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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 그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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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떤 모습이기에 이리도 모질고, 두렵고, 아프고, 격렬할까? 사랑은 왜 사람 마다 다른 모습으로 찾아와 누군가는 행복해 하고 누군가는 두려움에 떨게 되는 것일까? 모두가 같은 모습이었다면 사랑이라는 이름이 신선하지 않았을까? 모두에게 같은 모습으로 찾아왔다면 사랑이 두렵지 않을까? 사랑의 진짜 모습은 아무도 모른다. 순기능의 사랑도 있지만 역기능의 사랑도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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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떤 모습이기에 이리도 모질고, 두렵고, 아프고, 격렬할까? 사랑은 왜 사람 마다 다른 모습으로 찾아와 누군가는 행복해 하고 누군가는 두려움에 떨게 되는 것일까? 모두가 같은 모습이었다면 사랑이라는 이름이 신선하지 않았을까? 모두에게 같은 모습으로 찾아왔다면 사랑이 두렵지 않을까? 사랑의 진짜 모습은 아무도 모른다. 순기능의 사랑도 있지만 역기능의 사랑도 이 세상에 존재한다. 어떻게 사랑하면 순기능의 사랑보다 역기능의 사랑이 우세할까? 어떻게 사랑하면 사랑하는 이의 폭력 앞에 그리도 당당할까?

 

 

캐서린은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친구들과 리버라는 바로 향했다. 그 바 앞에서 캐서린은 리라는 매력적인 남자를 만난다. 바에 대한 기억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온 캐서린 앞에 리는 다시 나타난다. 의도적인 만남인지, 우연인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그에게 사로잡힌다. 리에게 빠져드는 것 만큼 빨리 그는 캐서린을 지배하려고 한다. 비밀을 한가득 안고 사는 남자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캐서린의 삶을 조금씩 지배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삶 안에서 캐서린이 조금이라도 빠져나가면 그는 폭력적으로 변한다. 그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서 캐서린은 조금씩 그에게서 도망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친구들까지 세뇌 시킨다. 캐서린이 이상할 뿐 자신은 절대 이상하지 않음을... 간신히 그에게서 벗어난 그녀는 온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다. 집을 나서기 전, 아침에 일어나서, 집에 돌아왔을 때 기본적으로 3번 이상 문단속을 한다. 그가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면서.. 그런 어느 날 그가 출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그녀는 다시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사랑의 콩깍지는 상대의 진짜 모습을 예쁘게 왜곡하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서, 혹은 친구들이 그 사람 좀 이상해 이런 소리를 해도 아닐 거라 자기 최면을 건다. 그들은 내 사랑하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 하고, 혼자서 다독인다. 혹은 주변 사람들이 내 사랑을 질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누군가를 미치도록 행복하게 하지만 또 누군가를 미치도록 슬프게 한다. 사랑이라는 같은 이름이지만 왜 이렇게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지.. 그래서 사랑이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주변의 친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이 참인 것처럼 만든다. 그 안에서 혼자 고립되고 외로웠을 캐서린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남자가 추구하는 사랑방식은 무섭다 못해 잔인하다. 매력적인 미소와 멋진 요리 솜씨, 배려하는 모습과 자상한 모습. 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 남자의 진짜 모습은 그 모습 뒤에 조용히 날을 세운다. 자신의 레이다 망에서 캐서린이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철저하게 감시하고 철저하게 응징한다.

 

 

집착을 사랑이라 착각했던 적이 있다. 집착이란 이름이 사랑하는 마음의 정도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집착이 과연 사랑일까? 사랑이라는 이름을 절묘하게 뒤집어 쓴, 사랑이라 착각하게 만드는 사랑의 아류작은 아닐까? 가을이라 그런지 조금이라도 슬픈 노래가 나오면 옛날 생각이 나 눈물이 나오곤 하지만 이런 사랑은 거절이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그 길을 터주는 거라 말했다. 사랑은 내가 좋다고 함부로 꺾을 수 있는 꽃이 아니다. 내 사랑이 혹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2.10.24. 신고 공감 7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더 재미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메시지와 여운 만큼은 그 여느 소설보다 강렬한 스릴러 소설
"더 재미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메시지와 여운 만큼은 그 여느 소설보다 강렬한 스릴러 소설" 내용보기
2012년 국감(國監)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9만 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하루 평균 52건이 발생한 것으로 지난 2008년 대비하면 37% 늘었다고 한다(뉴시스, 2012.10.17., “[국감]성폭력 하루 평균 52건씩 발생…최다 지역은 '서울'” 기사 발췌). 이러한 성폭력 범죄가 심각한 이유는 신체적 피해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사건 발생 후 피
"더 재미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메시지와 여운 만큼은 그 여느 소설보다 강렬한 스릴러 소설" 내용보기

