고급 스파에서 세 사람이 모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남자들이 완성하지 못한 계획 범죄를 해 나가기로 다짐한다. 범죄임을 알지만 먹고 살 일이 급하기에 뜻을 모으기로 한 세 명은 계획을 착수하지만 당연히 일은 쉽지않다. 전업주부로만 살아왔던 그들에게는 다른 제 4의 멤버가 필요했고 남편들을 버리고 간 네 번째 남자의 존재를 찾아 나선다. 비록 범죄이기는 하지만 가정에만 머물렸던 그들이 힘을 합쳐 계획을 펼쳐가며 강인해져가는 그녀들의 변화는 범죄자를 응원하게 한다. 네 번째 멤버 벨라가 영입되고 리더인 돌리와 마찰 또한 있지만 서로 받아들여가는 모습과 서로 연대하는 모습은 요즘 한참 화자되는 단어인 워맨스를 연상케 한다. 이 네 명의 여인들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별한 영웅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여성들인 점이 더욱 이 이야기를 특별하게 한다. 가장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만난 그들이 만나 연대해가는 모습이 1980년대에 만들어진 드라마였다는 사실도 놀랍고 3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여성들의 인권이 많이 높아졌다 하더라도 여전히 갈 길이 우리의 사회에 던져주는 메세지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노예12년>의 감독 스티븐 매퀸의 리메이크 영화화 확정되었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이 소설의 매력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된다. 통쾌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시원하게 적셔준다. 걸크러쉬와 워맨스를 맛 볼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
|
또 책 리뷰입니다. 사실 이 책은 정말 궁금한 케이스 입니다. 아무래도 영화가 있기는 있으니 말입니다. 영화로 유명한 작품의 책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정말 원작이 궁금한 지점도 있고 말입니다. 물론 몇몇 작품의 경우에는 영화 먼저 보는 상황이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영상으로 먼저 알게 된 장편 소설이 궁금한 이유는 사실상, 대체 영화에서 빠진 요소가 무엇이기에 영화가 재미있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이가 빠진 느낌이 드는가 하는 것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 이 영화는 아직 알 수 없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소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에 따라서 매우 궁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 문제에 관해서 이번 소설은 그동안 영상화 되었던 이야기 모두가 정말 궁금하게 할 만한 이야기를 가져갑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실패한 범죄를 다룹니다. 실패한 범죄로 인하여 범죄자들이 죽어나가고, 이로 인해서 그 부인이었던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범죄자 라고는 하지만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사망자중 하나가 남겨 놓은 장부 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이 장부는 경찰과 라이벌 범죄자들이 모두 찾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부인이었던 사람들은 장부를 직접 찾아내고, 한 발 더 나아가게 됩니다. 기반이 되는 이야기의 시작은 사실 그렇게 새롭다고 말 하기는 어려운 내용이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정말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사용했던 방식이니 말입니다. 누군가 남겨준 내용이 있고 그 남겨준 내용을 따라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정말 다양한 작품에서 써먹었던 것이죠. 다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른 것이 그 남겨준 내용이 결국에는 범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범죄와 전혀 관계없는 인생을 살던 사람들이 직접 번죄를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죠. 소설은 이 상황이 벌어지게 된 이유부터 설명하게 됩니다. 금전적인 면과 이런 저런 복잡한 면들을 모두 이야기 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역할인 것이죠. 그리고 그 범죄를 추적하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하게 되는 것이죠.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교차 하면서 은행 강도 사건을 중심으로 각자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게 됩니다. 이 책의 재미는 그 각자의 이야기가 어떤 순간에, 어떤 식으로 얽혀 들어갈 것인가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야기에서 각자의 인물들은 성격을 매우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주인공 일행 마저도 각자 다른 문제를 안고 사는 상황입니다. 각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치기는 했지만, 안에서 또 다른 문제와 의심이 서로 얽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진 배경과 다른 문제들에 대한 서술까지도 같이 들어가게 됩니다. 사실 굉장히 정신 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 구성을 가져가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각자 가져가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이야기가 서로 얽혀서 거의 교차 되면서 등장한다는 것은 이야기 호흡의 측면에서 사실 굉장히 위험한 방식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결국에는 이야기가 서로의 흐름을 끊는 비극적인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다행히 이 책의 경우에는 해당 문제를 거의 대부분 잘 해결해낸 편입니다. 사실 이 책에서 가져가는 이야기에서 문제를 막아낸 것을 넘어서 각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서로의 이야기를 보완한다는 점 역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상황에 관하여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처음 보는 상황들이 줄줄이 벌어지고 있고, 이를 해결 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추적하는 바가 확실히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 한 장부의 존재가 바로 그 핵심인데, 주인공 일행은 이를 이용해서 일을 벌이려 하고, 범죄자 그룹은 경찰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 일종의 자산을 자신들이 통째로 이용하기 위해서 장부를 찾습니다. 경찰은 장부를 통해서 범죄를 해결 하려고 하고 말입니다.
