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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by 곽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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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는, 조선 후기의 서화가이자 추사 김정희의 제자 소치 허련의 예술적 삶의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고향 진도의 운림산방에서 써내려간 소치의 회고록 [몽연록]에 소개된, 과분하고 꿈속같은 인연이 이 소설의 재료가 되었다 한다. 허련은 그림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재능도 있었지만, 그가 좇는 멘토마다 충실한 스승이며 훌륭한 조언자였기에 그의 서화와 품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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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는, 조선 후기의 서화가이자 추사 김정희의 제자 소치 허련의 예술적 삶의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고향 진도의 운림산방에서 써내려간 소치의 회고록 [몽연록]에 소개된, 과분하고 꿈속같은 인연이 이 소설의 재료가 되었다 한다. 허련은 그림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재능도 있었지만, 그가 좇는 멘토마다 충실한 스승이며 훌륭한 조언자였기에 그의 서화와 품격이 더욱 격상되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 유년 시절 허련의 동네에 유배온 노선비를 통해 글과 그림이 벗이 되었고, 붓을 직접 만드는 재미까지 갖게 되었으며, 처음 그림부터 묵의 짙고 흐림까지 표현할 줄 아는 싹수를 보였다. 시(詩), 서(書), 화(畵), 차(茶)의 사절(四絶)인 초의 역시 자신의 소중하고 귀한 두루마리의 한시와 명화를 모두 내주면서 허련에게 읽고 쓰기를 권했다. 또한 초의의 내로라하는 미친 인맥 속에 추사가 있었으니, 소치의 붓끝에 신이 오를 즈음 남종문인화 풍을 고집하는 추사 김정희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는 영광을 맞는다. 

 

 

구성진 남도 사투리에서 향토색이 묻어난다. 전남 진도 출생인 소치와 해남 일지암에 거처하는 초의, 그곳을 찾는 은분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구수한 남도 사투리는 책을 읽는 동안 친근감과 푸근함을 전해주어 지루할 틈 없이 옛날 이야기 듣듯 흥미롭게 진행된다. 빚어 담근 술이 익어 첫 번째로 떠낸 맑은 술 꽃국, 박자가 느려서 한스럽고 서럽지만 억양이 강하고 구성진 육자배기, 뱀에게 물렸을 때의 쑥과 밀을 이용한 응급처치, 가정 비상약으로 쓰이는 지초의 효능 등은 독특한 지방색을 나타내어 옵션으로 찾아든 반가운 선물과 같다. 괄괄한 고향 친구 덕수와, 오래 품어 사랑한 여인 은분은 소설을 이끌어가는 또다른 재미다.

 

초의 스님의 다도정신이 담겨 있다. 차를 마실 때 필요한 탄, 화협, 지대, 합, 칙, 죽협, 다건 등의 다구 도구들, 차를 끓이는 요령, 차의 정신, 어떤 잔에 따라 마셔야 하는지, 마시는 방법, 차를 따는 시기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차는 입하에 따는 것이 으뜸이라 한다. 원래 우리 차는 불가의 중들과 유교의 유생들, 도교의 도학자들 사이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불가의 중들은 선사상의 경지로 차를 승화시켰고, 유교의 유학자들은 다례의식을 제정하였으며, 도가의 사상가들은 자연과 합일하려는 신선사상으로 풍류의 정신세계를 완성시켰다 하니, 이로써 차는 선(禪)이며 절개며 풍류라 했으니, 초의는 다선일여(茶禪一如) 정신을 생활화한 사람이었다. 추사 또한 초의 차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차에 대한 애정이 극진한 것으로 나온다. 중국 육우의 <다경>과 초의의 <동다송>을 통해 차를 예찬하고 다도의 멋을 전하고 있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절집 스님들을 성내에 발 들여놓지 못하게 하여 초의는 한양 청량사로 향했다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조선왕조가 오백년 내내 불교를 탄압한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한 폐해의 단면이다. 또한, 추사의 스승이자 당대 북학의 선두주자였던 박제가와 박지원 등이 언급되는데 시대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려는 조선후기 사회와 함께 새로운 학풍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천주교 박해로 인해 유배의 길에 오른 다산 정약용과 그의 깊은 벗인 백련사 스님 혜장 등이 목격되는데, 다산하면 대표되는 실학 역시 당시 조선 사회의 새로운 사상으로써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성리학을 비판하면서 실사구시의 학문 태도 사상을 보여준 일례였다.