2012년 국감(國監)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9만 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하루 평균 52건이 발생한 것으로 지난 2008년 대비하면 37% 늘었다고 한다(뉴시스, 2012.10.17., “[국감]성폭력 하루 평균 52건씩 발생…최다 지역은 '서울'” 기사 발췌). 이러한 성폭력 범죄가 심각한 이유는 신체적 피해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사건 발생 후 피해자가 입게 되는 정신적 피해,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가 치유되기가 무척 힘들어 평생을 고통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피해자 본인은 불안과 불면증, 두려움과 공포, 우울과 좌절 등 심리적 피해 때문에 자해나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과 친지들의 고통 또한 결코 작지 않다고 하니, 이처럼 성폭력은 한 사람의 인생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인생까지 모두 망쳐버리는, 가장 무섭고 추악한 범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두(書頭)부터 이렇게 성폭력의 폐해와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번에 읽은 소설이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스릴러 소설 <어두운 기억 속으로(원제 Into the Darkest Corner / 은행나무 / 2012년 9월)>이 바로 그 작품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클럽을 즐겨 다니며 자유 분망한 연애를 즐기는 20대 미모의 젊은 여성 “캐서린 베일리”는 2003년 10월말에 미소가 대단히 매력적인 멋진 남자 “리 앤서니 브라이트만”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멋진 남자인 리는 그런데 뭔가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다. 일 때문에 며칠씩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갑자기 캐서린의 집에 나타나 사랑을 나누고는 다시 훌쩍 떠나기가 일수다. 특히 그녀가 없는 사이 문을 열고 들어와 이것저것 헤집어 놓는 그 때문에 캐서린은 불안감마저 들게 된다. 그런데 멋지고 매력적인 이 남자가 어느 때부터인가 그녀에게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지만 그녀의 친구들은 오히려 그 남자의 말만 믿고는 그녀를 나무라기까지 한다. 결국 헤어지기로, 아니 그에게서 탈출하기로 맘을 먹지만 쉽지가 않고 결국 사귄지 7개월 여 만 인 2004년 6월 어느 날 그는 그녀를 죽음 직전까지 이를 정도로 심한 폭력을 가하고, 다행히 이웃집 여인의 신고로 그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그는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7년 10월, 캐서린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문과 집단속을 해야 할 정도로 지독한 공황장애와 스트레스 장애를 앓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의 아파트에 “스튜어트”라는 정신과 의사가 이사 온다. 캐서린은 낯선 남자인 그를 경계하지만 스튜어트는 그녀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그녀를 돕고자 나선다. 스튜어트 덕분에 정신과 상담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조금씩 치유되는 그녀에게 리가 출소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캐서린은 사건 이후 세 번이나 이사를 했고,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 밖에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리가 결국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그런 그녀를 스튜어트가 다독거려 보지만 캐서린의 불안감과 공포는 갈수록 커져간다. 그러던 중 그녀는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낯선 시선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단속하고 점검했던 집에 침입의 흔적이 발견된다. 그것도 바로 그녀만이 알아 볼 수 있는 그런 신호들 말이다. 그녀를 공황장애에 빠뜨렸던 그 남자, 리가 찾아온 것이다!

 

줄거리를 시간 순으로 요약했지만 이야기는 사건이 발생했던 2004년의 캐서린과 사건 발생 3년 후인 2008년 현재의 캐서린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두 시간대의 여인이 동일 인물인 줄 모르고 읽다가 중반 이후에서야 과거와 현재 시점의 여인이 같은 여인인 줄 알게 되었다. 2004년에는 “캐서린”, 2008년에는 “캐시”로 서로 다른 이름을 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두 페이지 분량으로 교차되는 시점 묘사가 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고, 2004년의 캐서린과 리의 연애과정, 2008년의 캐시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과정이 너무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 조금은 지루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 이후 2004년의 리가 조금씩 그 폭력성을 드러내고, 2008년의 캐시가 리의 출소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지루함은 자취를 감춰 버리고 슬슬 몰입감이 높아져갔다. 특히 리가 캐서린을 폭행하는 장면들은 출판사 소개글에서 어느 여성 독자가 “읽기 괴롭지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라고 평을 남겨놓은 것처럼 너무나도 자세한 묘사 때문에 나또한 글 읽기가 불편할 정도여서 가급적 폭행 장면은 간략하게 읽고 2008년 현재 상황 위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두 시점의 갈등이 폭발하는 과정, 즉 리가 캐서린을 끔찍하게 폭행했던 그 날과 출소한 리가 캐시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결말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지만 갈등 - 이라는 말보다는 사건이라는 표현이 정확 하겠다 - 이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안심하게 될 무렵 마지막 페이지에서의 반전(反轉), 즉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결말은 다시금 소름이 돋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반전의 충격은 잠시일 뿐 금세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캐서린이 자신의 공황장애와 함께 리의 위협을 훌륭하게 극복해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런 위험이 또다시 닥치더라도 그녀는 다시 한번 잘 극복하고 이겨낼 것이라는 주인공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섬뜩할 수 도 있는 마지막 결말에서 왠지 모를 감동까지 느꼈다면 너무 과장된 감상일까? 이처럼 치밀하고 세세한 스토리 전개, 절로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현실감 있고 사실성 있게 그려낸 주인공 캐서린의 심리 묘사, 또한 초중반까지는 로맨스 소설처럼 전개되다가 중반 이후부터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릴러 소설로 전환되는 과정은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특히 종반에서 리가 캐서린에게 접근해나가는 과정은 페이지 넘김 속도가 절로 빨라질 정도로 여느 소설 못지않게 강력한 스릴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잦은 시점 변화와 초중반의 지루함, 지나치게 사실적인 폭력 장면의 묘사는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방해 요인이기도 했다. 즉 이 책의 재미와 메시지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들마다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서두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성폭력의 끔찍함과 무서움, 그리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그저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딸과 누이, 아내가 겪게 될지도 모를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을 것 같다. 하루 평균 52 건이나 성폭력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아니 신고되지 않은 사건들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이 발생하고 있을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 때문에 작가의 메시지가 그 어떤 책들보다 더 강렬하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느끼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 불편할 거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거나 시작했다면 결코 멈추지 말고 끝까지 읽어야 하는, 아니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책이다. 여느 소설들보다 재미있다고 말하진 않겠다. 그러나 그 어떤 스릴러 소설보다 불편하고, 메시지와 여운이 강렬한 책 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그리고 다른 스릴러 소설들과 차별화된 긴장감과 스릴을 맛보고 싶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기대 이상의 그 무언가를 맛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a*****7 2012.11.21.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알파걸은 통제광과의 로맨스를 꿈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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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선정적이지만 그렇게 야하지는 않다. 고작 시리즈의 1부만 읽었을 뿐인 내가 평가를 내린다는 것이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문득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이나 인터넷에 *.txt 파일로 떠돌아다니는 저자 모를 저작물들을 몇 편만 들춰본다면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애칭을 달고 다니는 그레이씨가 달리 보이리라. 뭐 그렇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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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선정적이지만 그렇게 야하지는 않다. 고작 시리즈의 1부만 읽었을 뿐인 내가 평가를 내린다는 것이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문득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이나 인터넷에 *.txt 파일로 떠돌아다니는 저자 모를 저작물들을 몇 편만 들춰본다면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애칭을 달고 다니는 그레이씨가 달리 보이리라. 뭐 그렇다. 나는 일전에 그레이씨를 만나고 그를 내게 강력 추천한 인터넷서점 MD에게 도전적인 투정을 남긴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그레이씨를 읽고 기함했던 이유는 노골적인 성애묘사가 때문이 아니었다. 별로 그렇게 순진한 처자도 아니고, 세상에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기에 SM이니 본디지니 채찍이니 하는 것들도 뭐 그런 것도 있겠거니 했다.