다만 약간 재미있는 것은 범죄 스릴러의 구조를 가져가면서 범죄를 어떻게 일으킬 것인가에 대한 지점을 더 중요하게 가져가는 상황이지, 그 범죄가 왜 일어났는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책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다른 책들이 흔히 가져가는 방식이 아닌, 더 강렬한 지점을 끄집어내는 식으로 가는 식으로 간 겁니다. 여기에 몇몇 다른 이야기가 끼어들게 되고, 의외로 상황을 변화 시킬 여러 문제들이 등장함으로 해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더 강하게 만드는 식이 되는 겁니다. 매우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이런 책의 경우에는 사실 큰 의미를 주는 것 보다는 정말 재미가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 지점을 매우 잘 알고 있는 채깅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재를 굴리는 ㅂ아법에 관해서 나름대로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며, 여러 문제들에 관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앞으로 어떤 일들이 더 벌어지게 될 것인가에 관하여 고민하게 해 주는 지점들도 있습니다.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그리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2018년 개봉한 영화 <위도우즈>는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다. <노예 12년>의 영화감독 스티브 매퀸과 <나를 찾아줘>의 소설가 길리언 플린이 협업하고, 주연으로 비올라 데이비스와 리암 니슨이라는 거물급 배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는 1980년대 히트 친 영국드라마를 다시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왜 이런 구식의 작품을 호화캐스팅으로 다시금 리메이크 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재미있고, 지금 봐도 여전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 영국드라마의 대본을 집필한 린다 라 플란테는 이것을 소설화했는데, 이것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많은 매체로 재생산되는 <위도우즈>. 무장강도 시도 중 사고로 사망한 남편을 잃은 아내들이 함께 모여 남편들의 강도 계획을 완성한다는, 다소 기막히고 막장스러운 이야기. 거칠고 유머 넘치지만 정석그대로의 범죄 스릴러를 소개한다. ‘우린 그냥 집에 들어앉은 하찮은 여자들이 아니야. 우린 남편들이 뭘 했는지 알아. 왜 했는지도 알아. 해리는 이유가 있어서 날 장부로 안내했어. 그 이유는 바로 우리야. 해리는 우리가 혼자 남기를 원하지 않았고, 우리가 고생하지 않기를 바랐어. 이건 우리 몫이야.‘
- 강도 중 사망한 남편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하려는 아내들의 범죄모임? 슬픔에 빠진 미망인에서 벗어나 벌이는, 그녀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미친 거대 범죄극!
1984 런던, 해리 롤린스는 범죄를 계획한다. 그는 현재 골동품 거래상이자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사실 강도와 돈세탁에 능통한 범죄자이다. 그는 조 파이넬리, 테리 밀러와 함께 현금 수송차량을 털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한다. 하지만 계획과는 교통사고로 인한 폭발로 사망하고 만다. 현장에는 불에 탄 3구의 시신과 한명의 도망자가 있다. 경찰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어 치아기록으로 신원확인을 하고, 결국 이 3구의 시신은 해리 롤린스와 조 파이렐리, 테리 밀러로 확인된다. 그리고 그의 아내들인 돌리 롤린스, 린다 파이렐리, 셜리 밀러는 하루아침에 미망인이 되고 만다.
남편이 죽은 뒤, 아내 돌리 롤린스는 한 가지 물건을 전해 받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기라도 한듯한 남편이 준비한 것들. 남편은 자신이 무슨일이 생길 경우 아내에게 전해주라며 사촌에게 몇 가지 물건을 맡긴 것이다. 봉투 안에는 열쇠와 은행 대여 금고에 관한 메모가 있고 그것들을 처분해야한다는 메세지가 있다. 결국, 그녀는 편지에 쓰인대로 찾아가 대여금고에서 남편이 관여한 모든 범죄가 기록된 장부를 손에 넣게 된다. 생계가 막막하고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돌리는 죽은 강도단의 아내인 린다와 테리에게 남편들의 범죄계획을 함께 완성해보자며 제안하고, 그렇게 미망인들은 죽은 남편들이 실패한 범죄계획을 수행하기로 한다. 그리고 전업주부인 그녀들을 도울 새멤버를 영입하기로 하는데...
한편 장부의 존재가 알려지자, 경찰과 범죄조직은 혈안이 되어 그녀들을 압박한다. 장부에는 그간에 모든 범죄계획, 기록, 명단이 있기 때문이다. 장부를 손에 넣어 출세하려는 경찰들과 자신들의 어두운 범죄를 비밀에 묻어야만 하는 범죄자들은 그녀들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녀들은 장부의 계획대로 죽은 남편들의 강도계획을 완벽하게 수행해야만 하는데...과연, 그녀들은 매서운 추격들을 따돌리고 무사히 범죄를 수행할 수 있을것인가?
- 평범한 주부들이 완벽한 범죄 팀플레이를 선보이다! 영화 <오션스8>과 미드 <위기의 주부들>을 섞어놓은 듯한, 화끈 쾌속 범죄스릴러!