 

 

상투를 맸지만 화도에 있어선 어린아이와 진배없다며 손재주가 아닌 혼이 들어가지 않은 허련에게 매질을 하는 추사의 노기가 인상깊었다. 기교와 자만을 뭉갠 추사의 깊은 뜻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듯하다. 추사의 문인화의 정석인 시서화일체사상(詩書畵一體思想)이 소설 곳곳에 배여있다. "먹물의 농도가 화선지의 성질에 조화를 부려야 한다. 다시 말해서 먹물과 화선지의 궁합이 맞아야 좋은 글씨가 만들어지는 것이야. 본디 글이란 용미일체이니, 쓰임도 되고 아름다움도 주느니..." -P200



d******7 2012.10.16. 신고 공감 9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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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가 남기고 간 삶의 향을 음미하다 - 꿈이로다 화연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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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가 남기고 간 삶의 향을 음미하다 - 꿈이로다 화연일세 _ 스토리매니악   조선 후기의 서화가 소치 '허련'. 추사 김정희의 제자로 시, 서, 화에 모두 능해 삼절이라 불렸다. 헌종에게 '설경산수도'를 받치고 극찬을 들었고, 70세에 흥선대원군을 만나 대원군이 그를 두고 '평생에 맺은 인연이 난초처럼 향기롭다'라고 말한 것이 전해진다. 서화가로서의 굵직한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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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가 남기고 간 삶의 향을 음미하다 - 꿈이로다 화연일세 _ 스토리매니악

 

조선 후기의 서화가 소치 '허련'. 추사 김정희의 제자로 시, , 화에 모두 능해 삼절이라 불렸다. 헌종에게 '설경산수도'를 받치고 극찬을 들었고, 70세에 흥선대원군을 만나 대원군이 그를 두고 '평생에 맺은 인연이 난초처럼 향기롭다'라고 말한 것이 전해진다. 서화가로서의 굵직한 삶을 살았던 소치 허련이 바로 이 소설 '꿈이로다 화연일세'의 주인공이다.

 

소치가 세상에 나와 예술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그의 인생에 큰 변곡점이 되어 준 인물들을 만나고, 서화가로서 일가를 이루는 과정과, 가슴에 아련한 생채기를 남기는 사랑을 하는, 소치 허련의 일생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

 

*

 

이야기의 큰 줄기는 소치의 서화가로서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전남 진도라는 외떨어진 곳에서 그림으로 일가를 이루기 위해 큰 세상으로 나오고, 그곳에서 '초의' 선사와 추사 '김정희'라는 큰 인물들을 만나면서 완성되어 가는 예술가로서의 그의 인생이 펼쳐진다. 마치 한 폭의 화선지에 짙은 먹을 머금은 붓이 길을 주욱 그려나가는 것 같은 허련의 삶이다.

 

이야기는 천천히 조금 느리다 싶을 정도로 그의 예술 인생을 더듬는다. 진도를 떠나고, 스승을 만나고, 그림에 대해 배우고, 시와 서에 대해 눈을 뜨고, 붓을 든 손을 놀리기 위해 필요한 소양을 득한다. 그 과정이 시간 순으로 차분히 이어지고 있다. 때로는 그의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깊이 있게 묘사한다기 보다는 그가 예술을 이루어간 발자취에 집중한다는 느낌도 든다. 때문에 간혹 너무 주변 무대를 세심하게 짚어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아무래도 사람간의 인연이다. 촌 무지렁이에 불과했던 그가 재능만을 가지고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그랬던 그가 견문을 넓히기 위해 진도라는 작은 땅을 떠나 세상을 밟고, 그 안에서 초의와 김정희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예술을 완성해 간다.이를 보면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생각하게 한다. 특히 서화가로서 일가를 이루고자 했던 허련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이었을 것이다.

 

그 인연 중에는 '은분'이라는 여인과의 인연도 있다. 이 소설에서 소치의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 외에 또 하나의 큰 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은분과의 사랑에 대한 것이다. 소치가 서화가로서의 공부에 매진하는 중에 만난 계집 종 은분과의 사랑은 한 편으로는 애달프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답답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인정하며 절제하는 사랑을 담는 은분도 그렇고, 조선 시대 유교적 남성의 인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치의 우유부단함이 답답증을 부채질 한다. , 그들의 사랑을 가슴 절절히 느끼기에는 두 사람의 사랑의 전개가 너무 드문드문 했다. 과연 이 둘은 이런 사랑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싶을 정도로 안타깝기도 하지만, 너무 정형화 된 사랑의 전개가 보여진 듯 하여 아쉽기도 하다.

 

*

 

조금은 자극적인 맛이 아쉬운 소설이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맛이 살짝 싱겁다. 소치의 서화가의 삶을 보는 이야기로도 그렇고 은분과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로도 그렇다. 그러나, 얇은 화선지 위에 그려진 옅고 짙은 묵의 선을 음미하는 기분으로 조심조심 소치의 삶을 넘겨 본다면 그 은근한 이야기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예술가로서 고민하는 그의 가슴을 느낄 수 있고, 한 여인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남자의 야속한 가슴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빠르다고는 못하겠다. 오히려 상당히 느릿느릿 움직인다. 문장 사이에 그리고 이야기 사이에 놓인 짙은 소치의 삶에 대한 향을 음미하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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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남쪽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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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다산이나 초의, 추사와 같은 인물은 책에서도 여러번 만나본 적 있지마는 소치 허련은 좀 낯설다. 다산, 추사, 초의, 소치 이 네 사람을 한 자리에 묶어두고 떠올려보지는 못한 것 같다. 네 사람의 인연이 남다르고 그 인연의 끈으로 세상에 드러난 그의 천재적인 예술과 삶이 솟아오른 푸른 산처럼 보여 더 감동을 주기도 했다. 섬의 이름없는 선비로 살아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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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다산이나 초의, 추사와 같은 인물은 책에서도 여러번 만나본 적 있지마는 소치 허련은 좀 낯설다. 다산, 추사, 초의, 소치 이 네 사람을 한 자리에 묶어두고 떠올려보지는 못한 것 같다. 네 사람의 인연이 남다르고 그 인연의 끈으로 세상에 드러난 그의 천재적인 예술과 삶이 솟아오른 푸른 산처럼 보여 더 감동을 주기도 했다.