 

내가 기함했던 진짜 이유는, 그레이씨가 대단한 통제광이고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관계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설정 때문이었다. 예쁘고 똑똑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녀는 돈 많고 젊고 유능하며 잘생기기까지 한 통제광과의 관계에서 사랑을 느낀다. 뉴욕대의 교수라는 사람은 이 책이 남성과의 경쟁체제에 지친 현대 유능한 여성들의 복종판타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평론했다. 소설가 백영옥씨 역시 강한 남성에게 보호받고 지배당하고 싶은 여성의 은밀한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라는 서평을 남겼다. 그레이씨의 광고문구 또한 어찌나 멋진지, “알파걸들을 위한 로맨틱 힐링코드”란다. 남자들과의 경쟁에 떡이되서 내심 강한 남자에게 지배당하고 복종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알파걸들은 그레이씨 같은 통제광과의 로맨스를 꿈꾸며 이 책으로 스스로를 치유했을까? 모를 일이다. 일단 나는 알파걸이 아닌 고로 알 수가 없다.

 

‘복종 판타지’라는 것은 누구의 판타지일까? 여성의? 남성의? 강한 남성과 보호받는 여성이라는 성 관념의 역사는 검치 호랑이 빤스를 입고 돌도끼를 휘두르며 매머드를 사냥하러 돌아다니던 시절부터 전설처럼 전해져온 것이니 그 뿌리가 참으로 깊은 것이다. 어쩌면 생물학적으로도 일면 타당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한 남성과 보호받는 여성 사이에 ‘복종’과 ‘지배’라는 야시꾸리한 단어가 끼어들게 된 것도 그렇게 역사가 깊을까? 애초에 ‘복종 판타지’라는 말의 출처는 어느 시절의 누구의 입(혹은 손)으로부터 나온 것일까? 역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런 광고 문구는 사실 정말로 멋지고 세련됐지만 불편한 것이었다. 그런 평론은 너무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이었다.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대해서는 서평을 남길 생각이 없었다. 그 책에 대한 일부 평론과 자극적인 광고문구가 조금(많이)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나 책에 대해서는 정말 어떤 코멘트를 남길 거리가 없더라.(별로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가진 서역 출판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들은 흥미롭지만, 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밝혔듯이 선정성을 놓고 보자면 이보다 더한 책들도 수두룩할 것이다.) 이 책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하게 될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소설을 읽다보니 그레이씨가 떠올라 버렸다. 두 책은 은근하게 닮은꼴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멋진 남자 그레이씨가 있다면 『어두운 기억 속으로』에는 파란 눈이 매력적인 미남 리 브라이트만이 있다. 그들이 사랑하는 예쁘고 똑똑한 아가씨 아나스타샤 스틸과 캐서린 베일리는 당차고 도전적인 성격이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레이와 리, 두 남자 모두 재력도 있고 몸매가 끝내주며 결정적으로 잘생겼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여자라도 매혹시킬 수 있을 정도의 아름다운 외양을 지닌 강한 남성이다. 그레이씨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여자에게 비싼 컴퓨터와 좋은 차(tea가 아니라 car다)를 선뜻 선물할 정도로(그런 일은 그냥 껌이다) 말도 안 되는 재력을 가졌다. 리는 그레이씨만큼 돈이 넘처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그레이보다도 매력적인 남자다. 거의 모든 일에 능숙하고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이 남자는 조금 위험한 매력이 있다. 알 듯 모를 듯한 무언가가 있는, 베일에 쌓여있는 의문의 남자! 라고 표현하면 딱 적절할 듯하다. 두 남자 모두 사랑하는 여자에게 헌신적이며 육체적인 애정표현에 심히 적극적이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아나스타샤 스틸과 캐서린 베일리 또한 비슷한 구석이 많다.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던 간에 어디서든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똑똑하기까지 해서 아무리 잘난 애인이라도 본인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고 소신 있게 행동한다. 남모를 상처를 갖고 있는 것 같이 구는 애인을 잘 보듬을 줄도 안다. 하지만,

 

두 책의 주인공들 사이에 공통점은 딱 거기까지다. 놀랍도록 비슷한 설정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정 반대로 간다. 한쪽은 다시없을 로맨스가 달달하게 이어지는데 한쪽은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종국에 가서는 호러로 장르를 갈아타며 정말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그레이씨에서는 남녀 간의 지배와 복종관계가 사랑의 한 면모로 그려지며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반면, 『어두운 기억 속으로』에서는 그것이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최악의 결말로 전개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구속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복종을 요구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일상의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려 하고 그 모든 비인간적인 행위를 정당화 하려 한다면 그것은 과연 로맨틱한 일일지, 여자는 그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에 대해 두 책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레이씨는 여성과 남성간의 연애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것은 잘생긴 그레이씨의 황홀한 양복맵시와 고압적이지만 정중한 말투에 가려져 ‘로맨틱함’으로 포장되고 있을지언정, 여자에게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태도를 강요하고 결국 여자가 그것을 ‘사랑’이라는 보기 좋은 명분으로 받아들이는 형태이다.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그레이씨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무엇하나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다정한 애인이 자기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간섭하려 들기 시작할 때,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것에 대해서 여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거부감, 부당함을 이야기한다. 남자의 행동에 저항하기를 포기한 이후 급속도로 악화일로를 걷는 ‘지배와 복종’의 연애관계에 대해서, 그 모두가 불행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지독한 통제광과의 로맨스에 대해서 로망을 가지는 이가 말이다. 물론 그에 대해 나처럼 눈살을 찌푸리는 이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복종 판타지’라는 것은 분명 허상이다.(피학적인 성애 성향은 실재한다. 하지만 이건 분명 복종 판타지와는 다른 것이며 일반적이지도 않다.) 그 야릇한 단어의 위험성과 폭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두운 기억 속으로』인 것이다. 그레이를 읽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거나, 그레이 시리즈에 대한 일부의 평론을 읽고 혹시나 굴욕감을 느꼈거나 비슷한 유의 마음의 상처를 받은 여성이 있다면 오히려 이 책이 힐링북이 되어 줄 수 있겠다.