평범한 주부들이 하루아침에 남편들을 잃고, 그들이 실패한 범죄계획을 수행한다는 막장적인 설정, 나약한 여성들을 뒤쫓는 강력한 경찰과 범죄 조직단이 만드는 긴박한 분위기, 죽은 남편들과 공모하지만 혼자 살아남아 도망친 인물의 정체불명이 가진 미스터리, ‘강도단은 남자들’이라는 통념에 반격하는 신선함, 사랑하는 남편을 잃었지만 주저앉지 않고 삶을 되찾기 위해 일어나는 여성캐릭터들의 짜릿하고 뿌듯한 성장, 예상못한 반전과 속시원한 결말까지. <위도우즈>는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비슷한 인상을 받을 각종 영화와 드라마가 떠오른다. 대표적인 것은 여성범죄자들의 범죄 스릴러 코믹을 보여주는 영화 <오션스8>이나, 사랑 우정 욕망 막장을 보여주는 미드 <위기의 주부들>이 연상된다. 이것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보유한 작품이기에, <위도우즈>역시 여러 요소를 갖춘 대중적인 여성범죄스릴러물이라 볼 수 있다. 취향없이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랄까?
<위도우즈> 표지처럼 심플하게 말하자면, 재미있다! 의심과 음모, 배신, 추적에 의해 휘둘리고, 엇갈리고, 두려워하고, 망설이기도 하지만, 그녀들이 죽은 남편들의 계획을 완성시키고 슬픔에 잠겨있던 아내에서 철두철미하고 능숙하게 팀플레이를 보여주는 성장기는 거칠고, 거침없고, 화끈하고, 매력적이다. 아내, 미망인, 범죄모의자, 프로강도단까지 변화하는 개성넘치는 여자들의 이야기. 미모와 힘과 두뇌를 갖춘 개성넘 치는 여성캐릭터들이 만드는 스릴감 넘치는 거대한 범죄극을 읽어보자! 초반 막장설정과 범죄스릴러에 충실한 진행, 개성파 캐릭터의 반란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시원스런 맛이 있으니. +@ 간혹 왜 그런 감정이나 동기가 생기는지 의문이 들정도의 스토리나 인물들이 격하게 요동치기 때문에 이런 줄거리나 감정들이 인과관계 분명한 섬세하고 논리적인 추리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보다는 드라마틱하고 빠르게 넘어가는 범죄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예스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
파격적인 여성 범죄 소설의 강렬함에 빠져들다! 스릴과 반전, 액션과 향수, 배신과 복수,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흥미진진한 소설!
영화 <킬 빌>, <오션스8> 등 여성들을 주축으로 하는 범죄 스릴러 혹은 액션물이 한 번씩 극장가를 찾아온다. 속성상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이런 장르물에 간혹 <이탈리안 잡>의 샤를리즈 테론 혹은 <분노의 질주>의 갤 가돗처럼 미모와 액션을 동시에 갖춘 여성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아직까진 미비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느라 장르적 쾌감이 반감되거나 여성의 늘씬한 몸매와 미모를 부각한 저급한 시나리오에 그치기까지 하니 아직까진 여성이 주인공인 장르물은 아쉬움이 더 크다. 그런 가운데 ‘남편이 죽어 미망인이 된 여인들’이란 뜻의 위도우즈(Widows)란 책이 상당히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이 작품은 1983년 영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성공에 이어 2018년에 스티브 매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까지 한 작품으로 어찌 보면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장르물에 있어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미망인들이 모여 범죄를 계획한다는 내용은 1980년대 치고는 상당히 파격적이기까지 하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남편을 잃은 세 아내, 그들이 못다 한 범죄를 완성하다
해리 롤린스는 고가의 미술품과 은제품, 보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유한 골동품 거래상이지만, 실은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완벽한 계획이 아니면 실행을 하지 않는 그는 세부 사항들을 감안해 예행연습을 거듭했고, 마침내 운명의 날을 맞이한다. 일당 중 한 사람이 모는 빵 트럭이 현금 수송 차량을 저지하는 사이 승합차를 탄 세 명이 현금 차량의 뒷문을 폭파시키고, 이후 현금을 가지고 도주 차량까지 뛰어가면 빵 트럭을 몰고 있던 사람이 정해놓은 은신처로 빵 트럭을 몰고 가는 순이다. 모두 노련한 범죄자였기에 이들의 계획은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서 경찰 차량이 나타나 터널 속으로 진입하며 젊은 폭주족 둘을 쫓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세 명이 함께 타고 있던 차량에서 폭발이 일어나 이들은 즉시 사망한다. 오로지 빵 트럭의 운전사만이 몰래 그곳을 빠져나갔을 뿐이다.