섬의 이름없는 선비로 살아갈 수 있었던 소치 허련이 위의 인물들을 소개 받아 글을 배우고 시를 쓰고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의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두 여인. 어린 아들과 아내를 고향 섬에 두고 떠난 남편을 원망하지 않고 홀로 집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남편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은 착하디 착한 그의 조강지처와 서로 사모하며 그리워했지만 삶의 굴곡진 격랑은 소치와의 인연을 내려놓으라 하여 마음의 병을 얻을 수밖에 없었던 또 한 명의 여인 은분. 그 시대 그 시절의 남자들이란 하고 짧게 괘씸해하고 말기엔 두 여인들의 슬픔이 너무 무겁다.

소치 허련의 자전적 소설이 모티브가 되어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력을 엮어 쓴 역사소설이다. 사실 위주의 역사는 그 의미가 또 있지만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창조된 역사 소설은 역사적 사실 이상의 감동을 준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미술 교과서에서 소치 허련에 대한 이야기를 몇 줄로 혹은 몇 점의 그림으로 만나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의 삶이 예술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 전해주는 몇 줄로는 다 느낄 수 없었을 것 같다.

추사가 '압록강 남쪽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했다 한다. 그에 관해 궁금하다면 또 그의 예술이 어떠한지 알고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라 이야기해주고싶다. 소치 허련의 한 줄기 삶과 소치 허련이라는 예술가가 탄생하기까지 힘을 보태고 가르친 인물들과 함께 시를 이야기하고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나눈 이들과 사랑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아, 소치 허련은 이런 인물이었겠구나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작가의 필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그래서 또 다른, 작가의 작품을 내내 기다리게 될 것 같다.



i*******e 2012.11.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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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지성 다산, 추사, 초의, 그리고 소치가 빚어내는 예술과 사랑이야기 [꿈이로다 화연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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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지성 다산, 추사, 초의, 그리고 소치가 빚어내는 예술과 사랑이야기 [꿈이로다 화연일세]를 읽고스승 추사가 압록강 남쪽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말한 소치 허련, 그가 자신의 인생을 몽연(夢緣)이라고 표현한 것은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불살랐던 그의 철저함에서 나온 것이리라!요즘 나의 관심을 잡아두고 있는 다산을 비롯한 조선 후기의 명절을 만나볼 수 있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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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지성 다산, 추사, 초의, 그리고 소치가 빚어내는 예술과 사랑이야기 [꿈이로다 화연일세]를 읽고



스승 추사가 압록강 남쪽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말한 소치 허련, 그가 자신의 인생을 몽연(夢緣)이라고 표현한 것은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불살랐던 그의 철저함에서 나온 것이리라!


요즘 나의 관심을 잡아두고 있는 다산을 비롯한 조선 후기의 명절을 만나볼 수 있는 너무 멋진 책이라 아마도 두고 두고 읽어볼 것이라는 생가이 들게 한 책이다. 저자가 문화일보에 기고하면서 2년 간의 연재를 통해 다듬어진 이책은 원고지 6,000매의 책이다. 사실 처음 권당 400쪽의 세밀한 활자로 잘 편집된 세권의 두꺼움이 나를 긴장하게 하였다. 소설은 금방 읽는 편이라서 겁없이 시작했던 독서의 시작은 책을 읽으면서 더 긴장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쉬운 문체이지만 화자의 감정과 순간 순간 스쳐가는 역사의 소용돌이와 그 속에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들이 다양한 느낌을 양산하면서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산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사실 추사와 초이의 이야기가 큰 주제를 담당하는 인물이기에 조금은 아쉬운 면은 있었다. 하지만 추사가 명문대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훌륭한 교육적 환경에서 자란 후 대과에 나가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모함에 의해 유배를 떠나면서 점차 사람의 문제를 접근하는 반면, 소치는 진도의 촌놈으로 태어나(물론 임해군의 안사람인 허씨 문중의 유배양반이라는 것은 언급을 하지만) 초의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게 된 연으로 인해 추사에게 사사를 받게 되고 이후 왕 앞에까지 나가서 그림을 그리게 되는, 다소 드라마틱하게 묘사를 해가는 장면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예술의 혼 앞에서 합일되는 정신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다. 

