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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나를 둘러싼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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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펼치며 ]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라는 책은 인문학공동체 문탁네트워트에서 저자가 중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기록한 책이다. 책 속 아이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즌별로 테마에 따라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아이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며 어떻게 성장해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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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펼치며 ]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라는 책은 인문학공동체 문탁네트워트에서 저자가 중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기록한 책이다. 책 속 아이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즌별로 테마에 따라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아이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며 어떻게 성장해 나갈까.

 

[ 테마 속으로 ]

학교 - 아이들에게 학교는 과연 어떤 공간일까.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주인공 한스가 다녔던 학교는 생명력과 영혼을 갉아먹었던 공간인 반면 아미치스의『사랑의 학교』에 등장하는 학교는 사랑이 넘쳐나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미셸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비판한 것처럼 줄지어 늘어선 책상에 아이들이 하루 종일 앉아 빽빽한 시간표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 또 공부를 하며 끊임없이 지식을 평가받는 고단한 일상의 공간. 대학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 과정이 요구하는 지식 이상의 것을 학생들에게 요구하며 입시 전문가로 거듭나야 하는 생존의 공간. 의존성만을 가르쳐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없는 바보들을 만드는 곳이라는 날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은 친구들과 함께 해서 좋고, 배우는 것들이 비록 쓸모없다고 할지라도 학교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으며, 단순히 지식만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로 하여금 배움의 의지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참스승 또한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정 - 가장 편하고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 같던 가정 역시 빠른 속도로 해체되고 있으며, 부모의 역할 또한 변하고 있는데 저자는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의 ‘홈 파인 공간’을 들어 설명한다. 매끄러운 표면 위에 홈을 파 놓으면 물은 그 안에서 반복된 움직임을 통해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대상이 되는데 그는 그 홈 파인 공간이 바로 ‘가정’이고 현대 사회에서 홈 파인 공간으로서 집은 이미 해체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끄러운 표면 위를 자유롭게 흘러가는 물과 같이 ‘가정’을 이해하고 바라보면 어떨까. 이제는 가족이 어떤 관계에 놓인 사람들로 구성되느냐를 따져 그 역할을 강요하기보다는 다양한 구성원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마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원미동 사람들』이라는 소설을 통해 우리는 도시와 아파트가 형성되면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외곽으로 밀려나야 했던 사람들의 궁핍하고 고단했던 삶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판잣집을 허물고 세워진 도시의 아파트에 그들만의 계층과 경제력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세상이 건설된 것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들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원미동 사람들』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거리의 풍경에 관심이 없다. 말끔하게 정비된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그 공간은 고단하고 힘든 삶을 함께 하며 울고 웃던 삶의 공간이 아니라 루트를 따라가며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그냥 외부 공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 많은 곳에서 마을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도되는데 이런 노력들이 이어져 타인들로 가득한 삭막하고 비정한 도시에도 멋진 풍경과 따뜻한 온기가 넘치는 마을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세상 - 아이들은 아트 슈피겔만의『쥐』, 한강의 『소년이 온다』, 하워드 진의『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읽고 홀로코스트, 독재와 무력진압, 인종차별 등 인간의 잔혹성과 대면한다. 우리가 분명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이 인간에게 행한 잔혹의 역사는 계속되었다는 사실이며 더 놀라운 것은 그 불의와 폭압의 현실에 당당히 맞서 싸운 이름 없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것을 한 개인의 역사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한 개인의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 관계를 맺고 그 시간이 모여 인류의 역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하워드 진의 말처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고 아주 느린 속도로 변화할지라도 세상의 변화를 믿는 사람들이 진심을 다해 행동하고 세상의 나쁜 것들에 맞서 현재를 살아간다면 우리는 분명 더 나은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책을 덮으며 ]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에 공감하고 때로는 그들의 예리한 비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공간들)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었을까. 그들이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떤 삶을 살지는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하워드 진이 했던 말처럼 느리지만 작은 변화를 위해 용기를 낼 줄 아는 그런 어른으로 자라면 좋겠다.

