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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생각을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행동을 변화해나가는 것. 이를 청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나는 소위 청춘이라 불리는 20대 중반이다. 허나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청춘이 아니었다. 뜨거운 마음은 식은지 오래였다. 이름뿐인 청춘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이야기의 여러 요소들이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그 불은 캠프파이어의 불꽃처럼 커져있었다.
내 마음을 돌아보고 내 어린 날들을 되돌아보면서 왜 흐르지 않고 고여있었나 하고 반성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상과 함께 빙그르르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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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행복’이라는 덫에 걸려 방황하는 청춘들의 성장이야기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잡히지 않는 꿈과 알 수 없는 미래로 방황하고 상처받으며 성장을 거듭하는 여는 청춘소설과는 달리 이미 만들어진 미래의 안정된 행복이라는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치는 청춘들의 있다. 부자들은 자식들에게 부를 세습하며 부촌을 지키려 하고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옛말을 굳게 믿으며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나와 성공해 부촌에 입성하기 위해 인생을 건 도박을 벌인다.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는 빈부라는 상반되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는 청춘들의 방황을 멋지게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부촌인 야마테에 살고 있는 주인공 가오루는 빈촌인 니시 구에 사는 예쁜 여학생 미오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연애를 한다. 야마테와 니시 구, 두 집단의 남학생들은 서로 맞부딪칠때마다 싸움을 벌인다. 가오루는 미오를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은 늘 괴롭다. 가오루는 자신의 ‘안정된 행복’ 속에 미오가 함께 하리라 믿는다. 그러나 미오는 가오루와 결혼해 평범한 가정주부로 사는 미래가 보이는 뻔한 삶은 싫다며 학교를 자퇴하고 혼자 떠난다. 야마테 남학생들 중 가장 존재감이 뚜렷한 교모토와 야마테 퀸카 가요코는 연인사이다. 가요코는 매일 결혼, 직장, 집, 아이 같은 ‘안정된 행복’에 대해 말하는 교모토를 견디지 못하고 헤어진다. 실연의 충격 때문이었는지 교모토는 니시 구 녀석들과의 싸움에 앞장서다 크게 다쳐 죽어버린다.
니시 구 출신이지만 3년 연속 고등학교 미스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한 후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온 니시가 방황하는 가오루에게 말한다. “세상은 빙글빙글 돌고 있고 우리도 돌고 있어. 혼자 남겨져서 회전을 멈춘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몇 번 있겠지. 내 자신이 도니까 세상이 복잡하게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사실은 다들 그 자리에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고 있을 뿐인데. 행복해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야.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사랑할 때도 분노할 때도, 아무리 눈이 빙빙 돌아갈 거 같아도 꼭 눈은 제대로 뜨고 있어야 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뿐이야."
친구들이 떠난 고향에 남아 있던 가요코는 야마테 친구 구라모치와 결혼해 두 딸을 낳고 안정된 행복을 누린다. 가오루는 도쿄에서 아버지와 비슷한 일을 시작했고, 미오는 도쿄에서 모델로 성공한다. 여기에서 소설은 끝이 나지만 가오루는 본가가 있는 야마테로 돌아와 안정된 생활을 꾸려갈 것 같고, 미오 역시 니시처럼 고향으로 돌아올 것만 같다.