인간의 정신을 밝히겠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결국 합일의 정신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우리는 아쉽게도 18세기에 이르러 좋은 스승들을 마지막으로 그런 학풍의 대를 끊기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물론 이 책에서 계급성의 문제를 얘기하지는 않지만 양반이었던 추사와 평민이었던 소치가 예술의 문제로 어우러지면서 진정한 대가를 발견해가는 모습은 이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격이 없이 대가들과 함께 어울리던 초의를 통해 추사의 제자가 되면서 자신의 숨어있는 재능을 완성하는 과정은 한 사람의 대가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역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들의 모습이 지금 우리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예술의 경지에 올랐음에도 교만하지 않고 상대방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지금의 시대에 작은 재주를 가지고 자신이 최고라며 상대방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은 소치가 자신이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자신의 스승인 초의와 추사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진정한 대가는 함께 자신의 예술혼을 승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책에서 소치와 함께 사랑의 열정을 불살랐던 여인 은분의 이야기는 다소 담백할 수 있는 책의 느낌을 맛깔스럽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소 시간에 쫓겨 읽은 감이 있어 여유를 가지고 다시 들쳐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평을 정리한다. 

g*****n 2012.10.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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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향 서권기"가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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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쪽을 여행하다보면 유독 자주 듣게 되는 이름들이 있다. 다산, 추사, 초의, 소치가 그들이다. 해남의 대흥사(옛 대둔사)와 일지암,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진도의 운림산방에 이르기까지 그들 네 사람의 이야기는 곳곳에 전한다. 지위나 분야에 구애받지 않고 문학, 예술, 사상을 자유롭게 교류했던 그들의 만남은 차를 매개로 지금까지도 깊은 향기를 전하고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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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쪽을 여행하다보면 유독 자주 듣게 되는 이름들이 있다. 다산, 추사, 초의, 소치가 그들이다. 해남의 대흥사(옛 대둔사)와 일지암,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진도의 운림산방에 이르기까지 그들 네 사람의 이야기는 곳곳에 전한다. 지위나 분야에 구애받지 않고 문학, 예술, 사상을 자유롭게 교류했던 그들의 만남은 차를 매개로 지금까지도 깊은 향기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들 네 사람의 교류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였다. 서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그저 어렴풋이 짐작할 뿐 깊이있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었다. 궁금하기는 한데 네 사람 모두 각 분야의 거두이다 보니 불쑥 접근하기도 엄두가 나지 않던 터였다. 그러던 차에 소치의 삶을 그린 소설을 만나니 더없이 반가왔다. 소설이니 쉽게 읽히리란 짐작도 반가움을 더해주었다.

 

<꿈이로다 화연일세>는 소치 허련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집이다. 소치의 일대기라고는 하지만 이 책의 소치와 추사 그리고 은분의 삶이 큰 축을 이룬다. 궁벽한 섬 진도에서 태어나 추사라는 큰 스승을 만난 뒤 “압록강 이후에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고 할만큼 인정을 받고 남종 문인화의 거두로 자리매김했던 소치 허련. 천재적 소질을 지니고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중국에서도 교류를 고대할만큼 명성을 떨친 동시에 제주 유배지에서의 신산함도 겪었던 추사 김정희. 사제관계이기는 하나 두 사람은 노력형 예술가와 천재형 예술가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소치에 대한 연정으로 일생을 보내며 질곡의 삶을 살아내는 여인 은분은 소설의 또다른 축이다. 한 때는 소치의 예술혼을 불태운 뮤즈였지만 이내 버림받고 그 인연의 업으로 평생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여인이다. 그들에 비하면 소설 속 초의는 그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정도로만 작용한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력이 적절히 뒤섞인 이 책은 우선 잘 읽힌다. 처음에는 세 권의 분량이 조금 부담스러울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의외로 쉽게 잘 넘어간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전 내용이 조금 길다싶게 반복되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다산, 초의, 추사, 소치 네 사람 외에도 추사와 교류가 깊었던 중국의 옹방강이나 세한도로 유명한 우선 이상적 등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책을 읽은 뒤, 마침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명청회화 전시전>에서 옹방강 등 당시 화가들의 모습을 보니 느낌이 남달랐다.

 

어느 분야건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기란 쉽지 않을 터이다. 끝없는 고뇌와 노력, 타고난 감성, 주변의 이해와 뒷받침 그리고 좋은 인연들. 소치 허련의 삶을 읽으며 그러한 부분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d******n 2012.10.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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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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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나는 예술가나 문학가의 일생에 대해 쓴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기에 내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확실히 즐거움이요, 행운이란 생각을 해 본다. 더구나 조선시대를 풍미한 예술가 허련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없이 기쁘다.   그런데 이책을 펼치고서야 깨닫는 건, 역시 난 예술가들에 대한 지식이 참 일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승업이나 신윤복,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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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나는 예술가나 문학가의 일생에 대해 쓴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기에 내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확실히 즐거움이요, 행운이란 생각을 해 본다. 더구나 조선시대를 풍미한 예술가 허련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없이 기쁘다.

