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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이 마음에 두고 있을 때가 좋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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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康壽)는 상사병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게다가 상피(相避)라서 집안에서는 망측한 일로 여긴다. 다행스레 여기는 것은 진예(珍芮)가, 나중에 소문이 나서 실성하여 떠돌이 신세가 되지만, 출가했다. 애꿎은 청춘에 죽어간 아들이 못내 아쉬워 강수 부모는 혼신이나라 혼인식을 올려 준다. 그날 강모는 사촌 강실이의 어깨를 쓸어안고 무너진다. 마치 절벽 아래로 떨어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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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康壽)는 상사병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게다가 상피(相避)라서 집안에서는 망측한 일로 여긴다. 다행스레 여기는 것은 진예(珍芮)가, 나중에 소문이 나서 실성하여 떠돌이 신세가 되지만, 출가했다. 애꿎은 청춘에 죽어간 아들이 못내 아쉬워 강수 부모는 혼신이나라 혼인식을 올려 준다. 그날 강모는 사촌 강실이의 어깨를 쓸어안고 무너진다.
 
마치 절벽 아래로 떨어지듯이.
붉은 꽃이 핀 닭이장풀의 달개비 같은 꽃잎사귀, 밭두렁에 줄기를 뻗고 있는 참비름의 연두꽃, 습지에 눅눅하게 핀 자귀풀의 황색꽃, 난쟁이처럼 땅바닥에 엎드린 채 피어오른 질경이의 흰 꽃과, 길가에 버려지듯 피어 있는 바랭이의 실가닥 같은 꽃줄기의 꽃잎들이, 단단하게 뭉치는 어둠의 돌멩이에 정수리를 맞으며 소스라친다.
민들망초의 흰 꽃, 담자색 꽃이 새끼손톱만한 꽃모가지를 부러뜨리며 쓰러진다. 가문 여름의 하찮은 비노리풀, 갈퀴덩굴까지도 아우성치며, 꽃대가 부러진다. 그리고 꽃잎이 찢어진다. (152쪽)

 
차라리 참아야 했거늘, 얻으려 안타까이 마음 두고 있을 때가 좋았던 때임을 강모는 뒤늦게 깨닫는다. 그런 까닭에 효원을 덮치고, 술집에서 만난 오유끼와 살림을 차리고 공금을 횡령한다. 강실이는 강모가 내리누르는 무게에 생애가 온통 짓눌리고 어둠에 잦아들게 된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25.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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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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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 있었던 관계로 혼불 2권 책 읽기기 늦어졌다. 앞으로 2주간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관계로 빠르게 혼불을 읽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1권을 읽으면서 주요 인물 관계를 정리해 놓았던 터라 2권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읽어나갔다. 하지만 10권 분량의 소설인지라 1권에서 등장하지 않던 인물들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다. 강모와 강실 사촌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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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 있었던 관계로 혼불 2권 책 읽기기 늦어졌다. 앞으로 2주간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관계로 빠르게 혼불을 읽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1권을 읽으면서 주요 인물 관계를 정리해 놓았던 터라 2권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읽어나갔다. 하지만 10권 분량의 소설인지라 1권에서 등장하지 않던 인물들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다. 강모와 강실 사촌간의 사랑을 엮기 위해 등장하는 매안 이씨 문중의 강수, 진예와 같이 2권에서 잠깐 등장하는 인물도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할 인물들도 있을 것 같다. 새로 등장한 인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강수(,) 이진예() 매안 이씨 문중 집안의 젊은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사이로 보인다. 진예가 시집을 가자 강수는 물에 빠져 죽는다. 이후 어머니 동녘골댁이 강수를 위해 망혼제를 치러준다. 망혼제가 있던 밤은 소설 전개에 있어서 중요한 하룻밤이 된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강실내를 찾아온 진예는 언뜻 보면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반실성한 상태로 고향을 찾아왔다 사라져버린다.

 

 

안월댁 매안 이씨 문중의 이기서의 부인인데, 혼인만한 상태에서 기미년에 이기서가 실종되자 과부 신세로 매안으로 오게 된다. 한 차례 자결을 시도하지만 살아난 이후 출타도 삼가면서 청암부인이 준 베틀 앞에서 베만 짜면서 생활한다. 전체 내용 구성 상 연결이 안 되는 상태에서 한 단원을 차지하며 툭 튀어나온 인물인데, 기미년에 사라진 이기서라는 인물의 등장을 준비하기 위한 암시 같기도 하다.

 

 

오유끼 강모의 첩실로 들어앉는 전주의 기생이다. 일본 여인 같지만 조선 여인으로 가난 때문에 술집으로 팔린 여인이다. 이제 성장하여 전주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강모가 공금을 유용하여 술집에서 사드린 여인이다. 이일이 결국 탄로나 강모는 전주부에서 파직당하고 매안으로 내려온다. 이로 인해 증손자가 태어나 잠시 건강을 되찾은 청암부인은 다시 병석에 눕는다.

 

 

태어난 아이들 강모의 아들 철재, 강태의 아들 희재, 영재가 태어났다.