 

 

 

.....는 뭐. 복종 판타지라는 말에 울컥 했다가, 책에 리의 대사 중에 “여자는 거친 걸 좋아하잖아.” 대사 읽고 폭발. 그레이씨 얘기를 끌어와 버렸는데, 이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찾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 부분만 읽으시라. 일단 가독성이 좋고 표현 수위가 조금 높다. ‘좆같은 ―’을 정말 그대로 ‘좇같은 ―’이라고 적는 패기 있는 번역이다.(비속어 오타도 오타일까? 웃음.)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호러로 장르가 널뛰는데 그런 면이 더욱 책에 집중하게 만들더라. ‘사건’이 벌어지기 4년 전 과거의 일기와 사건 이후의 현재의 일기가 하루하루 교차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과거의 사건의 실마리가 일기 속에 조금씩 던져지는 형식이라서 정말 빠져들어 읽었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간의 관계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상이해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를 외치며 끊지 않고 술술 읽게 된다.

 

나쁜 놈으로 나오는 인물도, 구세주로 나오는 인물도 하나같이 매력적이라 여성 독자라면 더욱 신이 나게 읽을 수 있겠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심리치료를 받는 부분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작가가 심리학쪽 공부를 한 사람이겠거니 했더니 경찰 정보부에서 일을 했단다. 저자 소개를 보고나니 이야기의 리얼리티가 100을 기준으로 40에서 80으로 급상승. 소름 돋게 생생해 졌다. 자못 뻔해 보이는 줄거리지만 마지막에 중간 중간이랑 엔딩 이후에 반전도 있고 나름 훌륭했다. 재미는 별 4개 반.

YES마니아 : 로얄 m*****2 2012.11.14.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두운 기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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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을 이렇게 완벽하게 쓸 수 있는지 저자의 내공이 실로 무섭게 느껴진 작품 '어두운 기억 속으로' 저자 엘리자베스 헤인스는 자신의 직업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으며 이 책은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먼저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스릴러 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면서도 전혀 이야기의 흐름이 느슨하지 않는 소설이란 느낌을 읽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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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을 이렇게 완벽하게 쓸 수 있는지 저자의 내공이 실로 무섭게 느껴진 작품 '어두운 기억 속으로' 저자 엘리자베스 헤인스는 자신의 직업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으며 이 책은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먼저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스릴러 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면서도 전혀 이야기의 흐름이 느슨하지 않는 소설이란 느낌을 읽는내내 받게 된다.

 

여주인공 캐서린은 할로윈 밤에 파티에서 매력적인 남자 '리'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입은 빨간색 새틴 드레스를 유달리 마음에 들어 한 남자와 연이어 만나면서 잘 생긴 외모와 함께 부드러움에 점차 빠져들어 그에게 자신의 집 열쇠를 선뜻 줄 사이로 발전을 한다.

 

리의 모습에 캐서린의 친구들은 온통 그에게 후한 점수를 줄 정도로 매료되고 만다. 그중에서도 캐서린과 단짝친구인 실비아는 더욱 열을 올리게 된다. 허나 어느새부터인가 리가 가진 모습 뒤에 감추어져 있는 또 다른 모습이 점차 들어나면서 캐서린은 점차 고립되어 가는데....

 

이야기의 시점이 2007년과 2003년으로 시작한다. 2007년의 캐서린 아니 캐시라는 이름으로 바꾼 그녀는 심각할 정도의 강박장애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정해 놓은 틀 안에서 맞쳐 생활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게 심한 불안증세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2003년의 시점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로인해 정신병원과 친구, 파멸을 경험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무엇보다 무서울 정도로 섬뜩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탁월한 심리묘사가 압권인 이야기라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캐서린이 느끼는 감정에 몰입하게 되고 그녀가 느끼는 두려움과 무서움, 절망과 아픔, 슬픔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캐서린은 발랄한 20대의 아가씨로서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자유로이 남자들과 어울린 여자였다. 짖궃은 장난도 서슴치 않을 정도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던 그녀가 심한 강박장애와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변해버린 것은 결국 한 남자 안에 존재한 무서운 두 얼굴의 존재로 인해서다.

 