 

그런데 이책을 펼치고서야 깨닫는 건, 역시 난 예술가들에 대한 지식이 참 일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승업이나 신윤복, 김홍도 정도는 알아도 조선 예술의 한 획을 그었던 또 한 사람 허련를 이책을 대하고야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책은 이번이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이미 10년이 훨씬 넘은 세월에 초판이 나오고 이번에 새롭게 단장을 하고 나온 것이다. 난 왜 이책은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

 

책 속의 주인공 허련도 허련이지만,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곽의진이란 작가를 새롭게 알았을뿐만 아니라 그에게 무한 감사와 존경을 보내며 이책을 읽었다. 사실 허련이란 인물 자체는 어찌보면 그렇게 새롭지는 않아 보인다. 당대의 예술가들의 삶이란 게 다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가난과 불운 속에서 그림 그리는 재주 하나로 일가를 이루고, 그 역경의 과정 속에서 이런 사람, 저란 사람을 만나고, 특히 사랑에 대한 갈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은 여느 예술가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지난한 과정을 어떻게 작가의 입김으로 독자에게 다가갈만 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은데, 작가 곽의진은 이미 자신의 글 속에서 그 탁월한 감각을 펼쳐보이고 있었다. 그의 유려한 문체는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그 속에 작가는 우리나라의 붓과 글씨체, 설화와 불교 사상에 관해, 또한 무속과 우리 한시를 문장속에 녹여냈다. 또한 책 곳곳에 나타나는 그 농염한 성행위 묘사는 정말 볼거리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작가는 정말 '꾼'이다 싶었다.   

 

특별히 작품의 배경은 호남 지방인데, 등장인물의 질박한 전라도 사투리가 참 인상적이다. 나 자신도 가끔 글을 쓸데가 있는데 그런 때 우리나라의 표준어 보다 사투리가 훨씬 글의 맛을 한층 높여주는지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소치와 은분이 전라도 사투리로 나누는 사랑의 밀어는 전라도 사투리의 격을 한 단계 높여준 느낌이다. 과연 사랑의 밀어는 표준어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이 작품을 통해 여지없이 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사투리에 대해 친근함이 배가가 된 느낌이다. 또한 허소치의 부인 완산 이씨를 저 세상으로 보내기 위한 씻김굿의 묘사가 워낙 탁월해 마치 눈 앞에서 보는 것 같았고, 때론 영적인 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음산하기도 하다. 

 

허련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았던 당대 최고의 지성 추사나 초의의 인간적인 면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역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언젠가 한번은 이 작품을 다시 읽게 될 것 같다. 그러리만큼 좋은 작품이다. 작가에게 경의와 찬탄의 박수를 보낸다. 또한 내가 좋아하고 경의를 보낼 작가가 하나 더 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책은 많지만 권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인데 왠지 이책은 강추하고 싶다.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m****9 2012.10.31.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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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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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예술 작품 속에는 그 사람의 인생과 삶 그리고 그의 고뇌와 기쁨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허련이라는 이름은 어쩌면 조선 후기의 화가로 지금도 많은 작품을 우리가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일대기는 어쩌면 그 그림 한 장 혹은 지금 우리가 접하는 그림 한 장이 아닐 것이라는 것은 생각은 언제나 예술 작품을 접하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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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예술 작품 속에는 그 사람의 인생과 삶 그리고 그의 고뇌와 기쁨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허련이라는 이름은 어쩌면 조선 후기의 화가로 지금도 많은 작품을 우리가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일대기는 어쩌면 그 그림 한 장 혹은 지금 우리가 접하는 그림 한 장이 아닐 것이라는 것은 생각은 언제나 예술 작품을 접하는 조금의 경외감 같은 것에서 시작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꿈이로다 화연일세를 읽으면서 전기인지 아니면 소설인지 조금 혼란함을 떠나서 예술이라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겪어야 했던 스승과 벗 그리고 연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진도의 환쟁이에 불과하였던 소치 허련을 그 멋진 작품의 세계로 끌어들인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크게 세 사람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아마도 허련의 그림 속에 담겨 있을 것 같은 사람들, 그 사람들 말입니다. “자연지, 일체지를 가르쳐 준 대둔사 일지암의 초의 스님.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고 자연 앞에서 스스로 지혜가 생겨나게 스스로 정진하는 선의 자세를 배울 것을 강조하고 자연스러움 속에 예술의 경지를 끌어들이기를 가르친 초의는 어쩌면 그의 세속의 그림이 가진 욕심과 탐욕을 떨치게 하여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초의는 선과 교를 통달한 대선사였지만 자신을 항상 낮추고 학문과 예를 중시하고 많은 이를 벗으로 두고 그 벗들과 항시 시, , 화를 논하고 다도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고 알게 합니다. 허련의 그림에서 세상과 통하는 길을 알려주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본 받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움 이라는 것을 알려준 큰 스승인 것 같습니다.

 

