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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겹살의 시작 작가다. 나를 사람들은 식육 마케터라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혼자 식육마케터 마케터하고 다녔는데 언제부터 사람들이 나를 식육마케터라고 한다. 지금은 연구에 전념하고 있으니 마케터로의 활동이 좀 줄었다고 해야 하나 요즘은 숙성육 소믈리에, 한돈 스토리텔러를 자처하고 다닌다.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이라는 책을 썼다. 우리나라에서 돼지고기 숙성육으로유행시킨 사람중에 한사람이다. 국내 최초로 돼지고기의 문화 컨텐츠 정리 작업을 2019년 완료했다. 수많은 돼지관련 역사자료와 문헌자료들을 발굴 정리했다. 삼겹살의 시작은 돼지와 돼지고기의 근현대사를 정리한 거다. 이번에는 우리민족이 처음 돼지를 가축으로 키우기 시작했던 시대부터 미래의 삼겹살까지 5000년의 역사를 정리했다. 새롭게 돼지 문화 컨텐츠를 정리하면서 많은 걸 새로 배웠다. 그리고 삼겹살의 시작이 나름 열심히 잘 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부족한 점이 많다. 늘 책을 쓰고 나면 부끄럽다. 관점에서도 많은 차이가 생겼다. 삼겹살의 시작 원고는 2018년에 이미 1차 정리가 된 책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공저자가 다시 정리를 했다. 이년 정도 지나는 동안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삼겹살의 시작은 돼지고기가 쇠고기의 대체재라는 사실을 기본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해방이후 어느 시점까지는 쇠고기가 부족해서 돼지고기를 먹어 온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이제는 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한우 먹고 싶은데 고기 안먹으면 안 먹었지 돼지고기 사먹는 사람은 없다. 이제 돼지고기는 돼지고기 맛으로 먹고 쇠고기는 쇠고기 맛으로 먹는 세상이다.
삼겹살의 시작은 왜? 우리는 유독 돼지고기중 삼겹살만 좋아할까? 맛칼럼니스트의 주장처럼 삼겹살이 수출 잔여육이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대학 전공까지 하면 이제 곧 40년 동안 이 일을 해 왔지만 한번도 삼겹살의 시작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다. 삼겹살의 시작은 삼겹살의 인문학 책이다. 조금더 고기의 사회학적 측면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책이 나올 때쯤 했지만 막스베버가 내가 아는 마지막 사회학자인지라 새로운 사회학적 개념으로 고기의 사회학을 정리하기에는 내 지식이 많이 부족했다.
삼겹살의 시작은 맛칼럼니스트의 주장이 혼자 생각이라는 걸 찾아냈다.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삼겹살은 대일 수출을 하지 않고 남는 부위라는 주장은 그냥 마장동 인터뷰에서 어느 가공업자가 이야기한 구설에 근거하고 있다. 부분육 개념이 없던 시절이라 어느 부위가 수출되었는지 기록 찾기가 어려웠다. 어렵게 찾은 기록을 근거로 삼겹살은 수출 잔여육이 아니라는 걸 이야기했지만 맛칼럼니스트는 삼겹살의 시작 다음에 나온 책에도 계속 어설픈 자료까지 등장시키면서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삼겹살의 시작이라는 책 제목 마음에 안든다. 요즘 책은 표지 디자인과 제목이 반이라고 하는데 삼겹살의 시작 별로 섹시하지 않다. 다만 내가 삼겹살의 시작을 삼겹살의 시작이라고 한 이유는 아마 곧 삼겹살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였다. 삼겹살의 소주 한잔이 사라지고 그냥 밥반찬으로 돼지고기를 먹는다. 돈가스를 먹는 횟수가 삼겹살을 먹는 횟수보다 많아졌다.
소주 알콜 도수가 낮아지면 소주를 마실 때 기름진 삼겹살은 안 어울릴 수도 있다. 삼겹살이 어떻게 우리곁으로 왔는지 알아야 삼겹살이 어디로 갈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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