나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황하는 청춘으로서 ‘안정된 행복이란 덫’에 걸렸음을 고백한다. 그렇기에 가오루와 미오, 가요코의 선택에 연민을 느끼면서도 응원을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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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다카미의 책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하였다.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한 작가이기 때문에 우선 그의 데뷔작부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알고보니 이 책 또한 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내용은 부잣집 고교생 ‘나’의 청춘 이야기다. 그 나이대의 고민인 사랑과 우정과 자아성찰을 중심으로 70년대 혹은 80년대의 감성을 베이스로 담담히 그려지고 있다. 읽다 보면 정말 7-80년대 일본의 모습이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작가의 감성과 로망일거라 생각하며 그림을 감상하듯 읽어 내려갔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부분은 첫째로 부촌인 ‘야마테’와 빈촌은 ‘니시구’의 대비묘사였다. 두번째는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겪는 감정의 묘사들이다. 늘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을 읽거나, 부러워하거나, 초조해하는 감정의 묘사들. 나의 사춘기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에 빠져드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나 이 소설은 뒷심이라고 할지, 점점 읽을수록 빠져드는 작품이었다. 마지막까지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 나는 계속 상상력을 발휘하며 작품을 읽었고 마지막에 책장을 엷은 미소와 함께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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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플라스틱 모델은 완성품을 장식할 때보다 조립할 때가 훨씬 즐겁다. 누구나 감탄할 정도로 멋지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모델을 받기보다, 실패할지언정 내 손으로 색을 칠하고 세메다인 접착제를 바르면서 완성된 모습을 상상할 때가 더욱 행복하다 하지만 내 인생을 플라스틱 모델처럼 시험하기엔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인생은 다시 구입하지 못하니 말이다. (20p) 으레 성장소설이라 불리는 책들에는 청춘들의 겪는 방황이 함께하기 마련이다. 허나 그 방황마저도 일상적인 느낌이 들도록 자연스럽게 청춘들의 일상을 그려내는 건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존재 자체로 빛나는 순간의 이야기, 그리고 그 경계에서의 방황을 다룬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보석 같다. “세상은 언제나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고 있잖아. 하지만 너도 돌고 있는 거야. 다 같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거지. 잊지 마, 너 자신도 돌고 있다는 사실을…….” 시나 씨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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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는 고베의 부자 동네에 사는 남자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서 청춘남념의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 패싸움, 음주운전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비버리힐즈의 아이들>을 떠올렸다. 그렇다고해서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다. 나 혼자 만 겪고 있다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하지만 누구나가 한번씩은 고민했을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세상은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고 있잖아. 하지만 너도 돌고 있는 거야. 다 같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거지. 잊지마, 너 자신도 돌고 있다는 사실을. 혼자 남겨져서 회전을 멈춘 것처럼 보이는 순간은 앞으로도 몇 번이나 있을 거야. 그건 마주 달려오는 차와 스쳐 지나갈 때와 같은 이치야. 자신이 달리고 있으니까 내 옆을 지나가는 차가 훨씬 빨리 달려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거라고. 마찬가지로 내 자신이 도니까 세상이 복잡하게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사실은 다들 그 자리에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고 있을 뿐인데. 때때로 속도를 바꿔가면서 빙글빙글, 빙글빙글 도는 거지. 움직이다 멈췄을 때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는 거야. 중간 생략 그걸 알면 우리는 훨씬 행복해져. 행복해진다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빙글빙글 돌아. 사랑을 하고 있을 때도 분노에 치가 떨릴 때도 언제나 도는 거야. 꼭 눈은 뜨고 있어야 해. 아무리 눈이 빙빙 돌아갈 것 같아도 제대로 뜨고 있어야 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그것뿐이니까."
본문에 나오는 대사처럼 가끔은 누군가보다 빨리, 가끔은 누군가보다 느리게 돌아서 그 누군가 보는 세상과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눈을 뜨고 빙글빙글 도는 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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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세의 청춘 들의 고뇌와 방황 뭐 이런 걸 생각하면 나에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책이 있다 하루키의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 책으로 하루키의 세계에 입문하고 몇년을 그의 매력에서 허우적 거렸으니..나에겐 상당히 인상적이면서도 그 나이의 아이들의 심리상태나 자기애愛 그리고 쿨한 어른인척 하고 싶어하는 어른이 아직 못 된 아이들의 허세와도 같은 심리가 잘 표현되어서 그 당시에 읽을때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내용이 충격적이라기 보다는 처음보는 문체와 미사여구없이 직선적인 표현이 그만큼 인상적이었었는데..이 책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도 상당히 또래 아이들의 심리가 잘 묘사된 책이다.극적인 사건이나 반전따윈 없어도 재미있게 읽히고 그 또래의 방황이나 고민이 잘 나타난 수작인 작품이다.
작은 동네에서 커온 친구들..초등학교부터 계속 같이 올라와서 남자든 여자든 서로가 잘 알고 친구이기도 한 아이들 그럼에도 아이들 사이에는 넘을수 없는 벽이 있고 서로간에 견제를 하고 있으니 작은 동네이지만 서로간에 사는 수준의 차이가 그들을 나누고 있고 오랜동안 전통처럼 견원지간처럼 서로를 견제해오고 있다. 아주 부자들이 사는 야마테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니시구아이들... 가오루는 얼마전부터 사귀는 미오가 니시구에 살고있지만 그런것에 별로 상관이 없는데 반해 미오가 잡지표지에 나오고 학교의 전통인 `미스 콘테스트`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자 오랜 친구인 가요코와 교모토는 그녀를 몹시도 의식하게 된다.특별히 고민이 없고 파티를 즐기며 그저 되는대로 학교를 빼먹기도 하는 평탄한 생활..대학조차도 큰 욕심이 없으면 적당한 곳으로 들어갈수 있기에 아이들은 따분하고 자극이 필요하다.이런 시점에 가오루의 절친인 구라모치가 새차를 타고 가다 봉변을 당하게 되고 이 일로 니시구와 야마테구 아이들은 일대 격전이 벌어지는데...