TV나 인터넷, 각종 매체를 통해 흔히 자신의 남자친구, 연인들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지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던 폭력적이고 잔인한 모습이 단 둘이 되면서 나타나는 남자로 인해서 겪게 되는 고통이 얼마나 클지 대충 짐작만 해도 무서웠는데 책을 통해서 이런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떠한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리를 이렇게 잔인하고 무서운 인물로 변하게 만든 '나오미'란 여자와의 관계 때문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하며 끝이난다. 탁월한 심리묘사 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심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q******5 2013.01.01. 신고 공감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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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에서 밝은 미래를 향해.
"어두운 기억 속에서 밝은 미래를 향해." 내용보기
얼마 전 어떤 리뷰에 적었던 것처럼 저는 제가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문이 잠겨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잠긴 문에 몇 번이나 매달려서 이 문이 다시 열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몇 번이나 확인해야 했었어요. 그나마 어떤 분이 그럴 때는 자신의 행동을 소리를 내서 입 밖으로 말하면 머리속에 각인이 되서 그 횟수가 줄어들거라고 말씀해주셔서,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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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리뷰에 적었던 것처럼 저는 제가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문이 잠겨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잠긴 문에 몇 번이나 매달려서 이 문이 다시 열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몇 번이나 확인해야 했었어요. 그나마 어떤 분이 그럴 때는 자신의 행동을 소리를 내서 입 밖으로 말하면 머리속에 각인이 되서 그 횟수가 줄어들거라고 말씀해주셔서, 이제는 문을 잠근 후 '한 번만' 점검해도 괜찮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강박장애도 하나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는 제가 어렸을 때 했던 아주 작은 실수가 원인이었지만, 자기 자신의 실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입은 상처로 인해 장애와 발작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겁니다. 아니, 어쩌면 타인에게 입은 상처로 인해 생긴 강박장애가 자기 자신의 실수로 인한 것보다 훨씬 괴롭고 잔인한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작품은 강박장애와 공황장애를 앓는 한 여성의 기록입니다. 한때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의 집착과 스토킹, 그리고 이어진 잔혹한 구타와 고문. 심지어 그는 경찰이었어요. 그녀, 캐서린은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과거의 기억 때문에 자신이 정해놓은 횟수에 따라 집의 자물쇠를 점검하고, 커텐의 위치를 확인하며, 공용으로 쓰는 현관문도 일정한 순서에 따라 몇 번이나 점검해야만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됐죠. 정해진 시각에 차를 꼭 마셔야 하고, 짝수일에만 장을 보러 갈 수 있으며 홀수일에는 운동도 할 수 없는 여자. 빨간색과 경찰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불쑥불쑥 찾아드는 그의 기억에 괴로워하던 캐서린 앞에 스튜어트가 나타나고, 그녀가 드디어 회복을 위해 한 걸음 내딛기 시작할 때, 또다시 그가 나타납니다.

 

집안을 서성이고 잠도 제대로 못이루며 집 안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지 점검하는 캐서린의 모습은 안타깝다 못해 저에게도 두려움을 느끼게 했어요. 이런 삶도 있겠구나, 자신의 집에서조차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런 삶도 있구나,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그녀가 또 하나의 사랑을 만나 미래를 생각하고 앞으로 걸어나아가며 강인하게 맞서 싸우는 모습은, 비록 소설이기에 이런 빠른 회복과 투지가 생긴 것이라 한다고 해도,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캐서린도 캐서린이지만 잔혹한 그, 리의 과거도 궁금했어요. 대체 어떤 생활을 해왔고 무슨 일을 겪었길래 그렇게 된 것인지, 상처를 받았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상처도 잔인한 방법으로 파내버린 그가, 과연 그 상처 때문에 폭발해버린 게 맞는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했어요. 리도 원래는 본성이 그런 것은 아니었는지도요. 어쩌면 우리 마음 속에는 하나의 스위치가 존재하고 있는 걸까요.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보내고 있었어도 무언가가 한 번 뒤틀리면 그렇게 잔인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건지 무섭습니다. 리도 캐서린처럼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는 지도 궁금하네요.

 

주인공이 여성이라 그런지 그녀가 느끼는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와 상당히 무서웠어요. 다행히 집에 부모님이 계셨기에 망정이지 혼자 읽고 있었다면 저도 캐서린처럼 문을 점검하고 창문도 모조리 잠그고 또 점검하고 확인하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스릴러에 비해 잔인한 장면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어떤 스릴러보다 여성 독자들을 두려움에 빠트린 소설일 것 같습니다. 



y********j 2012.10.13.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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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을 다룬 소설 '어두운 기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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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속으로' 책 제목과 꼭 들어맞는 소설이다. 처음엔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건 전개에 혼란스러웠다.  시간순으로 전개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지라 읽으면서도 몇번이고 지금은 몇년도 이야기지? 하며 앞장을 되돌아 보게됐다. 마침내 '나'가 등장하며 주인공이 명확해진 후에도 2003년과 2007년을 계속 반복하며 오가는 이야기에 햇갈리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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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속으로' 책 제목과 꼭 들어맞는 소설이다. 처음엔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건 전개에 혼란스러웠다.  시간순으로 전개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지라 읽으면서도 몇번이고 지금은 몇년도 이야기지? 하며 앞장을 되돌아 보게됐다. 마침내 '나'가 등장하며 주인공이 명확해진 후에도 2003년과 2007년을 계속 반복하며 오가는 이야기에 햇갈리긴 마찬가지.  소설의 주인공은 캐서린이라는 여성인데 2003년에는 '리'라는 남자와, 2007년에는 '스튜어트'란 남자와의 밀당이 펼쳐진다. 하지만 2003년의 캐서린과 2007년의 캐서린은 다른 인물이다. 2003년의 캐서린은 활달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멋진 남자를 보면 유혹하고 싶어하는, 섹시한 보통 20대의 여성이지만 그사이 무슨일을 겪었는지 2007년의 캐서린은 강박증에 사로잡혀 아파트의 공동현관문, 출입문, 창문등을 점검하고 또 점검하고, 그래도 불안해서 몇번씩 문단속을 확인하는 강박증 환자로 묘사가 되고 있다. 강박증이라는게 참 무섭다는걸 느끼게 한다. 출근하기전 문단속 하는걸 한번 보자.

침실부터 거실의 창이란 창은 몇번씩 잠겼나 확인하는데 단순히 잠군것을 확인하는데서 끝나질 않는다. 잠군후 안열리는지 확인하고, 풀었다가 다시 잠궈서 확인하고, 다시 풀고, 이 과정을 정확히 여섯번씩 되풀이한다. 그러다 중간에 잠깐 방심했다거나 집중하지 못했다고 느껴지면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싱크대 포크와 나이프의 위치도 한결같이 똑같아야 하고, 창을 잠근후 커튼은 항상 절반만 각을 맞춰 셋팅한다. 그렇게 집안을 단속하고 나온후에도 출입문 역시 그 과정을 되풀이한다. 거기다 문틀에 손가락을 넣어서 혹시나 벌어진 틈이 있지나 않은지 확인, 그리고나서 1층으로 내려와 여러 입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현관문을 같은 방법으로 점검하고 집을 나선다. 그래서 아침 출근은 항상 지각하기 일쑤다. 퇴근후 집에 들어가는 과정은 출근의 역순일텐데 거기다 골목길에서 집 창의 커튼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추가되고, 또 매일매일 똑같은 길로 퇴근하지 않는다. 전철을 이용했다가, 걷기도 하고, 일부러 한 정거장 전에 내리거나, 지나쳐서 내린후 돌아오는 방법으로 퇴근한다. 한마디로 매일매일 일상이 누가 나를 감시하지는 않는지, 누가 나를 뒤따르고 있진 않는지, 겁에 질려 사는거다.