초의의 평생 벗이자 당대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었던 추사 김정희는 허련에게 또 다른 가르침을 줍니다. 혼이 담긴 그림, 재주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영혼이 담긴 그림을 그리기를 가르치는 김정희는 죽음을 무릅쓰고 허련이 제주도까지 찾아가서 스승의 가르침을 받기를 꺼리지 않게 합니다. 그 스승에 그 제자다운 모습입니다. 참 소치라는 호를 추사가 지어 주는 대요 그 의미도 뜻이 깊은 것 같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부끄러워할수록 큰사람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소치라는 호를 지어주게 됩니다. 원나라에 유명한 화가 대치라는 사람보다 더 큰 화가가 되라는 의미도 담겨 있고 말입니다. 참 의미 있는 호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소치는 추사와의 인연으로 당대의 시 서화에 능한 많은 이들을 벗하며 차를 나누고 그림을 나누며 정신적 교감을 나누게 됩니다. 그의 그림 속에 그 많은 사람들과 교감이 들어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서화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초의와 추사였다면, 그의 인생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 인물은 송은분이라는 여인이 아닐까 합니다. 평생을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세상을 떠돌던 그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서화에 대한 욕망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면 가족과 이웃도 뒷전이었던 나머지 그는 가장으로서의 의무는 많은 부분 포기하고 세상을 떠돌며 제물에 현혹되지 않고 늙어서 남은 것이라곤 몇 권의 화첩과 서책이 전부 였을 만큼 그렇게 세상을 살아온 소치입니다. 그에게 은분은 아마도 그의 평생에 가장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은 느끼고 집착도 했으며 욕정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소치가 벗어 나려해도 벗어 날 수 없었던 인연의 굴레였던 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예술의 동반자였으며 예술적 동지였음을 느끼게 합니다. 평생 은분을 돌보지 않고 우유부단하게 보였던 그의 사랑은 노년의 바닷가 노을 앞에서 남녀를 떠나 평생의 친구처럼 보여진 작가의 묘사는 전 권을 읽으면서 받았던 많은 욱함을 잦아들게 만들었습니다. 조금 감동적이었던 부분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큰 반전도 없었으며, 사건의 긴박함도 없었고 그렇다고 진한 눈물을 뽑아낼 만한 이야기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깊이는 잔잔함 속에 묻어있는 깊이가 아닐까 합니다. 예술이라는 경지에 대한 동경심도 있었겠지만 어쩌면 그렇게 잔잔함 속에서 소치는 스스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읽을 수 있다는 것, 한 사람의 생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고향이었던 이점이 자연의 묘사와 토속신앙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는 작가의 공감을 나누는 능력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강한 인상이 아닌 잔잔한 깊이를 전하는 이야기 속에서 더 깊은 감동이 남을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a********8 2012.10.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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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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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신윤복, 김홍도, 안견, 김정희, 장승업 등은 이미 교과서나 영화로 소개되어 대부분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화가들이고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풍속화,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외워 알고 있는 작품이다. 그 당시 대표적인 인물들의 작품에 대해 숨겨져 있는 철학과 배경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단지 성적에만 급급해 암기식으로만 알아왔던 작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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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신윤복, 김홍도, 안견, 김정희, 장승업 등은 이미 교과서나 영화로 소개되어 대부분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화가들이고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풍속화,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외워 알고 있는 작품이다. 그 당시 대표적인 인물들의 작품에 대해 숨겨져 있는 철학과 배경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단지 성적에만 급급해 암기식으로만 알아왔던 작품의 세계를 지금도 사실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통 사람과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갔었을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다. 마침 이런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책을 발견하였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지만 추사 김정희의 제자인 소치 허련의 삶과 사랑을 그려낸 곽의진 작가의 <꿈이로다 화연일세> 이다.


흔히 예술은 혼과 한이 깃들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렇다면 평탄한 삶이 아닌 굴곡진 인생과 피나는 노력들을 하며 살아갔으리라 짐작을 하며 책을 펼친다.


몰락한 가문이지만 명문 가문의 후손으로 유배지의 섬 진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허련은 숙부의 도움으로 그림 공부를 위해 해남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초의선사를 만나 마음수련과 더불어 그림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그리고 좀 더 견문을 넓히고자 초의선사의 친구 추사 김정희의 문하생을 들어가 좁혀져 있던 예술에 눈을 뜨게 된다. 중국의 남종문인화의 예술관을 가진 추사의 엄격한 가르침으로 허련은 정성껏 먹을 갈며 손재주가 아니고 혼이 들어가야 한다는 스승의 말을 되새기며 그림 연습에 매진하고 자신의 게으름과 자만을 버리게 된다. 그런 노력 덕분에 마침내 추사로부터 소치라는 호를 받게 된다. 가문의 권력다툼에 억울한 누명을 쓴 추사는 제주도로 유배를 떠나게 되고 소치는 그런 스승을 쫒아 목숨을 걸고 제주도로 향한다. 제주도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받으며 스승과의 합작을 만들어가며 배움에 정진한다. 이제 소치의 그림을 널리 알려야 할 시기를 짐작한 스승은 한 통의 서찰에 이렇게 적는다.


“압록강 남쪽으로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


소치는 한양으로 가게 되고 소치의 그림이 유명해지면서 당시의 명성이 높은 사람들과도 교유하며 지내고, 급기야 임금인 헌종의 사랑까지 받게 된다. 임금 앞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스승의 덕망을 알리기 시작하고 결국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추사는 유배지에서 풀려난다. 한편 한양에서 홀로 지내던 소치는 지인의 권유로 첩을 두게 되지만 진도에 살고 있는 본 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고향에 남아있는 아들 은에게 문인화를 가르친다.


“항시 뜻을 마음에 품고 그려야 한다. 우선 뜻을 품으면 시구가 실실 풀려 나오고 글을 써넣을 적에 한결 수월해지니라.”


“필은 묵으로 행한다 하는 말이다. 그것이 뭔 말이냐 하면, 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고 필은 다만 묵을 행하기 위하여 운필하는 것이란 뜻이다.”


세월은 흘러 몸이 허약한 은은 죽게 되고, 자신의 스승인 추사마저도 세상을 떠나자 소치는 고향인 진도로 낙향하여 제자들을 가르치게 된다. 