 

 

2권에 들어와 이강모가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진 않지만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20대가 넘었고 직장도 잡았지만 여전히 유약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강모도 부잣집 도련님! 20대의 왕성한 혈기가 어디 가겠는가! 무려 세 명의 여인과 관계를 가지게 된다.

 

 

아버지 이기채와 숙부 이기표는 강모를 매안으로 불러 부인 허효원에게 시댁으로부터 혼수로 전답을 요구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강모는 그 다음날 전주로 갈 생각만하고 있던 찰나에 사촌동생 강실을 만나고 여기서 사건이 터지게 된다. 망혼제가 있던 그날 밤 강모와 강실이 사랑을 확인하고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또 새벽에 집으로 돌아온 강모는 부인 효원을 덮친다. 이로 인해 아들 철재가 태어난다. 일흔이 넘어 건강이 위태위태하던 청암부인은 다시 기력을 회복하지만 전주에서 공금횡령으로 사고를 치고 돌아온 강모로 인해 병석에 눕는다. 며느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어머니 율촌댁은 오유끼를 강모의 첩실로 들인다. 이런 과정에서 강모와 강실의 관계는 이를 본 거멍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나간다. 강모와의 그 날 밤 이후로 강실은 강모를 사모하는 마음과 불안한 마음속에 점점 말수도 줄어들고 행동도 변하게 된다.

 

 

2권에 들어와서도 전주에서의 강모 이야기를 제외하면 배경은 아직도 매안으로 한정이 된다. 그리고 내용은 강모와 강실을 엮어주기 위한 망혼제와 이후 강모와 강실, 강모와 효원, 강모와 오유끼의 관계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유약하고 사려깊게 묘사되고는 있지만 강모 역시 부잣집 도련님들이 하는 행동들을 열심히하면서 앞으로의 소설 전개를 대비하고 있다. 소설에서 이강모는 개방적 인물로 그려지지만 현재의 입장에서 보자면 임술년(1922)에 태어난 할아버지의 철없는 옛 젊은이 이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관점은 거멍굴 사람들의 거친 입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강모 자신이야 이런 저런 사정에서 행동을 했겠지만 거멍굴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부잣집 도련님의 불장난으로밖에 안 보인다. 사람들이 쉬쉬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강모와 강실의 관계도 마을에 파다하게 퍼질 것이고 마을의 중심적 역할을 하던 청암부인이 죽고 나면 매안 이씨가문이 풍지박산나는 것도 한 순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1부 흔들리는 바람이 끝나고 2부 평토제가 시작되면서 소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다. 기대가 된다.

h******n 2013.0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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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재미있어 지는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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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보고, 난무하는 현대 소설들에 익숙해진 독자들이 생경함에 깊은 재미를 맛보지 못하였다면, 2권에서 이 소설의 재미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권에서는 창씨 개명을 둘러싼 청암 부인과 기표와 기채와의 갈등. 나아가서 민족의 전통을 대변하는 청암 부인과 핍박받을 수 밖에 없는 시대와의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 그 가운에, 드디어 강실이와 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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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보고, 난무하는 현대 소설들에 익숙해진 독자들이 생경함에 깊은 재미를 맛보지 못하였다면, 2권에서 이 소설의 재미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권에서는 창씨 개명을 둘러싼 청암 부인과 기표와 기채와의 갈등. 나아가서 민족의 전통을 대변하는 청암 부인과 핍박받을 수 밖에 없는 시대와의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 그 가운에, 드디어 강실이와 강모 사이에서 안 좋은 일이 터지고, 효원은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유약하기만 하고 소년 같기만 하던 강모가 공금을 횡령하고,(물론, 순진함이 과해서 그리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파면을 당하고, 청암 부인은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청암 부인이 그렇게나 애를 쓰며 다시 일으킨 집안이었지만, 결국은 재난은 인력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약간의 씁쓸한 마음을 생겨나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2편에서는 효원이 나타나는 부분이 적다. 대신에 강실이와 강모의 얘기가 대부분을 이루고. 강수와 진예라는 사람의 얘기가 얼핏 나오는데. 진예가 실성을 하고, 강수는 상사병으로 죽고... 그 상사병으로 죽은 강수의 혼인을 혼약 시키는 굿 판을 배경으로 하고, 그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는 강모와 강실이를 보면서.. 강모와 강실이의 운명도 그리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서야 좀 제대로 재미있어 지는 것 같다. 그리고, 중간 중간 서민들의 얘기가 삽입되어져 그네들의 입을 통해 들려지는 주인공들의 얘기도 흥미롭다. 사투리나, 그리고 그 시대에 쓰였을만한 "매급시"와 같은 단어들이 책 읽는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해주는 것 같다.^ -^
c*****l 2004.09.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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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의 본격적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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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혼불은 원래 최명희가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천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작품으로 아직 시리즈로 계속 이어질지 불명확했다. 따라서 2권부터는 그 생명성을 가지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부적인 민족 정서를 많이 수록 하여서 자칫 박진감이 떨어질 수가 있지만, 인월댁과 효원을 통해서 서서이 이야기가 짜임새있게 전개해 나간다. 특히 강모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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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혼불은 원래 최명희가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천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작품으로 아직 시리즈로 계속 이어질지 불명확했다. 따라서 2권부터는 그 생명성을 가지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부적인 민족 정서를 많이 수록 하여서 자칫 박진감이 떨어질 수가 있지만, 인월댁과 효원을 통해서 서서이 이야기가 짜임새있게 전개해 나간다. 특히 강모가 점점 주인공으로 부상되면서 청암 부인과의 갈등도 약간씩 보여준다. 효원이는 이 소설에서 청암 부인의 계통을 잇는 역할을 한다. 남자다운 호탕함과 날카로운 이성. 두 사람 다 남자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는 외골수적인 성격 등이 무척 공통점으로 작용한다.
k****a 2001.10.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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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에 감동의 불씨가 피어날 때까지 [한국소설-혼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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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10년 전쯤에 읽은 '토지'나 '태백산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2권까지밖에 못 읽었는데 토지나 태백산맥을 읽었을 때처럼의 설레는 기대감이 없다. 소설을 재미있게 읽기에는 내가 나이가 들어버린 탓일까. 지금은 이렇게 실망을 안고 읽고 있지만 차츰 더 나아지게 될 것인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고 있는
"혼불에 감동의 불씨가 피어날 때까지 [한국소설-혼불 2]" 내용보기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10년 전쯤에 읽은 '토지'나 '태백산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2권까지밖에 못 읽었는데 토지나 태백산맥을 읽었을 때처럼의 설레는 기대감이 없다. 소설을 재미있게 읽기에는 내가 나이가 들어버린 탓일까. 지금은 이렇게 실망을 안고 읽고 있지만 차츰 더 나아지게 될 것인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고 있는 소설이라, 다분히 의무감으로 읽기를 시작했는데 다소 걱정이 될 정도다.