 

 

 

b******6 2021.10.08. 신고 공감 4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관점을 새롭게 하는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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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 달에 두 차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눴다. 스무 명의 학생들이 동일한 책을 읽고 인상 깊은 구절, 책 속 내용과 세상사를 연결지어 말하기 등의 수업을 나누는 시간이 쉽지 않았다. 궁벽한 시골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며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생각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으로 나갔으면 하는데 쉽지는 않았다. 경쟁 위주의 교육 현장에서 내신 등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관점을 새롭게 하는 독서 모임" 내용보기

   2년 전 한 달에 두 차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눴다. 스무 명의 학생들이 동일한 책을 읽고 인상 깊은 구절, 책 속 내용과 세상사를 연결지어 말하기 등의 수업을 나누는 시간이 쉽지 않았다. 궁벽한 시골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며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생각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으로 나갔으면 하는데 쉽지는 않았다. 경쟁 위주의 교육 현장에서 내신 등급을 잘 받기 위해 시간을 쏟다 보니 책을 읽어오는 일조차 버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이 아이들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회의가 들 때도 많았다. 하지만 책을 꼼꼼히 뜯어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가운데 한 사람은 점진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학교 공부 로 지쳐가는 아이들을 독려하며 한 해 수업을 갈무리했다.

 

    책과 함께한 시간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내면의 깊이를 더하였고, 십대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타자와의 접속을 둘러싼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수업을 앞두고 그동안 읽은 책들의 목록을 나열하며 생각들의 얼개를 짜고 별점을 주면서 도서 목록을 선정하였다. 책을 매개로 한 공간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독서를 통해 자신을 기워내고 싶은 바람을 안고 독서학교에 들어온 만큼 정한 책을 완독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욕심이 앞서는 학생은 책을 읽고 적절한 발문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일도 덧붙이겠다고 하지만 시간을 내어 제 시간에 맞춰 오는 일조차 쉽지 않은 휴일 오전임을 우리는 안다.

 

   일요일 오후 2, 2 학생들과 만나 책을 읽는 동네 청년은 1년 동안 계절마다 다른 범주의 책들을 선정하였다. 봄에는 학교, 여름에는 집, 가을에는 마을, 겨울에는 세계 관련도서를 읽으며 청년과 학생들이 나눈 수업 후기, 학생들의 글, 청년의 기억 속 소통 과정을 재구성하였다. 학교에서 십대들과 만나온 지 30년이 넘은 지금,

  ‘나에게 학교란 무엇인가?’

   종소리에 따라 움직이며 정해진 규칙을 잘 따르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자신과 만날 때면 학생들을 속박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 효율성을 따지며 소수의 생각을 배제하려 했던 적을 떠올리며 학교란 스스로 생각할 권리를 빼앗아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편한 생각이 들 때, 개토의 바보 만들기를 읽고 쓴 글을 보았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의존성이란 말로 집약하며 학교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 학교생활 적응이라는 미명 아래 아이들을 틀에 맞춰 가꾸려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있다. 친구들과 선후배가 서로 어울려 지내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며 상대를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간다. 단편적인 지식을 전수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책 읽기를 통해 타자의 삶을 이해하고 성찰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기획하며 나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길에 선다.

 

    고등학생들과 함께하던 시절, 학생들은 지금 살고 있는 지역(고향) 탈출을 목표로 공부한다.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집을 떠나 자유롭게 지내고 싶은 열망이 컸다. 부모님의 보호 아래 안온하게 지내면서도 이런저런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바람은 대도시로의 대학 진학으로 모아졌다. ‘오이 대왕속 아버지처럼 아버지 말이 바로 법이라는 가부장적인 모습을 띤 이들이 존재했고, ‘엄마는 왜?’를 통해서는 어머니에 대한 정체성을 묻는다. 매니저 엄마를 자처하는 엄마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대목에서는 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재구성하며 자신이 바라는 어머니의 상을 정립하여 갈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개발 계획을 내세워 전통적인 마을을 해체하고 그 자리에 근대화된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생활양식의 변화가 뚜렷해졌다.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살던 자리를 기득권들에게 내주고 변두리로 추방당한 사람들이 자리한 곳에서 벌어지는 삶의 풍경은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의 애잔한 생활상이 자리한다. ‘원미동 사람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지고 다른 오늘은 살아내느라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면서도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고 지낼 정도로 낯익은 시골 마을처럼 낯선 동네 사람들과 관계망을 이어 함께 살아갈 힘을 전하는 내 이름은 공동체입니다는 삭막한 도시에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익명의 도시에서 낯선 이들로 고립될 수 있는 이들이 마을 주민으로 자아감을 형성하며 연대하는 시간 속에 마을 공동체는 상생의 묘를 발현해 나갈 것이다.