이 소설에서 소치 허련이 남종문인화의 대가로서의 성공적인 삶을 그려나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독한 사랑이 그려져 있다. 소치가 일지암에서 그림공부를 하던 시절에서 만난 은분이라는 여인은 비구니와 무당으로 변모해 가면서 일편단심 소치를 연모해 가며 살아간다. 마지막에는 소치가 고향으로 내려온 걸 알고 바다를 건너 진도로 향해 끝까지 소치를 위해 살아가게 된다. 백정과 함께 살며 아이가 있는 은분이가 다시 소치를 따라 나설 때 여기에서 은분과의 인연이 끝났으면 했는데 이야기의 끝까지 나오는 걸 보니 은분은 소설에서 소치의 예술세계에 더욱 힘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시(詩)·서(書)·화(畵)에 능한 소치 허련의 삶과 사랑을 그려내기 위해 곽의진 작가는 진도로 내려가 소치 허련이 발자취를 따라가 해남과 강진, 제주도를 다니며 6,000여 매의 원고를 썼다고 한다. 책을 받아보니 작은 글시체와 두꺼운 두께가 그 분량을 짐작하게 한다. 그 많은 분량의 내용에 소치 허련을 통해서 추사, 초의의 삶과 예술세계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소치 허련이 고향땅에서 붉은 노을을 바라보면서 마무리 되는 이야기의 끝에 추사, 초의, 소치가 그린 그림들을 떠 올려보게 된다. 글 속에서 표현된 대나무, 소나무, 수선화 그림이 어렴풋이 기억이 날 듯 하다가 사라지고 그들이 지은 시에서는 벗의 그리움과 자신의 처세와 임을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읽어 내려간 책 속에서 깊고 짙은 묵향을 맡으며 지냈던 것 같다. 뭐가 아쉬웠는지 책에 코를 대본다. 그리고 쉼 호흡을 해본다. 은은한 묵향이 나는 것 같고 소치 허련이 정좌를 하고 하얀 화선지에 그린 모란도가 아련하게 보이는 것 같다.

h****n 2012.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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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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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보고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라 말하고 싶은 '꿈이로다 화연일세' 저자 곽의진님의 작품으로 문화일보에 연재되었던 역사소설이다. 조선 후기 남종문인화의 대가로 불리우는 소치 허련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소치 허련이란 대가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도 그의 작품이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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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보고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라 말하고 싶은 '꿈이로다 화연일세' 저자 곽의진님의 작품으로 문화일보에 연재되었던 역사소설이다. 조선 후기 남종문인화의 대가로 불리우는 소치 허련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소치 허련이란 대가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도 그의 작품이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소치 허련은 시, 그림, 글씨 세가지 모두에 뛰어난 실력을 보여 삼절(三絶)로 불리웠으며 특히 묵죽(墨竹)을 잘 그렸으며 글씨는 스승인 추사 김정희의 글씨체를 화제에 주로 추사체를 썼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꿈이로다 화연일세 1' 처음 도입 부분에서는 운림산방에서 시를 짓고 있는 소치에게 한 젊은이가 찾아와 소치가 가지고 있는 시, 서, 화, 삼절의 몸으로 느끼고 싶다며 그의 곁에서 배울 수 있기를 청하게 된다. 자신의 스승인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고향에서 온 반듯한 외모의 젊음이의 모습에 지난 온 세월을 뒤돌아 보게 되며 그 속에서 만난 인연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내와 자식을 두고서 글쓰기와 그림을 배우고 싶어 스님인 초의를 찾아가게 된다. 초의선사에 의해 추사 김정희가 허련의 그림을 보게 되고 이를 계기로 추사 김정희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다. 허련이 가지고 있는 자만심을 한 번에 알아채고 그에게 따끔한 충고를 건네는 추사의 모습에 허련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시, 그림, 글씨에 전념하게 된다.

 

책 속에는 소치 허련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지만 초의선사,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서 다산 정약용 등의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설명과 시대상황 역시 담고 있어 스토리에 빠져 읽다가 스쳐지나칠 수 있는 역사의 부분들을 꼼꼼히 알려주고 있다.

 

초의선사 밑에 있을때 우연히 마주친 한 여인의 까만 눈동자는 이미 처자식이 있는 허련의 마음에 작은 떨림으로 다가오는데 그녀 은분 역시 남모르게 허련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훔쳐보며 연모의 정을 키워간다. 초의선사에게 이미 허련은 업을 쌓는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것에 대한 경고를 받았지만 스승인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반발심과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 온 여인에 대한 집착과도 같은 마음은 결국 은분과의 인연의 고리를 만들고 마는데...

 

허련과 은분의 인연은 이대로 어떻게 될지 제주도로 유배 간 추사 김정희의 마음에 들어 온 '해야'라는 여인과의 인연은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할지... 더불어 원나라의 대치를 생각하며 허련의 호를 소치라고 지어준 추사 김정희의 말처럼 소치 허련이 시, 서, 화로 일가를 언제 이루게 될지... 스토리는 궁금증만 자아내며 1권이 끝나게 된다.