우선 내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은 분량이다. 한 쪽에 인쇄되어 있는 양이 모자라게 보여 편집조차 엉성해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책의 권수를 늘이려고 그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읽는 나로서는 조금씩 속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예전의 대하 소설은 일단 분량에서부터 독자를 압도했다. 작은 글씨로 넘치는 페이지들. 그래서 한 쪽 한 쪽 읽을 때마다 오히려 읽어나가는 자신이 대견할 정도였다. 그런데 혼불은 너무 잘 넘어간다. 내용이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쓰여진 것이 적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만 같으니 어찌할 것인가. 나는 재미있는 책은 아껴서 읽는 편이다. 한 쪽 한 쪽 넘어가는 것이 그만 안타까울 정도로. 그리하여 손에 잡은 그 책을 다 읽어버리면 서운해서 어쩌나 싶은 그런 마음으로.

혼불은 아직은 내게 그런 마음을 불러 일으켜주지 못하고 있다. 내가 2권밖에 읽지도 않았으면서 너무 섣부른 평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로서는 소설 속에 나오는 강모나, 강실이나, 효원에 대해서 아직 제대로 알게 된 바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부족한 것만은 확실하다. 이러다가 내가 10권까지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될지 자신할 수가 없다. 우리 고유의 풍습에 대한 묘사나 숨겨져 있던 순우리말을 부려 쓰는 작가의 솜씨가 놀라울 만한 것이라고들 하던데 나는 아직 그것조차 찾아내지 못하고 있으니.

이제 3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기는 하리라. 그리고 어쩌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이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수도 있으리라. 그러므로 이 글을 시작하는 나같은 사람은 조금의 인내심을 가져야만 벅찬 감동 하나를 더 얻을 수 있을 모양이다.

[인상깊은구절]
(매정한 사람...) 잦아든 한숨이 핏줄로 스며들면서, 그네 자신이 살도 뼈도 없는 바람 소리 같은 것으로 스러져 막막한 허공으로 떠오르는 것을 느낀다. (만나보기라도 하였으면, 속에 있는 말이라도 시원하게 쏟아내고, 그 사람 속에 있는 심정, 손톱만치라도 내 들어볼 수만 있다면 오죽이나 좋으랴.) 여한도 없지. 무엇을 더 바라리오. 우리가 서로 무엇이 될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순한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었다면 물결이 흘러가듯 순리로 흘러갔어야 할 일. 부질없는 마음이 소용돌이 일으키며 솟구쳐 올라, 길도 없는 공중에서 물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이런 허망함에 빠지지는 말았어야 한다. 내 그것을 어찌 모르리. 사촌이면 지극한 사이. 그것만으로도 이승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인연인 것을 새삼스레 돌아보는 강실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등을 구부리며 소리 죽여 운다.

이제는 돌이켜 본다 한들 무엇에 쓰겠는가. 절구에 짓찧은 손가락의 살점처럼 이미 피멍이 든 채로 떨어져 나간 사람과의 인연을, 이리저리 기워 맞추어 다시 이어 보려 하여도 하릴없는 희롱에 불과하게 되다니.
 

 

 

 

YES마니아 : 로얄 j***6 2001.04.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