부잣집아이로 태어나 큰 고민 없이 자란 아이들이라 일상이 권태롭기만 하고 뭔가 재미나고 자극적인 일이 없는지 모여다니는 아이들..그래서 서투른 싸움질을 하고 서로 힘자랑을 하며 보낸다. 그날이 그날이고 직업에 대한 고민도 대학에 대한 고민도 없이 평탄한 삶이 보장되어서인지 따분하기만 한 나날이 지루하기만 하고 앞으로도 그런 지루한 삶을 살아갈것이라는 점이 불안하기만 한 가요코는 오랫동안 사겨온 남자 친구인 교코토에게 상처를 주면서 결별을 고한다. 이 모든것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이 숨어있는데..사는 형편이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미오 역시 자신의 미래를 위해 결국 이 모든 권태롭고 비루하기만한 생활의 고리를 과감히 끊는데... 이 소설에서 이런 삶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그 사슬을 끊으려고 적어도 시도라도 하는 사람이 공교롭게도 여자들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모여 다니면서 젊음을 허비하고 방황하는 어리석은 남자아이들에 비해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가진 여자아이들은 기존의 고리를 끊으려고 하지만 역시 쉽지가 않다.기존의 익숙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관성탓이기도 하고 굳이 바꿔야 할 필요성이 부족하기도 하지만...예전의 아이들과 요즘 아이들의 고민은 들여다보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우려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사실 흥미로운 부분이다. 방황하는 청춘의 심리를 억지스럽지않고 자연스럽게 묘사해서 가독성도 좋고..그들의 고민이라는게 나역시 겪어온 일이기도 해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그럼에도 방황과 갈등은 청춘의 특권이기에 오히려 부럽기까지 한 것은 이미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 갖는 회한과 같은것일까...?그래서 더욱 그들의 고민이 부럽기도 하다. 청춘의 방황을 잘 묘사한...멋진 청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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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는 덧없는 청춘들의, 결코 시기를 확정할 수 없는, 언젠가의 여름날 이름모를 어느 한 때의 단상과도 같은 이야기다.
아버지의 빨간 오픈카에 패션잡지 모델로 유명해진 여자친구를 태우고 둘이서 담배를 피우며 달리는 고등학생 주인공, 너도나도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차를 몰고다니는 부자동네의 어린 청춘들, 으리으리한 저택에서의 한여름 파티, 소꿉친구인 학교의 퀸카와 사귀는 킹카 친구.
청춘소설이지만 애틋한 공감이나 사무치는 그리움의 열탕에 빠져 허우적댈 일은 없다. 이야기의 구조나 배경이 무척 연극적이고 설정적이어서 그 속에 빠져들어가 함께 호흡하기 보다는 무대 밖에서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를 관조적으로, 피상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마치 저 먼 나라의, 저 먼 시대의 이야기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상당히 서구적인 감성과 느낌들이다. 그저 덧없이, 막연하게 흘러가는 흐름이 얼핏 하루키스럽기도 하다.
작품의 가장 큰 갈등의 축은 부자동네 야마테 출신과 못사는 동네 니시 구 출신간의 충돌이다. 야마테 출신인 주인공 가오루, 니시 구 출신인 여자친구 미오. 가오루와 친한 구라모치, 교모토, 가요코는 모두 야마테 출신. 구라모치를 폭행하고 구라모치의 차를 짓밟아댄 니시 구 출신들과의 갈등으로 촉발된 싸움. 선배들 대에서부터 언제나 늘 그래왔듯 갈등과 싸움으로 점철된 두 동네 출신들간의 대립.
그마저도 마치 피안적 세계의 투닥거림처럼 전달되지만 이 대립과 갈등으로 말미암아 가오루와 미오, 교모토와 가요코의 사이에 놓인 교각이 흔들려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 마치 미완의 이야기처럼 찾아오는 결말과, 현재진행형인, 미완의 인생이 곱씹어 들려주는 빙글빙글의 의미.
지나치게 덧없이, 막연하게, 감흥없이 흘러가기 때문에, 마치 저 먼 나라의, 저 먼 시대의 이야기마냥 들려오기 때문에 심각한 고민이나 애상은 없었지만, 외려 그 덕분에 내 어릴 적 순간들을 반추해 보고 그 때 그런 아이도 있었지, 그 때 그런 일도 있었지, 내게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지 하며 옛날 생각에 진득하게 빠져들기도 했다.