한 순간의 사고로 미망인이 된 돌리와 린다 그리고 셜리. 남편을 잃은 슬픔에 잠긴 것도 잠시, 이들 세 사람은 경찰과 범죄 조직자들의 끊임없는 감시와 협박에 시달린다. 그들은 죽은 해리가 생전에 남기고 간 장부를 찾기 위해 혈안인 상태다. 해리가 그동안 그와 마주친 전과자들을 죄다 적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검은 거래의 흔적을 모두 남겼기 때문이다. 범죄 조직자들은 거기에 자신들의 이름이 올라 있는 것을 원치 않았고, 경찰로썬 장부만 손에 넣으면 범죄자들의 범죄 이력을 손쉽게 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얼마 후, 경찰과 범죄 조직의 시선을 겨우 따돌린 돌리는 비밀 장부는 물론 현금 수송 차량을 털 수 있는 모든 계획에까지 접근하게 된다. 돌리를 위해 하나하나 모든 것을 착실히 남긴 해리를 떠올리자, 그녀의 마음속에는 그가 완성하지 못한 범죄 계획을 실현시키고 말겠다는 대담한 계획이 슬그머니 자리 잡는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만난 때가 2년 전쯤 어딘가의 칵테일파티에서였다고 금세 정리했다. 린다의 기억은 공짜 음식에 정신이 팔려 명확하지 않았지만, 셜리가 공백을 메워주었다. 중요한 것은 그 칵테일파티가 해리 롤린스의 파티였고, 오늘 난데없이 두 사람을 불러 여기서 만나자고 한 사람이 돌리 롤린스라는 점이었다. 셜리도 린다도 왜 오늘 불려 왔는지는 몰랐지만, 둘 다 돈을 좀 받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그게 아닌 다른 이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 64p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고 다소 거친 면이 있는 린다와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지만 소심한 구석이 있는 셜리가 돌리의 부름에 한 자리에 모인다. 돌리는 해리의 장부를 언급하며 린다와 셜리에게 남편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그들이 완성해내자는 대담무쌍한 발언을 꺼낸다. 일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척척 내어주는 돌리의 고압적이면서 저돌적인 태도에 일순 린다와 셜리는 어안이 벙벙해지지만 남편을 떠나보낸 후 잃어버린 삶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들은 남편들의 강도 계획을 완성하는 일에 가담하기로 한다.
“제정신 아닌 거 맞지?” “아니다마다! 봐봐, 저 여자가 왜 이러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도움이 되는 모양이야. 기분이 나아지나 봐. 그리고 사실 나도 살아 있는 기분이 들긴 해. 온몸에 전율이 일어.” “그래서 그냥 장단만 맞춰주는 거야?”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돈이 필요해. 조가 남긴 돈은 없고, 테리도 마찬가지였다는 거 알아. 돌리도 결국 정신을 차리고 우리도 원래대로 돌아가겠지만, 지금으로선 계속 돈을 받을 거야. 돌리는 우리를 친구 삼아 자기가 지어낸 환상 속에 살면 돼.” / 85p
차들이 줄줄이 지나갔다. 남자들은 경적만 울리고 멈춰서 도와주지 않았다. 린다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앉아 있자니 자신감이 솟았다. 주머니에 돈 있겠다, 새 중고차 있겠다, 돌리가 말한 대로 차를 올바로 고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지노에게 전화를 걸어 펍에서 사귀었다는 자동차 정비공 친구의 이름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이 아닌 실습으로 배울 것이다. 금세, 제대로 배울 것이다. 돌리의 뜬구름 잡는 강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린다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이룬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바뀌리라. / 98p
남편을 잃은 미망인들이 모여 범죄를 완성시키려는 이 발칙하고 파격적인 계획은 당연하게도 매순간 저항을 받는다. 잔인한 피셔 형제의 거친 위협은 물론, 해리 돌린스를 원수로 생각하고 있던 레스닉 경위까지 시시때때로 그들의 숨통을 조여 온다. 거기에 범죄 계획을 완성시키기 위해 네 번째 멤버를 찾아야 하는 부담감과 남편들을 버리고 도망간 네 번째 남자까지 추적해야 하는 일까지 가중되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돌리는 여자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모습에 울컥 목이 메었다. 동고동락하면서 서로를 보듬는 이 여인들. 그녀들과 함께한다는 게 참으로 좋았다. 다투기도 했지만 그것은 서로 미워서가 아니라 아끼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었다. / 161p
이제 돌리는 해리가 시작한 계획을 끝마칠 힘과 동기를 갖추었다. 모든 나쁜 생각을 마음에서 몰아내고 팀원들에 대한 생각으로 그 자리를 메웠다. 그들은 결승점에 아주 가까이 왔다. 물론 린다가 아직 선두 차량을 구해야 하고, 모두 패딩을 넣은 작업복과 총과 전동 톱에 익숙해져야 하며, 이제는 거액 수송일의 정확한 경로를 익히는 일이 남았다. 그녀들은 몇 달 전 사우나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슬픔에 빠져 질질 짜는 약해빠진 미망인들에서 너무도 멀리 왔다. 이제 그들은 한 팀이었다. 돌리는 빙그레 웃었다. 그들은 허점과 감정의 기복, 무경험에도 불구하고 한 팀이었다. 그녀의 팀이었다. 그 무엇도, 어느 누구도 이제 그들을 멈출 수 없었다. / 290p
과연 그녀들은 이 대담한 범죄 행각을 무사히 완성할 수 있을까? 소설은 주인공들이 한 남편의 아내에서 미망인으로 그리고 범죄 모의자로,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할 무장 강도로 변신하기까지 위험천만한 모험을 무릅쓰고 신뢰와 의리, 우정 안에서 단단해져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행동력과 결단력을 보여주는 이 뜨거운 여자들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흥미진진해서 멈출 수가 없다. 80년대의 올드한 분위기의 드라마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 미셸 로드리게즈가 린다 역이라는 영화도 다 찾아보고 싶다.