 

역사소설이 가지고 있는 시대상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저자 곽의진님만의 힘을 느낄 수 있으며 빨리 2권을 읽어야겠다.

 



q******5 2012.10.10.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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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같은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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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세기, 조선후기에 이름을 떨친 화가 소치 허련의 이야기다. 헌종의 총애를 받던 이 걸출한 화가를 일컬어 그의 스승이기도 한 추사는 '압록강 남쪽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하였다. 남도의 끝자락 진도에서 태어난 섬놈의 그림을 본 추사의 첫평은 "재주는 있어 보이나 견문이 부족해서 궁벽하다.' 라는 것이였다. 재능은 있으되 재대로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배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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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세기, 조선후기에 이름을 떨친 화가 소치 허련의 이야기다. 헌종의 총애를 받던 이 걸출한 화가를 일컬어 그의 스승이기도 한 추사는 '압록강 남쪽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하였다. 남도의 끝자락 진도에서 태어난 섬놈의 그림을 본 추사의 첫평은 "재주는 있어 보이나 견문이 부족해서 궁벽하다.' 라는 것이였다. 재능은 있으되 재대로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배움에 목말라 있던 허련에게 당대 거장 초의와 추사와의 만남은 오랜 가믐 끝의 단비와도 같았으니 그의 스승 복은 차고도 넘쳤음이다. 그런 그에게 남다른 고민이 있었으니 너무나도 큰 스승을 두었기에 스승의 벽을 넘지 못한 게 하나요. 그의 뜻과는 무관하게 흘러간 그의 사랑이 둘이요. 소치의 장자 은으로 하여금 자신의 뒤를 이어 남종화품의 맥을 이어가고자 허였으나 그러지 못한 게 셋이다.

 

초의선사는 자연과 내가 다르지 않고 스스로 정진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지헤가 생기는 선의 경지와 이를 바탕으로 예술의 경지에 이를때 비로소 세속의 욕심과 번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가르침과 더불어 다도와 차를 마시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가르친다.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꿰뚫어 보고 재주에 의존하기 보다는 그림에 혼을 담은 참된 문인화의 길을 일깨워 준 추사 김정희의 가르침은 그가 재주만 믿고 자칫 교만해지거나 헌쟁이에 머물지 않고 큰 화가가 될 수 있게 하였다. 추사는 원나라에 유명한 화가 '대치'라는 사람보다 더 큰 화가가 되라는 의미와 자신을 낮추고 부끄러움을 아는 겸소한 큰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아 소치라는 호를 지어준다.

 

책은 소치 허련의 인간적 고뇌와 방황 그리고 예술가로 거듭니게 되는 힘겨운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죽음을 무릎쓰고 제주도 유배지를 찿아가 스승인 추사의 가르침을 받기도 한 허련이지만 추사 문하에서 기라성 같은 당대의 사대부 지식인들과 벗하며 시, , 화를 논하고 풍류를 즐기며 교감을 나누는 추사와 그의 벗들의 모습을 보며 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을 느끼며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추사가 있기에 소치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스승을 넘어서려는 그의 노력은 끝내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게 된다.

 

소치의 삶속에 숱한 여성들이 있었지만 송은분 이라는 한 여인과의 끈질긴 인연의 굴레는 그의 일생을 따라 다니며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소치라는 한 예술가의 생애를 더듬어 가는 길은 결코 평탄하거나 부귀영화와와는 거리가 멀다. 화가로 이름을 후대에 남기기까지 남다른 고충과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화폭에 그려진 아름답고 고고한 문자향으로만은 알 수 없는 화가의 인생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송은분이라는 여인과의 이루어 질 수 없는 한 맺힌 사랑과 그의 뒤를 이를 후계자로 생각했던 병약한 큰 아들 은을 이른 나이에 잃는 아픔을 겪으며 비로소 그는 육욕과 생과 사를 초월한 만사가 자연의 이치며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며 종국에는 자연으로 돌아가게 됨을 깨닫게 된다. 만년에 그는 고향 진도로 낙향하여 운린산방(雲林山房)을 짓고 후학을 양성하며 시와 그림을 그리며 자연과 벗하며 남은 여생을 보낸다. 정치 혼란기에 벼슬을 하지 않고 오롯이 화가로 살아온 그의 뜬구름같은 인생살이와 시인, 화가, 묵객으로  전국의 각 지방을 유람하며 지낸 생활을 그린 자서전 <소치실록>을 펴내 선비 화가로서의 남종문인화에의 입문과  성장 과정, 스승과 교육과정 및 봉건적 신분제와 시대적 고민 등 19세기 중후반기를 살다간 화가의 인간적 고뇌를 담아냈다.

 

 글·그림·글씨를 모두 잘하여 삼절(三絶)로 불린 소치 허련. 무작정 그림이 좋았던 한 사람이 좋은 인연과 만남을 통해 예술세계에 눈뜨게 되는 그의 생애를 되짚어가는 길도 물론 흥미롭자만 중간중간에 만나는 다산 정약용과 초의와 추사의 인연 또한 그에 못지 않는 재미와 옛 선비들의 풍류와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정겨운 사투리와 더불어 향토색 짓은 호남문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맛깔난 남도 음식은 책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k******2 2012.11.07.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