이런 과정을 보고있자니 사는게 사는게 아니라는 말이 딱 와닿는다. 그 활달하고 자신만만하던 캐서린은 2007년 현재, 왜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그 짧은 시기, 캐서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바로 이 부분이 소설의 핵심이다.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그 피해자인 여성이 어떤 심리적인 파탄을 거쳐 일생이 불행해지는지... 여성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미혼인 여성들, 혹은 청소년들이 말이다. 남자를 만날때 혹은 고를때 꼭 참고하도록.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마주치는 뉴스기사중에 한토막이 결혼에 반대하는 연인의 부모를 상대로 해꼬지 하거나, 만나주지 않는다고 칼을 들고 찾아가 위해했다는 기사들이지 않던가. 얼마전 발생한 울산자매 살인사건도 그렇고.





이 소설은 지금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나열하고 있다. 데이트 폭력, 스토킹, 강박증, 낯선 사람과의 데이트가 얼마나 위험한지, 또한 멋진 남자라고 해도 내면까지는 알수없다는 당연한 진리 등등. 소설속에서 캐서린이 경험했던 일들이 우리에게 없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처음 혼란스러웠던 이야기는 금새 제자리를 찾고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괜히 '아마존 영국 2011년 최고의 책 1위를 차지한게 아니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f******e 2012.10.18.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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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두운 기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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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 이상의 재미가 있던 책이었다.   심각한 공황 장애, 거의 발작을 수시로 일으키기에 하나하나의 자신의 행동과 족적을 모두 체크해야하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주인공, 2007년도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6년전 2001년도의 그녀는 정말 밝았다. 그녀가 믿고 의지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친구들 앞에서 너무나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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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 이상의 재미가 있던 책이었다.

 

심각한 공황 장애, 거의 발작을 수시로 일으키기에 하나하나의 자신의 행동과 족적을 모두 체크해야하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주인공, 2007년도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6년전 2001년도의 그녀는 정말 밝았다. 그녀가 믿고 의지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친구들 앞에서 너무나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는게 정말 자랑스러울 멋진 외모의 남자친구 리가 있었다.

 

이야기는 2005년도의 재판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2001년도와 2007년도의 캐서린의 이야기를 훑어 나간다.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이 되어서 처음에 몰입도가 떨어지려나 싶었으나, 이내 조여들어오는 그 구성이 놀랍게 적응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치명적으로 빠져든 사랑이었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지만 갈수록 그의 구속이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다.

클럽의 경비인줄 알았던 그의 숨겨진 일은 따로 있었고,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본심은 그렇지 않은 듯, 자기도 모르게 자꾸 그에게 되돌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캐서린. 리 못지않게 아름다운 외모였을 그 캐서린은 2007년, 어느 남자도, 아니 여자 또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 사람의 출소 기한이 다가옴을 느끼며,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고, 세번이나 이사를 다녀 그가 절대 자신을 못 찾아낼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라면 찾아낼거라고, 찾아내 자신을 해칠거라고 굳은 믿음이 생겨버리는 그녀였다.

 

나였다면..

내가 캐서린이었다면..

아니 내가 아니더라도 어떤 여성이었더라도..

그녀처럼 심각한 공황장애와 발작을 경험하거나, 그게 극대화되어 심각한 불안에 시달려 어쩌면 스스로 생을 도피해버렸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나를 지켜 줄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

게다가 믿고 사랑했던 그 남자가,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지켜줄거라 생각한 그 남자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단절시키고, 차라리 한 칼에 죽여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그런 악마가 될거라고 누가 믿었겠는가.

 

요즘에 유난히 데이트 폭력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나와 섬뜩하기도 하였다.

치정에 의한 살인, 애인을 폭행하고 살인하기도 하고, 결혼을 반대한다고 여자 쪽 식구들을 살해하는 경우도 뉴스에 가끔 나오니 너무나 무서워졌다. 바로 어제만 해도, 치정에 의한 살인이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났다고 하지 않은가.

데이트 폭력과 관련해 살인과 성폭행 등의 강력 범죄는 지난해 600건, 폭행등 폭력 범죄만은 9천건에 이르는등,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트 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뉴스에 보고된 것을 보았다

 

이 책의 주요 소재가 그 데이트 폭력이었다.

때리고, 다치게 하는 것이 사랑의 방식이었다기 보다 처음에는 그저 사랑이었는데, 그 사랑이 도망치려 하자, 자신의 소유물로, 왜곡된 표현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상대방에게 크나큰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말이다. 남자 자신 또한 완벽하게 비뚫어져 버렸고, 여자 또한 완전히 망가진 삶이 되어버렸지만 시간과 주위의 보살핌과 사랑 등으로 여성은 조금씩 치유가 되어 가고 있었는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 책은..꽤 어려웠을 데이트 폭력과 낯설게만 느껴진 강박 장애 이야기를 정말 흥미롭게 풀어내었다.

 

정말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작가의 이름으로 새로운 책이 나온다면 또 찾아볼 의향이 있을 정도로..

 

 

 


m*****y 2012.10.18. 신고 공감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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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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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친구가 남자친구한테 데이트폭력을 당했다. 헤어져야한다고 몇 번을 말했지만 친구는 졸업할 때까지 그 남자를 만났다. 헤어지면 끝날 문제인데 왜 그럴까.. 난 친구의 답답한 행동에 지쳤다. 그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난 그 친구와 멀어졌다.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된다. 헤어져도 헤어진 게 아니었다.   연애를 하면 상대방에 따라 나는 좋게도 나쁘게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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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친구가 남자친구한테 데이트폭력을 당했다. 헤어져야한다고 몇 번을 말했지만 친구는 졸업할 때까지 그 남자를 만났다. 헤어지면 끝날 문제인데 왜 그럴까.. 난 친구의 답답한 행동에 지쳤다. 그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난 그 친구와 멀어졌다.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된다. 헤어져도 헤어진 게 아니었다.