|
|
영국에 이렇게 멋진 범죄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가 있다니! 린다 라 플란테의 소설 <위도우즈>를 읽고 든 생각이다. 린다 라 플란테는 이력부터 대단하다. 리버풀 출신인 그는 영국 왕립 연기 아카데미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졸업 후 각종 연극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배우로 활약하다 1974년 드라마 작가로 변신했다. 1983년 영국 템스 텔레비전 드라마 <위도우즈>의 성공으로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렇다는 것은 이 소설이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에 발표되었다는 건데 그렇게 오래된 작품 같지 않고 최근에 발표된 작품처럼 참신하다. 1984년 런던. 현금 수송 차량을 턴 세 남자가 도주 중 차량 폭발로 인해 목숨을 잃고, 세 남자의 아내는 졸지에 남편을 잃는다. 세 남자 중 리더였던 해리 롤린스의 아내 돌리는 남편이 죽을 때를 대비해 남긴 메시지를 읽는다. "사랑하는 달, 대여 금고 때문에 함께 은행에 갔던 일 기억나? 이제 그거 다 당신 거야. 열쇠는 리버풀 스트리트 근처 창고 거야. 그 안에 뭐가 있을 텐데, 그걸 없애야 해." 돌리는 메시지를 태우고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해리가 없애라고 한 것을 찾으러 간다. 그것은 그동안 해리가 조직하거나 저지른 범죄들을 기록한 명부였다. 명부의 마지막 장에는 해리를 죽게 한 강도 계획이 쓰여 있었다. 돌리는 사랑하는 남자의 목숨을 앗아간 계획을 스스로 완성하기로 결심한다. 혼자선 그 일을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한 돌리는 자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고로 남편을 잃고 시름에 잠겨 있을 두 여자를 부른다. 강도단의 일원이었던 조 파이렐리의 아내 린다와 테리 밀러의 아내 셜리다. 돌리가 애용하는 고급 스파에서 만난 세 사람. 돌리는 린다와 셜리에게 남편들이 이루지 못한 강도 계획을 완성하자고 제안한다. 안 그래도 남편을 잃고 생계를 해결할 길이 막막했던 린다와 셜리는 돌리의 계획에 동참하지만,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세 사람이 생전 해본 적 없는 강도를 하자니 힘에 부친다. 이에 막강한 힘이 돼줄 네 번째 멤버를 찾는 한편, 남편들이 죽게 내버려 두고 도망간 네 번째 남자의 존재를 알고 그를 찾기 시작한다. (비록 나쁜 일이기는 해도) 남자들이 성공하지 못한 일을 여자들이 해내는 모습,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 소설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여자들은 남편들이 죽기 전까지 자신들은 약하고 무력한 여자라고, 남자 뒤에 숨어지내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들이 죽고 생계를 위해 범죄에 뛰어들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범죄를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자신들조차 몰랐던 힘과 능력을 깨닫고 용기와 자신감을 되찾는다. 나아가 자신들이 그토록 사랑하고 의지했던 남자들이 얼마나 비열하고 흉악했는지를 알게 된다(그동안 일부러 모른 척한 건 아니었을까?). 돌리, 린다, 셜리, 벨라 각각이 마냥 착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는 점도 좋다. 기존 소설들이 여자를 성녀 아니면 창녀로 묘사했다면, 이 소설은 성스러우리만치 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욕망 덩어리인 것만도 아닌 보통의 여자들을 보여준다. 왜 그동안 이 멋진 여성 작가의, 멋진 여성 소설을 몰랐을까. 2018년 <노예 12년>을 만든 스티브 맥퀸 감독의 영화로 리메이크되었는데 출연진이 무려 미셸 로드리게즈, 엘리자베스 데비키, 비올라 데이비스, 콜린 파렐, 리암 니슨 등등이다. 다가오는 주말에 봐야지! |
|
“ 너의 테리와 너의 조가 아무것도 안 남겼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두 사람에게 나를 남겼어. 나와 장부와 다음 거사를. 우린 그냥 집에 들어앉은 하찮은 여자들이 아니야. 우리 남편들이 뭘 했는지 알아. 왜 했는지도 알아. 해리는 우리가 혼자 남기를 원하지 않았고, 우리가 고생하지 않기를 바랐어. 이건 우리 몫이야.”
몹시도 매력적인 나쁜 여자들이 등장했다. 그녀들은 바로 widows, 즉 과부들이다. 얼마 전 발생한 사건으로 남편들을 모두 잃은 불운의 여성들. 돌리, 린다 그리고 셜리. 그녀들은 모두 개성이 넘치고 매력적이다.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냉철하고 강한 여성 돌리, 천박하고 수다스럽지만 세상 물정에 밝고 영리한 린다 그리고 아직 어리지만 순수한 매력을 지닌 아름다운 미모의 셜리. 그런데 그녀들이 여자의 몸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다?!
이야기는 한 사건에서 시작된다. 1984년 런던, 골동품 거래상인 해리 롤린스는 사실은 범죄집단의 수장이다. 그와 그의 부하인 조와 테리는 현금 수송 차량 습격을 계획중이다. 범죄와 돈세탁에 능숙한 해리는 경찰에게 끊임없이 범죄집단에 가담하고 있을 거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지만 한번도 잡혀본 적은 없다.