덧없는 청춘들의, 결코 시기를 확정할 수 없는, 언젠가의 여름날 이름모를 어느 한 때의 단상과도 같은 이야기.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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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은 끝나도 끝나지 않는다. 청소년기 때 성장소설을 읽으면 동병상련의 감정이 생긴다. 나이가들어서 성장소설을 읽으면 마지막 쪽에 찍힌 마침표 이후가 더 궁금해진다. 이는 독자가 성장 이후의 삶을 살고 있기에 그렇고 등장인물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이기도 하다. 일탈을 한 등장인물이 그 이후에도 그 행위가 이어지는지 아닌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는 뜻이다. 지금보다 나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선이다. 모순이지만 그때의 지금은 현재는 없다. 그렇다고 끝나지 않고 아직도 시간은 지속된다. 그 당시는 그 자체로 돌고 도는 것이다. 17세 어느 날은 과거가 되었더라도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람은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토 다카미의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는 당시의 시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기인 등장인물의 행동과 생각으로 가득한 소설이다.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 나오기도 한다. 평일 오후에 방영하는 청소년 단막극 정도로 보여서 읽는 재미와 감칠 맛은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약간의 참을성만 가지면 자기 시간에 대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하는 강점이 있다. 자기 시간이란 ‘세상 > 나’과 아닌 ‘세상 < 나’라는 명확한 개념에 바탕을 둔다. 내가 살아 있기에 시간이 돌아가는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어른이 되고 싶은 욕망과 사회제도의 테두리로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세상 > 나’로 받아들인다. 질풍노도의 시기여서 호기심은 커지고 반항심이 싹튼다. 등장인물들은 이 시기를 겪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모습이 드러난다. 나이가 들어서 성장소설을 읽을 때 힘든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벌써 경험한 시기를 다시 보려니 재방송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어른이 되어서도 ‘세상 > 나’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한 단계 올라서면 이루어질 줄 알았던 일들이 막상 그 시기가 되더라도 그렇지 않다는 점을 깨닫는다. ‘세상 < 나’라는 형식을 생각하고 살아가야 할 때는 바로 청소년기이다. 이때 세상을 바라보고, 자기 시간을 소중히 하는 과정을 거쳐야 어른이 되어서도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 신체적으로 어른이 되면 노화가 시작한다. 삶은 늙어가지 않고 성장한다. 어쩌면 사람은 성장만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지 모른다. 무언가에 열정을 쏟고 관심을 기울여서 지금을 알차게 보내는 일만이 중요하다는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을 읽으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존’이나 ‘샐리’, ‘철수’, ‘영희’로 바꾸어도 좋을 만큼 어떤 나라의 어떤 사람인지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 남의 일 같다는 생각을 애초에 지워버린다. 이웃에 사는 청소년 또는 그때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물론 완전히 같다고는 못 한다. 그렇더라도 리얼리티가 뛰어나거나 주변 묘사가 돋보이지 않는다. 그저 가볍게 읽을 만하다고 하겠다.
작가는 성장이란 단어를 ‘빙글빙글’이라는 의태어로 묘사하였다. 삶은 돌고 돈다는 수레바퀴로 비유하기도 하는데 ‘빙글빙글’을 써서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한다. 소용돌이에 휘말린 청소년기를 드러내면서 이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하는 듯 하다. ‘빙글빙글’은 원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성장은 수직이 아니라 원을 무수히 쌓아 올리면서 진행하는 것이다. 가벼운 소설을 읽고 무겁게 의미를 읽어낼 필요는 없지만 이런 생각도 한 번쯤 하게 한다. 우리 모두는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멈춰 있다고 생각해도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 흐름은 거부하지 못하는 삶의 동선이다.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성장이 멈추지 않는 까닭은 모자람 때문이다. 뭔가 부족하고 걱정거리를 안고 살기에 이를 채우려고 몸부림을 친다.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에 나오는 주인공 가오루는 물질에 대한 어려움은 전혀 없다. 오히려 가진 것에서 투덜대는 청소년으로 보일 정도이다. 지금이 최고이며 현실에 만족하는 고등학생이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인간은 욕망의 동물인지라 가오루도 빗겨가지 못한다. 여자친구 미오가 떠나려고 하자 화를 낸다. 가끔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도 한다. 가오루도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세상에서 자신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도 보여준다. 아직 어리지만 부족함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엿볼 만하다. 청춘이라는 빛나는 시간을 소설에 모두 담기 어렵다. 어떤 인물과 시간을 토대로 구성한다.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는 잘 짜인 청춘 소설이라기보다는 한 때의 모습을 스케치하였다. 읽는 이는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른다. 가볍게 읽을지, 나름의 의미를 덧붙일지 말이다. 아마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 것이다. 이것도 독자의 성장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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