 

연애를 하면 상대방에 따라 나는 좋게도 나쁘게도 변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나로 인해 좋게도 나쁘게도 변한다. 그래서 연애는 정말 좋고도 좋은 거지만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나쁜 연애로 인해 원하지 않게 인생의 끝을 가지도모르니 말이다.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소설이다. 스릴러소설이라 확 끌리지는 않았지만 야근하는 기간에 몸의 피로가 상당한 상태에서 밤을 새워가며 읽은 책이라는 곽정은씨의 추천을 믿고 읽었다. 정말 쭉 읽힌다. 심장이 쫄깃쫄깃하면서.. 정말 끝까지 쫄깃쫄깃했다.

 

그리고 책을 덮을 땐 뭐라고 말하지 못할 기분이었다. 머릿속이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아 생각을 적었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용서 받지 못한다. 폭력으로 힘이 약한 자를 굴복시키려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불쌍하다. 폭력은 폭력이 만들기 때문에 그들도 어디에서 폭력을 당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리의 편지 마지막까지 참.. 커다란 한숨을 자아냈다. 어디까지 가야 멈출지.. 만약 내가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면 공포감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한사람의 집착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몇 년 동안 리에게 심적으로 도망치지 못해 강박증환자가 되어 버린 캐서린도, 자신의 집착으로 캐서린을 죽음직전까지 몰고 갔음에도 캐서린 탓을 하는 리가 다 불쌍했다.

 

얼마 전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가 생각이 났다. 가나코는 캐서린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가나코도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을 가지 못했다. 도망가기엔 그가 너무 무섭다. 자신만 도망가면 끝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어떤 것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상황을 해쳐나가는 가나코의 힘. 다시 그 폭력이라는 힘앞에 굴복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힘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녀들을 응원했다. <어두운 기억 속으로가 재미있었던 사람이라면 나오미와 가나코도 읽어보길 추천한다.

 

조금 외롭긴 했지만 자신의 삶을 만족하던 24살의 캐서린은 매력으로 뭉친 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리처럼 매력적인 남자를 만난 캐서린을 친구들은 다들 부러워한다. 하지만 캐서린은 갈수록 리의 이상한 행동에 불안해한다. 그리고 리의 수작으로 캐서린의 처절히 혼자가 된다. 그리고 삼년 후 캐서린은 강박증환자가 되어 처절히 혼자가 되었다. 리는 여전히 캐서린을 꽉 쥐고 그녀의 생활을 흔들고 있었다.

 

캐서린의 봐도 가나코를 봐도 그렇다. 폭력에서 벗어나는 게 너무 힘들다. 그 상황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해도 선택권이 없다. 폭력성향이 있는 사람인지, 이상한 사이코인지 쉽게 알지 못한다. 그래서 무섭다. 늘 입버릇처럼 결혼을 정한 사람이 있고 결혼날짜를 잡았는데 그 사람에게 폭력성이 보인다면 결혼을 안 할 용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이다. 정말 나에게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에 일어난다면 벗어날 용기가 있길 바란다.

 


f*******s 2015.08.0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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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 엘리자베스 헤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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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한테 맞아서…….” 혹은, “남편에게 맞으며…….”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소설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악마적인 매력을 지닌 남자친구를 둔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굉장히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습니다. 너무나 치명적이라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본성을 알아챘을 땐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두운 기억 속으로 - 엘리자베스 헤인스" 내용보기


    “애인한테 맞아서…….” 혹은, “남편에게 맞으며.”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소설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악마적인 매력을 지닌 남자친구를 둔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굉장히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습니다. 너무나 치명적이라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본성을 알아챘을 땐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정말로 늦었을 때라고. 여인은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랑인지 불안인지 공포인지 모를 끔찍한 경험을 합니다.

 


    보통의 남녀 관계 문제에 있어서 극단적인 상황에 까지 이를 수밖에 없었다면, 그 문제의 원인 대부분은 양쪽 모두에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양쪽이 똑같은 양의 잘못을 저지른 경우, 혹은 오로지 한쪽만 전적으로 잘못했을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봅니다. 극단의 상황에 이를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것도 일종의 잘못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신의 인생을 두고 그런 식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인 것은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상대방의 죄가 더 크다고 해서 자신의 죄가 상쇄되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설은 달콤한 연애소설처럼 시작합니다. 시작은 평범한 느낌입니다. 일반적인 초콜릿. 하지만 한번 맛을 보니 그 맛에서 헤어나질 못합니다. 악마의 달콤함을 지닌 초콜릿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맛봄과 동시에 약간의 불안을 느낍니다. 맛있고 멋있긴 한데 무언가 굉장히 섬뜩한 느낌의 잔인한 공포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허용될 수 있는 어떤 경계선 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흐릅니다. 그러다 조금씩 밀어붙이고 취향을 강요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영역으로 조금씩 들어오는 느낌.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순간 자신의 공간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알아챕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고, 세상의 모든 것이 인위적인 시험 무대라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한 여인은 결국 미치고 맙니다.

 


    설마 이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야기가 흘러갈까 싶지만, 소설은 묘하게 그런 극단적인 방향으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그리고 막다른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아무에게도 도움 요청을 할 수 없어서 끊임없이 내달리다 어쩔 수 없이 어두운 골목의 끝에 이른 느낌. 아무도 믿을 수 없어서 결국 자기 안에 갇혀버린 한 여성의 모습. 연애소설, 혹은 치유소설이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스릴러로 변모하고, 소설이 흘러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간 거의 숨이 막혀버릴 정도가 됩니다. 어떻게 그 상황이 되도록 그러고 있었나, 혹은 그러고도 지금은 괜찮은가, 등등 묻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기준의 차이, 정도의 차이일 수 있겠지만, 소설이 보인 모습만 보자면 이런 관계는 정말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섬뜩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 같은 스릴러 소설보다 오히려 더 극단적이고 작위적일지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뉴스만 봐도 판타지 무협 소설 같은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니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소설이 또 다른 공포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내 안에서도 어떤 악마의 초콜릿이 새어나오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더 두려움에 몸을 떱니다. 