그날도 해리와 그를 따르는 4명의 사내들이 현금 수송 차량을 습격할 계획을 잡고 있었고 계획은 완벽했다.. 그러나 터널로 들어갔던 수송 차량과 그들이 타고 있던 차 사이에 폭주족과 경찰차가 끼어든다. 차량과 차량의 연쇄 충격으로 인해 그들이 들고 있던 폭발물이 터지고 도주 차량을 몰던 1명만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모두 사망하고 마는데.....
마치 완성도 높은 범죄물 시리즈를 보는 듯한 위도우즈. 범죄자였던 남편들을 둔 여성들 이야기이다. 따라서 남성들이 다수 등장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여성들이 주축이 된다. 폭발 사건 이후 해리의 아내 돌리는 한동안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해리의 사촌에게서 열쇠 하나를 건네받고 정신을 차린다. 그 열쇠는 바로 죽은 해리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모든 범죄 계획과 관련자들을 정리해놓은 장부를 보관해놓은 은행금고 열쇠였던 것..
![]()
그런데 문제는 이 장부를 뒤쫓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라는 사실. 런던 경찰청 소속의 레스닉 경위는 해리가 살았을 때도 그가 죽은 다음에도 그의 범죄사실을 꾸준히 추적한다. 생전에 해리 롤린스가 찍은 레스닉의 사진 - 그가 뇌물을 받는 듯 보이는 장면 - 때문에 능력있던 그의 명예는 땅바닥으로 추락한 상태. 한때 경찰계를 주름잡던 능력있는 경위가 이제는 분노에 가득찬 채 오직 해리 롤린스의 범죄행각과 관계자들의 이름이 적혀있을 장부만을 노린다.
![]()
레스닉 경위 외에도 피셔 형제가 있다. 잔인한 눈빛을 가진 게이 아니 피셔와 무식하게 주먹을 휘두르고 보는 토니 피셔 형제. 그들은 해리와 조, 테리가 죽은 이후 그 구역을 접수한다. 이들도 해리의 장부를 노린다. 일단 그 장부를 손에 넣으면 그 구역의 일인자가 되는 것은 일도 아니기 때문에.
수동적인 아내들이었던 그녀들. 이제 눈물을 닦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남편들이 이루지 못했던 일을 마저 수행하기 위해서. 연약한 여성들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범죄조직을 이루어냈다. 처음에 강도 계획을 설명했던 돌리가 슬픔 때문에 미쳤다고 생각했던 린다는 자신의 친구인 벨리까지 범죄집단에 합세하게 만든다. 보통의 범죄 스릴러가 갖춘 스릴 넘치는 구성과 트릭 그리고 반전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 widows >. 그녀들은 계획했던 100만 파운드를 손에 넣고 부와 권력을 일구어나갈 수 있을까? 매력적인 나쁜 여자들을 응원하게 되는 소설 < widows > 강력 추천한다.
* 예스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
"우린 그냥 집에 들어앉은 하찮은 여자들이 아니야. 우린 남편들이 뭘 했는지 알아. 왜 했는지도 알아. ... 해리는 우리가 혼자 남기를 원하지 않았고, 우리가 고생하지 않기를 바랐어. 이건 우리 몫이야."
<위도우즈> 책의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브리미널같기도 하고, 암호같기도 한 심볼들을 찾아낼 수 있다. 돈, 총, 무장강도, 다이아몬드, 그리고 미망인들... <위도우즈>는 말 그대로 미망인들이 주인공이 되어 처절한 계획과 음모로 진실과 거짓속에서 투쟁하는 이야기다. 결코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편의 드라마와 영화같이 펼쳐진다. 근데 이거 진짜 드라마화되고, 영화화되었다. (아니, 드라마가 원작이니 소설화되었다고 해야 맞는 말일까?) 범죄 드라마의 여왕, 린다 라 플란테의 출세작으로 1983년 영국 템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어 지금까지 회자되는 작품이다. 2018년에는 영화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스티브 매퀸' 감독이 동명 영화로 제작하였다니 더 유명세를 탔다. 그렇다면, 1983년 영드와 2018년 영화 이미지를 좀 찾아봤다. > 2018년, 영화 <WIDOWS>
>1983년, 영드 <WIDOWS>
영드의 첫번째 이미지는 '문학수첩'의 공식 포스트에서 가져왔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1764202&memberNo=6309726&vType=VERTICAL
스틸컷이나 포스터만 봐도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딱딱간다! 멋쁨 넘치는 4명의 위도우즈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책을 편다. 일단 주요인물들이 있는데, 각자의 남편과 부인들(슬프지만 곧 미망인이 된다), 그리고 각종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있다.
해리 롤린스 - 테리 밀러 - 조 파이렐리
돌리 롤린스 - 셜리 밀러 - 린다 파이렐리
이렇게 혼인 관계되어 있고, 주축인 해리 롤린스와 경쟁구도인 '피셔 형제' (아니 피셔 & 토니 피셔), 아니 피셔의 이중 애인 '카를로스', 순진한 부하 '복서 데이비스', 이들을 쫓는 '레스닉 경위', 후반부로 갈수록 쫄깃해지는 추격자들 '빌 그렌트'와 해리의 사촌 '에디 롤린스', 그리고 알 수 없는 미스테리 '지미 넌'과 '트루디'까지 쫓고 쫓기고, 속이고 속이는 관계가 계속 된다. 드라마와 영화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여주가 4명이다. 근데 남편은 3명..? 스포일러는 아니고 읽다보면 금방 나온다. 매력적인 4번째 인물인 '벨라'를 린다가 영입한다는 것을!