 

   책을 매개로 수업할 때 아이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발표에 인색한 모습을 띨 때면 곤혹스러워진다.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며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지만 수동적으로 참여할 뿐이다. 청년은 아이들이 입을 열기까지 적절한 물음을 던지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계와 소통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 익숙한 대상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대상으로 겨울에 다룬 세계는 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공감의 영역을 확장하여 가는 과정에 있다. ‘는 아우슈비츠 의 홀로코스트를 다룬 만화책으로 유태인을 탄압하는 잔혹함이 세밀하게 드러난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책을 통해 그 시대의 사건을 일부라도 이해하며 지금도 타자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19805·18 민주화 운동을 재해석한 소년이 온다는 소년 동호를 불러내 시대적 아픔과 숙명적인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의 처연함을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듯 서술하였다. 무법의 폭압으로 혈육과 친구, 이웃을 잃고 스러져간 이들을 그리워하다 부서진 영혼을 부여안고 살다 피안의 세상으로 떠난 넋을 달래는 진혼곡에 열여섯 살 소년이 투영되며 역사적 사건은 지금도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 아이들과 동네 청년은 책을 읽고 만난 타인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 자신의 관점을 바로 세워가는 길에 함께한다. 아이들은 인문학 독서 수업을 통해 지금껏 스스로를 지배해 왔던 관념의 벽을 깨고 관점을 새롭게 하는 일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갈 힘을 얻어갈 것이다. 그리하여 동네 청년은 읽고 토론하는 수업이 쌓일 때마다 우리는 세상을 바르게 인식하고 타자와 연대하는 삶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

 

 

n*****9 2021.03.28.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내용보기
공간 속 관계 맺기   서로를 낯설게 만드는 대화 속에서 서로의 세계는 함께 변화하고 성장한다. (211쪽)    책을 읽는 동안 감탄의 연속이었다. 대학 교육기관에서 선생질을 제법하다 ‘졸업’했음에도 해보지 못한 이상적인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렇게 훌륭한 아이들을 받아 ‘바보’로 만들었던 건 아닌지, 카라얀 같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자신을 동일시하며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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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 관계 맺기

 

서로를 낯설게 만드는 대화 속에서

서로의 세계는 함께 변화하고 성장한다. (211)

 

 책을 읽는 동안 감탄의 연속이었다. 대학 교육기관에서 선생질을 제법하다 졸업했음에도 해보지 못한 이상적인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렇게 훌륭한 아이들을 받아 바보로 만들었던 건 아닌지, 카라얀 같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자신을 동일시하며 실상은 대량생산구조처럼 정량의 빵을 찍어낸 것 같아 부끄러움이 밀려든다. 박수치는 마음으로 일독하고도 리뷰쓰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내 마음이 이러한데 일 년간의 여정에 대해 일정 시간이 지나 다시 마주하며 정리하는 심경은 오죽 복잡할까.

 

 한편 책이 끝을 향해가자 저자가 너무 조심스럽게 두려움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한 게 아닐까, 조금 더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책 집필이 회고라는 점에 비추어 원래 작가의 신중함에 더해 적정한 거리 감각이 생겼을 듯싶다. 책을 읽는 내내 정확하게 언어를 구사한다는 인상을 받았고 알맞은 말을 정갈하게 써 믿음직했다. 원래 선생이라는 자리가 여러 사람들을 상대해 말을 하는 위치라 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항시 어렵다. 언행으로 다 드러나니 그 불일치만큼 빛의 속도로 신뢰를 깨는 만남도 아마 없을 것이다.