 






    “당신 좋은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이에요?”

    “그건 당신이 좋은 여자인지 나쁜 여자인지에 달렸지.” (69쪽)

 


    이 모든 이야기의 이면에는 그가 나와 함께 있고 싶고 나와 함께 있는 걸 즐기는 이유가 오로지 우리 둘 다 연애 관계를 원치 않기 때문에 내가 그에게 뛰어들 염려 없이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내가 그에게 병신처럼 뛰어들기 직전에 그가 한 말이었다. (162쪽)

 


    “넌 이제 한 사람을 사귀는 거야. 이건 전혀 다른 종류의 게임이라고.” (220쪽)

 


    나는 회복 과정을 밟아나가느니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고 수차례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사를 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내 인생을 통제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고. 다른 답은 없다고. 그래서 나는 주도권을 쥐고 매 순간을 통제했다. 일정을 초 단위까지 맞추고, 발걸음 수를 세고, 티타임을 정했다. 그것은 나에게 목적의식을 주었고, 아무리 지랄 같고 우울하고 외로워도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 (264쪽)

 


    나는 맞고 사는 관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여자들을 멍청하다고 항상 생각했다. 어쨌든 간에 상황이 뭔가 잘못 흘러가버렸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갑자기 자신의 애인이나 남편이 두렵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테니까. 그때가 바로 떠나야 하는 순간이다. 돌아보지 말고 떠나야 하는 거다.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왜 남아 있는데? TV나 잡지에서 이런 여자들이 인터뷰한 것을 보면 항상 이렇게들 말한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279쪽)

 


    “망할 정신과 의사처럼 말하지 좀 마요.” (400쪽)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i*******y 2012.10.2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두운 기억속으로
"어두운 기억속으로" 내용보기
나는 보통 스릴러 소설을 택할 때 순간적인 감에 의해 선택을 한다. 대부분은 후회하지 않았고, 깊이 빠져들만큼 아주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아닌 것 같다. 여성폭력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었다고 해서 나름대로 기대를 가졌는데, 이 책의 전개로서는 피해자 여성이 너무 짜증나고 답답하고 멍청하게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폭력이 나쁜 것이라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여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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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보통 스릴러 소설을 택할 때 순간적인 감에 의해 선택을 한다. 대부분은 후회하지 않았고, 깊이 빠져들만큼 아주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아닌 것 같다. 여성폭력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었다고 해서 나름대로 기대를 가졌는데, 이 책의 전개로서는 피해자 여성이 너무 짜증나고 답답하고 멍청하게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폭력이 나쁜 것이라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여성인데도 '얘는 맞아도 멍청함에서 못벗어나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영화배우처럼 잘생기고 멋진 몸매에 다정다감하면서도 밤이 되면 주인공 케시에게 한없이 매력적인 남자가 되는 리 브라이트만. 그는 케시의 친구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사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케시는 그의 매력적인 겉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가 점점 거칠게 대하기 시작하고, 그녀를 집착과 통제 하에 두려는 모습에 점점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느끼기 시작하고 그와 만나는 것이 불편하고 싫게 느껴진다면서도 여전히 그를 계속 만나고 있는 건 리로 하여금 더욱 마음대로 다루고픈 욕구를 일으키게 하는 행동이었다. 케시는 상황판단이 느리고 우유부단하며 한번 잠자리를 하고 나면 다시 '난 역시 저 사람을 좋아하는게 맞는듯'하고 본능이 이성보다 앞서는 멍청한 여자다. 그가 집착을 하고 통제하며 어디에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일일이 보고해야 하고 어디를 가건 따라와서 지켜보고 있는 행동이 정상이 아닌걸 알면서도 잠자리에서 느끼는 매력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만난다. 그러고는 이별을 선고했다가 그가 케시의 친구들에게 케시가 이상하다고 모함을 하고 다니자 친구들이 친구인 케시에게는 한마디 들어보지도 않고 바로 믿어버리고, 이에 딱히 해명을 해볼 생각도 안하고 멍청하게 가만히 보고 있다가 친구들을 하나 둘 잃어버린다. 보면서 얼마나 짜증나고 답답했는지.

 기어코 리는 케시에게 손찌검을 한다. 맞아놓고 다시 집에 들어오고 또 맞고 또 돌아오는 케시의 모습을 통해 어떻게 여성폭력의 심각성이 부각 될 지...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 될 수는 없는 범죄이고 이후 케시가 3년간이나 강박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고통 속에 살 만큼 아주 무서운 일이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게 어찌나 '맞아도 싼 것 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지...

 게다가 자극성을 통해서 주목을 받으려는 노림수가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 몰라도, 정말 지나칠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성행위 장면 묘사... 보기 거북할 정도였다. 뭔 시도 때도 없이 주된 내용보다 더 많이 등장해서 마치 동물의 왕국을 보는 느낌이었다.

 리와의 관계가 시작되었던 2003년, 리가 감옥에 가고 나서 그녀의 인생을 사는 2007년의 시공 교차가 너무 자주 반복되서 집중이 안되고 어지러웠다. 회상 플롯을 중심으로 하는 스릴러들을 꽤 많이 접해보았는데 이렇게 자주 교차되는 건 처음 읽어 본 것 같다. 2003년 대여섯줄 나오고 2007년으로 넘어가질 않나... 책을 거의 대부분 직접 구입해서 읽는 나로서는 책값이 아까운 소설이었다.

 이 책의 홍보문구, 여성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말한다 라는 것이 정말 작가의 의도였다면 의도보다는 매일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다음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깨어나는 문란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이상한 남자에게 잘못 걸린 주인공의 멍청함이 훨씬 더 많이 부각이 된 듯 하다.



s*******4 2013.03.05. 신고 공감 2 댓글 0