프롤로그 -1984년, 런던 -계획의 청사진은 완벽했다. 해리 롤린스는 완벽하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지 않는 사람이니까. 그는 고가의 미술품과 은제품, 보석을 전문적으로 취합하는 부유한 골동품 거래상이었고, 아내 돌리와는 근사한 커플이었다. 그러나 해리 롤린스에게는 다른 얼굴이 있었다. 범죄와 돈세탁에 탁월한 그는 부하들에게서는 깊은 존경과 충성심을 자아내는 반면, 적으로 만나면 냉혹하고 계산적이며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경찰은 그가 범죄에 깊이 발 담그고 있다고 의심했지만 해리 롤린스는 단 하루도 철창신세를 진 적이 없었다. -무장한 세 멤버는 차량 속에 갇혀버렸고, 불길과 연기 탓에 아무도 운적석 문을 강제로 열 수 없었다. 누구도 그들에게 다가가거나 도울 수 없었고, 연료 탱크가 결국 폭발하면서 밴의 나머지를 폭파시키던 순간의 비명만이 처절하게 들렸다. 무시무시한 혼돈이 이어지는 동안 아무도 빵 트럭의 운전자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몇 초 동안 지켜본 다음 빵 트럭으로 도로 달려가 터널을 빠져나왔다. -포드 에스코트 승합차의 운전자였던 해리 롤린스는 젤라틴 폭약 폭발의 총격을 온전히 떠 안았다. ... 불에 탄 왼쪽 손목에 채워진 롤렉스 금시계에는, 이제는 희미해진 "해리에게. 사랑을 담아, 돌리. 62/12/2"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경찰은 첫 시신 덕에 두 번째 시신이 조 파이렐리인 것으로 추정했으나 얼굴이 너무 심하게 타버려 100퍼센트 확신하지 못했다. ... 전과 3범인 테리 밀러는 불에 탄 왼손에 남은 엄지 일부와 검지의 지문으로 신원을 파악했다. 셋은 모두 기혼이었고, 세 아내는 이제 모두 미망인이 되었다.
프롤로그부터 아주 중요하다. 치밀한 계획을 세운 무장강도 4인조는 결국 폭발사고와 함께 실패하고 세 부인은 모두 미망인이 되었다. 리더인 '해리 롤린스'는 와이프 '돌리 롤린스'에게 중요한 연락책과 이력이 적힌 수첩을 남겨놓는데 이를 계기로 돌리는 이 무장강도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기 위해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조력자를 영입한다. 그건 바로... 동병상련, 미망인들! 처음에는 울고 불고 사별의 아픈 시간을 보내며 지내다가 돌리의 부름에 사우나에서 셋이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서로의 고통을 나누며 다시 눈물로 서로를 토닥인다. 이 부분이 그렇게 짠할수가 없다... 힘내요, 위도우즈! 그렇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언제 그랬냐는듯이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강인한 모습으로 재탄생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는 심경과 변화들이 또 재밌다.
-벨라가 어디선가 번개처럼 나타나 린다를 돌리로부터 떼어놓으며 세차가 귀싸대기를 날렸다. 이어진 침목 속에서 돌리와 벨라는 얼굴을 맞대고 서로를 가늠해보았다. 그리고 벨라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둘이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려면 그렇게 하든가. 하지만 나 때문에 싸우진 마셔." 벨라의 굵은 목소리를 침착하고 자제력이 있었으며, 그녀의 두 눈은 조용한 경고로 이글거렸다. "이봐요, 롤린스 부인. 린다가 한 말, 나 다 잊었어요.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커피 잘 마셨어요." -돌리와 벨라는 서로를 응시했지만, 이번에는 왕좌를 차지하려는 두 알파걸 같지 않았다. 이제 두 사람의 눈에는 존중이 있었다. ... "좋아, 벨라." 돌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돌리야." 드디어 제 4의 멤버, 벨라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조금은 입이 가벼운 린다의 친구인데 허락도 없이 데려와서 리더인 돌리는 매우 격분했다. 그 순간 포스있고 정중하게 벨라가 인사를 하고 떠나려하자 돌리는 좋은 팀원이 될 것을 직감하고 벨라를 더이상 함부로 지칭하지 않고 정식으로 이름과 함께 인사한다. 사람의 이름이나 별명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는지가 고스란히 묻어 있달까. 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 끝에 서로의 이름과 존재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진짜 멋있다. 물론 무장강도 계획이라는 필요에 의해서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영국드라마가 나온 1983년이라는, 무려 36년 전 시대에 여자 주인공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성공했다는 것, 그리고 그 중 한명은 멋진 흑인이라는 것, 그리고 '후장 보이'라고 놀리긴 하나 게이가 서슴없이 비중있는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이 센세이션이다. 하나의 작품으로 짜임새 있는 플롯과 시대상을 반영한다니 여러모로 멋진 소설이나 드라마이자 영화이다.