 

 <일요일 오후 2는 우리가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질문과 놓아버린 희망에 제동을 걸면서 정말 이대로 괜찮은지 차분히 묻는다. 독서기간 중에 반가운 봄비가 시원하게 내렸는데 저자의 글은 때로는 느낌표로, 또 때로는 물음표로 나를 때렸고(오은 시인의 표현^^) 기분 좋게 맞았다. 책에서 슬며시 내미는 질문들은 결코 가볍거나 간단하지 않다. 책의 논지대로라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배울 의지를 심어주고 지속할 방향만 잡아줘도 이미 교사의 역할은 끝난다. 기대고 의지하는 수직 관계를 접고 먼저 공부해서 좀더 아는 자와 함께 깨우쳐가는 배움()을 지향한다.

 

 그런가하면 너무 가까이 있기에 말하기 곤란한 (hole/home) 파인 공간속 부모의 권위에 대해 어떻게 가족의 자리를 유동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는지, 의무와 권리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도록 이끈다. 아직 속해 있는 공간과 관계에 대해 공론화하기는 부담스럽고 넘기 어려운 허들이다. 작가의 말대로, 당장 내일, 아니 오늘 저녁 그 속으로 들어가 다시 마주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미 체감한 것을 숨기거나 무감해지기가, 충동적이며 능청스런 연기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버거울 것이다. 저자는 잔뜩 끓어오르게 한 뒤 그냥 돌려보내는 무책임과 무성의를 멀리한다.

 

 학교와 집 다음으로 좀더 크고 넓은 마을 공동체와 세상을 말하면서는, 원래 그런 것처럼 주어지고 세팅된 상황과 환경이 아이들을 더 이상 질문하지 않게 하며 배우려는 (해석)의지를 꺾고 수동적으로 만든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아이들이 다름을 겪고 개별적인 이름과 속사정과 역사를 알아가며 때로는 충돌을 통해 화해하고 타협점을 찾는 역동적인 맺음을 경험할 기회마저 잃는다고 염려한다. 자신의 삶과 세상을 향한 소속감과 정체성과 정치성은 그냥 주어지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여러 공동체와의 마주침을 통해 내 것으로 다져가는 토양이자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돌볼 대상임을 피력한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말하는 과정에서 당면한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없음이 저자를 난처하게 하고 제자리걸음으로 지치게 했을 것 같다. 요동침만 선사하고는 그래도 일단 가만히 있으라로 종결됨이 휴지기를 갖게 한 이유였을 것이다. 다행히 영원한 졸이 아니라 다시 잘 꾸리기 위한 쉼표라서 무력하거나 체념적이지 않다. 두 번은 못할 것 같던 마음도, 좋아하는 일과 만남 앞에서 서서히 힘이 차오르고 기운이 모아져 다시!를 외치게 되니까. 가장 나답게 깨어있는 시간은 그렇게 이어지는 듯하다. 힘듦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리뷰의 시작점에 인용하였듯이 배움을 대화와 소통, 즉 서로 나누며 같이 알아가고 성장하는 과정으로 동등하게 바라본다는 점이 이 책의 핵심이다. 정해진 답을 떠먹여주기보다는 각자의 경험과 관점을 토대로 해석한 의견들과 다른 입장들을 고려해 새로이 만들어가는 구축을 도모한다. 일주일에 두 시간, 한책 읽기가 공교육이 놓친 참교육의 가능성을 놀랍게도 타진한다. 배움터라는 공간이 공부 외에 다른 순기능, 즉 평등한 관계 맺기가 가능하도록 계속해 문을 두드린다. 작가가 믿는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말우리를 둘러싼 모든 나쁜 것들에 도전하며 현재를 산다면 그것 자체가 훌륭한 승리가 될 수 있다는 별을, 독자의 가슴에 달아준다.

s********d 2021.04.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