-벨라의 팔을 붙드는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돌리의 긴장한 모습에 놀란 벨라가 그녀의 손을 잡고 빙긋 웃었다, "당신이 우릴 이끄는 한 실패는 없어요." -돌리는 여전히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셜리는 겁을 내겠지만 의지가 있으니 잘 해낼 거야. 벨라, 셜리를 격려해줘. 계속 강인할 수 있도록. 무슨 말인지 알지?" -돌리가 가늘게 눈을 떴다. "내 걱정은 마. 실망시키지 않을게." 그녀가 돌아보니 셜리와 린다가 그녀를 보고 있었다.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리가 목청을 가다듬었다. "때가 왔어." 그녀는 모두에게 말했다. "모든 게 준비됐어. 너희 모두가 준비됐어. 쉽지 않겠지만 거사 일 전에 좀 쉬어두도록 해." 그녀는 혹시 울컥할까봐 거의 문 밖으로 나설 떄까지 작별 인사를 아껴두었다. "너희가 정말 자랑스러워." 돌리는 돌아보지 않고 울프를 불러 떠났다. 돌리가 나가는 못브을 지켜본 세 여자는 지금이 강도 전까지 서로를 보는 마지막 만남임을 알았다. 셋만 남자, 그들은 다 같이 얼싸안았다. 그저 서로를 안을 뿐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사를 앞 둔 마지막 날, 위도우즈 4명이 연대하는 장면이다. 그토록 강인했던 돌리도 과연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남편 해리 롤린스가 실패한 그 계획을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해한다. 가장 마음이 여렸지만 성장도로 따지면 가장 높이 점프한 셜리, 돌리에게 틱틱 반격하며 신뢰에 의문을 갖지만 자기 할 일은 묵묵히 해내는 린다, 그리고 잃을 게 없는 강인한 전사 벨라까지 4명의 미망인들은 서로 의지를 다지며 위로와 응원을 건낸다. 때론 침묵이 가장 많은 말을 담고 있다. 서로 아무 말 없이 끌어 안고 있지만 이 순간 만큼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이 세상에 남겨진 가장 강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마냥 순탄하게 끝나지 않는다. 이제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과연 4명의 위도우즈는 치밀한 계획을 성공해서 100만 파운드를 손에 쥐고 행복하게 새출발하며 살 수 있을지?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으나 남편들이 계획에서 탈출한 생존자 빵 트럭 운전사는 어디로 갔을지? 서로 속고 속이고 도망치고 살아남는 남은 이야기가 끝에 숨어 있다. 나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으면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보는 편이다. 이야기에 생략되거나 추가된 부분이 있는지, 결말은 같은지, 기억에 남는 장면을 어떻게 비주얼화하는지 상상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위도우즈>도 500쪽 분량의 영미 장편 소설인데 하루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제 영드와 영화까지 섭렵하러 가봐야겠다. 그리고 여자 작가가 여자 주인공으로 쓴 책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 참 좋다. 무지막지하게 주먹이나 총, 마약을 가지고 싸우는 기성 백인 남자들의 어떤 작품들과 달리, 논리적으로 일을 헤쳐나가고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하는 정의로운(?) 폭력과 방어,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에 솔직한 감정표현까지. 비록 강도는 강도지만 미워할 수 없고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돌리, 린다, 셸리, 벨라. 이 4명의 위도우즈가 꼭 성공하길 바라며,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이 글은 문학수첩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
|
여러분 안녕! 어찌나 재미있던지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소설을 며칠만에 다 읽어버렸다는 언빌리버블한 사실!!!!! 그 주인공은 바로 바로 ‘미망인들’이라는 영어제목인 위도우즈라는 소설입니다. 배경은 1984년 영국 런던이고 무려 1983년에 초판이 나온 30여년이 넘은 소설!!!!! 3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바뀌지 않은 걸 찾는게 더 빠를텐데 흡입력 있는 이야기의 힘이란 이토록 시대를 가뿐히 뛰어넘는군요. 굉장히 호탕할 것 같아 보이는 여류작가의 소설이에요. 특이한 점은 드라마로 먼저 방영이 되었다가 미친 인기로 나중에 책으로 나온 작품이라는 것! 남자 넷이 현금 수송 차량 털다가 사고로 죽게 되자 와이프 넷이 모여서 이들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는 도둑들(?)과 같은 내용! 반전이 있습니다 근데..... 이미 누군가의 평처럼, 여자 넷의 캐릭터가 펄펄 뛰듯이 살아있습니다. 요즘 예능도 그렇지만 일단 등장인물들이 살아야 몰입도 되고 매력도 느끼고 푹 빠지는데 넷이 의심했다 싸웠다 풀어졌다 동정했다 리얼 우리네 삶처럼 투닥투닥 합니다. 디즈니의 뻔한 해피엔딩이나 권선징악이 아닌 결말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이게 더 세련됐고 어거지로 엮어서 착한 사람 만들지 않아서 좋았어..... 시간 순삭, 유쾌 상쾌 통쾌한 소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